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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新 악의 제국' 다저스 연봉 지급 유예 총액만 1조5000억 돌파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연봉 지급 유예(디퍼·Defer) 금액만 1조5000억원이 훌쩍 넘는다. MLB닷컴은 20일(한국시간) "다저스가 스콧과 4년 7200만 달러(1151억원)에 계약했다. 계약금은 2000만 달러(290억원)이고, 2100만 달러(304억원)는 계약 기간 뒤에 지급한다"고 밝혔다. 디퍼 전략을 또 활용했다. 이로써 다저스의 지급 유예 총액은 10억 3750만 달러(1조 5048억원)로 늘어났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다저스는 지급 유예 전략을 활용해 당장의 재정 부담을 줄이면서 스타 선수를 끌어모으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오타니 쇼헤이다. 2023년 12월 오타니와 프로 스포츠 역대 최고액인 10년 총 7억 달러(1조 153억원)에 계약했다. 이 가운데 6억8000만 달러(9863억원)는 2034년부터 10년 간 지급하는 디퍼 계약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왼손 선발 투수 블레이크 스넬과 5년 총 1억8200만 달러(2640억원)에 계약하면서 총액의 35.7%에 해당하는 6500만 달러(942억원)를 계약 기간 종료 후에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한국계 미국인' 토미 에드먼 역시 디퍼(5년 총 7400만 달러 중 2500만 달러) 전략을 사용했다. 이 외에도 무키 베츠(1억1500만 달러) 프레디 프리먼(5700만 달러) 윌 스미스(5000만 달러) 테오스카 에르난데스(2350만 달러) 등 스타 선수들도 다저스와 디퍼 계약을 했다. 이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앞세워 스타 선수를 수집하면서 '악의 제국'으로 통했던 2000년대 초반 뉴욕 양키스의 행보와 비슷하다. 최근 다저스를 두고서도 '디퍼 전략을 활용해 스타 선수를 너무 불러모으는 것 아니냐'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있다. 이형석 기자 2025.01.20 14:31
프로축구

“계엄령 스노우볼” 양민혁 고별식, 하루 전 돌연 취소…팬들은 ‘망연자실’

강원FC의 준우승 기념행사가 하루 전날 돌연 취소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강원은 지난 4일 구단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12월 5일 예정된 춘천 카퍼레이드 행사가 취소됐다. 넓은 마음으로 양해 부탁드린다”고 알렸다.창단 이래 최고 성적인 K리그1 준우승을 차지한 강원은 2024시즌 전반기에 홈 경기를 치른 춘천에서 축하 행사를 마련했다. 이달 토트넘으로 향하는 양민혁 고별식을 겸한 행사였다. 사실상 팬들이 영국으로 가는 양민혁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공식 석상이었다. 구단은 갑작스레 행사가 취소된 이유를 명시하지 않았다.강원 내부 소식에 정통한 축구계 관계자는 “계엄 선포 때문에 4일 오전부터 (강원)도에 난리가 났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행사를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모양”이라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자유 대한민국을 재건하고 지켜 낼 것”이라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하지만 직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의결했고,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열어 6시간여 만인 4일 새벽 계엄을 해제했다.4일 예정된 프로스포츠 농구, 배구 경기는 차질 없이 진행됐다. 그러나 도민구단인 강원은 비상계엄 선포 영향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었다.목 빠지게 강원의 카퍼레이드를 기다린 팬들도 취소 이유를 짐작하고 있다. “계엄령 스노우볼”이라는 뉘앙스의 댓글이 주를 이뤘다. “계엄령 끝난 것 아닌가”, “유니폼을 다 들고 갈 생각을 했는데” 등 진한 아쉬움이 묻은 반응도 나왔다.강원 소속의 양민혁을 볼 마지막 기회였던 데다, 준우승이라는 역대급 성과를 자축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마뜩잖은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성공리에 프로 데뷔 시즌을 마친 양민혁은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한 뒤 제주도에 있는 할아버지 댁에서 지내며 재충전했다.애초 내년 1월 토트넘으로 향할 예정이었던 양민혁은 구단의 조기 합류 요청을 받았다. 그는 오는 16일 영국 런던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예정이었다. 다만 토트넘이 양민혁의 비자 문제를 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해결이 돼야 정확한 출국 날짜가 나올 전망이다.김희웅 기자 2024.12.05 18:45
스포츠일반

