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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도 베테랑 콜업 효과로 반등했다..한화, 결국 하주석 카드 꺼내들까 [IS 포커스]

외부 자유계약선수(FA) 2명을 영입해 전력 상승을 꾀한 한화 이글스가 10경기를 소화한 현재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화는 3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2-4로 패했다. 0-2로 지고 있던 6회 말 동점을 만들었지만, 필승조 박상원이 8회 초 1사 1루에서 빅터 레이예스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다시 리드를 빼앗긴 뒤 만회하지 못했다. 지난주까지 3승 5패를 기록했던 한화는 롯데와의 주중 2연전에서 연패를 당하며 10개 구단 중 최하위(10위)까지 떨어졌다. 주말 3연전은 지난 시즌 준우승 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한다. 일단 타선의 공격력이 크게 떨어져 있다. 10경기 기준으로 팀 타율은 0.180에 불과하다. 심각하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것 같다. KT 위즈와의 개막 2연전에서 모두 홈런을 치며 '타이틀' 탈환을 예고했던 노시환은 이후 추가 장타 없이 타율 0.158에 그쳤다. 심지어 3일 롯데전 3회 말 타석에서 땅볼을 친 뒤 '산책 주루'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 에스테반 플로리얼은 더 심각하다. 총 42타석에 나서 36타수 4안타, 타율 0.111를 기록했다. 장타는 2루타 2개뿐이다. 3일 롯데전 9회 말에는 동료들이 2-4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 마무리 투수 김원중을 압박해 2사 만루 기회를 만들어줬지만, 초구에 이어 2구째 포크볼에 배트를 돌려 투수 앞 땅볼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개막 전부터 새 리드오프로 기대받았던 김태연은 0.200, 팀 캡틴 채은성은 0.212, FA 계약 선수 심우준은 0.233에 그쳤다. 30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 중 2할 4푼 이상 타율을 기록한 선수가 없다. 에이스 류현진과 외국인 선수 코디 폰세, FA 투수 엄상백 등 선발 투수들은 나쁘지 않다. 불펜진도 마무리 투수 주현상이 부진한 상황에서 김경문 감독이 빠르게 대처해 김서현을 대체 선수로 투입한 게 효과를 봤다. 하지만 마운드 전력 역시 허리진은 헐거운 편이다. 최근 매체 기사뿐 아니라 야구 커뮤니티에서도 하주석 콜업 필요성이 나오고 있다. 한때 한화 주전 유격수였지만 FA 자격을 얻고도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계약(1년 1억1000만원)을 한 선수다. 하지만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485를 기록하며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퓨처스리그와 1군 투수 기량 차이를 고려했을 때, 하주석이 가세해도 전력 상승이 크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의미에서 분위기를 환기시킬 순 있을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 역시 지난주까지 2승 1무 5패를 당했지만, 그사이 퓨처스팀에서 콜업된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이 내부 경쟁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엔트리 변화, 선발 라인업 변화, 경기 중 대타·대주자·대수비 투입 모두 사령탑의 의도가 내포돼 있다. 해당 선수의 퍼포먼스도 중요하지만, 사령탑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팀 분위기를 바꿔놓을 수 있다. 예상 밖으로 고전하고 있는 한화. 김경문 감독이 어떻게 움직일지 보는 것도 야구를 보는 재미가 될 것 같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0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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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호령보다 따가운 홍원기표 단짠 화법

홍원기(50)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팀 마운드 기대주 장재영을 향해 대체로 긍정적인 스탠스를 보였다. 장재영은 2021년 1차 신인 드래프트에 지명됐고, 계약금으로 9억원을 받을 만큼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은 투수다. 지난 2시즌(2021~2022) 동안 약점인 제구력을 보완하지 못해 기대에 못 미쳤지만, 홍원기 감독은 언젠가 그가 팀 에이스 안우진에 버금가는 투수로 성장할 재목이라고 봤다. 홍원기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장재영에게 10승·15승을 기대하지 않는다. (이전과) 180도 달라진 모습을 바라지도 않는다. 경험을 쌓고, 안 좋아졌을 때 다시 극복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라고 했다. 제구력 향상이 숙제인 장재영에게 “볼넷을 내주지 마”라는 주문이 아닌 “(적극적으로) 승부해라”라는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같은 의미지만 긍정적인 뉘앙스를 풍기려고 했다. 그런 홍원기 감독이 공개적으로 강도 높은 쓴소리를 할 때가 있다. 개막 첫 달 등판한 두 경기에서 볼넷을 남발한 장재영에게 2군행 지시를 내린 홍 감독은 지난달 23일 인천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그 선수(장재영)의 이름은 내 머릿속에서 잊힌 지 오래”라고 했다. 살짝 올라간 입꼬리를 봤을 때 농담처럼 들릴 수도 있었지만, 의미심장한 속뜻이 있는 말이었다. 홍 감독은 이어 “3년 차면 문제점(제구력)을 자신이 책임지고 개선해야 한다”라는 충고도 했다. 장재영이 이 말을 기사를 통해 접했다면, 충격을 받을 만하다. 홍원기 감독은 자신의 메시지를 더 강력하게 전달하기 위해 미디어를 이용한 것 같다. 때로는 이런 간접적인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16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도 그랬다. 수비 실책 뒤 의자를 내리치며 분풀이를 하다가 오른쪽 새끼손가락이 골절됐던 내야수 송성문이 재활 치료를 마치고 퓨처스리그에 출전한 상황. 취재진이 송성문의 1군 복귀 시점을 묻자 홍 감독은 “그 선수의 퍼포먼스에 대해 귀담아듣지 않는다. 따로 얘기할 게 없다”라고 했다. 당사자가 들으면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말이었다. 송성문은 지난 시즌(2022) 키움 내야진에서 3루수로 가장 많이 출전한 주축 선수다. 사령탑 입장에선 쓰지 않을 수 없는 선수다. 실제로 지난 1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콜업했다. 하지만 홍원기 감독은 본인 과실로 부상을 당하고, 팀에 피해를 끼친 선수를 전력에 도움이 된다며 그저 반기지 않았다. 마치 송성문을 '잊은 선수' 취급하며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홍원기 감독은 특정 선수나 팀 상황을 전할 때 대체로 긍정적이다. 그런 홍 감독이 평소와 달리 가시가 돋친 말을 한다면 그건 가볍게 넘길 수 없을 것 같다. 선수들도 새겨야 할 대목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2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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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2막] 미트 대신 쭈꾸미 든 포수 허웅 “두 번째 삶, 고마운 분들 덕분”

