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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운 선수들" 후보 넘치는 KIA, 5선발 '행복한 고민' [IS 포커스]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 '5선발 경쟁'에 불이 붙었다.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 중인 이범호 KIA 감독의 고민 중 하나는 5선발이다.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과 아담 올러를 비롯해 양현종·윤영철까지 4선발은 확정적인 상황. 로테이션의 마지막 한자리를 놓고 최소 4명의 선수가 경쟁에 뛰어들었다.지난해 6월 왼 팔꿈치 수술(내측측부인대 재건술 및 뼛조각 제거)을 받은 이의리의 재활 치료가 순조롭다. 이의리는 애초 어바인 캠프 명단에 포함되기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몸 상태를 끌어올려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어 캠프 초반부터 불펜 투구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범호 감독은 캠프 출국 전 이의리의 복귀 시점으로 7~8월을 언급했는데 '계획을 앞당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다만 이의리의 복귀가 아무리 빨라도 개막전(3월 23일 광주 NC 다이노스전) 엔트리 합류는 불가능하다. 그가 돌아올 때까지 로테이션을 소화할 후보는 황동하와 김도현이다. 두 선수 모두 지난 시즌 '임시 선발'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는 공통점이 있다. 황동하가 완급조절에 능하다면 김도현은 시속 150㎞가 가능한 파이어볼러. 특색이 다른 만큼 어느 선수의 손을 들어줘야 할지 이범호 감독의 머리가 아플 만하다. 이의리가 복귀 시점이 예상보다 밀리더라도 크게 우려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도 황동하와 김도현의 존재 덕분이다. 그만큼 팀 안팎의 신망이 두텁다.5선발 경쟁의 복병은 신인 김태형이다. 덕수고를 졸업한 김태형은 2025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지명된 대형 투수 유망주다. 심재학 KIA 단장이 "스카우트에서 만장일치로 뽑았다"라고 자평할 정도로 기대가 큰데 신인으로는 유일하게 어바인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 가능성을 확인했고, 1군 캠프에서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를 전망. 지난달 25일 캠프 첫 불펜 투구에선 직구, 슬라이더, 커브 등 총 20구를 소화했다. 이범호 감독은 일단 김태형을 '예비 선발'로 분류한 상태다. 어느 선수에게 5선발을 맡기느냐에 따라 불펜 구성도 영향을 받는다. 5선발 경쟁에서 탈락한 선수를 롱릴리프로 활용하거나 잠시 퓨처스(2군)리그로 이동, 1군 상황을 대비할 수 있다. 이범호 감독은 "(캠프에서) 고민해 볼 생각"이라며 "(5선발 경쟁에서 밀리더라도) 퓨처스에서 쓰기에는 가진 능력치가 아까운 선수들"이라며 고심의 흔적을 내비쳤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2.0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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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합심] ‘대투수’의 짐 가방이 좀 많군요

인천공항 출국장이 붐빕니다. 구단 마크가 찍힌 대형 가방과 상자들이 등장합니다. 선수 개인의 여행용 트렁크가 작아 보일 정도입니다. 덩치 큰 선수들이 끌고 오는 카트에는 짐 가방과 상자 여러 개가 한 번에 실렸습니다. 어떤 선수는 가슴 높이까지 짐을 쌓아 옮깁니다. ‘대투수’로 불리는 양현종(KIA 타이거즈) 선수는 구단 짐까지 챙겨서 오는군요.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는 프로야구팀의 출국 풍경이 최근 야구 기사를 채웁니다. 응원하는 팀의 팬들과 미디어가 몰려 한쪽엔 사인을 받으려는 줄이 생기고 즉석 인터뷰도 진행됩니다. 코치진과 선수들은 이 자리에서 새 시즌에 대한 출사표를 밝히고, 각자 계획을 소개합니다. 방송이나 언론 사진으로 많이 보셨을 겁니다. 출국 수속하는 넓은 공간이 비좁게 보일 정도입니다. 공항 현장에 나가보지 않은 분 중엔 ‘선수단의 출국장 모습은 해마다 비슷하겠지’ 싶을 겁니다.들여다보면 조금씩 다릅니다. 혼잡하고 시끌벅적한 야구단의 출국 현장에는 ‘진심 합심’의 프리즘으로 살펴볼 거리가 많습니다. 팀마다 대규모 이동을 준비하고 대처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누가 어떻게 일을 하는지가 보입니다. 비슷한 규모의 출입국 수속을 처리하는데 시간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드러납니다. 비싼 항공 화물을 아끼는 방법들도 있습니다. 전기를 쓰는 피칭 머신이나 치료 장비는 국내와 환경이 달라 아예 현지에서 구입한 뒤 두고 다니는 경우도 있습니다. 배로 보낼 화물을 미리 정하고, 비행기로 부칠 짐은 개인별 허용된 수량과 무게에 맞춰 별도로 포장합니다. 전훈 몇 주 전부터는 야구장에 대형 저울을 빌려와 개인 짐과 장비를 적절히 묶어 놓습니다. 