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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3세대 뷰티킹의 등장' 구다이글로벌·에이피알이 바꾼 K뷰티 지형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애경산업으로 대표됐던 K뷰티 지형도가 새롭게 쓰이고 있다. 글로벌 전역에 한국 화장품이 인기를 끌면서, 신흥 뷰티 대기업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대표 브랜드 ‘조선미녀’를 발판으로 공격적인 기업인수합병(M&A)을 이어가고 있는 구다이글로벌과 ‘메디큐브’와 함께 뷰티 디바이스까지 확장 중인 에이피알이 주인공이다. 업계는 ‘3세대 뷰티 킹’으로 올라선 이들 기업이 또 한 번의 부흥기를 맞이한 K뷰티 산업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하고 있다. 다시 쓰는 신흥 K뷰티 재벌최근 뷰티업계 최대 화제 중 하나는 구다이글로벌의 서린컴퍼니 인수다. 27일 IB 업계에 따르면 구다이글로벌 컨소시엄이 칼립스캐피탈PE 및 메리츠증권과 서린컴퍼니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지분 100% 기준 거래 금액 6000억대 수준으로, 구다이글로벌은 재무적 투자자(FI)인 컴퍼니케이파트너스와 손잡고 서린컴퍼니를 품에 안게 됐다. 서린컴퍼니는 라운드랩 브랜드로 ‘독도토너’를 히트 시킨 알짜 기업이다. 국내 MZ세대 사이 인지도는 물론 북미시장까지 진출하면서 지난해 매출 935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을 거뒀다. 과거 M&A 문턱에서 좌절한 경험이 있는 서린컴퍼니는 구다이글로벌을 새 주인으로 맞이하게 됐다.2016년 천주혁 대표가 설립한 구다이글로벌은 K뷰티 시장의 큰손으로 통한다. 선케어 제품에 강점을 가진 조선미녀가 북미와 유럽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현금을 확보했다. 이후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라카코스메틱’, ‘티르티르’ 등을 차례로 사들이면서 순식간에 매출 1조 기업으로 올라섰다. IB업계는 천 대표의 선구안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서린컴퍼니를 거머쥘 경우 구다이글로벌은 올해 매출 1조5000억원 선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에이피알도 구다이글로벌과 함께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 중이다. 에이피알은 화장품 외에도 일명 ‘김희선 디바이스’로 불리는 메디큐브의 뷰티 디바이스 ‘에이지 알’이 성공하면서 외형을 키웠다.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메디큐브는 제로모공패드 등 일부 제품이 미국 아마존 1위를 기록하며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에이피알은 뷰티 ‘빅3’로 불렸던 애경산업을 꺾었다. 지난해 매출 7228억원, 영업이익 1227억 원을 달성하면서 애경산업의 매출 6689억을 넘어섰다. 올해 전망은 더 밝다. 에이피알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연 매출 1조원 목표에 성큼 다가갔다. 에이피알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6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액 1489억 원 대비 78.6% 상승하며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은 546억 원으로 96.5% 늘었다. 에이피알은 해외를 향해 나아갈 방침이다. 올해 미국 대형 뷰티전문 편집숍 ‘울타 뷰티’에 진출했고, 일본에서는 메디큐브를 중심으로 로프트·프라자 등 일본 뷰티 편집숍 점포 3000곳에 연내 입점을 추진한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안팎의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도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의 성장을 통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면서 “올해도 조 단위 매출 기업으로 한 단계 더 올라설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아모레·LG생건 두 축 속 격변한국 화장품 산업은 2025년 세 번째 부흥기를 맞이했다. 1세대 뷰티 대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애경산업으로 대변됐던 화장품 업계는 2000년대 미샤를 거느린 에이블씨엔씨와 더페이스샵 등 로드숍 브랜드의 성공으로 중흥기를 맞았다. 이후 중국의 C뷰티가 득세하면서, 국내 뷰티 업계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모기업의 매각 이슈로 장기인 화장품 분야를 제대로 펼치지 못한 애경산업의 부진이 뼈아팠다. 애경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68억원으로 전년 619억원에서 24.4% 감소하면서 성장세가 둔화했다. 구다이글로벌과 에이피알에 비해 상대적으로 해외 성적이 낮게 나오면서 한국 화장품 지형도를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K뷰티 업계의 회복력은 빨렸다. 중소규모로 평가됐던 구다이글로벌과 에이피알 등이 중국을 넘어 북미와 유럽권으로 권역을 넓히면서 제3의 봄을 만났다.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화장품 생산과 수출이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국내 화장품 생산액은 전년보다 20.9% 증가한 17조5426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102억 달러(약 13조9600억원)로 20.3% 증가했다. 1분기에도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26억달러(약 3조8000억원)로 신기록을 세웠다. 4월 화장품 수출액은 8억52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4% 증가했다.중화권에 치중했던 수출 국가도 외연이 넓어지는 모양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K뷰티 국가별 수출액이 중국(24억9000만 달러), 미국(19억 달러), 일본(10억4000만 달러) 순으로 높았고 홍콩(5억8000만 달러), 베트남(5억3000만 달러)이 뒤를 이었다고 밝혔다. 구다이글로벌과 에이피알이 두각을 드러내면서 절대 강자로 불렸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는 처지다. 양사는 지난해 각각 매출 3조8851억원, 2조8506억원을 기록했다. 여전히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트렌드에 대처해 가볍고 빠르게 움직이는 중소규모 기업이 확장세를 주시해야 한다.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브랜드별 1년치 생산량을 미리 결정하고 공장을 가동하는 방식으로, ODM(제조자 개발 주문 생산)을 통해 제품을 내는 기업과 속도가 다르다”며 “트렌드가 시시각각 변화하는 가운데 빅2의 고심이 깊다”고 전했다. 구다이글로벌 관계자는 “천주혁 대표는 그간 해외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K뷰티 브랜드가 해외로 매각돼 유출되는 점을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구다이글로벌은 K뷰티 브랜드의 힘을 모아 한국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5.05.28 08:04
스타

