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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10구단 합의로 결정한 체크스윙 기준...염경엽 감독, 자신의 영향력을 자각해야 [IS 시선]

염경엽(57) LG 트윈스 감독은 경기·선수단·리그 운영에 관한 철학이 뚜렷한 야구인이다. 운영팀장부터 감독, 단장까지 역임한 남다른 이력을 바탕으로 프로야구 현장을 속속들이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을 쌓았다. 염 감독과의 브리핑을 통해 야구 지식을 쌓거나 의식하지 못했던 문제점을 돌아볼 때가 있었다. 때로는 염경엽 감독 특유의 직언이 논란을 야기할 때가 있다. 최근 '체크스윙' 판정 관련 발언도 그랬다. 내용과 의도를 떠나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오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21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체크스윙 인정에 대한 현재 비디오 판독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의 (체크스윙) 90도 기준은 아닌 것 같다. 투수에게 불리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날(20일) 롯데전 9회 초 2사 2루에서 나온 체크스윙 관련 비디오 판독 결과를 돌아보며 전한 말이다. 당시 롯데 타자 손호영이 투수 유영찬과의 승부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트에서 6구째 슬라이더에 스윙을 하다가 멈췄고, 1루심은 배트가 돌아갔다고 선언했했다. 이 상황에서 롯데가 판독을 신청했고, 그 결과 판정이 번복됐다. 중계 화면상 손호영의 배트는 홈플레이트 가로선과 평행을 이뤘다. 판정 번복은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투수 유영찬은 이어진 승부에서 손호영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 타자 고승민은 3루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LG의 5-3 리드를 지켜냈다. 염경엽 감독은 "분명히 칠 만큼 방망이가 나왔는데 90도로 헤드가 돌지 않았다고 해서 '노 스윙'이라고 하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스윙 인정 기준을) 75도나 80도 정도로 바꾸는 게 투수에게 불리한 점을 없애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염경엽 감독은 "시즌 끝나고 얘기해야 할 부분"이라고 전제했다. 당시 판정 결과에 대해 항의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판정 '불복'은 아니지만, 체크스윙 인정 기준이 자신의 관점에선 오류가 있다고 어필할 것. 의견을 밝힌 건 문제 삼기 어렵다. 실제로 수도권 팀 다른 사령탑도 백브리핑을 통해서는 염 감독과 비슷한 생각을 전한 바 있다. 문제는 발언의 타이밍이다. 체크스윙 관련 비디오 판독은 이번 주 첫 경기에서 막 도입됐다. 원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6시즌부터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현장 선수와 지도자 아우성이 커지고 심판과 충돌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지난달 22일 제5차 실행위원회를 통해 조기 도입을 결정했다. 한 달 동안 전 구장에서 테스트를 시작했고 19일부터 관련 규정이 적용됐다. KBO는 보도자료를 통해 '타자가 투수의 투구를 타격하려는 의도로 배트를 휘두르는 동작(스윙)을 할 때, 그 여세로 인해 배트(배트 끝을 기준으로 판단)의 각도가 홈플레이트 앞면과 평행을 이루는 기준선보다 투수 방향으로 넘어갔을 때 심판은 스윙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 배트 끝의 각도가 타자석 기준 90도를 초과했을 때 스윙으로 판정하며, 이하인 경우는 스윙이 아닌 것으로 판정한다. 배트가 홈플레이트 앞면을 넘었는지 여부, 또는 손잡이 위치나 신체 회전 등은 판정 시 고려되지 않으며, 배트 끝의 각도가 기준선을 넘었는지 여부로 판정이 내려진다'라고 명시했다. 10개 구단 단장이 현장 의견을 반영해 '90도'를 기준으로 스윙 여부를 판정하기로 합의했다. 메이저리그(MLB) 135도를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지만, 타자들에게 너무 유리하다고 판단해 90도로 의견이 모아졌다. 당연히 차명석 LG 단장도 그 일원에 포함됐을 것이다. KBO는 그동안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12회까지 진행했던 연장전을 11회로 줄인 게 대표적이다. 어디에도 없던 '11회 야구'가 시행되며 우려한 팬들도 많았지만, 선수 관리에 어려움을 토로한 10개 구단 사령탑의 하나 된 목소리를 흘려듣지 않았다. 체크스윙 관련 비디오 판독 시행도 마찬가지였다. 기준인 90도도 KBO가 아닌 현장 의견이다. 그런데 규정 도입 이틀째 되는 날, 첫 번복 사례가 나온 날, 염경엽 감독은 합의를 무색하게 만드는 발언을 했다. 20일 롯데전 판정 번복으로 LG가 진 것도 아니다. 염경엽 감독은 평소처럼 더 발전적인 방향성을 제시한 것 같다. 그런 점을 고려해도 그 발언을 한 시점이 너무 빨라 경솔하게 비칠 수 있었다. KBO는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75~80도를 기준으로 삼으면 더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이 규정을 도입하기 전부터 카메라 위치에 따라 육안으로는 달리 보일 수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실제로 퓨처스리그에서도 일부 다른 결과가 나왔다. 그나마 90도라면 홈플레이트를 기준으로 비교적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데, 75~80도는 옆에서 촬영하는 장비로는 확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늘에서 찍는 카메라가 필요하지 않을까. KBO리그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도입했다. 초기 '슈퍼스타'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기능성에 의구심을 드러내 공정성 문제가 제기됐다. 하지만 맞대결하는 두 팀이 같은 조건 속에서 싸울 수 있게 됐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이내 볼멘소리가 사라졌다. 류현진도 이후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했던 공이 볼 판정을 받은 뒤 더그아웃을 향해 해당 구장 ABS의 기준을 확인하며 이를 활용하는 투구를 보여줬다. 체크스윙 관련 비디오 판독 도입도 진보적 행보다. 신규 규정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프로야구 구성원 모두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이제 막 시행됐는데 현장 감독이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면 불협화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야구팬도 체크스윙을 두고 의견이 분분해질 것이다. 염경엽 감독은 남다른 이력을 가진 야구인이며 그가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8.22 15:13
예능

