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MLB 인사이드] 무책임하거나 무능한 ML 감독들
무책임하거나 무능하거나 아니면 승부사의 기질이 부족한 것이다.
뉴욕 메츠가 플로리다에 1-8로 패해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162번째 경기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을 놓고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악의 참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음 날인 2일 샌디에이고와 콜로라도가 격돌한 21세기 최초의 와일드카드 원 게임 타이 브레이커 역시 양 팀 모두 승리하지 않으면 내일이 없는 승부였다.
야구의 승패에서 감독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고 한다. 장기 페넌트레이스에서의 관점에서 보면 맞을 수도 있는 주장이다. 과연 큰 경기에서도 그럴까?
겨우 17경기를 남겨 놓은 9월13일 현재 7게임 차로 앞서던 뉴욕 메츠의 추락은 거시적으로는 막판 투수진의 붕괴와 실책 등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플로리다와의 최종전 패배는 뉴욕 메츠 윌리 랜돌프 감독의 판단 착오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큰 경기에서 감독이 던질 수 있는 승부수는 투수의 기용과 교체이다.
이날 뉴욕 메츠 선발은 톰 글래빈이었다. 글래빈은 1회초 첫 타자 라미레스를 볼넷으로 진루시키며 게임을 시작했다.
1사 1·3루 첫 위기에서 4번 미구엘 카브레라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해 선제점을 내준 그는 5번 코디 로스에게 우월 2루타를 맞아 2명의 주자를 모두 홈인시켰고, 스스로 타자 주자까지 홈인 시키는 악송구 실책까지 범했다. 1회초에 아웃 카운트 하나만 잡고 벌써 4-0이다.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시 좌전안타와 볼넷으로 1·2루가 됐다.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흐름을 끊어보려 했으나 글래빈은 후속 데 아자에게 안타를 맞아 만루 위기를 불러들였다. 그리고 9번 타자인 상대 선발 투수 돈트렐 윌리스에게 밀어내기 힛바이 피치드 볼까지 허용해 5-0에 만루가 계속된다. 이때서야 랜돌프 감독은 글래빈을 강판시켰다.
결과를 떠나 단판에 팀의 운명이 결정나는 게임에서 감독이 1회에 점수 차 5-0, 만루 위기가 이어지는 상황까지 선발 투수를 끌고 간 것은 어떤 이유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감독으로서 직무유기에 자신의 책임을 303승 투수인 톰 글래빈에게 떠넘겨 버린 것이다.
샌디에이고 버드 블랙 감독이 콜로라도전에서 선발 제이크 피비를 7회까지 끌고 간 것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19승으로 다승, 탈삼진, 방어율 1위였던 피비였지만 5-5로 팽팽하던 6회말 1사 3루에서 마쓰이에게 희생 플라이를 내줘 5-6으로 뒤진 후에도 교체하지 않았다.
블랙 감독은 7회말 1사 1·2루 위기를 불러들이고 나서야 비로소 바꾸었다. 감독이 연장 13회까지 계속될 것이라 확신하지 않았다면 이는 자신의 멍청함만 드러낸 것이다.
이날 샌디에이고가 5명의 투수를 기용한 반면 12년 만의 기적적인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한 콜로라도의 클린트 허들 감독은 10명을 대거 투입하는 적극성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4일 시작되는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는 에이스들이 나선다. 감독의 교체 타이밍도 지켜보자.
로스앤젤레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