김희선 소속사·레이빌리지 ‘에이치아트이엔티’로 아트 파트너십 본격화

배우 김희선의 소속사 힌지엔터테인먼트(대표 이기우)와 전시 기획사 레이빌리지(대표 정나연)가 공동 설립한 아트·엔터테인먼트 융합 콘텐츠 기업 ‘에이치아트이엔티(H.Art ENT)’가, 서울과 뉴욕 전시를 발판 삼아 보다 지속 가능하고 확장된 아트 파트너십을 선보일 예정이다.이번 아트 파트너십 체결은 양사가 수년간 공동 기획을 통해 축적한노하우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K아트를 글로벌 시장에 알리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예술(Art)과 대중문화(Entertainment)를 융합한 ‘아트테인먼트(Art-tainment)’를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 콘텐츠 플랫폼의 가능성을 연다.레이빌리지는 박서보, 이우환, 강형구, 김강용 등 국내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거장 작가와 블루칩 작가들은 물론 신진 아티스트들의 전시를 다수 기획해온 K-아트 전문 기획사다. 힌지엔터테인먼트는 배우 김희선의 오랜 소속사로, 30년 이상의 매니지먼트 경험을 바탕으로 레이빌리지와 함께 예술 프로젝트를 공동 기획해왔다.그 대표적 사례가 바로, 2023년 서울 여의도 더현대 ALT.1에서 론칭된 글로벌 아트 시리즈 展이다. (A.T.O: Aesthetic Treasures of Origin)특히 김희선은 전시에 앞서 각 작가의 스튜디오를 직접 방문하고, 큐레이션과 기획, 현장 실행까지 실질적인 실무 전반을 총괄하며 배우가 아닌 콘텐츠 디렉터로서의 진정성을 보여주었다. 뉴욕 현장에서는 K아트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국내외 미술계 인사들로부터 주목받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에 서울 여의도 전시에서는 약 3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모으며 성황리에 마무리되었고, 2024년에는 뉴욕 첼시에서 미국 현지 관객들과의 만남을 이어갔다.에이치아트이엔티는 2025년,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일본, 중국 등 다양한 국가로 A.T.O 프로젝트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신진 작가 공모전, 국내외 작가 교류 전시, 문화 예술 장르와 기술의 융합 등 실험적인 콘텐츠들을 본격 추진한다.또한, 유수의 해외 갤러리 및 뮤지엄, 아트 전문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K아트의 글로벌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에이치아트이엔티는 “단순한 전시 기획을 넘어, 예술가와 대중이 함께 호흡하는 플랫폼이자, K아트를 세계에 연결하는 글로벌 콘텐츠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개최된 국내 최장수 아트페어 ‘2025 화랑미술제(KIAF Galleries Art Fair)’ 에서 김희선 배우는 아트워커로 참여해, 화랑미술제가 유망한 신진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매년 진행하고 있는 ZOOM-IN EDITION에 선정된 작가를 소개하는 아트 토크를 진행.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며 관람의 재미를 더했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04.21 10:15
산업

