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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등 돌린 팬 돌아올 기회”…연상호X박정민 ‘얼굴’, 극장가 다크호스 될까 [종합]

오랜 호흡과 내공으로 뭉친 베테랑들이 올가을 극장가 구원에 나선다.22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얼굴’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상호 감독과 배우 박정민, 권해효 등이 참석했다.‘얼굴’은 앞을 못 보지만 전각 분야의 장인으로 거듭난 임영규와 살아가던 아들 임동환이 40년간 묻혀 있던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연상호 감독의 신작으로, 원작은 연 감독의 동명 만화다. 이날 연상호 감독은 “만화로 먼저 표현하고 영상화할 기회를 계속 노리고 있었다. ‘얼굴’이 엔딩에 이르러서 주는 감정이 있다. 그게 너무 귀했다. 이런 감정을 던질 수 있는 작품을 나도 만나기 쉽지 않다. 그걸 관객과 느껴보고 싶었다”고 제작 계기를 밝혔다.극을 이끄는 메인 롤은 박정민이 연기했다. 박정민은 시각장애를 가진 전각 장인 임영규의 젊은 시절과 그의 아들 임동환을 함께 연기, 데뷔 이래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했다. 박정민은 “아들이 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파헤쳐 나가는 구조로, 두 인물을 한 배우가 연기하면 관객에게 이상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을 듯했다”며 “배우로서 1인 2역도 도전해 보지 않았던 거라 재밌을 듯해 살짝 (연상호 감독에게) 던졌는데 넙죽 받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임영규의 현재 버전은 권해효가 맡아 박정민과 2인 1역을 펼쳤다. 권해효는 “렌즈를 끼고 촬영했는데 실제 앞이 잘 안 보이더라. 근데 거기서 오는 묘한 편안함이 있었다”며 “사실 작고하신 장인어른이 시각장애인이라 그 모습을 옆에서 봐왔던 저로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두 배우의 부자(父子) 호흡 이야기도 이어졌다. 박정민은 “권해효 선배보다 내가 1~2회차 먼저 촬영했다. 선배가 그걸 보고 나의 연기적 면들을 따서 녹여줬다. 그래서 얼굴이 엄청 안 닮았는데 닮게 나온다. 선배가 배려해 준 덕”이라며 “선배 연기를 보면서는 무릎을 꿇었다. 진짜 장인의 얼굴이었다”고 치켜세웠다.‘얼굴’에는 박정민, 권해효 외에도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 등 연 감독의 전작을 함께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연 감독은 “동창회, 동아리 느낌이었다”며 “이 작품은 배우 간 호흡이 중요했는데 서로 잘 알고 친하다 보니까 순식간에 호흡이 맞춰지고 새로운 게 나오는 게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배우들만 인연이 깊은 건 아니다. ‘얼굴’은 연 감독과 그의 오랜 영화 동료 20여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이다. 이들은 2주간의 프리프로덕션과 13회차 촬영만으로 ‘얼굴’을 완성했다.연 감독은 “요즘 매체가 많지 않으냐. 필름메이커로서 영화를 만드는 방식에 다각화하지 않으면 만들 수 없겠다 싶었다”며 “물론 이건 기동성 있는 프로덕션이라 가능했다. 너무 규모가 크면 또 다른 문제다. 하지만 ‘얼굴’에게는 적합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연 감독은 “사실 내 어릴 때 꿈은 로커였다. 록밴드 하는 게 꿈이었다. 팀이 움직여서 함께하는 구조가 부러웠다. 근데 여기 계시는 분들과 그렇게 했다”며 “제작부터 개봉하는 과정까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작품”이라고 애정을 표했다. 끝으로 이 자리에 함께한 임성재는 “‘얼굴’은 하반기 주목할 만한 텐트폴 영화”라며 “연상호 감독에게 등을 돌릴 팬들이 돌아올 마지막 기회”라고 외쳐 웃음을 안겼다.한편 ‘얼굴’은 오는 9월 11일 개봉한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8.22 12:43
영화

‘좀비딸’ 달렸지만…올여름도 천만영화 없다 [IS포커스]

