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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LPBA ‘총상금 1억 시대’ 열렸다…8월에는 첫 '글로벌 투어'도 개최

출범 여섯 번째 시즌을 맞는 프로당구에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분다.프로당구협회(PBA)는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2024~25시즌 PBA-LPBA 투어 미디어데이를 열고 새 시즌 개막을 알렸다.이번 시즌은 특히 전 시즌들과 비교해 달라지는 요소들이 많다. 프로당구 인기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규모가 커졌고, 선수들과 팬들을 위한 변화가 이뤄진다.우선 LBPA 투어 총상금부터 지난 시즌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된다. 우승상금도 지난 시즌 2000만~3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늘었다. 지난 2019~20시즌 총상금 3000만원으로 막을 올렸던 LPBA가 총상금 1억 시대를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LPBA 경기 수준 향상과 관심도 증가에 따른 경기 노출 시간 확대를 위해 LPBA 32강·16강 선승제도 변경됐다. 기존 LPBA 투어는 3전 2선승제였으나, 이번 시즌부터는 LPBA 32강 4전 3선승제(승부치기), 16강은 5전 3선승제로 운영된다. 나아가 LPBA 투어 중계도 지난 시즌보다 확대될 예정이다. 출범 여섯 번째 시즌 만에 첫 ‘글로벌 투어’도 진행된다. 오는 8월 시즌 세 번째 투어가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베트남 현지 선수들도 참가할 수 있는 오픈대회로 운영될 예정이다. PBA와 LPBA 소속에서는 어떤 선수들이 출전할지는 현재 내부 논의 중이다. 그동안 2부투어(드림투어)와 3부투어(챌린지투어)로 나뉘어 진행되던 하부리그는 드림투어로 통합돼 운영된다. 지난 시즌엔 각각 2부와 3부 모두 6차례 정규투어로 진행됐는데, 이번 시즌 통합 드림투어는 7번의 정규투어에 파이널 투어까지 신설돼 개최된다. 드림투어에서 상위권에 오르는 선수들은 다음 시즌 1부 투어로 직행한다.올 시즌 개인투어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10개 투어로 열린다. 오는 16일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우리금융캐피탈 PBA-LPBA 챔피언십을 포함 9차례 정규투어, 그리고 내년 3월 PBA-LPBA 월드챔피언십이 각각 열린다. 팀리그는 내달 15일 1라운드를 시작으로 총 5차례 정규투어를 거친 뒤 내년 2월 포스트시즌을 통해 챔피언을 가린다.김영진 PBA 전무이사는 “이번 시즌은 여섯 시즌 만에 처음으로 베트남에서 글로벌 투어가 진행되고, LPBA는 총상금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대폭 증액됐고, LPBA 경기를 조금 더 생방송에 더 많이 편성할 계획”이라며 “속도감을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경기 진행 과정을 대폭 없애고 신속하고 흥미진진한 경기로 당구팬 여러분께 다가갈 수 있도록 룰 개정도 했다. 새로운 시즌도 많은 기대를 바란다”고 했다. 프레스센터=김명석 기자 2024.06.1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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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당구 전용구장 시대 열렸다…고양 PBA 스타디움 22일 개장

프로당구(PBA) 전용구장 시대가 열렸다.프로당구협회는 오는 20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을 개최한다. 대회는 20~21일 LPBA 여자 예선을 시작으로 22일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 개장식 및 대회 개막식을 통해 본격적으로 대회에 들어선다.PBA 스타디움은 프로당구협회가 출범부터 계획해 온 숙원 사업 가운데 하나였다. PBA는 지난 2021년 ‘PBA 전용구장 TF팀’을 구성해 본격적으로 보금자리 확보에 나섰고, 지난해 말 부지를 선정해 전용구장 건립에 착수, 약 3개월여 공사 끝에 단장을 마쳤다. 특히 이번 전용구장은 PBA 팀리그에 새로운 팀을 출범해 시즌을 기다리고 있는 SY(에스와이)그룹이 전용구장 건립특별후원금을 지원해 큰 힘이 됐다.PBA 스타디움에서는 PBA투어뿐만 아니라 2부(드림투어) 3부(챌린지투어)에 등록한 약 800여명의 선수들이 연간 300일 이상 30여개 투어 및 이벤트 대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당구 관련 방송 제작, PBA 투어 관련 각종 이벤트와 PBA 기념품 판매 등 말 그대로 프로당구의 ‘메카’가 될 예정이다.PBA 스타디움에는 경기가 치러지는 8개 테이블과 약 200여석의 관중석이 마련됐다. 