"사람들과의 인연 덕분입니다. 제가 받은 게 너무 많아요."허웅(40)은 지난 2017년까지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의 전신)의 백업 포수였다. 박경완(현 LG 트윈스 코치) 정상호(현 SSG 코치) 등 주전 포수들을 넘어서지 못했지만, 견실한 수비로 투수들의 신뢰를 얻으며 치열한 경쟁 끝에 1군 50경기에 나서 마스크를 썼다. 그랬던 허웅은 그라운드를 떠나 지금은 경기도 광명 소하동에서 가족과 함께 작은 철판 쭈꾸미집을 운영 중이다. 벌써 6년 차 '사장님'이다.어떤 야구인도 평생 야구장에 있을 수는 없다. 때가 다를 뿐 결국 모두가 그라운드를 떠난다. 허웅에게 그 시간은 생각보다 조금 빨랐다. 허웅은 그라운드를 두 번 떠났다. 처음 유니폼을 벗었던 건 2006년이다. 2002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했던 그는 상무 야구단에 불합격한 후 2006년 현역 입대를 선택했다. 입대 직후 방출 통보가 날아왔다.허웅은 "포수는 상대적으로 기량이 터지는(숙성되는) 나이가 늦다. 포수로서 시작이나 다름없는 20대 중반에 방출됐으니, 정신적으로 참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넘어서기로 했다. 허웅은 "다행히 그때 부대에서 휴가를 주셨다. 부대 밖에서 힘든 기분을 모두 털어버렸다. 남은 복무 동안 계획을 다시 짰다"며 "당시 아버지는 함께 요식업을 하자고 하셨다. 나는 야구를 더 해보고 싶었다. 어머니도 날 응원하셨다"고 했다. 바로 야구로 돌아오진 못했다. 전역 후 허웅은 김해에서 부모님과 함께 호프집을 꾸렸다. 그러다 2008년 8월 일본 독립 리그로 넘어갔다. 간사이리그 키슈 레인저스에 들어가 8개월 동안 다시 포수 마스크를 썼다.두 번째 기회가 왔다. 허웅은 "현대 시절 선수단 버스를 운전하셨던 백재현 기사님이 초등학교 선배님이셨다. 성격이 너무 좋으셔서 야구장에서 공도 주워주실 만큼 선수들과 가깝게 지내셨다. 그분이 현대 코치를 거쳐 SK 와이번스로 옮기신 금광옥 코치님께 나를 테스트해 볼 수 있냐고 물었고, 기회를 줄 테니 '몸을 만들어 와라'는 답을 들었다. 그렇게 준비 끝에 2009년 입단 테스트를 봤고, 육성 선수가 됐다"고 했다. 새 유니폼을 입었다고 끝난 건 아니다. 긴 퓨처스(2군)리그 생활이 그를 기다렸다. 그러다 2011년 드디어 기회가 왔다. 허웅은 "당시 박경완 선배님이 부상을 입으셨을 때다. 버티던 사람에게 기회가 왔던 것 같다. 1군 무대 한번 밟아보고 싶다는 희망 하나만 가지고 있었는데, 세 번째 포수였던 최경철 형도 부상을 당해 기회가 왔다"고 했다.간신히 오른 무대에서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허웅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1군 통산 50경기에 출전했고, 2017년 프로야구를 떠났다.은퇴 당시 34세. 그래도 아쉬움이 남았다. 허웅은 "당시 컨디션도 올라왔고, 준비가 돼 있었다. 1군에서 해낼 자신과 여유가 더 생겼을 때였다"며 "하지만 팀에 이현석, 김민식 등 어린 포수들도 있어 1군 백업으로 나설 기회가 없었다. 2차 드래프트도 노렸으나 끝내 날 지명한 팀은 없었다"고 했다. 허웅은 마지막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플레잉코치 보직을 받았다. 그러나 현실에는 '선수 허웅'의 자리는 없었다. 허웅은 "처음에는 플레잉코치라는 제안을 받고 새로운 도전이라는 생각에 설렜다. 그런데 이성우 선배가 영입됐고, 포수로서 내 자리는 없어지게 됐다. 그때 '이제 끝났구나' 싶었다"고 떠올렸다. 2017년 허웅의 퓨처스리그 기록은 1경기 0타석. '선수 허웅'의 마침표였다.SK 시절 인연은 소중하게 남았다. 허웅은 야구장을 떠났지만, 그를 지도했던 김성근 감독은 여전히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사령탑으로 현장에 남아있다. 허웅은 "감독님은 늘 야구 생각밖에 안 하셨다. 뚜렷한 신념이 있으니 선수들이 믿고 따랐다"며 "저한테는 은인이다. 입단 테스트도 1군 선수들 훈련 도중에 치렀는데도 감독님께서 내 모습을 지켜보시고 좋게 평가해 주셨다"고 했다. 그는 또 "김성근 감독님께서는 야구를 놓고 편안하게 사시지 않는다. 야구하면서 순간의 아쉬움까지도 다 떠올리고 계시는 분"이라고 말했다. 은퇴 후 쭈꾸미집을 연 것도 가까운 이의 도움이 컸다. 그는 "선수 시절 갔던 맛집을 운영하셨던 오세종 사장님이 도와주셨다. 내가 유명한 선수도 아니어서 조용히 다녔는데, 사장님이 SK 팬이셨다. 술 한잔하며 형·동생으로 지내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야구인생을 마무리하면 식당 비법을 전해주겠다고 했다. 내가 은퇴 후 '형님, 저 잘렸습니다'라고 전화했더니 웃으며 '좀 쉬다 와라'라고 하신 뒤 도와주셨다"고 했다. 이어 "처음에는 이런 인터뷰를 하기 부끄러웠지만, 고마웠던 분들께 감사를 전하기 위해 응했다"고 덧붙였다.2018년 개업 후 6년 차. 크지 않은 그의 식당은 코로나19 직격탄도 버텨내며 살아남고 있다. 허웅은 "선수는 야구를 그만두면 막막할 때가 많다. 코치를 하고 싶어도 기회와 실력이 받쳐줘야 하니 쉽지 않다"며 "그래도 난 요식업이 내 성격에 맞았다. 밝은 편이라 손님들에게도 잘할 수 있었다. 포수로 투수들을 상대하는 게 익숙해 다른 이에게 맞춰주는 것도 성격에 맞았다"고 했다. 그는 "식당 운영은 맛과 친절함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친절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 불친절하면 손님들은 다시 오지 않는다"며 "선수들은 매 경기 성공도 해보고 실패도 해본다. 선수가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유지하면서 뛰어야 성공할 수 있듯 자영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야구장을 떠난 후 야구는 직업이 아닌 응원의 대상이 됐다. 허웅은 "내가 좋아하는 선수들이 늘 잘 됐으면 좋겠다. 김광현·최정 등은 후배지만, 내가 존경하는 선수들이다. 그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며 "두 사람은 대스타인데도 예의를 잃지 않았고, 선배들을 존중해 주는 선수였다. 그래서 너무 멋지다"라고 했다. 허웅은 지난해 김광현이 메이저리그(MLB) 노사합의 문제로 귀국해 '엄정욱 파이어볼러 아카데미'에서 몸을 만들 때 공을 받아준 파트너를 맡기도 했다. 그는 "도와달라고 연락이 왔다. 영광이었다. 존경하는 후배가 왔으니 다 제쳐두고 갔다"며 "MLB를 다녀왔어도 옛날 내가 알던 김광현 그대로였다"며 웃었다. 두 번째 삶에 뿌리를 내린 그는 "손님들이 항상 물어본다. 야구와 장사 중 무엇이 힘드냐고. 그래서 항상 '그때 왜 더 열심히 하지 않았을까 후회한다'고 말한다"며 "사회는 정말 치열하다. 하루하루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때는 더 쉬고 싶고, 놀고 싶었다. 그래야 잘한다고 생각했다. 선수 시절 내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훈련량과 정신력을 갖췄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는 후회가 남았다"고 했다.'선수 허웅'이 그랬던 것처럼 '사장 허웅'도 긍정적인 삶을 살고자 한다. 그는 "두 번째 삶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한다. 특히 정신이 건강하다면 말과 행동이 긍정적이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좋게 하면 자신에게 좋게 돌아온다. 그게 이 일을 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앞으로 목표를 묻자 허웅은 "매출은 내려가지 않고 꾸준히 오르고는 있다"며 "장사라는 게 만족은 없다. 매출이 오르면 그걸 평균으로 잡고 새 목표를 세우게 된다"며 웃었다.차승윤 기자 2023.05.0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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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통역→선수→전력분석원, 안찬호가 당부하는 '중꺾마'