[창간55] '일요일은 오뚜기 카레' CM송 인기…김자옥·윤여정에 판페르시까지 CF 출연

“일요일은 오뚜기 카레~”. 오뚜기가 올해로 출시 55주년을 맞은 '오뚜기 카레' 신규 광고에 누구나 알만한 이 카피 문구를 재등장시켜 눈길을 끌고 있다.오뚜기 카레는 1969년 5월 5일 출시 이후 줄곧 국내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다. 25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분말카레 시장은 약 800억원 규모(2023년 10월 기준)로 추정되며, 오뚜기 점유율은 약 83%에 달한다. 레토르트 카레 시장에서도 약 68%로 선두를 유지 중이다. 건강한 맛과 더불어 다양한 광고 캠페인으로 지속적으로 소비층을 넓히기 위해 노력한 결과이다.그 중심에는 고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이 있다. 함 회장은 오뚜기 카레 출시 전부터 시장 진입 전략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출시 직전 신문광고를 내고, 1969년 5월 5일 어린이날에 맞춰 제품을 출시해 홍보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제품 출시 직후부터 과감하게 TV 광고를 내보냈다. 신생 식품회사가 막대한 광고비 부담이 있는 TV 광고를 방영하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특히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카레 광고는 도박에 가까운 모험이었다. 다만 함 회장은 비용 문제를 고려해 TV 광고 방영은 철저히 계산해 시행했다. 토요일과 일요일 어린이 방송 프로그램 전후를 집중 공략했다. 공휴일 낮 시간대를 택해 비용은 낮추되, 새로운 식품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어린이와 부모를 적극 공략함으로써 광고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었다. 잊을 수 없는 CM송과 ‘일요일은 오뚜기 카레’라는 슬로건은 소비자에게 오뚜기 카레를 각인시키는 데 한몫했다. TV 광고의 반응은 곧 판매로 직결돼 주문량이 늘었고 카레에 대한 인식도 점차 바뀌었다.당대 국내 최고 배우에서 글로벌 스타들까지 오뚜기 광고에 등장한 쟁쟁한 모델도 눈길을 끈다. 3분 카레 출시 당시 최고의 탤런트였던 고 김영애·김자옥을 비롯해 아역 모델 이민우 등이 모델로 활약했다.2000년대 이후에는 배우 김희애(백세카레), 김희선·윤여정(3일 숙성 카레) 등이 모델로 등장한 바 있다. 글로벌 스타들도 오뚜기 카레 알리기에 동참했다. 지난 2014년 세계 최고 축구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스타플레이어 ‘3인방’(판페르시·야누자이·데헤아)이 현란한 개인기를 선보인 뒤 3분 요리 제품을 들고 “위 러브(We Love) 3분”을 외쳤다. 세계 굴지의 회사들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해 온 맨유가 대한민국을 대표해 오뚜기와 전격 공식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다. 맨유 선수들이 국내 CF에 직접 출연한 것은 처음이었다.오뚜기 관계자는 “지난 55년간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은 원동력은 건강한 맛과 향에 있으며 향후 시장 리더십 강화의 핵심 역시 맛"이라며 "오뚜기 카레의 건강한 맛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신뢰도 높은 모델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9.26 07:00
연예일반

김희선X이혜영→장나라X남지현까지…요즘 女-女 투톱 트렌드

최근 여자 주인공을 투톱으로 내세운 드라마들이 눈에 띈다. 김희선, 이혜영 주연의 ‘우리, 집’부터 이정은, 정은지 주연의 ‘낮과 밤이 다른 그녀’. 오는 7월 방송하는 장나라, 남지현 주연의 ‘굿 파트너’까지 역할도 관계성도 다양한 여여 케미가 하나의 트렌드가 된 모습이다.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18일 “요즘은 브로맨스나 워맨스처럼 동성 간의 우정이나 연대를 다루는 흐름이 많아지고 있다. 아무래도 남녀 관계는 사랑 베이스 이야기가 대부분인데, 남남, 여여 관계가 되면 그보다는 조금 더 폭넓은 이야기, 또는 뜻을 같이하는 관점으로 케미가 엮이기 때문에 다른 색깔을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지난달 24일 첫 방송한 MBC 금토드라마 ‘우리, 집’은 자타 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가정 심리 상담의인 노영원(김희선)이 협박범에게 위협받게 되면서 추리소설 작가인 시어머니 홍사강(이혜영)과 공조하는 이야기를 담은 휴먼 블랙코미다.‘우리, 집’의 재미는 김희선과 이혜영의 ‘내 편인 듯, 내 편 아닌 듯’한 공조다. 고부 관계로 등장하는 두 사람은 가족을 위협하는 누군가의 정체를 알아내는 과정에서 얼떨결에 협력하는 관계가 되지만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 달라 시종일관 충돌하는데 바로 이 부분이 ‘우리, 집’의 재미 포인트를 만들어낸다. 예컨대 남편 최재진(김남희)의 바람을 의심하는 노영원에게 아들 바보인 홍사강이 “객관적으로 우리 재진이가 좀 잘생기긴 했잖아”라고 말하며 티키타카를 벌이는 에피소드 등이다. ‘멕이는 화법’으로 서로가 불편한 공조를 하는 김희선과 이혜영의 케미는 드라마에서 보기 드물었던 고부 관계다.지난 15일 첫 방송한 JTBC 새 토일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배우 이정은과 정은지가 투톱으로 2인 1역 케미를 보여준다.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어느 날 갑자기 노년이 돼버린 취준생 이미진이 능력캐 검사 계지웅(최진혁)과 만나며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다. 밤의 20대 이미진을 정은지가, 낮이 되면 50대가 되는 이미진/임솔을 이정은이 연기한다.이미진과 계지웅의 로맨스가 주요 스토리라고 할 수 있지만, 작품의 묘미는 20대와 50대를 왔다 갔다하며 겪는 이미진 캐릭터의 좌충우돌과 코믹 연기다. 특히 내면은 20대고 겉모습만 바뀌는 설정이기 때문에 이정은, 정은지 두 배우의 말투와 제스처 등의 싱크로율을 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다. MBC, JTBC에 이어 SBS도 여여 케미 드라마를 선보인다. 오는 7월 14일 방송되는 ‘굿파트너’는 배우 장나라와 남지현이 투톱으로 워맨스를 펼칠 예정이다. ‘굿파트너’는 이혼이 천직인 스타변호사 차은경(장나라)과 이혼은 처음인 변호사 한유리(남지현)의 휴먼 법정 드라마다.‘굿파트너’ 제작진에 따르면 장나라, 남지현은 직장 상사와 신입의 관계성을 보여준다. 제작진은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한유리가 처음엔 상극인 듯 보이지만 두 사람이 서로 자극을 주고 영향을 받으면서 성장하고 협력한다”며 “직장인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팀장과 신입의 관계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정 평론가는 “그동안 브로맨스를 그린 서사는 많았지만 워맨스는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과거에는 주로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식의 관계성이 많이 그려졌는데, 이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들이 많아졌다. 사회적으로 여성주의적 시각이 강조되고 있고, 콘텐츠 자체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최근 여여 이야기가 신선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여여 관계라도 서로 도와주거나 연대하고 뜻을 모아나가는 것을 시청자들도 더 원하고 보고싶어하는 흐름”이라고 짚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6.19 06:30
연예일반

