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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배찬승·정우주, 나란히 155㎞/h 뿌리며 삼자범퇴...이제 정현우 차례다 [IS 포커스]

슈퍼루키들이 차례로 데뷔전을 치렀다. 이젠 '전국 1등' 차례다. 2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전. 홈팬들이 신인 투수 배찬승(19)의 투구에 열광했다. 삼성이 6-3으로 앞선 6회 초 마운드에 올라 데뷔 첫 등판에 나선 그는 박주홍·야시엘 푸이그·이주형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투구 수는 8개뿐이었다. 박주홍은 시범경기 내내 좋은 타격감을 보여준 '1차 지명' 출신 기대주다. 푸이그는 KBO리그에 입성한 외국인 타자 중 가장 이력이 화려한 선수다. 이주형은 현재 키움의 '현재이자 미래'로 평가받는 선수. 배찬승은 박주홍을 상대로 150㎞/h 포심 패스트볼(직구) 2개를 연속으로 뿌려 1루수 파울 플라이를 유도했다. 타자가 가장 싫어하는 타구 결과가 파울 플라이다.푸이그를 상대로는 힘을 썼다. 초구 직구를 가운데 뿌렸다. 구속은 무려 155㎞/h. 배찬승은 '왕조 시절' 전천후 투수였던 차우찬(은퇴)를 떠올리게 할 만큼 강속구를 뿌리는 좌완으로 기대받았다. 정규시즌, 본무대에서 그의 공을 직접 확인한 팬들은 감탄을 연발했다. 배찬승은 이 승부에서 2·3구로 연속 슬라이더를 구사해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그는 이어 상대한 이주형과의 승부에서도 직구 2개로 2스트라이크를 만든 뒤 바깥쪽(좌타자 기준)으로 흐르는 슬라이더를 구사해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배찬승보다 먼저 지명된 전체 2순위 정우주(19·한화 이글스)도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전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한화가 3-4으로 지고 있었던 8회 말 마운드에 올랐고, KT 4번 타자 김민혁, 후속 장성우와 문상철을 모두 범타 처리했다. 정우주는 22일 개막전에서 타격감이 좋았던 김민혁과의 9구 승부에서 155㎞/h 직구를 뿌려 중견수 뜬공을 유도했다. 후속 타자 장성우에게도 초구만 슬라이더를 보여주고 4구 연속 직구를 던져 내야 땅볼을 솎아냈다. 문상철을 상대로는 초구 슬라이더, 2구째 직구, 3구째 직구로 3구삼진 처리했다. 우완 정통파 정우주는 고교(전주고) 시절 이미 160㎞/h 강속구를 뿌릴 수 있는 자질을 보여줬다. 문동주, 김서현과 함께 한화 젊은 파이어볼러 트리오 한자리를 꿰찬 그는 이날 자신이 왜 전체 2순위인지 증명했다. 이제 시선은 정현우(키움)에게 향한다. 정우주를 제치고 전체 1순위로 지명받은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키움 4선발로 낙점됐다. 내주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에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키움은 삼성과의 개막 시리즈에서 마운드가 무너지며 연패를 당했다. 키움이 25일 KIA전에서도 패하면, 정현우는 3연패 상황 속에 나서야 한다. 2020시즌 신인왕 소형준(KT 위즈)도 소속팀 3연패 상황 속에서 팀 4선발로 데뷔전을 치렀다. 상대는 두산 베어스였고 5이닝 2실점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배찬승, 정현우가 기대에 부응한 상황. 정현우는 어떤 데뷔전을 보여줄까. 야구팬 시선이 광주로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3.24 05:20
프로야구

강백호·원태인·안우진·김도영...'KBO리그산 빅리거' 명맥 이을 후보

2010년대는 'KBO리그산' 메이저리거가 쏟아진 시기다. 2012년 12월 류현진(38·현 한화 이글스)이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계약했고, 리그 대표 '거포 유격수'였던 강정호(38·은퇴)도 2015시즌을 앞두고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했다. 2016시즌엔 '타격 기계' 김현수(37·현 LG 트윈스), 홈런왕 박병호(39·현 삼성 라이온즈)가 각각 볼티모어 오리올스,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해 빅리그 무대를 누볐다. 일본 프로야구(NPB)를 호령한 이대호(43)와 오승환(43)도 각각 시애틀 매리너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향했다. 류현진과 '좌완 트로이카'를 구축했던 김광현(37)과 양현종(37)은 각각 2020년과 2021년 미국 무대를 밟았다. 이후 2020시즌 30홈런을 기록한 김하성(30)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며 KBO리그산 '야수' 빅리거 명맥을 이었고, 2022시즌 KBO리그 타격 5관왕을 해내며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가 된 이정후(27)도 2023년 12월, 포스팅으로 MLB 팀과 계약한 역대 아시아 야수 중 가장 많은 몸값(6년·1억1300만 달러)을 받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다시 한번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의 미구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한국시간)에는 KBO리그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3연패(2022~2024)를 해낸 김혜성(26)이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예비 빅리거로 기대받는 선수도 많다. 2018시즌 신인왕 강백호(KT 위즈)가 대표적이다. 이정후와 함께 한국 야구를 이끌어 갈 재목으로 기대받은 선수로 2022·2023시즌은 부상 탓에 부진했지만, 2024시즌 타율 0.289·26홈런을 기록하며 재기했다. 