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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임해나-권예 조, 4대륙선수권 리듬댄스서 6위…“퍼스널 베스트 깨야” [IS 목동]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임해나(21)-권예(24) 조가 커리어 두 번째 4대륙선수권 리듬댄스에서 4위에 올랐다. 한국 아이스댄스 간판인 임해나-권예 조는 향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출전을 위해 자신들의 개인 최고 기록을 깨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임해나-권예 조는 20일 오후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4~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4대륙선수권대회 아이스댄스 리듬댄스에서 기술점수(TES) 41.08점과 예술점수(PCS) 31.29점을 묶어 72.37점을 기록, 14명 중 6위에 올랐다.이는 이들의 리듬댄스 퍼스널 베스트(74.11점)에 단 1.74점 뒤진 수치다. 올 시즌 자신들의 리듬댄스 중 두 번째로 높은 점수이기도 하다.임해나-권예 조는 이날 14개 팀 중 7번째로 은반 위에 섰다. 이들은 ‘I Got You’, ‘Dance to the Music’ 등에 맞춰 열연을 벌였다.두 선수는 연기를 마친 뒤 서로 강하게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현장의 관중들도 태극기를 펼쳐 보이며 응원 메시지를 건넸다.임해나-권예 조는 한국 아이스댄스 간판이다. 주니어 시절인 2022~23시즌 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품으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시니어 무대에선 아직 뚜렷한 입상 기록은 없다. 한편 이번 대회는 중국계 캐나다인인 권예가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처음으로 소화한 국제 대회였다. 권예는 이전까지 예콴이라는 이름으로 활약하다, 지난해 말 법무부 특별 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얻었다.연기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임해나-권예 조는 경기 결과에 대해 화색했다. 임해나는 “좋은 점수를 받아 행복했다”며 “퍼포먼스하면서 조금 흔들린 순간이 있었는데, 그 부분은 아쉽다”고 했다. 권예는 “해당 점수를 받게 돼 매우 행복했다. 다만 일부 부분에서 조금 흔들린 부분도 있었다. 그래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계속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권예는 이어 한국 국적을 얻고 처음으로 국제 대회에 나선 점에 대해 “너무 행복해요”라고 한국어로 운을 뗀 뒤 “팬들의 환영, 또 태극기를 볼 수 있어 매우 행복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임해나-권예 조의 목표 중 하나는 단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출전이다. 이들은 지난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AG) 당시엔 한국에 3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는 조건을 지키지 못해 출전하지 못했다. 권예는 “지금 상황에선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상위 19위 안에 들어 올림픽 출전권을 얻는 게 목표”라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퍼스널 베스트를 깨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임해나-권예 조는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선 14위를 기록한 바 있다.끝으로 임해나는 “아이스댄스를 하며 태극기를 정말 많이 봤다. 열심히 응원해 주신 팬들에게 감동을 받았다”라고 감격스러워했다.임해나-권예 조는 오는 22일 열리는 아이스댄스 프리댄스를 통해 입상에 도전한다. 피겨 4대륙선수권은 유럽을 제외한 아시아·아메리카·오세아니아·아프리카 등 4개 대륙 선수가 경쟁하는 국제 메이저 대회다.목동=김우중 기자 2025.02.20 17:07
스포츠일반

은퇴 전지희가 전한 진심, "유빈이 잘 못할 때도 친절하게 해주세요. 응원해주세요" [IS인터뷰]