‘밀수’ 김혜수, 여우주연상 수상…“염정아와 사랑에 빠져” [춘사영화제]

배우 김혜수가 ‘제28회 춘사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됐다.‘제28회 춘사국제영화제’가 7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개최됐다. 송지우, 이규한, 이병진이 MC로 호흡을 맞췄다.여우주연상 후보에는 ‘밀수’ 김혜수, ‘자백’ 김윤진, ‘달짝지근해: 7510’ 김희선이 이름을 올렸다.이날 김혜수는 “‘밀수’ 촬영 현장은 그해 여름 뜨거운 날씨보다 더 뜨거웠다. 100여 명 가까운 인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며 입을 열었다.이어 “‘밀수’를 촬영하며 내 짝꿍이었던 염정아와 사랑에 빠졌다. 파트너였던 조인성을 현장에서 지켜보며 많이 느끼고 배웠다. 함께 작품을 할 수 있어 너무 좋은 배우들이었다”며 “사실 ‘밀수’는 혼자 해낼 수 없는 작업이었다. 많은 배우가 있었지만, 해녀 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감사하다. 이 상의 영광은 해녀 대장 염정아, 김재화, 박준면, 박경혜, 고민시와 나누겠다”고 해 훈훈함을 자아냈다.한편 ‘춘사국제영화제’는 한국 영화계에 큰 획을 그은 춘사(春史) 나운규의 정신을 이어받아 개최되는 비영리 경쟁 영화제다. 한국영화감독협회가 주최 및 주관한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12.07 21:43
연예일반