‘트럼프 최측근’ UFC 회장, 방한 돌연 ‘취소’…스포츠계도 비상계엄 후폭풍

스포츠계도 ‘비상계엄’ 후폭풍을 맞닥뜨렸다.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인 데이나 화이트(55·미국) UFC 회장이 방한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종합격투기(MMA) 대회사 ZFN은 5일 “계엄령 여파로 예정했던 화이트 UFC 회장의 방한이 취소됐다”고 밝혔다.ZFN은 UFC에서 활약했던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여는 대회다. 지난 6월 1회 대회로 출항을 알린 ZFN은 오는 14일 2회 대회에 화이트 회장을 초대했다. 정찬성과 친분이 깊은 화이트 회장도 흔쾌히 한국행을 수락했다.MMA 팬들의 기대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화이트 회장이 ZFN 2회 대회에서 본인이 진행하는 유튜브 ‘Lookin’ For a Fight(룩킹 포 어 파이트)’ 촬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룩킹 포 어 파이트는 협의가 이뤄진 단체에 가서 화이트 회장이 마음에 드는 선수와 UFC 계약을 체결하는 프로그램이다. 화이트 회장의 이번 방한으로 근래 들어 어려워진 한국 선수들의 ‘UFC 직행’이 이뤄지리란 세간의 기대가 컸다.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영향으로 대회를 8일 앞두고 화이트 회장의 한국행이 무산됐다. 정찬성이 오는 11~12일 열기로 한 ‘Z-Masterclass’도 취소됐다. 세계적인 MMA 선수들이 한국에 와 기술을 교류하는 세미나를 개최하기로 했는데, 이마저도 물거품이 됐다.미국 대사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계엄 해제 후에도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며, 시위 현장을 피하고 대규모 인파 주위에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웹사이트에 ‘경보’를 띄웠다.ZFN은 “이번 방한이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취소됐지만, 화이트 회장과의 협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재초청 의지를 드러냈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 4일 프로스포츠 농구, 배구 경기는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나 몇몇 행사는 갑작스레 취소되는 형세다.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는 5일 2024시즌 준우승 기념 ‘춘천 카퍼레이드 및 양민혁 고별식’ 행사 취소 소식을 전날 알렸다. 계엄 선포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자유 대한민국을 재건하고 지켜 낼 것”이라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하지만 직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의결했고,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열어 6시간여 만인 4일 새벽 계엄을 해제했다.김희웅 기자 2024.12.05 17:42
프로야구

'도니'로 변신한 김도영...KIA 타이거즈, 역대급 우승 뒤풀이

2024 KBO리그 통합 우승을 달성한 KIA 타이거즈 선수단은 지난달 30일 광주시 금남로 5가부터 5·18민주광장까지 약 1.2㎞를 행진하는 카퍼레이드(차량 시가행진) 행사에 나섰다. 해태 타이거즈 시절이었던 1989년 이후 35년 만에 광주 도심에서 열린 우승 축하연이었다. 시민 1만여 명이 거리로 나와 선수들을 맞이했다. 이층 버스 2대에 나눠 탑승한 선수들은 각자 방식으로 팬들과 소통했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이들과 눈을 마주치고, 연신 손을 흔들었다. 환호하는 팬들을 뒤에 두고 셀피를 찍는 선수들도 많았다. 이범호 KIA 감독은 "날씨가 쌀쌀해져서 걱정했는데 많은 광주시민들과 팬분들이 직접 축하해 주셔서 감사하다. 응원에 보답하는 타이거즈를 만들겠다"라고 했다. 20여 분 동안 진행된 행사를 마치고 버스에서 내린 선수단은 광주시가 마련한 기념식에 참석, 강기정 광주시장으로부터 감사패와 꽃다발을 전달받았다. 선수단은 바로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로 이동해 우승 기념 팬 미팅(V12 타이거즈 팬 페스타)에 참석했다. 초청받은 5000여 명 팬 앞에서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하이라이트는 선수들이 준비한 공연이었다. 2024 KBO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김도영은 팬 서비스도 최고였다. 걸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가 지난 6월 일본 도쿄돔 팬미팅에서 선보여 화제를 모은 '푸른 산호초(원곡 가수 마쓰다 세이코)' 공연을 재연한 것. 단발 가발을 쓰고, 블루 스트라이프 티셔츠를 착용하는 등 의상 콘셉트까지 하니를 완벽하게 따라 했다. 팬들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김도영의 팬사랑에 감동하는 반응을 쏟아냈다. KIA 젊은 선수 유승철·김민주·유지성이 '놈놈놈', 변우혁과 박정우도 '미녀와 외야수'라는 팀명으로 참가해 '도니(김도영과 하니 이름 조합)'로 나선 김도영에 맞불을 놓았다. 선수단 공연 우승은 '미녀와 외야수'가 차지했다. KIA는 역대급 우승 뒤풀이 속에 2024시즌 팀 공식 일정을 마쳤다. 12월 둘째 주까지 KBO·언론사 시상식이 이어진다. 우승 여운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2.01 18:25
프로야구