‘환상의 띠동갑 콤비’ 전지희(33)와 신유빈(21·대한항공)은 기자회견 자리에 약속이나 한 듯 검정색 정장을 입고 긴 머리를 세팅한 채 나타났다. “미리 이야기해서 패션 코드를 맞춘 거냐”고 물었더니 신유빈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뇨”라며 웃었다. 이들은 2023년에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에서 21년 만의 금메달을 합작했던 주인공이다. 월드 클래스 여자 복식조로 큰 사랑을 받았던 이들 콤비는 이제 볼 수 없다. 전지희가 지난해 말 선수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전지희는 지난 14일 서울 동대문구 JW매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KTTA(대한탁구협회) 어워즈 2025에서 공식 은퇴식을 치렀다. 행사가 열리기 직전 따로 마련된 은퇴 기자회견에는 최고의 호흡을 맞췄던 복식 파트너 신유빈도 함께 했다. 전지희는 지난해 열린 2024 파리 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 탁구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합작하며 활약했다. 그는 파리 올림픽을 마치고 지난해 말 선수 은퇴 의사를 밝혔다. 전지희는 “오래 전부터 은퇴할 생각은 하고 있었다. 부상도 있었고, 나이도 많지 않나”라고 했다. 당초 더 빨리 은퇴할 생각도 있었지만, 그의 마음을 잡은 건 신유빈이었다. 전지희는 “2023년에 유빈이랑 정말 말도 안 되는 성적을 거뒀다. 내 탁구 인생 거의 끝에 유빈이를 만났다. 너무 행복했고, 포기하지 않아서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국 탁구 대표로서 마지막 대회였던 2024년 중국 청두 혼성단체 월드컵에서 중국에 패하면서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전지희는 “그 경기를 이기지 못해 미안했다. 유빈이랑 눈이 마주쳤을 때 눈물이 쏟아졌다”고 했다. 신유빈은 “그때 경기가 끝나자마자 언니가 나를 보더니 막 울었다. 은퇴를 정말로 하는구나, 라는 느낌이 왔다”고 했다. 신유빈은 당시를 떠올리면서 “솔직히 말하면 나랑 복식을 더 하자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면 언니가 은퇴하고 행복하지 않을 거 같아서 말하지 않았다. 언니가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중국 출신의 귀화 선수인 전지희는 10대 시절 중국 청소년 대표 경력이 있는 유망주였다. 그는 2011년 한국으로 귀화했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부터 본격적으로 대표팀에서 활약하기 시작해 10년 이상을 한국 대표로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 전지희는 대표팀에서 힘들었던 기억을 꼽아 달라고 하자 “행복했던 기억만 있다. 한국 탁구 대표팀에서 뛰지 않았다면 전지희라는 선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전지희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선수 생활 중 오랜 기간 고생해왔다. 2021년 도쿄 올림픽을 마친 후 진지하게 은퇴를 고려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다시 탁구를 더 파고들게 된 건 2023년 더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신유빈과 복식조로 나서 은메달을 따내면서다. 이때 전지희와 신유빈은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복식에서 36년 만(1987년 뉴델리 대회 양영자-현정화 금)에 결승에 진출했다. 전지희는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에서 신유빈과 금메달을 따낸 순간과 더불어 세계선수권 결승 무대를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결승 무대에 나가는데, 우승 트로피가 있더라. 우승하면 저기에 우리 이름을 새기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동시에 그때 트로피에 자신의 이름을 넣지 못한 게 가장 아쉬운 순간으로도 떠오른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면 더반 세계선수권대회와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 경기 영상을 본다고 했다. 전지희는 “유빈이랑 2019년에 처음 복식 호흡을 맞췄다. 연습도 안 맞춰 보고, 이전에 같이 한 적도 없는 상태로 일본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에 나갔는데 너무 잘 치는 거다. 그때 유빈이는 열 다섯 살이었다. 지금도 그때 영상을 가끔 본다. 왜 그렇게 잘 치는지(웃음). 작전, 기술, 큰 대회에서의 침착함까지 유빈이는 여자 탁구 선수 중에서 너무 잘 한다”고 칭찬했다. 신유빈은 “어릴 때 전지희 언니가 올림픽에 나가서 경기하는 걸 중계로 봤다. 같이 대표팀에서 뛰게 됐을 때 신기하고 떨렸다. 언니랑은 입맛까지 신기할 정도로 잘 맞고, 모든 게 잘 맞았다. 늘 맛있는 걸 많이 사주고 좋은 것만 해줬다. 나도 후배들에게 그렇게 해야 겠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전지희는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싱가포르 스매시 2025 여자 단식 64강전에서 신유빈과 단식 경기로 고별전을 치렀다. 결과는 신유빈의 승리. 초청받아 참가한 대회에서 신유빈과 마지막 경기를 하게 되어 너무 기뻤다고 했다. 전지희는 대표팀 후배들에게 “탁구는 시상대에 올라가는 짧은 순간만 행복하다. 뒤에서 혼자 힘들고 외로운 시간이 훨씬 더 길다. 그 시간을 잘 참고 견뎌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자신의 탁구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선물해준 신유빈에게는 더 절절한 마음을 전했다. 전지희는 신유빈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유빈이는 국민 스타다. 주목을 받는 건 좋지만, 어느 순간 유빈이가 자기 감정을 속이는(숨기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운동 선수는 자기 감정을 계속 속일 수 없다. 큰 대회 스트레스를 이겨내야 한다. 주목받는 만큼 스트레스도 클 거다”라면서 “컨디션에 따라서 유빈이가 잘 할 때도 있지만, 못할 때도 있을 거다. 성적이 좋을 땐 많이 응원해주시고 성적이 안 나올 때도 많이 친절하게 해주시고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지희는 은퇴 후 그동안 소홀했던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선수 때 하지 못했던 걸 더 즐기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탁구를 도울 일이 생기면 향후에 언제든지 불러 달라”고 했다. 이은경 기자 2025.02.15 08:53
스포츠일반

박지원·장성우, 쇼트트랙 500m 은메달·동메달…‘中귀화’ 린샤오쥔 눈물의 금메달 [하얼빈 AG]

