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교회 인맥’은 존재하는 것일까. 또 그를 바라보는 기독교인들의 시각은 어떨까.
대형 교회에는 신도수가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그 중에는 사회 지도층 역시 적지 않다. 또한 교회 내에서도 정치와 경제 관계자들이 따로 친목 소모임을 만드는 경우도 많다.
정치인들의 종교계 인맥이 화제에 오른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부터다. 종교적 색채를 거의 내지 않았던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지난 1992년 말에 당선된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교회에서 예배 보는 모습이 방송에 나가는 등 ‘독실한 기독교 신자’의 이미지를 알렸다.
당시 대통령이 다니는 서울 역삼동 충현교회는 금세 화제가 됐다. 이후 충현교회의 신도가 갑자기 몇 배로 늘어났다느니, 누군가는 교회에서 눈도장을 찍어 성공했다느니 하는 소문도 나왔다. 2008년에는 소망교회가 당시보다 더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소망교회 신도가 갑자기 늘었다더라”는 소문이 나왔다.
어린 시절부터 소망교회에 다니고 있는 조소연씨(26)는 “워낙 신도가 많은 교회라서 갑자기 신도가 늘었는지는 일반 신도들이 알 수 없다”면서 “연예인이 지나가도 소 닭 보듯 하는 동네 아닌가. 유명인사가 다닌다고 해서 그다지 신경 쓰는 사람도 없다”고 밝혔다.
일반 신도 대부분은 ‘교회 인맥’에 대한 최근의 관심이 부담스럽다는 눈치다.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한 신도는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소망교회를 다닌다고 해서 소망교회 인맥인가. 이경숙 인수위원장 선정이 엉뚱한 인사도 아니었지 않나. 대학 총장을 위원장으로 선임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고, 이 위원장은 총장 중에서도 잘 나가는 사람이었다. 왜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나”라고 말했다.
기독교인이 많기 때문에 정치인 중에도 신자가 많은 것뿐인데 확대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큰 교회 큰 목사 이야기'의 저자 이근미씨는 “우리나라에서 현재 가장 큰 종교가 기독교이며, 사회 지도층이 가장 많이 믿는 종교 역시 기독교다. 당연히 정•재계 인사 중에 기독교인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이후 충현교회의 신도 증가세가 과거보다 주춤해졌는데, 이는 김 전 대통령과는 큰 상관 없이 교회 내부의 문제가 원인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교회를 인맥 활용의 장으로 사용하는 이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 언론사 종교부 기자는 “일부 정치인의 경우 무슨 교회를 다닌다고 확정 짓기 어려운 인사들도 많다. 선거철이 되면 표심을 잡느라 여러 교회와 성당, 사찰에 이름을 올려 놓는 철새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강북제일교회의 교인 강연정씨(37)는 “인맥을 쌓기 위해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금세 눈에 띈다. 눈도장을 받고 싶어하는 인사가 교회를 옮기면 따라 옮기거나 특정 모임에 들어가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창피한 경우도 있지만 그런 사람은 극히 일부”라고 말했다.
신도를 통제할 수 없는 교회의 특성상 이러한 신도들을 막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이 외에도 사회적으로 성공한 기독교인을 삐딱하게 보는 시선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온누리교회의 황민식 간사는 “미국의 카터 전 대통령처럼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기독교 활동도 열심히 한 사람도 있다. 카터처럼 해비타트 운동 등 사회 봉사 활동을 병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성공한 이들의 봉사 활동을 ‘쇼맨십’이라고 삐딱하게 보는 시선이 많아서 종교 활동이나 봉사 활동을 조심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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