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피를 나눕시다.”
일간스포츠·한국백혈병환우회·육군이 주최하는 백혈병 환자를 돕기 위한 헌혈 증서 기증 캠페인에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주에는 3세 때 백혈병에 걸리고 나서 14세 때 골수 이식 수술을 받은 뒤 뇌경색으로 쓰러진 박재훈(14)군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큰아이 재훈이가 세 살 때 혈색이 너무 창백해서 1996년 8월에 부산백병원에서 골수 검사 결과, 그때로서는 한 번도 듣지 못했던 ‘재생 불량성 빈혈’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때만 하더라도 골수 이식도 어려운 상황이었고, “아이가 아직은 중증이 아니니까 조금 지켜보자”고 하셔서 한 해 두 해 마음을 조이며 지내온 세월이 어느덧 훌쩍 11년을 넘었습니다.
2005년 재훈이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서 다시 골수 검사를 받았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중증으로 진행되었다고 하시면서 면역요법이라는 약물 치료를 두 번이나 시도했으나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재훈이와 꼭 맞는 골수를 한국에서 찾게 돼 2007년 8월 31일 골수 이식을 받게 되었습니다.
재훈이의 골수 이식은 저희 가족에게 완치에 대한 희망을 선물했지만 치료비 마련을 위해 집을 처분해야 했고, 작은딸은 외할머니댁으로, 남편은 회사 숙소로, 저는 재훈이가 있는 병원 무균실로 이산 가족처럼 뿔뿔이 흩어지게 됐습니다.
그런데 퇴원을 며칠 앞두고 재훈이가 갑자기 경기를 하며 쓰러졌고, 순식간에 산소호흡기와 여러 가지 기계들이 아이의 몸에 주렁주렁 달리게 됐습니다.
다행히 3일 만에 회복되었지만 뇌경색 후유증으로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재훈이는 사람들도 잘 알아보지 못하고 자기 이름을 물어도 생각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른팔과 오른다리가 마비되고 엄마에게 웃어주는 얼굴도 오른쪽은 웃지 못합니다. 하지만 “엄마” 하고 불러달라고 하면 “엄마” 하고 불러주고, 웃어달라고 하면 왼쪽 얼굴로 웃어줍니다.
다행히 며칠 전부터 손가락이 조금 움직입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손가락이 움직이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팔도 다리도 얼굴도 움직일 수 있을 거라고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언제 퇴원할 수 있을지 모르는 막막함에 힘겹지만 아주 조금씩이라도 좋아지고 있는 재훈이를 보면서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팔 운동과 다리 운동을 시키고, 엄마·아빠·동생·자기 이름도 가르치고 또 가르쳐서 반드시 완치해 재훈이를 좋은 사람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골수 이식 이후 아직까지 퇴원하지 못해 4개월 동안의 치료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었고, 이제 저희 가정으로는 감당하기 벅찬 상태가 됐습니다. 재훈이의 재활 치료를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치료비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이제 14세밖에 안된 재훈이와 저희 가족이 포기하지 않도록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재훈이 엄마
※헌혈 증서 기증과 치료비 후원은 한국백혈병환우회(02-761-5854)에 문의. 치료비 후원은 계좌 번호 121045-56-172643(농협 예금주 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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