극장 침체기가 결국 여름 시장까지 이어졌다. ‘좀비딸’이 나홀로 선전하고 있지만, 장기 흥행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과거처럼 ‘여름 천만’ 축포가 터지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21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좀비딸’은 전날 5만 382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누적관객수는 468만 7043명이다.지난달 30일 개봉한 ‘좀비딸’은 올해 최고 오프닝 스코어(43만명)로 출발한 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며 극장가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실제 지난 15일에는 400만 고지를 넘어서며 ‘F1 더 무비’를 제치고 2025년 최고 흥행작에 등극하기도 했다.하지만 개봉 4주 차에 접어들면서 뒷심이 빠지고 있다. 이미 실시간 예매율은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에 내준 상태다. 예매율은 약 78%, 예매량은 약 80만장(21일 오후 5시30분 기준) 이상 차이난다. 22일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개봉하면 스크린과 상영횟차를 상당수 가져갈 게 불 보듯 뻔한 만큼 ‘좀비딸’의 최종 스코어는 500만 초반대 선으로 예측된다.‘좀비딸’ 앞뒤로 개봉한 한국영화 기대작들의 성적은 더욱 저조하다. 개봉 전부터 원작 팬들의 공격을 받았던 ‘전지적 독자 시점’은 누적관객수 106만명 선에서 퇴장 수순을 밟고 있고, ‘악마가 이사왔다’는 평일 평균 1만 5000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더딘 속도로 나아가고 있다. ‘북미 최고 흥행 한국영화’로 화제를 모았던 ‘킹 오브 킹스’를 비롯한 그 외 작품들 성과 역시 미미하긴 마찬가지다. 올여름 극장가 대전에 출사표를 던졌던 영화들은 어느 때보다 책임감이 막중했다. 상반기 ‘파묘’ ‘범죄도시4’ 등 두 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2분기까지 그렇다 할 히트작이 탄생하지 못해서다. 오히려 100만 문턱을 넘으면 ‘잘된’ 작품으로 여겨질 만큼 상황이 처참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다 보니 모두가 여름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외적 요인도 좋았다.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며 외부 활동이 줄어든 데다, 지난달에는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일환으로 ‘극장 6000원 할인권’까지 뿌렸다. 특히 쿠폰 발급 닷새째에는 ‘문화가 있는 날’과 맞물리며 푯값이 1000원까지 떨어졌고, 관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성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물론 전달 대비 관객이 늘긴 했으나 코로나 이전(2019년) 동기간과 비교하면 오히려 36.1% 감소했다. 현재까지 쿠폰 소진율 역시 CGV 약 40%, 롯데시네마 약 44% 수준으로, 기대치를 밑돈다. 이는 관객이 극장에서 볼 영화를 찾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그 원인으로 시대의 변화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콘텐츠의 부재를 꼽는다.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일었던 OTT 붐으로 플랫폼이 다변화됐고, 관객의 소비 패턴 또한 다양해졌지만, 이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의견이다.올여름 출사표를 던진 영화 대부분이 대중성 대신 독창성을 선택하며 극장 파이를 키우지 못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양경미 영화평론가는 “올여름에도 천만 영화가 등장하지 못한 이유는 여러 구조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으로 콘텐츠 소비를 극장에만 의존하지 않는 데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보편적 정서를 건드리는 작품의 영화가 부재했다”고 짚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8.22 06:05
영화

‘좀비딸’ 필감성 감독 “조정석 아니었다면?”…올 최단기 손익 돌파 비결 [IS인터뷰]

