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너무 비싸게 샀다"며 재입찰…대우건설의 매각 악재를 어쩌나
대우건설의 새 주인을 찾는 길이 험난하다.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컨소시엄이 경쟁 중인 가운데 결국 재입찰까지 가게 됐다. 1일 건설업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본입찰에 참여한 중흥건설, DS네트웍스 컨소시엄 등 2곳을 상대로 2일 재입찰을 결정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25일 본입찰을 열고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컨소시엄으로 부터 인수금액을 제시 받았다. 그 결과 중흥건설이 2조3000억원가량으로 DS네트웍스컨소시엄의 1조8000억원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중흥건설이 사실상 대우건설을 인수했다는 말이 돈 배경이다. 그러나 양측이 제시한 인수 가격이 공개되면서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컨소시엄 2곳 모두 재입찰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흥건설은 2위와의 응찰가격 차이가 너무 크다는 이유를 들며 재입찰을 원하고 있다. DS네트웍스컨소시엄은 중흥건설에 가격조정의 배타적인 기회를 줄 것이라면 자신들도 매각가를 높이겠다고 주장 중이다.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제시된 인수가격이 낮아 재입찰을 하는 사례는 종종 있지만, 인수가격이 높거나 차이가 난다면서 재입찰을 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재입찰이 진행될 경우 중흥건설은 당초 적어 낸 2조3000억원 보다 낮은 액수를 적어 낼 가능성이 크다. 업계 안팎에서는 중흥건설이 인수를 포기할 것을 우려한 KDB인베스트먼트가 재입찰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우건설 주가는 반복되는 매각 악재 속에서 곤두박질 치고 있다. 지난달 6일 9440원을 기록했던 주가가 1일 오후 1시 기준 7850원까지 떨어졌다. 대우건설은 국내 건설업계 1세대 명가로 꼽혔다. 그러나 1999년 그룹 해체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2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1년 만에 회생에 성공했다. 하지만 늘 가시밭길이었다.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을 인수했지만, 인수자금을 감당하지 못하고 3년 만에 다시 매물로 내놨다. 대우건설은 결국 2011년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으로 넘어갔다. 산은은 2017년 공개 매각을 통해 호반건설을 우협으로 선정했으나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장 부실이 뒤늦게 드러나 호반 측이 인수를 철회한 바 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
2021.07.01 1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