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비스 함지훈(23·198㎝)이 예상대로 '물건'임을 보여줘 2007-2008 프로농구 신인왕 경쟁이 한층 볼만할 전망이다.
18일 열린 모비스-오리온스의 개막전에서 첫 승의 주인공은 오리온스의 이충희 감독과 21점을 올린 김병철이었지만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가장 화제에 오른 인물은 바로 함지훈이었다.
첫 경기에서 누가 봐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며 모비스의 공격을 주도했고 영리한 플레이로 대성할 재목임을 보여줬다. 이날 경기는 지난 시즌 챔피언인 유재학 감독과 7년만에 복귀한 이충희 감독 대결도 볼만했지만 2007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지명받은 오리온스 이동준과 모비스 함지훈의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는데 결과는 함지훈의 판정승이었다.
이동준은 이날 27분을 뛰며 5점 3리바운드에 그친 반면, 함지훈은 30분을 소화하며 18점 8리바운드를 걷어올렸다. 특히 오리온스의 올 시즌 용병 중 기량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리온 트리밍햄의 수비를 뚫고 얻은 성적이라 가치는 더욱 빛났다.
중앙대 출신으로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0순위로 모비스에 지명된 함지훈은 지난 달 열린 한일프로농구 챔피언전 모비스-오사카 에베사와의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올 시즌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1차전에서는 14점 11리바운드, 2차전에서는 15점 9리바운드 블록슛 4개로 유재학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시범경기에서도 21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제 몫 이상을 해내 꾸준한 활약으로 믿음을 줬다.
특히 이날 함지훈은 이날 용병을 앞에 두고 과감한 플레이로 주로 득점을 올려 더욱 눈길을 끌었다. 10개의 야투를 던져 8개를 성공시키는 정확도도 돋보였고 리바운드도 팀내 오웬스(10개) 다음으로 많은 8개였다.
유재학 감독은 이날 비록 패했지만 함지훈의 활약에 고무된 모습이었다. "잠깐 잠깐 쉴 때가 있다"며 먼저 단점을 지적했지만 '플레이에 군더더기가 없다"며 전반적인 활약에는 만족한 모습이었다. '잠깐 잠깐 쉴 때'란 잘 뛰다가도 이유 없이 코트를 걸어다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꼬집은 말이었다. 오리온스의 김승현도 "스피드는 뛰어나지 않지만 영리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다"라며 추켜 세웠다.
삼선중-경복고-중앙대를 거친 함지훈은 대학 때 주로 센터를 봤지만 유재학 감독은 포워드로 활용할 전망이다.
지난 해 통합우승 주역인 양동근, 김동우의 군 입대로 공백이 생겨 올 시즌 최하위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모비스는 함지훈의 활약으로 공백을 메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드래프트 1순위인 김태술(SK), 2순위 이동준, 3순위 양희종(KT&G)과의 신인왕 싸움도 불을 뿜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울산=박수성 기자 [mercury@ilgan.co.kr]
사진=이호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