“조정석 캐스팅이 안 됐다면요? 상상하기 싫죠. 정말 ‘연애편지’라고 생각하고 제안 드렸어요.” 여름 극장가를 힘차게 이끌고 있는 ‘좀비딸’을 연출한 필감성 감독은 주역 조정석에게 깊은 애정을 표했다. 단지 흥행에 따른 감사는 아니다. 필 감독은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웃기다가 울리다가 여러 감정선이 한 장면에 존재해 배우와 호흡이 잘 맞아야 했다”며 “제가 몇 마디 안 해도 조정석이 ‘해볼게요’라면서 자신만의 위트로 완성 해내는 게 정말 좋았다”고 극찬했다.지난달 30일 개봉한 ‘좀비딸’은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된 딸을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한 아빠 정환의 이야기를 그린다. 개봉 첫날 올 최고 오프닝 스코어인 43만 명을 기록하며 올해 최단 속도인 개봉 6일만에 200만 명을 돌파, 익일 손익분기점 220만 명도 넘었고 현재 4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과거 ‘인질’과 ‘운수 오진 날’ 등 스릴러에서 두각을 드러내 ‘피 감성’이라는 별명이 붙었다는 필 감독은 “사실 코미디를 좋아하는데 ‘좀비딸’ 영상화를 제안받게 됐다”며 “원작이 가진 ‘소중한 사람이 좀비가 된다면’ 같은 슬픈 질문들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방식이 영상화 되면 새롭겠다는 생각에 도전했다”고 연출 계기를 떠올렸다.“원작을 볼 때부터 주인공 정환은 조정석이 하면 좋겠다면서 매 순간 생각하며 시나리오를 작업했어요. 실제로 촬영하면서는 ‘저건 아빠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연기다’ 싶었던 장면도 많았죠.”극중 정환이 자신의 팔을 물지 않은 딸 수아(최유리)에게 ‘잘했어’라고 말하는 장면은 필 감독이 상상한 그대로였다. 실제 득녀 후 ‘딸바보’가 된 조정석 스스로도 몰입도가 높았다고 고백했듯 필 감독은 “이 작품의 이야기를 설명해주는 얼굴이었다”며 “조정석이 ‘다행입니다. 감독님’이라는 말을 돌려줄 때 교감을 느꼈다”고 치켜세웠다.전작 ‘운수 오진 날’을 함께한 이정은도 설득해 밤순 역에 캐스팅, ‘만찢’ 싱크로율을 완성했다. 해사한 웃음 속 묘한 슬픔을 지닌 최유리는 ‘외계+인’에서 눈독 들여 수아 역에 낙점했다. 조여정과 윤경호까지 필 감독은 “우리 배우들은 감사하게도 전부 ‘원픽’”이라며 “앙상블을 잘 이뤄 제 부족한 면을 살려주셨다”고 공을 돌렸다. “저도 굉장히 원작 팬인지라 각색할 땐 내가 좋아하는 건 꼭 살리자는 주의였어요. 팬들과 이심전심이지 않을까요.”원작자인 이윤창 작가도 영화화 각색에 “원래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시나리오에서 이뤄져서 좋았다”며 호평을 보냈고, 필 감독은 이 작가에게 놀이동산 캐리커처 작가 역으로 특별출연을 선물했다. 그런가 하면 원작에 없던 보아의 ‘넘버 원’, 2NE1의 ‘내가 제일 잘나가’ 같은 K팝 주제가와 춤동작을 결합한 듯한 좀비 액션은 필 감독만의 ‘감성’을 녹여 완성했다.필 감독은 “음악을 정말 좋아해서 항상 듣는다. 그래서 리듬감을 연출에서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좀비신은 군무로 접근해 동작마다 직업과 캐릭터를 하나하나 설계해 녹였다.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 뮤직비디오를 레퍼런스로 삼아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웃기고 사실적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덕분에 원작의 만화적인 매력을 살려내면서 조정석을 비롯해 믿고 보는 연기력의 배우진이 따뜻한 웃음과 눈물을 자아내는 가족 영화로 제대로 입소문을 탔다. 필 감독은 “감독을 직업으로 하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무대인사에 가족 3대가 같이 온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며 뿌듯해했다.“가족들과 같이 극장에서 무해하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극장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이 분명 있습니다. ‘좀비딸’을 통해 많이 느끼시길 바라요.”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8.14 05:55
영화

브레이크 없는 ‘F1 더 무비’, 웰메이드 영화의 승리[IS포커스]

‘F1 더 무비’가 뜨거운 질주 끝에 올해 최고 흥행작에 등극하는 이변을 썼다. 오롯이 영화의 힘으로 뒷심을 발휘한 결과다.10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F1 더 무비’는 전날 13만 2836명을 동원, 누적관객수 352만 3248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F1 더 무비’는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누적관객수 339만 1877명)을 제치고 올해 최고 흥행작 타이틀을 거머쥐었다.개봉 7주 차에 일궈낸 유의미한 성과다. 지난 6월 25일 개봉한 ‘F1 더 무비’는 브래드 피트와 ‘탑건: 매버릭’ 조셉 코신스키 감독의 만남으로 일찍이 관심을 모았다. 개봉 직후에는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화제성을 입증하기도 했다.다만 관심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소재의 한계가 명확했다. ‘F1 더 무비’는 사고로 은퇴한 레이서 소니 헤이스(브래드 피트)가 최하위 팀에 합류, 천재 신예 조슈아(댐슨 이드리스)와 F1 우승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자동차 경주’를 다룬 작품으로, 극장 주 소비층인 2030 세대 여성은 물론, 대중적 호기심을 당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극장 경쟁도 치열했다. 여름 성수기 시장을 맞아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슈퍼맨’ 등 할리우드 대작들이 연이어 개봉하면서 ‘F1 더 무비’의 순위는 계속 하락했다. 100만 고지 역시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보다 8일 늦은 개봉 13일째 간신히 넘어섰다. 하지만 개봉 4주차에 접어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경쟁작들의 부진 속 ‘F1 더 무비’는 박스오피스 1위 탈환에 성공했다. 이러한 흐름은 ‘전지적 독자 시점’, ‘판타스틱4: 새로운 출발’ 등 신작이 나온 후에도 계속됐다. ‘F1 더 무비’는 신작들에 잠깐 정상을 내줬다가 다시 1위로 올라서기를 반복하며 200만, 300만 돌파를 차례로 해냈다. 개봉 3주 만에 각각 44.3%, 61.7% 빠졌던 주말 스크린수와 상영횟수도 다시 늘어났다.성공한 여느 영화들처럼 ‘F1 더 무비’의 흥행 뒷심에는 입소문의 힘이 컸다. 소재의 진입 장벽을 넘어서고, 극장으로 향한 이들은 탄탄하게 짜인 서사, 신구 세대의 화합이 안긴 감동적 메시지, 리얼한 현장감과 속도감을 챙긴 레이싱 장면 등에 찬사를 보냈다. 이후 영화는 ‘웰메이드 작품’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관객을 하나둘 끌어모았다.정지욱 영화 평론가는 “개봉 전에는 ‘남자 영화’ 이미지가 컸지만, 개봉 후에는 여성 관객에게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탁월한 캐스팅, 몰입도 높은 스토리텔링 등으로 입소문을 탄 효과”라며 “특히 심장 박동처럼 느껴지는 엔진 소리처럼 극장에서만 보고 듣는, 영화적 체험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객 만족감이 높았고, 이것이 또 다른 입소문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관객 만족도는 지표로도 증명됐다. ‘F1 더 무비’의 좌석판매율은 주말 기준 3주 연속 40%를 웃돌고 있다. 특히 5주차 주말(7월 25~27일)에는 좌석판매율이 최대 48.9%까지 치솟으며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실관람객이 평가하는 CGV 골든에그지수 또한 99%(10일 기준)로, 현재 흥행 질주 중인 ‘좀비딸’(92%)보다 높다.정 평론가는 “‘F1 더 무비’는 비슷한 시기 개봉한 경쟁작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며 “‘F1 더 무비’의 이번 성과는 극장가가 아무리 어려워도 좋은 작품, 잘 만든 작품이라면 결국엔 관객의 선택을 받는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짚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8.11 05:49
연예일반