보통 출국 하루 전에 대형 트럭에 선수단 짐과 화물을 따로 실은 보내 출국 시간에 맞춰 공항에서 받습니다. 각 구단 운영팀 사이에선 전훈 출입국 때 어떤 해프닝이 있었는지, 화물 비용이 얼마나 나왔는지 등의 말이 돕니다. 제가 구단 일을 할 때 “어느 팀이 천만 원대까지 추가 요금을 냈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운영팀장 회의에서도, 심지어 단장 회의에서도 이런 내용이 화젯거리가 됩니다. 어디가 일을 잘하는지는 그래서 금세 알려지고 알게 모르게 경쟁을 벌입니다. 시간과 비용에서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은 어디에서나 환영받습니다. 그러나 이게 운영팀이나 현장 프런트가 전적으로 감당할 일만은 아닙니다. 50~60명 정도의 전체 인원에다 수많은 장비와 개인 짐까지 있다 보니 수속에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일반적인 여행 때보다 공항에 1시간 정도는 더 일찍 도착해야 합니다. 그래서 선수단도 손발 걷어붙이고 돕기도 합니다. 아니, 도와야 합니다. 베테랑 선수들이 앞장서서 챙기고, 후배 선수들에게 협업하라고 말해주면 짐 정리하는 직원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저도 10년 정도 프런트 생활을 하며 전훈 출입국 업무를 했는데 담당 직원들은 일 마치고 비행기에 오를 때 땀범벅입니다. 크고 무거운 짐을 옮기다가 손을 다치기도 합니다. 물론 선수들이 다친다면 더 큰 문제죠. 선수들은 카트에 올려놓은 구단 짐을 챙겨 옮겨주는 것만으로도 일손을 덜 수 있습니다. ‘그건 역할이 다른 것인데’라고 생각하실 분도 계실 겁니다. 그 말씀도 맞습니다만, 저는 이런 부분에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들 출국 수속 빨리 마치고 식사하거나 쉬고 싶지 않겠습니까. 팀 선배들은 후배를 가르치기에 앞서 솔선수범해 줘야 합니다. 궂은일을 도맡는 팀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젊은 코치들도 마찬가지고요. 제 경험상 야구 외적인 공동생활에서 배려와 매너를 몸에 익힐 기회가 필요하더라고요. 이번에 전훈 관련해 여러 사진을 보다가 양현종 선수가 ‘전력분석’이란 이름표가 붙은 큰 가방을 올린 짐수레를 밀고 오는 걸 봤습니다. 포수 김태군 선수도 뒤이어 도구를 넣은 노란색 큰 바구니 여러 개를 싣고 있더군요. ‘똘똘한 운영 매니저가 일을 나눠주는 요령도 좋고, 형들 또한 앞장서는구나’ 싶었습니다.팀워크는 더그아웃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지메일닷컴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5.02.0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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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할 이유 없다" 3000이닝 향한 양현종의 도전과 이닝 제한 [IS 피플]

토종 에이스 양현종(37·KIA 타이거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어는 '이닝'이다.양현종은 지난 시즌 이닝 관련 대기록을 두 개나 수립했다. 9월 3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KBO리그 역대 두 번째이자 왼손 투수 사상 첫 '10시즌 연속 150이닝 투구'를 달성한 뒤 같은 달 25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10시즌 연속 170이닝 투구' 고지를 정복했다. 양현종은 2022시즌 정민태가 보유한 8시즌 연속 170이닝 이닝 기록을 넘어선 뒤 매년 경신 중이다.지난해 KBO리그에선 규정이닝(144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가 20명. 국내 선수는 9명에 불과하다. 2014년부터 빠짐없이 규정이닝(2021년 미국 진출)을 책임진 양현종의 꾸준함이 돋보일 수밖에 없다. 양현종은 2022년 4월 리그 최연소(34세 1개월 13일) 통산 2000이닝을 해낸 뒤 지난 시즌 2503과 3분의 2이닝까지 기록을 늘렸다. 워낙 성실하고 몸 관리도 철저해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송진우(3003이닝)에 이은 역대 두 번째 통산 3000이닝 돌파를 노려볼만하다. 그런데 이범호 KIA 감독은 양현종의 이닝을 조절할 계획이다. 30대 중반을 넘긴 적지 않은 나이.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22일 스프링캠프 출국에 앞서서도 "양현종을 쉬어주는 타이밍은 (부상에서 재활 치료 중인) 이의리가 돌아오는 타이밍이지 않을까 한다"며 "워낙 자기 관리를 하면서 운동하는 친구라서 6월까지는 체력적으로 부침이 없을 거로 생각한다. 6월까지는 로테이션을 돌릴 생각인데 (양현종의 체력이 떨어지는) 7~8월 넘어가는 시점에 이의리가 돌아오면 선발 투수를 한 두 번씩 쉬어줘야 할 타이밍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라고 구상을 밝혔다.양현종은 "작년부터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 좋은 컨디션에 경기를 나가게 해주시려고 배려하시는 거로 생각한다"라며 "거절할 이유도 없다. 