방송 경기가 진행되는 2개의 메인 테이블을 중심으로 4면에 관중석이 둘러져있고, 다른 한쪽에는 나머지 6개 테이블이 배치됐다. 이외에 탈의실이 구비된 선수대기실을 비롯 방송 중계실, 심판대기실, 경기 운영실 등이 준비됐다. 또 전용구장을 두른 외벽 곳곳에는 프로당구를 상징하는 브랜딩이 즐비하다. PBA-LPBA 로고는 물론 프로당구를 후원하는 후원사들의 로고와 뱅크샷, 초구배치 등 PBA의 경기 룰, PBA 팀리그에 참가중인 각 팀별 엠블럼도 소개되어 있다.특히 외벽 한쪽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그라피티 아티스트’ 작가 범민의 ‘PBA 그라피티’가 새겨져 있다. 프로당구를 후원하고 있는 크라운해태(회장 윤영달)와의 특별한 인연이 계기가 되어 이번 작업을 진행하게 됐다. 활동명 ‘BF MIN’으로 알려진 범 작가는 대기업, 명품 브랜드와 협업하는 등 세계적인 그라피티 아티스트로 발돋움하고 있다.22일 오후 1시 50분부터 시작되는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 개장식은 현판 제막식을 시작으로 개장식 축하 세레머니, 축하공연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명석 기자 2023.07.2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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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당구 미래' 이미래 프로 LPBA 우승

프로당구 LPBA 새해 첫 우승자는 이미래(25·TS·JDX)였다. 이미래는 3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끝난 2020~21시즌 LPBA 3차전 NH농협카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김가영(신한금융투자)을 세트스코어 3-0(11-7 11-1 11-8)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프로당구 시대를 연 프로당구협회(PBA)는 2019년 6월부터 PBA(남자)·LPBA(여자) 챔피언십을 열고 있다. 2019년 11월 메디힐 LPBA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던 이미래의 두번째 우승이다. 임정숙(3회)에 이어 두 번째로 2관왕에 올랐다. 1세트를 11-7로 차지한 이미래는 2세트에 하이런(한 이닝 연속 최다점) 7점을 기록하며 11-1로 완벽하게 승리했다. 3세트에도 11-8로 따냈다. 이미래는 “운이 정말 좋았다. 김가영은 정말 대단한 선수이다. 부담이 컸지만 나를 믿고 나에게 집중해서 경기한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버지가 당구장을 운영한다. 지금 코로나19로 당구장 운영하시는 분들이 많이 힘든 상황인데 어려운 상황에 많은 분들에게 힘이 되고싶다”고도 덧붙였다. 이미래는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당구장에 갔다가 당구에 흠뻑 빠졌다. 2016년과 2017년 세계여자스리쿠션대회 준우승을 차지했고 현재 프로당구로 전향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1.0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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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여제'가 '당구여신' 이겼다, 포켓볼 아닌 스리쿠션에서

“저도 한 ‘독함’하는데, 가영 언니는 독해요, 독해. 어제 집 근처 당구장에서 연습하는데, 언니가 왔더라고요.”(차유람)“얘가 집에 안가서 새벽까지 했다니깐요. 애기 둘 키우면서도 정신력 하나는 끝내줘요.”(김가영) 포켓볼이 아닌 스리쿠션으로 맞붙은 ‘당구 여제’ 김가영(37·신한금융투자)과 ‘당구 여신’ 차유람(33·웰컴저축은행)이 서로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둘은 2000년~10년대 포켓볼 월드클래스였다. 김가영은 세계선수권을 3차례, 차유람은 실내무도아시안게임을 2차례 제패했다. 지난해 프로당구 시대가 열리자 둘 다 스리쿠션으로 종목을 바꿨다. 전향 후 처음으로 일대일 승부를 펼쳤다. 8일 서울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PBA(프로당구)-LPBA 투어 SK렌터카 챔피언십 16강에서다. 3전2승제 세트제로, 1·2세트는 11점, 3세트는 9점을 먼저 따면 이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가영이 세트스코어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차유람이 1세트 7-4에서 연속 4득점하며 기선제압했다. 