6000원 할인 쿠폰, 여름 극장가 살릴 묘수될까 [IS포커스]

정부가 극장가 살리기에 힘을 보탰다. 영화관 할인쿠폰 카드를 꺼낸 것인데, 여름 대목을 앞두고 침체된 영화산업을 살릴 묘수가 될지 주목된다.정부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추경으로 인해 늘어나는 재정 지출은 20조 2000억원으로 경기 진작과 민생 회복을 위해 전 국민 민생회복 소비 쿠폰 지급,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에 사용된다.이 중에는 극장에서 쓸 수 있는 할인쿠폰도 포함됐다.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영화관에서 회당 6000원 할인된 관람료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쿠폰(1인당 4회 제한)이다. 총 450만장, 271억원 규모로, 국회 본회의 의결까지 통과된다면 8월 발급될 예정이다.업계는 반색하는 모양새다. 관객 확대에 따른 영화산업 회복이 가능할 거란 판단에서다. 영화산업은 지난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랜 시간 침체기를 겪고 있다. 실제 영화진흥위원회의 ‘2024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극장 전체 매출액은 1조 19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5.3%(669억원) 감소했고, 전체 관객수는 1억 2313만명으로 전년 대비 1.6%(201만명) 줄었다. 여기에 팬데믹을 타고 등장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시장 점유율이 급증하면서 작품별 일 관객수는 2만명대까지 주저앉았다.이 같은 산업 악화에는 티켓값 상승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현재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 3사의 관람요금은 1만 4000원(평일 2D 성인기준)으로, OTT 월 구독료를 웃돈다. 곳곳에서 부담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티켓값을 57% 수준으로 낮추면 보다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유입시킬 수 있을 거란 예측이다.황재현 CJ CGV 전략지원담당은 “현재 영화산업은 20년 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침체된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서 영화관을 방문하는 관객수가 특히 저조했다”고 진단하며 “이번 소비쿠폰은 더 많은 관객이 극장을 방문할 수 있는 계기로, 침체된 영화산업이 활기를 얻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이번 소비쿠폰이 풀리는 기간은 1년 중 가장 많은 관객이 드는 극장가 대목으로, 비교적 사이즈가 큰 작품들이 스크린에 걸린다는 점에서 시너지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이미 안효섭·이민호 주연의 ‘전지적 독자 시점’, 조정석 주연의 ‘좀비딸’, 임윤아·안보현 주연의 ‘악마가 이사왔다’ 등이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 순차 개봉을 확정 지었다. 마블 신작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을 비롯해 ‘슈퍼맨’,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등 굵직한 외화도 다수 준비돼 있다. 황재현 담당은 “기대작들의 연이은 개봉으로 관객 유입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결국 관객이 증가해야 영화의 손익분기점 돌파, 재투자가 가능하다. 이번 소비쿠폰은 이러한 산업 선순환 구조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극장을 방문하지 않았던 관객을 다시 오게 함으로써 추석 연휴, 겨울 성수기까지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7.01 05:41
영화

