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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준익 감독, 영화 ‘교산’ 이어 하와이 사진신부들 드라마로..‘알로하, 나의 엄마들’ 메가폰

한국영화 거장 이준익 감독이 역사의 주변부에 있던 여성들을 드라마 속 주인공으로 옮긴다. 7일 영화계에 따르면 이준익 감독은 최근 드라마로 제작되는 ‘알로하, 나의 엄마들’을 연출하기로 제작사 사람엔터테인먼트와 합의했다. 이금이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사진 한 장 손에 쥐고 만리 타향인 하와이로 시집을 갔던 ‘사진신부’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이민 1세대 남성들이 아닌 역사에서 주변화됐던 이른바 사진신부라 불렸던 여성들을 전면에 내세워 이들이 낯선 타향에서 어떻게 삶을 지속했고 어떻게 조선독립운동에 함께 했는지를 그린다.원작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디아스포라 조선인들의 독립운동을, 이민 여성들의 삶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2024년 방송영상콘텐츠 기획안 공모에서 드라마 부문 우수상을 수상해 일치감치 드라마화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드라마 대본은 영화 ‘보통의 가족’, ‘마더’, ‘미쓰 홍당무’, 넷플릭스 시리즈 ‘고요의 바다’ 등을 집필한 박은교 작가가 맡았다. 현재 영화 ‘교산’을 준비 중인 이준익 감독은 사람엔터테인먼트에서 ‘알로하, 나의 엄마들’ 제안을 받은 뒤 원작과 대본을 보고 작품에 대한 의미와 재미에 공감해 연출 차기작으로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이준익 감독은 자신이 시나리오를 처음부터 같이 준비하는 작품 외에 좀처럼 외부 연출 제안작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터라 ‘알로하, 나의 엄마들’ 대본 완성도에 대한 관심도 상당하다. 한편 이준익 감독은 ‘왕의 남자’, ‘사도’, ‘동주’, ‘자산어보’ 등을 연출한 사극거장이다. 이준익 감독이 드라마 ‘욘더’ 이후 준비 중인 ‘교산’은 조선 실학자 허균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교산은 허균의 호다. ‘교산’은 최근 한국영화계가 침체인 가운데 이준익 감독이 준비하는 웰메이드 사극이란 점에서 영화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준익 감독은 조선시대 말 격동기를 다루는 ‘교산’에 이어 일제 시대 하와이 이주 여성들의 삶을 그린 ‘알로하, 나의 엄마들’로 올해와 내년 쉼 없는 연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캐스팅 작업에 한창인 ‘교산’과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한 ‘알로하, 나의 엄마들’이 침체된 K콘텐츠 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킬지 기대된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5.05.07 09:45
영화

이레, 神 들렸다…‘신동’ 떼고 도약할 ‘사흘’ [RE스타]

