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올림픽 야구예선] 신현석 감독, 파키스탄 첫 승의 숨은 주역
베이징 올림픽 야구 티켓이 걸려 있는 아시아 선수권 B조 예선전에서 파키스탄이 'B그룹 강호' 태국을 꺾은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파키스탄의 실질적인 사령탑이 한국인인 신현석(53·사진) 전 포항제철고 감독인 것으로 밝혀졌다. 신 감독은 1998년 방콕 아시안 게임 드림팀 I의 코치(당시 포스틸 감독)로 출전한 바 있다.
파키스탄은 필드 하키와 크리켓, 축구 등이 인기가 있어 야구는 거의 하지 않는다. 그래서 국제 대회에도 오랜만에 출전하는 것이어서 당연히 참가에 의의를 둘 정도였다. 그런데 28일 열린 태국전에서 5-3으로 승리, 파키스탄은 그야말로 축제분위기이다.
첫 승의 주역은 바로 신 감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번 대회에서 코치로 참가하고 있지만 현지 감독이 야구를 잘 모르기에 실질적으로 감독 노릇을 하는 중이다.
신 감독이 파키스탄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7월. 아시아 야구연맹 순회코치로 임명돼 카자흐스탄과 파키스탄에서 보름여간 현지 선수를 가르쳤다.
이때 파키스탄 정보 책임자가 신 코치의 헌신적인 노력을 눈여겨 보고 지난 9월 다시 신 감독을 초청한 것. 이번 대회전까지 2개월동안 선수들을 지도하기로 했지만 파키스탄측의 요청으로 이번대회 코치로 출전하게 됐고, 결국 파키스탄에 귀중한 1승을 선물했다.
신 감독은 "영국의 영향으로 크리켓을 한 선수들이 많아 방망이는 어느정도 칠 줄 아는 등 수준은 우리나라 고교 하위팀 정도이다"며 "하지만 선수들이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대단하다. 조만간 아시아 하위리그에서는 강팀으로 자리잡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B조에서는 필리핀이 2승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어 A조와의 결선리그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고 태국과 파키스탄이 1승1패, 홍콩이 2패로 4위를 기록중이다.
타이중=한용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