박지원(서울시청)과 장성우(화성시청)가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AG) 쇼트트랙 남자 500m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했다.박지원과 장성우는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에 이어 두,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기록은 린샤오쥔이 41초150, 박지원과 장성우는 각각 41초398과 41초442였다.이로써 박지원은 혼성계주 금메달과 남자 1500m 금메달에 이어 이날만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수확했다. 장성우도 혼성계주 금메달, 남자 1500m와 500m 동메달을 각각 차지했다.아시아 신기록(40초509) 보유자인 김태성(화성시청)도 이날 결승에 출전했지만, 레이스 도중 충돌로 실격을 당했다.이날 결승은 한국 선수 3명과 중국의 린샤오쥔, 쑨룽 등 5명이 출전했다. 초반부터 경합을 펼치는 종목인 만큼 초반부터 기싸움이 치열했다. 첫 레이스 첫 코너부터 김태성과 쑨룽과 충돌로 재출발이 선언된 레이스는 두 번째 레이스에서도 두 차례 충돌로 5명 중 4명이 넘어지면서 또다시 재출발이 선언됐다. 이 과정에서 추월 과정에서 상대와 충돌한 김태성이 페널티를 받아 실격했다. 한국과 중국 선수 각 2명씩 나선 세 번째 레이스. 시작부터 쑨룽과 린샤오쥔이 빠르게 치고 나갔다. 박지원이 두 바퀴를 남겨두고 인코스를 파고들며 단숨에 1위로 올라섰지만, 곧바로 린샤오쥔이 다시 선두로 치고 나간 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 뒤를 박지원과 장성우가 차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첫 금메달을 차지한 린샤오쥔은 코치진과 포옹한 뒤 눈물을 쏟았다. 린샤오쥔은 한때 한국 쇼트트랙 간판으로 활약하다 2019년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뒤 중국으로 귀화했다.김명석 기자 2025.02.08 14:49
스포츠일반

신유빈, 전지희에 3-0 완승...적으로 만난 '영혼의 콤비' 손하트·포옹

파리 올림픽 동메달을 합작한 '영혼의 콤비' 신유빈(21·대한항공)과 전지희(33)가 네트를 가운데 두고 마주섰다. 동생이 웃었다. 신유빈은 3일(한국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시리즈 2025 싱가포르 스매시 여자단식 본선 1회전(64강)에서 전지희를 3-0(11-8 11-6 11-7)으로 완파하고 32강전에 올랐다. 신유빈은 첫 게임 4-4 동점에서 롱랠리 끝에 강한 스매싱으로 균형을 깬 뒤 전지희의 연속 범실로 7-4로 앞섰다. 9-8에서는 전지희의 연속 범실로 1게임을 따냈다.2게임을 11-6으로 이긴 신유빈은 3게임 경기 시작하자마자 매서운 공세로 6연속 득점하며 6-0을 만들었고, 10-7에서 드라이브로 마지막 점수를 따내 승리를 확정했다.신유빈은 경기가 끝난 후 전지희에게 다가가 포옹했다. 두 선수는 하트를 만들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신유빈은 이날 승리로 전지희와 최근 상대 전적에서 2승 2패로 균형을 맞췄다. 앞선 세 차례 대결에선 전지희가 2승 1패로 우위를 보였다. 전지희는 2021년 스타 컨텐더 도하 8강에서 신유빈을 3-1로 눌렀고, 지난해 1월 컨텐더 도하 결승에서도 4-3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했다. 같은 해 1월 인도 고아에서 열린 스타 컨텐더 8강에선 신유빈이 전지희에게 3-0으로 완승해 4강에 진출했다. 신유빈과 전지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복식에 한 조를 이뤄 금메달을 합작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여자단체전 동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지난해 11월 혼성단체 월드컵에서도 한국의 2회 연속 준우승에 힘을 모았다. 하지만 콤비는 전지희가 혼성단체 월드컵을 끝으로 한국 국가대표를 반납하면서 해체됐고, 이날 싱가포르 스매시에서 '이겨야 할 상대'로 만났다. 여자단식에 나선 다른 대표 이은혜(대한항공)도 청이청(대만)을 3-2로 꺾어 32강에 합류했다. 남자 간판 장우진(세아)도 덴마크의 에이스 안데레스 린드를 3-0으로 잡았다. 안희수 기자 2025.02.03 16:05
프로야구

6G·11이닝 에르난데스 "한국 가을야구 에너지 넘쳐, 내 야구 인생서 멋진 경험"

