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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롯데→KT, 이렇게 다시 만날 줄이야' 롯데에서 온 복덩이 듀오, "우리 잘해보자 형" [IS 인터뷰]

"2년 전처럼, 다시 쏟아부어야죠."2023년, 이호연(30)은 KT 위즈의 '복덩이 이적생'이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막 이적한 이호연은 KT에서 85경기에 나와 타율 0.278(212타수 59안타) 3홈런 17타점 28득점으로 활약,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팀을 가을야구(정규시즌 2위)로 이끄는 데 한몫했다. 이강철 KT 감독 역시 "이호연의 영입으로 팀 분위기가 바뀌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레이드 첫해 너무 많이 쏟아 부은 탓일까. 이호연은 이듬해 2024년, 1군 27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 0.146(41타수 6안타)로 부진했다. 어깨가 왼쪽 오른쪽 가릴 것 없이 모두 아파 제대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퓨처스(2군)리그에서도 매 경기 진통제를 먹고 뛰었다는 후문. 이호연은 "분명 지난해에도 내게 기회가 있었는데 잡지 못했다. 아쉬움이 많았던 한 해였다"라고 돌아봤다. "작년엔 생각이 너무 많았다"라는 그는 2군에서 송민섭, 오재일에게 많은 조언을 들으면서 '내려 놓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야구와 휴식 시간을 확실히 구분하는 '온 앤 오프'에 집중했다. 그는 "2023년엔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을 정도로 정신 없이 야구에 쏟아 부은 것 같다. 지금(2025년)이 바로 그때인 것 같다. 다시 정신 없이 쏟아부을 때다. 아프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입술을 앙다물었다. 그렇게 절치부심한 2025년은 달랐다.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한 이호연은 퓨처스 27경기에서 타율 0.287로 타격감을 회복한 뒤 6월 다시 1군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1군 4경기에서 타율 0.454(11타수 5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2년 전 복덩이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최근엔 이호연의 '천군만마'도 합류했다. 이호연처럼 롯데에서 트레이드로 이적한 이정훈(31)이다. 이정훈은 현재 이호연의 집에서 동거 중이다. 트레이드로 급하게 팀을 옮긴 만큼 방을 구할 때까지 이호연과 함께 한다. "정훈이 형은 2023년에 KIA 타이거즈에서 롯데에 올 때도, 이번에 KT에 올 때도 내가 팀 적응을 도왔다"라고 웃은 이호연은 "정훈이 형이 오면서 내게도 큰 힘이 됐다. 같이 잘해서 함께 '복덩이'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이정훈도 "호연이는 친동생 같은 동생이다. 팀을 두 번이나 옮겼는데 호연이 덕분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라면서 "같은 유니폼 입고 함께 뛰는 게 행복하다"라며 활짝 웃었다. 이호연도 "정훈이 형은 이제 나 없으면 안 된다. 하지만 나도 정훈이 형 없으면 안 된다"라고 웃으면서 이정훈과 어깨동무를 했다. 그리고 두 선수는 이날 4안타 2타점 4득점을 합작, 팀의 12-3 승리를 이끌며 복덩이 듀오의 시작을 알렸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6.11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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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원 썼는데' 2022년보다 나을 게 없다...돈으론 늦춘 리빌딩, 부작용도 커졌다 [IS 포커스]