안찬호(30) 두산 베어스 전력분석원 매니저의 이력은 독특하다. 구단 통역 매니저에서 프로야구 선수, 구단 전력분석원이 되기까지. 야구를 향한 열정 하나로 도전을 거듭한 끝에 그는 서른의 나이에 야구 현장에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직무를 두루 경험한 베테랑 인재가 됐다. ◆ 통역 매니저→프로야구 선수→전력분석원, 안찬호의 무한도전안찬호의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5살 때 건너간 미국에서 리틀야구를 경험한 그는 프로야구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고등학교 3학년 때 귀국, 대학교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가며 프로 도전에 나섰다. 비록 프로 지명은 받지 못했지만, 안찬호는 포기하지 않고 구단 직원과 독립야구단 선수를 지내며 꿈을 놓지 않았다. 2017년 KT 위즈에서 통역 매니저로 한 시즌을 보낸 것이 안찬호의 열정에 불을 지폈다. 선수들과 1년간 동고동락하며 현장을 누빈 그는 선수들의 열정과 자세, 루틴 등을 직접 보고 배우면서 프로를 향한 갈망이 더 커졌다. 이후 안찬호는 다시 글러브를 잡았고, 이듬해 독립야구단 파주 챌린저스에 입단해 몸을 만들며 프로를 향한 도전을 거듭했다. 그리고 4년 뒤인 2021년, 안찬호는 꿈에 그리던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의 입단 테스트를 통과해 2021년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퓨처스리그 첫 8경기서 8이닝 2자책을 기록하는 등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지만, 1군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고 결국 1년 만에 방출됐다. 안찬호는 쉬지 않고 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두산에서 방출된 뒤 바로 구단 프런트의 문을 두드렸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통역 매니저와 프로 선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인턴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아 온 덕에 여러 팀에서 러브콜이 왔지만, 안찬호는 자신에게 프로의 기회를 준 두산의 손을 잡으며 친정팀과의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 ◆ 선수의 꿈 내려놓은 안찬호, "누구보다 해박한 지식인, 대단한 조력자가 되고 싶어요"1년 만에 끝난 프로 선수의 꿈. 아쉽진 않았을까. 하지만 안찬호는 “꿈을 이뤘기에 후회는 없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그는 1년간의 프로 생활이 훌륭한 자양분이자 ‘마지막 퍼즐’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 누구보다 야구 지식이 해박한 ‘지식인’이 되고 싶다는 그는 단순히 이론만 빠삭한 것이 아닌, 선수와 현장의 관점에서 야구 지식을 이해할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갖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안찬호는 전력분석 업무에 자신의 선수 경험을 잘 녹여내고 있다. 선수의 입장에서 데이터를 해석하고 선수의 관점에서 정보를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장점으로 승화시키고 있다고. 정오에 출근해 다음날 자정에 퇴근하는 강행군이 매일 이어지고 있지만, 안찬호는 하루하루가 즐겁다. 안찬호는 “선수들에게 시간을 많이 할애한 만큼, 선수들이 잘하면 하나도 힘들지 않다”라며 활짝 웃었다. ‘야구인’ 안찬호의 목표는 명확하다. 짧게는 전력분석원이라는 조력자로서 두산의 우승에 힘을 보태고, 길게는 해박한 지식으로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는 ‘대단한’ 조력자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러기 위해선 더 많이 공부하고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단한 조력자’가 되기까지 더 도전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 안찬호가 당부하는 '중꺾마', "나도 해봤으니까요"안찬호에게 ‘도전’에 대해 물었다. 그는 “프로에 도전하는 것도, 구단 프런트가 되는 것도 내 나름의 큰 도전들이자 도전의 연속이었다. 생각만 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면 이루기 쉽지 않은 도전들이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지금 당장은 힘들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겠지만 매일 아침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되새기고, 힘들어도 참고 버티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힘냈으면 좋겠다. 나도 해봤으니까 용기를 주고 싶다”라며 사람들에게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에필로그인터뷰 후, 선수 시절 두산 유니폼을 입고 찍은 사진을 안찬호에게 부탁했다. 하지만 선수 생활을 2군에서만 하다보니 제대로 된 사진이 없었고, 보내준 사진도 영상을 캡쳐한 흐릿한 사진들 뿐이었다. 그러던 중 유니폼 입은 사진을 한 장 찾았다며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부모님과 함께 찍은 가족사진이었다. 안찬호는 "(인터뷰 할 때)개인적으로 돌아가신 어머님 이야기를 하지 못해 아쉬웠다. 사진으로라도 기사에 나오면 좋을 것 같다"라고 구단 관계자를 통해 조심스레 요청했다. 구단 관계자를 통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어머니께는 아들로서 정말 죄송한 마음뿐이다. 아들의 꿈을 언제나 진심으로 응원해준, 내 최고의 지원군이었다.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리고, 또 사랑하는 아버지께도 힘내라고 전달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상을 당했을 때 정말 큰 위로가 되어준 여자친구와 올해 결혼한다. 고맙고 사랑한다"라는 말도 덧붙이며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 2023.04.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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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 아들의 이유 있는 불효, "아버지 많이 안 봤으면" [IS 인터뷰]