“관객 자발적 ‘노이즈’ 마케팅”…밈까지 접수한 韓영화 1위

‘노이즈’가 관객 입소문으로 제대로 ‘노이즈 마케팅’을 타고 있다.30일 배급사 바이포엠 스튜디오가 ‘노이즈’의 관객들이 열광하는 포인트를 공개했다.#.이선빈-김민석-한수아-류경수, 대세 배우들의 ‘미친’ 연기 열연첫 번째 관객 ‘노이즈’ 마케팅 포인트는 배우들의 미친 열연이다. 이선빈, 김민석, 한수아, 류경수까지 영화, 드라마 장르를 불문하고 활약 중인 대세 배우들은 ‘노이즈’를 통해 첫 공포 스릴러 장르에 도전, 지금껏 보여 준 것과는 180도 다른 이미지로 미친 열연을 선보였다. 관객들은 “이선빈 연기 차력쇼 그 잡채. 지금 바로 극장으로 달려가셈”(X @my******), “기훈이 막판에 연기 미쳤음”(CGV ja****), “노이즈 보면 한수아가 연기 개맛있게 말아줌”(X @su*****), “노이즈에서 류경수 너무 무서와요”(X @m****) 등 배우들의 열연에 대해 호평하며 열띤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2.층간소음 소재 현실 공포 스릴러, 관객들 심장 제대로 저격두 번째 관객 ‘노이즈’ 마케팅 포인트는 대한민국 관객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소재와 연출이다. 층간소음과 아파트, 가장 한국적이고 현실적인 두 가지 소재를 공포 스릴러 장르와 결합해 완성된 ‘노이즈’는 공감을 일으키는 소재와 생생한 연출로 관객들의 심장을 제대로 떨리게 만들며 입소문 화력에 불을 붙이고 있다. “영화에 나오는 층간소음 쪽지가 진짜임. 이것보다 더 공포스러운 건 없다”(X @ss***), “공포 좋아한다? 한국적 소재 좋아한다? 심리 서스펜스 좋아한다? <노이즈> 보시길”(X myd****), “퇴근하고 충동적으로 <노이즈 > 보고 왔는데 너무 재밌다. 친구들아 나랑 같이 보자, 티켓 팝콘 콜라 다 사줄게”(X @ga*****) 등 관객들의 호평 역시 층간소음이라는 가장 현실적인 소재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지인들에게 강력추천은 물론 친구들과 함께 N차 관람까지 이어갈 작품임을 입증한다. #3.밈까지 접수…MZ 관객-아이돌까지 매료마지막 관객 ‘노이즈’ 마케팅 포인트는 MZ관객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밈과 아이돌의 강력 추천이다. ‘노이즈’는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인터넷 밈들을 활용한 관객들의 리뷰와 아이돌들의 자발적인 추천으로 MZ 관객들을 극장가로 불러들이고 있다.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밈을 활용해 영화 후기를 올리거나, 서스펜스 넘치는 ‘노이즈’를 보며 터질 것 같은 심박수를 기록했던 내용 등을 SNS에 올리며 영화를 관람한 뒤에도 ‘노이즈’에 대한 이야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피니트 성규, 세븐틴 부승관 등 아이돌들도 영화 ‘노이즈’를 감상한 이야기를 팬들에게 전하며 홍보에 일조, 팬들에게도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한편 ‘노이즈’는 층간소음으로 매일 시끄러운 아파트 단지에서 실종된 여동생을 찾아 나선 주영(이선빈)이 미스터리한 사건과 마주하게 되는 현실 공포 스릴러. 현재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노이즈’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6.30 16:54
영화

‘드래곤’ 꺾은 ‘엘리오’, 디즈니·픽사 6월 마법 통할까

‘엘리오’가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하며 극장가 디즈니·픽사 바람을 예고했다.19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엘리오’는 개봉일인 전날 2만 6114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이는 ‘드래곤 길들이기’, ‘하이파이브’ 등 기존 화제작들을 제친 기록으로, 단숨에 박스오피스 정상에 안착했다. 실시간 예매율도 13.2%(19일 오후 4시 기준)로, 개봉작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CGV골든에그지수 97%, 롯데시네마 실관람객 평점 9.2점,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 9.57점 등 실관람객 평가도 긍정적이다.‘엘리오’가 ‘엘리멘탈’(2023, 724만명), ‘인사이드 아웃2’(2024, 879만명)에 이어 디즈니·픽사 6월 흥행사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엘리오’는 지구별에서 나 혼자라 느끼던 외톨이 엘리오가 어느 날 갑자기 우주로 소환돼 특별한 친구를 만나며 펼쳐지는 감성 어드벤처물이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6.19 15:57
영화

韓영화, 극장가 숨통 틔우기 쉽지 않네 [IS포커스]