강백호(26)는 지난해 11월, 김혜성과 함께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기도 했다. 2025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홀가분하게 거취를 정할 수 있다. 강백호는 2022년까지 류현진·김하성 등 빅리거들을 관리하는 에이전시(에이스펙) 소속이기도 했다. 2024시즌 공동 다승왕(15승)에 오른 선발 투수 원태인(25·삼성)도 더 넓은 무대로 나갈 수 있는 선수다. 그도 2025시즌 1군 등록 일수(145일)를 채우고 소속팀 허락을 받으면 포스팅을 신청할 수 있다. 원태인은 지난해 한 연말 시작식에서 "포스팅은 할 생각이 없다. 다만 향후 2년 동안 발전, FA 자격을 얻었을 때 내 기량이 충분하다면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라고 했다. 원래 일본 리그를 선호했는데, (지난해 3월) 서울시리즈(다저스-샌디에이고)를 겪으며 미국 무대로 생각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원태인만큼 경쟁력을 갖춘 선수가 안우진(26)이다.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속과 구위, 슬라이더 퀄리티 모두 KBO리그 최정상급이다. 다만 안우진은 3시즌 더 등록 일수를 채워야 포스팅 신청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현재 군 복무 중인 그가 복귀해 공백기 없이 시즌을 치른다면, 2028시즌 이후 가능하다. 2024시즌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김도영(22·KIA 타이거즈), 2023시즌 신인왕 문동주(22·한화 이글스), 2003년생 특급 신성들도 MLB 진출을 예약했다. 특히 김도영은 지난해 11월 열린 프리미어12에서 해외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그는 5경기에서 타율 0.412·3홈런·10타점을 기록한 바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1.08 14:08
메이저리그

돈 쓴 보람 있네 다저스 'MVP 듀오'...베츠-오타니, MLB 타자 파워랭킹 1·2위 독식

지난겨울 역대 최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던 LA 다저스가 그 보답을 확실하게 받고 있다. '7억 달러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30)가 무키 베츠(32)와 함께 현재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타자로 꼽혔다.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3일(한국시간) 현재 최고의 타자를 꼽는 타자 파워랭킹 TOP 10을 발표했다.1위는 변동이 없다. MLB닷컴은 "이번 시즌 지금까지 설문조사를 세 차례 했지만, 언제나 같은 스타가 1위를 차지했다"고 1위를 차지한 베츠의 활약을 소개했다. 올 시즌 다저스에서 주전 유격수, 그리고 2루수까지 소화 중인 베츠는 33경기에서 타율 0.377 6홈런 25타점 29득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 0.481 OPS 1.104로 특급 리드오프로 다저스의 승리를 이끌고 있다. 타율, 출루율, OPS, 득점, 안타 부문에서 1위를 달린다.MLB닷컴은 "베츠는 다저스에서의 첫 4시즌 동안 매우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는 두 번이나 차점자에 그쳤다"고 전했다. 2020시즌을 앞두고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베츠는 매년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2020년과 지난해 모두 MVP 투표 2위에 그친 바 있다. MLB닷컴은 "그가 2018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세운 괴물 같은 MVP 시즌만큼 할 지는 의문이다. 올해는 분명 갈 길이 멀다"고 바라봤다. 베츠는 2018년 타율 0.346 180안타 30홈런 30도루 80타점 129득점, 출루율 0.438 장타율 0.640 OPS 1.078을 기록하고 아메리칸리그 MVP에 오른 기억이 있다.아직 시즌이 한참 남았지만, 현재 페이스라면 2018년 성적에 도전해볼 법 하다. 매체는 "아직까지는 베츠가 그 길을 걷고 있다. 설문조사에서도 3번 모두 1등을 했다"고 소개했다. 2위는 오타니가 차지했다. 지난 2021년과 2023년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한 오타니는 최근 파괴력만 따지면 베츠 이상이다. 올해도 타자로는 베츠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친다. 다만 수비 부담이 높은 베츠와 달리 지명타자만 소화 중이라 향후 평가에선 불리할 수 있다.오타니는 지난 파워랭킹 투표 때는 4위에 그쳤으나 이번엔 2위까지 올랐다. 현재 시즌 성적은 32경기 타율 0.336 7홈런 19타점, 출루율 0.399 OPS 1.017이다. MLB닷컴은 "오타니가 새 팀에 와 조금 느리게 출발했을 때를 기억하나"라며 "비교적 침묵했던 첫 8경기 이후 오타니는 24경기 동안 타율 0.367 출루율 0.432 장타율 0.714, 7홈런 1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쉬움을 남기는 게 득점권 성적이다. MLB닷컴은 "다만 올 시즌 그에게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주자가 없을 때 오타니의 OPS는 1.281이다. 주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OPS는 0.775가 되고, 득점권 상황에는 겨우 0.487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3위에는 'FA로이드'를 맞은 후안 소토(뉴욕 양키스)가 선정됐다. 지난 투표에서도 소토는 2위에 오른 바 있다. 소토는 현재 타율 0.331 41안타 8홈런 25타점, 출루율 0.441 OPS 1.030 등을 기록 중이다. 매체는 "소토가 2021년부터 2023년까지는 매년 페이스가 조금 늦게 올라왔다. 소토는 내년 좋은 계약을 위해 올해는 그렇게 하지 않으려 했다. 전속력을 다해 출발한 그는 멈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4위에는 소토와 아메리칸리그 MVP를 경쟁 중인 거너 헨더슨(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선정됐다. 지난해 신인왕 수상자인 그는 올해 공수겸장 활약으로 소토와 자웅을 겨루는 중이다.이어 5위에는 지난 파워랭킹 6위 호세 알투베가 올랐고, 포수로 놀라운 타격을 자랑 중인 윌리엄 콘트레라스가 10위에서 6위로 급상승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03 09:58
