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잖게 올라오는 찌를 바라보는 것과 일상의 시름을 바꾸기 위해 낚시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경기낚시란 말이 다소 생뚱 맞을지도 모르지만. 이미 일년이면 크고 작은 대회가 20여회 정도는 개최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6년 전 붕어낚시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경기낚시라는 대회를 개최하고. 대회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여러 가지 형태의 규정들을 적용해 보았지만. 국내의 낚시터 현실로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가장 큰 이유로는. 살아있는 생명체를 대상으로 경기를 한다는 것을 들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오히려 전문경기장이 없다는 점. 그리고 그나마 있는 경기장이 안고 있는 시설 및 붕어의 개체수에 대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작 대회에서 우승을 하여도 남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고. 그저 운이 좋아 자리를 잘 뽑았기에 좋은 성적이 나왔다고들 인식을 해. 스타를 키워내고 분위기를 확산시키며 해당 분야에 관련된 산업을 발전시켜나가는 여타 스포츠 종목과 같은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년간 방류량이 15톤 남짓한 일본 ‘시이노키코’낚시터
작년에 이어 지난 일요일 방문한 일본 사이타마(埼玉) 현의 ‘시이노키코’(椎の木湖)낚시터는 공정한 경기낚시를 진행하는데 필요한 모든 조건을 갖춘 낚시터라 할 수 있다.
우선 아직 붕어양식이 미진하여 경기장 내에 충분한 붕어를 방류하지 못하는 우리네 실정과는 달리. 이곳 ‘시이노키코’ 낚시터는 매년 15톤에 달하는 붕어를 방류하여 어느 자리에서나 충분한 손맛을 볼 수 있으며. 특히 뛰어난 실력을 겸비한 사람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고. 대부분 수용인원이 200명 남짓한 국내 경기장에 비하여 이곳은 한번에 600명 이상이 경기를 할 수 있는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채점에 대한 부분도. 국내에선 여러 명의 감독관들이 붕어를 잡을 때마다 일일이 체크를 해야 하는데 반해. 이곳 ‘시이노키코’에서는 각 자리마다 자동계량기가 설치되어 있어. 자신이 잡은 붕어를 계량기에 올려놓으면 방금 잡은 붕어의 중량과 누적 중량을 확인할 수 있음은 물론. 사무실에서 컴퓨터로 이 모든 것을 자동 집계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더욱이 항상 깨끗한 수질을 유지하게 해주는 정화시설은. 아직 정화시설을 제대로 갖춘 국내 경기장이 전무한 것에 비하면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경기낚시라는 것이 전체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지만 침체된 국내 낚시계에 새로운 활력소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 만큼.
이의 활성화를 기대한다면 최소한 ‘시이노키코’와 같은 경기장 시설 확충에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이며. 그래야만 공정성 있는 대회. 즉 스포츠 피싱으로서 완벽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