이주승, 어린이에게 교육 받았다… “좀 아시네요” (‘나혼산’)

‘나 혼자 산다’에서 ‘공룡 학도’ 이주승이 ‘공룡 박사’ 어린이 도슨트와 열띤 토론을 펼친다. 세대를 뛰어넘는 이들의 공룡에 대한 열정이 감탄을 자아내는 가운데, 급기야 이주승이 화석 발굴에도 도전한다고 해 관심이 쏠린다.오늘(22일) 방송되는 MBC ‘나 혼자 산다’(연출 허항 강지희 김진경 이경은 문기영)에서는 학구열을 불태우는 ‘공룡 학도’ 이주승의 하루가 공개된다.‘공룡 학도’ 이주승은 자연사 박물관에서 ‘공룡 박사’와 마주한다. 바로 공룡의 역사와 진화, 그리고 현재의 학설까지 꿰뚫고 있는 어린이 도슨트를 만난 것. 그의 이야기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든 이주승은 질문을 던지며 열정적인 모습을 보인다.이주승은 궁금증과 호기심을 풀어주는 어린이 도슨트의 흥미진진한 설명에 감탄한다. 이어 그는 “공룡 좀 아시네요?”라며 자신이 공부한 공룡 지식을 뽐내는가 하면 어린이 도슨트와 토론까지 펼친다. 이주승은 어린이 도슨트가 밝힌 뜻밖의 의견을 듣고 당황해 웃음을 터뜨리는데, ‘공룡 학도’와 ‘공룡 박사’의 토론은 어떤 내용일지 호기심을 증폭시킨다.자연사 박물관 관람을 마친 이주승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 뮤지엄 숍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공룡 학도’의 마음을 저격하는 각종 공룡 굿즈 앞에서 고삐가 풀린 이주승은 두 손 가득 굿즈 플렉스를 보여줄 예정.또한 이주승이 의문의 암석 속 화석 발굴에 도전한 모습도 포착됐다. 보호 안경과 발굴 장비까지 갖춘 이주승은 섬세한 솜씨로 공룡 뼈 발굴 작업에 초집중한다. 범상치 않은 그의 모습에 무지개 회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가 모인다.‘공룡 박사’와 열띤 토론을 펼친 ‘공룡 학도’ 이주승의 모습은 22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되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8.22 13:35
예능