“올해는 아버지, 아니 감독님 많이 안 봤으면 좋겠네요.” 군대에 있는 아들은 일과 후 자신의 휴대폰을 받고 깜짝 놀랐다. ‘무슨 일이냐’는 지인들의 문자들 사이에 ‘연락주세요, 아들’이라는 아버지의 메시지에 상황 파악부터 해야 했다. 기사를 보고 알았다. 아버지가 재취업에 성공했다는 것을. 그것도 자신이 몸담은 팀의 감독으로 온다는 소식이었다. 상황 파악을 완료한 아들은 아버지에게 곧바로 전화를 걸어 축하 메시지를 건넸다. “축하드립니다, 아버지. 그런데 아들과 상의 한 번 정도는 (했으면 좋았을텐데)...” 돌아온 것은 아버지의 푸념 섞인 감사 인사였다. “상의는 무슨, 내 직장 구하는 데 무슨 상의냐.” 한솥밥을 먹게 된 부자(父子)의 첫 마디는 유쾌 그 자체였다. 2017년 KIA 타이거즈의 우승을 이끈 ‘우승 감독’ 김기태 감독은 지난해 가을부터 KT 퓨처스팀(2군) 지휘봉을 잡았다. 아들과의 한솥밥 인연도 시작됐다. 선임 당시엔 아들 김건형(27)이 군 복무 중이라 아직 팀에서 만나지 못했지만, 오는 4월 퓨처스리그가 개막할 땐 한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빌 예정이다. 2월 28일 제대한 김건형은 이튿날 2군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부산 기장으로 이동해 새 시즌 담금질에 들어간다. 하지만 아버지를 아직 만날 순 없다. 김기태 감독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강철호의 타격코치로 선임돼 대표팀에 가 있기 때문. 입대 당시에도 김기태 감독이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코치로 활동하고 있어서 아버지의 얼굴을 보지 못했던 아들은 제대 후에도 당분간 아버지를 보지 못하고 훈련에 매진해야 한다. 아들은 아버지가 자랑스럽기만 하다. 김건형은 “언제나 아버지는 멋진 분이셨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계신 아버지는 더 그렇다”라면서 “능력 있으신 분이니 이번 대표팀에서도 큰 역할을 하실 것이라 믿는다. 선수단도 워낙 강팀이니 충분히 우승도 할 수 있을 거라 본다. 아버지도 대표팀도 열심히 응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아버지와 한솥밥을 먹는 것은 부담보단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김건형은 “언젠가 아버지와 감독-선수로 만나고 싶었는데 소원이 이뤄졌다. 더 열심히 잘해야 하고, 아버지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행동도 바르게 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아버지, 아니 감독님 얼굴은 되도록 짧게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기태 감독이 있는 2군이 아닌 1군에서 더 많이 뛰고 싶다는 각오다. 김건형은 데뷔해인 2021년 1군에 깜짝 데뷔해 11경기 타율 0.212(33타수 7안타) 1도루의 성적을 남기고 8월 입대했다. 충북 괴산의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조교로 복무한 김건형은 부대의 배려와 지원 속에 야구공을 놓지 않고 군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사회인 야구를 하는 선후임 덕에 캐치볼과 티배팅도 하면서 감각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온 김건형은 2021년 TV로 지켜본 팀의 우승을 다시 한번 재현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번엔 자신이 그 일원이 됐으면 한다는 간절한 바람도 함께 이야기했다. 김건형은 “팀이 우승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하면서도 아쉬웠다. 당시 그 기억을 잘 기억해서 다음엔 꼭 우승 순간에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김건형은 “신인 땐 나라는 선수를 어필하기 위해 ‘보여주는 야구’를 했다면, 이제는 야구선수로서 발전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서 뛰려고 한다. 최대한 빨리 1군에 올라가서 팀이 다시 우승이라는 높은 곳에 갈 수 있게끔 힘을 보태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 2023.03.01 11:14
연예일반

