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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덩치에 왜 8번처럼 쳐” 그 말에 주눅 들던 김동준이 살아났다 [IS 인터뷰]

"그 덩치에 왜 8번 타자처럼 쳐."김동준(23)은 올해 두산 베어스 리빌딩의 핵심 유망주로 꼽힌다. 2022년 1라운드 9순위로 입단한 그는 신장 1m93㎝ 100㎏로 지명 때부터 거포로 주목 받았다. 양의지(38) 김재환(37) 양석환(34)을 이을 장타자 자원이 없었던 두산은 그와 같은 차기 4번 타자가 절실했다.김동준은 올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지난 3일 데뷔 후 첫 1군에 올라온 그는 23일까지 17경기 타율 0.302 1홈런 6타점 3득점으로 활약했다. 조성환 감독 대행은 "이승엽 전 감독님도 스프링캠프 때부터 김동준을 '계속 눈여겨보고 싶은 선수'라고 자주 언급했다. 1군 첫 날부터 본인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라며 "누구보다 성실하다. (김동준의 존재는) 노력하면 기회를 받는다는 메시지를 준다"고 칭찬했다. 김동준은 퓨처스(2군)리그에서 지난해 타율 0.236 2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621로 부진했다. 이후 가을 교육리그, 1군 스프링캠프를 거쳤고, 올해는 2군 타율 0.271 6홈런 OPS 0.808을 기록하고 1군에 올랐다. 김동준은 "교육리그 초반 8번 타순에서 쳤는데, 자신감이 없었다. 그러자 조성환 당시 코치님이 '왜 그 덩치에 8번 타자처럼 치냐. 8번이어도 8번처럼 치면 안 된다. 넌 시원하게 멀리 쳐야 하는 타자'라고 하셨다"며 "그때부터 모든 공에 콘택트하려 하지 않고, 내 존에 들어오는 공에 과감하게 스윙했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떠올렸다.김동준은 타고난 힘을 믿고 레그 킥 대신 토 탭으로 타격을 바꿨다. 타격 시 앞발을 드는 레그 킥은 몸의 중심 이동을 도와 파워를 극대화한다. 대신 몸 움직임이 커지면서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움직임이 적은 토 탭은 콘택트에 이점이 있다. 김동준은 "토 탭으로 바꾼 뒤 정타가 늘어나고 삼진도 줄었다"며 "난 (힘이 좋아) 어떻게 쳐도 타구는 똑같이 멀리 간다. 레그 킥을 할 때 시야가 흔들렸는데, 토 탭으로 바꾼 게 타격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멘털도 단단해졌다. 군 복무를 GOP(일반전초)에서 마친 김동준은 "군 복무 동안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커졌다. 그때부터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고, 의지도 강해졌다"며 "지금도 항상 좋은 생각만 한다. '올해 홈런 40개, 50개 치자'라고 생각하면서 스윙한다"고 웃었다. 그래도 목표는 현실적이다. 그는 "확실히 1군 투수는 제구가 좋다"며 "지금 목표는 홈런 10개를 달성하는 거다. 그 이외엔 없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6.2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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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미안한 마음이 컸다" 82일 만에 손맛이 결승 홈런, 에레디아도 '특별'했다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34·SSG 랜더스)가 홈런 한 방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에레디아는 15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에 3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1홈런) 1득점 1타점을 기록했다. 안타 2개 중 하나가 0-0으로 맞선 6회 말 터트린 선두타자 홈런. 5이닝 무실점으로 순항하던 롯데 선발 이민석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결승타를 책임졌다. 올 시즌 에레디아의 홈런은 지난 3월 25일 인천 롯데전 이후 82일 만이자 두 번째. SSG는 에레디아의 홈런으로 뽑은 점수를 잘 지켜 1-0으로 롯데를 꺾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올해로 KBO리그 세 번째 시즌을 소화 중인 에레디아는 지난 4월 오른 허벅지 종기(모낭염) 증상으로 6주간 이탈, 라이언 맥브룸이 부상 대체 선수로 그의 빈자리를 대신하기도 했다. 지난 3일 1군에 복귀한 뒤에는 한동안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0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복귀 후 첫 멀티히트(4타수 2안타)를 해내더니 최근 5경기 타율을 0.455(22타수 10안타)까지 끌어올렸다. 15일 터트린 '홈런'이 더욱 의미 있었던 이유다.에레디아는 경기 뒤 "긴 부상 공백 동안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래서인지 오늘 홈런은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뿌듯하다"며 "솔직히 홈런을 노린 건 아니다. 