‘꼬꼬무’ 韓 최초 ‘패륜아 1호’ 사건 전말에 충격… 3.9%로 자체 최고

SBS ‘꼬꼬무’가 충격적인 ‘패륜살해범 1호’ 박한상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조명해 충격을 불러모았다.지난 21일 방송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연출 이큰별 이동원 고혜린, 이하 ‘꼬꼬무’) 189회는 ‘오버킬의 살인마-강남 대저택 부부 살인 사건’으로 배우 최태준, 박호산, 에이핑크 박초롱이 리스너로 출연해 사건의 충격과 여운을 함께 나눴다. 이와 함께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꼬꼬무’의 시청률은 전국 3.9%를 기록하며, 올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1994년 서울 강남구 부촌 단독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9억 원, 현재 시세 300억 원 규모 3층 주택 지하실에서 부부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피해자는 한약상 박 씨와 아내 조 씨였다. 박 씨는 현재 시세 1조 원대의 부호였다.부부의 부검 결과는 다발성 자상으로 칼에 수십 차례 찔린 ‘오버킬(overkill)’ 상태였다. 남편은 심장 부위에 18회 이상 자상을 입어 심장이 뚫릴 정도의 상태였고, 아내는 목 아래에 집중된 상처가 있어 목과 몸이 분리되지 않은게 기적이라고 할 정도였다. 이를 바라보던 박초롱은 “너무 끔찍하다”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이상한 것은 부부가 화재로부터 도망친 흔적이 없었고, 금고, 현금, 다이아몬드 반지 등 귀중품은 모두 남아 있었다는 것이었다. 범인은 집에 자유롭게 출입하며 부부 위치도 알던 인물로 추정됐다.그리고 다음 날 화상을 입은 23살 아들 박한상이 병원 응급실에 나타나면서 수사의 중심이 됐다. 그는 미국 유학 중 방학을 맞아 귀국했고, 사건 당일 작은 방에서 자다가 불이 나 창문으로 탈출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부모를 구하려 하지 않은 점이 의문이었는데, 그는 시차 적응 문제로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박한상에 대한 주변 평가는 엇갈렸다. 고모부는 자신의 조카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믿었지만, 고모는 올케인 조 씨로부터 낭비가 심해 걱정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수사팀은 부모와 아들 사이 돈 문제 갈등에 주목했다. 하지만 유력 용의자가 피해자의 가족이었던 만큼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당시까지 우발적 존속살인은 있었으나, 계획적인 패륜사건은 단 한 번도 알려진 바가 없었다.그러나, 사건 일째 박한상의 화상 치료를 했던 간호사가 결정적인 제보를 했다. 화상 치료 당시 박한상 머리에 피가 묻어 있었으나 상처는 없고 혈액만 있었던 것. 아울러 박한상의 종아리에서 ‘치흔(물린 자국)’이 발견됐는데 이는 어머니의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사건을 수사한 형사는 “인간의 심정을 포기한 것”이라며 혀를 내둘렀고, 최태준은 “얼마나 절박했으면 모친이 자기 아들인데 물었겠느냐”라고 경악했다.형사의 추궁 끝에 박한상은 범행을 자백했다. 최태준도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사람이 아닌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완벽 범죄를 꿈 꿨으나 범행 후 화장실에서 피를 씻을 당시 머리는 감지 않아 혈흔이 남으면서 꼬리가 잡혔고, 죽어가던 어머니가 남긴 ‘치흔’이 결정적 증거가 됐다. 박호산은 “부모님이 너무 슬펐을 것 같다”고, 박초롱은 “치흔이 마음에 계속 걸린다. 마음이 아프면서도 싱숭생숭한 기분”이라고 말했다.범행 당일 박한상은 흉기를 구입한 후, 범행 전 성매매 업소에 가기 위해 청량리를 갔다고 진술해 모두를 경악케 했다. 박초롱은 “부모님을 살해하기 전에 어떻게”라며 말을 잇지 못했고, 최태준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욕구에 이끌려 사는 사람”이라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이 사건은 사회 전반에 충격을 줬다. ‘오렌지족’과 무분별한 도피성 유학 문제이 도마에 올랐고, 시민들 사이에선 ‘유산 남기지 않기’ 운동이 확산됐다. 박호산은 “이 사건은 패륜일 뿐 아니라 서로 불신하게 만든 일”이라 평가했다.당대 최고의 스타 변호인이자 독실한 크리스천 황산성 변호사는 그를 설득하고자 변호를 자처했으나, 박한상은 법정에서 무죄라며 거짓말로 일관된 허황된 진술에 첫 공판 이후 변호를 포기했다.재판부는 사형을 선고했고, 박한상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장기 복역 중인 사형수다. 사건 발생 31년이 지난 현재, 최태준은 “한순간이라도 후회하는 날이 있길 바란다”고 했지만 6년간 그를 상담한 교화위원은 박한상의 반성 부족과 거짓 변명에 30년 상담 인생 중 가장 참담했다고 밝혔다. 박초롱은 “부모님에게는 자신들을 죽이는 모습이 아들의 마지막 모습이었을 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찢어진다”고 말했다.한편 ‘꼬꼬무’는 세 명의 ‘이야기꾼’이 스스로 공부하며 느낀 바를 각자의 ‘이야기 친구’에게, 가장 일상적인 공간에서 1:1로 전달하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20분에 SBS를 통해 방송된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8.22 07:54
영화

‘아임 스틸 히어’ 국가가 가해자인 나라에서 [정시우 SEEN]

