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가 별세(10월26일)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국민적 영웅의 일대기를 그린 동영상과 그의 회고록 <굿바이 김일> (일간스포츠 간)이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그의 동영상과 회고록을 본 네티즌들은 “김일씨야 말로 진정한 영웅이다. 칭호에 걸맞은 삶이다” 등 찬사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김씨의 동영상은 생전의 경기 장면과 한국에서 일본으로 밀항한 후 역도산 제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박치기왕 김일’이라는 제목의 이 동영상은 EBS의 교양 프로그램 <지식채널e> 에서 제작한 것으로 지난 20일부터 방송됐다.
<지식채널e> 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네 차례. 프로그램과 프로그램 사이에 방송되는 5분 분량의 짧은 프로그램으로 내레이션 없이 영상과 음악·자막만으로 내용을 전달해. 시청자 들로부터 호평을 듣고 있는 프로다.
동영상은 28세 청년 김일이 1956년 일본의 영웅이자 재일 조선인 역도산을 만나기 위해 여수항에서 일본으로 밀항을 하는 내용부터 시작된다. 우여곡절 끝에 일본 시모노세키항에 도착한 김일은 역도산을 만나기 위해 동경으로 향했다. 하지만 동경역에 도착하자마자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려 불법체류자로 잡혀 형무소 생활을 하게 된다.
형무소 생활을 하면서 삶의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주소도 모르는 역도산에게 편지를 쓴다. 겉봉에는 ‘동경 역도산’이라고만 적었다.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 그것을 역도산이 본 것이다. 그 후 김일은 역도산의 보증으로 석방이 되고. 꿈에 그리던 역도산의 제자가 된다.
역도산과 인연을 맺은 김일은 체육관 허드렛일을 하며 힘겨운 생활을 하게 된다. 밥 짓기·빨래·청소 등을 하면서 내일의 세계챔피언을 꿈꿨다.
2부는 자이언트 바바·안토니오 이노키 등과 함께 역도산 문하의 3인방이 되면서 일본 프로레슬링계를 평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내주 방송될 3부는 1965년 한국으로 돌아온 후 국민들에게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내용이다.
이외에도 김씨가 평생 라이벌이자 후배였던 일본의 영웅 안토니오 이노키와 피를 흘리며 펼쳤던 명장면의 동영상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같은 열기로 인해 10~20대 네티즌들 사이에선 ‘영웅의 발견’ ‘김일 바로 알기’ 등의 글을 올리며 김씨를 칭송하고 있다. ID ‘akrtl’의 네티즌은 “80년대생이라 60~70년대를 풍미했던 김일 옹의 실체를 잘 몰랐다. 젊은 시절 역동적인 삶을 산 것을 보니 존경스럽다”했고 또 다른 네티즌(ID 미미)은 “발디딜 틈 없는 경기장에서 이마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김일 옹을 보니 전율이 느껴진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정병철 기자 [jbc@ilgan.co.kr]
▲김일 회고록 일본서도 큰 인기
김씨의 회고록 <굿바이 김일> 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회고록은 김씨가 지난 4월 7일부터 9월 30일까지 일간스포츠 지면에 연재한 파란만장 인생 회고록 ‘머리를 돌덩이로 만들어’를 김일씨의 사진들과 함께 엮은 책이다. EBS의 교양 프로그램 <지식채널e> 에서 방영되는 김씨의 동영상도 이 회고록을 바탕으로 그리고 있다.
이 회고록이 네티즌들의 흥미를 끄는 것은 김씨가 작고하기 26일 전까지 자신의 삶을 생생히 증언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간스포츠는 마치 그의 운명을 예감이라도 한 듯 한국 언론사에 길이 남을 연재와 함께 회고록을 발간했다.
그의 회고록은 일본에서도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본의 유력 출판사인 고단샤는 김일씨의 회고록을 일본어판으로 출간하고 12월 13일(수) 도쿄 아카사카 프린스 호텔에서 대대적인 출판기념회를 열 예정이다.
이 출판기념회에는 일본의 정관계 및 문화 체육계 인사 등 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일본의 언론들도 이 내용을 앞다퉈 보고 하고 있다.
최청락 건국대학교 스포츠경영학부 교수는 “박치기왕 김일은 작고했지만 김씨의 동영상과 회고록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인기를 끄는 것을 보면 그의 가치는 앞으로 더욱 높게 평가받고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식채널e> 굿바이> 지식채널e> 지식채널e>굿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