좋은 타구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들어섰고, 그게 운 좋게 넘어갔다. 타석에서의 집중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 기쁘다"라고 흡족해했다. 이어 그는 "사실 타격감 자체에 크게 연연하진 않는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건강하게 매일 그라운드에 서는 것이다. 매 경기 나가는 걸 목표로 삼고 있고, 몸만 잘 버텨준다면 타격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 믿는다"며 "팀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꾸준히 해나가고 싶다. 좋지 않은 날씨 속에도 많은 응원 보내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6.1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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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도 온다' 두산, 마운드는 준비 완료...그런데 점수는 누가 내나

두산 베어스 마운드가 드디어 완전체에 가까워졌다.두산은 14일 기준으로 정규시즌 9위(26승 3무 39패)에 머무르고 있다. 시즌 구상이 어긋난 이유 중 하나가 투수진이다. 개막 직전 지난해 주축 투수였던 곽빈(15승 평균자책점 4.24·다승 공동 1위)과 홍건희(9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2.73)가 각각 내복사근 부분 손상, 오른쪽 팔꿈치 내측 인대 손상으로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개막 후에도 악재가 이어졌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28승을 기록했던 새 외국인 투수 콜 어빈은 제구 난조(9이닝당 볼넷 4.68개·규정이닝 투수 1위)에 시달렸다. 지난해 77경기(리그 공동 1위)에 등판했던 왼손 필승조 이병헌은 구위가 떨어져 1홀드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하고 퓨처스(2군)리그에 내려갔다. 마무리 김택연(5월 10일 기준 평균자책점 4.32)까지 '2년 차 징크스'를 겪고 있다. 최근엔 어긋났던 조각들이 맞아간다. 재정비 차원에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가 10일 대전 한화전에 복귀한 어빈은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3일 복귀한 곽빈은 8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이닝 2실점을 소화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불펜에서는 홍건희가 7일 롯데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김택연(5월 11일 이후 15경기 평균자책점 0.55)은 슬럼프를 탈출한 모습이다.이병헌도 복귀가 눈앞이다. 지난 11일 서산을 찾아가 한화와 2군 리그 경기를 지켜본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이병헌의 팔 스윙이 부드럽게 느껴졌다. (2군) 등판을 더 보고 콜업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병헌은 13~14일 LG전에도 등판해 각각 1이닝 2실점, 1이닝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했다. 직구 구속은 13일 기준 최고 147㎞/h를 기록했다.걱정을 덜어가는 마운드와 달리 타선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즉시 전력 베테랑 선수들 대신 신진급 야수들을 대거 선발 라인업에 기용했다. 잠시 미뤄둔 세대교체의 주인공을 찾는 '옥석 고르기' 작업으로 풀이된다. 다만 현재로서는 '옥'보다 '석'이 많은 모양새다. 조성환 감독대행 체제에서 팀 타격 성적은 타율 0.236(8위) 28득점(10위) OPS(출루율+장타율) 0.616(10위)에 그치고 있다. 이 기간 신진급 선수 중 확실한 공격력을 보여준 선수는 김동준(10경기 타율 0.260 OPS 0.920)뿐이다. 타선은 여전히 양의지(9경기 OPS 1.153) 김재환(10경기 OPS 0.854)에게 의존하고 있다. 10경기에서 실책 13개가 나왔을 만큼 수비력은 오히려 떨어졌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도 적지 않았다. 지난 11일 대전 한화전에선 좌익수로 나선 김동준이 뜬공 타구를 잃어버려 2루타를 헌납했다. 실책에 가까운 수비였다.조성환 감독대행은 "(단기 목표는) 리빌딩이 아니다"라며 중위권 복귀를 겨냥하고 있다. 그러나 득점력이 향상되지 않아 반등이 쉽지 않다. 두산에선 부상·부진을 이유로 2군에 내려갔던 오명진(11일) 강승호, 조수행(13일) 임종성(14일)이 각각 1군으로 복귀한 바 있다. 다만 지난해 34홈런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부진으로 말소됐던 양석환은 2군 경기 중 갈비뼈 부상을 당했다. 당분간 돌아오기 어렵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6.1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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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평가 뒤집고, 콘택트는 증명…떡잎 보인 박준순 "팀 승리 보탬 될래요" [IS 인터뷰]

