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광명경주 결승전을 놓고 경륜의 ‘뜨거운 감자’ 인 라인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경륜운영본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사실상 베팅에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라인 문제를 더이상 방치할 경우 팬들의 혼란과 피해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 1년간 라인편성을 활발히 하면서 팬들의 긍정적인 반응은 물론 부작용도 확인한만큼 내년에는 어떤 식으로든 본부가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지난 주 결승전에서 우승한 홍석한은 같은 유성팀인 김주상과 라인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 여기에 대해 홍석한을 탓하는 팬들은 “어떻게 같은 훈련지 팀을 무시할 수 있느냐”며 비난하고 있고 반대 의견을 가진 팬들은 “금·토요일 일반 경주도 아니고 강력한 라이벌이 있는 결승전에서 라인플레이를 기대하기는 무리였다”고 반박하고 있다.
만약 홍석한이 라인플레이를 했을 경우 분명히 최저배당(홍석한-김영섭 차권)이 무너지면서 이변이 터졌을 것이고, 여기에 대해서도 비난이 쏟아졌을 것은 자명하다.
곤혹스러운 것은 팬들뿐 아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월 일간스포츠배 대상경주에서 부산팀의 배민구는 같은 훈련지 선배인 김치범을 끌어주다가 다른 선수들과 너무 거리차가 나는 바람에 ‘폭주’ 판정을 받고 실격 당했다. 규정상으로는 실격이 맞지만 이를 지켜본 선수들은 라인 플레이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과감하게 라인 플레이를 하다가 입상에 실패하거나 혹 실격을 당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자신들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지난 주 홍석한의 경우도 강자인 김영섭, 김우년 등을 무시하고 라인플레이를 하다 복승식 1.2배의 초저배당을 부러뜨렸다면 팬들의 원성은 더욱 컸을 것이다.
이렇게 되다보니 각 등급의 강자들의 고민은 팬들의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다. 일부 선수들은 “연대 선수와 편성되는 것이 가장 싫다”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본부의 라인에 대한 어정쩡한 입장 때문에 긴박감 넘치는 경주도 볼 수 없다.
본지 해설위원인 송종국씨는 “선수들이 자신있게 라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으려면 본부가 어떤 식으로든 상황을 정리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