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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대기업 러브콜 쇄도했던 전기차 충전소 사업 ‘계륵’ 전락

한때 대기업의 신사업으로 각광받았던 전기차 충전 사업이 ‘계륵’으로 전락했다. 전기차 붐을 타고 러브콜이 쇄도한 지 불과 3~4년 만에 사업 성패의 기로에 선 분위기다. 지속된 적자와 사업 정체 속 불확실성 확대로 대기업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사업 정리하거나 희망퇴직 칼바람 28일 업계에 따르면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전기차와 배터리 등 이차전지의 큰 축들이 흔들리면서 전기차 인프라 사업도 크게 출렁이고 있다. 전기차 충전 사업이 인프라 구축의 대표적인 신사업인데 위기에 직면했다. LG전자는 투자 실패를 빠르게 인정하며 사업을 접었다. 지난 2022년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하이비차저(구 애플망고)를 인수하며 전기차 충전 시장에 진출했고, 3년간 410억원을 투자했지만 이른 철수를 결정했다. LG전자는 지난 22일 사업 환경 변화에 따른 전략적 리밸런싱(사업 재편) 차원에서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청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기차 충전기 제조를 담당했던 자회사 하이비차저도 전날 해산을 결의했다. 하이비차저는 2023년 70억원, 2024년 72억원 등 2년 연속 적자를 냈고, 매출은 1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LG전자는 2022년 신성장 동력으로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선택하며 의욕을 드러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23년 매출 100조원의 비전을 밝히면서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조 단위 사업으로 빠르게 육성하겠다는 공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에는 전기차 충전 사업의 첫 해외 생산 거점인 미국 텍사스 공장이 가동되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업의 리밸런싱 차원으로 보면 되고, 많은 고민 끝에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접기로 했다”며 “사업 종료 후에도 공급처 대상 유지보수 서비스는 차질 없이 수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선택과 집중’ 측면에서 빠르게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을 제외시켰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전기차 수요가 급감한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보조금 지원이 중단되는 등 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대신 새 먹거리로 부상한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조주완 CEO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존 신사업은 다소 불확실성이 높아도 과감하게 추진했지만, 시장 환경이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이런 방식으로는 성공을 담보하기 힘들다”며 태세 전환의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SK그룹의 전기차 충전기 업체인 SK시그넷은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지난 2021년 8월 SK그룹의 지주사 SK㈜가 시그넷을 인수한 뒤 처음이다. SK는 당시 시그넷 EV 지분 55.5%를 2930억원에 인수하며 사명을 SK시그넷으로 변경했다. SK시그넷은 SK그룹 성장동력의 큰 축인 ‘배터리 사업군’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사업체다. 초급속 전기차 충전기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기업인데 미국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초급속 충전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캐즘 여파로 충전기 사업이 정체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년 연속 적자를 냈고, 2024년 영업손실이 2452억원까지 불어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매출은 838억원 수준인데 영업손실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위한 고강도 리밸런싱 작업을 펼치고 있는데 배터리 사업군 SK온과 SK시그넷 역시 예외가 아니다. SK 관계자는 “업황 부진으로 전기차 충전기 사업도 주춤한 상황이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력 재배치가 이뤄지고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 사업에 대한 투자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빈 직접 챙기는 신사업 SK그룹처럼 롯데그룹도 오너 일가가 전기차 충전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는 전기차 충전 사업을 그룹의 4대 신성장 동력(바이오앤웰니스·모빌리티·지속가능성·뉴라이프 플랫폼) 중 하나로 정해 적극 육성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3월 롯데이노베이트의 자회사로 충전기 사업을 하고 있는 이브이시스의 스마트팩토리 청주 신공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 준공된 청주 신공장은 전기차 충전기 사업의 핵심 시설이다. 완속부터 중급속, 급속, 초급속 등 단계별 충전기 생산이 가능한 곳이고, 연간 생산능력이 2만기 수준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은 생산 환경을 직접 챙기면서 “다양한 제품 라인업과 안정성 등 품질에 기반해 국내를 넘어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브이시스는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현지 법인인 ‘이브이시스 아메리카’를 설립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올해 1월에는 전기차 충전기 파워 모듈 제조사인 솔루엠과 업무협약을 맺고 북미 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1월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5’에서는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 부사장이 현장을 찾아 이브이시스 사업에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이브이시스의 미국 판매 판트너사인 삼성물산 관계자 등과도 인사를 나누면서 “글로벌 확산을 많이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일본 등으로 빠르게 확대하려는 글로벌 확산 움직임은 캐즘으로 인해 지체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이브이시스는 2023년 804억원이었던 매출이 2024년 886억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6억원에서 133억원으로 5배 이상 늘어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사업 진행 속도도 더딘 편이다. 지난해 전기차 충전기 사업의 일본 진출을 겨냥했지만 아직까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일본 전기차 시장 진출은 아직 이르다고 판단하여 계획이 다소 늦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충전기 서비스 확대도 정체 전기차 충전기 제조 업체뿐 아니라 충전 플랫폼을 운영하는 서비스 업체들의 사업도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와 신세계 I&C 등이 충전기 서비스를 관리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의 경영권을 확보해 충전기 서비스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까지 초고속 충전기 서비스 이피트(E-pit) 500기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국내 전기차 사용자의 충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충전기의 양적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캐즘 여파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는 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세계 I&C도 이마트와 스타필드, 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그룹의 주요 계열사에 전기차 충전 서비스 ‘스파로스 EV’를 선보이고 있다. 해당 충전소에 스마트 화재 감지 솔루션을 구축했고, 상시 모니터링하며 비상 상황 발생 시 통합 관제센터 및 현장 관리자를 통해 즉시 대응하는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 I&C는 현재 7500기 이상의 충전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양적 확대보다 품질 관리에 신경 쓴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I&C 관계자는 “올해는 기존에 공급한 충전 인프라의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과 품질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한 서비스 강화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전략을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의 경우 전기차 충전기가 마트 등 주요 계열사 충전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사업을 중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며 “전기차 충전 시장의 성장세가 조정 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에 단기적 불확실성에 대응하면서 중장기적인 전략으로 접근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5.04.29 06:30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골프 약속은 무게가 얼마일까?