과연 박준순(19·두산 베어스)은 '야수 1번'의 재능을 증명할 수 있을까. 적어도 콘택트는 '진짜'로 보인다.박준순은 최근 꾸준히 선발 기회를 받고 타석에 들어서는 중이다. 두산은 지난 2일 이승엽 감독이 자진 사퇴한 후 젊은 선수들을 적극 기용 중이다. 박준순도 그중 하나. 지난 5월 30일 올해 두 번째로 1군에 올라온 그는 이달 3일 조성환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엔 꾸준히 선발 출장 중이다.첫 콜업 때만 해도 박준순은 별다른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덕수고 시절부터 1군 내야수로서 물음표가 따랐던 수비는 물론 장기인 콘택트에서도 활약 없이 2군에 내려갔다. 말소 당시 타율이 0.167에 불과했다. 두 번째 콜업 후 모습은 다소 다르다. 아직 완벽하다 말하긴 어렵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는 덕수고 시절 포지션인 2루수는 물론 유격수, 3루수로도 뛰는 중이다. 실책은 있지만 공격적으로 공을 쫓고 망설이지 않고 1루로 뿌리는 편.박준순은 타격에서는 시즌 타율을 0.250까지 끌어올렸다. 선발 기회를 받은 조성환 대행 체제 이후로 보면 이는 0.276까지 오른다. 시원시원한 타구를 보여주는 유형은 아니지만 배트 컨트롤이 준수해 헛스윙이 적고 타구 코스도 좋은 편.조성환 감독대행은 그를 두고 "10일 경기에서 가장 좋은 타구는 박준순에게 나왔다"며 "본의 아니게 선수 포지션을 실험한 셈이 됐다. 이선우가 유격수 경험이 많아서 박준순을 3루수로 보냈다. 3루에서 너무 잘해줬는데 이유찬이 왔고, 다른 선수들도 오면서 포지션 변화가 있었다. 오늘(11일)도 오명진이 다리가 안 좋아 2군을 다녀온 만큼 3루로 뛰게 하고 싶어 박준순이 2루로 출전했다"고 설명했다. 박준순은 "캠프 때부터 수비 스텝을 코치님과 현 감독대행님께서 집중적으로 봐주셨다. 스텝이 좋아지면서 송구도 자연스럽게 멀리 간다. 그동안 2루만 보면서 송구가 좀 짧았다. 코치님들께서 (목표를 조준하는) 글러브 팔 위치를 조정해주시면서 송구 거리를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아직 숙제는 있다. 장타력, 볼넷 얻는 능력은 비교적 떨어져 생산성 자체는 낮은 편이다. 그래도 고교 시절 최고 타자로 불리게 한 콘택트 재능은 확실하게 선보였다. 다른 신진급 타자들과 달리 박준순은 1군 투수들의 변화구엔 쉽게 적응하는 편이다. 그는 "처음 올라왔을 때는 1군 투수들의 빠른 공에 적응이 잘 안 돼 타이밍이 늦었다. 지금은 중심에 조금씩 맞는다"며 "변화구는 직구 타이밍에 나갈 때도 배트에 걸리더라. 처음 본 투수는 어려운데, 두 번째 만나면 그래도 보인다. KIA 타이거즈 제임스 네일의 공도 두 번째 볼 때는 조금 보이더라"고 전했다. 박준순은 선구를 두고도 "초구 이후엔 적극적으로 치는 편이다. 2스트라이크가 되기 전 치자는 마인드가 있다보니 볼넷이 좀 적은 편"이라며 "아무래도 어떤 코스든 배트 중심에 맞히는 편인데, 그 결과 좋은 코스로 공이 가게 된 것 같다"고 했다.조성환 감독대행 체제는 박준순에게 엄청난 기회다. 1군을 경험한 선배들이 줄지어 있던 상황인데도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두산은 그에게 재능을 선보일 기회를 마련했다. 박준순은 "조성환 감독대행님께서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 에러해도 괜찮으니 자신 있게 해라. 여기가 목동야구장이고, 덕수고라 생각하라'고 하신 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그는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니 보여드리고자 한다. 조급하지 않게 하고, 내 플레이를 하자는 마인드로 뛰고 있다. 1군에 최대한 남아 팀 승리에 보탬을 드리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대전=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6.1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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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MVP] '미래' 문현빈, 이제 2위 독수리 '현재'가 됐다..."한화, 올해는 정말 다른 것 같다"

