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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무, ‘친정’ KBS 첫 연예대상…“父투병, 힘들었는데 선물” [2025 KBS 연예대상]

전현무가 ‘친정’ KBS에서 첫 연예대상을 거머쥐었다.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는 이민정, 문세윤, 이찬원의 사회로 ‘2025 KBS 연예대상’ 시상식이 진행됐다.이날 대상은 KBS 아나운서 출신 전현무가 품에 안았다. MC 이찬원은 “친정에서 받는 첫 대상”이라고 소개했다.전현무는 후보인 코미디언 김숙, 김영희와 그룹 코요태 김종민, 배우 박보검, 방송인 붐, 가수 이찬원과 경합을 벌였다. 대상으로 호명된 전현무는 “당연히 박보검 씨라고 생각했고, 솔직히 KBS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놀라움을 표했다.그에게 상을 안긴 고정 출연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를 언급하며 “사장님들이 다 하는 프로그램이라서 내가 하는 역할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큰 상을 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한 전현무는 “20년 전 KBS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하며 이곳에 들어오겠다고 다짐했던 기억이 난다, 20년 만에 이런 큰 상을 받게 돼 믿기지 않는다”라며 남다를 감회를 덧붙였다. 전현무는 KBS 32기 공채 아나운서 출신이다.또한 부친의 투병 등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근황을 고백하면서 “방송을 많이 하면서 아버지 병원도 왔다 갔다 해 힘들었는데, KBS가 큰 선물을 준 것 같아 더 뜻깊다”며 “KBS의 아들로서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12.2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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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욱 저작권썰.zip]㉑-1. AI시대 ‘창작자 중심 거버넌스’ 구축은 어떻게? - 김형석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생성형 AI의 발전에 따른 급속한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 ‘AI-저작권법 제도개선 워킹그룹’ 발족에 이어 올해 3월에는 ‘2025 인공지능-저작권 제도개선 협의체’로 확대 운영하며 AI시대 저작권 쟁점에 대응하고 있습니다.워킹그룹 및 협의체는 2023년 12월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를 통해 ‘AI 산출물에 인간의 기여가 있으면 기여한 부분만큼 저작권이 인정되지만, 그 입증 책임은 개인에게 있다’는 간단명료한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현장에서는 이 원칙이 오히려 혼란의 출발점이 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제도 미비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AI시대의 저작권 논의 및 제도 구축이 법학자·정책 전문가 중심의 담론 속에서 진행되는 동안 정작 실제 저작물을 창작하는 창작자, 즉 ‘저작권자’는 논의 테이블에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아 논의의 시작부터 창작자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AI는 이미 음악 창작과 유통 등 산업 전 과정에 깊숙이 침투했으며, 관련 저작권 분쟁 역시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은 글로벌 이슈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보다 현실적인 소송 전략, 국제 협력 및 연대에 대응하기 위해 창작자가 논의의 주체가 되는 의사결정 구조 구축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시급한 당면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이번 마지막 4회차에서는 AI시대 저작권 논의의 ‘창작자 중심 거버넌스’는 어떻게 구축돼야 하는지, 그리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가 이 변화의 국면에서 어떤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지를 KOMCA 회장 후보로 입후보한 김형석의 시각을 통해 짚어보고자 합니다.◇ 김형석(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장 후보 기호 1번)“KOMCA는 투쟁의 역사입니다. 저작권법이 있으니 그냥 돈이 들어오는 게 아니에요. 지금 역시 AI 얘기를 하고 있지만 이것도 투쟁의 역사예요.”그는 과거 KOMCA가 노래방 징수 문제로 현장에서 직접 충돌하며 권리를 확보해 온 역사를 예로 들었다. 저작권은 법이 자동으로 지켜준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싸움과 협상을 통해 확보돼 왔다고 설명했다. AI시대 역시 다르지 않다고 했다.김형석은 KOMCA는 더 이상 단순한 징수·분배 기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진단했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음악 산업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는 상황에서, KOMCA가 국제 저작권 정책과 기술 표준을 논의하는 테이블에 직접 참여하는 플레이어가 돼야 하며, 지금이 협회 역사상 가장 전략적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AI 시대 ‘창작자 중심 거버넌스’ - 투명성, 대관 업무“KOMCA는 정말 중요한 기로에 서 있어요. 예전의 KOMCA로 쪼그라들 것인지 아니면 AI나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서 디지털 Transforming에 맞는 새로운 저작권 수익 구조를 구축할 것인지.”그러면서 그는 논의 구조의 중심에 서기 위해서는 ‘투명성’이 전제돼야 하며, 기술변화보다 KOMCA의 신뢰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창작자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가장 첫번째 조건은 투명성이에요. KOMCA가 높은 벽이 아니고 든든한 친구가 돼야 하는데, 결론적으로 투명하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예요.”뿐만 아니라 그는 협회의 재정 구조를 두고도 날카롭게 지적했다. KOMCA는 연간 4500억 원 규모의 저작권료를 징수·분배하는 조직으로, 실질적으로는 금융기관에 준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감사·인사·회계 시스템은 여전히 과거의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이전 KOMCA 규모가 크지 않았을 때는 (협회가) 사랑방 같았어요. 길드 혹은 유니온같이. 지금은 그 시대가 아닌데도 시스템은 수십년 전 그대로예요. 이제 시스템이 바뀌어야 합니다.”김형석은 전문경영인 제도의 도입과 금융기관 수준의 감사 체계, 외부 감사를 포함한 구조 개편 없이는 협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피력했다. 6만여 명의 회원을 대표하는 KOMCA 회장 직위 역시, 전문경영인을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이사회 구조와 임기 중간 평가 등의 제도적 안전장치 구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KOMCA 미래 가치 - 디지털 기반 플랫폼 조직으로 창작자의 권리를 위한 투쟁그가 말하는 변화의 방향은 협회가 완전한 디지털 기반 플랫폼 조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징수·전송·매칭·분배 전 과정을 디지털화함으로써, 회원 개개인이 자신의 저작권료 흐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구상이다. 