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준PO 3차전 결정적 순간, 5개 중 3개가 7회초에 나왔다
야구 경기에는 '흐름'이 있다고 한다. 16일 잠실구장 준플레이오프 3차전의 '흐름'을 WPA(추가한 승리확률)로 알아봤다. WPA는 플레이의 결과 팀의 승리 확률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여준다. 이 절대값이 클수록 승부에 큰 영향을 미쳤다. 3차전에서 결정적인 순간은 7회초에 집중됐다. ◇4회말 2사 2루 유강남 홈런(LG 승리확률 22.2% 상승) 넥센 신재영은 첫 등판을 앞두고 "단기전에선 큰 것 한 방을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더 제구에 신경 써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스트라이크존은 신재영과 맞지 않았다. 결국 유강남에게 던진 초구 직구(시속 138㎞)가 가운데로 밋밋하게 몰렸다. 유강남은 곧바로 받아쳤다.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2점포. 생애 첫 포스트시즌 홈런이었다. 이 플레이전까지 54.1%던 LG의 승리확률은 76.3%로 수직상승했다. ◇7회초 무사 윤석민 좌중간 2루타(넥센 승리확률 11.8% 상승) 2-1 살얼음판 리드. 이기고 있는 쪽은 안심할 수 없고, 지고 있는 쪽은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고 여길 점수다. 여기서 넥센의 2번째 장타가 나왔다. 4번 타자 윤석민이 볼카운트 원스트라이크에서 허프의 2구째 직구(시속 148㎞)를 받아쳐 좌중간을 갈랐다. 무사 2루. LG의 승리확률은 순식간에 50%대로 떨어졌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을 외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넥센의 경기 첫 선두 타자 출루기도 했다. ◇7회초 1사 3루 이택근 1루수 플라이(넥센 승리확률 11.3% 감소) 이택근은 허프의 초구 바깥쪽 공에 크게 스윙을 했다. 스윙 궤적에선 '외야로 공을 보내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중심 타선 공격이지만 넥센 벤치는 '한 점을 만들어 동점'이라는 결심을 굳혔다. 그러나 그가 받아친 6구째 직구(시속 145㎞)는 외야가 아닌 내야 하늘로 높이 떴다. 1루수 플라이. LG의 승리확률은 다시 70%로 상승. ◇7회초 2사 3루 김지수 삼진(넥센 승리확률 7.2% 감소) 이제 외야 플라이도 안 된다. 무조건 안타가 필요했다. 이 경기 넥센의 유일한 타점을 올렸던 김지수가 타석에 들어왔다. 볼 3개가 연이어 들어오면서 카운트는 3-0. 김지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됐다. 그러나 그 순간 김지수는 볼넷을 기다렸다. 다음 공, 또 그 다음 공을 모두 선 채로 지켜봤다. 풀카운트. 김지수는 결국 허프의 6구째 체인지업에 헛스윙했다. 삼진. LG의 승리확률 그래프는 80%에 육박했다. ◇7회말 박동원 실책(넥센 승리확률 8.1% 감소) '찬스 뒤 위기'라고 했나. 이어진 7회말 LG 공격. 무사 1로에서 이천웅은 김용의를 2루로 보내기 위해 번트를 댔다. 넥센 포수 박동원이 재빨리 달려 나와 공을 잡고 1루로 던졌다. 그러나 악송구. 1루 커버를 들어온 서건창의 글러브 옆으로 벗어났다. 1사 2루가 될 상황이 순식간에 무사2·3루로 둔갑했다. LG 승리확률이 이 경기 최초로 90%를 넘어섰다. 씩씩하게 잘 던지던 박주현도 교체될 수밖에 없었다. 이 이닝에서 LG가 뽑은 2점은 모두 비자책점으로 기록됐다. 잠실=배영은 기자
2016.10.17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