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경위는 지능범이라든가 고도의 심리로 검사를 빠져나갈 수 있냐는 질문에 “잔머리를 굴리면 오히려 자기 꾀에 걸려 덤터기를 쓸 수 있다. 자율신경계는 아무도 조작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 경위는 “현장에서 수사를 하지 않지만 검사 결과로 자백을 받아 피의자를 검거하는 경우에는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3년 동안 800명 넘게 용의자를 거짓말탐지기로 그는 “2000년쯤 한 강간살인사건이 발생해 용의자 3명이 좁혀졌다. 성 범죄 전과자와 일용노동자 두 사람은 검사에 앞서 마치 피의자인 양 덜덜 떨기도 하고 상당히 불안해했지만 모두 진실 판정이 나왔다. 마지막 세 번째 용의자는 검사를 받지 않고 심문을 통해 자백을 유도했다”며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꼽았다.
거짓말탐지 검사관은 수사 경찰 중에서 심리학, 생리학, 범죄사회학을 전공한 사람 또는 수사관으로 3년 이상 근무한 자를 선발해 교육을 받는다.
지난해부터 경찰 수사 연구원에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올해 32명의 검사관(국방부, 교통사고 조사과 포함)을 교육할 계획이다. 12주의 검사관 기초 교육과정을 받고 경험 있는 검사관 밑에서 6개월간 인턴 교육을 받은 후 독자적으로 일할 수 있다. 경찰청 산하 과학수사 소속으로 28명의 거짓말탐지 수사관이 있다.
정년 퇴직을 앞둔 그는 “공직자로서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사회인으로 돌아가 편안하다”며 “과학수사는 경험, 노하우가 상당히 중요하다. 자기만의 축적된 지식과 이론이 접목돼야 잘 된다. 인력 양성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 사진=김진경 기자 [jin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