한 여인이 아이들과 언론사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기자가 말한다. “웃지 마세요.” 여인은 사진 기자의 의도를 간파한다. “슬픈 걸 원하는군요?” 사진 기자가 편집장 요청이었노라며 다시금 슬픈 표정을 요구하지만, 여인은 응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크게 말한다. “스마일! 스마일!”자, 사진 기자가 ‘피해자다움’을 강요한 이유는 뭘까. 여인의 남편, 즉 아이들 아버지의 부재다. 이 부재엔 엄혹한 시대적 배경이 있다. 때는 1970년대 브라질 군사 독재 시절. 전직 국회의원인 루벤스(셀튼 멜로)와 아내 유니스(페르난다 토레스)는 햇빛이 눈 부신 리우데자네이루 해변가에서 살고 있다. 그들의 집엔 다섯 아이의 웃음소리와 음악과 토론이 멈추지 않는다. 루벤스와 유니스 부부 사이에 쌓여 있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애정도 끈끈하다. 단란한 가족의 모습 사이사이, 군용 헬기와 장갑차 같은 이질적인 이미지가 섞인다. 이 가족의 평화가 위태로운 지반 위에 놓여 있음을 암시하는 장치다. 실제로, 어느 날 들이닥친 사복 군인들에게 루벤스가 어디론가 끌려가면서 가족의 평화는 한순간에 붕괴된다. 펑, 하고.영화(혹은 소설)가 역사적 사건을 다룰 때 마주해야 하는 중요한 선택지 중 하나는 누구를 주체로 할 것인가다. 브라질 군사 독재 시절 자행된 강제 실종을 파고든 ‘아임 스틸 히어’가 주목한 건, 남겨진 사람들이다. 그중에서도 남편의 갑작스러운 부재 속에서도 미소만큼은 놓지 않았던 어머니를 포커싱한다. 감독이 밝힌 대로 “강제 실종은 한 사람을 죽이고 다른 모든 사람을 영원한 심리적 고문에 처하게 하는 독재 정권의 가장 잔인한 행위” 중 하나. 남편이 어디로 끌려갔는지, 왜 끌려갔는지, 살아는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미궁 속에서 유니스는 거대한 공포를 느낀다. 이 영화가 특별해지는 건 그 다음이다. 불확실성이 안기는 지옥 속에서도 유니스는 무너지지 않는다. 남편 실종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그 자신이 투사가 되어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낸다. 홀로 아이들을 키우며 변호사가 되어 군사독재정권이 은폐하려 한 사실을 20년 넘게 추적한다. 그런 유니스의 집념과 투쟁은 숭고해 보이기까지 한다. ‘아임 스틸 히어’가 브라질 역대 흥행 3위에 오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한 소시민이 보여준 20여 년의 투쟁은 세월은 브라질의 민주화 역사와 맞물리며 인간의 존엄성을 길어 올린다. 군사정권의 정치적 탄압과 불법 체포, 납치·고문·의문사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풍경이다. 이 영화의 성취 중 하나는 국가가 자행한 끔찍한 악행들, 그러니까 고문 등이 벌어지고 있음을 암시하지만 끝까지 그 비극을 전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극 초반 유토피아 같았던 유니스 집안의 분위기와 남편의 실종 후 그 빛이 사라진 집안의 대비만으로도 시대의 비극을 절절히 느끼게 한다. 유니스의 아들인 마르셀루 파이바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제97회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제8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고통 속에서도 미소만은 지켜낸 유니스를 연기한 페르난다 토레스 역시 이 영화로 제82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아임 스틸 히어’는 기억과 망각에 대한 영화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긴 세월, 가족과 국가의 기억을 붙들고 있던 유니스는 말년에, 알츠하이머에 걸려 기억의 상실과 싸워야 했다. 영화 끝부분에서 카메라는 과거 기억을 많은 부분 소실한 노년의 유니스(페르난다 토레스의 엄마이자 영화 ‘중앙역’의 히로인인 페르난도 몬테네그로가 노년을 연기했다)가 멍하니 뉴스를 보고 있는 모습을 클로즈업한다. 뉴스에서는 독재정권에 맞서 싸운 이들의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그중에 유니스의 남편도 언급된다. 순간 차분하던 유니스의 얼굴에서 강렬한 파도가 인다. 기억이 지워지는 순간에도 지우기 힘든 것. 망각에 저항하고 싶어 하는 감독의 의지가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이다. 마침, 이 영화는 브라질에서 극우 세력이 다시 득세하기 시작할 때 촬영이 진행됐다. 집단이 치매에 걸린 듯 과거를 망각할 때, 현재와 미래는 어떻게 되는가. 영화는 말하는 듯하다. 국가가 다시금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정시우 칼럼니스트 2025.08.22 06:00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까지 고통 호소, 선 넘은 SNS 공격 리그 차원의 대응 필요 [IS 시선]

삼성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는 지난 16일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내 가족에게 해를 끼치려는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 아내는 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협박을 받았고, 반려견들을 독살하겠다는 위협까지 받았다'라는 충격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삐뚤어진 몇몇 팬들이 SNS 다이렉트 메시지(DM)로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폭언을 쏟아냈다는 걸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디아즈는 올 시즌 KBO리그 홈런과 타점 부문 1위. SNS에서 벌어지는 무차별적인 메시지 공격이 특정 대상에 국한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국내 주요 포털사이트는 2020년부터 기사 댓글을 폐지했다. 이후 일부 악플러들이 흔히 '배설'을 하는 곳이 팬들과의 소통 창구 중 하나인 선수 개인 SNS이다. 공개되지 않는 은밀한 공간이다 보니 댓글보다 강도가 심할 수밖에 없다. 타깃이 선수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 심지어 애완동물까지 전방위적이다.올 시즌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이 반복돼 시즌 아웃된 김도영(KIA 타이거즈)은 부상 직후 SNS를 폐쇄하기도 했다. 불가항력적으로 다친 선수마저 공격의 대상이 되니 부상 정도를 축소해 발표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발생한다. 공인에 가까운 선수 출신 단장들도 스트레스가 심하다. 팀의 발전을 위한 건강한 비판이 아닌 원색적인 비난이 이어지니 답답할 노릇이다. 하루이틀 된 문제가 아니다. 현장에선 한국야구위원회(KBO)나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차원으로 '공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현재 선수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SNS를 폐쇄하거나 메시지를 보고도 인내하는 것뿐이다. 변호사를 에이전트로 둔 선수들도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법적 대응에는 부담을 느낀다. 그러는 사이 욕설과 폭언의 메시지를 보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공격의 강도는 그만큼 더 세졌다. '악의 연대기'를 끊어내려면 공론의 장에서 일벌백계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한국 야구는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13년 만에 열린 올림픽 야구에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했으나 일본, 미국, 도미니카공화국에 연이어 덜미가 잡혔다. 당시 대표팀을 이끈 김경문 현 한화 이글스 감독은 2023년 2월 대회를 돌아보며 "예전에는 상대를 해보면 일본이 긴장을 많이 했다. 부담도 많이 느꼈다. 그런데 우리나라 선수들이 어느 순간 FA(자유계약선수)도 하고 (큰) 돈을 받아보니까 혹시라도 못하면 (악플러들의) 공격이 들어오지 않나. 어느 순간 선수들의 부담이 늘었다"고 말했다. 온라인 공격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구단도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8.21 15:42
프로야구

[주간 MVP] '두산 육상부’에서 나온 기묘한 발야구, 양의지 “시동이 꺼지지 않는다”