다이아반지 김희선의 욕망… ‘블랙의 신부’ 5人5色 포스터

넷플릭스가 ‘블랙의 신부’ 김희선, 이현욱, 정유진, 박훈, 차지연의 캐릭터 포스터를 공개했다. ‘블랙의 신부’는 사랑이 아닌 조건을 거래하는 상류층 결혼정보회사에서 펼쳐지는 복수와 욕망의 스캔들을 그린 시리즈다. 공개된 캐릭터 포스터만 봐도 결혼반지를 끼고 거리낌 없이 욕망을 분출하는 모습이 강렬한 이야기를 예고한다. 먼저 뜨거운 복수를 위해 욕망의 레이스에 뛰어든 서혜승(김희선 분)의 차가운 분노가 시선을 압도한다. 서혜승은 결혼정보회사 렉스에서 자신의 가정과 인생을 파괴한 사람을 마주친 뒤 당당하고 뻔뻔한 태도에 복수를 다짐한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끌어내릴 거예요”라며 선전포고한다. 탐욕이 들끓는 렉스에서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궁금해진다. 이형주(이현욱 분)는 모든 이들이 탐내는 렉스의 최상위 등급인 ‘블랙’답게 자신만만하고 고고한 자태를 뽐낸다. 모든 것을 갖춘 이형주는 쉽게 변하는 사랑 대신 완벽한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기 위해 렉스와 손을 잡는다. “전 여자를 믿지 않습니다”고 단언하는 이형주와 그의 마음을 빼앗아 ‘블랙의 신부’가 되려는 이들의 얽히고설킨 관계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서혜승과 지독한 악연으로 얽힌 진유희(정유진 분)는 “저는 최상위 블랙을 원해요”라며 탐욕을 감추지도 않고 드러낸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원하는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왔던 진유희는 모두가 갈망하는 상류사회에 들어가기로 결심하고 ‘블랙’을 갖기 위해 자신을 방해하는 모든 것을 파괴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렉스를 찾은 또 다른 블랙 차석진(박훈 분)의 모습도 호기심을 자아낸다. 차석진은 아버지의 재산을 두고 최유선(차지연 분) 대표와 상속 전쟁을 펼치는 인물로 렉스에서 오래전 헤어졌던 첫사랑 혜승과 마주한다. “분명해졌어. 내가 그렇게 원하던 게 뭐였는지”라는 카피는 오랫동안 억눌러왔던 욕망에 눈뜬 그가 어떤 행보로 이야기의 방향을 바꿀지 활약을 기대하게 한다. 최고의 스펙을 지닌 남녀를 한자리에 모은 렉스의 대표 최유선은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묘한 긴장감을 일으킨다. “결혼은 비즈니스입니다”며 상류층의 끝없는 탐욕을 자극한다. ‘블랙의 신부’은 다음달 1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2.06.23 17:16
연예

'내일' 냉온탕 오가는 윤지온, 몰입도 높이는 존재감

등장하면 시선 집중이다. 배우 윤지온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캐릭터의 다채로운 매력으로 몰입감을 높였다. 윤지온은 8일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내일’ 3회에서 로운과 쉴 틈 없는 앙숙 케미스트리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앞서 윤지온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8시간의 근로 시간을 사수하는 ‘워라밸 지킴이’ 임륭구로 변신해 빛나는 존재감을 뽐냈다. 그는 위기관리팀 팀장 구련(김희선)과 환상의 호흡으로 끈끈한 파트너십을 자랑함과 더불어 철두철미한 상사의 면모로 최준웅(로운)과 사사건건 대립하며 흥미를 자극했다. 3회 방송에서 윤지온은 로운(최준웅)을 향한 재빠른 태세 변환으로 폭소를 유발했다. 임륭구는 구련에 의해 최준웅이 본격적으로 위기관리팀에 합류하자 “이게 참관도 아니고, 대체 무슨 생각이십니까”라며 언짢은 마음을 드러냈다. 이에 구련이 “옆에 두고 조지려고”라고 답하자 그는 순식간에 태도를 바꿔 최준웅을 환대해 안방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윤지온은 로운과의 차진 티키타카로 극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최준웅에게 정식으로 인사를 건넨 임륭구는 그가 자신의 이름을 비웃자 “놀림 받는 건 익숙해서요”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도 뜻밖의 뒤끝(?)을 발휘, “덤비면 져주는 성격은 아니라서”라는 묵직한 한 방을 날리기도. 이후 최준웅의 가장 가까운 친구인 남궁재수(류성록)가 레드라이트 어플에 등장하자 “최준웅 씨 이번 일 제외할까요?”라며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가 하면, 계약서를 제대로 숙지하지 않아 위기에 맞닥뜨린 최준웅에게 거침없이 화를 내며 아찔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윤지온은 까칠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이입을 이끌며 ‘윤지온 표’ 임륭구 캐릭터를 완성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2.04.09 12:22
스포츠일반

