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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생활도 오래하고 볼 일이다.
두산 외국인 투수 리오스(35)는 어느덧 한국 무대 6년째를 맞은 베테랑이다. 이젠 동료들과 한국어로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 것은 기본이고, 웬만한 한글도 읽을 줄 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한국인들에게도 쉽지 않은 이색 경험을 했다.
리오스는 15일 오전 경상남도 창원에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공장을 방문해 장갑차 제작 공정을 견학하고 직접 시승도 했다.
두산의 계열사인 인프라코어에서 장갑차를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된 리오스가 팀의 마산 원정 경기를 맞아 구단에 특별히 요청을 했고,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흔쾌히 수락했다.
마침 리오스는 이번 원정 3연전에 출장하지 않아 부담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동료 외국인 투수인 랜들도 함께 가고 싶어 했으나 이날 선발 등판이 예정돼 있어 아쉬워 했다는 후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직원들의 환영 속에 공장을 찾은 리오스는 제작 과정 견학뿐 아니라 팀 통역 이창규 대리와 함께 장갑차를 직접 타보는 색다른 경험도 했다.
리오스는 "무척 인상적이었고 이런 귀한 기회를 준 두산과 인프라코어에 감사한다. 랜들을 비롯한 다른 선수들과 또한번 와보고 싶다"며 즐거워 했다.
뒷얘기 하나. 리오스가 장갑차 공장 견학을 요구하자 두산 프런트는 지난 13일 한화전에서 승리 투수가 되면 들어주겠다고 했다. 리오스는 그날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쾌투로 시즌 4승(3패)째를 따냈다.
게다가 두산이 시즌 초반처럼 하위권을 헤매고 있었다면 구단에 이런 요청을 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역시 야구는 잘하고 볼 일이다.
마산=신화섭 기자 [myth@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