‘최강야구’ PD "제작비는 너무 놀랄까 공개하지 않겠다" [IS인터뷰]

“제작비가 얼마나 됐냐고요? 너무 놀라실 거 같아 공개하면 안될 거 같아요.”JTBC ‘최강야구’의 연출자 장시원 PD는 회당 제작비에 대한 질문에 손사래를 쳤다. ‘최강야구’는 출연진이 한국 프로야구에서 레전드급으로 불리는 선수출신이 여럿에 유명 연예인들까지 한마디로 ‘별들의 잔치’였다. 제작 스태프만 해도 2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연료를 포함한 제작비는 가히 ‘천문학적’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을 만했다.최근 시즌1이 막을 내린 ‘최강야구’ 장시원 PD는 쉴 틈도 없이 시즌2 준비에 돌입했다. 결과적으로 시즌1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음을 입증한 셈이다. ‘최강야구’는 은퇴한 프로 선수들과 아마추어 선수들을 규합해 진짜 야구를 그려냈다. 이 같은 형식은 야구팬들뿐 아니라 야구에 크게 관심이 없던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사실 ‘최강야구’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카메라가 50여대에 200여명의 스태프, 쟁쟁한 출연진에 상대 선수팀 섭외와 구장 대관 등만 따져봐도 블록버스터급 영화와 비교될 만한 상황이다. 시즌1을 마치고 시즌2 준비에 한창인 ‘최강야구’ 연출자 장시원PD와 인터뷰를 나눴다. 채널A ‘도시어부’ ‘강철부대’를 성공적으로 이끈 장PD는 JTBC에서 ‘최강야구’를 성공적으로 선보이며 스타PD로 입지를 쌓았다.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끝낸 소감은? 출사표는 진짜 야구를 할 것이라고 했는데 마치고 나니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나.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처음 기획할 때부터 야구를 좋아하는 분들은 물론 야구를 잘 모르는 분들까지 모두 야구의 매력에 빠지게 하는 게 기획 의도였다.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본다. -제작비가 상당했을 것 같다.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도전한 까닭은.야구의 맛을 제대로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걸 위해서는 많은 스태프의 노력이 필요했다. (장PD는 ‘최강야구’ 제작비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방송계에서는 역대 예능 프로그램 최고 제작비로 추정하고 있다)-예능과 다큐 사이에서 어떻게 선을 지키려 노력했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무엇인지. 예능과 다큐를 따로 나누진 않는다. 그런 분류에 대해서도 크게 동의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이야기다. 그 이야기를 대중에게 얼마나 몰입감 있게 전달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이었다. -시즌1에서 가장 고비는 아무래도 이승엽 감독이 두산 베어스로 가면서 하차했을 때였을 텐데.이승엽 감독이 두산 베어스로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눈앞이 깜깜했다. 당시에는 ‘최강야구’의 존립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생각까지 했던 것 같다. (이승엽 감독은 ‘최강야구’ 시작부터 감독으로 참여했지만 지난해 10월 두산 베어스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이승엽 감독 후임으로 김성근 감독을 섭외했다. 예능적인 재미를 위해 더 젊고 더 화제성 있는 감독이 찾을 생각은 안했나. 이승엽 감독이 두산으로 가는 시점에 정말 우연히 김성근 감독님 은퇴 기사를 보게 됐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 고문을 맡아 일본 후쿠오카에 계시던 김성근 감독님을 무작정 찾아 갔다. 나 혼자 되게 절실했던 것 같다. 감독님을 만나 이런 저런 사정을 설명드렸고, 일주일 후에 감독님에게 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김성근 감독님보다 더 화제성 있는 감독이 있는가? 다른 사람은 떠오르지 않았다. 예능을 위해서라도, 야구를 위해서라도 김성근 감독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시즌1에서는 유희관, 이대호, 심수창, 장원삼, 정근우 등등이 화제를 모았다.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서 아쉬운 선수가 있었나.없다. ‘최강 몬스터즈’라는 팀 안에서 선수 개개인의 모습들이 잘 녹았던 것 같다. (‘최강야구’에는 은퇴한 프로 선수 뿐 아니라 프로를 꿈꾸는 아마추어 선수들의 드라마도 시청자들을 웃고 울렸다. ‘최강야구’ 출신으로 박찬희, 윤준호, 류현인, 한경빈이 프로구단에 입단해 그야말로 꿈을 이뤘다.)-시즌2에 새롭게 보강할 선수를 한 명 정도라도 공개해달라. 공개가 어렵다면 시즌1에 비해 어떤 포지션을 더 강화할 생각인가.이번 트라이아웃을 통해 투수, 포수, 유격수 포지션에 선수를 추가 선발할 예정이다. -시즌2 첫 경기를 KT와 3월19일에 직관을 허용하면서 진행하는데, 시즌2에서는 프로 선수들과 경기를 더 자주 계획하고 있는지.시즌1 마지막을 두산과 경기로 장식했다. 시즌2 개막전은 3월 19일 KT WIZ와 진행할 예정이다. 그 외는…. -시즌2는 사회인리그나 퓨처스리그 같은 리그에 합류할 계획은 있나. 아니면 ‘최강야구배’ 같은 대회를 만들 계획은?없다. (장시원PD는 이 부분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시즌2에서는 시즌1보다 더욱 막강한 상대와 대전이 예정된 것으로 보인다.)-시즌2의 관전 포인트를 꼽자면 어떤 게 있을지 추천을 해달라. 감독님과 모든 선수단이 2023 시즌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더 강해진 최강 몬스터즈를 기대해달라. -시즌2에 외국인 용병을 뽑을 계획도 있는지.필요하면 뽑을 것이다!(최강 몬스터즈는 시즌1에 외국인 용병 없이 경기를 치렀다.) -시즌2도 승률 7할이 안되면 중도 폐지할 계획인가.방송으로 확인해주세요^^.(최강 몬스터즈는 시즌1에서 승률 7할이 안되면 폐지한다는 방침을 정했고 마지막 두산 베어스와 경기 전까지 승률이 7할이었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2.21 09:00
야구