‘프리미어12 우승’ 대만, “130억원 격려금” 특급 대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우승한 대만 야구대표팀이 막대한 규모의 격려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26일(한국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프리미어12에서 우승한 대만 야구대표팀이 130억원 이상의 지원금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대만은 지난 24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일본을 4-0으로 제압, 첫 메지어 국제대회 우승을 맛봤다. 그간 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프리미어12 등 통틀어 첫 우승이었다.대만은 우승 상금 150만 달러(약 21억원)에 더해, 정부로부터 1인당 700만 대만달러(약 3억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어 대만야구협회는 선수단에 7000만 대만달러(약 30억 2200원)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 통신은 이어 “각 지방정부 등이 선수들에게 각종 격려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만 대표팀은 지난 25일 전투기의 호위 속에 귀국한 데 이어, 26일엔 카퍼레이드 등을 펼치는 등 국빈급 대우를 받고 있다.한국대표팀은 12개 팀 중 5위로 상금 30만 달러, 승리 수당 6만 달러 등 36만 달러(약 1500만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김우중 기자 2024.11.26 11:30
프로축구

“우승하고 싶어요” 불과 7개월 전 ‘강등권’ 수원FC의 유쾌한 도전

강등권을 헤맨 수원FC가 ‘우승’을 외쳤다. 어느덧 짙었던 패배 의식은 사라지고 위닝 멘털리티가 선수단을 둘러싼 분위기다.수원FC는 지난 시즌 K리그1 12개 팀 중 11위로 정규 리그를 마감, 2부리그 부산 아이파크와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가까스로 1부리그에 잔류했다. 불과 7개월 전의 일이다.올 시즌을 앞두고 김은중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팀은 완전히 변모했다. 단단한 수비 후 빠른 역습이 돋보이는 까다로운 팀이 된 수원FC는 리그 15경기를 남겨두고 현재 5위를 질주 중이다. “홈에서만큼은 우리 경기를 하고 싶다”는 김 감독 다짐대로 최근 안방 6경기 무패(4승 2무)를 기록할 만큼 기세가 좋다.김은중 감독은 “(순위표) 위쪽보다는 따라오는 쪽과 격차를 벌리려고 한다”고 했지만, 선수단은 공개적으로 ‘우승’을 외친다. 실제 수원FC(승점 38)는 현재 1위 김천 상무(승점 43)를 5점 차로 추격 중이다. 수원FC 핵심 센터백 권경원은 지난 14일 대구FC전(2-2 무)을 마친 뒤, 얼마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냐는 물음에 “솔직히 우승하고 싶다. 우리가 우승하면 시장님께서 카퍼레이드를 시켜주신다고 하셨는데, 투자를 좀 더 해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지금 B팀이 인조 잔디에서 훈련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이나 식사 등만 해결되면 우리가 더 좋은 위치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권경원은 이미 동료들에게도 우승 야망을 드러냈다. 올여름 팀에 합류한 손준호 역시 “경원이 형이 며칠 전에 그런 얘기를 하더라. (우승)하면 정말 역사적이지 않을까. 나는 항상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멤버를 보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과거 전북 현대에서 여러 차례 우승 경험이 있는 손준호는 “선수들은 살짝 긴가민가하는 반응이다. 우리가 못한다는 분위기는 아니라서 몇 경기를 조금 더 잘하고 시간이 흐르면 선수들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한 경기 한 경기 정말 결승전처럼 준비하고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경기를 준비한다. 여름에 승점을 잘 쌓는다면 (우승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낙관했다.수원=김희웅 기자 2024.07.16 00:02
프로야구