프로야구

[IS 피플] '레전드' 김태균 발자취...'홈런왕' 노시환도 이제 그 길을 안다, 그리고 나아간다

"꼭 김태균 선배님을 뛰어넘어보고 싶어요. 제2의 김태균이 아닌, 제1의 노시환(24·한화 이글스)이 될 수 있도록 제 타격을 만들고, 노력하고 싶습니다."지난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노시환이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다. 최고의 시즌을 넘어 '레전드'가 되고 싶은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노시환은 지난 19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을 마지막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마쳤다. 7경기 출전해 타율 0.375(16타수 6안타) 2홈런 6타점 2득점으로 페이스가 좋다. 장타율 0.750과 득점권 타율 0.667로 4번 타자의 존재감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노시환은 이미 지난해 정규시즌에도 활약했다.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으로 홈런·타점 2관왕에 올랐다.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에 밀려 최우우수선수(MVP) 수상엔 실패했으나 명실상부한 최고의 타자가 돼 리그에 군림했다.홈런왕으로 성장하는 길이 평탄하진 않았다.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한 노시환은 2021년 타율 0.271 18홈런으로 성장했지만 이듬해 6홈런에 그쳤다. 그를 견제한 상대 투수들의 유인구를 이겨내지 못했고, 홈런 타자가 없는 타선에서 고군분투하다 스스로 무너졌다. 그런 노시환을 지켜본 이가 대선배,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었다. 2020시즌을 마지막으로 야구장을 떠난 김 위원은 최근 저서 '타격에 관한 나의 생각들'을 통해 "2022년 노시환이 받았을 스트레스가 얼마나 컸을지 충분히 짐작이 된다"며 "노시환은 나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다. 그런데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더 많은 홈런을 치려는 마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김태균 위원도 노시환과 같은 길을 걸었다. 2001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했던 그는 2001년 타율 0.335 20홈런으로 혜성같이 등장했고, 2003년 22살 나이에 3할 30홈런 고지에 올랐다. 제2의 장종훈, 제2의 이승엽이라는 수식어가 따랐으나 2006년 타율 0.291 13홈런, 2007년 타율 0.290 21홈런에 그치는 등 부진했다. 김 위원은 "2006년 내 스윙이 커졌다. 홈런을 많이 치려면 공을 힘껏 잡아 당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스윙할 때 어깨와 골반이 일찍 열렸다. 가장 중요한 '벽'이 무너졌다. 선구안도 흔들렸다. 노시환의 2022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김 위원은 "타격에는 정답이 없다. 내게 맞는 답을 찾아내자"고 결론짓고 연구한 끝에 2008년 홈런왕에 올랐고, 일본프로야구(NPB) 진출, 2012년 복귀 후 타격왕에 오르는 등 대타자의 길을 걷는 데 성공했다.같은 길을 걷는 중인 노시환에게 김태균 위원의 경험은 어떻게 읽혔을까. 최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본지와 만난 노시환은 김 위원의 저서를 읽으며 김 위원에게 받았던 조언들, 본인이 부딪히며 느꼈던 통찰과 같은 공감을 느꼈다고 했다. 다음은 노시환과 일문일답.-2022년은 노시환에게 부담도 스트레스도 있었던 한 해였을텐데.아무래도 장타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다. 2021년 18홈런을 치면서 그대로 상승세를 탈 줄만 알았다. 확실히 더 연구하고 노력하지 않으니 바로 수치가 줄었다. 지금 보면 그때는 내가 좀 안주했다.주위에서 '홈런을 못 친다'는 이야기도 많이 하니 스트레스도 받았다. 그래서 더 독하게 비시즌을 준비했다.당시 김태균 선배님께서도 '너무 당겨치려고 하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 사실 처음엔 나도 2021년과 똑같이 쳤다. 그런데 홈런에 대한 스트레스가 생기니 언젠가부터 나도 모르게 당겨치고 있었다. 아마 선배님께서 그런 모습을 보셨던 게 아닐까.-지난해는 전체적으로 최고였다. 다만 좋지 못한 시기도 있었다. 시즌 초 홈런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었고, 5월 43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한 때도 있었는데.김태균 선배님께 질문을 드린 적이 있다. 그해 5월 2일 잠실 경기였다. 홈런이 2개밖에 나오질 않아 선배님께 '타격 폼을 바꿔봐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여쭤봤다. 그런데 선배님께선 '넌 지금도 너무 좋다. 이대로 계속 쳤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이미 스윙이 좋고, 좋은 스윙을 유지한다면 홈런은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하셨다.안 좋은 시기도 있었다. 선배님께선 책에서 그때의 저를 두고 오히려 '타격이 완성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 잘 쳤는지, 왜 못 쳤는지 꼼꼼하게 분석해서 꼭 기록하고, 기억해뒀으면 한다'고 하신 걸 읽었다.