제법 오랜 전 일이다. 뱁새 김용준 프로가 프로 골퍼가 되기 전이었다. 뱁새 김 ‘아마’가 선배 세 명과 라운드를 하기로 한 날 새벽이었다. 그날은 전북 군산에 있는 군산CC에 가기로 했다. 뱁새를 포함해서 네 명 모두 서울에 살았다. 선배 둘은 뱁새네 집으로 오기로 했다. 한 사람은 가는 길에 태울 요량이었고. 팀 리더나 다름 없던 뱁새는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을 떴다. 빗소리가 창문을 때렸다. 군산에도 그 정도 비가 온다면 도저히 라운드를 할 수 없었다. 뱁새는 군산CC에 전화를 걸었다. 이른 새벽이라 직원이 출근도 하지 않을 시간이었다. 그래도 군산까지 두 시간 남짓 걸리니 출발하기 전에 어떻게든 판단을 해야 했다. 갈 것인가? 취소할 것인가? 전화벨이 한참 울리고 나서야 경비가 받았다. 잠을 깨워서 미안했다. 그래도 할 수 없었다. 날씨를 물었다. 웬걸? 비가 오지 않는다고 했다. 일기 예보에는 틀림 없이 비가 잡혀있는데 말이다. 뱁새는 전화를 끊고 서둘러 선배에게 문자를 날렸다. 두 사람은 군소리 없이 뱁새 집에 도착했다. 비를 뚫고. 문제는 태우러 갈 선배였다. 그 선배는 “이 비에 무슨 라운드냐”고 잠이 덜 깬 목소리로 답했다. “군산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고 말해도 막무가내였다. “가다가 차를 돌리는 한이 있어도 출발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그래도 내키지 않는 목소리였다. 전화 너머로 언성이 높은 형수 목소리도 들렸다.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데 정신 빠진 인간들이 어디를 간다고”라는 말이었다. 부아가 살짝 치밀었다. 그래도 꼭 함께 가야 했다. 주말이라 네 명이 치기로 부킹을 했으니 말이다. 두 시간 뒤 군산 날씨를 지금 알 길은 없었다. 현지에는 비가 안 오는데 골프장이 부킹을 취소해 줄 리도 없었고. 꾹 참고 선배를 달랬다. ‘데리러 갈 테니 짐을 챙겨서 나오라’고 말이다. 선배가 차에 탈 때도 비는 추적추적 내렸다. 배웅 나온 형수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차마 형수와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 뱁새가 그 ‘정신 빠진 인간들의 대장격’이었니까! 뱁새가 운전한 차는 굵은 비를 뚫고 군산까지 주저주저하며 달렸다. 군산에 거의 다 왔을 무렵이었다. 빗방울이 뚝 그쳤다. 뱁새 패거리가 티 오프(Tee Off)를 할 때는 파란 하늘까지 드러났다. 한 없이 맑고 시원한 초여름 날씨였다. 뱁새 패거리는 마음껏 라운드를 즐겼다. 땅은 좀 질퍽거렸지만 그것이 대수였겠는가! 그날 수도권 어디쯤으로 간 주변 사람은 모두 철수했다고 한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군산에만 비가 오지 않은 것 같았다. 또 다른 골프 약속 한 번도 뱁새 뇌리에 생생하다. 