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잘 써야 한다. 주차 관리에 탁월한 노하우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때로는 선수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소신도 보여줄 것.’
메이저리그 팀의 구단주는 특히 미국인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야구를 하며 자랐던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사업도 제쳐놓고 홈 게임이 있는 날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예외없이 구장을 찾아 자신만의 자리를 지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오프 시즌 동안 벌어진 일들을 살펴보면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은 ‘특별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첫째가 편지를 쓰는 일이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피터 마고완 구단주는 스프링캠프 시작을 앞둔 2월 초 시즌 티켓을 산 약 2만 7000 명의팬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 편지에는 ‘왜 샌프란시스코가 자유계약 선수(이하 FA)가 된 배리 본즈를 포기하지 않고 재계약하기로 결정했는가’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다.
피터 마고완 구단주는 “계약 협상의 과정은 아주 길고 복잡하면서도 자유로웠다. 물론 재계약 결정이 가볍게 이뤄진 것이 아니다. 우리 구단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모든 요소들에 대한 검토를 했다”라고 편지를 통해 상세하게 밝혔다. 샌프란시스코가 ‘약물의 화신’ 배리 본즈와 재계약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특히 구단주 자신이 지난 시즌 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한 것을 뒤집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구단주의 편지가 아주 감동적이었는지 적어도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배리 본즈의 재계약에 대해 비교적 조용하다.
LA 다저스의 프랭크 맥코트 구단주는 21일 플로리다 베로비치 다저타운에서 “드디어 다저스타디움의 주차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했다”고 자랑스럽게 밝혔다.
맥코트 구단주는 초기에 주차 공간이 거의 없기로 악명이 높은 보스턴에서 주차장 사업으로 돈을 벌었는데 전공을 살린 것이다. 그런데 맥코트 구단주는 사업가의 기질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편리한 주차를 명분으로 내세워 구단의 연간 수입을 무려 77억원(820만달러) 가까이 증대시켰다. 다저스타디움에는 홈 경기 때 평균 2만대의 차량이 들어온다.
지난해의 주차비는 한 대당 10달러였다. 올해는 15달러로 50% 인상했다. 이로써 구단의 하루 주차 수입은 2억8000만원(30만달러)이 됐다.
맥코트 구단주가 주차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만들어낸 새로운 방식은 ‘처음에 들어온 문으로 나가게 하고. 각각 지정된 주차 공간을 주차 관리 요원이 안내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저스 구단이 하는 일은 주차 관리 요원을 100명 더 쓰는 것 밖에 없다. 이에 소요되는 비용은 증가된 주차 수입의 15% 밖에 되지 않는다. 무려 85%가 남는 장사이다.
LA 에인절스의 아트 모레노 구단주는 FA로 계약한 외야수 게리 매튜스 주니어가 금지 약물 파동에 연루돼 곤욕을 겪고 있다. 검찰의 조사와 팬들의 비난이 거세짐에도 불구하고 게리 매튜스 주니어가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 떼자 자신이 직접 나서 ‘5년간 5000만달러(약 470억원)의 장기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다’고 압력을 가한 끝에야 선수 본인의 해명서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