김형석은 이 변화 없이는 KOMCA가 미래 AI시대의 저작권 문제를 감당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물론 이러한 개혁에는 상당한 비용이 수반된다. 그는 이 지점에서 협회의 역할을 다시 한번 ‘투쟁’이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다만 이 투쟁은 더 이상 소송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국제 규범 설정, 기술 표준화, 정부 정책 협상까지 포함하는 훨씬 넓은 차원의 싸움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기재부도 가야 되고, IT 문제니 과기부도 가야 됩니다. 설득하고, 끌어오고 네트워크를 총동원 해야 되고요. 지난한 어떤 시도들이 있어야 합니다. 쉽지 않은 국제관계도 고려해야 해요. 지금 중국 저작권료는 징수가 되고 있지 않은데 해결해야죠. 그러려면 (중국) 선전부 사람도 만나야 하고요. 법을 제정하는 거나 시행령을 바꾸기 위해서 대관 업무가 필요한데, 문체부가 안된다고 하면 추진이 어렵거든요. 결국 이런 문제들을 끊임없이 테이블에 올려놓고 이야기해야 돼요. 우리의 권리를 위해서요.“김형석이 그리는 AI시대의 KOMCA는 방어적인 조직이 아니다. 국제 분쟁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정부와 산업을 연결하며, 창작자의 권리를 구조적으로 지켜낼 수 있는 전략 기구다.“권리는 남이 지켜주는 게 아닙니다. 스스로 지켜야 하는데, 혼자서는 힘드니까 우리가 다 모여서 지키자는 게 KOMCA의 근본적 존재 이유입니다. KOMCA가 선도해야 합니다. 지금이 골든타임입니다.”김지욱 ㈜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 ▶ 저자소개=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 현재 (주)메이저세븐이엔엠의 대표로 음악 저작권과 콘텐츠 현장에서의 음악 저작권 관련 업무 및 자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JTBC ‘싱어게인’,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 tvN ‘태풍상사’, ‘폭군의 셰프’, SBS ‘우리들의 발라드’, Mnet ‘보이즈플래닛’ 등 다수 프로그램 및 콘텐츠의 음악 저작권 관리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2025.12.1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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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욱 저작권썰.zip]㉑-2. AI시대 ‘창작자 중심 거버넌스’ 구축은 어떻게? - 이시하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생성형 AI의 발전에 따른 급속한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 ‘AI-저작권법 제도개선 워킹그룹’ 발족에 이어 올해 3월에는 ‘2025 인공지능-저작권 제도개선 협의체’로 확대 운영하며 AI시대 저작권 쟁점에 대응하고 있습니다.워킹그룹 및 협의체는 2023년 12월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를 통해 ‘AI 산출물에 인간의 기여가 있으면 기여한 부분만큼 저작권이 인정되지만, 그 입증 책임은 개인에게 있다’는 간단명료한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현장에서는 이 원칙이 오히려 혼란의 출발점이 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제도 미비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AI시대의 저작권 논의 및 제도 구축이 법학자·정책 전문가 중심의 담론 속에서 진행되는 동안 정작 실제 저작물을 창작하는 창작자, 즉 ‘저작권자’는 논의 테이블에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아 논의의 시작부터 창작자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AI는 이미 음악 창작과 유통 등 산업 전 과정에 깊숙이 침투했으며, 관련 저작권 분쟁 역시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은 글로벌 이슈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보다 현실적인 소송 전략, 국제 협력 및 연대에 대응하기 위해 창작자가 논의의 주체가 되는 의사결정 구조 구축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시급한 당면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이번 마지막 4회차에서는 AI시대 저작권 논의의 ‘창작자 중심 거버넌스’는 어떻게 구축돼야 하는지, 그리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가 이 변화의 국면에서 어떤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지를 KOMCA 회장 후보로 입후보한 이시하의 시각을 통해 짚어보고자 합니다.◇ 이시하(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장 후보 기호 2번)“협회가 시대를 선도하진 못하더라도, 시대에 발맞추기라도 했다면 문체부가 이렇게까지 나설 이유는 없었을 거예요.”KOMCA는 올해 1월 문체부에 의해 ‘공식유관단체’로 지정됐으며, 급기야 지난 10월 국감에 출석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오랜 기간 계속 시정요구를 하고 조치를 취했음에도 따라오지도 않고 뭔가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공개적인 질타를 받는 상황까지 이르렀다.이시하는 이에 대해 연간 4000억 원 이상을 징수·분배하는 KOMCA의 재무 규모에도 불구하고 CTO(최고기술책임자)·CFO(최고재무책임자)조차 없는 현 상황을 짚으며 문체부의 강도 높은 개입이 불가피해진 현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더욱이 KOMCA 전체가 2025년 대한민국의 상식과 속도에 미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에 갇혀 있으며, 이 상태로는 국제적 AI 규범 변화 속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저작권 정책 논의의 장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 주관으로 AI 저작권 관련 각종 공청회와 학술회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창작자가 참여했다는 소식을 찾아보기 어렵다.“대한민국에서는 음악인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녹아 들어가지 못해요. AI 문제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음악 산업 전반의 문제입니다.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나 행정하는 사람들이 와서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들을 학술적이거나 행정적으로만 주고받으며 지지고 볶는 느낌이에요.”◇ 창작자가 주축이 되는 ‘상생협의체’의 구축이시하는 이렇게 창작자들의 목소리가 제외된 현재의 저작권 정책 논의를 ‘비현실적인 이야기의 반복’이라고 규정했다. 