2022 시범경기 깜짝 홈런 1위, 무명의 반란 LG 송찬의

2022 KBO리그 시범경기 홈런 1위는 우타자 송찬의(23·LG 트윈스)다. 많은 야구팬들에게 아직 낯선 이름이다. 송찬의는 2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에 6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해 2회 첫 타석에서 솔로포를 기록했다. NC 선발 신민혁의 2구째 직구(시속 141㎞)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5m의 홈런을 터뜨렸다. 시범경기 3호 홈런을 날린 송찬의는 KT 위즈 헨리 라모스, SSG 랜더스 임석진(이상 2홈런)을 제치고 이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그는 지난 1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0-0으로 맞선 8회 결승 솔로 홈런을 쳤고, 18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9회 쐐기 2점 홈런을 터트렸다. 송찬의는 아직 1군 데뷔전도 치르지 못한, 이름조차 낯선 선수다. 2018년 LG 2차 7라운드 전체 67순위로 입단해 퓨처스(2군)리그에서만 뛰었고, 그 사이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무명의 그가 올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0.313(16타수 5안타) 3홈런 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16타석에서 안타 5개를 쳐냈는데, 그 가운데 장타가 4개(홈런 3개, 3루타 1개)에 이른다. 그는 일찌감치 코치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류지현 LG 감독은 1군 데뷔전도 갖지 못한 5년 차 송찬의를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넣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합류한 그가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타격 재능을 선보인 덕분이었다. 2018~2019 퓨처스리그 타율 0.154에 그쳤던 송찬의는 지난해 타율 0.301 장타율 0.568을 기록했다. 류지현 감독은 "직접 지켜보니 스윙 궤도가 좋더라. 타격(콘택트)의 면적이 크다"고 칭찬했다. 지난겨울 LG에 합류한 이호준 1군 타격코치도 LG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 중 한 명으로 송찬의를 손꼽았다. 코치진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송찬의는 두둑한 배짱도 자랑한다. 지난 14일 키움전에서 기록한 홈런은 볼카운트 3볼-0스트라이크에서 때려낸 것이다. 신인급 선수에게서 찾아보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송찬의는 활용도가 높다.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출장한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중견수와 좌익수, 우익수를 비롯해 유격수와 2루수, 1루수로 나섰다. 포수와 3루를 제외한 나머지 포지션에 모두 출전하면서 테스트를 받고 있다. LG의 주전 야수진이 워낙 탄탄해 송찬의가 선배들을 당장 제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그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면, LG 벤치가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다. LG에는 전통적으로 좌타자가 많다. 올 시즌에도 1~3번 홍창기-박해민-김현수를 비롯해 오지환과 외국인 타자 리오 루이즈까지 모두 왼손 타자다. 우타자 송찬의가 장타력을 선보인다면 멀티 플레이어, 백업으로 활용도가 높아진다. 송찬의는 "요즘 야구가 재미있다. 응원하는 기사를 보면 '내가 관심을 받고 있구나'라고 느낀다"며 웃었다. 시범경기 4연승(1무 포함)으로 선두를 달리는 LG도 송찬의의 등장에 흐뭇하다. 이형석 기자 2022.03.21 07:00
야구