[NBA 위대한 유산②] '매직'과 르브론, 다시 한 번 쇼타임을 만들다

미국프로농구(NBA)가 처음부터 최고의 리그였던 건 아니다. 1946년 NBA의 전신인 미국농구협회(BAA) 출범 후 70여 년 역사 속에서 NBA를 '꿈의 무대'로 만든 슈퍼스타들이 '위대한 유산'을 남긴 덕분이었다. 일본 스포츠 전문 잡지인 '넘버'는 NBA의 황금기로 꼽히는 1990년부터 2020년까지 리그를 지배한 슈퍼스타 8명과 이들이 리그에 남긴 유산을 네 가지로 나눠 소개했다. NBA의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위대한 유산, 두 번째는 LA 레이커스의 '쇼타임'을 이끈 두 명의 슈퍼스타 매직 존슨과 르브론 제임스가 보여준 '패스의 마법'이다. 1979년 데뷔한 존슨은 LA 레이커스에서만 13시즌을 뛴 레전드다. 마이클 조던의 시대가 오기 전, 1980년대 NBA의 황금기를 이끈 존슨은 206㎝의 큰 키에도 유연하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선보인 역대 최고의 포인트 가드였다. 그의 본명은 어빙 존슨 주니어이지만, 15세 때 존슨의 플레이를 본 지역지의 기자가 감탄을 담아 그에게 '매직'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딱 맞는 별명이라고 생각한 존슨은 그 별명을 이름으로 사용했고, 미국대학농구(NCAA)를 거쳐 NBA에서도 이름 그대로의 활약을 펼치며 '쇼타임 레이커스'의 5회 우승을 이끌었다. '쇼타임 레이커스'는 빠르고 화려한 공격 농구로 시대를 풍미한 1980년대 LA 레이커스의 별명이다. 전설적인 센터 카림 압둘 자바가 활약했던 팀에 존슨이 합류하면서 LA 레이커스는 1980년을 시작으로 80년대에만 다섯 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쇼타임'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그들의 농구는 화려했다. 존슨은 그 중심에서 마술사처럼 패스를 뿌렸다. 코트를 떠나 구단 운영진으로 LA 레이커스에 돌아온 존슨은 2018년 6월 30일 밤 8시, 직접 차를 몰아 LA 교외에 있는 집 앞에 도착한 뒤 1시간을 기다렸다. 시계가 9시 1분을 가리켰을 때 존슨은 초인종을 눌렀다. 집주인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 '킹' 르브론 제임스였다. 둘은 그날 2시간 넘게 농구를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제임스는 LA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었다. 레이커스의 '쇼타임'을 부활시킬 선수를 찾아 직접 나선 존슨의 노력이 결실을 보았다. 존슨과 제임스는 많은 부분에서 서로 닮았다. 제임스의 포지션은 포워드다. 그러나 통산 어시스트(9512개) 기록을 봐도 알 수 있듯 그는 뛰어난 운동 능력과 파워, 폭발력을 모두 갖춘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다. 제임스는 역대 최고의 포인트 가드이자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로 전천후 활약을 펼쳤던 존슨을 떠올리게 한다. 존슨 역시 "우리는 여러 가지로 닮은 부분이 많다. 두 사람 모두 중서부 출신으로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다. 경쟁하고 이기는 걸 무척 좋아한다는 점도 같고, 줄곧 높은 레벨에서 싸우며 실력을 발휘해왔다. 그러니까 그의 집에 들어간 순간부터 마음이 맞았다. 둘이 자유롭게 농구 이야기를 나눴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넘버는 "두 사람의 가치관은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존슨이 태어나 자란 미시간주와 제임스가 태어나 자란 오하이오주는 5대호를 둘러싸고 서로 이웃한 곳이다. 노동자들이 많아 블루칼라들의 중심이 되는 도시다. 어릴 때부터 두 선수 모두 장신이었고, NBA에 입성할 무렵엔 206㎝의 빅맨이었다. 그런데도 득점 못지않게 패스가 뛰어났다"고 설명했다. 또 "두 사람 모두 BQ(농구 지능)이 높고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있었다. 수십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특별한 선수들"이라며 두 사람의 공통점을 소개했다. '매직'이란 별명을 얻은 존슨의 장기는 노룩 패스였다. 넘버는 "오른쪽을 보면서 왼쪽에, 혹은 달리면서 뒤에 있는 동료에게 보내는 존슨의 트레이드 마크 노룩 패스는 그야말로 마술사가 보내는 선물 같았다. 특히 올 코트 속공 때 위력을 발휘했는데, 달리면서 앞과 옆을 확인하고 팀 동료의 스피드나 골대까지의 거리를 순식간에 판단해 다른 방향을 보며 패스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어릴 때부터 존슨과 같은 노룩 패스를 하고 싶었다"던 제임스는 존슨 못지않은 재능을 타고났다. 제임스는 "패스는 내가 가장 자신 있는 것이었다. 농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플레이를 예측할 수 있었다. 동료들에게 좋은 타이밍에 패스만 하면 됐다"고 말했다. 넘버는 "좋은 패스로 동료들의 멋진 활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제임스에겐 중요한 동기 부여가 됐다"고 덧붙였다. 제임스가 LA 레이커스에서 보낸 첫 시즌(2018~19)은 실패에 가까웠다. 그러나 2019~20시즌, 앤서니 데이비스가 합류하면서 강력한 파트너를 얻게 된 제임스는 '쇼타임 레이커스'를 부활시켰다. 커리어 최다 평균 어시스트 10.2개로 처음으로 어시스트 1위에 올랐고, 통산 어시스트 랭킹을 10위에서 8위로 끌어 올렸다. 206㎝ 이상의 장신 선수가 어시스트왕에 오른 건 제임스와 존슨, 그리고 NBA의 전설적인 센터 윌트 체임벌린뿐이다. 통산 어시스트 역대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존슨과 제임스뿐이다. 넘버는 "2020년 10월 마이애미 히트와 치른 NBA 파이널에서도 제임스는 넓은 시야에서 나오는 정확한 패스로 경기를 지배했다. 존슨처럼 노룩 패스를 보내기도 했고, 데이비스에게 롭 패스나 터치다운 패스 등 자유자재로 공을 움직여 경기의 흐름을 만들었다"며 "(상대) 수비가 자신의 패스를 예측하고 있다고 판단하면 직접 밀고 들어가 호쾌한 덩크를 꽂는다"고 제임스의 플레이를 묘사했다. 넘버가 특히 주목한 부분은 4차전 경기 종료 3분여 전. 2점 차로 앞선 상황에서 리바운드를 잡아낸 제임스가 직접 공격할 것처럼 수비를 유인한 뒤 켄타비오스 콜드웰-포프에게 패스를 주자, 그가 3점 슛을 성공한 장면이었다. 넘버는 "그때까지 콜드웰-포프는 7개의 3점 슛을 던져 두 개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제임스는 주저하지 않았다"고 썼다. 제임스는 당시 인터뷰에서 "승부처에서 동료를 믿는다. 그게 누구라고 해도 골을 넣을 것이라고 믿고 패스한다. 오늘 밤은 그게 콜드웰-포프였다"고 말한 바 있다. 쇼타임의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다. LA 레이커스는 10년 만에 파이널 우승을 차지하며 보스턴 셀틱스와 최다 우승 기록(17회)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 제임스는 자신의 커리어 네 번째 파이널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그는 NBA 각기 다른 3개의 팀에서 우승을 경험한 선수가 됐다. 넘버는 "이렇게 제임스는 LA 레이커스에 ‘쇼타임 농구’를 부활시켰다. 장신 선수에 대한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어릴 때부터 패스로 경기를 지배한 존슨과 제임스가 레이커스에서 그 전통의 유대를 이어갔다"고 가치를 매겼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관련기사 조던 vs 코비, NBA를 지배한 '멘탈리티' 2021.02.04 06:01
축구