올가을 LG 트윈스 팬들이 가장 뜨겁게 이름을 연호하는 선수는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였다. 투혼의 가을을 보낸 그는 "이번 포스트시즌(PS)은 내 야구 인생에서 정말 멋진 경험"이라고 말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이번 PS 기간 매 경기 전에 빠짐없이 같은 질문을 받았다. "오늘 에르난데스가 등판하나", "오늘은 에르난데스가 몇 이닝 투구할 수 있나" 등이었다. 지난 7월 말 LG는 케이시 켈리와 작별하고 에르난데스를 영입했다. 당시 선두였던 KIA 타이거즈를 따라잡기 위한 LG의 승부수였다. 에르난데스는 11경기에서 3승 2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했다. 켈리를 대체한 외국인 투수로는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 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불펜 카드'로는 대성공이었다.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염경엽 감독은 불펜이 약한 팀 사정을 고려해, 선발 요원인 에르난데스와 손주영을 불펜 투수로 투입했다.미국에서도 불펜 경험이 많은 에르난데스는 KT 위즈와의 준PO 5경기에서 총 7과 3분의 1이닝을 던져 5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2세이브 1홀드)을 기록했다. 외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단일 준PO 5경기에 모두 등판하는 기염을 토했다. 일주일 동안 던진 투구 수는 총 117개(5경기)에 이르렀다. 염경엽 감독은 "에르난데스가 헌신적인 모습을 보이며 팀 분위기를 만들었다. 내 마음속의 MVP(최우수선수)는 에르난데스"라고 말했다. 실제 기자단 준PO MVP 투표에서 에르난데스는 임찬규(34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9표를 획득했다.에르난데스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가을이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내 야구 인생에서 PS는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 소속팀이 PS에 올랐지만, 당시 난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라고 기억을 되짚었다. 에르난데스는 코로나19 여파로 단축 체제였던 2020년 마이애미 말린스 소속으로 8~9월 6차례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3.16으로 잘 던졌다. 그러나 부상 탓에 PS에는 등판하지 못했다. 에르난데스는 "물론 PS가 주는 압박감도 있다"라면서도 "(한국의 가을 야구는) 엄청나게 신나는 분위기다. 그라운드와 관중석 모두 에너지가 넘쳐서 즐겁다"라며 "경기를 끝내고 세리머니를 할 때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느낀다. 동료들과 쾌감을 공유한다"라고 말했다.염경엽 감독은 준PO에서 매 경기 가장 중요한 순간에 에르난데스를 호출했다. 그는 준PO를 마친 뒤 'PO에서도 5경기 모두 등판할 수 있나'라는 말에 "그렇다. 이런 시리즈에서는 희생해야 할 부분이 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PO 1~2차전에서 LG가 큰 점수 차로 져 에르난데스는 등판하지 못했다. 3차전은 1-0으로 앞선 6회 1사 후 마운드에 올라 끝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다. 에르난데스는 "내가 동료들을 돕고 싶어서 희생을 자처했다"라며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에 꼭 이기고 싶었다. 모두의 응원에 감사하다. 이번 PS는 내 야구 인생에서 정말 멋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행복하다"라며 웃었다. 이형석 기자 2024.10.21 10:18
프로야구

삼성, KS 진출까지 1승 남았다···원태인 PS 첫 선발승, 김헌곤·디아즈 연타석포

삼성 라이온즈의 홈런포가 또 폭발했다. 홈에서 2연승을 거둬 한국시리즈(KS) 진출에 1승만 남겨놓았다. 삼성은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서 원태인의 6과 3분의 2이닝 1실점 호투와 김헌곤·르윈 디아즈의 연타석 홈런포를 앞세워 10-5로 대승했다. 1차전은 10-4로 이긴 삼성은 PO 2연승을 내달렸다. 남은 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정규시즌 우승팀 KIA 타이거즈가 기다리는 KS에 진출하게 된다. 포스트시즌(PS)에 첫 선발 등판한 원태인이 6과 3분의 2이닝 7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 13일 PO 1차전에서 홈런 3개를 기록한 '홈런 1위' 삼성은 2차전에서는 5홈런을 합작했다.선취점은 LG의 몫이었다. 1회 초 1사 후 신민재에 이은 오스틴 딘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1·3루에서 김현수의 내야 땅볼 때 득점했다. 삼성은 1회 2사 후 구자욱이 안타를 치고 나간 뒤 디아즈 타석에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후 디아즈가 친 타구가 좌익선상으로 향했고, 유격수 오지환과 좌익수 김현수가 모두 놓쳤다. 그 사이 구자욱이 동점 득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2루 도루 과정에서 왼 무릎을 다쳐 2회 초 시작과 동시에 교체됐다. LG는 2회 초 선두 문보경 안타, 후속 박동원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박해민의 희생 번트로 1사 2·3루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입단 2년 차 김범석이 삼성 원태인의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후속 홍창기도 좌익수 뜬공에 그쳐 점수를 뽑지 못했다. 삼성은 2회 말 2사 후 김영웅이 LG 선발 손주영에게 결승 솔로 홈런을 뽑았다. 정규시즌 7타수 무안타로 꽁꽁 막혔던 '천적' 손주영을 제대로 공략했다. 김영웅은 지난 13일 1차전에 이어 PS 2경기 연속 홈런이다. 삼성은 3회 1사 후 김헌곤이 안타를 치고 나가 디아즈 이성규 타석에서 견제사를 당했다. 그러나 이성규가 볼넷을 얻어 출루한 뒤, 디아즈의 안타 때 과감한 주루와 함께 상대 송구 실책이 겹쳐 3-1로 달아나는 득점을 추가했다. LG로선 디아즈 타석 1볼-2스트라이크에서 체크 스윙이 인정되지 않은 장면서 아쉬움을 가질 법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7과 3분의 1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LG 선발 손주영은 사흘 휴식 후 등판에서 4와 3분의 1이닝 5피안타 4실점(3자책)으로 부진했다. 삼성 김헌곤은 5회 말 2사 1루에서 바뀐 투수 유영찬의 시속 133㎞ 슬라이더를 공략해 왼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쳤다. 포스트시즌(PS) 통산 10경기 만에 기록한 개인 첫 홈런이다. 이어 6회에는 디아즈가 바뀐 왼손 투수 함덕주를 공략해 솔로 홈런을 쳤다. 김영웅과 마찬가지로 지난 13일 1차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홈런이다. 삼성 선발 원태인은 7회 초 안타 2개를 맞고 1, 2루에 몰리자 박진만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랐다. 투구 수는 100개. 박 감독은 원태인, 포수 강민호와 이야기를 나눈 뒤 교체 없이 그냥 마운드를 내려갔다. 원태인이 신민재에게 안타를 맞고 만루 상황에 놓이자 결국 김윤수로 교체했다. 1차전 7회 2사 1, 2루에서 오스틴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김윤수는 이번에도 웃었다. 김윤수는 3구 내야 땅볼을 유도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감했다. 그러자 삼성은 7회 무사 1루에서 김헌곤이 LG 왼손 투수 김유영에게 2점 홈런을 터뜨렸다. 1사 후에는 디아즈가 오른손 투수 백승현에게 솔로 홈런을 쳤다. 김헌곤과 디아즈 모두 연타석 홈런이다. LG는 9회 초 선두 타자 박해민의 솔로 홈런, 2사 후 김현수의 3점 홈런으로 5-10으로 따라붙었지만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정규시즌 다승왕 원태인은 토종 에이스답게 초반 위기를 딛고 호투했다. 2021년 PO에서 중간 투수로만 한 경기 등판이 전부였던 원태인은 PS 첫 승을 선발승으로 따냈다. 타선에선 김헌곤이 4타수 3안타(2홈런) 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1차전에서 4타수 3안타 3득점을 올린 왼손 타자 윤정빈을 대신해 2번 타자로 나선 김헌곤은 박진만 감독의 기용에 완벽하게 화답했다. 디아즈는 4타수 4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한편 구자욱은 경기 도중 병원으로 이동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무릎 내측 인대 미세 손상 소견을 받았다. 구단은 "플레이오프 3, 4차전은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대구=이형석 기자 2024.10.15 21:51
프로야구

