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20)씨는 여름방학 동남아 배낭여행 비용을 간단히 마련하게 되었다. 대학 취업과에 붙여 놓은 모 제약회사 아르바이트(알바) 공고를 보고 지원. 신체검사를 마치고 합격했기 때문이다. 알바 때문에 여행 날짜를 8월로 미룰 필요도 없다. 알바 기간은 딱 2일. 수당은 50만원이다. 몇몇 친구들은 꺼리지만 대부분은 “그런 알바가 있었느냐”면서 서로 소개시켜 달라고 아우성이다.
몸 바쳐 돈을 버는 이색 알바. 일명 ‘마루타’ 알바가 여름방학 인기 알바로 부상하고 있다. 의약품 임상실험. 화장품 시제품 부작용 테스트. 방제복 땀 측정 등 인체 테스트를 하지 않고서는 함부로 시장에 내놓을 수 없는 제품들은 △노동 강도가 낮고 △근무 환경이 거의 완벽할 뿐만 아니라 △수당이 높아 ‘황제 알바’로 손꼽히고 있다. 각종 아르바이트 포털에서도 여름방학을 앞둔 지난 6월 넷째주부터 ‘실험실’‘마루타’ 등의 검색어가 검색 순위 100위권에 진입하는 등 마루타 알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약 검사. 내게 맡겨
제약회사의 임상실험 알바의 정식 명칭은 ‘생물학적 동등성 실험’. 보통 새로운 약품을 시판하기 전 기존의 오리지널 약과 동일한 성분으로 만들어진 약물을 실제 사람에게 투여했을 때 두 약물이 동등한 약효를 나타내는지 여부를 증명하는 실험이다. 실험은 1박 2일 합숙 참가 혹은 하루 실험 등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지는 데다 한 번 참가로 30만~50만원의 높은 수당을 받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하지만 최근 3개월 이내에 비슷한 생동성 실험이나 헌혈 경력이 없어야 하고. 소화기·내분비계 등에 병력이 없어야 한다. 또 실험에 참가하기 전 10시간 동안 혈액을 맑게 하기 위해 금식을 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기도 한다.
■신제품이에요. 직접 써 보세요
테스터 알바는 제품이 실제로 갖는 효능이나 느낌을 테스트하는 알바다. 담배·술·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들을 직접 사용해 보기 때문에 해당 제품에 대한 기본 인지도가 있는 사람이 좋다. 현재 여러 피부 연구소 등이 피지 감소 및 모공 수축 등의 화장품 임상 실험을 위한 알바생을 모집하고 있다. 방제복 착용 평가의 경우 옷을 착용한 후 심박수·땀의 양·피부 온도 등을 측정하기 때문에 체육을 전공한 남자 알바생을 더 선호하고 있다.
■실험실 연구 도와주세요
과학 실험 카페의 실험 보조. 각종 연구소의 실험 보조. 실험 도구 청소 등 실험을 테마로 한 알바는 그다지 큰 부담을 주지 않아 인기다. 로봇 제작 업체에서는 전자 회로 개발 업무를 위한 실험 보조와 로봇 제작 및 동작 실험을 보조하는 이색 업무를 알바생에게 맡기고 있다.
이영걸 알바몬(www.albamon.com) 본부장은 “임상실험 참가의 경우 수당은 높지만 의약품을 직접 투여해야 하고. 테스터의 경우도 관련 제품을 직접 사용하고 평가해야 하기 때문에 평소 건강이나 음주·흡연·기타 생활 습관에 여러 가지 제약을 받을 수 있음을 참고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