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 11경주(혼합1군.2000m 핸디캡 경주)로 펼쳐진 경주에서 미국산 경주마 `섭서디`가 61㎏의 무거운 부담중량을 지고도 우승하면서 각국의 대표마들에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산 괴력마 `다이와아라지`, 호주산 `노스릴즈` 등 내로라하는 마필들을 제치고 미국산마의 자존심을 지켰기 때문이다. 한편 유일한 국산마로 기대를 모았던 `마군지상`은 최하위권에 머무는 부진을 보여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현재 서울경마공원의 절대 다수파는 모두 1067두가 포진한 국산마. 뒤이어 미국산이 154두, 호주산 70두, 일본산 58두, 뉴질랜드산 56두 순이다. 이 밖에도 아일랜드산 5두, 인도산 5두, 아르헨티나와 영국산이 각각 1두씩으로 소수파를 형성하고 있다. 물량에 있어선 국산마가 압도적인 우위다.
국산마 선두 주자는 국산 1군 중 `명문가문`(11전 8승) `무패강자`(12전 9승 2착 2회) `순항함대`(11전 9승 2착 1회) `아침해`(10전 8승 2착 2회) `쾌도난마`(45전 20승 2착 15회) 정도가 꼽힌다. 이들 마필은 여러차례의 대상경주 우승 경험을 갖고 있지만 국산경주만의 성적이라 외국산 마필과의 진검 승부에서는 어떤 성적을 보일지 미지수다.
154두의 미국산 마필 중에서 외산 1군에 이름을 올린 마필은 모두 25두이다. 대표 마필로는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섭서디`(13전 10승 2착 1회)를 비롯해 `밸류플레이`(9전 6승) `승유신화`(10전 5승 2착 2회) `터프엔젤`(11전 8승 2착 1회) 등을 꼽을 수 있다. 미국산은 대상경주에서도 절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그랑프리(GI) 대회를 연달아 제패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70두의 호주산 마필 중에서는 `남대풍` `노스릴즈` `캐니맥` 등 단 3필만 외산 1군에 속해있다. 특이한 점은 이 세 마필이 모두 거세마라는 점인데 거세 자체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라 우연의 일치라는 평가다.
58두의 일본산 중에서는 외산 1군의 괴력마 `다이와아라지`와 `어드마이어래스컬` 그리고 외산 3군의 `제퍼이치밤보시` 정도가 돋보인다. 과거 일본산 마필은 마필 관계자들로부터 혹평을 받았지만 최근 `다이와아라지` 등이 좋은 성적을 거둠에 따라 한층 선호도가 높아졌다. 얼마 전 두바이월드컵에서 일본산 마필이 선전하면서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았다.
이 밖에도 과천벌엔 홀홀단신 국가를 대표해 뛰는 마필들이 많은데, 아르헨티나산 `몬스터Ⅱ`가 3전 1승 2착 1회로 분전하고 있고 영국산 `크루소`도 23전 5승 2착 4회로 왕실의 명예를 지키고 있다. 아일랜드산 마필 5두 중에는 `호인베스터`(12전 5승 2착 2회) `고진감래`(2전 1승 2착 1회)로 선전하고 있다.
한편 국산마와 외산마가 정면승부를 벌이는 혼합경주에선 미국.일본산의 2강 구도 속에 국산 마필과 기타 외국산들이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산의 선전은 좋은 혈통뿐 아니라 한국경마처럼 비교적 짧은 거리에서 스피드를 강조하는 미국 경마 시스템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혼합 경주에서 국산마가 당당히 우승하기 위해서는 KRA에서 도입한 `볼포니` `엑스플로잇 등 우수한 씨수말들이 우수한 자마를 배출하고 이들이 다시 생산에 환류돼 지속적으로 우수한 경주마들이 생산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