"이전에도 연승은 있었다. 그러나 올해 한화는 완전히 다른 것 같다."문현빈(21)은 프로 3년 차인 올해, 한화 이글스의 '미래이자 현재'가 됐다. 지난해까지 매년 기회를 받고도 주전으로 도약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주전은 물론 3번 타자까지 꿰찼다. 2일 기준 시즌 타율 0.317(리그 5위) 8홈런 10도루 37타점 27득점, 출루율(0.373)과 장타율(0.512)을 합친 OPS는 0.885를 기록 중이다. 타율과 OPS에서 팀 내 1위에 올랐다.문현빈은 특히 한화가 12연승을 달렸던 5월 둘째 주(5월 6~11일) 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91 3홈런 10타점 OPS 1.240을 기록했다. 이 기간 KBO리그 타점·결승타 1위, 홈런 공동 1위. 투수진 의존도가 높았던 한화는 문현빈의 결승타 3개 덕분에 접전에서 많은 승리를 거뒀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문현빈을 5월 둘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그는 "팀의 연승 기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돼 너무 감사드린다. 팀이 연승하다 보니 (MVP에) 선정되는 행운이 따랐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문현빈은 "마인드가 지난해와 많이 달라졌다. (타석에서 좋은) 결과를 만드는 걸 의식하지 않는다"며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했다. 나만의 스트라이크존을 지키고, (그 존 안에) 공이 들어오면 과감히 스윙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고, 자신감도 붙었다"고 설명했다.어느덧 중심타자가 된 문현빈은 "1~2번 타자가 살아 나간다면 (3번인) 내가 어떻게든 노시환 형, 채은성 선배님께 찬스를 이으려고 생각한다"며 "내가 타점을 수확하려고 생각하진 않는다. 큰 타구보단 최대한 강한 타구를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지난 2년 동안 그는 주전이 될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다. 그래도 실망하지 않고 매년 성장했다. 문현빈은 "데뷔 후 만난 모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날 너무 좋게 봐주셨다"며 "(올해 벤치에서 대기하던 기간에도) 내 성적이 좋지 못했다. (현실을) 인정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문현빈은 "(김경문) 감독님께서도 격려해 주시면서 '대타로 언제든 나갈 수 있으니 준비해달라'고 말씀하셨다. 내 출전 욕심보다 팀 성적에 집중했다"고 돌아봤다.대전에서 태어난 문현빈은 어릴 때 잠시 서울살이를 했다. 야구를 시작한 후로는 오직 대전에서만 지냈다. 문현빈이 맹활약하자, 팬들이 그를 '로컬보이' 성골' '순수혈통'으로 부르는 밈(meme)까지 유행했다.문현빈은 "그만큼 팬들께서 많이 사랑해 주신 것 같아 정말 기쁘다"며 웃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옛 홈구장)에서 야구를 봤고, 경기도 해봤다. 커서 꼭 이곳에서 뛰고 싶었고,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며 "그런데 12연승을 하고, 팀도 1위에 올라봤다. 그 일원이라 행복하다"고 전했다. 6월에도 한화는 여전히 선두권(3일 기준 2위, 35승 24패)을 지키고 있다. 문현빈은 "이전에도 연승은 경험했지만, 올해 한화는 완전히 다른 것 같다"며 "지난해까진 연승에 운이 많이 따랐던 것 같다. 올해는 어려운 경기까지 계속 이긴다. 팀이 정말 강해졌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을야구를 꼭 한번 해보고 싶다. 새 홈구장(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치르는 첫 시즌인 만큼 포스트시즌에 가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6.04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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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로 재활했다고? '육성 선수' 박승규가 라팍에 돌아온 비결 [IS 인터뷰]

지난해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에서 제대한 박승규(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을 '육성 선수'로 시작했다. 상무에서 입은 허리 부상때문이었다. 웨이트 훈련 도중 다친 부상으로 제대 막판 반 년을 쉬었다. 실전에 돌아오기까지 재활 훈련으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박승규는 정식 선수가 아닌 등번호 세 자리의 육성 선수로 새 시즌을 시작해야 했다. 그로부터 6개월 뒤, 박승규는 등번호 다이어트를 했다. 5월 23일, 107번에서 66번이 박힌 유니폼으로 갈아 입고 정식 선수로 등록이 된 것이다. 박승규는 그날 바로 1군에 등록됐다. 2022년 10월 8일 대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최종전 출전 이후 약 2년 반, 약 958일만에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오랜만의 라팍이라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다시 팬분들 앞에 그라운드에 설 수 있게 돼서 감격했구요. 팬들의 응원도 감동이었습니다. 경기에선 '이겨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서 크게 긴장이 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자라는 생각으로 타석에 임했던 것 같아요." 퓨처스(2군)리그 맹타가 그의 컴백을 이끌었다. 박승규는 퓨처스 26경기에서 타율 0.382(89타수 34안타) 5홈런 26타점 15득점 3도루로 펄펄 날았다. 