'크레이지' 손흥민, 전매특허 오른발 감아차기로 보여준 '월드 클래스'

"미쳤어!" 흡사 예리하게 휘두른 검 같았다. 손흥민(28·토트넘)이 발 끝으로 감아찬 공은 유려한 호선을 그리며 아스널의 방패를 찢었다. 그리고 손흥민이 발 끝으로 예술을 그린 순간, 조세 무리뉴 감독은 관중석을 향해 돌아서서 두 팔을 펼쳤다. 중계화면으로는 무리뉴 감독의 등 밖에 볼 수 없었지만 그가 느낀 환희는 그대로 전달됐다. "미쳤다(Crazy, crazy)"는 말을 연발한 무리뉴 감독의 소감은 승리를 안겨준 이 짜릿한 골에 대한 완벽한 찬사였다. 손흥민이 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에 선발 출전, 전반 13분 만에 선제 결승골을 넣어 토트넘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 10호골. 이 골 하나로 연고지 라이벌인 아스널을 침몰시킨 손흥민은 66.0%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EPL 사무국이 온라인 팬 투표로 선정하는 '킹 오브 더 매치(KOM)'에 선정됐다. 무리뉴 감독이 "미쳤다"고 외칠 정도로 감탄이 나올 만한 골이었다. '절친' 해리 케인의 침투 패스를 받아 왼쪽을 파고든 손흥민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반대편 골대를 향해 과감하게 오른발로 공을 감아찼다. 아스널의 골키퍼 베른트 레노가 몸을 날려봤지만 빠르고 날카롭게 날아든 공은 그대로 휘어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망연자실하게 골대를 바라보는 아스널 수비수들 사이로 손흥민은 카메라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활짝 웃었다. 올 시즌 손흥민은 확실한 '도우미'로 자리매김한 해리 케인과 합을 맞춰, 주로 빠른 발을 앞세운 라인 브레이킹으로 득점을 수확했다. 그러나 이날 북런던 라이벌을 무너뜨린 손흥민의 오른발 감아차기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던 시절부터 그의 전매특허였다. 페널티 박스 좌우 부근, '손흥민 존(Zone)'으로 불리는 지점에서 반대편 골문을 보고 강하게 감아차는 그의 슈팅은 알고도 막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EPL로 넘어와서도 위력은 전혀 감소하지 않았다. 특히 이날 아스널전 골은 영국 공영방송 BBC의 라디오 해설위원 클린턴 모리슨이 "이게 바로 월드클래스, 위대한 골이다"라고 극찬했을 정도다. 워낙 아름다운 골이라 12월의 '이달의 골'로 손색이 없다는 현지 축구팬들의 칭찬도 줄을 이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손흥민의 득점 생산성과 놀라운 효율이다. 손흥민은 현재 토트넘에서 가장 득점 생산성이 높은 선수다. 토트넘이 정규리그 11경기에서 넣은 23골 중 절반에 가까운 10골(3도움)을 손흥민이 넣었다. 경기당 득점이 0.91골이다. 손흥민의 파트너 케인이 8골(10도움)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손·케인' 조합이 토트넘을 먹여 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손흥민은 효율도 좋다. 이날 아스널전에서 손흥민이 기록한 단 하나의 유효슈팅이 선제 결승골이 됐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올 시즌 전체를 놓고 봐도, 11라운드까지 손흥민은 총 13개의 유효슈팅을 날려 그 중 10개를 골문 안에 꽂아 넣었다. 손흥민의 '끝내주는' 효율은 아스널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토트넘은 점유율에서 30.3%를 기록하는데 그쳐 아스널(69.7%)에 완벽하게 밀렸고 슈팅 수도 6개(유효슈팅 3개)에 그쳤다. 하지만 '원샷원킬'을 자랑하는 손흥민의 선제골이 일찍 터진 덕분에 분위를 가져올 수 있었고, 두터운 수비를 유지하며 아스널을 끌어 들인 뒤 뒷공간에서 공격 작업을 이어나갔다. 그 결과 전반 추가시간 케인의 추가 골이 터지면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3개의 유효슈팅 중 2개를 골로 연결시킨 극한의 효율 게임이었다. 모두의 감탄을 불러 일으킨 손흥민의 완벽한 골은 적장인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아르테타 감독은 "(토트넘의)첫 번째 골에 박수를 보낸다. 월드 클래스였다"고 자신들을 무릎 꿇린 손흥민의 골을 인정했다. 토트넘 구단은 경기 후 SNS에 손흥민의 골 장면을 게시하며 "이 골은 절대 잊히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12.08 06:01
축구