한국영화 침체기가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제는 손익분기점은커녕 100만 돌파도 ‘하늘의 별따기’가 된 상황.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반적인 콘텐츠 소비 흐름이 바뀌었다는 분석인데 전망 역시 밝지 않다.18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전날까지 극장에서 한국영화를 관람한 관객은 총 218만 400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국영화를 본 관객(250만 7660명)보다도 12.9% 낮은 수치다.이 시기 극장에 걸린 한국영화가 없었던 건 아니다. 되레 6월 징검다리 연휴를 앞두고 지난달 30일 이재인, 유아인 주연의 ‘하이파이브’와 유해진, 이제훈 주연의 ‘소주전쟁’이 나란히 개봉하며, 모처럼 극장가에 훈풍이 불 거란 기대감이 감돌았다.하지만 기대는 현실이 되지 못했다. 유아인 리스크에도 불구, 초반 화제 몰이에 성공했던 ‘하이파이브’는 개봉 2주 차 ‘드래곤 길들이기’ 등 할리우드 신작이 나오기 무섭게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현재 일평균 관객수는 2만명대, 누적관객수는 154만 8950만명으로, 손익분기점(290만명) 돌파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소주전쟁’은 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개봉 첫날 전체 3위로 출발한 영화는 다음 날부터 한 계단씩 순위가 떨어졌다. 급기야 3주 차를 맞이한 지난 주말에는 ‘차트 아웃’이란 굴욕까지 맛봤다. ‘소주전쟁’의 누적관객수는 27만 4504명, 손익분기점은 180만명이다.이 같은 현상은 비단 6월, 특정 한국 영화에 국한된 게 아니다.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가장 높은 성적을 낸 작품은 지난 4월 개봉, 337만명을 동원한 ‘야당’이다. 이어 ‘히트맨2’(254만명), ‘승부’(214만명), ‘검은 수녀들’(167만명) 순으로, 그 외 작품은 모두 100만 문턱도 넘지 못했다.작년보다 암담한 수준이다. 지난해 극장가에는 ‘파묘’(1191만명), ‘범죄도시4’(1150만명) 등 두 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했고, ‘베테랑2’(752만명), ‘파일럿’(471만명), ‘소방관’(385만명), ‘탈주’(256만명), ‘핸섬가이즈’(177만명) 등이 흥행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불구, 상업영화(순제작비 30억원 이상)의 평균 추정수익률은 마이너스 16.4%로 집계됐다. 연이은 한국 영화들의 흥행 실패를 두고 업계에서는 흐름을 읽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OTT 붐이 일었고, 자연스럽게 관객의 콘텐츠 취향과 시청 패턴도 달라졌다. 하지만 국내 영화들은 여전히 과거 트렌드에 매물돼 작품을 제작한다는 분석이다.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한국은 트렌드 주기가 빠르다. 예전처럼 흥행 배우, 감독이 나온다고 흥행하지 않는다”며 “특히 팬데믹 이후 관객의 니즈, 관심사 자체가 바뀌었다. 최근 화제를 모은 OTT 콘텐츠들을 보면 영화보다 훨씬 쉽고 빠르다. 리얼리티도 강하다. 하지만 한국영화는 아직도 스토리 기반 작품, 힐링 코드만 좇는다”고 짚었다. 윤성은 영화 평론가는 “콘텐츠의 질적 하락의 문제가 분명히 있다. 다만 최근 추세를 보면 실관람객 만족도, 평가가 높은 작품들 조차 관객이 들지 않는다”며 “그 기저에는 ‘OTT에 나오면 봐야지’ 같은 심리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 이제 대중은 콘텐츠를 향유하는 장소로 극장을 선호하지 않는다. 영화를 보는 방식 자체에 많은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다만 물리적 한계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관객을 극장으로 유인할 영화 자체가 많지 않다 보니 확률적으로 흥행작이 저조했다는 해석이다. 실제 한국영화 개봉작은 최근 3년 사이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다. 영진위 집계 기준, 지난해 개봉한 상업영화는 37편에 불과하다.더 큰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관객수가 팬데믹 이전으로 회복되지 않으면서 투자 자체가 어려워진 까닭이다. 작품 안팎 이슈로 오랜 시간 개봉을 못한, 이른바 ‘창고 영화’도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일례로 국내 최대 투자배급사로 손꼽히는 CJ ENM은 올 상반기 투자·배급 작품을 단 한 편도 내놓지 않은 데 이어 하반기에도 임윤아, 안보현 주연의 ‘악마가 이사왔다’와 이병헌, 손예진 주연의 ‘어쩔수가없다’만 개봉할 예정이다. 2026년 촬영에 들어가는 작품도 ‘국제시장2’, ‘타짜4’, ‘교산’, ‘칼, 고두막한의 검’ 정도로 알려졌다.김헌식 평론가는 “지금 영화계는 거대한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쉽지 않겠지만, 제작사, 극장 모두 구조적 재편과 전략적 대안 수립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러한 위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러한 상황 속 극장가는 다시 한번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각 배급사는 연중 최대 성수기인 여름 시장을 맞아 ‘전지적 독자 시점’, ‘좀비딸’, ‘악마가 이사왔다’ 등 아껴둔 작품을 꺼내며 극장가 대전을 예고했다. 이들 영화가 오랜 시간 지속됐던 침체기를 깨고, 극장가 분위기 반등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6.19 06:05
영화

