“개관 30주년을 맞은 세종문화회관이 대한민국 문화 1번지를 넘어서 아시아 문화를 이끌어 나가는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재도약의 초석을 탄탄히 다지겠다. 그리고 사회지도층 대상의 서울문화아카데미를 창설하겠다.”
이청승(63) 세종문화회관 신임 사장이 9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취임 소감을 밝혔다.
이 사장은 서울의 심장부에 위치한 세종문화회관을 매력이 철철 넘치는 문화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디자인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먼저 지하 주차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개발하여 내년 6월에 완공되는 광화문 광장과 연계, 실험공연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폐쇄되는 지하 차도는 디자인 상설전시장이나 디자인 백화점을 검토하고 있다. 세종로 주차장에는 무빙워크를 설치해 관객의 편의를 돕는다. 백남준 작품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재배치하는 등 대공연장의 로비도 품위 있게 보완할 생각이다.
수준 높은 공연과 전시도 계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세종문화회관에선 지난해 600여 회의 자체 공연을 포함 총 1400여 회의 공연을 무대에 올린 바 있다. 앞으로도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천원의 행복’이나 ‘함께해요 나눔 예술 공연’ 등은 계속 진행된다.
이 사장은 “어떤 한 분야의 장르에 편중되지 않게 균형을 항상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젊고 실험적인 공연을 무대에 많이 올릴 생각이다.
아울러 지난 해 6월 개관한 세종예술아카데미를 더욱 활성화시키는 한편 서울문화아카데미(가칭)를 신설할 계획이다. 서울문화아카데미는 오피니언 리더 그룹의 최고위 과정으로 서울의 발전 모델을 디자인하는 차기 지도자그룹 양성 역할도 겸하게 할 방침이다.
이 사장은 세종문화회관 이사회에서 단독 추천을 받아 사장에 선임됐다. 홍익대 미대를 수료한 그는 1986년 한국 폴라를 창업해 2005년까지 대표이사를 지낸 경영인이다. 92년부터 서울 도쿄 등에서 개인전을 5회 개최한 동양화가이기도 하다. 1995년에는 중국 베이징에 미술·음악·무용 등을 가르치는 현우예술대학을 설립, 이사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