출루율(0.450)과 장타율(0.618)을 합친 OPS는 1.068에 달했다. 당연하지만, 육성선수로 있기엔 아쉬운 실력이었다. 부상에서도 완전히 벗어나 연일 맹타를 휘둘렀다. 반 년을 쉴 정도로 입은 큰 부상이었는데, 박승규는 어떻게 빨리 타격감을 회복할 수 있었을까. 박승규는 그 비결로 남다른 '재활 훈련'을 꼽았다. 그런데 운동만이 아니었다. 운동 만큼 집요하게 파고든 게 '책'이었다. 박승규는 재활 훈련 기간 자기 계발서부터 이미지 트레이닝, '뇌 과학'에 관한 책까지 두루두루 읽으며 지식을 쌓았다는 후문이다. "허리를 다치고 나서 운동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죠. 무언가를 할 것을 찾아야 했고, 의미 있는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게 독서였어요. 이미지 트레이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멘털에 관련된 여러 책을 읽었죠." *박승규가 당시 읽은 책은 이미지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강조한 '챔피언의 마인드'와 일의 우선순위를 강조한 '원 씽' 등이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구체적이었다. 박승규는 상무에서 뛰던 2023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 승선한 바 있다. 이 대회에서 박승규는 일본 투수들과 상대할 기회를 얻었는데, 당시의 승부 상황을 돌아보거나, 미국 메이저리그(MLB) 선수들과의 승부를 머릿속으로 상상하면서 그라운드에 다시 설 날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많은 분이 2020년 라팍 외야에서의 다이빙 캐치를 기억해주세요. *당시 우익수로 출전한 박승규는 박동원의 안타성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다이빙 캐치로 아웃 카운트를 만들어냈다. 이것도 제겐 좋은 기억이자 이미지 트레이닝의 대상이기도 해요. 다만 수비보단 타석에서의 이미지 트레이닝을 더 많이 하려고 해요. 좋은 활약을 펼쳤던 상황이나 풍경이랄까요. 그때를 많이 회상하는 편입니다."우여곡절 끝에 돌아온 라팍, 박승규는 감격에 젖을 여유도 없이 곧바로 험난한 주전 경쟁과 마주해야 했다. 입대 전과는 삼성의 외야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김성윤, 이성규, 윤정빈 등, 박승규로선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하지만 박승규는 환하게 웃었다. "2군에서 함께 뛰었던 형들인데, 오래 전부터 항상, 모두 정말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컸어요. 포지션 경쟁 심리보단 형들이 잘하는 모습을 보는 게 기분이 좋아요. 저는 제게 주어진 임무만 잘하면 됩니다. 그러면 성적도 잘 따라오지 않을까요. 일단 올해는, 그저 최대한 팀의 승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안 아프고 계속 1군에 남아서 팬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앞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에필로그끝으로 박승규는 한 마디를 더 덧붙였다. "제 최종 목표는, 제 플레이로 인해서 누군가가 희망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아 저런 선수도 저렇게 하는데,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꼭 경쟁이 아니더라도, 이런 생각이 제게 하나의 원동력과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습니다."대구=윤승재 기자 2025.05.2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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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MVP] ‘홈런 본색’ 노시환 "힘 빼고 가볍게 스윙…이기는 건 지겹지가 않아요"

"그동안 지는 게 참 지겨웠어요. 이기는 건 지겹지가 않더라고요."2025년 노시환(25·한화 이글스)은 프로 데뷔 후 가장 행복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한화는 24일 기준으로 30승 21패(승률 0.588)로 정규시즌 3위를 달리고 있다. 1위와 단 2.5경기 차, 4위와는 4경기 차로 승리를 제법 넉넉히 벌어놨다.한화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 선수가 바로 노시환이다. 노시환은 4월 셋째 주(15~20일) 6경기에서 타율 0.400(20타수 8안타) 5홈런 10타점 10득점을 기록했다. 출루율(0.520)과 장타율(1.300)을 더한 OPS는 1.820. 기간 홈런·타점·득점·장타율·OPS·루타(26개)에서 모두 리그 1위를 기록했다. 노시환의 괴물 같은 활약을 앞세운 한화도 6경기에서 전승을 거뒀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노시환을 4월 셋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노시환은 "연승 기간 활약으로 주간 MVP를 받게 돼 너무 기쁘다. 