골프를 늘 폄하하던 초보 골퍼인 초등학교 동창이 갑자기 라운드를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건강이 나빠져서 몇 달 동안 휴직했다가 복귀하기 전이라며 꼭 한 번 골프를 같이 치고 싶다고 했다. 그 때는 이미 프로가 된 뱁새는 이른바 명문 골프장 부킹을 구했다. 귀한 손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골프장 클럽 챔피언인 지인이 임박한 부킹을 구해주면서 신신당부했다. ‘절대 부킹 약속을 어기면 안 된다’고 말이다. 그리고 ‘주말이라 반드시 네 사람이 쳐야 한다’고 다짐도 받았다.뱁새는 신이 났다. 다른 친구 한 명이 지인을 데려오기로 했다. 문제는 라운드 당일에 일어났다. 그림 같은 날씨에 뱁새는 신이 나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티 오프가 한 시간 남짓 남았을 때였다. 같이 라운드 하기로 한 다른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라운드를 같이 하고 싶다고 부탁한 친구가 못 온다고 연락을 했다는 것이다. 몸살이 나서 오지 못한다나? 뱁새는 갑자기 머리가 띵했다. ‘네 명 몫을 내도 세 명이서 라운드를 할 수 없다’고 한 지인 말이 떠올라서였다. 다른 조에서 왜 저 조만 세 명이서 치느냐고 따지면 곤란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이미 들은 터였다. 골프장이 갑질을 하네 마네 하고 따지려면 애초에 부킹을 부탁하지 말았어야 옳았다. 이제 와서 남의 원칙을 트집 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급히 한 사람을 구해야 했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말이다. 몇 통이나 전화를 돌렸을까? 선배 프로 한 명이 오겠다고 했다. 막상 와서 보니 치과에서 이를 뽑고 피도 멎지 않은 채였다. 다급한 뱁새 목소리에 자초지종을 따지지 않고 날아온 것이다. 덕분에 부킹을 구해 준 지인에게 결례를 하지 않게 되었다. 그 다음이 더 문제였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친구가 자기 몫인 캐디피와 카트비라며 다른 친구에게 5만원을 송금했다. 고맙게 와 준 선배 프로의 비용은 뱁새가 다 부담했는데 말이다. 뱁새는 약이 올랐다. 고운 말이 나올 리가 없었다. “그린피도 보내라”는 말을 다른 친구를 통해 전달했다. 돌아온 답은 기가 막혔다. “그럴 줄 알았으면 갈 걸”이었다. 자신 때문에 잡은 약속에 오지 못하게 된 친구가 뱉은 그 말에 뱁새는 너무나 크게 마음이 상했다. 그는 그날 이후 뱁새에게 더 이상 친구가 아니라 그냥 동창이 되었다. 골프 약속은 무게가 얼마일까? 골퍼에 따라 다를 것이다. 문제는 무게를 서로 다르게 여기는 골퍼끼리 약속을 할 때 생긴다. 한 쪽은 무겁게 여기고 다른 쪽은 가볍게 여길 때 말이다. 그래도 어느 쪽이든 최소한 지켜야 할 선은 있다. ‘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KPGA 프로 2025.04.23 08:21
IT