창작자, 행정, 법학이 각자 따로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현실과 괴리된 정책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그가 제시한 해법은 저작권자를 중심에 둔 상생 협의체의 구축이다.“창작자를 주축으로 법학자, 그리고 문체부까지 상생협의체를 만들어서 같이 논의하는 구조가 1단계가 돼야 합니다. 법학자들이 창작 환경을 정확히 이해할 수 없는데 이론을 가지고 ‘탁상공론’하는 것은 이미 많이 했잖아요. 창작자 중에서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여러 명 있어요. 문제는 ‘장을 깔아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KOMCA가 그 역할의 주체가 돼서 ‘목소리를 낼 장’을 만들어줘야 합니다”결국 그는 창작자가 정책의 소비자가 아니라 정책의 생산자, 즉 의사결정 과정의 한 축이 돼야 하며, 지금의 KOMCA가 그러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행정 편의주의’에 있음을 지적했다.“무슨 일이 있을 때 ‘바깥 다른 나라 협회들은 어떻게 하는지 추이를 지켜보자’가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부터 고민하고 빠르게 반영하는 KOMCA가 돼야 합니다”◇ AI 시대 권리를 지키는 방식,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직접 행동특히 해외 저작권 협회와 주요 글로벌 음반사가 학습 데이터 공개, AI 생성물의 권리 소재를 두고 연이어 소송을 제기하며 대응 체계를 정비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이러한 흐름을 체감하기는 어렵다.이시하는 이에 대해 미국의 드라마 작가조합(WGA)의 집단 소송 사례를 언급하면서 ‘AI가 우리의 작품으로 학습했다면 우리는 평생 보상받아야 한다’는 미국 창작자들의 논리를 인용해 동일한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우선 ‘협상’하되 불응 시 ‘소송’을 통해서라도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것이다.“회원으로 있을 때 답답해서 임원(이사)이 됐는데 이사가 되니 더 답답했어요. ‘회장이 돼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 협회가 시대에 뒤처질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 선거에 출마하게 됐습니다. 창작자의 불안감을 실제로 줄일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언제까지 탁상공론만 할 건가요?”김지욱 ㈜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 ▶ 저자소개=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 현재 (주)메이저세븐이엔엠의 대표로 음악 저작권과 콘텐츠 현장에서의 음악 저작권 관련 업무 및 자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JTBC ‘싱어게인’,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 tvN ‘태풍상사’, ‘폭군의 셰프’, SBS ‘우리들의 발라드’, Mnet ‘보이즈플래닛’ 등 다수 프로그램 및 콘텐츠의 음악 저작권 관리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2025.12.1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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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꼽은 ‘아바타’ 시즌3, 관전 요소... #무서운 망콴족 #3500개 VFX #완결형 [종합]

“가장 감정적이고, 가장 기술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합니다.”‘아바타’ 시리즈의 세번째 ‘불과 재’ 에피소드 공개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연출을 맡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이번 시리즈를 전작보다 크게 자신했다. 물의 부족과 불의 부족의 충돌, 하늘을 가르는 상인들, 깊어진 가족 서사 등 다채로운 관전 포인트를 직접 짚었다.12일 열린 영화 ‘아바타: 불과 재’ 화상 간담회에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20년째 ‘아바타’ 시리즈를 만들고 있다. ‘판도라 행성’ 자체가 디테일한 세계관이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도화지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아바타: 불과 재’는 제이크와 네이티리의 첫째 아들 네테이얌의 죽음 이후, 깊은 상실감에 빠진 설리 가족 앞에 ‘바랑’이 이끄는 재의 부족이 모습을 드러내며 시작된다. 불과 재로 뒤덮인 판도라에서 더욱 거대한 위기가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이번 작품은, 국내 1362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신화를 쓴 ‘아바타’ 시리즈의 세 번째 영화다. 카메론 감독은 이번 시리즈에 3000명이 넘는 인력이 4년 이상 참여했고, VFX 장면만 3500개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실적인 것 같으면서도 현실일 수 없는 꿈같은 환상의 세계로 안내하겠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기존 ‘나비족’ 외에 바람 상인 ‘틸라림 부족’, 재의 부족 ‘망콴족’이 합류해 기대를 더한다.감독은 “틸라림 부족은 과거 실크로드를 누비던 유랑자들을 모티브로 했다. 이들은 하늘을 날며 계절의 영향을 따라 이동하고, 물품뿐 아니라 정보를 교환하는 매력적인 부족”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재의 부족 ‘망콴족’은 “위협적이고 약탈적인 부족”이라고 정의했다.이어 “나에게 ‘불’은 혐오·증오·폭력·트라우마를 상징한다. 망콴족 리더 바랑은 어린 시절 마을 붕괴라는 상처를 왜곡된 방식으로 풀어내며 위협적인 존재가 된다”고 강조했다. 바랑은 우나 채플린이 연기한다.카메론 감독은 우나 채플린에 대해 “정말 현실적이고 실감나게 연기했다”고 극찬했다. 이 밖에도 샘 워싱턴, 조 샐다나,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 케이트 윈슬렛 등 기존 캐스트가 그대로 참여하고, 데이비드 듈리스 등 새 배우들도 합류해 존재감을 드러낸다. 의상 디자인 역시 새로운 디테일이 더해졌다. 의상 디자이너 데보라 L. 스콧이 원주민 전통 의상에서 영감을 받아 수공예 기법을 개발하고 이를 첨단 기술과 결합해 수천 점의 의상과 소품을 제작했다. 정교한 장식과 자수 등을 발전시키며 ‘나비족’ 의상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론 감독은 “하늘을 나는 바람 상인의 의상이 가장 어려웠다”고 웃어 보이기도 했다.‘아바타: 불과 재’는 시리즈 중 가장 기승전결이 완성된 영화가 될 전망이다. 카메론 감독은 “시즌1이 세계 소개, 시즌2가 가족 이야기였다면 이번은 완결형이다. 해소되지 않는 것이 없다”며 “캐릭터들이 겪는 도전과 아픔, 모든 흐름이 안에서 완결된다”고 설명했다.반응도 뜨겁다. 개봉 6일 전인 11일 오전 8시 기준 사전 예매율은 40%에 근접했다.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제31회 크리틱초이스 시상식 후보에도 오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영화는 오는 17일 대한민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12.12 11:48
영화

이병헌, 美골든글로브 트로피 품을까…‘어쩔수가없다’ 3부문 후보 [종합]