27구→38구→4구→32구→?···LG 에르난데스, 외국인 투수 최초개근 기록하나

"1이닝 정도 가능할 거 같다."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가 5차전에도 어김없이 출격을 준비한다.LG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5차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이긴 팀이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2위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KS) 진출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염경엽 LG 감독은 5차전에서 가장 믿을만한 '불펜 투수' 에르난데스의 기용을 시사했다. 에르난데스가 이날 마운드에 오를 경우 외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단일 시즌 준PO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지금까지 2005년 SK 와이번스 위재영, 2010년 롯데 자이언츠 강영식과 두산 베어스 고창성, 2013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한현희, 2017년 NC 다이노스 원종현까지 5명이 단일 시즌 준PO 최다 5경기에 출장했다.다만 외국인 투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단기전에 주로 선발 투수로 기용돼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수의 단기전 불펜 활용도 보기 드문데, 시리즈 전 경기 등판은 더 이례적이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7월 케이시 켈리가 떠난 자리에 대체 선수로 영입됐다. 정규시즌 1위 싸움을 위한 LG의 승부수였다. 에르난데스는 정규시즌 11경기에서 3승 2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 기대에는 다소 못 미쳤다. 포스트시즌(PS)에 돌입한 후 에르난데스의 활약이 폭발하고 있다. 염경엽 LG 감독은 준PO에서 3인 선발 체제를 운영했다. 불펜이 약한 팀 상황을 고려해 나머지 선발 투수 2명을 불펜으로 돌리기로 했다. 에르난데스는 미국에서 주로 불펜 투수로 뛴 경험을 안고 있다. 그래도 낯선 이국 땅에서 몸이 재산인 외국인 선수가 불펜 전환 요청을 받아들인 건 구단으로서도 고맙다. 에르난데스는 이번 가을 야구 LG의 '필승 카드'로 떠올랐다. 준PO 4경기에서 6과 3분의 1이닝 동안 5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했다. 마무리 유영찬이 부친상으로 결장한 1차전에서 에르난데스는 2-3으로 뒤진 8회 초 등판해 2이닝을 책임졌다. 다음날인 2차전은 4-2로 앞선 6회 초 1사 1루에서 선발 임찬규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서 7회까지 실점 없이 막았다. LG는 6회 말 3점을 뽑아 7-2로 이겼다. 염경엽 감독은 이틀간 27개, 38개의 공을 던진 에르난데스를 3차전 마운드 구상에서 제외했다. 단, 1% 등판 가능성만 열어뒀다. 염 감독은 "연장전에 돌입해 마땅히 투수가 없을 경우 (에르난데스를) 등판시키겠다"라고 밝혔다. 6-3으로 앞선 9회 말 마무리 유영찬이 1사 후 배정대에게 2점 홈런을 맞자 곧바로 에르난데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염경엽 감독은 "9회 유영찬을 올리자마자 뭔가 느낌이 와서 에르난데스를 준비시켰다. 예감대로 그런 상황이 만들어져서 에르난데스를 투입했다"라고 설명했다. 에르난데스는 경기 후 "많이 던져서 피곤한 부분은 있다. '이 경기는 내가 마무리한다'는 마음으로 던졌다"라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9일 4차전을 앞두고 총력전을 예고, 에르난데스의 투입을 시사했다. 에르난데스는 5-5이던 8회 말 등판해 2사 1·3루에서 실점하지 않았다. 9회 말 2사 1루 배정대 타석에서 연속 폭투로 끝내기 위기에 몰린 그는 삼진으로 이닝을 매조졌다. 닷새 동안 4번째 등판에도 시속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뿌렸다.4경기에서 그가 던진 공은 총 101개(1차전 27구-2차전 38구-3차전 4구-4차전 32구)다. '힘세고 오래가는' 에르난데스는 LG의 준PO 키플레이어로 활약 중이다.염경엽 감독은 "5차전은 총력전이다. 에르난데스가 1이닝 정도 던질 것"이라고 등판 대기를 예고했다. 에르난데스가 등판해 팀 승리를 지킨다면 2017년 에릭 해커(당시 NC 다이노스, 2경기 13과 3분의 1이닝 평균자책점 0.68)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외국인 투수 준PO 최우수선수(MVP) 수상도 노려볼 만하다. 이형석 기자 2024.10.11 14:06
스포츠일반