'상장 늦어도 OK’ 카카오픽코마의 이유 있는 자신감

카카오픽코마의 일본 증시 데뷔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네이버 계열 ‘라인망가’의 추격에도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 없이 순항하고 있다. 단행본 위주 시장에서 디지털 전환 트렌드를 주도하며 현지 전자책 생태계를 꽉 잡은 덕이다.만화 본고장 접수한 픽코마2일 모바일 분석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카카오픽코마의 디지털 만화·소설 플랫폼 ‘픽코마’는 2024년 게임을 제외한 일본 앱 매출 순위에서 1위에 등극했다. 2위 라인망가는 물론 숏폼(짧은 동영상) 트렌드를 주도하는 틱톡(3위)과 현지 국민 메신저 라인(5위)을 따돌렸다.작년 말까지 픽코마의 인앱결제 수익은 32억 달러(약 4조7000억원)로 추정된다. 2020년을 시작으로 ‘소비자 지출이 가장 많은 앱’(게임 제외) 5년 연속 1위를 지켰다. 일본이라는 단일 시장에서 이룬 성과라 더욱 눈에 띈다.그만큼 카카오 안에서의 입지도 남다르다. 카카오픽코마의 작년 연간 매출은 4760억원으로 전년 대비 6% 감소하며 주춤했지만, 카카오 콘텐츠 부문에서 약 12%를 책임졌다.2016년 4월 일본에 상륙한 픽코마는 일본 전자책과 한국·일본·중국에서 제작된 웹툰, 소설 등 16만개 이상의 작품을 서비스하고 있다. 월평균 이용자는 1000만명 이상이며, 누적 앱 다운로드는 4500만건을 넘어섰다.픽코마는 일본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광고 캠페인 없이 지금의 입지를 다졌다. ‘웹툰은 무료’라는 인식을 벗어던지고 작품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서비스 정책이 현지 이용자들의 정서를 제대로 파고들었다.카카오픽코마 관계자는 “당시 시장에 없던 BM(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 파트너들과 공고한 신뢰를 쌓은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기다리면 무료’ 정책을 도입하는 대신 이용자들의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권’ 단위 단행본을 에피소드 중심의 ‘화’ 단위로 나눴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무료로 감상할 수 있지만 당장 다음 내용이 궁금한 이용자들에게 미리 볼 수 있는 결제 창구를 열어줬다.일본 출판물 시장의 점진적 디지털 전환 추세도 픽코마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웹툰과 관련 IP(지식재산권) 사업에 주력하는 라인망가와 달리 출판물의 유통 채널을 혁신하며 독자적인 영역을 조성했다. 라인망가와는 결이 다르다고 픽코마가 강조하는 이유다.일본 전국출판협회 출판과학연구소의 통계를 보면 2024년 종이와 전자를 합산한 출판 시장 규모는 1조5716억엔(약 15조3638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작아졌다.그런데 세부적으로 보면 종이 출판은 5.2% 쪼그라든 데 반해 전자 출판은 5.8% 성장했다. 전자 출판은 만화, 서적, 잡지 모두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픽코마는 오프라인과 웹 중심의 만화 소비 경험을 모바일 환경으로 확대했다.라인망가는 픽코마를 따라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현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 2월 도쿄의 중심부인 시부야에서 인기 웹툰 ‘입학용병’의 첫 팝업스토어를 열어 20~30대 팬들을 끌어모았다. IPO는 뒤로, 작품 확보에 ‘힘’초조함을 느낄 법 하지만 픽코마는 콘텐츠 유료 감상의 당위성을 제시하고 새로운 소비 방법과 혜택을 앞세워 자연스럽게 만화·소설 소비자들의 일상에 녹아드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탄탄한 이용자 기반과 수익성 탓인지 수년째 밀리고 있는 IPO(기업공개)에도 흔들리지 않는 분위기다.카카오픽코마는 카카오재팬 시절인 2017년 상장 검토설이 퍼진 데 이어 2021년 IPO 추진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아 잠정 보류에 힘이 실리고 있다.급격한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과 카카오를 둘러싼 ‘쪼개기 상장’의 부정적 인식이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프랑스 담당 조직을 해체하며 유럽 시장에서 철수해 글로벌 영토 확장 명분이 희석된 탓도 있다.그래도 아직 최대 만화 시장 일본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카카오픽코마는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시간을 벌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일본 만화 시장이 2027년까지 76억5600만 달러(약 11조2200억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카카오픽코마 관계자는 “올해 픽코마는 지난해 개편한 시스템을 안정화하며 콘텐츠 라이브러리 확대와 라이프사이클 연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며 “다양한 작품이 많은 독자를 만나고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도록 UI·UX(이용자 인터페이스·경험)를 강화해 작품에 대한 접근성과 이용자 편의성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4.03 08:00
메이저리그

선행도 메이저급...이정후, 산불 피해 지원에 1000만원 기부

대한적십자사(회장 김철수)는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 한국인 선수 이정후(27)가 최근 발생한 산불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대한적십자사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고 1일 밝혔다.지난 3월 초, 경남·경북·울산, 전북 등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은 수많은 주민의 삶의 터전을 앗아갔으며, 산림과 주거지 파괴로 인해 이재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이정후는 피해 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해 이번 기부를 결정했다.이정후는 "산불로 인해 많은 지역이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무거웠다.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자 기부를 결심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를 입은 분들이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하고, 다시 웃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대한적십자사 김철수 회장은 "이정후 선수의 따뜻한 마음이 피해 주민들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될 것이다. 기부금은 신속히 필요한 곳에 전달하겠다'고 전했다.이정후는 꾸준한 선행으로도 주목받아 왔다. 2024년에는 지역 어린이 야구 꿈나무들을 위해 장학금을 전달한 바 있으며, 이번 기부로 다시 한번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달 31일(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 전에서 올 시즌 첫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기부로 글로벌 스포츠 스타로서의 모범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의 선행은 산불 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안희수 기자 2025.04.01 12:36
산업

'다이소 건기식 논란' 공정위 가세에 대웅과 종근당 '신중 모드'