내 생각에도 무안타 기간이 선수로서 많은 걸 얻은 시간 같다. 무안타 기간이 없었다면, 지난 시즌을 결코 좋은 성적으로 마치지 못했을 거다. 많은 이들이 내게 '그 무안타 기간이 없었다면 홈런을 더 쳤을 거다. 35개는 치지 않았겠나'라고들 하신다. 하지만 그 무안타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얻은 게 많고, 느낀 점도 많다. 그 과정을 이겨내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그래서 슬럼프를 벗어나면서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얻어냈던 것이라 생각한다. -2023년 노시환은 홈런·타점왕이고, 김태균 위원은 선수 시절 공을 골라 치는 좋은 선구안의 중장거리 타자였다. 두 사람의 유형이 같은 것 같기도, 다른 것 같기도 한데.김태균 선배님이 선수 시절 때도 많이 말씀하셨지만, 책에서도 자신의 존으로 들어오는 공을 확실하게 공략하신다고 해주시더라.나도, 또 다른 타자들도 비슷하다. 타석에 들어섰을 때 내가 좋아하는 코스를 생각하고 가고, 그곳으로 오지 않는 공을 잘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모든 타자들이 그렇듯 나도 나만의 존이 있고 좋아하는 코스가 있다. 선배님도, 나도 그 공을 노리기에 메커니즘으로는 같다고 생각한다. 김태균 선배님께서 선수 시절 뛰어난 선구안을 갖추셨던 건 자신의 존 밖에 공들은 다 걸러낼 줄 아셨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나도 어릴 때부터 그런 습관을 들였던 건 아니다. 경남고 시절 때만 해도 공 보고 공 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조니 워싱턴 코치님이 오셨을 때부터야 비로소 나만의 존을 정립해야 한다고 배우기 시작했다. -김태균 위원이 책을 통해 로테이셔널 히팅 시스템과 웨이트 시프트 시스템을 비교해주셨더라. 노시환의 타격은 어느 유형에 가까울지 궁금하다.선수마다 다르지만, 선배님께서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주셨더라. 나 같은 경우 다리를 들고, 중심 이동(웨이트 시프트)을 하는 편이다. 제자리에서 힙 턴을 하는 로테이셔널 히팅과는 약간 다를 수 있다. 하체를 많이 이용하고, 중심 이동을 하면서 타구에 힘을 싣는 메커니즘이다. -'뜬공 혁명'의 시대다. 타자들의 스윙도 점점 퍼올리는 어퍼컷 스윙이 되는 것 같다. 홈런왕 노시환의 지향점도 혹시 그런지.어퍼컷 스윙이 정답은 아닌 것 같다. 김태균 선배님 책을 보니 최지만 선배께서도 'MLB 타자들은 어퍼컷 스윙으로는 160㎞/h 강속구에 대응할 수 없다. MLB 타자들도 간결하고 정확한 임팩트에 집중한다'고 하시더라.타구를 띄우는 게 홈런을 가장 많이 칠 수 있는 이상적인 스윙인 건 맞다. 하지만 타자마다 다르다. 파워가 부족한 선수라면 강하게 쳐서 라인 드라이브를 노리는 게 장타로 이어질 수 있다. 나처럼 힘이 있는 유형이라면 최대한 뜬공을 생각하고 칠 것이다.다만 그게 어퍼컷 스윙을 의식한다곤 볼 수 없다. 내 경우 스윙은 어릴 때부터 해온 것이 있기에 절대 바꾸지 않는다. 크게 의식하고 스윙하는 대신 타석에서 내가 정립한 존을 노리고, 오롯이 타격 타이밍에만 신경 쓴다.스윙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선배님도 강조하셨지만, 난 타석에 들어섰을 때 왼쪽 벽을 최대한 열리지 않게 닫아놓고 친다. 벽을 유지한다는 것만 생각하고 치면, 다른 타격 포인트들은 자연스럽게 이뤄져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좋은 타자들은 모두 벽이 만들어져 있다. 다만 너무 기본적인 부분이라 그 점을 의식하지 못하는 타자들이 많은 것 같다. 직접 느껴보지 못해서 그렇다. 나도 2022년까진 벽을 신경쓰지 않고 쳤는데, 지난해 채은성 선배님을 통해 많이 배웠다. 김태균 선배님께서 강조하신 내용과도 일맥상통했다. 왼쪽 어깨가 열리거나 왼쪽 골반이 미리 열리면 변화구가 올 때 칠 수 없다. 이제는 항상 등 뒤에 벽이 있다고 생각하고, 절대 무너지지 않게 의식하면서 타격하고 있다.-타격하면 힘을 빼고 해야 한다는 말이 있던데. 파워 히터 노시환도 힘을 빼고 치는 건지.오히려 안 맞을 때 보면 항상 몸에 힘이 들어가 있다. 김태균 선배님께선 70%만 힘을 써야 90%를 쓸 수 있다고 강조하시더라. 모든 타자들이 마찬가지다. 힘이 들어가면 타이밍이 늦게 된다. 그래서 선배님 말씀에 참 공감이 가더라.물론 레전드인 선배님과 달리 후배 타자들에겐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힘을 처음에 빼고 치더라도 길게 못 가기도 한다. 결국 다시 힘이 들어가게 돼 있다. 그래서 힘 빼는 게 제일 어려운 일 같다. 나도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제2의 김태균 이야기를 듣고 입단했던 노시환이 이젠 확실하게 4번 타자 자리를 이어받은 것 같다.김태균 선배님이 책에서 신인 시절 이야기를 해주셨다. '제2의 장종훈'이라는 이야기가 스스로도 허황되게 느껴질 정도로 프로의 벽이 높았다고 하시더라. 화장실에서 눈물도 흘려보셨다고 했다. 그 과정을 거쳤기에 신인왕이 되셨고, 311홈런을 친 레전드로 성장하신 것 같다.나도 신인 때부터 '제2의 김태균'이란 말을 참 많이 들었다. 선배님이 거치셨던 것처럼 나도 신인 때 스스로 야구를 너무 못한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내가 야구에 재능이 있긴 했나'라는 생각까지 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고, 계속 연구하고 노력했다.그러니 야구가 점점 늘더라. 그리고 그게 참 재밌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이 자리까지 왔다. 오히려 그렇기에 부담감은 없었던 것 같다. 그 과정이 즐거웠으니까.이제는 김태균 선배님을 꼭 뛰어넘어 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다. 제2의 김태균이 아닌 제1의 노시환이 되려면 더 노력하고, 내 것을 더 잘 만들어가야 한다.선배님이 그러셨듯 나 역시 나만의 메커니즘이 있고, 나만의 연구 방법을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 더 연구하고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선배님께서 타격에 정답이 없다고 하시더라. 동의한다. 야구엔 정답이 없다. 그리고 좋은 성적도 언제 한순간에 무너질지 모른다. 사람의 몸은 계속 변하기에 계속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또 항상 겸손해야 하고,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분명 언젠간, 더 좋은 날이 자신에게 찾아올 거로 믿는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20 08:02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김하성까지? 새해에도 트레이드 시장은 뜨겁다

