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캣츠’가 오는 6월 월드 투어팀 내한 공연에 이어 곧바로 9월에 한국어 버전으로 무대에 오른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작곡하고, 카메론 매킨토시가 제작한 캣츠는 1981년 초연 이래 전 세계 30여 개 국과 300여 개 도시에서 공연, 6500만 명이 관람한 뮤지컬의 대명사 같은 작품이다. 1994년 한국에 처음 소개된 이후 지난해까지 네 차례에 걸쳐 공연됐지만 라이선스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어 캣츠가 특별히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왜 또 캣츠인가
캣츠는 지난해 대구·서울·광주·대전으로 이어지는 월드 투어팀의 릴레이 전국 순회 공연에서 20만 70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월드 투어팀은 마카오를 거쳐 현재 베이징 등 중국 6개 도시를 순회 중이다. 올 6월 한국 앙코르 공연 이후엔 태국·두바이·터키에 이어 유럽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그런데 1년도 채 되지 않아 열리는 한국 앙코르 공연과 뒤이어 바로 이어지는 라이선스 공연의 흥행에 대한 우려는 없는 걸까? 이에 대해 제작사인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캣츠는 지금까지 한국에선 57만 명이 관람했지만 일본에선 5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왜 또 캣츠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지만 '역시 캣츠야' 소리를 들을 자신이 있다. 또한 네임 밸류가 워낙 높아 기업 후원 마케팅도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 인터파크 설문 조사에 의하면 캣츠의 작품 호감도는 99.5%, 한국어 공연에 대한 관람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85%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뮤지컬 한류 스타 기대
지난달 초부터 진행된 캣츠 라이선스 공연 오디션에는 1000명이 넘는 배우들이 지원했다. 발레가 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뮤지컬 배우뿐만 아니라 무용 전공자들도 많았다. 연출·안무를 맡은 조앤 로빈슨은 “오디션 과정이 매우 흥미로웠다. 한국 사람들은 노래를 정말 즐기는 듯하다. 배우들의 기량과 잠재력이 놀랍다. 드라마·영화 등에서 한류가 거센데 이번엔 뮤지컬에서 한류 바람이 불 것 같다.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 톱 클래스의 배우를 만들겠다. 지금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은 배우의 연기가 아니라 나 자신의 한국어 실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4월께 캐스팅이 확정되며, 6월부터 리허설에 돌입한다. 리허설 기간에 월드 투어팀의 내한 공연이 진행되기 때문에 해외 배우와의 긴밀한 교류를 통해 200%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제작진들은 기대하고 있다.
■캣츠 전용 극장 시금석
캣츠 공연 무대는 샤롯데씨어터다. 120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 극장인 샤롯데의 김정현 국장은 이번 공연을 계기로 대관 위주의 소극적 운영에서 벗어나 뮤지컬 제작에도 직접 참여하는 공격적 경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도윤 대표도 라이선스 공연이 성공하면 캣츠 전용 극장도 고려해 볼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캣츠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1981년 초연 이후 2002년 5월까지 21년간 8950회를 연속 공연했고,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도 1982년부터 2000년 9월까지 18년간 7485회 공연 기록을 세웠다. 뮤지컬이 한 극장에서 장기 공연되면 장치·의상·홍보· 마케팅 등 10~20%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어 원성 높은 뮤지컬 티켓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설 대표는 "이번 라이선스 공연에서 일본인 관객을 유치하기 위해 자막을 일본어로 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 시키극단의 캣츠는 성적 부분이 많이 억제돼 있어 영국 오리지널 공연과 가장 흡사한 한국 공연에 일본인들도 높은 관심을 보일 거라는 계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