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주인 맞이를 앞둔 현대가 마지막 자존심 세우기에 나선다. 현대는 팀 순위를 시즌 막판 한 단계 끌어올려 6위 롯데와 자리바꿈을 노린다.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된 시점에서 순위는 큰 상관이 없을수도 있지만 최근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STX 그룹에게 한 단계 나은 순위를 안겨주는 것은 나름 의미있다. 인수 기업에 내년 시즌 성적을 향한 장밋빛 희망을 보여주는 의미도 있다.
현대는 9월 30일 현재 롯데에 한 경기 뒤져 있다. 현대와 롯데의 남은 경기는 똑같이 4경기다. 잔여 경기에서 현대가 롯데보다 1승을 더 많이 거둘 경우, 승률 차이에서 간발의 차이로 현대가 앞서면서 순위는 역전된다.
현대(1무)는 롯데(3무)보다 무승무가 적어 승차만 없앤다면 승률에서는 어떤 경우라도 앞선다.(승수를 나누는 경기수가 많아져 승률 싸움에서 유리). 현대는 최근 3경기에서 2승 1패를 거두면서 6위 역전에 희망을 품고 있다.
현대는 STX의 인수 관련 보도가 나간 후 9월 30일 삼성전에서 9-5 대승을 거뒀다. 모기업 하이닉스가 한 푼도 재정 지원을 하고 있지 않는데다 현대가(家)의 지원도 끊어진 현대는 올 시즌 긴축 운영으로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지 못했다.
현대는 이날 홈런 3방을 포함해 장단 13안타를 터뜨리며 삼성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불확실한 미래로 불안했던 선수들 사이에서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인수 보도가 일종의 동기부여가 된 것이다.
현대는 외국인 투수 미키 캘러웨이가 6월초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빠지는 등 마운드가 선발·마무리 할 것 없이 불안해 성적이 하위권으로 처졌지만 타선은 막강하다. 거포 용병 브룸바를 위시해 정성훈·이택근·송지만 등 중장거리 타자들이 즐비하다. 8개 구단 중 팀 타율 1위(.271)로 타선의 짜임새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