올겨울 메이저리그(MLB) 스토브리그는 어느 해보다 뜨겁다.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 그리고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까지 세간을 놀라게 한 대형 계약이 줄을 이었다. 이적 시장이 마무리된 것도 아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는 코디 벨린저·블레이크 스넬·조시 헤이더 같은 대어급 선수들이 미계약 상태다.트레이드 경쟁도 치열하다. 트레이드는 큰돈이 들어가는 FA보다 현실적인 전력 보강 방법으로 평가받는다. 이미 뉴욕 양키스가 외야수 후안 소토와 알렉스 버두고를 트레이드로 영입, 약점을 보완했다. 오타니와 계약한 다저스는 탬파베이 레이스의 에이스 타일러 글래스노우를 트레이드한 뒤 곧바로 5년짜리 대형 계약을 마쳤다. 2024시즌 영입 타깃이 될 만한 선수는 누가 있을까.투수 중에는 셰인 비버(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코빈 번스(밀워키 브루어스)가 눈에 띈다. 비버는 2020시즌 아메리칸리그(AL), 번스는 2021시즌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수상자다. 클리블랜드는 지난해 가빈 윌리엄스·태너 비비·로건 알랜을 비롯한 영건 삼총사가 선발 로테이션에 연착륙했다. 마운드 운영에 여유가 생기면서 몸값(2023시즌 연봉 130억원)이 만만치 않은 비버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커졌다. 아드리안 하우저를 내보낸 밀워키는 팀의 방향성에 의문을 표한 번스와 결별을 예고한 상태. 리빌딩이 유력한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에이스 딜런 시즈의 트레이드를 물색 중이다. 내야수 트레이드 자원으로는 윌리 아다메스(밀워키) 김하성과 제이크 크로넨워스(이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조나단 인디아(신시내티 레즈) 호르헤 폴랑코(미네소타 트윈스) 등이 꼽힌다. 아다메스는 타율이 높지 않고 삼진도 많다. 하지만 한해 30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준수한 수비력을 갖춘 유격수 자원이다. 김하성과 크로넨워스는 샌디에이고의 약점 포지션인 선발진과 외야수 보강을 위해 매물로 내놓을 수 있다는 얘기가 꾸준히 나온다. 연봉(2024시즌 90억원)이 낮은 김하성은 여러 팀에서 군침을 흘릴만한 자원. 크로넨워스는 올해부터 발동되는 7년 장기 계약(총액 1039억원)이 장애물이다. 2021년 NL 신인왕 인디아는 엘리 데 라 크루스·매트 맥클레인·크리스티안 엔카나시온-스트랜드 등에 밀렸다. 2루수로 한방 능력을 갖춘 플랑코 역시 신예 로이스 루이스·에두아르도 훌리엔 등의 등장으로 트레이드 가능 선수로 분류된다. 외야수 중에선 탬파베이의 랜디 아로사레나, 화이트삭스의 엘로이 히메네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앤서니 산탄데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3년 연속 20(홈런)-20(도루)을 해낸 아로사레나는 탬파베이 핵심 타자 중 하나. 히메네스는 데뷔부터 최고의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잦은 부상 탓에 고전하기도 했지만 한해 30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거포다. 최근 두 시즌 61홈런을 기록한 산탄데르도 트레이드 시장의 '뜨거운 감자'다. 앞서 언급한 선수들은 즉시 전력감이다. 이적이 성사된다면 리그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과연 이들은 어디로 향할까. 2024시즌의 또 다른 '태풍의 눈'이 될 것이다.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01.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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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공사판 전전하던 최형우, 역대 최고 해결사 등극

최형우(40·KIA 타이거즈)가 KBO리그 타점 역사를 다시 썼다. 순탄하지 않았던 지난 21년 프로 선수의 길을 버텨낸 훈장이다.최형우는 지난 2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서 4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KIA가 0-1으로 지고 있던 4회 초 1사 1루에서 상대 투수 한승주의 초구 144㎞/h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으로 연결했다. 지난주까지 최형우는 개인 통산 1498타점을 쌓으며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갖고 있던 이 부문(통산 타점) 최다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이날(20일) 한화전에서 타점 2개를 추가하며 신기록을 경신했고, KBO리그에서 1500타점 고지를 밟은 역대 최초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길고 험한 여정이었다. 최형우는 2002년 포수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지만, 4시즌(2002~2005) 동안 대타·대수비로만 6경기(1군 기준)에 출전한 뒤 방출당했다. 