박찬욱 감독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3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8일(현지시각) 골든 글로브 측은 내년 열릴 제83회 시상식 후보작(자) 명단을 발표했다. ‘어쩔수가없다’는 외국어영화상 부문과 뮤지컬/코미디 부문 최우수영화상 후보에 올랐다.주연인 이병헌은 뮤지컬/코미디 부문 최우수 남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조지 클루니, 티모시 샬라메 등 쟁쟁한 할리우드 배우와 겨루게 됐다.1944년 시작된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전세계적으로 성과를 인정받는 영화와 텔레비전 작품 및 배우를 선정하는 권위있는 시상식이다. 한국 영화 중에선 ‘기생충’과 ‘미나리’가 수상에 성공했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한국을 대표해 내년 열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상 부문에 출품된 터, 최근 ‘어쩔수가없다’는 후보 지명을 위해 현재 북미 지역의 각종 영화제와 시상식 등에서 작품을 소개하고 지명과 수상을 가늠해 보는 ‘오스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앞서 아카데미 전초전 중 하나인 제35회 고섬 어워즈에서 국제장편상, 남우주연상(이병헌), 각색상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엔 불발한 바, 골든글로브에선 어떤 성과를 얻게 될지 기대가 모인다.한편 제83회 골든글로브는 내년 1월 11일 오후 8시부터 11시(미국 동부 시간)에 CBS 텔레비전 네트워크에서 방영되며, 미국 내 파라마운트+에서 스트리밍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12.08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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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욱 저작권썰.zip]⑳-1 AI가 학습한 음악 데이터에 대한 ‘인간의 기여도’ : 김형석

AI를 활용한 음악창작물은 100% AI가 만들어낸 생성물과 AI와 인간의 기여가 함께 반영된 ‘협업형 생성물’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분류할 수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국내의 저작권 정책은 후자, 즉 ‘인간 기여분’이 존재하는 경우에 한해 저작물을 인정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본질적인 질문이 남습니다. 과연 AI가 만들어낸 부분은 ‘AI의 순수 창작물’인가?AI 모델은 수천만 곡의 인간 창작물을 학습해 만들어진 확률 기반 모델이며 스타일·코드·리듬·악기 구성 등 생성물의 음악적 특성은 결국 기존 저작물의 축적된 패턴을 재조합한 결과물입니다. 이 점은 넓은 의미에서 볼 때 AI가 창작한 부분 또한 ‘인간 창작물의 잠재적 기여’가 스며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집니다.이와 관련해 최근 국내외 음악 저작권 업계에서는 Suno·Udio 등 생성형 AI(GAI)가 특정 원곡을 몇 퍼센트 참고했는지, 또는 어떤 음악적 요소를 어느 정도 가져갔는지를 수치화하자는 ‘AI 어트리뷰션’에 대한 논의가 핵심 의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수만 A2O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 겸 비저너리 리더(SM엔터테인먼트 창립자)가 리드 어드바이저(수석고문)로 참여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던 국내 AI 음악 테크 기업 뉴튠(Neutune)이 발표한 논문 ‘From Generation to Attribution: Music AI Agent Architectures for the Post-Streaming Era’은, AI가 기존 음악을 참고해 노래를 생성한 경우 학습에 사용된 노래를 추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존 곡 작곡자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방법을 제안하며 본격적으로 논쟁에 불을 지피기도 했습니다.그러나 여전히 AI 기업들이 학습 데이터 출처에 대해서 함구하고 있는 이상 기여도 산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현실론’과 기여도 측정(Attribution)은 이미 구현 단계에 있다는 ‘기술론’의 의견이 격렬하게 맞서고 있습니다.이번 세 번째 칼럼은 AI 생성물 속 ‘AI 기여 부분’에 잠재적으로 얽혀 있는 원저작자의 권리 문제를 출발점으로 삼아 데이터 투명성·책임 구조·보상 모델의 방향을 다루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필자는 ‘뉴튠’ 측과 직접 소통해 의견을 들었으며, KOMCA 회장 후보인 김형석의 견해와 비교해 보았습니다.◇ 김형석(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장 후보 기호 1번)AI 음악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AI 기업들은 학습 데이터 공개 요구 자체를 회피하면서 정작 가장 근본적인 질문인 ‘이 음악은 무엇을 학습해 만들어졌는가’라는 학습 데이터의 투명성 논쟁은 이미 세계적인 이슈다. 그 여파는 국내 음악 저작권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밀려오고 있다.최근 국내의 한 AI 기업은 프랑스음악저작권협회(SACEM)로부터 “AI 학습 및 데이터 마이닝 목적으로 무단 복제하지 말라”는 경고 서한을 받고 ‘우리는 기존 저작물을 학습하지 않았고 자체 고용한 작곡가 30명의 데모를 활용해 자체 학습했다’고 반박한 사례가 공개되며 논란이 가중됐다.“그들의 말은 알겠어요. 그렇지만 저작권이라는 개념에서는 ‘우리 음악을 갖고 생성’한 걸로 봐야 합니다. 그들이 무엇을 학습했는지 우리는 확인할 수가 없어요.”김형석은 이 같이 일축했다.단순한 의심이 아닌, AI 기업의 학습 구조가 사실상 ‘블랙박스’인 현 상황에서 KOMCA를 포함한 어떤 기관도 실제 학습 데이터를 검증할 수 있는 기술적·법적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는 냉정한 현실 진단이었다.김형석은 최근 유니버설뮤직그룹, 워너뮤직그룹,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AI 음악 스타트업 ‘클레이’(Kley)의 사례를 대안적 모델로 소개했다.“클레이는 TDM(Text and Data Mining, AI의 대규모 데이터 학습 과정) 과정에서부터 Suno 같은 경우처럼 저작권의 개념 없이 학습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라이선스가 있는 음악을 승인받아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학습을 시켜서 빅데이터를 만들었어요. 이 솔루션은 작곡가 혹은 가수의 노래를 돈을 내고 쓰는 구조가 되는 거예요. 클레이를 이용해서 만들어낸 음원은 매출이 발생할 때 저작권료를 나누는 구조인데, 저는 이 사례가 양성화되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국내에서도 유사한 문제 의식에서 출발한 기술적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국내 AI 음악 테크 기업 뉴튠은 필자에게 ‘AI Attribution 시스템’을 소개하며 AI를 사용한 음악 생성 과정 자체에 블록 단위 고유 식별 정보(block-level intrinsic attribution)를 삽입해 여러 곡의 특정 구성 요소들이 음악 생성 과정에 미친 기여도를 측정하는 기술이 구현 가능한 상태라고 전했다. 또한 국내외 저작권 협회·메이저 레이블·음원산업협회·DDEX 등과 함께 ISBC(Block 코드), BlockDB, Attribution Layer에 대한 표준화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뉴튠이 실제 산업에서 작동 가능한 첫 구현체와 표준화 로드맵을 동시에 갖춘 유일한 플레이어임을 강조했다.