[김종문 진심합심] ‘달 착륙’을 위한 해설서

⟪충청도 야구, 첫 전국 제패…대통령배 결승전이 진행되는 동안 3만9000명 군민과 공주읍민들은 남녀 구별 없이 모두 텔리비 앞에 모여 거리에는 행인조차 드물었다…. 게임이 끝나자 떼지어 거리로 몰려나왔고…. 다방에서 텔리비 중계를 본 공주읍 김선길 씨는 ”창단 3년 밖에 안 되고 일개 읍 출신 공주고가 충청도 팀으로 생전 처음 우승이라니 대견합니다”며 감격을 억누르지 못했다…. 19일 정오 대전역 광장에는 공주고 선수단을 맞이하는 도민환영대회가 열려 10만 인파가 뒤덮였고 하늘에는 세스나기가 5색 꽃가루를 뿌리며 축하 비행을 했다…. 선수단이 도착한 공주 읍내는 대부분 상가가 철시하고 주민들이 몰려나와 선수들 카퍼레이드를 따르는 등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1977년 5월17~19일 중앙일보·조선일보 관련 기사 중) 1977년 5월 17일 밤은 공주를 중심으로 충청도 전역이 떠들썩했습니다. 며칠 뒤 대전역 광장에서는 10만명 인파가 몰린 충청남도 차원의 환영 행사가 열립니다. 그 시절 최고 인기 스포츠가 고교야구이긴 했으나 비행기가 뜨고, 주민 대부분이 거리로 몰려 나왔다는 건 공주고의 우승이 그만큼 특별했기 때문입니다.당시 서울-부산-대구-광주-인천-군산 지역의 야구 명문고의 각축전이던 전국 무대에 충청 야구가 주인공을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킨 겁니다. 그것도 타지역 유학생 선수가 대부분인 창단 3년의 팀이 말입니다. ‘언더독’ 공주고의 중심은 4번 타자 겸 포수 김경문과 에이스 오영세 선수였습니다. 특히 김경문은 대통령배 최우수선수상, 타격상(15타수 7안타·타율 0.467)을 받으며 야구계의 주목을 받는 스타로 떠올랐습니다.충청 야구를 끌어올린 그 주인공이 돌아왔습니다. 고교 시절 청춘의 기억이 가득한 그곳입니다. 이제는 지역을 대표하는 프로야구팀 한화 이글스를 이끕니다. 김경문 감독님. 충청 야구의 자존심 부활이란 사명을 받았습니다. 저는 감독님의 부임 소식을 듣고 당신께서 다이노스 시절 들려준 이야기가 겹쳐지며 “저기가 이분 운명이구나” 싶었습니다.개인적으로 NC 다이노스 야구단에서 운영팀장을 거치며 감독님께 많이 배웠습니다. 도입부에 47년 전 그의 고교야구 스토리를 꺼낸 건 감독님의 인생관과 야구관이 어쩌면 그 시절, 그 장소와 연결돼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사실 그는 충청 출신이 아닙니다. 인천에서 나서 어린 시절 대구로, 부산으로 옮겨 다녔습니다. 부친 사업의 부침 등 가정환경 때문이었습니다. 창단팀 공주고로 유학간 것도 장학금을 받아 돈 걱정 없이 야구할 수 있어서였습니다. 사춘기 시절 홀로 떨어져 집밥이 고팠던 그는 아주 가끔 부산에 갔던 기억이 사무치게 남아있습니다. 부산역 플랫폼에서 헤어지는 어머니를 떠올리며 많이 울었습니다. 말라버린 눈물은 대전역에 도착할 무렵이면 그리움과 절실함으로 남아 그의 가슴에 차곡차곡 새겨집니다. 감독님이 몸을 던지며 절박하게 야구하는 선수 마음을 각별히 챙기는 것도 스스로를 ‘잡초’ ‘떠돌이’라고 표현하던 그 시절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가족과의 생이별 이상으로 그의 삶과 죽음을 가른 큰 사고도 여기서 벌어집니다. 대통령배 우승 후 두 달이 지나 청룡기 충청 예선에서 그는 닷새간 의식불명에 빠집니다. 상대팀 선수가 휘두른 배트가 포수를 보던 그의 뒤통수를 때립니다. 공주고 핵심 선수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다분했습니다. 앞선 경기에서도 그런 일을 당해 병원을 다녀왔는데, 두 번째 사고엔 생명이 위독할 정도여서 서울의 대학병원으로 후송되기까지 합니다. 전국지에 관련 기사가 실릴 정도로 파장이 컸습니다. 그때 그가 쓰러진 장소가 지금 대전구장입니다. 야구가 냉혹한 승부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그가 스포츠맨십을 강조하고 ‘깨끗한 야구’를 입버릇처럼 올리는 데는 이런 배경이 있습니다. 상대 선수 머리로 던지는 빈볼이나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와 플레이를 용납하지 않는 것이 ‘김경문 야구’입니다. 그의 야구가 노장 감독님들 중에서 유독 예의를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는 우리가 ‘어디에’ 머물렀는지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말(세라 골드헤이건·미국 건축 평론가)이 있습니다. 대전은 김경문 감독님에게 그런 곳입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06.10 07:30
해외축구