이닝을 줄이면서라도 (더) 좋은 공을 던지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닝에 관한 생각이 사라진 건 아니다. 그는 "힘닿는 데까지 유니폼을 벗는 날까지는 이닝에 대한 욕심은 변함없는 거 같다"며 "시즌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항상 많이 던지고 싶고 오랫동안 마운드에 서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한 KIA는 올해도 '1강' 후보로 꼽힌다. 양현종은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아담 올러와 함께 로테이션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는다. 그는 "항상 한국시리즈 올라가고 가을야구를 하면 좋겠다. 우승하고 나면 항상 '우승하니까 좋구나'라는 얘길 많이 했던 거 같다"며 "목표는 당연히 우승인데 천천히 한 걸음씩 올라가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1.31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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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고의 투수들이 어쩌다..' 투수 명조련사의 쓴소리, "구속이 최고 아냐, 투수들 더 많이 던져야" [IS 인터뷰]

"구속만 빠르다고 괴물 아니다."최일언 삼성 라이온즈 퓨처스(2군)팀 감독이 한국 투수의 현실에 쓴소리를 했다. 최일언 감독은 올해 삼성의 퓨처스팀을 지휘한다. 지난 26일 경산볼파크에서 만난 최일언 2군 감독은 "처음엔 투수코치로 이야기가 나왔지만, 구단에서 2군 감독을 맡아달라고 최종적으로 이야기해 지휘봉을 잡게 됐다"며 "1군이 전쟁터에서 우승을 위한 전쟁을 한다고 하면, 퓨처스 팀은 전쟁터에 투입하는 우수한 선수들을 육성하는 곳이다. 삼성이 강팀으로 발전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최 감독은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 등 KBO리그 5개 구단에서 코치를 역임한 경력이 있는 '투수 명조련사'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국가대표 대표팀 투수코치로 활약하면서 KBO 투수들을 잘 지도하는 코치로 정평이 나있다. 삼성 구단도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가친 최 감독이 팀 내 유망주 육성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 바 있다. 2군을 총괄하는 감독이지만, 투수 명조련사 출신인 만큼 삼성 투수 육성을 향한 기대가 더 크다. 양창섭과 최충연 등 부상 및 부진에 신음하며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한 투수들의 부활과 뉴페이스의 발굴 등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구속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삼성 투수진의 부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일언 감독은 "투수의 중요성을 매긴다면 첫 번째는 제구력, 커맨드, 두 번째는 무브먼트다. 그 다음이 스피드다. 요새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스피드가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절대로 아니다"라고 전했다. "구속만 좋다고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없다면 소용이 없다. 요새 고등학교 갓 졸업한 강속구 투수들에게 '괴물'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내용과 성적을 보면 그렇지 않다. (프로 데뷔부터) 커맨드, 제구가 완벽한 상태에서 빠른 공까지 던지면서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프로를 평정한 류현진이야 말로 진짜 '괴물'이다"며 말했다. 이어 최 감독은 "커맨드가 좋기 위해선 많이 던져봐야 한다. 몸과 감각이 익숙해져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전체적으로 훈련량이 적어졌다. 던지는 양이 줄어들면 (감각이) 죽고 자기 공을 만드는 데 성장이 더디다"고 강조했다. 최일언 감독은 KIA 타이거즈 투수 양현종과 은퇴한 윤석민을 예로 들었다. 최일언 감독은 "양현종이 한국 최고의 투수가 되기까지 4년이 걸렸다. 초반에 1군에서 공 던지면 안타도 많이 얻어 맞고 많이 울었다. 대신 당시 칸베 토시오 투수코치와 경기 끝나고 밤새도록 섀도우 피칭하고 야구장을 몇 바퀴 돌았다. 그렇게 기본기를 갖추고 난 뒤에야 좋아졌다"고 말했다. 윤석민 역시 "고등학교 시절 최고 구속 143km 나오고 슬라이더가 조금 좋았던 선수였다. 프로에 와서도 초반에 (안타를) 많이 얻어 맞고 부진하지 않았나. 하지만 윤석민은 꾸준히 1군 기회를 받으면서 많은 공을 던졌고 그 덕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일언 감독은 "윤석민과 양현종은 다른 외국인 투수들을 제치고 1, 2선발을 했던 선수들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외국인 투수들이 보통 트리플A 수준인데 우리가 1선발도 못하고 있다. 