이후 고향에 돌아간 그는 돈도, 갈 곳도 없던 시간 동안 공사판에서 막노동을 하기도 했다. 이를 악물고 성공 의지를 불태운 시기였다. 군 입대는 최형우의 야구 인생 변곡점이었다. 먼저 지원한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는 탈락했지만, 경찰청 야구단에서 복무할 기회가 주어졌다. 김용철 당시 감독의 제의로 포수에서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꾼 그는 타격 훈련에 매진했고, 2007년 2군 리그(퓨처스리그)에서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 타이틀을 차지하며 잠재력을 드러냈다. 전역 뒤 삼성이 다시 내민 손을 잡아 프로 무대로 복귀했다. 최형우는 이후 승승장구했다. KBO리그 대표 타자였던 양준혁·심정수의 뒤를 이어 삼성의 중심 타자로 올라섰다. 2008년 타율 0.276·19홈런·71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고, 2011년부터 5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삼성 왕조의 4번 타자로 자리매김했다.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을 앞두고 치른 2016시즌 타격 3관왕(타율·안타·타점)에 오르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린 최형우는 이어진 스토브리그에서 KIA와 기간 4년 총액 100억원에 계약하며 KBO리그 최초로 100억원 몸값 시대를 연 주인공이 됐다. 우리 나이로 서른여덟 살에 치른 2020시즌에는 타율 1위(0.354)에 오르며 건재를 보여준 뒤 다시 KIA와 3년 재계약(47억원)을 따내기도 했다. 타점 기록은 최형우가 선수 생활 황혼기를 버텨낼 수 있는 힘이었다. 2016시즌 타격 3관왕을 차지하고도 외국인 선수 더스틴 니퍼트(당시 두산 베어스)에게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를 내준 뒤 그는 한동안 목표를 잃었고 ‘나는 최고가 될 수 없구나’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눈앞 타석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통산 타점 신기록 고지가 보였고, 새 목표를 정했다. 시련은 또 있었다. 그는 2021시즌 타율 0.233·55타점에 그칠 만큼 부진했고, 2022시즌 전반기도 나아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 시기 최형우는 은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그렸다.하지만 목표로 삼은 통산 타점 신기록 달성을 위해 다시 일어섰다. 최형우는 “그나마 유일하게 자부심을 갖고 있는 기록이 타점이었다”라면서 “부진했던 시기에 타점 1개의 소중함을 깨닫기도 했다”라고 돌아봤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최형우에게 타점에 가장 애착이 큰 이유를 묻자 최형우는 “내 역할을 해내는 것이니까”라고 짧게 말했다. 더 긴 답변을 원하는 침묵 속 기다림에 그는 “동료들에 애써 (타점 기회를) 만들어주니까”라며 말끝을 흐리며 웃어 보였다. 홈런을 아니면 혼자 만들 수 없는 게 타점이다. 동료가 출루해야 한다. 최형우에게 타점은 개인의 성취이자 팀을 위한 책임감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6.2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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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한 살 최형우, 이승엽 넘고 KBO리그 최초 1500타점 달성

최형우(40·KIA 타이거즈)가 KBO리그 최초 1500타점 고지를 밟았다. 최형우는 2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에서 4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KIA가 0-1으로 지고 있던 4회 초 2사 1루에서 상대 투수 한승주로부터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을 쳤다. 개인 시즌 9호.최형우는 지난주까지 출전한 통산 2002경기에서 1498타점을 기록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갖고 있던 개인 통산 최다 홈런 1위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이 부문 단독 1위이자, 역대 최초 1500타점 돌파를 앞두고 나선 주중 첫 경기. 기다림은 오래가지 않았다. 2회 초 첫 타석에서 좌중간 2루타를 치며 배트를 예열한 최형우는 주자를 1루에 두고 타선 두 번째 타석에서 투수의 초구 144㎞/h를 걷어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타구가 담장을 넘어갔는지 확실하지 않았지만, 이내 심판은 손으로 원 모양을 그리며 홈런을 인정했다. 한화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원심이 유지됐다. 최형우는 2002년 포수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지만,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방출됐다. 이후 경찰야구단에서 재기한 뒤 다시 삼성에 재입단, 2008시즌 타율 0.276·19홈런을 치며 ‘늦깎이’ 신인왕에 올랐다. 이후 최형우는 삼성 주축 타자로 올라섰고, 5년 연속 정규시즌(2011~2015) 정상에 오른 삼성 왕조를 이끌었다. 2017시즌을 앞두고 고향팀 KIA와 기간 4년, 총액 100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하며 KBO리그 최초 100억원 몸값 시대를 열었다. 이적 첫 시즌부터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선수 한 명이 미치는 영향력을 증명했고, 2021시즌 우리 나이로 서른아홉 살에 3년 재계약까지 따냈다. 