지난 2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선 양의지(38·두산 베어스)의 ‘무릎 슬라이딩’이 단연 화제였다. 그와 만나는 모두가 “무릎 안 아프냐”고 물었다. 양의지는 오른쪽 무릎을 매만지면 “아프다. 그래도 괜찮다”며 쑥스럽게 웃었다.하루 전 대전 한화 이글스전 8회 안타를 치고 나간 양의지는 안재석의 안타 때 2루를 거쳐 3루까지 내달렸다. 다소 무리한 주루로 보였는데 양의지는 느린 걸음을 재촉했다. 한화 우익수 김태연의 호송구에 아웃됐지만, 양의지는 몸을 던지다 못해 무릎을 꿇은 채 슬라이딩했다. 가뜩이나 무릎에 하중을 크게 받는 주전 포수의 상태를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20일 “(19일 양의지가 주루사하긴 했지만) 너무 보기 좋았다. 아웃이 되더라도 1사 2루 찬스가 되는 상황이었다. 더 좋은 기회(무사 2·3루)를 만들려다 잡힌 것이기 때문에 박수를 많이 쳐줬다”고 칭찬했다. 양의지의 주루는 “한 베이스 더 가고, 1점을 더 내려고 노력하자”는 조성환 감독대행의 기조를 잘 보여줬다. 리더가 원하는 방향으로 특히 베테랑이 움직이면 팀은 방향을 틀 수 있다. 양의지는 지난 12~17일 5경기 타율 0.643(14타수 9안타)를 기록했다. 이 기간 타율과 안타 부문에서 KBO리그 1위. OPS(출루율+장타율)도 1.492로 가장 높았다. 본지와 조아제약은 양의지를 8월 둘째 주 주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지난주 4승 1패를 기록한 두산은 19·20일 한화전도 잡아내면서 최근 6연승을 달렸다. 시즌 초 부진을 만회하지 못해 여전히 9위에 머물고 있지만, 포스트시즌 커트라인(5위) 팀들을 4~5경기 차로 추격했다. 7월 이후의 두산을 보면 하위권팀 같지 않다. 지고 있어도 악착같이 따라붙고, 박빙 승부에 강한 모습이 밝은 미래를 기대하게 한다. 전력을 왕조(2015~2021년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시절과 비교할 순 없지만, 현재 팀컬러는 영광의 시절과 비슷해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정수빈(34도루)·조수행(23도루)·제이크 케이브(14도루)·이유찬(11도루) 등 빠른 선수들이 더 적극적으로 뛰며 ‘두산 육상부’ 타이틀도 되찾았다.양의지는 “경기에 나가면 최선을 다할 뿐이다. 최근 역전승도 많아지고, 팀 전체적으로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며 “감독님(조성환 감독대행)이 원하시고, 선수들도 따르고 있다. 팬분들도 즐겁지 않겠나.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재미있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1%만 있어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지난해 양의지는 쇄골과 서혜부 등의 부상 탓에 119경기 출전에 그쳤다. 마스크를 쓰고 선발 라인업에 든 건 74경기(51.4%)뿐이었다. 올해는 정규시즌 29경기를 남겨둔 20일 기준으로 벌써 115경기에 나섰다. 이 가운데 선발 포수로 나선 건 81경기(70.4%)나 된다.폭염 속에서 거의 매일 마스크를 쓰는 양의지는 “(체력 부담이 큰 포수라도) 몸이 좋으면 당연히 경기를 많이 나가야 한다. 올해는 몸 상태가 아주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 시즌 타율 0.332(3위), 홈런 19개(8위), 타점 79개(4위)를 기록 중이다. 30대 후반 포수의 타격 성적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나다. 양의지는 “요즘 타격감이 2020년(타율 0.328, 33홈런, 124타점) 같다”며 웃었다.안타를 많이 때리니 주루할 기회가 많다. 그의 달음질이 연일 화제인 이유다. 20일에도 그랬다. 2-1로 앞선 3회 볼넷을 얻고 나간 그는 2사 2·3루에서 놀라운 주루를 보여줬다. 한화 김종수의 폭투 때 홈으로 파고든 것이다. 공이 멀리 튀지 않았는데도, 양의지는 무섭게 쇄도했다. 한화 포수 최재훈의 송구를 받은 김종수가 태그를 시도했다. 그러자 양의지는 선 채로 달려와 홈을 밟았다. 슬라이딩할 거라 예상했던 김종수의 글러브는 양의지를 건드리지 못하고 허공만 갈랐다. 원심은 아웃이었으나, 비디오판독 끝에 세이프로 정정됐다.양의지는 8회 적시타를 날린 뒤 후속타로 3루를 밟았다. 박준순의 투수 앞 땅볼 때 그는 과감하게 홈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한화 투수 박상원이 재빨리 잡아 양의지가 협살에 걸리나 싶었는데 송구는 1루로 향했다. 런다운을 대비했던 양의지는 터벅터벅 걸어와 홈을 밟았다. 두산 응원석에서 함성과 폭소가 터진 장면이었다. 뛰어난 타격, 노련한 투수 리드로 두산 왕조를 이끌었던 양의지가 이젠 두 발로 기묘한 허슬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주루에 대한 칭찬을 듣고 그는 이렇게 말했다.“그러게요. 시동이 꺼지질 않네요.”모두의 허를 찌른 양의지의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대전=김식 기자 2025.08.21 11:36
뮤직

‘10년차 서사맛집’ NCT 드림, 여전히 꿈 꾸는 ‘드림팀’ [IS포커스]

