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인터뷰] 파파금파 "무속인 21년차,..희망 메시지 담은 노래 하고 싶었다"
선입견 없이 세상을 바라보는 일은 쉽지 않다. 선입견을 신경쓰지 않고 새로운 일에 도전한 것 역시 어려운 일다. 20년 넘게 무속인으로 살아온 금파(본명 이효남·54)가 세상의 선입견을 뚫고 파파금파라는 활동명으로 지난달 신곡을 냈다. 2019년 미국 카네기홀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아리랑굿 콘서트'에서 황해도 굿을 공연으로 선보이고 그해 대한민국 예술문화인 대상 시상식에서 전통예술인상을 받는 등 유명 무속인으로서의 삶을 살아왔지만, 그 속에 이효남, 자신을 위한 삶은 없었다는 게 그가 이번에 노래를 낸 이유다. "21년차 무속인으로서 고생은 했지만, 원하는 모든 걸 다 이뤄냈어요. 그런데 죽기 전에 후회할 일이 없겠냐는 생각을 했을 때 후회되지 않도록 예술적인 끼를 좀 표출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서울예대를 다녔는데 어릴 때부터 예술 쪽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도전했습니다." 이번 싱글엔 타이틀곡 '인생은 회전목마'와 '미운 정 고운정'을 수록했다. 타이틀곡 작사엔 파파금파가 직접 참여해 살면서 느낀 바와 대중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담았다. '화려한 조명이 깜빡이는/무대 위에 올라탔다/ 기약 없이 돌아가는/인생은 회전목마/ 하늘아 나를 도와줘/ 내가 웃을 수 있게/ 내 마음의 상처들 모두 다/ 훌훌 털고 날아갈 수 있게/ 하늘아 나를 도와줘'라는 가사로 이어진다. "음악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희망을 가지라는 뜻으로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사를 직접 써보고 싶었습니다. 제 경험에서 나온 간절한 염원도 담겨있기도 하고요. '하늘아 나를 도와줘'라는 가사를 특히 좋아합니다." 예명에도 남다른 의미가 담겨있다. "20년 동안 금파라는 예명으로 무속인의 삶을 살았는데요. 금파로 나오는 것보다는 뭔가 다른 영어랑 섞어서 활동명을 지으면 어떨까 생각했죠. 럭키금파, 리키금파 등을 생각해봤는데 좀 어색한 것 같았어요. 파파금파의 파파는 아버지라는 뜻이잖아요. 내 나이가 아버지 나이대이기도 하고, 이 나이 되면 꿈을 잊고 사는, 살아온 세월에 대한 회한만 남는 아버지들이 많아서 그 아버지에게 꿈을 접지 말고 도전하라고, 희망을 담아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 예명을 파파금파로 지었습니다." 가수로서 이루고 싶은 욕심은 크지 않다. "솔직히 신의 영감을 받고 하는 일도 아니고, 개인적인 취미생활인 거잖아요. 그런데 신을 모시는 분들을 보면 그일 외에 다른 일을 부업으로 하면 망해요. 사업이나 장사나 다 망해요. 나도 20년 열심히 신을 모셨으니 1~2년만 내 개인적인 꿈을 위해 기회를 열어달라고 기도하며 낸 앨범이라 가수로 성공하겠다는 욕심이나 목표까진 없어요. 길게 하진 못할 것 같아요. 단지 파파금파라는 사람이 여러 분야에서 활동했던 사람이라는 걸 기억해주셨으면 좋겠고, 많은 사람에게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꼭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파파금파의 인생 목표와 바람은 아프지 않고 죽는 것이다. "가족이 없으니깐 아파도 지켜줄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아프지 않고 죽는 게 바람이에요. 벌 만큼 벌어봤고 쓸 만큼 써봤고, 누릴 만큼 누려도 봤고, 뿌릴 만큼 뿌려봤어요. 인생사에서 할 걸 다 해봤어요. 아무래도 나이도 그렇고, 이젠 차근차근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남은 인생도) 잘 걸어가서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어요." 김연지 기자 kim.yeonji@jtbc.co.kr
2020.10.27 1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