팀이 더 많이 이길 수 있게 힘을 보탰다는 점에서 기분 좋은 일"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노시환은 매 경기 안타를 치고, 높은 타율을 기록하는 타자는 아니다. 노시환은 매년 기복과 싸워왔다. 홈런·타점왕에 오른 2023년에도 43타석 무안타를 경험한 바 있다. 올해도 기복을 보인다. 3월 22~23일 개막 2연전에서 연이틀 홈런을 때렸으나, 이후 11경기에선 홈런 없이 타율 0.100에 그치며 침묵했다. 5월(1일~24일 18경기 타율 0.214 무홈런)에도 다시 부진이 찾아왔다.몇 차례 기복을 경험한 그는 이제 평정심을 가지고 '버티는 법'을 안다. 그는 "타격감이 좋았을 때 다른 건 없다. 그저 똑같이 했고, 사이클이 자연스럽게 올라와 성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5월 25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스리런 홈런을 때리며 슬럼프 탈출을 알렸다. 노시환은 2023년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면서 홈런 수를 늘렸다. 올해는 힘을 빼고 타석에 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노시환은 4월 셋째 주 활약에 대해서도 "스윙을 정말 가볍게 했다"고 전했다. 그는 "항상 가볍게 치려고 노력하지만, 몸에 힘이 들어갈 때가 있다. 그래도 힘을 빼면 정타를 칠 확률이 높아지는 걸 안다. 힘이 들어가면 타구가 멀리 갈지 몰라도 콘택트 확률이 줄어든다고 느꼈다. 힘을 빼고 타격한 게 통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면 장타력이 상승한다. 반면 변화구에 속을 확률도 커져서 헛스윙이 늘어난다. 하지만 노시환은 "내 목표는 계속 홈런 타자로 뛰는 것이다. 히팅 포인트를 뒤에 둔다면 타율이 올라갈지 몰라도, 홈런은 줄어들게 된다"며 "히팅 포인트를 계속 앞에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프로 7년 차인 노시환은 아직 포스트시즌에서 뛴 경험이 없다. 내친김에 1위까지 바라보는 올해는 한화 선수단의 분위기도, 노시환의 기대도 달라졌다. 노시환은 "말로 표현할 수 없도록 좋다. 이기는 건 지겹지가 않더라"며 "그동안 지는 게 참 지겨웠다. 매년 하위권에 머무르면서 분했는데, 이기는 건 계속 이겨도 좋았다. 하루하루 야구가 재밌다"며 웃었다.노시환은 "우리 선발진이 그러는 것처럼 타자들도 서로 파이팅을 외친다. 투수진이 좋으니 5점만 날 수 있게, 한 점 한 점 소중하게 여기자고 다짐한다"며 "팀이 연패하는 날도 올 수 있지만, 그때는 좋을 때 분위기를 떠올린다면 다시 연승할 수 있을 거다. 선수단 중간에서 동생들과 형들을 잘 도와서 1위를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2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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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 양의지 형 보고 있죠' LG 박동원 "포수상 또 받고 싶어요" [주간 MVP]

LG 트윈스 포수 박동원(35)은 올 시즌 공·수 양면에서 존재감이 엄청나다.박동원은 올 시즌 초반부터 꾸준한 모습이다. LG가 시즌 초반 선두 독주를 펼칠 때 그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박동원은 4월 둘째 주(4월 8~13일) 6경기에서 타율 0.400(15타수 6안타) 2홈런 6타점 출루율(0.526) 장타율 0.867을 기록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는 1.393으로 1위였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4월 둘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박동원을 선정했다. 특히 박동원은 1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1-2로 뒤진 7회 말 2사 1, 2루에서 결승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염경엽 LG 감독이 심판 판정에 '배치기 항의'로 퇴장을 당한 직후였다. 그는 "주장(박해민)이 경기 중에 선수단 미팅을 소집해 '감독님이 우리 위해 힘썼다. 좀 더 화이팅해서 한번 뒤집어 보자'고 주문했다"고 회상했다. LG는 박동원의 결정적인 한 방으로 올 시즌 첫 '잠실 라이벌'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또 4월 10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선발 투수 임찬규와 호흡을 이뤄 역대 10번째 한 이닝 3구 삼진 3개 진기록을 달성했다. 박동원은 "(임)찬규는 올해 정말 좋다. 볼을 존 근처로 영리하게 잘 던진다"라고 평가했다. 박동원의 방망이는 올 시즌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다. 그는 26일 기준으로 타율 0.310 12홈런 3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 3위, 타점 공동 8위, 득점 공동 9위(31개) 등이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는 0.979로 리그 전체 4위. 스포츠투아이 기준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2.63으로 야수 4위에 해당한다. 