‘부상 투혼’ 펼쳤던 신유빈, 두 달 만에 다시 뛴다…탁구대표팀, 아시아탁구선수권 출전

지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어깨 부상 투혼을 펼쳤던 신유빈(대한항공)이 두 달 만에 테이블로 복귀한다.신유빈을 포함한 대한민국 탁구 남녀 대표팀은 오는 7일부터 13일까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리는 2024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지난 5일 출국했다.대회는 남녀 단체전이 7일부터 10일까지 열리고, 남녀 복식과 개인전 각 종목은 9일부터 예선을 시작해 혼합복식과 남녀복식, 남녀단식 순으로 13일까지 치러진다.이번 대회에 나서는 대표팀은 남자 장우진(세아탁구단) 조대성(삼성생명) 안재현, 임종훈(이상 한국거래소) 오준성(미래에셋증권), 여자는 신유빈과 전지희(미래에셋증권) 서효원(한국마사회) 김나영(포스코인터내셔널) 이은혜(대한항공)로 구성됐다. 사령탑들이 모두 물러난 가운데 황성훈 코치와 석은미 코치가 각각 남녀 대표팀을 대신 지휘한다.단체전과 단식에는 엔트리 전원이 출전하고, 남자복식 장우진-조대성, 임종훈-안재현, 여자복식 신유빈-전지희, 김나영-이은혜, 혼합복식 신유빈-임종훈, 김나영-조대성으로 조가 구성됐다. 한국은 지난해 평창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선 총 6개의 메달을 따냈다. 단체전에서는 여자 대표팀이 은메달, 남자 대표팀이 동메달을 땄고, 남자복식에서 장우진-임종훈과 박강현-안재현이 동메달 2개를, 여자복식에선 신유빈-전지희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혼합복식에서도 신유빈-임종훈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단식에서는 모두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한국은 돌아온 신유빈을 중심으로 평창 대회보다 더 좋은 성적에 도전한다. 신유빈은 지난 파리 올림픽 혼합복식과 여자 단체전에서 동메달 2개를 따냈다. 오른쪽 어깨 통증을 안고도 투혼을 펼쳤던 그는 올림픽 직후 근육이 미세하게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고 회복에 전념하다, 이번 대회를 통해 두 달 만의 복귀전을 치른다. 아직 몸 상태는 100%는 아니지만 출전을 결심했다. 한국탁구는 지난 파리 올림픽을 통해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다.그동안 2년마다 열리던 아시아선수권대회는 올해부터 매년 열리고,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 지역 예선을 겸한다. 대회 남자 단식 상위 26명, 여자 단식 상위 29명, 남녀 복식 상위 각 15개 조, 혼합복식 상위 14개 조가 내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획득한다.김명석 기자 2024.10.06 15:11
국가대표