왕조 때도 쓰지 않던 수백억 원의 돈을 풀었다. 하지만 경기력은 나날이 떨어졌다. 결국 '순리'의 문제다.두산 베어스는 2일 "이승엽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이 이를 수용했다"고 발표했다. 이유는 당연히 성적 부진이다. 두산은 2일 기준 정규시즌 23승 3무 32패로 9위에 머물러 있다. 5위 KT 위즈와 6.5경기 차로 현재 페이스라면 가을야구를 기대하기 어렵다.두산이 9위에 머무르는 건 2022년 이후 3년 만. 다만 2022년과 올해 상황은 같은 듯 다르다. 당시 두산은 전년도 최우수선수(MVP) 아리엘 미란다가 부상과 부진으로 시즌 중 퇴출됐다. 4년 총액 115억원에 잔류시킨 김재환은 타율 0.248 23홈런으로 전년(타율 0.274 27홈런)보다 성적이 떨어졌다. 두산은 올해 야심차게 영입한 콜 어빈이 5승 5패 평균자책점 4.28로 부진하고, 지난해 다승왕 곽빈이 부상으로 두 달 동안 자리를 비웠다. 첫 해인 2022년 부진했던 김재환은 올해 타율 0.243 7홈런으로 더 부진하다.그때랑 다른 건, 김재환 이전 대형 자유계약선수(FA) 선수들을 차례로 놓쳤던 두산이 고액 연봉 선수들 중심으로 팀을 운영했다는 데 있다. 2022시즌 기준 두산 팀 내에서 총액 50억원 이상 계약을 맺고 남아있던 이들은 정수빈(2021년부터 기간 6년, 56억원) 허경민(2021년부터 기간 4+3년, 총액 85억원)과 김재환 정도였다. 이후 고액 연봉자가 크게 늘었다. 2022시즌 종료 후 두산은 양의지에게 4+2년 최대 152억원을 안겨 복귀시켰고, 양석환도 4+2년 총액 78억원에 잔류시켰다. 기존 계약자까지 주축 타자들이 모두 고액 연봉자들로 채워졌다. 필승조 홍건희까지 포함하면 2024년 기준 두산 소속 고액 연봉 FA 계약자 6명의 총액은 510억 5000만원에 달했다.전례 없던 투자에 가깝다. 두산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장원준(4년 84억원)을 제외하면 특별한 대형 영입을 진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기간 전력 유출만 크게 발생했다. 김현수(MLB 진출 후 복귀 때 LG 트윈스 이적) 민병헌(롯데 자이언츠) 오재일(삼성 라이온즈) 최주환(SSG 랜더스) 양의지, 박건우, 이용찬(이상 NC 다이노스) 등 주축 선수들이 연달아 새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연이은 전력 유출 속에 두산의 정규시즌 순위도 조금씩 떨어졌다. 2019년 혈투 끝에 정규시즌 1위를 지켰던 두산은 2020년 정규시즌 3위, 2021년 정규시즌 4위를 기록하고 한국시리즈까지 올랐다. 이후 박건우가 이적하면서 전력의 총량도 한계치에 다다랐고, 2022년 성적으로 이를 증명했다. 장기간 유지하던 성적이 떨어졌을 때 팀이 내릴 수 있는 결정은 두 가지다. 순리대로 간다면 리빌딩이 정답에 가깝다. 그동안 1군 성적에 집중하고, 드래프트 지명 순위가 밀려 채우지 못한 만큼 현재 전력을 일부 포기해도 미래 전력을 키우고 기회를 줄 수 있다.두산은 순리를 선택하는 대신 가을야구에 재도전하길 선택했다. 양의지를 영입했고, 1년 뒤 FA가 된 양석환까지 붙잡았다. 2022년 두산은 60승 2무 82패로 5위(KIA 타이거즈)와 9.5경기 차가 났는데, 양의지가 영입되고 검증된 외국인 투수(라울 알칸타라)를 써 이 격차를 지웠다. 2024년엔 외국인 투수들이 모두 실패했으나 신인왕 김택연의 등장, 4번 타자 김재환의 부활 등으로 이를 메웠다.하지만 두산의 '고점'은 딱 그 정도였다. 고액 연봉을 안긴 선수들은 올해 모두 30대 중반 나이를 넘겼고, 대부분 동시에 성적 하락을 겪고 있다. 허경민이 이적한 가운데 앞서 2년 동안 1번 타자로 활약한 정수빈은 타율 0.264로 타격 성적이 떨어졌다. 김재환은 예년과 같고 양석환은 장점인 홈런마저 6개로 이전만 못하다. 그나마 양의지가 타격 성적에서 제 몫을 했으나 수비에서 비중은 나날이 줄고 있다. 물론 이 모든 요소가 '대단히 명민한' 감독이 왔다면 해결될 수 있을 문제였다. 두산에는 '불운하게도' 이승엽 감독은 명장이 아니었다. 비판을 감수하고 현재에만 집중하지 못했고, 510억원 투자를 뒤로 하고 육성에 집중할 정도의 용기도 없었다.베테랑에 의존한 3년 동안 두산의 야수 육성은 매번 제 자리를 맴돌았다. 투수조는 퓨처스(2군)팀 바이오 메커닉스 활용을 통해 희망을 확인했으나 야수는 나날이 고령화됐다. 안재석, 김대한 등 핵심 유망주 성장도 더뎠다. 2년 동안 돌고 돌아 주전 유격수는 결국 불혹의 김재호에게 돌아왔다. '성적을 내야한다'는 압박감은 스몰볼이라는 잘못된 형태로 표출됐다. 이승엽 감독은 3년 안에 한국시리즈를 다짐했지만, 3년 차 추락은 결국 예견된 결말에 가까웠다.현실에 부딪힌 두산의 플랜도 원점으로 돌아갈 거로 보인다. 물론 올해 포스트시즌을 계속 노려볼 수 있지만, 베테랑 의존도를 해결하는 게 먼저다. 기적적으로 가을야구를 간들 어두운 미래가 달라지지 않아서다. 고액 연봉 선수들에게 의지해도 좋을 시간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하루씩 더 짧아지는 중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6.02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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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과했다" 수년간 고민했던 내야진 해결책, 박영현 보고 깨달았다고?