다이소의 건강기능식품(건기식) 판매 논란에 공정거래위원회와 소비자단체까지 가세했다. 이에 입점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은 ‘소비자 권리’ 측면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일양약품의 다이소 철수와 관련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일양약품은 지난달 다이소 전용 건기식을 판매를 출시 5일 만에 철수했다. 대한약사회의 강한 반발 때문이었다. 대한약사회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제약사가 수십년간 건기식을 약국에 유통하면서 쌓아온 신뢰를 악용해 약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생활용품점으로 공급하고 있는 것처럼 마케팅을 펼치는 데 대해 규탄한다”며 “마치 그동안 약국이 폭리를 취한 것처럼 오인하게 홍보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약사들이 다이소 납품 제약사의 일반의약품 전량 반품 카드 등을 들이밀자 급기야 일양약품은 다이소 철수를 선언했다. 이로 인해 대한약사회가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를 남용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다른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는 금지되고 있다. 다이소는 지난달 24일부터 전국 200여개 매장에서 일양식품과 대웅제약, 종근당건강 건기식 30여종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3000~5000원인 저가의 건기식이 판매되자 약사들 사이에서 약국에서 판매하는 5배가량 비싼 건기식의 매출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다이소 판매와 관련해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 측은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일양약품과 달리 공정위 조사 결과를 기다리며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소비자 권리 침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 단체는 ‘건기식 시장에서의 공정거래, 소비자 선택권에 악영향을 주는 약사회 주장 규탄한다’는 성명을 통해 “건기식은 의약품이 아닌 만큼 소비자는 자유롭게 구매할 권리를 가진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약사회가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합법적인 유통을 제한해 공정한 시장 질서를 해치고,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은 난처한 모습이다. 대웅제약은 기존 건기식 브랜드 ‘닥터베어’를 재단장하면서 다이소 입점 영양제 26종을 선보였다. ‘닥터베어’ 브랜드와 관련해 다이소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입점 철회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대웅제약은 자사 건기식을 약국에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 종근당건강도 락토픽 골드와 루테인지아잔틴 2종을 15일분 등으로 소분해 다이소 전용으로 선보이고 있다. 종근당건강은 판매 단가로 따지면 약국과 다이소 제품이 같다는 입장을 펼치고 있다.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건기식은 기존 제품과 비교해 성분, 함량, 원산지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1개월 혹은 15일분 단위로 판매해 가격 부담을 줄였다. 또 최근 성행하는 복합 성분, 프리미엄 제품과는 달리 단일 성분으로 구성해 제품을 세분화했다는 특징이 있다. 이로 인해 다양한 가격과 품질의 제품들을 원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약국에서 판매되는 건기식의 매출 비중은 전체 6조원 중 3~4% 정도 수준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건기식 판매는 온라인 매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데다 다양한 경로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다이소도 새로운 판매 채널 중 하나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5.03.12 07:00
배구

2년 차 징크스와 작별, 쑥쑥 자라는 도로공사 신인왕 김세빈

지난해 신인상 수상자 한국도로공사 미들블로커 김세빈(20)이 프로 데뷔 2년 차에 쑥쑥 성장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지난 23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과의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승점 35(12승 18패)를 기록, 4위 IBK기업은행(승점 37·12승 18패)을 바짝 추격했다. 김세빈은 이날 블로킹 7개를 포함해 13득점을 올렸다. 특히 승부가 갈린 5세트에서 활약이 돋보였다. 김세빈은 5세트에만 5점을 뽑았다. 2-2에서 서브 에이스를 올린 김세빈은 9-6에서 오픈 공격에 성공했다. 10-7, 이번에도 중앙에서 큰 키를 활용한 오픈 공격으로 득점을 추가했다. 11-7에서는 페퍼저축은행 박은서의 공격을 연속 블로킹하면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김세빈은 2023~24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입단한 유망주다. 김철수 한국전력 단장과 여자배구 국가대표 출신 김남순 씨의 차녀인 그는 배구인 DNA를 물려받아 신장 1m87㎝의 큰 키를 자랑한다. 지난해 35경기에 출장해 200득점, 세트당 블로킹 0.596개를 기록하며 신인상을 차지했다. 기자단 투표 31표 중 31표를 만큼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김세빈은 시즌 초반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1라운드 6경기에서 고작 13득점, 세트당 블로킹 0.133개로 뚝 떨어졌다. 시즌 종료 후 2024 아시아청소년배구선수권대회 참가해 주장을 맡는 등 비시즌을 바쁘게 보냈고, KOVO컵을 앞두고 기흉으로 수술한 여파가 있었다. 김세빈은 2라운드부터 차츰 회복세를 보였고, 후반기에는 꾸준한 모습이다. 4라운드 48득점, 5라운드 52득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후반기 12경기에서의 세트당 블로킹은 0.958개로, 전반기(0.577개)보다 훨씬 많다. 김세빈의 활약을 더한 도로공사는 전반기 18경기에서 승점 15(5승 13패)를 그쳤으나, 후반기에는 12경기에서 승점 20(7승 5패)을 추가했다. 지난해 블로킹 부문 5위(0.596개)였던 김세빈은 이번 시즌 4위(0.760개)로 한 단계 올라섰다. 득점과 공격성공률, 서브 등의 기록도 좋아졌다.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이 향후 V리그를 이끌 유망주 중 한 명으로 자신을 꼽을 이유를 코트에서 증명하고 있다. 2022~23시즌 V리그 최초로 '리버스 스윕' 우승을 거둔 도로공사는 최근 2년 연속 봄 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가장 유력한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꼽히는 신인 세터 김다은에 이어 2년 차 김세빈의 성장으로 미래 전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5.02.24 10:46
금융·보험·재테크