클린스만 선임 과정도 문제 수두룩…그 중심에 정몽규 회장 있었다 [IS 현장]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축구협회의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관련 특정감사에 나선 배경에는 비단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논란만 있는 게 아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의 선임 절차도 감사에 나섰는데, 감사 결과 규정과 절차를 위반한 사실이 수두룩하게 드러났다.문체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축구협회의 클린스만·홍명보 감독 선임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축구협회가 클린스만과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모두 규정과 절차를 위반했다는 게 문체부 감사의 결론이다.문체부는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의 경우 ▲전력강화위원회 무력화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 정몽규 회장의 2차(최종) 면접 진행 ▲최종 면접 과정 불투명 ▲이사회 선임 절차 누락 ▲허위 반박자료 배포 등 모든 절차에 걸쳐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문체부는 “축구협회와 마이클 뮐러 위원장은 전력강화위원회가 구성되기도 전에 국가대표 감독 후보자 명단을 작성하고 에이전트를 선임해 후보자 접촉을 진행하는 등 처음부터 전력강화위원회를 배제한 채감독 선임 절차를 추진했다”며 “전력강화위원들에게 권한을 위임받아 감독 선임 절차를 진행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해놓고 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전력강화위원회를 무력화시켰다”고 꼬집었다.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에 따르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전력강화위원회의 추천으로 이사회가 선임하는데, 이 전력강화위원회가 유명무실했다는 의미다.실제 문체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뮐러 위원장은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선임된 뒤 8일 만에 감독 후보군 61명을 23명으로 압축했다. 후보자 접촉을 위한 에이전트 선임 이후 감독 후보자 23명에 대한 접촉에 나섰다. 총 7명의 전력강화위원들이 위촉된 건 그다음 날이다. 문체부는 “축구협회는 1차 전력강화위원회부터 이미 감독 선임 권한을 뮐러 위원장에게 위임해 줄 것을 위원들에게 요청했다”며 “이 회의에서 감독 선임의 전체적인 과정을 위원장에게 위임하되 필수적인 정보는 위원회에 반드시 공유 및 점검하도록 했지만, 정작 위원들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아무런 정보도 제공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이후 뮐러 위원장은 5명으로 압축된 후보자들에 대한 온라인 면접을 진행한 뒤, 클린스만 감독을 1순위로 하는 온라인 면접 결과를 보고했다. 이후 정몽규 회장이 직접 온라인을 통해 클린스만 감독, 그리고 2순위 감독과 면접을 진행했다. 약 일주일 뒤 축구협회와 클린스만 감독과 계약 조건 협상에 나서 계약 체결까지 이뤄졌다.문체부는 정몽규 회장이 2차(최종) 면접을 진행한 것 역시 문제라고 봤다. 정 회장은 감독 추천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력강화위원들은 축구협회와 클린스만 감독이 이미 계약을 체결한 뒤에야 그 결과를 통보받은 것으로도 확인됐다.그동안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 정몽규 회장이 깊숙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정 회장은 이를 부인해 왔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경질 직후 독일 슈피겔과 인터뷰에서 "카타르에서 만났던 정몽규 회장에게 농담조로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관심이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정 회장이 진지하게 이를 받아들여 한국 대표팀 감독이 됐다"고 공개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전력강화위원회가 구성되기도 전에 클린스만 감독이 이미 감독 후보군에 포함된 뒤 최종 후보까지 올랐고, 정 회장이 최종 면접까지 진행한 게 문체부 감사 결과 드러난 셈이다.여기에 문체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지도자 선발을 위해 감독 후보자 면접 등 관련 자료는 기록으로 남겨 보관해야 하지만, 1차 온라인 면접 때와 달리 정 회장이 진행한 2차 온라인 면접 관련 자료는 남아 있지 않아 면접 내용과 최종 평가 결과는 알 수가 없다”고도 지적했다.심지어 클린스만 감독의 경우는 이사회 선임 절차도 누락된 것으로 파악됐다. 문체부는 “국가대표팀 감독은 전력강화위원회 추천으로 이사회가 선임해야 한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관행적으로 각급 대표팀의 지도자 선임 시 이사회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이 절차를 누락했다”고 설명했다.당시 축구협회가 한 매체의 보도 내용을 반박하면서 ‘뮐러 위원장이 복수의 후보자를 상대로 1·2차 화상 면접을 진행했다’는 반박자료를 작성하고 배포한 건 사실과 다르다고도 지적했다. 정몽규 회장 역시 클린스만 감독 경질 발표 기자회견 당시 “뮐러 위원장이 5명을 대상으로 우선순위를 정했고, 뮐러 위원장이 5명의 후보를 인터뷰한 뒤 우선순위 1, 2번 2명에 대해 2차 면접을 진행했다. 최종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으로 결정된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정 회장 본인이 2차 면접을 진행했음에도 뮐러 위원장이 2차 면접을 진행한 것처럼 사실과 다른 발언을 했다”며 “뮐러 위원장이 복수의 후보자를 상대로 1·2차 화상면접을 진행했다는 내용의 반박자료 작성·배포는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축구협회는 다만 문체부의 이같은 감사 결과들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문체부에 따르면 축구협회는 우선 전력강화위원회 무력화에 대해서는 “뮐러 위원장에게 권한을 위임해서 감독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방안이 안건으로 상정돼 논의가 됐고, 위원들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 결과 채택된 방안”이라며 “필수적인 정보를 위원회에 반드시 공유 및 점검토록 한 것도 아니었다. 당시 그러한 요구를 한 건 일부 위원의 의견이었을 뿐 위원회가 최종적으로 결정한 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또 “후보자 명단과 면접 결과, 최종 후보자 추천순위 등을 전력강화위원들과 공유하지 않은 건 비공개로 신속하게 진행하기로 한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의 회의 결과에 따른 것”이라며 “일련의 과정에서 언론에 정보들이 유출돼 협상력이 저하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었다. 의도적으로 전력강화위원회를 무력화하거나 배제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조언과 자문이라는 전력강화위원회의 역할은 충분히 수행됐다”고 반박했다. 축구협회는 또 “뮐러 위원장이 한 면접과 정 회장이 진행한 면담은 성격이 다르다”며 “정몽규 회장 면담의 목적은 두 후보(클린스만·A후보)의 이야기를 듣고, 향후 대표팀 운영에 필요한 지원 사항 등을 청취하는 것이었다. 감독 후보자 선정을 위한 면접은 아니었다”며 “정관상 협회를 대표하고 업무를 총괄하는 지위에서 정 회장이 최종 후보자의 의견 청취를 위해 이들을 만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도 없었다”고 했다. 최종 면접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회장의 직무 범위 내에서 캐주얼하게 진행된 것으로서 전력강화위원장이 정한 순위에 영향을 미치거나 감독 후보자 선정을 위한 절차로서 마련된 자리가 전혀 아니었다. 별다른 기록을 남길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허위 반박자료 배포 지적에 대해 축구협회는 “감독 후보자 선정 과정에서 후보자들을 여러 차례 만나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하는 등 충분한 검토가 이뤄졌음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며 “정 회장의 발언 역시 협회의 노력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발언들일뿐”이라고 했다. 다만 축구협회는 이사회의 선임 절차 누락에 대해서는 “규정 그대로 이사회 선임 절차를 엄격히 준수하지 못한 사실은 인정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규정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은 일부 존재한다”며 “임박한 A매치 일정 등 제반 여건상 이사회 개최를 즉시 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 등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정몽규 회장이 클린스만 선임 절차에 대한 감사 결과를 인정했는지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그 부분은 인정했다. A매치 일정 때문에 바쁘다는 이야기를 실무자들이 했는데, 바쁘다는 상황 논리 때문에 정관에 정해진 이사회 권한을 인정하지 않는 건 정상적인 조직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지적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문체부는 이날 국가대표 감독 선임 특정감사 결과 발표 외에 축구협회의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및 철회,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관련 보조급 집행 및 차입금 실행, 지도자 가격관리, 기타 운영 관련 사항 등에 대한 최종 감사 결과는 이달 말 공개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최종 감사 결과를 반영해 종합적으로 처분 수위를 결정한 뒤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 결과 처분 요구를 한다는 계획이다.정부서울청사=김명석 기자 2024.10.02 16:03
프로야구