KT 위즈는 최근 내야진 구상을 수정했다. 올 시즌 KT는 백업 내야수로 물러난 황재균(38)을 2루수와 유격수 등 상황에 맞게 투입, 공격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했지만, 최근 이강철 KT 감독이 "황재균은 3루수 혹은 1루수로 내보낼 생각이다"라고 못박으면서 구상이 바뀌었다. 이 감독은 "황재균이 다양한 포지션을 나가면 이도저도 안 될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미래를 봤다. 현재 KT의 주전 내야진은 연령대가 높다. 1루수 문상철(34)과 오재일(39), 2루수 오윤석(33), 유격수 김상수(35), 3루수 허경민(35) 등 주전 내야수들이 모두 30대 중후반 선수들이다. 세대교체가 절실한 상황에서 '백업 1순위' 황재균이 모든 포지션을 맡아 버린다면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기회를 놓친다는 게 이강철 감독의 판단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당장의 성적을 내는 것도 좋지만, 그러다 보면 올해 남는 게 없을 수도 있다"며 "주전 유격수 김상수도 나이가 많고 황재균도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올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내년에 내야 구상을 다시 해야 한다"라며 이제는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루수와 유격수 백업 자리 만큼은 젊은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자리로 만들고자 한다. 2루수와 유격수는 꽤 오랜 시간 고민이 많았던 자리다. 수 년간 박경수(41·은퇴)의 후계자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크게 두각을 드러내는 젊은 선수가 없었고, 현재도 2루수 고민은 진행중이다. 유격수 역시 올해 심우준(30)이 FA로 타 팀(한화 이글스)으로 이적하면서 김상수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백업이 절실한 포지션들이다. 마침 젊은 선수들이 지난해 마무리캠프와 올해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통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천성호(28) 권동진(27) 강민성(26) 윤준혁(24) 유준규(23) 등이 꾸준한 노력으로 이강철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이들은 발도 빨라 지난해 도루 최하위(61개)였던 팀 컬러까지 바꿀 수 있다. 이 감독은 "어린 선수들도 (경기에 나서면서) 재미를 느껴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 능력치도 있고 가능성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제 막 가능성을 보인 만큼, 시행착오도 많을 거란 것도 이강철 감독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투수진에서 해답을 찾은 것처럼, 내야진도 같은 방향으로 위기를 돌파하고자 한다. 이 감독은 "(투수진에서) 어떻게든 한 명 씩 1년 풀타임을 데리고 있다가 보면 확연하게 성장한다. 박영현도, 원상현도 그렇게 성장했다. 이런 모습을 간과한 것 같다"라면서 "(젊은 내야수들을) 눈 딱 감고 기용하려고 한다. 선수들이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 보겠다"라며 격려했다. 윤승재 기자 2025.03.1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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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선봉장 맡은 거포 포수...강백호, 신개념 리드오프 예고 [IS 피플]

1번 타자로 나서는 포수. 강백호(26·KT 위즈)가 2025년 야구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타순·포지션 조합을 실현한다. KT는 강백호에게 1번 타자를 맡긴다. 팀 간판타자에게 한 타석이라도 많은 기회를 줘서 공격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강백호는 이미 시범경기에서 1번 타자로 나서고 있다. 강백호는 KBO리그 1군 무대에서 통산 802경기, 3440타석을 소화했다. 1번 타자로 나선 건 총 444타석이. 프로 무대 적응이 필요했던 데뷔 첫 시즌(2018) 이후 거의 1번 타자로 나서지 않았다.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는 '거포' 오타니 쇼헤이를 1번 타자로 쓴다. 2022·2023시즌 연속 45홈런 이상 때려낸 필라델피아 필리스 카일 슈와버도 2024시즌 149경기에 1번 타자로 나섰다. 야구 통념상 1번 타자는 콘택트 능력이 좋고, 발이 빠른 선수가 맡는다. 출루를 많이 해 중심 타선에 타점을 올릴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주 임무였다. 하지만 현재 MLB에서 가장 전력이 강한 다저스와 필라델피아가 상식을 깬 뒤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강백호는 거포들이 1번 타자로 나서는 다저스·필라델피아에 대해 "괜찮은 전략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투수의 공을 많이 보고, 투구 수를 늘리게 하기 위해 나를 1번으로 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원래 내 스타일대로 (투수가 던지는 공을) 버리지 않고 타격하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볼카운트와 상관없이 공격적인 스윙으로 많은 장타를 생산하는 게 자신의 임무라고 이해한 것.