'한한령' 해제되나…기대감에 엔터·화장품 등 관련주 오름세

중국이 8년 만에 상반기 중 한한령(중국 내 한류 금지령)을 해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엔터·화장품 등 관련 주가가 오름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중국 시장에 영향을 많이 받는 여행주인 롯데관광개발(2.04%), 하나투어(1.59%)와 여행주인 SM C&C(13%)와 참좋은여행(5%)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화장품주인 한국화장품제조(12.28%), 토니모리(12.13%), 글로본(12.03%) 등이 오름세를 보이는 중이다.중국 정부가 올 5월 해제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 종목들 전반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엔터주 중에선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78%)와 큐브엔터(6%), 에스엠(3.83%), JYP Ent.(1.6%) 등이 강세다. 스튜디오드래곤(21.68%), CJ ENM(10.85%) 등 콘텐츠주도 크게 오르고 있다. 한한령은 중국 정부가 중국 내 진출한 한국기업이나 한국상품에 불이익을 주는 정책으로 2017년 주한미군이 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설치 이후 8년째 이어지고 있다. 한한령으로 중국 노출도가 높은 기업들은 매출이 급감했고 일부는 중국시장에서 철수하기도 했다.중국 관련주에 특별한 모멘텀이 없던 상황에서 전날 중국 정부의 한한령 해제 가능성 보도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그간 한한령은 중국 관련주에 단기 모멘텀으로 작용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번에는 다르다는 분석을 내놓았다.성장에 초점을 맞춰오던 중국 정부가 올해들어 본격적으로 내수를 진작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덕택이다. 중국 정부는 연초 최우선 경제 과제를 소비회복으로 정한 바 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5.02.20 14:32
자동차

쉐보레, 국내 고객 혜택 강화..."한국 철수 없다"

GM한국사업장의 쉐보레 브랜드가 국내 충성 고객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재구매 할인은 물론 전담 콜센터와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등을 통해 충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 제기된 한국 철수설을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로도 풀이된다.19일 업계에 따르면 쉐보레는 로열티 재구매 프로모션을 통해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 등 쉐보레 차량을 재구매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구매 대수에 따라 추가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2번째 구매 시 20만원, 3번째 구매 시 30만원, 4번째 구매 시 40만원 할인 등 브랜드 로열티를 강화할 수 있는 단계별 혜택을 부여한다. 10년 이상 된 차량을 보유한 이용자가 쉐보레 차량을 구매할 경우에는 최대 30만 원의 추가 할인이 주어진다. 또 스파크나 구형 트랙스를 보유한 이용자와 가족에게 70만원의 추가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쉐보레는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차량 구매 후에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계절 변화에 따른 차량 관리 부담을 줄이고자 봄철을 맞아 쉐보레 오너케어 서비스 캠페인을 실시한 바 있다. 올해에도 계절별 상황에 맞춘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로열티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서비스 네트워크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서울 지역 내 최대 규모의 지엠(GM) 직영 서비스센터인 서울서비스센터를 서울 양화대교 남단에 마련했다.서울서비스센터에서는 쉐보레, 캐딜락, GMC 등 GM 산하 각 브랜드의 원스톱 프리미엄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이곳에는 하루 약 100대의 차량을 정밀 진단·수리할 수 있는 시설과 인력은 물론 이용자를 위한 고급스러운 휴게 공간도 마련돼 있다.쉐보레는 정비예약 전담 콜센터를 운영하며 전국 400여 개 쉐보레 서비스 네트워크에서 손쉽게 서비스 예약을 진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도 강화했다.쉐보레는 이 같은 서비스를 통해 서비스품질지수(KSQI) 자동차 AS 부문 6년 연속 1위를 기록 중이다. 앞으로도 단순한 판매를 넘어 구매 후 관리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며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와 브랜드 신뢰도를 더욱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쉐보레는 첨단 디지털 기술 기반의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 경험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지난해 4월 국내에 도입된 ‘글로벌 커넥티비티 서비스 온스타’를 통해 차량 원격 제어, 차량 상태 정보 확인, 차량 진단 기능 등 확장된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원격으로 시동을 걸거나 끄고, 차량 도어의 잠금 및 잠금 해제, 경적, 비상등을 아이콘을 터치해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쉐보레 관계자는 "고객의 필요와 기대를 반영한 혜택 및 서비스는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와 고객 간의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전략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앞으로도 로열티 프로그램과 맞춤형 고객 혜택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한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안민구 기자 2025.02.20 07:00
산업