고비도 잘 넘겼다. 2020시즌 안구 질환과 기량 저하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최형우는 은퇴라는 단어를 가슴에 새기고 나선 지난 시즌 후반기 제 모습을 회복하며 KIA를 4년 만에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올 시즌은 마흔한 살 나이로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며 노장 투혼을 보여주고 있다. 최형우는 유일한 기록 목표로 통산 타점 1위를 꼽았다. 그 순간을 가장 이상적인 타격, 화려한 홈런으로 장식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6.20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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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점 뚜렷' 임기영-김기훈-윤영철, KIA 5선발 경쟁 본격화

스프링캠프가 3주 차에 접어들면서 투수들은 라이브 피칭과 실전 투수를 소화하기 시작했다. KIA 타이거즈 5선발 경쟁도 본격적으로 점화됐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1차 캠프 중인 KIA는 내주부터 본격적으로 평가전 들어간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 같은 시설을 쓰고 있고, 투손 지역에 NC 다이노스도 있다. 19일 대표팀, 21·22일은 NC와 붙는다. 숀 앤더슨·아도니스 메디나 두 외국인 선수와 에이스 양현종 그리고 이의리까지는 선발이 확정됐다. 김종국 감독은 남은 선발 한 자리를 두고 우완 사이드암 투수 임기영·좌완 스윙맨 김기훈 그리고 신인 투수 윤영철이 경합한다고 전했다. 세 후보들은 양현종과 이의리 대신 선발진 순번에 들어가 실전 경기를 소화한다. 가장 앞서 있는 투수는 임기영이다. 다른 두 투수와 경쟁 선상에 선 것만으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을 것 같다. 2017시즌부터 풀타임 선발을 뛰었고, 2021시즌엔 규정이닝을 채우며 양현종이 미국 무대 진출을 위해 이탈했던 시즌, 팀 선발진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2022)도 13패(4승)를 당했지만, 유독 승운이 없었던 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5선발 그가 5선발 '후보'인 것은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에도 한승혁과 경합했고, 외국인 선수의 부상 덕분에 선발진에 재진입할 수 있었다. 경기 운영 능력은 나쁘지 않지만,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힘은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김기훈은 2019년 1차 지명 유망주였다. 선동열 전 국가대표 감독이 스프링캠프 훈련을 보고 감탄한 재목이다. 2019·2020시즌 1군 무대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한 채 입대(상무 야구단)했지만, 그도 18개월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고, 구위도 더 좋아졌다. 실제로 지난해 9월 팀에 복귀, 9연패에 빠지며 5위 수성 위기에 몰려 있던 KIA에 큰 힘을 보냈다. 그가 불펜진에 가세하면서 6회 이후 마운드 운영에 숨통이 트인 것. 선수는 선발 투수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닝 소화 능력도 좋다. 사령탑 입장에선 기회를 주지 않을 수 없는 투수다. 다만 김기훈이 선발로 빠지면, 불펜에 스윙맨 역할을 할 선수가 한 명 준다는 고민이 생긴다. 셋업맨 장현식이 팔꿈치 수술 재활 치료로 개막 첫 달 합류가 어려운 상황. 여러가지 요인이 고려될 것 같다. 지난해 9월 전체 2순위로 지명된 신인 좌완 투수 윤영철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불펜 피칭을 지켜본 코칭 스태프들의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제구력과 변화구 완성도가 특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직 긁지 않은 당첨 복권. 불안 요인은 역시 경험이다. 2020시즌 신인왕 소형준(KT 위즈) 2021시즌 신인왕 이의리(KIA 타이거즈)는 이미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선발 투수로 낙점될 만큼 일찌감치 비범한 자질을 인정받았다. 윤영철은 구속(포심 패스트볼 기준)이 빠른 투수는 아니다. 2021시즌에도 슈퍼루키로 평가받은 '기교파' 김진욱(롯데 자이언츠)이 기대에 못 미쳤다. 세 투수가 장·단점이 명확하다. 이 경쟁은 예비 선발을 확보하고, 불펜도 강화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2023.02.1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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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 훔치기에 '0G 감독'됐던 벨트란, 프런트로 메츠 복귀

'사인 훔치기' 논란으로 뉴욕 메츠 감독에 선임되자마자 경질됐던 카를로스 벨트란(46)이 다시 메츠로 돌아간다. 이번엔 구단 프런트로 합류한다.미국 뉴욕포스트는 6일(한국시간) 벨트란이 메츠 프런트에 합류해 빌리 에플러 단장을 보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보직은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벨트란은 선수 시절 레전드 외야수였다. 통산 타율 0.279 435홈런 312도루 1587타점 1582타점의 호타준족을 자랑했다. 통산 20시즌을 뛰는 동안 신인왕, 올스타 9회, 실버슬러거 2회, 골드글러브 3회 등 화력한 이력을 남겼다.메츠는 그의 친정팀 중 하나였다. 2005시즌 팀에 합류해 7시즌 동안 뛰었고 이 기간 올스타 4회, 골드글러브 3회, 실버슬러거 2회를 경험했다.선수 생활을 마친 그가 돌아온 곳도 메츠였다. 지난 2017년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벨트란은 2020시즌을 앞두고 메츠 감독으로 내정됐다. 