강백호는 "가장 좋은 팀플레이는 출루를 많이 하고, 안타도 많이 치고, 상황에 맞는 타구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1번 타자로서) 팀 공격을 시작하게 된 만큼 적극적인 승부로 투수에게 부담을 주는 타자가 돼야 할 것 같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1번 타자·포수로 선발 출장하는 경기도 많아질 전망이다. 고교 시절 포수였던 강백호는 KBO리그에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이 도입되며 프레이밍 능력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해진 지난 시즌(2024) 포수로 169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한 바 있다. 그는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포수조 일원으로 수비 훈련을 소화했다. 본격적으로 포수를 맡게 되는 것이다. 주전 장성우에게 휴식이 필요할 땐 선발 포수로 나설 수 있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수비 포지션을 맡으며 1번 타자까지 소화하는 건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강백호는 "수비를 해야 몸에 열이 나고 몸도 풀린다. 타격에도 훨씬 도움이 된다"라고 했다. KBO리그에도 거포 포수는 있었다. 이만수·박경완(은퇴)이 대표적이다. 장타력이 좋은 리드오프도 많았다. 당장 KT는 2020시즌 홈런왕 멜 로하스 주니어를 2024시즌 1번 타자로 가장 많이 기용했다. 하지만 1번 타자로 나서며 홈런을 많이 치는 포수는 찾기 어렵다. MLB 슈와버도 포수로 입단했지만, 1번 타자로 나서기 시작한 2022시즌부터는 지명타자나 외야수로 나섰다. 프로 입단 전부터 '천재'로 불린 강백호가 2025년 신개념 리드오프에 도전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3.13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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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코너로' 원점으로 돌아간 황재균 기용, 오히려 희망적

"황재균은 3루수 혹은 1루수로 내보낼 생각이다."KT 위즈 내야수 황재균이 다시 포지션을 고정한다. 지난해까지 주전으로 뛰었던 익숙한 포지션인 3루수로 돌아간다. 1루수까지는 본다. 지난겨울 예상했던 구상으로 돌아갔다. 황재균은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내·외야 수비를 모두 준비했다. 허경민의 자유계약선수(FA) 영입으로 주전 3루수 자리를 내준 황재균은 살아남기 위해 13kg를 감량하고 내야 전 포지션과 외야 수비까지 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했다. 당초 그는 3루수 백업이나 수비 범위가 비교적 좁은 1루수로 투입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KT는 타격 능력이 좋은 황재균을 온전히 활용하기 위해선 그가 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가령, 명확한 주인이 없는 2루수를 황재균이 맡아준다면, KT는 공격력 손실 없이 베스트 라인업을 꾸릴 수 있다. 비교적 선수층이 얇은 외야진에도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 하지만 KT는 몇 달 준비한 프로젝트를 돌연 원점으로 돌렸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11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황재균은 앞으로 3루수와 1루수로만 지켜보는 쪽으로 생각을 정리했다"라면서 "황재균이 다양한 포지션을 나가면 이도저도 잘 안 될 것 같아서 잘하는 포지션을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황재균의 수비를 못 믿어서가 아니다. 미래를 위해서다. 현재 KT의 주전 내야진은 연령대가 높다. 1루수 문상철(34)과 오재일(39), 2루수 오윤석(33), 유격수 김상수(35), 3루수 허경민(35) 등 주전 내야수들이 모두 30대 중후반 선수들이다. 세대교체가 절실한 상황. 그나마 박경수(41)가 은퇴한 2루수 자리는 젊은 선수들이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는데, 이 자리마저 황재균이 맡는다면 젊은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기회를 놓친다는 게 이강철 감독의 판단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당장의 성적을 내는 것도 좋지만, 그러다 보면 올해 남은 것이 없이 내년에 다시 시작해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주전 유격수 김상수도 나이가 많고, 황재균도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내년에 또 내야 구상을 다시 해야 한다"라며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마침 젊은 선수들이 지난해 마무리캠프와 올해 스프링캠프를 통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천성호(28) 권동진(27) 강민성(26) 윤준혁(24) 유준규(23) 등이 꾸준한 노력으로 이강철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 감독은 "어린 선수들도 (경기에 나서면서) 재미를 느껴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 능력치도 있고 가능성들이 있다"며 "눈 딱 감고 쓰려고 한다. 