다이궁과 결별하고 폐점까지…면세점은 고군분투 중

업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면세점들이 수익성 강화를 위해 칼을 빼 들었다. 매출이 부진한 점포를 폐점하거나 조직 통폐합, 희망퇴직 등을 통해 몸집을 빠른 속도로 줄이고 있다. 급기야 매출 효자로 불리던 다이궁(代工·중국인 보따리상)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하는 업체까지 등장했다. 손실 누적에 따른 존폐의 갈림길에서 외형 축소를 감수하고서라도 수익성을 되살리겠다는 의지가 실린 것으로 풀이된다.‘반토막’난 매출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업체들은 혹독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 전환) 이후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늘었지만, 면세점 실적은 되레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실제 2023년 면세점 업계의 매출은 13조7585억원으로 매출이 최정점을 찍었던 2019년 24조8586억원의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역시 11월까지 누적 매출이 11조9517억원으로 전년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업계 불황은 핵심 고객인 다이궁의 발길이 끊긴 탓이 크다. 이들은 국내 면세점에서 상품을 대거 매입해 현지에서 파는 상인이다. 캐리어를 끌고 면세점에 방문해 물건을 쓸어 담는 이른바 ‘싹쓸이’ 쇼핑으로 유명하다.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 국내 면세업계의 다이궁 매출 의존도는 70%에 육박할 정도였다. 하지만 중국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자국의 뷰티 제품 사용이 늘면서 이들의 활동이 대거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이런 다이궁의 매출 감소를 상쇄할 유커(단체관광객) 규모도 감소세다. 중국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싼커(개별여행객) 비중이 늘고 있어서다. 2030세대가 주축인 이들은 면세점보다 올리브영, 다이소 등 소비 채널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3분기까지 면세점 4사의 누적 적자는 1355억원에 달한다. 롯데면세점이 92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신라면세점이 258억원, 현대면세점이 171억원, 신세계면세점이 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백기’ 든 신세계올해도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업체들은 매장을 폐점하거나 조직 통폐합, 희망퇴직 등으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먼저 신세계면세점은 오는 24일 시내면세점인 부산점을 폐점키로 했다. 지난 2012년 오픈한 이후 12년 만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10월 부산점 영업 면적을 25% 줄인 데 이어, 지난달에는 영업일을 주 7일에서 주 5일로 단축 운영해왔다.지난해 8월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도 단행해 전체 인원 80명 중 15명만 남은 상태다. 이 같은 조치를 했음에도 경영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내년 2월까지인 부산점 특허권 반납도 검토 중이다.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부산점에) 입점해 있던 브랜드들이 잇따라 철수 의사를 밝히면서 면세점 운영이 어려워진 상태”라고 설명했다.신세계면세점이 시내면세점을 폐점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2018년 문 연 지 3년여 만인 2021년 7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센트럴시티에 있던 강남점을 철수한 바 있다.신라면세점을 운영 중인 호텔신라는 지난해 하반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1328억원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또 김준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면세(TR) 부문장으로 임명했다. 김 대표는 TR부문(면세) 지원팀 재무그룹장을 지낸 전형적인 재무통이다. 현대면세점은 올해 본사 이전을 검토 중이다. 현재 강남구 대치동 무역센터점에 있는 사무실을 동대문점으로 옮기는 방안이 유력하다. 다이궁과 ‘손절’한 롯데 롯데면세점은 이미 지난해 6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고, 8월에는 희망퇴직도 진행했다. 연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는 수장도 김동하 대표로 교체했다. 또한 명동의 홍보관인 ‘나우인명동’ 사업 철수도 결정했다.급기야는 다이궁과의 거래도 전면 중단했다. 면세점 입장에서는 중국 보따리상을 통해 재고 관리를 쉽게 할 수 있었고 매출 규모를 쉽게 키울 수 있어 주요 고객으로 분류해왔다.하지만 롯데면세점이 다이궁과 거래를 중단한 것은 이제는 송객 수수료 부담이 너무 커졌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송객 수수료는 중국 보따리상 유치를 위해 주는 일종의 리베이트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면세점이 지급한 송객수수료는 4조원을 넘어섰다.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이 수익 관리를 최우선 경영지표로 삼으면서 선제적으로 다이궁과의 거래를 중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임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는 신년사에서 “이제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 활동을 추진할 시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이와 같은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면세점 4개 회사는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 이제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많다”면서 “롯데면세점의 행보를 다른 곳들도 이어갈지, 아니면 다른 면세점으로 중국 보따리상이 쏠리는 상황이 벌어질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문제는 이 같은 노력에도 면세점들의 매출이 회복될지는 미지수라는 점이다. 장기화에 들어간 탄핵정국과 곧 출범할 미국 트럼프 행정부 영향으로 고환율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환율보상 등 프로모션에 나설 수는 있지만 마진 축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지속하기는 어려운 카드”라며 “안 그래도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올해 환율 변동으로 인한 어려움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2025.01.14 07:00
영화

황동혁 감독 “‘오징어 게임2’, 평가 절하 예상했다” [IS인터뷰]