메시가 나타난 식당에 몰려든 아르헨티나 팬들...새벽 즉석 팬미팅까지

지난해 말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한 후 아르헨티나에서 잠시 휴식기를 보냈던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가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아르헨티나를 다시 찾았다. 대표팀 A매치 소집 때문이다. 월드컵 우승 여운이 남아있는 아르헨티나의 팬들은 메시를 격하게 반기고 있다. 지난 21일(한국시간) 메시는 가족 및 친구들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유명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메시가 식당에 나타났다는 게 알려지자 밤늦은 시각인데도 불구하고 수백 명의 팬들이 순식간에 식당 앞에 몰려들었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메시는 이날 새벽 2시까지 저녁 식사를 즐겼다. 식당 측에서는 정문 앞에 몰려든 인파를 의식해 메시 일행에게 뒷문으로 나갈 수 있도록 안내했지만, 메시는 정문으로 나가 자신을 오래 기다린 팬들과 인사하고 사진을 찍는 등 '즉석 팬미팅'을 했다. 이날 몰려든 팬들은 아르헨티나 대표팀 응원가를 부르면서 메시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월드컵 우승 직후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카퍼레이드 때는 6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을 자축했다. 한편 아르헨티나는 23일 리버플레이트 경기장에서 파나마와 A매치 평가전을 치른다. 이은경 기자 2023.03.22 09:24
해외축구

400만명 몰린 아르헨 우승 카퍼레이드...사망자도 나와

36년 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우승한 아르헨티나가 광란의 축제 분위기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의 우승컵을 안고 금의환향한 선수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하자 대대적인 환영 행사가 열렸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현지시간으로 20일 오전 전용기를 타고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했다. 선수단의 귀국 장면, 그리고 주장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가 월드컵 우승트로피를 들고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과 함께 비행기에서 내리는 장면이 모두 생중계됐다. 선수단이 도착한 후 도심 한복판에서 우승 축하 카퍼레이드가 열렸다. 수백만 명의 인파가 버스를 둘러싸고 춤추고 노래했다. 메시와 마라도나의 얼굴이 담긴 대형 깃발이 여러 군데에서 펄럭였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응원가 ‘무차초스’가 울려 퍼졌다. 아르헨티나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고(故) 디에고 마라도나가 우승을 끌어낸 이후 36년 만에 월드컵 우승을 다시 이뤘다. 아르헨티나 매체 ‘TYC스포츠’는 21일(한국시간) 보도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최소 400만 명의 인파가 몰려 36년 만의 월드컵 우승을 자축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시내 곳곳의 낮은 전선 때문에 카퍼레이드를 위해 버스에 탄 일부 선수들의 목에 전선이 감길 뻔한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이 탓에 카퍼레이드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선수단은 버스에서 내려 대신 헬리콥터에 탑승했고, 헬리콥터가 부에노스아이레스 곳곳을 비행하며 축제를 함께 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1일 현지 매체를 인용해 "지붕 위에 올라가 선수단을 환영하던 20대 남성이 지붕이 무너지면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어린이 한 명은 머리를 다쳐 의식불명 중태에 빠졌다. 아르헨티나는 유례없는 경제난에 빠져 있지만, 월드컵 우승으로 국민은 잠시 현실의 걱정을 잊었다. 과열된 분위기에 사상자까지 나왔다. 한편 메시가 4년 후 2026 북중미 월드컵에도 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솔솔 나오고 있다. 메시는 카타르 월드컵 기간 인터뷰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우승 직후 “월드컵 우승팀 선수로서 몇 경기 더 뛰고 싶다”고 말해 2년 후 코파 아메리카(남미 축구선수권대회)까지는 뛰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왔다. 여기서 더 나아가 영국 ‘데일리메일’은 21일 기사에서 “메시가 대표팀에서 은퇴할 거로 보였지만,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면서 가능성이 사라졌다. 전 아르헨티나 대표팀 호르헤 발다노는 메시의 북중미 월드컵 출전을 확신했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의 스칼로니 감독은 “메시가 뛰고 싶다면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2026 월드컵에서 그를 위한 자리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메시는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침대에서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안고 침대에서 일어난 사진과 함께 ‘좋은 아침’이라는 인사를 덧붙여 놓았다. 집에 돌아간 첫날 우승컵을 품에 안고 잠들었다는 기분 좋은 인사였다. 메시는 곧 소속팀에 복귀할 예정이다. 파리 생제르맹은 29일 스트라스부르와 프랑스 리그1 16라운드를 치른다. 이은경 기자 2022.12.21 15:10
프로야구