◇ Knowledge에서 Wisdom으로 : AGI 시대, 저작권 관리 모델의 재설계김형석은 향후 AGI(범용 인공지능)가 현실화하면 과연 인간의 저작물이 앞으로도 효력을 가질 수 있느냐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학습데이터의 공개’ 혹은 ‘기여도 산정’이라는 기술적 논쟁에 앞서 저작권 체계의 생존에 대한 강한 위기의식을 표출했다. “Knowledge에서 wisdom 단계로 넘어가면 AGI(범용 인공지능)가 알아서 만들걸요? 지금이야 중간 과정에서 우리 저작물을 결합하고 분배하는 건데 조금 더 지나면 이 자체도 나노바이트로 쪼개질 겁니다.”그러면서 그는 현시점을 ‘창작의 방식이 달라지는 시대가 아니라 창작물이 소비되는 구조가 완전히 재편되는 전환기’로 규정하며 ‘누구의 곡이 몇 퍼센트 쓰였는가’라는 좁은 기술 논쟁이 아닌 AI 기술이 가져올 미래를 보다 넓은 시야에서 해석해야 함을 강조했다. 아울러 KOMCA가 저작권 생태계 구조 변화와 창작물 이용이 급증하는 AI 시대의 상황에 맞춰 원저작자에게 어떻게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는지 그 구조를 개편하고 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그가 제시한 핵심 구상은 ‘IP의 블록체인화’로, 음악의 사용 이력을 체인 형태로 기록하여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파생 콘텐츠 속에서도 원저작자의 기여가 자동으로 계산되고 보상이 돌아오는 순환 구조의 구축이었다. 다만 김형석은 기술적 추적 시스템에만 기반하는 것이 아닌, 이미 KOMCA가 선행 AI 업체와 20% 요율로 계약을 체결한 사례를 언급하며 일정 비율을 ‘데이터 사용료’로 부과하는 보상 체계 구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예전에 SONY에서 ‘워크맨’이 나왔고 사람들은 공테이프에다가 음악을 녹음했어요. 그것에 대한 디바이스(워크맨) 제공은 SONY가 한 거잖아요. 그래서 JASRAC(일본음악저작권협회)에서 SONY한테 세금을 매겨요. 그게 ‘사적 복제 보상권’이에요.”AI 시대에는 이것이 ‘데이터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 구조를 데이터 세금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인간은 앞으로 (AI 시대에) 생산의 주체가 아니고 소비의 주체로 바뀌거든요. 그렇게 구조가 바뀌면 데이터세를 받는 거예요. TDM에 우리의 음악을 활용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요율 퍼센테이지 기준으로) 사용료를 받자는 거예요.”그는 KOMCA가 이미 AI 선행업체와 20% 요율 계약을 맺은 사례를 언급하며, 이를 문체부 등 정책 논의로 확장해 충분히 제도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아직 법제화는 안 됐지만 현재 KOMCA는 AI 선행업자와 20% 계약을 했어요. 그 사례를 토대로 문체부랑 협의를 해서, 20%를 다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15%라도 학습 데이터료 형태의 세금을 받는 거죠.”이후 발생한 수익은 전송 데이터 기준으로 산정해, 저작권자에게 n분의 1 형태로 배분하는 새로운 법·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정책이라는 것은 이것은 맞고 이거는 틀리다, OX가 없어요. 풍선 같은 거예요. 이걸 누르면 여기가 부풀어 오르고… 이게 정책이고 밸런스예요. 현명하고, 안전하고, 빠르게, 어떤 정책을 1차적으로 만들어내느냐가 숙제인 거죠.”김지욱 ㈜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 ▶ 저자소개=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 현재 (주)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로 음악 저작권과 콘텐츠 현장에서의 음악 저작권 관련 업무 및 자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JTBC ‘싱어게인’,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 tvN ‘태풍상사’, ‘폭군의 쉐프’, SBS ‘우리들의 발라드’, Mnet ‘보이즈플래닛’ 등 다수 프로그램과 베이비몬스터, 변우석 등 아티스트 콘텐츠의 음악 저작권 관리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2025.12.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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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욱 저작권썰.zip]⑳-2. AI가 학습한 음악 데이터에 대한 ‘인간의 기여도’ : 이시하

AI를 활용한 음악창작물은 100% AI가 만들어낸 생성물과 AI와 인간의 기여가 함께 반영된 ‘협업형 생성물’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분류할 수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국내의 저작권 정책은 후자, 즉 ‘인간 기여분’이 존재하는 경우에 한해 저작물을 인정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본질적인 질문이 남습니다. 과연 AI가 만들어낸 부분은 ‘AI의 순수 창작물’인가?AI 모델은 수천만 곡의 인간 창작물을 학습해 만들어진 확률 기반 모델이며 스타일·코드·리듬·악기 구성 등 생성물의 음악적 특성은 결국 기존 저작물의 축적된 패턴을 재조합한 결과물입니다. 이 점은 넓은 의미에서 볼 때 AI가 창작한 부분 또한 ‘인간 창작물의 잠재적 기여’가 스며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집니다.이와 관련해 최근 국내외 음악 저작권 업계에서는 Suno·Udio 등 생성형 AI(GAI)가 특정 원곡을 몇 퍼센트 참고했는지, 또는 어떤 음악적 요소를 어느 정도 가져갔는지를 수치화하자는 ‘AI 어트리뷰션’에 대한 논의가 핵심 의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수만 A2O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 겸 비저너리 리더(SM엔터테인먼트 창립자)가 리드 어드바이저(수석고문)로 참여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던 국내 AI 음악 테크 기업 뉴튠(Neutune)이 발표한 논문 ‘From Generation to Attribution: Music AI Agent Architectures for the Post-Streaming Era’은, AI가 기존 음악을 참고해 노래를 생성한 경우 학습에 사용된 노래를 추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존 곡 작곡자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방법을 제안하며 본격적으로 논쟁에 불을 지피기도 했습니다.그러나 여전히 AI 기업들이 학습 데이터 출처에 대해서 함구하고 있는 이상 기여도 산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현실론’과 기여도 측정(Attribution)은 이미 구현 단계에 있다는 ‘기술론’의 의견이 격렬하게 맞서고 있습니다.이번 세 번째 칼럼은 AI 생성물 속 ‘AI 기여 부분’에 잠재적으로 얽혀 있는 원저작자의 권리 문제를 출발점으로 삼아 데이터 투명성·책임 구조·보상 모델의 방향을 다루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필자는 ‘뉴튠’ 측과 직접 소통해 의견을 들었으며, KOMCA 회장 후보인 이시하의 견해와 비교해 보았습니다.◇ 이시하(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장 후보 기호 2번)이시하는 AI 생성물의 ‘기여도 측정’ 방식에 대해 개념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현실성이 낮다고 진단했다.“AI를 활용한 곡이 나왔을 때 이 곡은 ‘어떤 노래를 몇 퍼센트 쓴 것 같다’를 곱결(아주 미세한 단위까지 1:1 대비하며 퍼센트를 산출하는 방식)로 계산하겠다는 건데, 그게 될까요?”