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e스포츠 판도에 회오리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의 e스포츠가 스타크래프트로 판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소위 세계 e스포츠계의 열강들이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미국은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포레이션 계열이 CGS(Championship Gaming Series)라는 글로벌 e스포츠대회를 지난해부터 열기 시작했고, 일본은 자민당의 니시무라 야스토시 의원이 회장으로 있는 e스포츠협회(JESPA)를 중심으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도 중앙·지방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을 바탕으로 이미 e스포츠를 99번째 정식 체육종목으로 선정했다. ‘오일 머니’가 넘쳐나는 러시아도 현지에 진출한 한국 온라인게임업체의 인기 게임을 발판 삼아 글로벌 무대를 ‘노크’하고 있다.
본지는 세계 e스포츠계 파워맨들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한국 e스포츠계의 우물밖’ 동향을 전한다. 니시무라 야스토시(자민당 의원) 일본 e스포츠협회장이 언론을 통해 자국의 e스포츠 소식을 전하기는 일간스포츠가 처음이다.
"잃어버린 10년의 한을 e스포츠에서도 풀겠다."
2007년 12월 일본 도쿄 오다이바에서는 한·일 e스포츠 교류전이 처음으로 열렸다. 게임 왕국 일본에서 공식 e스포츠 행사로는 이 대회가 1호인 셈이다.
이 행사는 일본e스포츠협회(JESPA)가 e스포츠의 종주국 한국에 협력을 요청함으로써 성사됐다. 일본의 e스포츠협회가 창립기념으로 치룬 이 행사에 세계가 주목했다. 세계적인 광고대행사 덴쓰사와 일본의 자민당 실력파 의원이 손을 잡았고, 일본 정치계의 거목 모리 전 수상이 고문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자민당 의원이기도 한 니시무라 야스토시 회장은 2007교류전에 대해 “일본내에서 e스포츠에 대한 인지도를 높였으며, 게이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애는 한편, 운동 선수로서의 자긍심을 심었다”고 평가했다. 니시무라 회장은 “JESPA의 목표는 일본 대표 선수들을 국제 대회에 내보내는 것이며, 올해에 일본 챔피언십을 개최하는 것”이라고 소박한 목표를 밝혔다.
그는 또 "2007년 아시아올림픽위원회(OCA)가 아시안 인도어즈 게임즈 대회를 개최했고, 동시에 e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고 말해 OCA의 결정에 일본의 입김이 작용했음을 은근히 드러냈다.
e스포츠전문가들이 걸음마 단계인 일본의 e스포츠 움직임을 예사롭게 보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일본은 e스포츠를 세계적인 비즈니스로 키울 야망을 갖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니시무라 회장은 “특정 게임만으로 e스포츠 종목이 유지되는건 바람직하지 않다. 전세계 e스포츠 커뮤니티의 공통된 자산으로 e스포츠 규정과 종목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해, 한국 e스포츠계와의 차별화를 분명히 밝혔다.
아울러 ‘청소년들의 건전한 발전’과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개발’ ‘정신과 신체의 운동’을 고양시키기 위해 대회들에서 사용되는 게임의 종목을 매우 신중하게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니시무라 회장은 “훌륭한 게임 산업과 이용자들이 있는 일본이 온라인게임과 e스포츠분야에서 노하우를 갖고 있는 한국과 협력해서 전 세계 게임의 표준을 만드는 등 뜻깊은 일을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