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경쟁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40일이 넘는 장기간 원정을 마치고 돌아온 아드보카트 사단은 오는 3월 1일 오후 8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앙골라 국가대표팀과 친선경기를 치른다. 3월 1일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정규 A매치 데이. 이날 잉글랜드 프레미어리그에서 활약중인 유럽파의 쌍두마차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니드)과 이영표(29.토트넘 홋스퍼)가 아드보카트호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합류한다. 주전 중 주전이라는 이들의 가세로 주전 경쟁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 알아봤다.
▲박지성의 위치는 어디일까 박지성이 어디에 서는가는 아드보카트 감독만의 고민이 아니다. 선수들도 박지성이 어느 포지션을 차지하는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로 각광받고 있는 박지성이 서는 자리에서 주전 경쟁을 이겨낼 선수는 없기 때문이다.
멀티 플레이어 박지성은 4-3-3 시스템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나 좌우 윙포워드로 활약할 수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 김두현, 백지훈, 좌우 측면 공격수 이천수 정경호 박주영 등은 박지성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부임 직후 치른 이란, 스웨덴,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세차례 평가전에서 박지성을 주로 좌우 측면 공격수로 활용하면서 잠시 공격형 미드필더로 테스트했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지난일이다. 당시는 스리백을 구사하는 3-4-3을 썼지만 현재는 4-3-3을 기본 전형으로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호 김남일의 `더블 볼란테`가 안정을 찾음에 따라 박지성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도 측면 공격수로 활동했을 때 못지않게 마음놓고 한국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할 수 있다. 김두현과 백지훈의 성장세가 뚜렷하다는 게 아드보카트 감독의 고민. 하지만 이천수 정경호 박주영등 국내파에 설기현 차두리가 포진한 측면 공격수도 선수 자원이 풍부하기는 마찬가지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아직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박지성의 중원 사령탑 중용을 조심스레 전망해볼 수 있다.
▲이영표-김동진 또 다시 충돌 포지션이 겹치는 이영표와 김동진의 기용은 본프레레 감독 당시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본프레레 감독은 왼발잡이 김동진을 왼쪽 윙백으로 놓고 양발잡이 이영표를 오른쪽으로 돌리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난 11월 열린 스웨덴전,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에서 김동진을 수비수로 전환시켜 두 선수를 모두 활용했다. 하지만 포백일 경우 두 선수의 포지션은 또다시 중첩된다. 더블 볼란테가 자리잡은 중원에서 이영표의 설 자리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김동진은 해외 전훈에서 대표팀 포백 라인의 왼쪽 자리를 굳게 지켜냈지만 이영표라는 큰 산을 넘어야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경기 중 시스템이 변할 경우 두 선수가 과거처럼 왼쪽에서 호흡을 맞추게 될 수도 있다.
월드컵을 치르기 위해서는, 단순히 16강 진출이 아니라 그 이상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두 선수 모두 최정상이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