이시하가 지적한 핵심은, 현재의 생성형 AI가 특정 원곡을 그대로 샘플링하는 방식이 아니라 수많은 곡에서 추출한 통계적 패턴을 재조합하고 추론해 음악을 생성한다는 점에 있다. 그렇다면 기존 음악을 곡 단위로 직접 대조해 ‘몇 퍼센트 참고했는지’를 산출하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뉴튠은 ‘AI Attribution’의 개념을 통해 접근법을 달리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AI Attribution이란, 단일 곡의 기여도를 측정해 내는 기술이 아니라, 여러 곡의 구성 요소들이 AI 음악 생성 과정에 미친 영향의 정도(기여도)를 측정하는 기술입니다.”달리 말하자면, 기존 논의의 중심 주제인 ‘곡 단위 퍼센티지 산정’이라는 발상의 방향이 아닌, 멜로디·화성·리듬·악기·스템 등 음악 요소를 블록(block) 단위로 쪼개고, 이 블록들이 생성 과정에 얼마나 쓰였는지를 계산하는 새로운 프레임이라는 것이다.이시하는 “그 기술을 만드는 것도 어렵고, 퍼센티지가 산출됐다고 하더라도 논쟁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며 기술적 실현 가능성과 법적·사회적 수용 가능성 모두에 회의를 표했지만 뉴튠은 오히려 기존 저작물의 기여도 추적은 이미 구현 단계에 있으며 머지않아 블록 단위 분석을 기반으로 ‘100%의 정확도’까지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한편 이시하는 기술적 가능성과 별개로, AI 사업자에게 데이터 공개와 책임 부과를 끌어내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현실적 한계도 짚었다.“(AI 사업자들에게 데이터 공개나 책임 부과를 끌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봅니다. 이미 많은 AI 회사들은 외부 저작물을 학습하지 않았고, 심지어 자체 고용 작곡가들을 활용해 구축한 내부 데모 데이터를 (학습에)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등 법적 회피 전략을 만들어놨습니다.”이시하에 의하면, ‘AI기업의 불투명성’ 자체가 기여도 산정 논의의 가장 큰 장벽이다. 학습 데이터 출처가 ‘블랙박스’로 남아있는 한, 어떤 기술도 결국 ‘AI가 말해주는 것’ 이상을 증명하기 어렵다는 회의가 깔려 있었다.반면 뉴튠은 이 부분에서도 AI모델의 학습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아도 기여도 추적은 가능하다는 정반대의 관점을 제시했다. 뉴튠 측 설명에 따르면, AI Attribution은 Suno/Udio 등 기존 AI 모델의 내부를 들여다보지 않고도 구현할 수 있다. 즉 음악의 생성 과정에 블록 단위로 고유 식별 정보(block-level intrinsic attribution)를 심어두고, 이후 생성된 음원을 ‘musicDNA’ 기술을 통해 기존 음악의 구조적 요소와 매칭하는 이중 구조를 적용하는 것이다.◇ 구조적 한계를 넘어 : ‘정밀 추적’이 아닌 ‘포괄 보상’으로“AI 회사로부터 실질적 정보를 끌어내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현실적 솔루션은, 데이터는 필요 없고 ‘일단 학습했잖아요’라는 사실 자체를 기준으로 보상 구조를 만드는 겁니다.”이시하는 이러한 기술적 솔루션이 이상적이라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구현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짚으며 KOMCA 회장 후보로서 현실적 해법을 제시했다. 유럽의 사적 복제 보상금 제도에 비유하며 공CD를 구매할 때 미리 저작권료가 부과되듯, AI 역시 학습을 전제로 일정 비율의 보상금을 납부하는 구조를 국내에 도입하자는 것이었다.“당신들(AI 모델)이 만든 생성물은 우리의 곡을 학습했고, 그 생성물이 기존 작가들의 저작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 매출 대비 0.5%를 내라. 그 대신 KOMCA가 ‘이 회사는 창작자와 공존 가능한 AI 기업’이라고 인증해 주는 겁니다.”즉, AI 기업 개별 모델의 내부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원저작물별 기여도를 정밀 계산하는 ‘정밀 추적’과 그에 이어질 논란 그리고 지체될 ‘이상적이고 긴 싸움’의 시간 대신 “학습했다”는 행위 자체를 과세·징수의 근거로 삼아 포괄적이고 선제적인 보상 구조의 틀을 구축하는 것이 당면한 우선순위라는 구상이었다.그리하여 이 구조를 수용하는 AI 기업들에게는 창작자와 공존 가능한 AI 기업이라는 KOMCA 인증제를 도입해 산업 전반적인 동참을 유도하고, 그렇게 걷힌 재원은 작품 수·히트 지수·협회 공헌도 등을 점수로 환산해서 ‘AI 보상금’ 형태로 작가들에게 분배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정책 구상을 제시했다.김지욱 ㈜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 ▶ 저자소개=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 현재 (주)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로 음악 저작권과 콘텐츠 현장에서의 음악 저작권 관련 업무 및 자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JTBC ‘싱어게인’,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 tvN ‘태풍상사’, ‘폭군의 쉐프’, SBS ‘우리들의 발라드’, Mnet ‘보이즈플래닛’ 등 다수 프로그램과 베이비몬스터, 변우석 등 아티스트 콘텐츠의 음악 저작권 관리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2025.12.08 06:00
스포츠일반

연령·성별제한 없다…1200m 단거리 최강 주인공은?

오는 7일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 렛츠런파크 서울 제6경주에는 '제12회 MBN배'가 개최된다. 경주 조건은 국산 4등급, 1200m, 총상금 6000만원이며 연령 및 성별 제한은 없다. 경주는 오후 2시 25분에 출발한다.매서운 추위가 찾아온 12월, 차가운 트랙 위에서 뜨거운 열정으로 팬들의 마음을 녹일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총 11두가 출전을 앞두고 있으며, 그 중 우승 유력마 3두를 소개한다. 태양의전사(3전 2/0/0, 레이팅 38, 한국 수 2세 갈색, 부마: 올드패션드, 모마: 금빛환희, 마주: 박남성, 조교사: 문병기)이번경주 출전마 중 유일한 2세마지만, 결코 얕볼 수 없는 우승 후보다. 올해 7월 데뷔한 태양의전사는 총 3번의 경주 중 2번의 경주에서 1위를 따내며 잠재력을 입증했다. 선행 또는 선입형 전개를 펼치며, 가장 최근 10월 25일 경주에서는 출발부터 결승선 통과까지 1위를 놓치지 않는 뛰어난 주행 능력을 뽐냈다. 부마인 '올드패션드'는 그간 '캡틴양키', '흥바라기' 등 준수한 자마를 꾸준히 배출한 검증된 씨수말이다. 마니노다지(10전 2/3/0, 레이팅 41, 한국 거 3세 밤색, 부마: 미스터크로우, 모마: 동남대로, 마주: 한영석, 조교사: 최봉주)데뷔 초에는 다소 부진했으나 재정비 기간을 가진 뒤 올해 7월부터 눈에 띄는 성장세를 자랑하고 있다. 복귀 후 현재까지 치른 총 5번의 경주에서 두 번의 우승과 세 차례 2위를 기록하며 수준급 경기력을 선보였다. 최근 6회 수득상금 역시 출전마 중 가장 높아 상승세가 뚜렷하다. 선행부터 추입까지 상황에 맞는 전개를 자유자재로 펼치는 영리한 경주 운영으로 팬들에게도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기쁨함성 (12전 2/3/4, 레이팅 47, 한국 수 4세 밤색, 부마: 한센, 모마: 테이크미어웨이투, 마주: 김창희, 조교사: 이준철)명문 혈통을 자랑하는 '한센'의 자마다. 지난 5월 이후 30주 만에 복귀전을 치른다. 2023년 데뷔 이래 1위는 단 2번에 그쳤지만, 통산 연승률은 75%로 출전마 중 가장 높다. 그만큼 기복 없이 차분하고 안정적인 성적을 유지해 온 숨은 복병이다. 휴양 전에는 장추열 기수가 기승했었으나, 이번에는 새롭게 빅투아르 기수와 호흡을 맞춘다.김희웅 기자 2025.12.05 11:27