그룹 NCT 드림이 성공적인 시간여행을 통해 다시 한 번 그들만의 특별한 서사를 완성하고 ‘꿈의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NCT 드림은 지난달 14일 정규 5집 ‘고 백 투 더 퓨처’를 발표함과 동시에 ‘2025 NCT 드림 투어 ‘더 드림 쇼 4 : 드림 더 퓨처’’에 돌입, 현재 세계 각 지역 팬들을 만나고 있다.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지난 16, 17일 태국 방콕 최대 규모 공연장인 라자망갈라 내셔널 스타디움 2회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태국 공연 당시엔 폭우가 쏟아졌는데 NCT 드림은 굵은 빗줄기에도 주저함 없이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펼쳐 장관을 완성했다. 마치 비가 무대 연출의 일부인 듯, 낭만의 실사화라 할 만한 아름답고도 역동적인 무대로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이들은 오는 30일에는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 K팝 아티스트 최초 입성이라는 유의미한 발자취도 새긴다. ◇ 서사 맛집에 낭만 한 스푼 추가요 이번 ‘더 드림 쇼 4’는 ‘고 백 투 더 퓨처’ 앨범과 궤를 함께 한다. 앨범은 가장 빛나는 ‘나’를 찾기 위해 시간 여행을 떠난 호기심 많은 괴짜 NCT 드림이 시공간을 넘나드는 여정을 스펙터클하게 그려냈는데, 수록된 총 9곡을 통해 10년차 그룹 NCT 드림의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아우르는 ‘서사’를 여실히 보여줬다.타이틀곡 ‘BTTF’를 통해선 자신들이 걸어온 순간이 결코 후회 없었음을 돌아보며 “우리가 바로 미래다”라는 힘찬 챈팅으로 자신감을 드러냈고, ‘칠러’로는 가장 빛나는 지금의 ‘나’를 100% 즐기는 모습을 유쾌하게 담아내며 다음 챕터를 예고했다. 뿐만 아니라 ‘드림 팀’, ‘나의 소나기’, ‘새벽별’, ‘항해’ 등 다수의 곡들로 NCT 드림 특유의 컬러를 공고히 했다. 앨범 테마를 시간여행으로 삼은 건 근 10년의 시간 동안 쌓아온 서사를 바탕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확고했기 때문이다. 런쥔은 “과거의 모든 시간이 쌓여 지금의 NCT 드림을 만들었다.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빛날 나에 대한 확신을 담고 있다”며 ‘고 백’ 하더라도 과거를 바꾸지 않겠다는 타이틀곡 속 다짐을 강조하기도 했다. ◇ 소년은 성장해 청춘이 됐다 NCT 드림은 2016년 8월 25일 데뷔, 올해 10년차를 맞았다. 데뷔 시점 NCT 내 10대 멤버들로 구성됐던 NCT 드림은 ‘꿈’이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10대의 감수성을 파고드는 음악과 퍼포먼스로 차별화를 꾀했다. 지금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평균 데뷔 연령이 현격히 낮아졌지만 당시로선 꽤나 신선한 시도였다. 애초부터 소년의 성장 여정을 염두에 두고 고안됐다는 점에서 정교한 설계에 따른 장기적 서사가 밑바탕에 깔려 있던 셈이다. 데뷔곡 ‘츄잉 검’을 시작으로 ‘위 영’, ‘위 고 업’, ‘붐’, ‘라이딘’, ‘맛(핫 소스)’, ‘헬로 퓨처’, ‘버퍼링’, ‘비트박스’, ‘ISTJ’, ‘스무디’, ‘웬 아임 위드 유’ 그리고 최근작 ‘BTTF’와 ‘칠러’까지 쉬지 않고 발표해 온 앨범 타이틀곡을 통해선 이들의 성장을 확연히 확인할 수 있다.기존 이미지로부터의 변신이라 인식될 정도로 변화가 가시적으로 돋보인 앨범은 지난해 발표한 ‘드림 이스케이프’였다. 해당 앨범은 어둡고 힘든 상황들로 인해 무감각해진 현실에서 벗어나 이상적인 꿈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를 담은 앨범으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의 고민과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와 응원을 전했다. 멤버들은 해당 앨범을 성장의 연장선이라 표현했고, 향후 꿈에 대해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이야기하겠다는 각오를 내놓은 바 있다. 여기서 나아가 데뷔 10주년을 1년 남겨둔 현 시점, 한국나이로 열 살(만 아홉 살)이 된 NCT 드림이 시간여행을 테마로 삼은 건 10주년을 기점으로 새롭게 펼쳐갈 미래에 앞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각오를 다졌다는 점에서 일종의 묘수였다. ◇ 여전히 꿈을 꾸는 드림팀몸도 마음도 퍼포먼스도 성장하는 가운데서도 변함 없는 건 NCT 드림의 초심이다. ‘고 백 투 더 퓨처’ 컴백 간담회 당시 멤버 해찬은 “9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콘서트가 많은 에너지와 위로, 힘을 드리고 있다는 데서, 화려한 것보다 이게 더 값진 것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데뷔 초 우리가 상상했던 모습보다 더 멋있게 성장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는데 NCT 드림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들의 꿈을 이뤄가고 있다.소년은 어른이 됐지만, 순수한 열정을 잃지 않고 처음의 다짐이 그대로 유효하다는 건 행운이다. 마크는 “처음 꿨던 꿈을 이뤄왔고 여전히 그 꿈을 이뤄가고 있다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단체로 미성년자였던 우리는 지금도 그 꿈을 갖고, 다른 꿈을 꾼다기보다는 그 꿈을 발전시키고 우리도 성장하면서 더 많은 이들에게 다가가고 있다”며 “형식은 달라도 그 메시지는 계속 가져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꿈을 꾸지 않는 NCT 드림이란 있을 수 없는 일. 존재의 이유가 꿈 그 자체인 이들이 꿈꾸고 그려갈 미래는 언젠가 그들의 과거이자 현재가 돼 있겠지만, 그 때도 여전히 꿈 꾸고 있을 테니 NCT 드림의 서사는 그렇게 계속 될 터다. “나 지금 서 있는 지금이 바로 퓨처”라는 ‘BTTF’의 가사가 주는 울림은 그래서 더욱 크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5.08.21 05:40
e스포츠(게임)