어떻게 국제대회에 가서 이기겠나"라고 강조하면서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 투수들에게 '한국 최고의 선수들이 왜 이러고 있냐'고 말한 적이 있다. 나름의 노력도 하고 있겠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발전을 위해 더 노력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최일언 감독은 선수를 '칼'에 비유했다. "칼 하나를 만들 때 망치질을 하는데, (칼이) 뜨거울 때 때려야 만들어지지 않나. 식었을 때 때리면 깨진다"면서 "젊은 나이엔 자기 몸을 아끼면 안 된다. 부상이 아닌데도 공이 좋을 때 오히려 휴식하는 20대 선수들을 보면 안타깝다. 어깨 근육도 계속 사용해야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건데 쉬고 다시 만들면 더 긴 시간이 걸린다"라고 전했다. 물론 가장 큰 전제는 "다치지 않는 것"이다. 다치지 않고 많이 던지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일언 감독은 "부상은 '안 좋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던지다가 온다"며 "투수가 열심히 던지고는 있는데, 컨디션이나 밸런스가 좋지 않아 보이면 바로 멈춰줘야 한다. 그런 상태로 던지면 무조건 부상이 온다. 훈련을 해야할 때와 중단해야 할 때를 확실하게 파악하고 훈련량을 가져간다면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일언 감독은 "훈련은 양보다 질이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나는 양과 질 모두 중요하다. 무작정 많이 하는 것보단 코치들이 훈련의 방향성과 내용, 이유들을 잘 설명하고 선수들이 이를 생각하면서 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삼성이 강팀의 면모를 되찾을 수 있도록 퓨처스팀을 잘 이끌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경산=윤승재 기자 2025.01.27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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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스카우트 만장일치 신인의 당당함 "목표는 신인왕, 끝까지 시즌 완주"

"목표는 당연히 신인왕"대형 투수 유망주 김태형(19·KIA 타이거즈)이 당찬 모습으로 프로 첫 스프링캠프를 떠났다.김태형은 23일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으로 떠난 KIA 선수단의 유일한 '신인'이었다. 하루 전 먼저 출국한 선수를 포함하더라도 38명 중 '최연소'인 그는 "신인 혼자 가서 힘들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기대에 맞게 끝까지 안 다치고 잘하고 오겠다"라고 말했다.김태형은 지난해 9월에 열린 2025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지명됐다. 덕수고 3학년 재학 시절 성적이 19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2.09. 애초 '신인 빅4' 자원으로 평가됐으나 지명 직전 대구고 배찬승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순번이 약간 밀렸다. 그 결과 정현우(덕수고·키움 히어로즈행) 정우주(전주고·한화 이글스행) 배찬승(삼성 라이온즈행) 김태현(광주제일고·롯데 자이언츠행)에 이어 '호랑이 군단'의 일원이 됐다. 김태형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KIA로선 '호재'였다. 심재학 KIA 단장은 "(김태형은) 스카우트가 만장일치로 뽑았다. 롤모델이 양현종이라 꼭 같이 운동하게 하고 싶었다. '너땀시(너 때문에) 산다'라는 말을 이어갈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다"라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김태형은 1군 캠프에서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범호 KIA 감독은 일단 '예비 선발'로 분류했다.김태형은 "형들이 워낙 쟁쟁해 어렵긴 한데 내 실력도 믿는다. 여기(1군 캠프)에서 잘 보여준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강점'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그는 "멘털이 좋아서 많은 팬 앞에서 잘 던질 거 같다. 스태미나도 강하다"라며 "투구 폼은 원래 야구할 때부터 부드럽다는 얘길 많이 들었다. 타고났다고 해야 하나, 제구도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KIA는 최근 신인 지명 상위 순번 선수들이 주축 자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김태형은 "그걸 이어서 1군에서 활약하겠다"며 "슬라이더는 자신 있어서 각이 큰 변화구(커브)를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1군 캠프에선 롤모델 중 하나인 토종 에이스 양현종과 함께한다. 