선수들이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 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 부임 이후, 매년 새로운 투수가 나오면서 투수강국이 된 것처럼, 이강철 감독은 내야진도 그렇게 만들어보고자 한다. 이 감독은 "어떻게든 한 명 씩 1년 풀타임을 데리고 있다가 보면 확연하게 성장한다. 박영현도, 원상현도 그렇게 성장했다"면서 "이런 모습을 간과한 것 같다. 그래서 어제 생각을 바꿨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황재균에게도 절망적인 소식은 아니다. 이 감독은 황재균에게 "잘 쳐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다행히 익숙한 포지션으로 돌아가면서 타격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실제로 황재균은 1루수로 돌아간 지난 11일 경기에서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여러 포지션을 준비하면서 활용 가치도 높아졌다. 프로젝트는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결코 손해만 본 시도는 아니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3.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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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상대 대타 안타→4번 타자 출격...오재일 "아직 갈 길 멀다...오늘 이길 생각만" [준PO 3]

KT 위즈를 포스트시즌(PS)으로 이끈 선수. 베테랑 내야수 오재일(38)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지난 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5위 타이 브레이커 8회 말 공격에서 주자 심우준으로 두고 대타로 나서 구원 등판한 SSG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치며 1·3루 기회를 열었다. KT는 이어 나선 멜 로하스 주니어가 좌중간 스리런홈런을 치며 4-3으로 신승을 거뒀다.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 1·2차전까지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PO)까지 올랐다. KT는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맞이한 8일 3차전에서 오재일을 4번 타자·1루수로 내세웠다. 주전 1루수 문상철은 1차전 3회 초 타석에서 투런홈런을 쳤지만, 2차전에서는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실책을 범하며 역전 빌미를 제공한 바 있다. KT도 2-7로 졌다. 오재일은 두산 베어스 왕조(2015~2020) 시절 주역이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그는 올 시즌 박병호와 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3차전 경기 전 훈련을 마치고 만난 오재일은 2차전 패전을 당한 팀 분위기에 대해 "전혀 문제가 없는 것 같다. 다들 (원정 경기를 끝내고) 집에 다녀와서 더 좋은 기운이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정규시즌과 다르지 않다는 얘기도 전했다. 오재일은 5위 타이브레이커 대타 안타에 대해 "제가 (역전의) 시작이었죠"라며 웃어 보였다. 이강철 감독의 대타 투입 의도를 미리 알진 못했지만 "(투수) 김광현에게 성적이 좋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라고 돌아보기도 했다. '' 1승 1패로 준PO 3차전을 맞이한 역대 6번 중 3차전 승리 팀이 모두 다음 라운드에 나섰다. 3차전 4번 타자 중책을 맡은 오재일은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오늘만 이길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KT가 삼성 라이온즈가 기다리고 있는 PO에 진출하면 '박병호-오재일 시리즈'가 될 수 있다. 오재일은 "아직 삼성 선수들은 한 명도 연락오지 않았다. (포수) 강민호 형이 한국시리즈(KS) 나가는 걸 막아야 할 것 같다"라고 진담 섞인 농을 했다. 오재일은 준PO 3차전 LG 선발 투수 최원태를 상대로 올 시즌 5타석 무안타에 그쳤다. 최근 4시즌으로 범위를 넓혀도 상대 타율은 0.133에 불과하다. 데이터 대신 현재 기운을 고려한 이강철 감독의 선택. 오재일이 부응할지 관심이 모인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0.0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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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합심] 올드 스쿨에 대한 약간의 변호