"또 너야?", "또 나야!" EPL 역대 최고 듀오 향해 질주하는 손흥민과 케인

토트넘 역사상 이렇게 완벽한 듀오는 없었다. 어쩌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역사상 가장 완벽한 단짝이 될지도 모른다. 올 시즌 토트넘을 말 그대로 '먹여 살리고' 있는 최고의 듀오, 손흥민(28)과 해리 케인(27) 얘기다. 손흥민과 케인이 또 한 번 골을 합작했다. 손흥민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20~21시즌 EPL 6라운드 번리와 원정 경기에서 후반 31분 머리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토트넘을 1-0 승리로 이끈 결승 골이자, 손흥민의 리그 8호(시즌 10호) 골이다. 개막전을 패배로 시작했던 토트넘은 손흥민의 맹활약 속에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를 달리며 5위로 올라섰다. 완벽했던 득점 장면, 손흥민의 골을 도운 이는 이번에도 케인이었다. 케인은 손흥민이 리그에서 넣은 8골 중 7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케인의 기록이 5골 8도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특급 도우미'가 아닐 수 없다. 골을 넣고 코너 플래그 쪽으로 달려가 세리머니를 준비하던 손흥민도 자신에게 달려오는 케인을 안으며 활짝 웃었다. 경기 후 케인은 자신의 SNS에 손흥민과 함께 웃는 사진을 올리고 "쏘니(손흥민)를 웃음 짓게 하는 일이라면 모든 게 좋은 일"라고 적어 우정을 과시했다. 영국 BBC는 손흥민과 케인 듀오가 보여주는 놀라운 활약에 "이번 시즌 둘의 호흡은 거의 '텔레파시'와 같다"고 극찬했다. 조세 무리뉴 토트넘 감독 역시 "손흥민과 케인은 경기를 즐기고 있다. 둘은 정말 좋은 단짝이며 우리 팀에 모범을 보여주는 선수들"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무리뉴 감독은 "누가 골을 넣느냐보다 팀의 승리가 중요하다는 걸 손흥민과 케인이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극찬이 아깝지 않은 경기력이다. 손흥민과 케인이 시즌 초반 보여주고 있는 퍼포먼스는 엄청나다. 경기당 평균 1.3골이 넘는 득점을 올리고 있는 손흥민이나, 1.3개 이상의 도움을 기록 중인 케인 모두 역대급 기량을 과시하는 중이다.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는 손흥민과 그의 파트너로 나선 케인의 찰떡궁합은 통산 29골 합작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EPL 역대 최다 합작 골 순위에서 티에리 앙리-로베르 피레(아스널·29골), 다비드 실바-세르히오 아궤로(맨체스터 시티·29골)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공동 2위 기록이다. 이들 모두 현역에서 은퇴했거나 소속팀을 옮겼기 때문에 한 골만 더 합작한다면 단독 2위를 차지한다. 더 나아가 EPL 역대 최고 듀오로 거듭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현재 EPL 역대 최다 합작 골 1위 기록은 프랭크 램퍼드-디디에 드록바(첼시·36골)가 가지고 있다. 7골 차이가 나지만, 못할 일도 아니다. 올 시즌에만 9골을 합작한 손흥민과 케인의 최근 경기력을 생각하면 신기록 달성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케인은 "나와 손흥민의 파트너십은 더 좋아지고 있다.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자신감까지 붙었다"고 강조했다. 손흥민과 케인이 EPL 역대 최고 듀오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이들의 우정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10.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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