[IS 부산]"치킨&맥주 들고 올께요"...팬으로 관중석 이동한 이대호 '아듀'

"조선의 4번 타자는 이제 관중석으로 이동합니다." 부친 기일에 공교롭게도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은퇴식을 치렀다. 이대호(40)는 슬펐고, 또 기뻤다. 이대호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현역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1회 말 적시 2루타로 녹슬지 않은 타격감을 뽐냈고, 7회는 고교 시절 주로 나섰던 마운드에 다시 올라 아웃카운트 1개를 잡고 홀드를 올렸다. 롯데팬, 야구팬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했다. 경기 뒤 열린 은퇴식에서 이대호는 동료와 팬을 향한 진심 어린 마음을 전했다. 이대호는 지난 21년을 돌아보는 오프닝 영상이 흘러나올 때부터 눈시울이 불거졌다. 이어 동료·지인·스포츠로 인연을 맺은 이들의 영상 편지가 이어졌다. 추신수(SSG 랜더스)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정근우·최준석·이우민(이상 은퇴) 등 1982년생 동갑내기 친구의 메시지에 이어, 강민호(삼성) 황재균(KT 위즈) 손아섭(NC 다이노스) 등 오랜 시간 롯데 소속으로 함께 뛴 전 팀 메이트도 속내를 전했다. 영상 메시지를 보낸 이들의 면면은 점점 화려해졌다. 메에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뛰었던 2016년 인연이 닿은 스캇 서비스 감독, MLB 대표 스타 플레이어 로빈 카노(은퇴)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구도 키미야스 감독, 오카다 다카히로, 마쓰다 노부히로 등 시애틀보다 더 긴 시간 뛰었던 일본 리그 전 소속팀(오릭스 버펄로스·소프크뱅크 호크스) 동료들도 빠지지 않았다. 2008년부터 롯데의 제2의 전성기를 끌고 밀었던 카림 가르시아와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도 등장했다. 다른 9개 구단은 은퇴 투어를 통해 이대호를 상징하고 그의 은퇴를 기념하는 뜻깊은 선물을 보냈다. 소속팀 롯데의 선물도 특별했다. 신동빈 구단주가 직접 그라운드에 나섰고, 이대호의 야구 인생을 다양하게 설명할 수 있는 영구결번(10번) 기념 커플 반지를 선사했다. 타격 7관왕·타격 자세·롯데에서 보낸 시간·등 번호 많은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대호도 화답으로 자신이 쓰던 글러브를 신 구단주에게 선물했다. 이대호는 결국 울었다. 첫 은퇴 투어가 시작된 지난 7월 올스타전처럼 아내와 자녀들의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신동빈 구단주가 직접 전한 기념 선물 증정식이 끝난 뒤 가족들의 영상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딸 예서 양은 "그동안 응원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너무 고생하셨고, 사랑해요"라고 했다. 아들 예승 군은 "앞으로 캐치볼도 하고 보드게임도 하자"며 애교 섞인 바람을 전했다. 아내 신혜정씨는 남편의 '제2의 인생'을 응원했다. 그는 "무조건 같은 편이 되어서 함께 걸어가겠다. 기대된다. 그동안 고생했다"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전했다. 이내 다시 잡힌 전광판 속 이대호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대호는 그동안 사랑과 응원, 채찍질과 가르침을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8일)은 그가 3살 때 하늘로 떠난 부친의 기일이라고 한다. 이대호는 "감회가 남다르고 또 슬프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더그아웃에서 보는 사직구장 관중석 응원 광경만큼 아름다운 장면이 없었고, 타석에서 들리는 함성만큼 아름다운 소리가 없었다"며 "20년 넘게 그 장면과 함성을 보고 들을 수 있게 만들어 준 롯데팬에 감사하다. 