프로야구 이강철 KT 위즈 감독님이 ‘가을야구’ 판도를 흔들고 있습니다. 타이 브레이커(5위 결정전)부터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에 이르기까지 예측불허의 묘수를 꺼냅니다. ‘감’이 좋다는 말이 나옵니다. 지난 1일 열린 SSG 랜더스와의 타이 브레이커 스코어 1-3으로 뒤진 8회 말 대타를 쓰는 장면이 대표적입니다. SSG 간판 김광현 선수가 구원 투수로 나오자 이 감독은 오재일 선수를 타석에 세웁니다. 왼손 투수에 일반적으로 왼손 타자가 약하다는 통념을 깬 기용입니다. 이번 시즌 두 선수 상대 기록(4타수 1안타 3볼넷 1삼진)을 보면 대타 오재일 선수가 기존 라인업의 김민혁 선수(김광현 상대 5타수 1안타 1삼진)에 비해 크게 잘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오재일 선수의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에서 후속 타자 로하스 선수의 역전 3점 홈런이 터지고 경기는 KT의 4-3 승리로 끝납니다. 다음날이 없는 단판 승부, 8회까지 2안타로 눌린 상황,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작은 불씨 같은 찬스에서 그런 수를 쓴 것이 놀랍습니다. 다음날 이 감독의 말입니다. "김광현은 슬라이더가 있고 (대타 교체된 김민혁의) 상대 전적이 안 좋아서 오재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오재일은 제가 3년간 갖고 있는 데이터가 있다. 데이터와 감, 컨디션 그리고 장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여기서 감독이 말한 데이터는 무엇이었을까요. 투·타 상대 전적은 앞에서 살폈듯 큰 차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남은 건 ‘감’인데요. 성공했으니 마법처럼 칭송받지만, 요즘 널리 쓰이는 확률과 통계의 시대엔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측정 가능하고 분석적인 방법론을 이용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확률적으로 가능성이 낮은 선택이라면 선호하지 않습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는 식이라면 환영받지 못한다는 겁니다. 과연 그렇기만 할까요. 감은 직관의 영역이기에 비과학적이고 단순히 구식 취급하는 데에 따른 반론도 있습니다. 심리학자로서 노벨 경제학상(2002년)을 수상한 대니엘 카너먼은 『생각에 대한 생각』이란 책에서 "의사나 간호사, 운동선수, 소방관이 마주하는 상황이 복잡하지만 기본적으로 질서정연하다. 포커 챔피언처럼 다년간 숙련된 전문가의 경우 여러 경우의 수를 빠르게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저는 야구 감독도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봅니다. 감독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오래된 지난 경기를 복기할 때 세밀한 장면과 상황까지 기억해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선택과 판단을 하는데 무엇이 영향을 줬는지 하나씩 꺼낼 때 보면 어떤 세밀한 장면이 영향을 줬고, 이것이 쌓여 감독의 머릿속에 데이터로 저장된 것이었습니다. 오재일 선수의 대타 기용을 이렇게 예를 들어 보면 어떨까요. 분석팀에서 준비한 기존 타자와 구원 투수의 상대 기록도 훑었지만 뭔가 아쉽습니다. 오히려 시즌 중 오 선수가 구원 투수 상대로 얻은 세 차례의 볼넷 상황을 떠올립니다. 시즌 때 안타는 하나지만 상대 투수가 매우 까다롭게 여기고 어렵게 대결하는 순간과 여러 장면이 순식간에 떠오르고, 이들 장면의 의미를 지금의 상황에 대입하면서 결정의 버튼을 누른 겁니다. 그러나 이를 우리가 제대로 알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감’으로 불리고 ‘운’처럼 보입니다.인간의 직감이 제한된 경험이나 환경, 감각 등의 편향에 의해 왜곡돼 불완전하다고 봤지만, 그렇다고 카너먼 교수가 이를 무시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인간의 직관 판단을 깎아내린 것은 아니다. 직관은 적은 정보로도 빠르게 판단하게 해주고, 비교적 정확하기 때문에 적응적”이라고 말합니다. 오랜 시간 규칙적 환경에서 훈련된 직관은 능력이라고 봤습니다.그래서 야구 감독의 감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다만 설명을 이후에라도 좀 더 자세하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넷플릭스의 인기 예능 ‘흑백요리사’에서 백종원 심사위원이 “이건 중국 어디서 맛본 무슨 요리인데…, 제 머릿속에 데이터로 들어 있어요”라고 하는 것처럼 야구 감독님들도 더 설명해 주시면 야구가 한층 재미있을 텐데요. 그래서 검증해 볼 수도 있고요. 세이버메트릭스(야구 통계학)에 감독님들의 직관적 데이터를 넣는다면 야구의 깊이를 더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올드 스쿨 감독님들을 위한 변호이면서 바람입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10.0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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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보자고" 가을 삼성 다시 만나고 싶은 왕조 유격수, "최선 다해 올라가야죠"