[IS리뷰] '노이즈', 귀를 찢는 '찐' 공포가 온다 [무비로그①]

층간 소음이라는 현 사회 이슈와 익숙하면서도 낯선 소리로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영화 ‘노이즈’가 현실 밀착형 공포로 초여름 극장가를 시원하게 물들인다.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주영(이선빈)과 주희(한수아) 자매는 간신히 내 집 마련에 성공한다. 도심 외곽에 위치한 낡은 아파트지만, 자매가 살기엔 충분한 보금자리다. 하지만 입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정체불명의 층간 소음이 시작되고 주희의 불만도 날이 갈수록 심해진다.주희의 투정이 히스테리로 바뀌는 동안 주영은 지방 공장에서 일하며 기숙사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묵묵히 일하던 주영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온다. 동생이 사라졌다는 경찰의 연락이다. 주영은 급히 본가로 돌아와 동생의 행적을 추적한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의 불쾌하고 불편한 소음과 함께. 듣기 싫거나 시끄러운 소리 또는 소음. 영화 ‘노이즈’(Noise)는 제목의 정의와 속성을 활용한 작품이다. 소재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층간 소음이다. 누군가의 삶엔 치명적인 스트레스지만, 공권력으로 해결하기도 어려운 사회 문제로, 근래 영화 ‘원정빌라’, ‘백수아파트’ 등에서도 여러 차례 다뤄졌다. ‘노이즈’는 앞선 영화들이 그러했듯 층간 소음으로 시작된 사소한 이웃 간 다툼이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담아냈다.공포는 소리로 먼저 온다. 테이프를 뜯는 날카로운 괴음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기 전까지 사운드가 주는 공포에 주목해 이야기를 발전시킨다. 우리 삶을 둘러싼 각종 소리들은 영화를 휘감으며 관객을 극 한가운데에 위치시킨다. 특히 결정적 순간마다 귀에 박히는, 귀를 찢을 듯한 소리는 서스펜스를 최대치로 끌어 올리는 중요한 장치다. 소리의 공포는 캐릭터 설정과 맞물려 더 큰 시너지를 낸다. 서사의 중심축인 주영은 청각장애인이다. 그는 보청기를 통해 청각이란 감각의 양극단을 오가는데, 이는 관객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작품을 연출한 김수진 감독은 주영과 관객의 청각을 같은 선상에 놓고, 미세한 소리까지 키웠다가 이내 모든 사운드를 제거하기를 반복한다. 이러한 패턴은 영화의 공포감을 극대화하는 ‘노이즈’만의 차별점이다.메인 소재를 비롯해 곁가지로 뻗은 이웃 간 무관심, 재건축 이슈 등을 보면, 시종 현실감을 앞세운 공포 스릴러 같지만, 또 마냥 그렇지는 않다. 극심한 층간 소음 스트레스에서 오는 환영과 환청은 극이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초자연적 요소들과 중첩된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자연스럽게 일상과 유리된다. 영화의 결이 달라지는 지점이자 일종의 장르의 확장 또는 변주다.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사건의 시발점을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영화는 원흉을 아파트 내부에 숨겨 놓고 관객을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든다. 관객이 한마음으로 누군가를 지목할 때면, 기다렸다는 듯 방향을 튼다.이 재미가 온전히 관객에게 전달되는 건 탄탄하게 짜여진 서사 때문이기도 하지만, 배우들의 균질한 연기 덕도 크다. 주인공 이선빈은 물론, 주희의 남자친구 기훈 역의 김민석부터 아파트 부녀회장으로 짧게 등장하는 백주희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안정적인 연기로 극을 채운다.특히 류경수의 존재감은 각별하다. 극중 류경수는 층간 소음으로 자매를 괴롭히는 의문의 남자 근배를 연기했다. 류경수는 좀처럼 내성이 생기지 않는 살벌한 연기로, 전반부 긴장을 책임진다. 그를 대표하는 작품 속 이미지와는 유사하지만, 현재 출연 중인 드라마 ‘미지의 서울’과는 상반된 얼굴이라는 점도 흥미롭다.오는 2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6.18 06:00
영화