종착지 알 수 없는 '트레이드 열차'…삼성과 이학주의 불편한 동거

유격수 이학주(31)와 삼성 라이온즈의 '불편한 동거'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 겨울 KBO리그 최대 관심거리 중 하나는 이학주 트레이드 성사 여부다. 보통 트레이드 논의는 물밑에서 이뤄진다. 몇몇 담당자만 내용을 공유, 철저하게 비밀에 부친다.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 그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의 이학주 트레이드는 이미 공론화됐다. 추측성 기사도 쏟아진다. '마이너리그 유턴파'인 이학주는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에 지명됐다. 야수 중에선 호명이 가장 빨랐다. 삼성은 주전 유격수로 김상수가 있어 자칫 포지션 중복이 될 수 있지만 이학주를 선택했다. 그만큼 그의 능력을 높게 샀다. 이학주와 삼성 구단의 불협화음이 나기 시작한 건 2020년 1월 29일이었다. 이학주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두고 연봉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캠프 출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캠프 전 연봉 미계약 사례는 종종 나오지만, 그가 신인이라는 걸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었다. 가까스로 연봉 9000만원에 사인한 이학주는 캠프에 '지각 합류'했다. 공교롭게도 1년 내내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2020시즌을 망쳤다. 연봉 2000만원 삭감됐다. 관심이 쏠린 올 시즌에도 반등은 없었다. 6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06(155타수 32안타) 4홈런 20타점에 그쳤다. 프로 2년 차 김지찬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9월 1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다시 복귀하지 않았다. 10월 1일 열린 2군(퓨처스리그) 상동 롯데전을 끝으로 공식전 출전 기록이 없다. 시즌 뒤 열린 교육리그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이 과정에서 마찰음이 밖으로 새어나갔다. 구단 안팎에선 이학주에 대해 "잦은 선수단 내 지각으로 코칭스태프 눈 밖에 났다", "선수가 경기를 뛸 의지가 없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이학주는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도 제외됐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플레이오프(PO) 대비 훈련을 앞두고 "이학주의 엔트리 등록이 어려운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지금까진 그렇다"고 부정적 의사를 내비쳤고 결국 엔트리에 이학주의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구단은 시즌 뒤 이학주 트레이드설과 관련해 "아니다"라고 선을 긋지 않았다. 그러면서 트레이드 얘기가 더 확대됐다. 이학주와 구단의 갈등은 23일 심화했다. 그가 오는 27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구단 행사에 불참하는 대신 12월 초 외부 자선 야구 행사에 참석한다고 알려지면서 태도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이는 구단의 실수였다. 행사 담당자가 이학주에게 따로 연락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선수와 구단의 갈등이 봉합되기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 이학주는 현재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2015년 1월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선 워싱턴 내셔널스 유격수 이언 데스먼드가 트레이드 시장의 공개 매물이었다. 워싱턴은 구단의 7년 장기 계약을 거절한 데스먼드를 판매 1순위로 점찍었다. 그가 1년 뒤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릴 예정이어서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실제 탬파베이 레이스, 뉴욕 메츠가 연결된 삼각 트레이드가 성사 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마지막 단계에서 논의가 무산, 데스먼드는 잔류했다. 데스먼드는 2015시즌 타격 성적이 크게 떨어졌고 워싱턴의 가을 야구 도전도 실패로 끝났다. 구단과 선수의 '불편한 동거'는 시즌이 끝난 뒤에야 정리됐다. 이학주가 탑승한 트레이드 열차는 출발했다. 삼성은 "적당한 대가가 있어야 이학주 트레이드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부담스러운 건 삼성이다. 구단과 갈등이 드러난 선수를 내년 시즌 주요 전력으로 데려가는 건 쉽지 않다. A 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트레이드가 되면 모르겠지만 만약에 잔류한다면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B 구단 관계자는 "이렇게 트레이드가 오픈되면 영입하는 쪽도 부담일 수 있다"고 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11.25 05:30
야구

데뷔 첫 1군 무대 밟았던 키움 김인범 "내년엔 30이닝이 목표"

