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두산전은 페넌트레이스 1·2위팀 간의 시즌 마지막 3연전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결과는 SK가 2승 1패를 거둬 상대 전적 8승 10패로 올시즌 맞대결을 마감했다.
특히 이번 3연전에서는 '예비 한국시리즈'라는 표현답게 이른바 '포스트시즌(PS) 법칙'이 그대로 적용돼 더욱 눈길을 모았다.
▲PS 법칙 #1-에이스의 위력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는 한 경기를 반드시 잡을 수 있는 에이스의 존재가 더욱 커보이는 법. 이번 3연전에서도 양팀 제1선발 리오스(두산)와 레이번(SK)의 믿음직한 위력투가 돋보였다.
21일 선발 등판한 리오스는 4회까지 점수를 내주지 않으며 SK전 33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이는 등 6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로 팀의 11-1 대승을 이끌었다. 레이번도 이에 질세라 23일 경기에서 5회까지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는 등 5⅓이닝 1피안타 2실점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PS 법칙 #2-베테랑의 관록
큰 경기일수록 경험과 관록이 더욱 빛을 발하게 마련. SK는 22일 경기에서 오랜만에 동시 선발 출장한 박재홍·박경완·김재현 등 '노장 트리오'가 맹타를 휘둘러 두산전 6연패 사슬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박재홍은 5회 쐐기 투런 홈런 포함 3타점, 박경완은 2회 솔로 홈런, 김재현은 1회 선제 결승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두산 역시 21일 부상에서 복귀한 주장 홍성흔이 홈런 포함 3안타 4타점, 장원진이 6회 대타 희생 플라이로 시즌 첫 타점을 올리는 등 베테랑들의 활약이 빛났다.
▲PS 법칙 #3-주루·수비의 중요성
포스트시즌처럼 긴장된 분위기에서는 뜻밖에도 수비와 주루 등에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자주 있다. SK가 이번 3연전에서 2승을 거둔 데는 활발한 주루 플레이로 상대 투수와 내야를 뒤흔든 것이 결정적인 힘으로 작용했다.
SK는 22일 1회초 선두 정근우와 조동화가 연거푸 빠른 발을 앞세워 내야 안타와 2루 도루를 성공시킨 뒤 김재현의 희생 플라이로 기선을 제압했다. 23일에도 박재상(2개)·최정의 잇단 도루로 4회 대거 5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두산은 23일 4회 포수 채상병의 2루 악송구와 3루수 김동주의 실책으로 5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2-5로 추격한 7회에는 최준석이 무리하게 2루에서 홈으로 뛰어들어오다 아웃된 것이 뼈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