김가영이 2세트 5-9에서 연속 6득점하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김가영은 3세트 시작과 함께 다시 6점을 몰아쳤다. 차유람이 6-7까지 따라붙었지만, 김가영이 9-6으로 힘겹게 마무리했다. 둘의 마지막 맞대결은 2014년 10월 국내 포켓볼 10볼 결승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예선 같은조(4인1조 서바이벌)였지만, 일대일 진검승부는 5년 8개월만이었다. 둘 다 “포켓볼은 하도 많이 붙어봐서 마지막이 언젠지 기억도 안난다”고 했다. 둘은 회전을 거의 주지 않고 앞돌리기를 구사했고, 보조브릿지를 쓰기도 했다. 포켓볼 선수 시절의 장점도 잘살렸다. 코로나19 탓에 대회는 무관중 경기에 마스크를 쓴채 진행됐지만, 둘의 눈빛은 여전히 매서웠다. 경기 후 차유람이 “공을 다루는 기술은 여자선수 중 톱”이라고 하자, 김가영은 “연습 때 준비한걸 100% 발휘하는 선수”라고 화답했다. 차유람이 “초등학교 6학년 때 포켓볼을 시작했을 때, 언니는 국내랭킹 1위였다”고 하자, 김가영은 “나이 차가 많이 나는 것 같잖아. 난 중3 때부터 랭킹 1위였다”고 손사래쳤다. 둘은 10대와 20대 때 끊임없이 비교당했다. 여자선수로서 당구 뿐만 아니라 외모까지. 30대에 접어들어 스리쿠션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일까. 차유람은 “자극제 그 자체, 따라잡고 싶은 존재다. 솔직이 없었다면 편했을거다. 하지만 김가영이 없었다면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안했을 것”이라고 했다. 김가영은 “독기를 품고 바짝 추격하는 추격자다. 쫓기는 사람은 불안하다. 못 생겼으면 좋겠는데 예쁘기까지하다. 외모 비교를 당하면 ‘당구로는 이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차유람이 있어 처음 열등감도 느껴봤고, 지지 않으려고 용을 썼던 것 같다”고 했다. 김가영은 지난해 12월 LPBA 6차대회 정상에 올랐지만, 차유람의 최고성적은 8강. 지난해 1회전에서 줄줄이 탈락했던 차유람은 실력이 급성장했다. 맞대결 평균 에버리지에서 차유람(0.839)이 김가영(0.750)을 앞섰다. 차유람은 “완전히 새로운걸 하려다보니 과부화가 걸렸었다. 15년간 쳤던 포켓 타법을 장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언니와 결승에서 만나고 싶은데, 다음 대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가영은 “차유람이 빠르게 발전했다. 빨리 높은 곳에서 볼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박린 기자 rpark72joongang.co.kr 2020.07.0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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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볼 이어 스리쿠션도…2관왕 직진하는 김가영

6개월째 재방송만 시청하던 당구 팬에게는 희소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딛고 당구가 재개된다. 다음 달 6~10일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PBA-LPBA투어 개막전 ‘SK렌터카 챔피언십’이 열린다. 지난해 출범한 프로당구(PBA) 투어는 올해 1월까지 7차례 대회를 치렀다. 코로나19 여파로 4월 파이널 대회가 취소됐다. 두 번째인 2020~21시즌은 두 달 연기된 끝에 다음 달 개막한다. 내년 3월까지 7개 대회를 무관중으로 치른다.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김가영(37)을 만났다. 그는 ‘포켓볼 여제’를 넘어 ‘스리쿠션 여제’를 꿈꾼다. 포켓볼 국제대회에서 30차례 이상 우승했던 그는, 지난해 6월 프로당구 시대가 열리자 스리쿠션을 병행했다. 6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LPBA(여자부) 6차 대회를 제패했다. 그는 “세계적으로도 포켓볼과 스리쿠션을 둘 다 우승한 선수는 거의 없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김가영은 큐를 놓지 않았다. 김재근 프로가 운영하는 인천의 당구장을 찾아 훈련했다. 그는 “사람이 몰리는 저녁 시간은 피했다. 낮에 가거나, 늦은 밤부터 새벽까지 훈련했다. 하루에 14시간 훈련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6개월간 대회가 없었지만, 부족한 실력을 채울 기회라고 생각했다. 테크닉, 난구 해결이 나아졌다”고 소개했다. 8월부터는 PBA 팀 리그도 열린다. SK렌터카 등 6팀이 참가한다. 팀당 남자 4명, 여자 1명이다. 