키움 히어로즈 투수 기대주 김인범(21)이 내년 시즌 담금질을 시작했다. 김인범은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전라남도 고흥군에서 열리는 마무리캠프 겸 유망주캠프를 소화하고 있다. 올해 신인 1차 지명으로 입단한 투수 주승우를 비롯한 30명의 선수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인범도 이 중 하나다.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4라운드 전체 34순위로 지명된 김인범은 지난 8월 29일 잠실 LG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시즌 성적은 3경기 5와 3분의 1이닝 무실점. 피안타율이 0.158,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0.75로 낮았다. 퓨처스리그에서도 준수한 활약(3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57)을 보여줘 2022시즌이 기대되는 선수다. -2019~20시즌에는 호주리그 질롱코리아에도 파견됐었는데. "당시 경험이 많이 부족했다. 그래서 난타당했다. 피홈런도 많았고 점수도 많이 내줬다. 그렇게 얻어맞으면서 많이 배웠다. 외국인 타자들은 스트라이크존과 상관없이 눈에 보이면 일단 스윙하는 스타일이더라. 그래서 변화구를 많이 던졌다. 여러 유형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어디로 던지면 타자가 치기 어려운지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제구의 중요성을 배웠다. 마운드에서 더 집중했고 연습량도 늘어났다. 그런 부분이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월 정식 선수로 등록돼 1군에 합류했는데. "처음 1군에 합류했을 땐 등록된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부산 원정을 따라갔는데, 송신영 투수 코치님이 등록될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프로 생활 3년 만에 처음이어서 기분 좋았고, 부모님께도 연락드렸다. 부모님 친구분들께서 제가 언제 나오냐고 많이 물어보셨는데,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어서 기뻤다."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첫 등판이 잠실 LG전이었고 첫 타자가 김현수 선배님이었다.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부터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기하게 내 생각대로(결과 2루수 땅볼) 잘 풀렸다. 그러다 보니 다음 타자부터는 공을 던지는 게 재밌었다. 마음이 안정되니까 수비나 그라운드를 살펴보는 여유까지 생겼다. 난 긴장하면 머릿속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먼저 생각하는 편이다. 이 타자에게 이 카운트에 어떤 공을 던질지 등판하기 전부터 생각한다. 그게 잘 맞아떨어지는 날은 모든 게 잘 풀린다." -모든 경험이 새로웠을 거 같은데. "SSG 랜더스전에선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했다. 1과 3분의 1이닝을 잘 막고 팀이 역전까지 해 이겼다. 경기 끝나고 '내 투구가 팀 역전의 발판이 됐다'고 말씀하신 홍원기 감독님의 기사를 봤다. 엄청 기분이 좋았다." -U-23 야구월드컵에서도 활약이 괜찮았는데. "질롱코리아에서 뛴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호주에서 상대했던 외국인 타자들과 유형이 비슷했다. 그래서 상대하기가 조금 더 수월했다. 원하는 곳에 공이 잘 들어가기도 했고 변화구가 잘 통했다. 계획이 완전히 들어맞진 않았지만 60~70% 정도는 내 뜻대로 투구가 이뤄졌다." -자신의 강점을 꼽자면. "변화구가 좋다. 주무기는 커브다. 결정구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주로 포크볼을 많이 쓰고 슬라이더는 볼카운트를 잡을 때 사용한다. 특히 내 장점은 커브와 슬라이더가 각각 2개라는 거다. 느린 공과 빠른 공을 가지고 있다. 공을 던질 때 폼도 비슷해서 친구들도 변화구 대처가 쉽지 않다고 하더라." -프로 3년 차인데 지금까지는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60점을 주고 싶다. 1~2년 차 때 정말 좋지 않았다. 특히 2년 차 땐 정말 성적이 좋지 않아서 정신적으로도 아주 힘들었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송신영 코치님께 도움을 많이 주신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 과거에는 변화구보다 빠른 공을 많이 던졌다. 코치님들께선 변화구를 많이 쓰라고 조언해주셨지만, 말씀을 잘 듣지 않았다. 그래서 혼도 많이 났었다. 그런데 송신영 코치님께서 옆에서 조언을 계속해주시니까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을 차린 셈이다. 그때부터 변화구를 주무기로 썼다." -이번 캠프에서 보완하는 부분은. "모든 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 그중에서도 구속을 올리려고 노력 중이다. 특히 최고 구속보다 평균 구속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속 1㎞ 올리기가 정말 힘들다. 수치적 목표를 가지기보다는 올 시즌보다 더 나아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한 부분을 더 꼽자면 체력이다. 아직 스태미나가 부족하다. 4회까지는 괜찮지만 80구를 넘어가면 구속이 많이 떨어진다. 내년에는 최소한 5회까진 같은 구속이 나올 수 있도록 연습하고 있다." -다음 시즌 목표는. "한 시즌 내내 1군에서 30이닝 이상 던지는 거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11.16 16:15
야구

신동수, 미성년자·장애인·코치·지역까지 '무차별 비하'…"방출하라"

미성년자, 장애인, 동료, 코치진을 향해 무차별적인 언사를 내뱉은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2020년 신인 내야수 신동수(19)가 팀에서 방출될 위기에 놓였다. 지난 4일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신동수가 비공개로 운영하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삼성의 연고지인 대구를 비롯해 장애인, 미성년자를 비하하는 글을 수차례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신동수는 인스타그램에서 삼성 구단 코치는 물론 타 구단 선배와 심판, 경기 감독관을 모욕하는 말들을 쏟아냈다. 신동수는 지난달 17일 인스타그램에 '삼성이 퓨처스(2군) 리그 A코치와 재계약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오늘 드디어 오피셜이 떴구만. 이제 누구랑 싸우지"라고 적었다. 지난해 연말에는 키움 히어로즈 포수이자 개성고 선배인 박동원 사진을 게시하며 "강간범의 파워"라고 썼다. 박동원은 성폭행 혐의로 입건됐으나 지난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신동수는 또 한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모여있는 모습을 몰래 찍은 뒤 "사인해주니까 신났노"라고 적거나, 고등학생이 교복을 입고 있는 사진에 "산삼보다 몸에 좋은 고삼"이라고 썼다. 장애인 비하도 서슴지 않았다. 신동수는 KTX 앞 좌석에 앉은 한 남성을 도촬한 뒤 "내 앞에 장애인 탔다. 나 장애인 공포증 있는데. 혼잣말로 계속. 부산 가는 길. 떨린다"라고 했다. 신동수가 삼성의 연고지인 대구 지역을 비하한 사실까지 드러나자 야구팬들 사이에서 그를 팀에서 방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동수는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지난 3월 동대구역을 찍은 사진과 "역시 코로나국 사람이 안 보이노"라는 글을 올렸다. 코로나국은 당시 코로나19 집단 발병이 이어지던 대구를 비하한 표현으로 보인다. 신동수는 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보낸 자가 검침 요청 문자 메시지를 올리며 욕설을 했고,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리그가 진행 중이던 7월에는 오전 4시 술집을 찾은 사진도 올렸다. 신동수가 동종업계 종사자는 물론 일반인을 모욕하고 비하하는 글을 수차례 게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야구 팬커뮤니티에서는 "아무리 어린 선수라도 이 정도 인성이라니...씁쓸하네요" "신동수 말에 동조한 야구 선수들도 많다면서? 놀라운 야구계" "이제야 알려진 게 신기할 따름" "자승자박" "삼성은 빨리 방출 결정 내려라" "이게 진짜라고요? 뒷담화를 넘어섰는데?" "이런 선수는 본보기로 무조건 방출해야 함"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신동수는 2020년 신인 지명회의 2차 8라운드 전체 75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52경기에 출전해 타율 0.156, 1홈런, 6타점에 그쳤다. 신동수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자 삼성 구단은 "사실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삼성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방출을 포함한 징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2020.12.0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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