그는 "너무 큰 선배님이어서 어려울 거 같다. 말할 기회가 생기면 몸 관리를 너무 잘하시니까 안 다치는 방법을 물어보지 않을까 한다"며 "이번 시즌 다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고 싶다. 가장 큰 목표는 신인왕이다. 구속도 (프로에서) 150㎞/h를 던지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인천공항=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1.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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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전 초구 155㎞/h 직구 목표' 이의리, 순조로운 재활 치료…"경쟁자 생겨 기분 좋다"

왼손 투수 이의리(23·KIA 타이거즈)의 재활 치료 과정이 순조롭다.이의리는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금 재활 치료를 계속하고 있다. 안 다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이의리는 선수단 본진과 함께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으로 떠났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수술(내측측부인대 재건술 및 뼛조각 제거)을 받은 이의리는 애초 1군 캠프 명단 포함 여부가 불투명했다. 하지만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다.이범호 KIA 감독은 "이의리는 피칭해야 하는 단계"라며 "트레이닝 파트에서 3~4월부터 퓨처스(2군)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개수(투구 수)를 차근차근 올릴 수 있다고 얘길 하더라. '어떤 게 가장 좋냐'고 하니까 '지금부터는 투수 코치가 옆에서 봐주면서 피칭에 들어가야 하는 시기'라고 했다. 그렇게 판단해 (캠프 합류를) 준비시켰다"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이의리의 복귀 시점으로 7~8월을 언급하기도 했다. 선발 투수의 체력이 떨어질 시기에 전력을 유지할 '히든카드'다. 공교롭게도 지난 시즌 KIA는 통합 우승을 이뤘다. 황동하(5승 7패 평균자책점 4.44)와 김도현(4승 6패 평균자책점 4.92) 등 이른바 '백업 선발'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며 이의리의 공백을 채웠다. 이의리는 "(야구장 밖에서 우승을 지켜보니) 많이 아쉬웠다. 하지만 올해도 (우승을) 하고 내년에도 할 거니까 괜찮다"라며 "내 역할을 대신 해줬다는 것보다 동하는 동하 나름대로 열심히 해서 거기까지 올라간 거다. 도현이 형도 열심히 해서 자기 자리를 찾았다고 생각한다. (부상에서 복귀한 뒤) 경쟁해야 하는 사람이 생겨 기분이 너무 좋다"라고 반겼다.2021년 입단한 이의리는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토종 에이스 양현종의 뒤를 이을 왼손 투수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는데 '제구'가 고질적인 약점. 이의리는 "좋은 시기에 수술한 거 같다. 기본기가 많이 부족한 상태여서 처음부터 하나하나 뜯어고칠 수 있는 좋은 시간"이라며 "(복귀한 뒤) 달라졌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발전해 돌아왔다는 그런 마음을 가지게끔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이의리는 구단 방송을 통해 복귀전 초구로 시속 155㎞ 직구(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게 목표라고 언급했다. 그는 "계속 가지고 있는 생각"이라며 "그런 목표를 가지고 해야 스스로 열심히 할 거 같아서 목표를 그렇게 잡았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인천공항=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1.2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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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선발대 출발한 LG 손주영 "몸 상태? 걱정하지 마세요"

LG 트윈스 손주영(27)이 올해도 전지훈련 선발대로 출발했다.손주영은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LG의 1차 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했다. 선수단 본진은 23일 출국 예정인데, 손주영은 임찬규·오지환·박동원·이영빈·진우영 등과 함께 먼저 떠났다. 지난해에도 손주영은 본진에 앞서 출국했다. 당시 주장이었던 오지환이 "올 시즌은 네게 굉장히 중요하다"라며 경비를 지원했다. 덕분에 손주영은 따뜻한 곳에서 일찌감치 훈련을 시작할 수 있었다. 2017년 입단(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 후 7년간 통산 2승 6패 평균자책점 6.99에 그쳤던 그는 지난해 28경기에서 9승 10패 1홀드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당당하게 선발진의 한 축을 맡게 된 것이다. 