해외축구

‘역시 SON’ 전문 매체 선정 월드컵 스타 톱100 등극…LEE·KIM은 제외

한 스포츠 전문 매체가 다가오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 나설 최고의 선수 100명을 선정했다. 한국 선수 중엔 손흥민(LAFC)이 톱100에 이름을 올렸다.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4일(한국시간) 2026 월드컵에 나설 ‘최고의 100인’을 선정해 발표했다. 매체는 “내년 6월 대회 본선에는 1200명 이상의 선수가 참가한다. 이런 대회의 묘미는 세계 축구에서 가장 크고 부유한 슈퍼스타부터, 겨우 프로라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선수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데 있다”면서 “그중에서도 월드컵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이는 선수를 뽑았다”고 설명했다.매체는 현재 활약상, 과거 성적, 대표팀 내 비중, 이적시장 가치, 비디오게임 평점 등 5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해 톱100을 선정했다고 부연했다.톱3에 이름을 올린 건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 노르웨이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스페인 라민 야말(바르셀로나)다. 세 선수는 다음 세계 축구계를 이끌어갈 최고의 선수로 꼽힌다. 매체는 먼저 음바페에 대해 “그는 두 번의 월드컵 결승전에서 모두 득점했고, 여전히 프랑스 대표팀의 중심이다. 그는 이번 시즌 레알에서 경기당 1골이 넘는 득점 페이스로 우려를 지우고 있다. 프랑스는 2026 월드컵 우승 후보 중 하나”라고 짚었다.홀란에 대해선 “‘괴물’이라는 단어가 자주 떠오르는 건 그에 대한 최고의 찬사다. 그의 존재와 같은 유형의 선수는 없다. 상상을 초월한 골을 넣을 수 있는 인간 불도저”라고 치켜세웠다.월드컵 때 19세가 되는 야말을 두고는 “그는 이미 완성형 선수로 등장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 스페인이 우승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월드컵에서도 다시 반복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소개했다. 이들 뒤로는 잉글랜드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스페인 페드리(바르셀로나) 잉글랜드 주드 벨링엄(레알) 브라질 비니시우스(레알) 등이 차례로 언급됐다.‘축구의 신’ 아르헨티나의 메시(인터 마이애미)는 전체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매체는 38세인 그를 두고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사진 한 장으로 대신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번 월드컵에서 이 ‘고차원적’ 존재가 마지막 무대에 오르는 장면을 보는 건, 모든 팬들에게 진정한 기쁨이 될 거”라고 치켜세웠다.‘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의 이름은 25번째에서야 발견할 수 있었다. 매체는 “호날두는 여전히 뛰고, 골을 넣는다. 만약 월드컵 득점에 성공한다면, 6개 대회 연속 득점에 성공한 첫 번째 선수가 된다”면서도 “그는 2021년 이후 발롱도르 투표에서 30위 안에 든 적이 없다. 지금 순위조차 너무 높다는 주장이 가능하다”라며 냉정한 판단을 내렸다.한국 선수 중엔 손흥민이 전체 37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뮌헨) 등의 이름은 없었다. 매체는 손흥민에 대해 “토트넘(잉글랜드)에서 보낸 마지막 1~2시즌 동안은 눈부시던 힘이 사라지는 것처럼 보여 안타까운 느낌을 주기도 했지만, LAFC로 이적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피어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즐거운 일”이라고 조명했다. 이어 “조 추첨 결과에 따라서는 ‘집에서’ 뛰는 듯한 느낌으로 월드컵을 치를 수도 있다. 그는 이번에도 변함없이 자국 대표팀의 리더로 나선다”고 치켜세웠다.김우중 기자 2025.12.0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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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욱 저작권썰.zip]⑲-1 AI로 흔들리는 저작권 등록 시스템 : 김형석

AI를 둘러싼 기술 논쟁이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동안, 음악 저작물 저작권 등록 절차에서 실제로 변화된 것은 단 한 가지, ‘AI를 사용하지 않았음’이라는 체크박스 한 칸입니다. 이 한 칸은 형식적으로 간단하지만 사실상 ‘창작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습니다.지금 협회와 위원회에는 AI 활용 여부를 검증할 시스템이 없으며 오직 창작자의 양심에 모든 것을 떠넘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사이에 AI가 만든 곡을 그대로 본인이 만든 작품이라고 주장하며 저작물로 등록해 버리는 일들이 이미 현실이 되었습니다.지난주에 이어 두번째 주제로 ‘AI시대의 인간 창작 기여를 어떻게 증명하고 보호할 것인가’에 대해 KOMCA 회장 후보로 입후보한 김형석은 어떠한 입장인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AI 활용 여부 입증의 부담, 메타데이터 제출 의무, 협회의 기술·제도적 대비, 인간 기여도 판단의 표준화 가능성, AI 생성물과 보조 창작물의 경계 등 지금 KOMCA가 마주한 가장 현실적인 쟁점들을 중심으로 짚어봤습니다.◇ 김형석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장 후보 기호 1번)김형석은 ‘AI를 사용하지 않았음’이라는 체크박스 한 칸과 관련해 ‘정리되지 않은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과도기적 조치’라고 규정했다.“어떤 부분에서는 회색지대인 측면이 있어요. 과도기적인 부분이에요. 기술적으로 AI인지 아닌지 분간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 하기도 뭐하고….”그가 말한 ‘회색지대’란 창작자도, KOMCA도, 저작권위원회도 어느 지점에서 AI가 ‘도구’인지 ‘창작자’인지 판단할 수 없는 현재의 제도적 공백 상태를 의미한다. 또한 AI시대의 음악 창작은 초기 시장이고 정리해 나가는 과정이기에 이제 정책적으로 더 세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러면서도 김형석은 AI 음원을 식별하는 기술적 지점에 대해서 현실적인 한계 및 충돌이 있음을 지적했다.“AI 음원의 시작은 ‘스…’ 하는 소음(주파수)이에요. 나무를 깎아서 조각하는 것처럼 그 주파수를 조각해서, 알갱이같이 토큰화된 것들이 결합한 형태이기 때문에, 퀄리티가 좋아지고 디테일해져도 결국 소음을 갖고 있기 마련이거든요. 그 ‘소음’이 잡아내는 하나의 방법이에요, 그런데 인간이 (AI로 음원을 생성해서) 그대로 연주해서 발표하면 그 소음도 없는 거죠.”김형석은 “대안은 결국 ‘AI냐, 아니냐’를 가려낼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아직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리고 지금 계속 기술이 가속도로 발달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어떤 조치를 취한다면, 그것이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상 법제화나 기준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창작자에게 아무리 입증 데이터를 요구해도, AI와 인간 기여도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기술 자체가 완성되지 않은 현실에서는 제도적 기준을 만드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며, 어떤 규정을 만들어도 기술 변화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DSP(디지털 신호 처리장치) 업자들이나 유튜브는 수수료를 받고 있으니까 굳이 제한할 필요가 없거든요. 