나만큼 행복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대호는 이날 경기 전 열린 공식 인터뷰에서 "내 야구 인생은 50점이다. 롯데팬에 우승을 안겨드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은퇴사를 통해서도 "절대적인 믿음 속에 20년을 보냈지만, 팬들과 제가 함께 꿈꾸던 우승을 이루지 못했다. 돌아보면 너무 아쉬운 순간, 안타까운 일들도 많았지만, 팀을 이끌어가야 할 내가 가장 부족했다. 후배들이 흔들릴 때 잡아주지 못하고, 흥분할 때 진정시키지 못했다. 모두 기대하는 순간 (타석에서) 해결하지 못한 일도 떠올라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기회가 주어지고, 경험이 쌓인다면, 나보다 더 활약할 수 있는 젊은 후배들이 있다. 팬분들이 변치 않는 믿음과 응원을 보내주신다면, 내가 그랬듯이, 남아 있는 선수들도 성장할 것이다. 그들이 용기를 갖고 앞으로 나아간다면, 롯데의 세 번째 우승이 곧 다가올 것이다"는 바람 섞인 당부를 남겼다. 동료애도 드러냈다. 자신이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추신수, 함께 고생한 동기 이우민과 최준석의 이름을 차례로 불렀다. 강민호·정훈·손아섭·전준우 등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은 후배들도 언급했다. 故 최동원을 향해서는 "푸른 유니폼의 자부심을 알려주셨다"며, 박정태에겐 "악바리 근성과 끈기를 일깨워줬고, 우용득·강병철·양상문 전 롯데 감독들에겐 '조선의 4번 타자'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로이스터·조원우·허문회 감독의 이름도 잊지 않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가족을 향해 고마운 마음과 다짐도 전했다. 부산에 살면서도 지역 대표 관광지인 해운대조차 데려가지 못했다며, 딸·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독박' 육아에 고생한 아내를 향해서도 이 자리를 빌려 속내를 전했다. 이대호는 부친을 일찍 여의고, 할머니의 보살핌 속에 성장했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그가 야구 선수 길을 걷는 데 가장 큰 힘을 준 건 할머니였다. 이대호는 눈물을 감추지 못하며 "걱정을 많이 끼쳤던 제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응원받으며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는 선수가 됐다. 오늘 가장 많이 생각나고, 보고 싶습니다"라고 하늘에 있는 할머니를 향해 외쳤다. 야구 예능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대호를 향한 러브콜도 쏟아지고 있다. 그는 영원한 야구인이며, 지도자로 돌아올 수도 있다. 그래도 당분간 그라운드 밖에 있을 것 같다. 이대호는 "이제는 배트 대신 맥주와 치킨을 들고 (딸과 아들) 예서와 예승이와 야구장에 오겠다. 롯데 '선수' 이대호에서 롯데 '팬' 이대호가 되겠다. '조선의 4번 타자'로 불러주셨던 이대호가 이제 관중석으로 이동합니다"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팬들을 향한 마지막 인사를 마쳤다. 이후 이대호의 영구결번식(10번)이 진행됐다. 최동원(11번)에 이어 구단 역사상 두 번째다. 그라운드에 도열한 동료, 지도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그는 그라운드 카퍼레이드를 끝으로 완전히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모든 행사가 끝난 뒤에도 그를 향한 시그니처 응원 '대~호'는 계속 울려퍼졌다. 부산=안희수 기자 2022.10.0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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