"대구에서 보자고."'돌아온' 가을남자 김상수(34)의 시선은 잠실 너머 대구까지 가있다. 대구에서 기다리는 '옛 동료'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과 플레이오프(PO) 무대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현재 KT는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시리즈 중이다. SSG 랜더스와 5위 결정전 단판승부 끝에 정규시즌을 5위로 마친 KT는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WC) 결정전 두 경기까지 모두 잡아내면서 준PO에 진출했다. 준PO 1차전에서도 승리하면서 가을야구 4연승을 달성했다. 2차전에서 패해 연승이 끊겼지만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PO 진출의 희망은 남아있다. 이제 수원 홈 구장으로 돌아가 8~9일 준PO 3~4차전을 치른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KT의 준PO 진출을 예상한 이는 적었다. 2015년 WC 결정전 제도가 신설된 이후 정규시즌 5위 팀이 준PO에 진출한 팀은 지난해까지 9년 동안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KT가 '0%의 확률'을 깨고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KT는 지난해 최하위에서 한국시리즈(KS) 2위에 오른 데 이어, 올해는 WC 결정전 최초의 업셋(하위 팀이 상위 팀을 이기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일)을 일구면서 '마법의 팀'다운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2023년 프리에이전트(FA)로 이 팀에 들어와 'KT 2년 차'가 된 김상수는 이 마법이 익숙하다. 지난해 이미 KS 준우승이라는 마법을 겪었기 때문이다. 우규민, 오재일 등 뒤늦게 합류한 선수들이 KT의 저력에 놀라워할 때마다 "형, 이게 KT야"라며 으스대던 것도 김상수다. 하지만 0% 확률까지 깬 이번 가을야구에서의 선전은 김상수에게도 놀라운 일이었다. 김상수는 "동료들과 '이게 마법이다'라고 하는데, 정말 마법처럼 이뤄지는 것 같다. 말도 되지 않는 경기를 치르고 있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사실 김상수도 이번 가을야구 무대에 나오지 못할 뻔했다. 정규시즌 막판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다치면서 WC 결정전에서도 출전하지 못한 것. 만약 KT가 일찍 탈락했다면 김상수의 가을도 출전 없이 허무하게 끝날 뻔했다. 동료들이 힘을 내준 덕분에 김상수는 6일 준PO 2차전에 선발 출전, 2년 연속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김상수는 "팀이 좋은 분위기로 가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뒤에서 열심히 응원하는 거라 생각했고, 계속 응원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KT는 1차전에서 LG에 승리하면서 PO 진출 87.9%의 확률을 잡았다. 역대 33번의 준PO에서 1차전 승리 팀이 PO에 진출한 사례가 29회나 된다. 2차전에서 패했지만, 1차전 승리 팀이 2차전 패배 후 탈락한 사례는 단 2차례밖에 없었다. 전적도 기세도 KT가 앞서 있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KT가 LG까지 꺾고 PO에 진출한다면 정규시즌 2위 삼성 라이온즈를 만난다. 삼성은 김상수가 2009년 입단해 14년간 몸담은 친정팀이다. 옛 동료들과도 해후한다. 안그래도 삼성 선수들에게 연락을 받았다는 김상수는 "'대구 와서 보자'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상수의 답은 간결했지만 간절했다. "나 역시 최선을 다해 대구에 가겠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제 막 부상에서 회복해 전열에 복귀한만큼, 김상수는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를 누비고자 한다. 그는 "아직 인대 상태가 좋지는 않다. 하지만 티 내고 싶지 않다"며 "뛸 수 있다면 못 할 게 없다. 열심히 뛸 생각뿐이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4.10.07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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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만에 순삭' 예매 전쟁 직접 뛰어든 '기특한' 신인들이 있다, KT 4총사 "가을야구 분위기 미리 느껴보려고" [IS 인터뷰]

"가을야구 분위기를 미리 느껴보고 싶었습니다."지난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WC) 결정전 1차전에 특별한 손님들이 찾아왔다. 김동현(서울고)과 박건우(충암고) 김재원(장충고) 박준혁(휘문고) 등 KT의 2025시즌 1~4라운드 신인들이었다. WC 결정전 1차전은 10분 만에 예매가 완료됐다는 후문이다. 치열한 예매 경쟁을 뚫고 가장 좋은 3루 블루석에 네 자리를 나란히 예약했다. '금손' 박건우가 큰 일을 해냈다. 지난해에도 KT와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KS)를 직관했다는 그는 지난 1일 KT와 SSG 랜더스의 5위 결정전에 이어 이번 WC 결정전 1차전까지 예매에 성공해 팀원들과 함께 했다. 구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해낸 쾌거였다. 박건우는 "포스트시즌(PS)의 분위기를 미리 느껴보고 싶었다"며 예매 전쟁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김동현은 "마지막으로 관중석에서 느끼는 소중한 경험일 것 같아서 직관에 나서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힘든 예매에 성공한 만큼 값진 성과도 얻었다. 