“왕관의 무게라고 생각해요.”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 게임2’)를 향한 뜨거운 관심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황 감독은 최근 진행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왕관 덕에 누린 게 많으니 이 작품으로 받는 부담, 고통은 감내해야 한다. 다만 제가 일자 목이라 많이 아프긴 하다”며 웃었다.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가 지난달 26일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오징어 게임2’는 전편 우승자 성기훈(이정재)이 다시 게임에 참가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공개 하루 만에 곧장 글로벌 1위로 직행, 최대 93개국 정상을 차지했다.“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에 되게 로컬한 성격의, 한국어로 된 콘텐츠가 전 세계 1위를 한다는 건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많은 분이 ‘오징어 게임’을 사랑하고 기다려 주셨구나 싶고요. 제가 앞으로 뭘 만들어도 이걸 해낼 수 있을까 싶죠. 그저 감사할 뿐이에요.” 황 감독은 개인적인 만족도 역시 전편보다 크다고 했다. 그는 “만들 때도 결과물도 시즌2가 더 좋다. 시즌1은 되게 단선적인 이야기다. 근데 시즌2는 황인호(이병헌)의 게임 참가로 집단이 생기면서 인물들 간 관계, 심리 싸움이 더 잘 보인다. 더 입체적”이라고 평했다.그러나 황 감독의 자체 평가나 시즌1 반응과 달리 ‘오징어 게임2’를 향한 언론과 대중의 반응은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황 감독은 “받을 정도의 평가를 받고 있다. 서프라이즈 팩터가 사라졌으니 당연히 평가 절하는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태연하게 답했다. 다만 황 감독은 “시즌1에서 이어갈 것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것을 추가하고 변형했는데 NYT에서 전혀 바뀐 게 없다고 하니까 약간 의아하긴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황 감독의 말처럼 ‘오징어 게임2’는 전편에서 확대, 변주된 부분이 많다. 대표적인 게 OX 투표다. 시즌1에서는 게임 진행 여부 투표를 한 번만 했는데, 시즌2에서는 매 게임 끝날 때마다 이어진다. 여기에는 대의제 민주주의의 위기를 보여주고 싶었던 황 감독의 의도가 담겨 있다.“‘투표, 다수결로 모든 걸 결정하는 시스템이 맞는가, 다른 대안은 없는가’를 묻고 싶었죠. 특히 대통령제 나라는 투표로 나라 운명을 4~5년씩 맡겨야 하잖아요. OX 투표로 현실을 반영하면서 여기에 대한 질문을 적극적으로 던지고 싶었어요. 지금 보니 정말 현실과 소름 끼칠 정도로 닮은 거 같아요.” 게임장 밖 스토리도 풍성해졌다. 황 감독은 시즌2에서 황준호(위하준)를 중심으로 한 게임장 밖 이야기를 꾸준히 교차 전개한다. 그는 “성기훈이 노력하는 이유는 밖에서 구원군이 올 거란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오는 텐션을 유지하고 싶었다”며 “시즌3까지 이어지는 일종의 맥거핀”이라고 설명했다. 시리즈의 중심인 게임에도 변화를 줬다. 시그니처 게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만 유지하고, 두세 번째 게임은 딱지치기, 비석치기, 공기놀이, 팽이 돌리기, 제기차기로 구성된 ‘5인 6각 근대 5종’과 ‘둥글게 둥글게’로 바꿨다. “이미 드라마, 영상화하기 좋은 게임을 많이 써서 어려움이 있었어요. 시즌1에서 탈락한 게임 리스트도 다시 점검했죠. ‘5인 6각 근대 5종’은 그룹전도 하고 싶고 전 세계에 한국 게임을 최대한 많이 소개하고 싶어서 만들었어요. ‘둥글게 둥글게’는 묘한 놀이라 꼭 넣고 싶었고요. 누군가를 붙잡고 버리는, 유대감을 주는 동시에 굉장한 박탈감과 패배감을 주는 잔인한 게임이라고 생각해요.”연내 공개를 앞둔 마지막 시즌 ‘오징어 게임3’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황 감독은 “원래 한 호흡의 이야기였는데 어떤 변곡점에서 끊다 보니 저도 아쉬웠다. 시즌3에 제가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가 있다”면서 “시청자들 예측은 저도 봤다. 터무니없는 것도 있지만, 어떤 건 섬뜩했다”며 웃었다.“말씀 드릴 수 있는 건 우선 철수가 게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요. 또 성기훈의 변화가 이어지죠. 바뀌지 않는 세상을 보면서 조금씩 망가지는 모습, 게임을 끝내겠다는 목표에 사로잡혀서 결국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잃어가는 모습이 이어져요.”황 감독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국내 언론, 시청자에게 특별한 당부도 전했다. 힘든 시국 속 글로벌 시장에서 ‘열일’ 중인 ‘오징어 게임2’를 향한 따뜻한 관심을 부탁하는 말이었다.“좀 섭섭한 게 국내 반응이 제일 각박해요.(웃음) 개도 자기 집에선 50% 먹고 들어간다는데 전 한국에서 50% 까이고 들어가는 것 같아요. 고향에 왔는데 외국에 있을 때보다 마음이 안 편해요. 안절부절하고 있죠. 그래도 한국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콘텐츠잖아요. 그러니 조금만 더 응원해 주세요.”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1.08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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