LG 외국인 타점왕도 인정한 김도영 MVP, "우리 4번 타자도 최고" [IS 이천]

"타율 3할, 100타점 달성에 관한 평가가 어떤가요?"1일 이천챔피언스파크. 준플레이오프(PO) 대비 이틀 차 훈련을 마친 LG 트윈스 오스틴 딘(31)이 타격 훈련 중이던 한 선수를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오스틴이 지목한 선수는 다름 아닌 4번 타자 문보경(24)이었다. 문보경은 지난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타수 4안타(2홈런) 6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타율 0.301 22홈런 101타점의 성적으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올 시즌 목표로 한 100타점 고지를 밟았다. KBO리그에서 두 번째 시즌을 뛴 오스틴은 그런 문보경이 대견했다. 인터뷰 도중 문보경과 같은 포지션의 김도영(KIA 타이거즈)의 이름이 언급됐다. 그러자 오스틴은 "김도영은 이미 시즌 중반부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따놓은 당상"이었다며 "(워낙 좋은 활약을 선보여)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인정했다. 김도영은 올 시즌 141경기에서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를 기록했다. 국내 선수 최초 40홈런-40도루 대기록 달성은 놓쳤지만 입단 3년 차에 MVP 0순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보경도 후반기 리그 최고 국내 타자 중 한 명이다. 후반기 58경기서 타율 0.325 12홈런 56타점을 기록했다. 타점만 보면 이 기간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다. 7월 중순부터 4번 타자를 맡아 더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오스틴은 "문보경은 굉장히 자랑스럽다. 커리어하이 시즌을 찍었는데 본인에게나 팀에 굉장히 뜻깊은 기록이다. 정말 칭찬해 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오스틴도 올 시즌 타율 0.319 32홈런 132타점을 기록했다. 팀 내 홈런과 타점 1위. 지난해 LG 선수로는 29년 만의 1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올 시즌엔 구단 역대 최초로 3할-30홈런-100타점과 함께 타점왕을 차지했다.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들은 문보경은 "오스틴이 정말 자기 일처럼 축하해줬다"라면서 "오스틴은 나 없으면 심심할 것"이라며 우정을 과시했다. 이천=이형석 기자 2024.10.0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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