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운동은 적십자사나 정부만의 몫이 아니라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함께해야 할 운동입니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안기종 백혈병환우회 대표의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최근 학생들의 방학과 추운 겨울 날씨로 인해 헌혈자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혈액 공급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혈병 환자나 그 가족들이 전경부대·소방서·종교 단체·헌혈 봉사 단체 등을 뛰어다니며 직접 헌혈자를 구하고 있다.
“혈액은 인공 생산이 불가능하여 오직 사람의 헌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백혈병 환자의 생명줄과도 같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백혈병환우회에서는 매월 헌혈 홍보대사 학교라는 전문적 헌혈 홍보 자원봉사자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을 수료한 헌혈 홍보대사들과 함께 생애 첫 헌혈자 발굴 캠페인, 대학교 헌혈 사회 봉사시간 인증제 도입 캠페인 등 다양한 헌혈 증진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엔 이런 운동이 결실을 맺어 헌혈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온힘을 쏟을 계획이다.
백혈병환우회는 지난해 9월부터 일간스포츠·육군과 공동 주최로 백혈병 환자 사연을 격주로 소개하고 헌혈증 및 치료비를 지원받는 ‘뜨거운 피를 나눕시다’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4개월 동안 총 1258장의 헌혈증과 8000만원의 기부금이 모금되어 6명의 백혈병 환자들에게 전달됐다.
필리핀 아내 펠마와 딸 미진이가 너무 보고 싶다던 금기호 환우는 2200만원의 후원금이 모금되어 미국 골수를 가져올 수 있는 비용을 마련했다. 하지만 백혈병이 더욱 악화해 현재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공부 잘하는 딸 지수를 두어 행복하다던 심정임 환우는 1300만원의 후원금이 모금되어 치료비 걱정을 하지 않게 되었고, 지난해 12월 말 항암 치료를 잘 마치고 퇴원하여 지금은 집에서 가족과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가난 때문에 목숨을 뺏기고 싶지 않다고 호소하여 읽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던 이창규 환우는 2400만원의 후원금이 모금되었고, 일간스포츠에 기사가 나가는 날(11월 16일) 대만에서 가져온 골수로 이식을 잘 받았다.
고아·장애인·백혈병 환자라는 현재의 자화상을 백혈병 완치를 통해 극복하겠다고 다짐했던 김수진 환우는 2100만원의 후원금이 모금되어 골수 이식 비용을 마련, 2월에 골수 이식을 받을 예정이다.
언니와 100% 일치하는 골수는 있지만 골수 이식 비용이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었던 방지훈 환우와 골수 이식 후에 뇌경색까지 온 14세 소년 박재훈 환아는 100만원 이하의 치료비가 모금되어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10년 동안 84회에 걸쳐 직접 헌혈하고 모은 헌혈증을 기증한 부산의 신문종씨와 사랑의 헌혈 릴레이 운동을 전개하여 64장의 헌혈증을 기증한 포천중문 의과대 학생들을 비롯하여 총 350여 명이 캠페인에 참여하여 총 1258장의 헌혈증이 수집됐다. 이 헌혈증은 일간스포츠에 소개된 6명의 환우 이외에 38명의 백혈병 환자에게 30장씩 추가로 전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