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이 메이저리그를 찾고. 축구팬이 EPL(영국 프리미어리그)을 찾듯 쇼핑을 하는 사람들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이들 눈높이를 맞추려는 듯 유통업계도 최고의 상품을 선보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이 28일 오픈하면서 롯데의 자존심인 에비뉴엘과 강북 한복판에서 명품 전쟁을 벌이게 됐다.
신세계백화점이 22일 공개한 매장에는 에비뉴엘에서는 볼 수 없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를 볼 수 있다. 여기에 국내 백화점 중 처음으로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유치하기도 했다. 또 뉴욕 버그도프굿맨이나 프랑스 봉마르쉐 같은 최고급 백화점에서 볼 수 있는 형태의 명품 편집 매장을 층별로 선보이면서 럭셔리 이미지를 강화했다. 이곳 본관 입점 수입 브랜드수는 258개에 달한다.
이에 비해 2005년 2월 오픈한 롯데 에비뉴엘은 루이비통·샤넬·버버리를 복층 형태로 운영하면서 현재 87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루이비통의 경우 잡화에서 의류를 아우르는 풀라인 매장으로 꾸며져 있다. 에비뉴엘은 까르띠에·불가리·쇼메·브레게·로열아셔 브랜드를 단독으로 유치하고 있다. 3월 말까지 해외 명품 브랜드를 대거 늘려 최고급 캐시미어 브랜드 로로피아나·멀버리. 다이아몬드 명품 드비어스를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들 두 업체간에는 명품 브랜드 유치 경쟁만 치열한 것이 아니다. 럭셔리한 이미지에 맞추어 문화 이벤트 등도 고급화를 지향하고 있다.
신세계는 본관 프리 오픈 첫날인 26일에는 에르메스가 본사에서 파견한 장인이 직접 등장하는 핸드백 제작 시연회를 실시한다. 오픈 당일인 28일에는 신관 10층 문화홀에서 샤넬이 백화점에서는 최초로 대형 단독 패션쇼를 연다. 26일부터 이틀간은 세계적인 퍼포먼스 사진작가인 바네스 비크로프트가 퍼포먼스를 벌인다.
에비뉴엘은 이에 맞서 22일부터 3월 22일까지 세계적인 거장들의 회화·조각·사진작품으로 ‘제23회 아트 전시회’를 진행한다. 모빌 조각의 창시자인 알렉산더 칼더의 작품과 팝 아티스트 로버트인디애나. 누보레알리즘의 창시자 아르망. 그리고 독일사진의 대표적 작가로 꼽히는 칸디다 회퍼 등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걸작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렇게 신세계와 롯데의 고품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의 눈은 한층 높아지고 즐겁게 됐다. 명품과 문화의 향기를 맡고싶으면 강북으로 발걸음을 옮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