‘미션 임파서블8’ 톰 크루즈, 韓 극장가 살리기 미션 ‘파서블’①

전 세계 어떤 미션도 ‘클리어’하는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가 이번엔 한국 극장가 구원에 나선다. 시리즈에 대한 높은 기대치와 톰 크루즈의 열혈 홍보 속 분위기는 이미 달아올랐다.14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이하 ‘미션 임파서블8’)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예매율 59.0%, 사전 예매량 16만 3122장을 기록했다. 지난 9일 티켓 예매 시작 직후부터 압도적 1위를 유지 중으로, 현재 추세라면 개봉(5월 17일) 전 가뿐히 20만명을 넘길 전망이다.시리즈의 두터운 팬층과 충성도를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이자 ‘미션 임파서블8’에 대한 관객 기대치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션 임파서블’은 지난 1996년부터 약 30년 동안 사랑받아 온 흥행 시리즈다. 7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돈은 약 41억 4000만달러(약 5조 8684억원). 국내에서는 최고 750만명(‘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2021), 최저 402만명(‘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2023)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꾸준히 흥행을 했다. 특히나 ‘미션 임파서블8’은 개봉 전부터 시리즈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지면서 팬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시리즈 정체성이자 제작자인 톰 크루즈는 이와 관련한 즉답을 피하고 있지만, “지난 30년 동안 만들어 온 시리즈의 정점”이란 말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가장 큰 수익처인 북미에서는 이미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현지 평론가들은 SNS를 통해 “크리스 맥쿼리 감독과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8’을 통해 이 시리즈를 진정한 다음 단계로 끌어올렸다. 지금까지 나온 ‘미션 임파서블’ 중 가장 거대하고 가장 거칠며 가장 중대한 작품”, “톰 크루즈는 또 한 번 해냈다. 팬들이 시리즈를 마무리하기에 완벽한 결말이었다. 미션 클리어”라고 극찬했다. 한국에서는 현실적인 조건도 좋다. 흥행의 가장 큰 변수인 경쟁작부터 전무하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는 ‘야당’은 올해 최고 스코어를 찍은 뒤 자연스러운 퇴장 수순을 밟고 있다. 개봉 4주 차에 접어든 상태로 일평균 드롭률이 10%를 넘어섰다. 그 외 작품들은 사실상 경쟁 자체가 되지 않는다. ‘소주전쟁’, ‘하이파이브’ 등 사이즈가 큰 신작들은 5월 마지막 주 개봉으로, 여유가 있다.더욱이 ‘미션 임파서블8’은 토요일 개봉이라는 강수까지 뒀다. 중소 영화에 피해가 가는 ‘꼼수’ 개봉이라 할지라도 극장 입장에서는 버선발로 마중 나갈 반가운 손님이다. 전체 티켓 수입이 큰 폭으로 준 데다 볼만한 영화까지 없는 현 상황을 미뤄 본다면 ‘미션 임파서블8’의 첫 주말 스크린수 및 상영 횟수는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주요 멀티플렉스들에서는 이미 이 영화에 50%를 웃도는 관을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여기에 북미(5월 23일)보다 6일 앞선 개봉, 시리즈 최초 칸국제영화제(비경쟁부문) 초청작 등 수식어가 영화의 또 다른 메리트로 작용하면서 예비 관객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화제성은 충분하다.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8’ 팀과 함께 지난 7일 내한, 1박 2일간 홍보 일정을 소화하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그는 3시간 가량 레드카펫 행사를 진행하며 기존의 팬들을 챙기는가 하면, 방탄소년단(BTS) 진의 개인 예능에 출연하는 등 시리즈가 낯선, 새로운 관객 유입에도 공을 들였다. 걸림돌이 있다면 시간이다. ‘미션 임파서블8’은 시리즈 역대 최장인 169분(2시간 49분) 동안 상영된다. 육해공을 넘나드는 화려한 액션이 러닝타임을 꽉 채우긴 하지만, 긴 호흡이 익숙지 않은 현 관객들에게는 켤코 짧지 않는 시간이다. 여기에 전편과 이어지는 서사도 일부 관객에게는 진입장벽으로 다가갈 수 있다. 황재현 CGV 전략지원담당은 “러닝타임이 허들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미션 임파서블’은 평균 600만명이 본 시리즈다. 보수적으로 봐도 500만명은 넘을 거로 본다. 내외부적인 평가가 좋은 만큼 전 세대에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으로 예상된다. 포맷이 다양해서 N차 관람률도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한편 ‘미션 임파서블8’은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린 에단 헌트(톰 크루즈)와 IMF 팀원들이 목숨을 걸고 모든 선택이 향하는 단 하나의 미션에 뛰어드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5.1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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