부활한 넷마블, 하반기 신작 러시로 글로벌 시장 정조준

지난해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에 성공한 넷마블이 기세를 몰아 올해 상반기에도 연타석 홈런을 치며 활짝 웃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올 하반기 7종에 달하는 신작을 쏟아내며 퀀텀 점프를 노린다.상반기 선전한 RF·세나리19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최근 증권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달성했다.넷마블의 2025년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176억원, 10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2%, 9.1% 줄었다. 부진했던 것처럼 보이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증권가가 예상한 800억원대를 크게 뛰어넘었다.지난해 같은 시기에 출시해 단숨에 회사 매출의 20%를 책임진 액션 RPG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흥행의 역기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였는데, 올해 3월과 5월 각각 출시한 MMORPG ‘RF 온라인 넥스트’와 수집형 RPG ‘세븐나이츠 리버스’가 실적을 견인했다.최승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출시 게임들의 매출 유지력이 과거 대비 좋은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플랫폼에서의 성공이 예상된다”고 점쳤다.넷마블은 이번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상반기에 활약한 두 작품의 권역 확장과 더불어 장르를 넘나드는 신작 라인업으로 글로벌로 영토를 넓힌다.오는 26일 출시를 앞둔 MMORPG ‘뱀피르’가 선봉장이다. 뱀파이어 콘셉트와 다크 판타지풍의 중세 세계관이라는 소재가 차별화 요소로, ‘리니지2 레볼루션’의 주요 개발진이 참여했다. 폭넓은 유저층에 목매지 않고 성인을 타깃으로 피와 공포, 섹슈얼리티를 게임 전반에 녹여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잔혹한 액션 철학을 담을 예정이다. 최근 진행한 캐릭터명 선점 이벤트는 조기에 마감되며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전 세계 누적 판매 5500만부 이상의 인기 애니메이션 ‘일곱 개의 대죄’ IP를 기반으로 한 오픈월드 액션 RPG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도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원작의 주인공 멜리오다스와 엘리자베스의 아들 트리스탄이 등장하는 멀티버스 오리지널 스토리로 제작 중이다. 서울 여의도의 약 10배 수준인 광활한 필드는 서브 퀘스트, 보스 몬스터, 숨겨진 탐험 요소 등으로 구성했다. 콘솔·PC·모바일 플랫폼으로 동시 출시할 예정이다.2013년 출시해 호응을 얻었던 모바일 수집형 RPG ‘몬스터 길들이기’의 후속작 ‘몬길: 스타 다이브’는 글로벌 서브컬처 시장을 겨냥했다. 원작 오리지널 세계관을 계승하고 최신 언리얼 엔진5 기반 고퀄리티 연출, 3인 파티 기반 실시간 태그 플레이, 몬스터링 컬렉팅 등 최신 트렌드에 부합하는 게임 시스템과 콘텐츠를 갖췄다. 효자 IP부터 인기 애니까지 녹여1990년대 오락실을 휩쓴 SNK의 격투 게임 ‘더 킹 오브 파이터즈’ IP를 활용한 캐릭터 수집형 AFK 모바일 RPG ‘킹 오브 파이터 AFK’도 링에 오르기 전 예열 작업에 한창이다. 최소 5명에서 최대 15명으로 구성된 덱을 활용한 전략 전투, 다양한 파이터 수집과 경쟁 콘텐츠, 복고 감성의 그래픽과 현대적인 아트워크의 조화가 특징이다.또 ‘스톤에이지: 펫월드’는 1999년 시장에 나와 인기를 끌었던 넷마블 ‘스톤에이지’ IP의 최신작이다. 원작 고유 감성과 핵심 재미는 유지하면서 모바일 환경에 맞춰 간편하고 직관적인 시스템을 탑재했다. 현재 글로벌 사전등록을 진행 중이다.‘나 혼자만 레벨업’ IP를 활용한 신작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오버드라이브’도 몸을 풀고 있다. PC·콘솔 플랫폼 기반 액션 게임으로, 최대 4인이 함께 플레이하는 협력 전투를 비롯해 주인공 성진우의 군주화된 모습으로 전투를 할 수 있는 ‘군주화 전투’ 콘텐츠로 원작 팬들을 사로잡는다.이외에도 넷마블과 개발사 알트나인이 손잡고 개발 중인 MMORPG ‘프로젝트 SOL’이 글로벌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중세 판타지를 배경으로 ‘신’이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언리얼 엔진5 기반 그래픽과 심리스 오픈월드로 만들고 있으며, PC·모바일 멀티 플랫폼을 지원한다.넷마블 관계자는 “하반기 7종의 신작으로 글로벌 이용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재미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넷마블 IP 경쟁력과 플랫폼 전략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8.20 08:00
영화