국내 투수로는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3.66)에 이어 평균자책점이 두 번째로 낮았다. 지난해 염경엽 LG 감독은 손주영을 두고 "류현진(한화 이글스)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 이후 국가대표 좌완 계보를 이을 투수"라고 극찬했다. 손주영은 "지난해 따뜻한 곳에서 공을 던지니까 팔과 어깨 상태가 훨씬 좋았다. 본진보다 열흘 먼저 도착해 시차 적응도 수월했기에 훈련 효과가 더 좋았던 것 같다"라고 반겼다. 지난가을 왼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았던 손주영은 몸 관리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 도중 자진 강판한 바 있다. 검진 결과 팔꿈치 굴곡근 및 회내근 1도 좌상 진단을 받아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도 하차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그가 따뜻한 곳에서 몸을 만들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손주영은 "현재 캐치볼 거리를 60m까지 늘였다. 또 20m 거리에서 70%의 힘을 사용해 30개의 공을 던졌다. 지난해보다 페이스가 조금 빠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부상 회복 우려에 대해 그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LG는 2025년 요니 치리노스-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임찬규-손주영까지 4명의 선발 로테이션을 확정했다. 자유계약선수(FA) 최원태가 4년 총액 70억원에 삼성으로 떠나면서 선발진 한 자리가 비었다. 손주영이 지난해처럼 활약하지 못하면 LG 선발진은 급격히 헐거워질 우려가 있다. 그만큼 손주영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지난해 연봉 4300만원을 받았던 그는 올해 '억대 연봉자'가 될 것이 확실하다. 손주영은 "지난해 개막 후 한 달이 지나서야 생각했던 대로 공을 던졌다. 올해는 더 일찍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싶다"라고 의욕을 다졌다.이형석 기자 2025.01.17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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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선규의 다른 생각] 2025시즌에도 여전히 '투수'가 중요하다

2025시즌 프로야구 스프링캠프가 열흘 남짓 남았다. 올해부터 스프링캠프 일정이 기존보다 일주일 앞당겨져 1월 25일 전후로 10개 구단이 모두 해외로 나갈 예정이다. 일정은 훈련 위주의 1차 캠프와 실전 위주의 2차 캠프로 나뉜다. 선수단 규모는 보통 40명 내외. 이 중 투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적지 않은 숫자인데 막상 시즌에 들어가면 현장에선 "투수가 부족하다"라는 푸념이 곳곳에서 들린다.정확히 말하면 1군에서 던질 투수가 부족하다. 2019년 1군에서 단 한 경기라도 등판한 투수가 KBO리그 10개 구단 통틀어 257명(구단당 25.7명)이었다. 그런데 지난 시즌엔 293명(구단당 29.3명)까지 늘었다. 1군에서 던질 투수가 부족한데 오히려 1군에서 뛴 투수의 숫자가 증가한 것이다. 말 그대로 역설적인 상황인 셈이다. 투수 전력이 떨어지니 리그의 타고투저 흐름도 두드러진다. 2023년 4.14이던 리그 평균자책점이 지난해 4.91까지 치솟았다. 이 기간 리그 홈런은 924개에서 1438개로 폭증했다.타고투저 현상엔 투수의 부상도 한몫한다. 실제 2023년 KBO리그 부상자명단에 오른 투수 횟수는 총 63건으로 전체 151건의 41.7%였다. 이 중에서 팔꿈치 부상은 총 17건. 지난 시즌에는 투수 부상자명단 등재 횟수가 총 87건, 전체 186건의 46.8%로 전년 대비 5.1%포인트(p) 상승했다. 팔꿈치 부상도 22건으로 증가했다. 투수의 부상, 특히 팔꿈치 부상이 늘고 있다는 건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버두치 효과(Verducci Effect)'로 보이는 사례도 자주 나오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칼럼니스트인 톰 버두치가 제시한 '버두치 효과'는 만 25세 이하 투수가 전년 대비 최소 30이닝을 더 던지면 부상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골자다. 정규시즌 1군 기록과 퓨처스(2군)리그 기록을 종합하면 버두치 효과에 해당하는 2023년 소형준(KT 위즈)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2024년 김윤식(LG 트윈스) 이의리(KIA 타이거즈) 등이 팔꿈치에 칼을 댔다. 부상과 수술은 투수난을 가중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2000년생으로 2019년 프로 데뷔 이후 6년 연속 100이닝을 소화한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나 KBO리그 사상 첫 10년 연속 170이닝 이상을 책임진 양현종(KIA)의 가치가 더욱 크게 보일 수밖에 없다. 