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문동주 때문에 힘들다"더니 다 가르쳐 준다, "태인이 형, 더 따라다닐게요" [IS 사이판]
"한 번만, 한 번만."(문동주)"아잇, 그냥 들어가자고."(원태인)슬쩍 밀어내 보지만, 밀리지 않는다. 하지만 원태인(26·삼성 라이온즈)의 표정은 밝다. '원태인 바라기' 문동주(23·한화 이글스)의 적극적인 '구애'에 표정이 사르르 녹는다. 두 선수는 현재 미국령 사이판에서 대표팀 전지훈련 중이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오는 3월 열리는 WBC를 대비하기 위해, 영상 30도가 웃도는 따뜻한 사이판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두 선수 역시 각 구단을 대표하는 에이스 투수들로서 이번 소집훈련에 동참하게 됐다. "(문동주 때문에) 힘들어 죽겠다. 너무 따라다닌다"라는 원태인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다. 그는 "캐치볼 단계가 나와 동주랑 같다. 훈련도 같은 조에서 하게 됐는데, 동주가 자기 공 어떠냐고 자꾸 물어본다. 나보다 더 좋은 투수가 그러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원태인은 '프로 질문러'로 유명하다. 선배, 외국인은 물론 후배, 심지어 고등학교 투수에게도 궁금한 게 있으면 질문을 쏟아낸다. 그에게 시속 160㎞의 공을 던지는 문동주가 좋은 스승이다. 하지만 소득이 없다는 게 원태인의 설명. 원태인은 "그냥 세게 던지면 된다"는 문동주의 답변에 기가 찼단다.문동주도 할 말이 있다. 그는 원태인에게서 안정적인 제구를 배우려 한다. "(원)태인이 형은 항상 같은 리듬, 같은 궤적으로 공을 던진다. '이게 클래스구나'라는 걸 실감한다"며 감탄하면서도 "(원태인으로부터 제구력 향상에 대해) 크게 얻어낸 건 없다. 어쩔 수 없이 독학하고 있다"며 투덜댔다.원태인은 쉬지 않고 치대는 문동주를 밀어내는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야구에 관해서라면 모든 걸 알려주려 한다. 14일 훈련에서도 두 선수는 슬라이더 그립에 대해 토론했다. 원태인에게 슬라이더를 배운 문동주는 휴식을 위해 들어가려던 원태인에게 "한 번만 던져 봐도 돼요?"라며 그를 붙들었다. "그냥 들어가자"며 투덜거리던 원태인은 문동주의 공을 4~5개를 받으며 열심히 피드백해 줬다.
문동주는 원태인과의 시간이 '특권'이라고 했다. 그는 "태인이 형과 보내는 시간이 정말 좋다. 태인이 형의 수준이 정말 대단하다는 걸 대화하면서 느낀다. 내가 형을 따라다니는 이유가 있다. 하나라도 더 배우고 싶다"고 전했다. 사이판=윤승재 기자
2026.01.15 0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