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스포츠는 요지경] 경기장 온도 10도 이하면 배구 경기 못한다
‘영상 10도이하면 경기를 할 수 없다고?’
새해 첫날인 1일 서울의 최저 온도가 영하 8도를 밑돌고, 체감 온도는 영하 15도에 이르렀다. 이런 날씨에서 등산을 제외하고 실외운동을 하는 것은 무리이다.
실내 운동인 배구의 경우, 온도가 너무 내려가면 경기를 열 수 없다. 구기 종목 가운데 경기 개시 여부판단을 날씨가 아니라 ‘기온(Temperature)’으로 결정하는 종목은 배구가 유일하다. 같은 실내 종목인 농구도 기온 규정이 없다.
야구의 경우, 비가 많이 오지 않는 이상 경기를 한다. 지난 2001년 4월4일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당시 보스턴)가 볼티모어를 상대로 노히트 노런을 기록할 때도 눈이 펑펑 쏟아 졌지만 경기는 진행됐다.
축구의 경우도 현재 열리고 있는 유럽 각국 리그를 보더라도 눈이나 영하의 온도에 구애받지 않고 경기를 연다. 물론 폭우가 쏟아져도 ‘수중전’으로 열린다.
그러나 배구는 실내 운동이지만 경기 개시 여부 판단을 온도로 결정한다. 기준 온도는 국내용과 국제용이 다르다. 국내 리그에서는 경기장 온도는 영상 10도(화씨 50도)이하가 되어서는 안된다.
국제대회의 경우, FIVB(국제 배구연맹)가 주최하는 세계대회 및 공식대회는 훨씬 높다. 최소 16도(화씨 61도)보다 낮지 않아야 한다고 되어 있다. 최고 온도는 25도(화씨 77도).
공교롭게도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한 1일 배구가 인천 도원체유관에서 열렸다. NH농협 2007~2008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삼성화재, 여자부 GS칼텍스와 KT&G경기였다.
이 경기가 제대로 열리기 위해 체육관 관리 요원들은 아침일찍 나와 출입문을 최대한 닫고 코트에 있는 온풍기를 풀가동해 10도 이상을 유지했다. ‘실내여서 온도가 낮지 않겠지’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체육관이 오래됐고 썰렁해 관중들이 들어오기전에는 추위를 느낄 정도이다.
반면 더울 때는 25도 이하를 유지하기 위해 에어컨을 풀가동한다. 프로리그 원년인 2005년에는 5월에도 경기가 열려 당시 대전 충무체육관을 홈으로 사용하던 삼성화재 관계자는 부랴부랴 에어컨을 더 설치해 겨우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같은 해 국내서 열린 그랑프리와 월드리그에서도 실내 온도를 맞추기 위해 관계자들이 진땀을 흘린 적이 있다.
이석희 기자 [seri@ilga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