올 시즌 KBO리그는 또 하나의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지난 시즌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도입한 데 이어 이번엔 피치 클록까지 적용한다. 구단으로선 어느 해보다 1군에서 던질 수 있는 투수를 확보하는 게 중요해졌다. 외부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투수는 큰 보탬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겨우내 자유계약선수(FA)와 방출 선수 시장에서 투수 3명(장현식·김강률·심창민)을 집중적으로 영입한 LG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피치 클록 적용에 따른 부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기 때문에 투수난을 가중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어찌 됐든 '투수가 중요하다'라는 명제는 올 시즌에도 유효하다.전 SSG 랜더스 단장정리=배중현 기자 2025.01.1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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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원태인·안우진·김도영...'KBO리그산 빅리거' 명맥 이을 후보

2010년대는 'KBO리그산' 메이저리거가 쏟아진 시기다. 2012년 12월 류현진(38·현 한화 이글스)이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계약했고, 리그 대표 '거포 유격수'였던 강정호(38·은퇴)도 2015시즌을 앞두고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했다. 2016시즌엔 '타격 기계' 김현수(37·현 LG 트윈스), 홈런왕 박병호(39·현 삼성 라이온즈)가 각각 볼티모어 오리올스,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해 빅리그 무대를 누볐다. 일본 프로야구(NPB)를 호령한 이대호(43)와 오승환(43)도 각각 시애틀 매리너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향했다. 류현진과 '좌완 트로이카'를 구축했던 김광현(37)과 양현종(37)은 각각 2020년과 2021년 미국 무대를 밟았다. 이후 2020시즌 30홈런을 기록한 김하성(30)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며 KBO리그산 '야수' 빅리거 명맥을 이었고, 2022시즌 KBO리그 타격 5관왕을 해내며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가 된 이정후(27)도 2023년 12월, 포스팅으로 MLB 팀과 계약한 역대 아시아 야수 중 가장 많은 몸값(6년·1억1300만 달러)을 받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다시 한번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의 미구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한국시간)에는 KBO리그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3연패(2022~2024)를 해낸 김혜성(26)이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예비 빅리거로 기대받는 선수도 많다. 2018시즌 신인왕 강백호(KT 위즈)가 대표적이다. 이정후와 함께 한국 야구를 이끌어 갈 재목으로 기대받은 선수로 2022·2023시즌은 부상 탓에 부진했지만, 2024시즌 타율 0.289·26홈런을 기록하며 재기했다. 강백호(26)는 지난해 11월, 김혜성과 함께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기도 했다. 2025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홀가분하게 거취를 정할 수 있다. 강백호는 2022년까지 류현진·김하성 등 빅리거들을 관리하는 에이전시(에이스펙) 소속이기도 했다. 2024시즌 공동 다승왕(15승)에 오른 선발 투수 원태인(25·삼성)도 더 넓은 무대로 나갈 수 있는 선수다. 그도 2025시즌 1군 등록 일수(145일)를 채우고 소속팀 허락을 받으면 포스팅을 신청할 수 있다. 원태인은 지난해 한 연말 시작식에서 "포스팅은 할 생각이 없다. 다만 향후 2년 동안 발전, FA 자격을 얻었을 때 내 기량이 충분하다면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라고 했다. 원래 일본 리그를 선호했는데, (지난해 3월) 서울시리즈(다저스-샌디에이고)를 겪으며 미국 무대로 생각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원태인만큼 경쟁력을 갖춘 선수가 안우진(26)이다.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속과 구위, 슬라이더 퀄리티 모두 KBO리그 최정상급이다. 