남녀단식과 혼합복식으로 진행한다. 김가영은 신정주 등과 신한금융투자 팀을 이뤘다. 그는 “개인전 잘하는 선수끼리 나온다고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서로 보완하면 된다”고 했다. 올해 PBA(남자부) 우승 상금은 1억원으로 지난해와 같다. LPBA는 2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500만원 증액됐다. 김가영은 “여자의 경우 실력 부족 논란이 있다. 나부터 노력하겠다. 그래도 여자부 시청률이 올라가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포켓볼 선수가 스리쿠션을 얼마나 잘 칠 수 있는지 보여드렸다면, 올 시즌에는 스리쿠션 선수로서 김가영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다른 선수들이 날 라이벌로 두려워하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6.2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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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당구 미래를 이끌어 갈 미녀 3총사, "당구 대표하는 선수 될래요"

"포부는 클 수록 좋잖아요. 당구를 대표하는 선수가 돼야죠." 파란색 천 위로 굴러가는 공들이 서로 부딪혀 경쾌한 소리를 낸다. 큐대를 잡은 손은 작지만 공을 바라보는 눈빛은 매섭다. 대대 앞에 서서 진지한 자세로 큐대를 잡고 있는 세 명의 여성들은 모두 프로 당구선수들이다. 아직은 다소 낯설 수 있지만, 국내 여섯 번째 프로스포츠로 자리매김한 당구, 그 중에서도 여자프로당구(LPBA)의 미래를 이끌어 갈 세 명의 선수들을 지난 주 강남PBA스퀘어에서 만났다. 투어 출범 첫시즌, 지난 7월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신한금융그룹 여자프로당구(LPBA) 2차 투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신예 서한솔(22) 그리고 동호인 대회를 발판으로 프로 무대에 도전하고 있는 허지연(22)과 전애린(20)은 PBA가 출범하면서 프로의 세계에 도전장을 낸 선수들이다. '프로 당구'라는 말 자체가 아직 낯선 상황에서, LPBA 기대주로 평가받는 어린 선수들의 이름은 더더욱 낯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첫 걸음을 뗀 프로 당구와 함께 시작해 '여자 프로 당구'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만큼은 누구보다 당찼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당구는 나의 길 세 사람 모두 시작은 취미였다. 서한솔은 친구와 함께 놀러갔던 당구장에서 포켓볼로 처음 큐대를 잡았고, 허지연은 당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취미가 됐다. 전애린은 당구를 좋아하셨던 아버지의 권유에, 아버지와 공통 취미를 갖기 위해 시작했다가 프로의 길에 들어섰다. 하지만 한 번 시작하자 빠져드는 건 금방이었다. 서한솔은 "주변에서 잘 한다고 칭찬해주시니까 더 재밌게 느껴졌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점점 꿈을 갖게 됐다"며 미소를 지었고, 허지연도 "취미로 시작한 지 2년 정도 지나 레슨을 받았다. 실력은 부족하지만 경험을 쌓아보라는 말에 선수 등록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평소 당구를 좋아하시던 아버지 권유로 시작했다"는 전애린도 "아버지와 공통 취미를 갖기 위해서 처음 배워서 지금까지 치고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취미로 하던 당구가 직업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서한솔은 "농담 삼아 '서 프로', '서 프로' 많이들 그러셨다. 들을 때마다 창피하고 낯간지럽더라. 그런데 (투어 2차전)준우승 하고 들으니 부끄럽다기보다, 그에 걸맞은 수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조심스레 얘기했다. 동호인 때와는 대회장의 공기부터 다르다는 전애린의 말처럼, 프로가 되고 나니 마음가짐도 바뀌었다. 허지연은 "프로가 되고 나선 정말 못 치면 죽을 것 같다는 간절한 마음가짐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상장 찢은 할아버지… 프로당구선수로 선입견과 싸운다 PBA가 출범하고 어엿하게 국내 여섯번째 프로스포츠 시대를 열었지만 아직 당구에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아있다. 허지연은 "당구에 선입견, 어두운 이미지가 있는 분들이 많다. 