‘파인’ 윤태호 작가 “영상화 전부 성공…원작 수익 26배 증가, 얼마냐면” [인터뷰①]

윤태호 작가가 ‘미생’부터 ‘파인’까지 영상화도 성공하는 ‘슈퍼IP’ 창작 비결을 밝혔다.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는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의 원작 웹툰 작가 윤태호의 인터뷰가 진행됐다.이날 윤 작가는 “제 작품은 판타지가 별로 없다. 작품이 시작할 때 설정 값이 녹지 않는다”며 “크리처물 같은 상황 대전제를 깔고 사고실험하기보단 기본적으로 땅에 발붙이고 있는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그렇게 많은 변주가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특히 윤 작가의 작품은 ‘캐릭터 맛집’이라는 호평을 받는다. 그는 “전 스토리를 배울 때 플롯에 대해 거의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인물을 중심으로 연보를 만드는 편”이라며 “나이 순서로 출생 연도부터 현재까지를 시간순으로 나열하고 비고란에 그때 우리나라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를 적는 거다. 그렇게 ‘실재하는 사람’으로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부연했다.앞서 지난 2014~2015년 연재돼 누적 조회수 1억 회를 기록한 카카오웹툰 ‘파인’은 ‘미생’, ‘이끼’ 등 인간 군상과 시대의 단면을 입체적으로 그려낸 윤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파인: 촌뜨기들’이 공개된 7월 셋째 주(7/14~7/20) 웹툰 ‘파인’ 조회수는 6월 셋째 주(6/16~6/22) 합산 대비 약 58배 증가했다. 매출도 같은 기간 약 26배 증가했다.이와 관련 윤 작가는 “아내와 함께 ‘그래서 수익이 2만 6000원일까 26만 원일까’ 이야기를 나눴다. ‘파인’은 비정한 이야기다보니 ‘미생’처럼 찾아 봐주는 작품이 아니라서 전혀 수익이 없었는데 그보다 훨씬 많이 나오긴 했다”고 웃었다.그러면서 “확실히 연재할 때 유행어나 당시의 정서에 반응해서 넣게 되면 작품이 낡아버리겠단 생각이 들어서 그런 걸 안 넣으려 노력한다. ‘미생’ 시즌1 이후 반성한 부분”이라며 “지금도 스토리가 안 풀릴 땐 전작을 처음부터 다시 보면서 댓글을 읽어본다. 새 작품 스토리 쓸 때 무너지는 경우가 있는데, 전작 댓글 보며 힘도 얻고 반성도 한다”고 덧붙였다.한편 최종 에피소드를 공개한 ‘파인: 촌뜨기들’은 1977년, 바다 속에 묻힌 보물선을 차지하기 위해 몰려든 근면성실 생계형 촌뜨기들의 속고 속이는 이야기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8.18 15:04
연예일반

에이티즈, 美 ‘글로브 라이프 필드’ 재방문… 명곡 향연

그룹 에이티즈가 2년 연속 ‘글로브 라이프 필드’를 찾았다.에이티즈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2025 북미 투어 ‘인 유어 판타지’를 개최하고 현지 팬들과 만났다.‘글로브 라이프 필드’는 4만 명이 넘는 수용인원을 자랑하는 대규모 경기장으로, 레이디 가가, 엘튼 존, 레드 핫 칠리 페퍼스, 메탈리카, 조나스 브라더스 등 세계적인 팝 스타들이 이곳에서 콘서트를 펼친 바 있다. 앞서 에이티즈는 지난해 2024 월드 투어 ‘투워즈 더 라이트 : 윌 투 파워’를 통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 K팝 보이그룹 최초로 입성해 화제를 모았다. 올해 다시 무대에 오르며 ‘월드클래스 아티스트’ 위상을 재차 증명했다.이번 공연에서 에이티즈는 팀 최초이자 K팝 보이그룹 중 세 번째로 미국 빌보드 메인 송차트 ‘핫 100’에 진입한 ‘레몬 드롭’, 이어 68위로 자체 최고 순위를 경신한 ‘인 유어 판타지’ 무대를 선보여 뜨거운 환호를 이끌었다.또한 ‘빌보드 200’ 1위를 기록한 ‘미친 폼’과 ‘아이스 온 마이 티스’, 첫 밀리언 셀러를 안겨준 ‘게릴라’,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에 진입한 ‘바운시(케이 핫 칠리 페퍼스)’ 등 글로벌 차트를 장악한 명곡들을 아낌없이 쏟아내며 팬심을 매료시켰다.현재 북미 투어의 마지막 도시인 멕시코 시티 공연만을 남겨둔 가운데, 클래시, 노션, 시카고 트리뷴, 페이퍼 매거진, 지큐 등 주요 외신들도 에이티즈의 글로벌 성과를 집중 조명하며 이들의 막강한 영향력을 재차 입증했다.한편, 인천을 시작으로 애틀랜타, 뉴욕, 볼티모어, 내슈빌, 올랜도, 시카고, 타코마, 산호세, 로스앤젤레스, 글렌데일, 알링턴까지 투어를 이어온 에이티즈는 오는 23일 멕시코 시티에서 북미 투어의 대미를 장식한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08.1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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