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IA, 김주찬의 ‘50억짜리 다리’ 주목하는 이유
무려 50억 짜리 다리다. KIA가 거액을 들여 FA(프리에이전트) 김주찬(31)을 영입할 때도 '다리'를 주목했다. 김주찬은 올 시즌 타율 0.294·39타점·62득점을 기록했다. 홈런도 5개를 때려냈고 장타율도 0.405로 좋은 편이다. 그러나 김주찬의 장점은 '빠르다'는 것이다. 이번 시즌 총 32번이나 루를 훔쳤고 71.1% 도루성공률을 기록했다. KIA는 김주찬의 가세로 내년 시즌 9개 구단에서도 손에 꼽힐만한 테이블세터진을 갖추게 됐다. 최고의 '리드오프'인 이용규와 2번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큰 김주찬은 부상이 없다면 3할 타율과 80 도루를 합작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두 사람이 나란히 출루할 경우 상대 배터리가 느끼는 압박감 역시 상상 이상이다. '다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중심타선이 다소 부진해도 '발'로 점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 타격에 부진은 있어도 '뛰는 것'에는 부진이 없다. KIA는 올 시즌 총 132개의 도루에 성공하며 전체 구단 중 3위에 올랐다. 기존 김선빈과 안치홍까지 포함하면 '달리기'부분에서 KIA를 따라올 팀이 없다. 김주찬의 도루를 향한 열정은 리그 최상 수준이다. 김성근(70) 고양원더스 감독은 "이번 FA선수 중 김주찬이 가장 잡을 만한 선수였다. 충암고시절부터 (김)주찬이를 봤다. 주루 센스나 타격면에서 어느 팀을 가든 자기 역할은 할 선수다"라고 평했다. 실제로 김주찬은 롯데 시절 도루를 위해 상대 투수에 대한 분석에 공을 들여왔다. 상대 투수의 투구 폼을 읽기 위해 코치와 함께 몇번이고 영상자료를 돌려보며 공부를 했다. 김주찬은 2004년 44번이나 루를 훔치며 '대도'반열에 올랐다. 이후 매년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다. 2011년 부상에 시달리며 25 도루에 그쳤지만, 이듬해 32 도루를 달성했다. 연차가 쌓여도 꾸준하게 달리는 부분도 장점이다. 김주찬은 이적 후 "KIA에서 먹튀는 되지 않겠다. 신인처럼 부상없이 뛰겠다"며 주루에 욕심을 드러냈다. 팀 내에도 벌써 김주찬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KIA 타선은 올 시즌 전반적으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주전급 타자들이 부상으로 이탈하거나 정상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하며 5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김평호 KIA주루코치는 "김주찬이 영입되며 베이스러닝에 활력이 붙을 것으로 본다. 기존 멤버였던 이용규·김선빈까지 합해 기동력이 더 살아날 것이다. 자연스럽게 타선의 폭발력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서지영 기자saltdoll@joongang.co.kr
2012.11.21 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