박동원은 "겨울에 스윙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스윙이 다소 컸는데 배트가 간결하게 나오도록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루타 등 중장거리 타구가 많이 생산하도록 포커스를 맞췄는데 홈런까지 늘어났다"라고 반겼다. 박동원은 포수로서 자신의 진가를 좀 더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는 지난해 12월 열린 '2024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에서 최고 포수상을 수상했다. 선수들의 투표로 직접 뽑는 '리얼글러브 어워드'에선 2년 연속 '올해의 포수'로 뽑히기도 했다. LG 이적 후 2년 연속 포수로는 최다 수비 이닝 1위에 올랐던 박동원은 올 시즌에도 1~2위를 다투고 있다. 이런 페이스를 이어 나간다면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양의지(두산 베어스)를 제치고 개인 첫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노려볼 수 있다. 그는 "최고 포수상을 꼭 받아보고 싶었는데 지난해 수상했다. 정말 기분이 좋더라"며 "상금을 떠나 돈 주고 살 수 없는 훈장이지 않나. 올 시즌에도 최고 포수상을 한 번 더 받고 싶다. 정말 좋았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2023년 LG와 4년 총 60억원의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한 박동원은 "올해 첫 번째 목표는 통합 우승이다. 그래서 LG에 남아 더 오랫동안 야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5.05.27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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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첫 승 이어 '선발 2연승'까지…그런데 "마냥 좋아할 경기 아냐" 왜? [IS 인터뷰]

데뷔 첫 승에 이어 내친김에 '선발 2연승'까지 해냈다. 오른손 투수 목지훈(21·NC 다이노스)은 "결과만 보면 괜찮긴 하지만 운 좋게 점수(주자)가 안 들어가서 그렇지 솔직히 승을 했는데 마냥 좋아할 경기는 아닌 거 같다"라고 냉정하게 말했다.목지훈은 14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 5이닝 3피안타 1실점 쾌투로 6-3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7일 수원 KT 위즈전(5이닝 1실점)에서 데뷔 첫 승을 따낸 데 이어 2경기 연속 승수 쌓기에 성공했다. 이호준 NC 감독은 경기 뒤 "목지훈이 데뷔 첫 승 이후 한층 더 여유롭고 대담한 투구를 해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라고 칭찬했다. 승리의 기쁨만큼 큰 건 볼넷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이날 목지훈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55.7%(79개 중 44개)에 머물렀다. 특히 직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47.4%(38개 중 18개)로 절반 이하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사구가 4개로 다소 많았다. 유일한 실점은 3회 말 2사 3루에서 나온 폭투. 경기에 앞서 최근 목지훈의 좋아진 점으로 "볼넷이 줄었다"며 "어이없이 손에서 빠지는 공이 줄었다"고 말한 이호준 감독의 평가가 무색했다.냉정하게 투구를 자평한 목지훈은 "혼자 흔들린 거 같다. 제구가 조금 안 돼서…힘을 빼서 넣으려고 하면 더 안 된다는 얘길 많이 들었는데 그럴 때 오히려 세게 해야 한다는 걸 오늘 직접 느꼈다"며 "(삼자범퇴로 막아낸) 5회 때는 '강하게 던지라고, 마지막이니까 강하게 해보라'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제구가 훨씬 괜찮아졌다"라고 되돌아봤다. 이어 그는 "어떻게 해야 본인이 만족스러울 거 같냐"는 취재진 질문에 "퍼펙트게임을 해야지 괜찮을 거 같다"며 "노히트노런도 어쨌든 볼넷이 있는 거니까 퍼펙트게임을 해야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볼넷만 줄이면 더 나은 '선발 투수'가 될 수 있다. 신일고를 졸업한 목지훈은 2023년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34순위로 지명됐다. 올 시즌 성적은 5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5.66. 최근 2경기 성적은 2승 평균자책점 1.80(10이닝 2실점)이다. 이호준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목지훈은 "선발 투수니까 편하게 이닝을 먹을 수 있는(책임지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전반기 목표라고 딱히 정해준 둔 건 없다. 나갈 때마다 점점 나은 경기를 하자는 생각이다. 팬분들께서 (내가) 또 나온다고 하면 기대할 수 있게 하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5.15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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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G AVG 0.483', 7연승 이끈 '노력의 천재'..."가을야구, 꼭 한 번 더" [IS 인터뷰]