당구 잘 쳐서 뭐 있냐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며 웃고는 "처음에는 부모님도 '여자애가 무슨 당구를 치냐'하며 반대하셨다. 요즘은 대회 언제 있냐고 먼저 물어보시고 이것저것 찾아보시고 하신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했다. 셋 중 막내인 전애린은 당구를 시작할 때 전직 경찰이었던 할아버지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할아버지가 강력계 형사셨다보니 당구장에 안좋은 기억이 많으셨던 것 같다"고 말문을 연 전애린은 "(코리아 당구왕 3쿠션 여자부) 우승했을 때 상장을 보여드렸더니 그걸 그 자리에서 찢으셨다. 무척 속상했는데, 프로가 되고 나선 매일 중계도 찾아보시고 핸드폰으로 (제 이름을)검색해보고 그러신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들이 고민하는 부분은 또 있다. 남자 프로 선수들에 비해 저변이 두텁지 못한 여자 프로 선수들은 구력(경력)과 실력 면에서 수준이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지연은 "솔직히 겁도 많이 난다. 하지만 그런 부분도 다 싸워서 이겨내야한다"며 "당구도 이제 프로스포츠고, 나도 프로 선수이니 실수했다고 창피해하는 마음을 갖지 않기 위해, 당당해지기 위해 계속 싸우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LPBA의 저변이 얕은 건 아무래도 당구의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은 탓도 있다. 하지만 세 선수는 입을 모아 '당구는 여성들이 하기 좋은 스포츠'라고 강조한다. 서한솔은 "체형에 대한 조건이 없고, 운동할 때 불리한 조건을 신경쓸 필요도 없다"고 말했고 허지연도 "여성분들이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는 운동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전애린은 "실제로 당구장 같은 곳에 가보면 여성 분들은 물론이고 레슨 받으러 오시는 노부부 분들도 꽤 많이 볼 수 있다"며 "나이에 관계 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니 더 많은 분들이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LPBA도, 우리들의 프로 인생도 이제 시작 이제 첫 발을 내딛은 프로스포츠, 당구와 함께 이들의 프로 인생도 시작됐다. 갓 프로 타이틀을 달았지만, 아직은 이들을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당연한 일이다. 허지연은 "아직 보여드린 게 없어서 모르는 분들이 많다. 오히려 그게 나의 장점"이라며 "앞으로 보여드릴 게 더 많이 남았다. 관심있게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서한솔도, 전애린도 마찬가지다. 나이는 어리지만 '프로' 인생의 출발선은 다른 선수들과 같은 만큼 겸손함 뒤엔 자신감이 넘친다. 전애린은 "어디에 서있든 자신감 넘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아무리 어려운 공이 나와도 자신감만 있으면 반은 간 거라고 생각한다"며"내 위치에서 늘 자신감 있는 선수가 되겠다. 그리고 당구 잘치고 예쁨 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셋 중 가장 주목받은 편인 서한솔도 "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무시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그런 말들을 동기부여 삼아 실력으로 보답하고 싶다"며 "대대 앞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프로라는 걸 알 수 있는, 프로의 마인드를 갖고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여자 당구 경기를 보면 동호인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여자치고 잘 친다'는 소리를 하신다. 그런 소리 말고 그냥 잘 치는 선수, 실력으로서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허지연의 각오에도 당당함이 넘쳤다. 허지연은 "프로 당구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하지만 스타 한 명으로 종목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경우가 있듯이, 당구하면 첫 번째로 떠오르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말로 각오를 마무리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19.12.18 06:00
스포츠일반

스리쿠션 전성시대…‘포켓 마녀’ 김가영도 도전