그러나 곧바로 문제가 생겼다.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2017년 전자기기를 사용해 상대 사인을 훔친 것이 폭로됐고, 벨트란과 알렉스 코라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이 주동자로 지목됐다. 결국 벨트란은 메츠 감독으로 단 한 경기도 치러보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놨다.현장을 떠난 벨트란은 이후 뉴욕 양키스 주관 방송사인 YES네트워크 해설 위원으로 일해왔다. 그러나 메츠 복귀는 꾸준히 추진되어 왔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벅 쇼월터 메츠 감독은 1년 전 그를 보조 타격 코치로 영입하자고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2.06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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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BC→WBC, 유망주에서 대표팀 주축으로 올라선 4인방

2017년 11월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은 꽤 흥미로운 대회였다. 출전 자격(24세 또는 데뷔 3년 차 이하)에 제한을 뒀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KBO리그를 이끌어 갈 신성들이 국제대회 경험을 더 많이 쌓을 수 있도록 와일드카드(3장)도 활용하지 않았다. 사령탑은 '국보 투수' 선동열 감독이 맡았다. 대선배이자 레전드와 함께할 수 있을 것만으로 젊은 선수들에겐 큰 행운이었다. 선발 시점을 기준으로 잠재력을 증명한 선수들이 두루 이름을 올렸다. 미래 성인 대표팀이 될 재목들이었다. 비록 일본에 2패를 당했지만 '승부 치기' 접전을 치르는 등 나쁘지 않은 대회를 만들었다. APBC 엔트리 25명을 구성한 기술위원회의 안목은 얼마나 맞아떨어졌을까. 약 5년이 지나 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을 앞둔 현재, APBC에 승선했던 선수 중 4명은 성인 대표팀에 승선할 만큼 성장했다. 심지어 야수 쪽은 팀의 기둥이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구창모(NC 다이노스)가 그 면면. 김하성은 현재 폼으로는 대표팀 최고의 선수다. 2021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고, 2년 차였던 2022시즌 공격과 수비 모두 괄목할만한 상승세를 보여줬다. MLB 데뷔 시즌엔 출전 기회가 적어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 하지만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팀 주전 선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이탈을 메우며 소속팀 주전 유격수로 뛰었고, 내셔널리그(NL) 이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정후는 현재 KBO리그 통산 타율(0.342) 1위에 올라 있는 선수다. 2017시즌 신인왕에 올랐고, 엘리트 코스를 밟아 정상급에 오른 뒤 2021시즌 타격왕, 2022시즌 타격 5관왕(타율·타점·안타·출루율·장타율)에 오르며 최고로 자리매김했다. 그가 MLB 진출을 선언하자,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버지 이종범(현재 LG 트윈스 코치) 그림자를 완전히 벗어났다. 야구를 처음 할 때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수식어와 중압감. 이정후는 이겨냈다. 2015년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상대 선발 투수 오타니 쇼헤이에게 13이닝 무실점 21삼진을 허용하며 침묵했던 한국야구. 이번 대회는 이정후가 있어 다를 것을 보인다. 박세웅은 2017년 APBC 대표팀의 에이스였다. 당해 시즌(2017) 데뷔 처음으로 두 자릿 수 승수를 기록했고, 소속팀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이끌었다. 1차 지명 특급 유망주였던 그가 정석대로 리그 대표 선발 투수로 성장한 것. 하지만 이후 시련을 겪었다. 2017시즌 너무 많은 이닝을 소화한 여파가 컸고, 부상으로 2018~2019시즌 연속으로 풀타임을 치르지 못했다. 시련은 박세웅을 강하게 만들었다. 어느새 규정이닝을 거뜬히 넘어설 수 있는 선수가 됐다. 최근 2시즌(2021~2022) 연속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기도 했다.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서 기간 5년, 총액 90억원에 장기 계약까지 따내며 故 최동원을 잇는 21세기 '안경 에이스'로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구창모는 양현종·김광현의 뒤를 잇는 좌완 에이스 기대주다. APBC 선발 시점보다 현재 훨씬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021시즌은 부상 탓에 통째로 등판하지 못했지만, 2020시즌 15경기에서 1점(1.74)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며 리그 정상급 투수가 됐다. 긴 공백기로 실전 감각 저하가 우려된 2022시즌도 평균자책점 2.10을 기록했다. '숙적' 일본의 전력이 역대 최고라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김하성은 "꼴찌가 일등을 이기는 게 야구"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눈앞 난관을 넘어서고 어느새 한국야구의 주축이 된 네 선수. 이번 WBC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2023.01.2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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