다만 안우진은 3시즌 더 등록 일수를 채워야 포스팅 신청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현재 군 복무 중인 그가 복귀해 공백기 없이 시즌을 치른다면, 2028시즌 이후 가능하다. 2024시즌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김도영(22·KIA 타이거즈), 2023시즌 신인왕 문동주(22·한화 이글스), 2003년생 특급 신성들도 MLB 진출을 예약했다. 특히 김도영은 지난해 11월 열린 프리미어12에서 해외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그는 5경기에서 타율 0.412·3홈런·10타점을 기록한 바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1.0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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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기량으로 버틸 수 있는 마지막" 챔피언 아니라 도전자 같은 KIA의 광폭 행보

겨우내 '호랑이 군단'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예상을 뛰어넘는 광폭 행보로 통합 2연패를 향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KIA 타이거즈는 지난 19일 대형 트레이드 버튼을 눌렀다. 통산 54홀드 88세이브를 기록 중인 '구원왕 출신' 조상우를 영입한 것. 조상우는 트레이드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된 매물이었는데 그를 품은 구단이 '디펜딩 챔피언' KIA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야구 관계자들이 놀라워했다. 신인 지명권 2장(2026년 1라운드, 4라운드)과 현금 10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출혈이 있었으나 자유계약선수(FA)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장현식의 빈자리를 단숨에 채웠다. 조상우 영입 이틀 뒤에는 내부 FA 사이드암스로 임기영과 잔류 계약을 하기도 했다.KIA의 적극성은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도 드러났다. 우선 에이스 제임스 네일과 최대 180만 달러(26억원·계약금 40만 달러, 연봉 12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시즌 12승을 올린 네일은 평균자책점 타이틀(2.53)을 가져가며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워낙 구위가 빼어나 메이저리그(MLB) 구단이 눈독을 늘였는데 KIA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그를 눌러 앉혔다. 네일의 올 시즌 계약은 최대 95만 달러(14억원). 이 중 연봉은 35만 달러(5억원)에 불과했다. 복수의 외국인 스카우트는 "네일의 연봉 인상 폭을 보고 정말 놀랐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뿐만 아니라 KIA는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아담 올러를 최대 100만 달러(15억원)에 영입했다. 외국인 타자는 소크라테스 브리토에서 패트릭 위즈덤으로 교체할 계획. 올러와 위즈덤 모두 올해 MLB에서 뛴 현역 빅리거이다. 통합우승 전력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과감하게 업그레이드를 시도한 셈이다.이에 대해 심재학 KIA 단장은 "우리의 최대 전력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가 중요했다. 최형우의 나이가 점점 들어가고 양현종과 나성범도 마찬가지"라며 고심의 흔적을 내비쳤다. 1983년생인 최형우를 비롯해 주축 선수의 고령화가 가속하는 상황. 수준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지만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KIA는 2025시즌 뒤 유격수 박찬호와 외야수 최원준 등이 개인 첫 FA 권리를 행사할 예정이다. 기존 4년 계약이 만료되는 양현종도 시장의 평가를 다시 받아야 한다. FA 시장의 특성상 전력 구성이 크게 바뀔 수 있다. 턱밑까지 차오른 샐러리캡(경쟁균형세)을 고려하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심재학 단장은 "만약 FA를 잡지 못해 유출된다는 걸 생각하면 (전력이 약화하기 전인) 내년에 어느 정도 승부를 걸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우리가 가진 최대 기량으로 버틸 수 있는 마지막이 내년이라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3년간 함께한 '장수 용병' 소크라테스와 결별하는 것도 통합 2연패 달성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심 단장은 "생각대로만 되면 좋겠다"라고 기대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2.2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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