천재환(31·NC 다이노스)은 요새 '이름'값을 한다. 지난 7경기 동안 타율이 0.483(29타수 14안타)에 달한다.타율만 높은 게 아니다. 이 기간 2루타가 1개, 3루타도 2개에 홈런은 3개나 때렸다. 특히 지난 1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4-5로 패색이 짙은 9회 초, '신인왕' 마무리 김택연을 상대로 좌월 홈런포를 때렸다. 이어 11일 잠실 두산 더블헤더 2차전 때는 이틀 연속 대포를 가동했다.타격만 '천재'가 아니다.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면서도 수비력이 빼어나다. 10일 두산전에서도 그는 제이크 케이브의 장타성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아웃 카운트로 바꿨다. 빠른 발로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줬고, 그와 한석현 등 외야진은 연달아 두산의 장타성 타구를 지워내며 팀의 더블헤더 싹쓸이에 힘을 보탰다. 이름과 달리 천재환의 커리어는 화려함과 거리가 멀다. 화순고, 고려대를 졸업한 천재환은 2017년 육성 선수로 입단했으나 1군 입성은 2022년에야 이뤄냈다. 1군 콜업 전에 방출 명단에 들었을 정도로 육성 선수 생활이 험난했으나 이겨냈다. 스물 여덟에야 1군에 올라온 육성 선수 출신에게 기회가 많을리 없었지만, 천재환은 자력으로 생존했다. 2022년 29경기 36타석, 2023년 78경기 179타석, 2024년 89경기 236타석을 소화하면서 백업 외야수로 자리를 늘려갔다. 지난해엔 타율이 0.284까지 올랐고, 안타도 61개까지 때렸다.올해는 시즌 초 부진해 잠시 위기도 맞았다. 3일까지 타율이 0.150. 수비력 덕에 1군에서 버텼고, 최근 맹타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11일 더블헤더 2차전에선 5번 타자까지 맡았다. 11일 더블헤더를 마치고 본지와 만난 천재환은 이틀 연속 홈런포를 두고 "기분 좋다"면서도 "홈런을 치려고 해 치는 타자는 없다. 잠실이든 어디든 상관없이 정확하게 맞으면 충분히 홈런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확히 맞힌 타구가 많아져 이틀 연속 기록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이호준 NC 감독은 그를 두고 "타구가 우측, 센터 방면으로 가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변화구가 올 때는 왼쪽으로 장타도 때리고 있다. 자연스럽게 선수의 하체와 어깨가 고정되면서 좋은 타구가 나온다"고 칭찬했다.천재환은 "시즌 초반 헤매면서 이것 저것 많이 시도했다. 타격 코치님께서도 조금 팁을 주셨고 같이 변화를 줬다"며 "조금씩 결과가 나오니 마음도 편해진다. 지난해도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타석에서 여유는 있었다. 그런 (심리적) 부분도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이호준 감독은 "수비야 원래도 팀에서 1등이다. 방망이까지 같이 터져주니 너무 좋다. 사실 시즌 초반 타격은 기대하지 않고 수비 쪽 백업으로 쓰려 했는데 선수가 결과물을 내줬다"며 "9회 홈런 상황 때도 상대 구속이 빠르니 바가지성 안타 하나만 나왔으면 했는데, 홈런이 나와 깜짝 놀랐다"고 웃었다. 천재환은 "수비는 오랜 시간 꾸준히 쌓아야만 잘 되는 거로 생각한다. 퓨처스리그 때부터 꾸준히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 중"이라고 돌아봤다. 이호준 감독은 또 "우리 코치들이 뽑는 운동을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다. 그런 선수가 잘해주니 더 기쁘다"며 "예전에 비해 확실히 경험이 더해졌다. 지난해 1군 경기에 계속 나서면서 야구가 많이 는 것 같다. 재환이도 프로 생활이 험난했다. 그래서 더 절실한 것 같다. 주전도 되고 백업도 될 수 있는 선수라는 걸 본인이 증명했다"고 치켜세웠다. 천재환은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정말 감사하다. 퓨처스 때부터 계속 열심히 노력했다. 내가 생각해도 누구보다 열심히 해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NC는 어려움 속에서도 고군분투 중이다. 홈 NC파크를 쓰지 못하는 '떠돌이' 생활에도 7연승을 기록, 정규시즌 순위를 9위에서 4위까지 올렸다. 험난한 일정 속에 부상자가 나와도 천재환처럼 '잇몸'이 되어주는 선수들이 나온다.천재환은 "올해는 개인적 목표가 없다. 지금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며 "연승을 오래 이어가면서 5강에 들었으면 한다. 가을야구를 한 번 더 해보고 싶다. 2023년 경기는 못 나갔지만, 너무 좋은 기억이다. 한 번 더 가보고 싶다"고 기대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1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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