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명 돔경륜장이 새로운 경륜 문화를 만들고 있다.
경륜·경마장 하면 비좁은 공간에 희뿌연 연기, 마권이나 차권을 사느라 이리 저리 어깨를 부딪히는 어두운 장면이 맨 먼저 연상된다. 경륜 선진국인 일본의 경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광명돔 경륜장이 지난 2월 개장 이후 새로운 경륜장 문화를 만들면서 이런 고정 관념을 깨트리고 있다.
잠실 경륜장이 그저 경주만을 위한 공간이었다면 이젠 종합레저타운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팬들은 초기에는 생소한 느낌에 반감을 표시하기도 했지만 재미를 느끼면서 분위기에 젖어들고 있다. 다양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덕분이다.
경륜장의 변화를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곳이 상설공연무대인 스피돔 라운지. 돔경륜장 2층의 스피돔라운지는 경주일마다 다채로운 공연으로 가족 단위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전통 서커스', 젊은층에 인기가 높은 '난타', 장년층에 인기있는 '트로트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팬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이번 달에도 '코르시아 불가리아 매직공연' '통기타 가수 공연' '개그맨 최형만씨의 도올강의 공연' 등으로 꾸며지는 등 매달 색깔이 바뀐다. 경주가 끝나면 라운지에 와 공연을 즐기다 경주 마감 시간에 맞춰 다시 경륜에 눈길을 돌리는 팬들이 적잖게 생겨났다.
돔경륜장은 문화 공간이기도 하다. 스피돔 갤러리는 매달 수준 높은 전시회를 기획해 팬들의 마음을 풍성하게 해주고 책을 무료로 빌려주는 등 마음의 양식도 제공한다. 매주 상영하는 최신 영화는 덤이다.
돔경륜장은 지역 주민들의 쉼터와 장터로도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가요교실, 요가교실, 자전거교실 등 문화강좌를 정기적으로 마련하면서 주부들의 인기를 단숨에 끌어모았고 직거래 장터 등의 공간으로도 이용되면서 광명과 서울 서남부 지역의 문화 포스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이미지 개선 덕에 개장 초기 4000~5000명선이었던 하루 입장객 수가 요즘에는 7000명선으로 증가했고 일요일에는 1만명을 넘어섰다. 주말에는 경륜장 안팎에서 다양한 레저를 즐기는 인구가 1만5000여명을 헤아린다.
유원희 경륜운영본부 사장은 "앞으로 더욱 다양한 이벤트를 개발해 복합 레저타운의 면모를 더욱 확실히 다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성 기자 [mercury@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