요즘 케이블 TV에서 스포츠 쪽 채널을 돌리다 보면 한 채널 건너 당구 중계다. 세계 최초 24시간 당구 전문채널인 빌리어즈TV를 비롯해 6개 채널에서 당구를 중계한다. 9월 22일 대한당구연맹이 주최한 서울 서바이벌 3쿠션 마스터즈는 시청률 1.201%를 기록했다. 케이블에선 어마어마한 시청률이다. 6월 프로당구 시대를 연 프로당구협회(PBA) 주최 PBA·LPBA 챔피언십도 인기다. 2차 대회 결승전 시청률이 0.828%였다. 당구 TV 평균 시청률(2018년 기준)은 0.3%. 프로야구(0.83%), 프로배구(0.83%)엔 뒤지지만, 프로농구(0.2%), 프로축구(0.11%)에 앞선다. 당구, 특히 스리쿠션 인기가 치솟으면서 또 한 명의 스타가 도전장을 던졌다. ‘포켓 여제’ 김가영(36·브라보앤뉴)이다. 한국에선 당구 종목 중 캐롬의 스리쿠션이 가장 인기다. 스리쿠션은 큐로 수구(手球)를 쳐 제1 적구(的球)와 제2 적구를 맞히는 동안 당구대 모서리인 쿠션에 세 번 이상 닿아야 하는 게임이다. 김가영의 종전 주 종목은 포켓볼과 비슷한 9볼과 10볼로, 공을 순서대로 6개의 포켓에 넣는 게임이다. 포켓볼 하면 차유람(32)도 있지만, 김가영은 ‘월드클래스’다. 세계선수권 우승만 세 차례(2004, 06, 12년)고, 국제대회 정상에는 30회 이상 올랐다. 아버지가 당구장을 운영했던 김가영은 19세였던 2001년 포켓 강국 대만으로 건너갔다. 스트로크 때 독기 어린 표정을 지어 ‘소마녀’, ‘리틀 데빌걸’로 불렸다. 23일 서울 강동구 ‘김가영 포켓볼 아카데미’에서 만난 그는 “대만에 머물던 20대 초반, 48시간 연속 훈련하다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간 적도 있다. 그땐 ‘소마녀’로 불렸는데, 이젠 나이가 있어 ‘대마녀’가 됐다”며 웃었다. 차유람과 끊임없이 외모를 비교당했던 그는 “과거 악플로 상처를 받아 거울을 보기 싫었던 적도 있다”면서도 “운동선수는 트로피 개수로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6월부터 스리쿠션을 병행하는 김가영은 “국내 포켓대회 우승 상금은 말하기도 부끄러운 수준(200만원 이하)이다. 반면 스리쿠션은 관중도 많고 프로 대우(우승상금 1500만원)를 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초청 선수 자격으로 프로당구 LPBA에 네 차례 출전했다. 4강에 한 번, 8강에 두 번 올랐고, 지난달에는 16강에서 탈락했다. 그는 “태어나서 이렇게 연이어 져본 적이 없다. 전 세계에서 세 손가락에 들던 포켓에선 인터벌도 짧고 파워풀 하게 쳤는데, 스리쿠션에선 고민하고 흔들리고 아주 찌질해졌다”며 웃었다. 두 종목의 차이에 대해 김가영은 “포켓은 적구를 (포켓에) 넣는데, 스리쿠션은 수구를 내 맘대로 움직여야 한다. 어릴 때 사구를 700점 친 적도 있지만, 알면 알수록 어려운 게 당구다. 그래서 사람들이 즐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요즘 당구 중계를 많이 보는 이유는 뭘까. 그는 “UFC(종합격투기)는 보긴 봐도 직접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당구는 칠순인 아버지도 치신다”며 “할머니가 뜨개질하면서도 볼 수 있는 편안한 종목이 당구”라고 덧붙였다. 한국 남성들은 어릴 때 배운 사구를 성인이 돼서도 부담 없이 즐긴다. 당구장 이용료가 10분에 1500원, 4명이 두 시간을 쳐도 2만원 정도다. 국내 당구장이 2만2655개다.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 수(2만8000여개)와 맞먹는다. 하루 당구장 이용 인구가 160만명이고, 동호인도 19만명에 이른다. 2017년 12월부터 당구장 내 금연법 시행으로 청소년 및 여성 이용자도 늘었다. “난 원래 쎈 캐릭터”라던 김가영의 표정이 인터뷰 중간에 잠시 굳어졌다. 6월 대한당구연맹으로부터 선수등록 말소 처분을 받은 얘기를 할 때다. 대한당구연맹과 프로당구협회가 선수 수급을 놓고 대립각을 세운 일이 있다. 연맹은 미승인 대회인 프로당구에 초청 선수로 출전한 김가영의 선수 등록을 말소했다. 연맹이 주관하는 국내 대회는 물론, 세계캐롬연맹이 주관하는 스리쿠션 월드컵과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여전히 말소 상태다. 팬들은 김가영, 차유람, 그리고 ‘당구 캄보디아 댁’ 스롱피아비(29)가 스리쿠션으로 맞붙으면 어떤 승부가 펼쳐질지 궁금해 한다. 차유람은 프로당구 LPBA 2차 대회 64강에서 탈락, 3·4차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스리쿠션 세계 2위 피아비는 대한당구연맹 소속이라, 김가영과 만나지 못한다. 김가영은 “3월 프랑스 파리 이벤트 행사 때 피아비가 스리쿠션 치는 걸 봤다. 잘 치더라. 대단한 선수다. 맞붙으면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19.10.25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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