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이런 것도 자원봉사?"
인터넷 이색 자원봉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자원봉사라면 사람을 직접 만나서 땀을 흘려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인터넷에선 클릭만으로도 자원봉사가 된다.
상시 자원봉사 참여 및 기부문화 공간으로 자리잡은 싸이월드의 `사이좋은 세상`은 지난 23일 `미니홈피 관리` 자원봉사자 29명의 합격자 명단을 발표했다.
이들이 자원봉사에 나설 곳은 바로 미니홈피조차 관리하기 힘들 정도로 영세한 사회복지 단체들. 요즘 같은 인터넷 세상에서 사업을 위해 미니홈피는 필수이지만 일손이 부족해서 자칫하면 관리가 안돼 개점휴업 상태로 황폐해지기 쉬운 것이 또 미니홈피이다. 싸이월드의 `사이좋은 세상`에 속한 29개 단체가 자신들의 미니홈피를 관리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싸이월드에서는 이들을 관리해줄 자원봉사자 공고를 냈다. 그러자 400명이 넘는 지원자들이 대거 몰려와 14 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미니홈피 관리 자원봉사자는 미니홈피에 들어와 일촌 신청을 한 누리꾼에게 단체의 봉사 활동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는 등 일촌을 잘 관리해야 한다. 마치 그 단체의 직원처럼 움직여야 한다. 물론 자원봉사이기 때문에 물질적 보상은 없다.
한민족복지재단 일촌 봉사자가 된 배현혜 씨(18)는 "처음엔 내 미니홈피를 관리하듯이 재미있게 참여하려는 마음이었지만, 막상 160여 명의 일촌들을 방문하려니 쉽지가 않다. 점차 단체와 한마음이 되어 가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 씨는 현재 미국의 모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만화 지침서를 연재해 자원봉사를 시작한 누리꾼도 있다. 만화.캐릭터.그래픽 분야의 프리랜서로 활동 중인 민덕기 씨는 29일 `사이좋은 세상`에서 교육용 만화 <일촌봉사백서> 첫 회를 발표했다. 그는 "자원봉사자를 교육하는 것이 곧 자원봉사"라고 주장한다.
<일촌봉사백서> 는 봉사에 처음 눈을 뜨며 일어나는 사건, 봉사를 준비하는 과정, 바른 마음가짐, 봉사 후의 보람과 그로 인해 변화해 가는 모습 등을 재미있게 풀어낸다. 첫 회에서 봉사활동이란 `불우한 이웃을 돕는 게 아니라 나 스스로 사람다움이란 것을 배우는 과정`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 만화를 본 사람은 선물로 일촌 봉사 수료증을 받게 된다.
인터넷 자원봉사의 원조는 농어촌 홈페이지 제작 동아리 `나누미`이다. 2000년 제1회 Contests21 인터넷 경연대회 입상자 세 명이 만든 인터넷 동아리로 농어민들에게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상품판매 홈페이지를 무료로 제작하고 관리까지 해준다. 2000년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제작한 홈페이지만도 30개를 웃돈다.
안철수연구소의 홈페이지 내 `보안 고수를 찾아라`라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는 누리꾼 역시 자신의 특기를 살려 `보안 고수`라는 명예 등급을 부여받고 관련 지식이 부족한 이용자들을 상담해주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상용 기자 일촌봉사백서>일촌봉사백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