지난 2일 5위 결정전에서는 곧 자신들의 소속팀이 될 KT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면서 신인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김동현은 "SSG의 홈런으로 패색이 짙어졌다고 생각해서 내려놓고 있었는데 심우준 선배 출루하시고 오재일 선배가 대타로 나오서셔 안타 치시면서 '어? 역전하나'라고 생각하는 순간, 로하스의 홈런이 나왔다. 막 소리 지르고 앞에 관중분하고 하이파이브하면서 신났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WC 1차전까지 직관 승률 100%를 기록한 이들은 선배들의 극적인 승부에 자신들도 빨리 가을야구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동현은 "일단 (내년) 1군에서 살아남는 게 목표지만, 기회가 되면 가을야구 마운드에서도 던지고 싶다. 어제(5위 결정전) 홈런의 여운도 가시지 않는데, 이렇게 응원해주시는 팬들의 열기를 마운드 위에서 느끼면 뜻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박건우도 "가을야구 꼭대기에서 9회 말 마지막 수비 이닝 때 등판해 잘 막아내고 포수와 세리머니 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설렌다"라며 고대했다. 신인 선수들도 열심히 몸을 만들고 있다. 개인 훈련에 매진한 뒤, 오는 10월 중순부터 열리는 신인 캠프에 참가해 KT의 일원이 되기 위한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라고. 김동현은 "계속 몸을 만들면서 프로에 갈 준비를 잘 할 생각이다"고 전했고, 박건우는 "고등학교 때 던진 이닝이 많아서 지금은 회복과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현재 생황을 말했다. 그 전에 해야 할 일들이 몇 개 있다. 바로 준PO와 플레이오프, KS 경기를 예매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KT가 3일 열리는 WC 결정전 2차전에서 '0%의 확률'을 뚫고 다음 단계에 진출해야 한다. 2015년 WC 결정전 제도가 신설된 이후 정규시즌 5위 팀이 준PO에 진출한 사례는 한 번도 없다. KT가 마법으로 다음 단계에 진출할수록 '예매 담당' 박건우의 손도 바빠질 예정이다. 박건우는 "꼭 예메에 성공하고 싶다"는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4.10.0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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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감독 '강수'...에이스 곽빈 '1이닝 4실점' 강판...발라조빅부터 불펜 가동 [WC1]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결국 초강수를 뒀다. 1회부터 흔들린 에이스 곽빈(26)을 결국 1이닝만 맡기고 내렸다.곽빈은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1이닝 5피안타 2볼넷 1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직구 최고 156㎞/h를 기록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1회 좀처럼 제구를 잡지 못한 그는 2회도 선두 타자를 내보내면서 결국 타순을 한 바퀴만 상대하고 등판을 마무리했다.투구 내용도 그만큼 좋지 못했다. 1회 KT 리드오프 김민혁에게 선두 타자 볼넷을 내준 게 화근이었다. 전날 5위 결정전에서 역전 스리런 홈런을 날린 멜 로하스 주니어 앞에 주자를 쌓게 되자 제구 난조가 계속됐다. 2스트라이크를 잡고도 로하스에게 안타를 내준 그는 장성우에게마저 적시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허용했다.KT 베테랑 타자들은 흔들리는 곽빈에게 굳이 힘으로 붙지 않았다. 장성우, 오재일 그리고 동갑내기 강백호까지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받아쳐 연달아 적시타를 때려냈다. 어느새 점수는 0-3까지 벌어졌다. 첫 아웃 카운트도 곽빈 스스로 잡아낸 게 아닌 오윤석의 희생 번트로 나왔다. 곽빈은 황재균에게 루킹 삼진을 잡으며 간신히 2아웃을 쌓았지만, 배정대에게마저 중전 적시타를 맞고 4실점 째를 기록했다. 그나마 5점째를 주지 않은 건 수비의 덕이었다. 중견수 정수빈이 신속하게 1루로 송구한 덕에 홈으로 쇄도하던 오재일이 보살로 잡혔다.이승엽 감독의 기다림은 길지 못했다. 곽빈은 2회 첫 타자인 심우준에게마저 볼넷을 내줬다. 타순 한 바퀴가 돌았고, 이닝이 바뀐 후에도 안정을 찾지 못하는 곽빈의 모습에 이 감독이 결국 결단을 내렸다. 1회부터 몸을 풀던 조던 발라조빅을 마운드에 올렸다.곽빈의 가을야구 설욕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그는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도 출격해 1선발 임무를 맡았지만, NC에 3과 3분의 2이닝 5실점해 체면을 구겼다.한편 발라조빅이 실점 없이 2회를 닫은 가운데 두산은 2회 말 현재 KT에 0-4로 끌려가고 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0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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