그러니 작곡가의 양심으로 ‘이거 AI로 만든 거야’라고 말하겠어요? 그냥 자기 이름으로 내는 거죠.”기술적으로 AI를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고 경제적으로도 플랫폼은 AI 음원을 거부할 이유가 없기에, 지금의 제도로는 AI와 인간 창작을 명확히 선별하기 어려운 한계를 지적했다. ◇ 인간의 창작적 기여 입증“아직은 거기까지 충분히 생각 못했습니다. 솔직하게.”김형석은 AI시대, 인간의 기여 검증 문제를 묻자 고개를 저었다. 단순한 준비 부족에서 나온 회피가 아니라, ‘기준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초적인 인프라 자체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는 구조적 이유였다.“일종의 기준 양식이 있어야 해요. 예를 들면 해외 음원 사이트나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 곡을 연결할 때 쓰는 AVI(방송·영상에서 음원을 식별하는 큐시트 시스템), 혹은 CWR(전 세계 저작권 단체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메타데이터 포맷) 같은 국제 표준이 있거든요, 작곡 도구, 작사 도구 같은 정보들을 표준화해 코드로 맞물리게 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 단계까지 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말 그대로 카오스 상태예요.”AI시대의 새로운 창작 방식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려면, 이를 담을 ‘국제 표준 데이터 구조’가 먼저 필요하지만 아직 그런 기준이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지금은 규범을 만드는 토대조차 구축되지 않은 ‘무규범 시대’라는 것이다.◇ 메타데이터 의무화 논쟁, KOMCA의 방향성은?지난 6월 한국저작권위원회의 ‘등록은 가능하지만 사람이 기여했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는 입장 이후 AI 기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창작 전 과정의 메타데이터 제출’의 의무화 혹은 작업로그·프롬프트·프로젝트 파일 등을 보존하게 하자는 제안도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김형석은 이러한 접근법 자체가 현장의 실제 조건과 충돌한다고 지적했다.“AI로 음악 뽑아서, 그대로 사람이 실제 연주하면 AI 음원인지 아닌지 모르잖아요. 그걸 입증하는데 ‘녹음실에서 녹음했다’. 혹은 ‘(미디로) 작업했다. 데이터 혹은 그에 준하는 어떤 양식을 제출해라’라고 하면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요?”입증 체계를 강화하자는 업계 논의와 달리, 김형석은 입증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에서 절차만 복잡하게 만드는 방안은 실효성도 낮고 저작자들의 현장 부담만 키운다는 현실적 문제를 지적했다.“AI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어요. 데이터를 다 보존해야 하고 AI인지 아닌지 입증해야 하고…. 이런 절차들이 쉽지 않은 거죠. 내가 AI로 뽑아서, 다 똑같이 재녹음하거나 미디로 다 찍어 내 창작물이라고 한다면 방법이 없어요. 6만 명 되는 작가들 컴퓨터를 다 조사해 볼 수도 없는 거잖아요.”그는 또한 등록 절차가 지나치게 비대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등록 절차가 더 까다로워지는 거잖아요. 그러면 KOMCA 입장에서 볼 때 기존에 없던 업무가 과도하게 생기게 될 것이고, 창작자 입장에서도 절차나 양식을 세부적으로 써야 하니까 등록이 더 복잡하고 어려워지게 되면서 결국 양측에 손해인 거죠.”실제로 메타데이터·작업 로그 제출을 시스템화하려면 인력과 조직 모두가 확장돼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로우 데이터 내고, 작업 과정 양식을 내더라도 실제 KOMCA에서 그것을 관리할 수 있는 전담 부서를 만들어 인력 충원을 하거나 아니면 그런 솔루션을 개발해서 플랫폼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비용이 어마어마합니다.”결국 입증 책임 강화, 메타데이터 제출 의무화, AI 식별 기술 도입 같은 방안은 논리적으로 들리지만 현재 기술·조직·예산·업계 구조의 조건에서는 작동하기 어려우며,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한 AI시대의 등록 시스템의 새로운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현실적 진단이었다.◇ 체크박스 너머의 위기… 저작권 관리 모델 재정의 필요“여기서 뒤처진다면 저작권협회에도 위기가 될 겁니다.”표현은 단호했지만, 그 이면에는 기술 변화가 KOMCA의 생존을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는 깊은 문제의식이 깔려 있었다. 기술이 제도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이는 현 시대에 KOMCA 역시 과거의 중앙집중식 구조만으로는 AI 시대의 대변화의 파고를 넘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였다.그는 ‘입증 기준’의 세부 기술 논쟁으로 이 사안을 보지 않았다. 근본적인 관점에서, AI와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저작권 관리 생태계가 등장하면 KOMCA가 전통적으로 수행해 온 기능 자체가 축소되거나 재편될 수 있다는 구조적 위기 측면에서 인식했다.“여기서 도태되면… 블록체인이 디센트라이제이션(분권화, Decentralization)시키잖아요. 저작권협회가 빨리 선도해서 포지셔닝을 해야 합니다.”“AI가 음악을 만들어 유통하고 기록하고 정산하며 심지어 권리 보호 기준까지 바꾸고 있는 지금, 등록 제도는 더 이상 ‘형식적 체크박스’로 유지될 수 없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단숨에 완벽한 기준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현실적 한계를 통감하면서도 김형석은 이제 특정 기술 체제를 옹호하거나 배제하는 선택이 아니라, AI시대에 저작권 시스템이 직면한 구조적 변화에 맞춰 땜질식 보완보다는 새로운 저작권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구축할 ‘포지셔닝’이 바로 지금 시작돼야 한다는 절실함을 호소했다.김지욱 ㈜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 ▶ 저자소개=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 현재 (주)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로 음악 저작권과 콘텐츠 현장에서의 음악 저작권 관련 업무 및 자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JTBC ‘싱어게인’,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 tvN ‘태풍상사’, ‘폭군의 쉐프’, SBS ‘우리들의 발라드’, Mnet ‘보이즈플래닛’ 등 다수 프로그램과 베이비몬스터, 변우석 등 아티스트 콘텐츠의 음악 저작권 관리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2025.12.0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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