연기 신동으로 살아온 십 대를 완벽히 보내줄 수 있는 ‘신들린’ 연기였다. 아역 배우 이레가 ‘사흘’에서 보여준 모습이다. 지난 14일 개봉한 ‘사흘’은 장례를 치르는 3일, 죽은 딸의 심장에서 깨어나는 ‘그것’을 막기 위해 구마의식이 벌어지며 일어나는 일을 담은 오컬트 호러 영화다. 극중 이레는 ‘그것’이 심장에 깃들어 죽음을 맞게 된 딸 소미를 그야말로 열연했다.오컬트 호러 장르의 꽃인 빙의 연기는 아역 배우들이 자주 맡곤 한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빙의가 얼마나 실감 나게 표현되는지에 따라 관객의 몰입도가 결정된다. 아역이 소화하면 낯선 이질감을 주면서 공포의 크기가 커지기에 배우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야기 속 귀여워야 할 아이가 보여주는 신들린 모습은 극단적인 대비 효과를 준다. 난이도도 높기에 연기력 검증의 장이기도 하다. ‘검은 사제들’의 박소담이 일례”라고 설명했다. 극 중 악마가 육체를 조종하게 되면서 진폭이 큰 감정 연기와 인간이 아닌 격한 움직임을 완벽히 소화한 박소담은 ‘검은 사제들’을 계기로 인지도를 높였으며, 두고두고 회자될 ‘인생 연기’를 얻었다. 이번 ‘사흘’에선 이레가 그 막중한 임무와 자기 증명의 기회를 부여받았다.극 중 주인공 흉부외과 전문의 차승도(박신양)의 딸인 소미는 심장질환 지병을 앓는 소녀다. 명랑함을 잃지 않는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주치의인 아버지를 전적으로 믿고 따르지만 수술 4개월 후 모종의 이유로 악령이 들리게 된다.이레는 영화의 오프닝부터 강렬한 연기를 펼친다. 약 5분 길이로 이 영화의 핵심 소재를 압축적으로 제시하는 대목인 구마 장면에서 이레는 악령에 들려 온몸을 진동하면서 거대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동시에 심리적으로는 지배에 저항하는 유약한 소녀를 오가며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그런가 하면 회상신에선 특유의 맑은 미소를 지으며 박신양과 애틋한 부녀 호흡을 선보이며 작품이 가진 휴먼 드라마 요소에 설득력을 부여했다. 이레는 ‘그것’이 들린 모습과 사랑스러운 딸이란 극과 극을 소미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훌륭히 표현해 승도가 중반부부터 광기 어린 전개로 나아가는 데 일조했다.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레는 “원래 오컬트 장르를 좋아해 이런저런 영화들을 찾아보곤 하는데 ‘그것’이 깃든 역할을 제가 맡게되어 반가웠다”며 “출연 전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먼저 질문하는데 그점에서 재밌고 흥미로워 참여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액션이 포함된 구마 장면이 도전과제였다고 부연했다.이에 현문섭 감독은 “소미 역에 수많은 배우들이 오디션을 봤는데 그중 이레가 단연 톱이었다”며 “‘그것’에 지배된 연기, 슬픈 연기, 미쳐가는 연기 등 여러 스펙트럼을 보여줬어야 했는데 전부 소화했다”고 만족을 표했다. 2006년생으로 18세인 이레는 지난 2012년 드라마 ‘굿바이 마눌’로 데뷔한지 1년 만에 이준익 감독의 ‘소원’에서 임소원 역을 맡아 제4회 베이징국제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거머쥘 정도로 일찍이 인정받은 배우다. ‘사흘’은 그가 중학생 때 촬영한 작품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등 사정으로 4년 만에 관객과 만나게 됐다. 개봉을 기다리는 동안 이레도 성장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에서 정진수 의장을 전적으로 따르는 광신도 진희정이 피폐해지는 모습을 두 시즌에 걸쳐 보여줬으며 tvN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에선 어린 목하 역으로 성인 목하 역의 박은빈에 지지 않을 표현력까지 증명하며 제대로 시청자에 눈도장을 찍었다. 여기에 최근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조기 입학까지 해냈다.김 평론가는 “이레는 ‘무인도의 디바’에서 오열 연기로 주목받았는데 호러 장르까지 해내며 폭 넓은 소화력을 갖췄다. 마스크도 좋은 배우이기에 대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1.19 06:05
영화

신연식 감독 “천성과 관성이 빚은 삶, 그리고 ‘삼식이 삼촌’” [IS인터뷰]

“저도 제 천성과 관성대로 살아왔죠. 거창하게 좋은 세상 만들려고 작품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삶의 원인과 자극점을 탐구하려 합니다.”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삼식이 삼촌’ 속 박두칠(송강호)은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는 두 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타고난 ‘천성’과 살아온 ‘관성’. 이는 작품을 연출한 신연식 감독의 확고한 인생철학이기도 하다.최근 ‘삼식이 삼촌’ 최종회를 공개한 신연식 감독과 만났다. 인터뷰에 앞서 신 감독은 “희한하다. 설명하기 어려운 기분”이라며 “극장에서는 관객을 만날 일이 종종 있는데 OTT는 시청자들 댁을 찾아갈 수 없다 보니 종영했다는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고 웃었다.앞서 영화 ‘동주’, ‘거미집’ 등의 시나리오 집필로 지나온 시대를 화두로 삼아온 신연식 감독은 직접 극본과 연출로 참여한 ‘삼식이 삼촌’을 통해 격변의 1960년대를 16부작 호흡으로 그려냈다. 모두가 끼니 걱정을 하는 시대에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꿈꾸는 사업가이자 정치 건달인 ‘삼식이 삼촌’ 박두칠(송강호)과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의 원대한 계획 실현기를 3.15 부정선거부터 4.19 혁명, 5.16 군사 쿠데타까지 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엮어 재구성했다.신연식 감독은 14회에 담긴 4.19 장면을 두고 “제가 이 작품을 하는 이유와 목적에 부합된 신”이라고 콕 집었다. 신 감독은 “개개인의 천성과 관성이 모이고 쌓여 역사적 흐름이 생동감을 갖는다”며 “당시 25만 명이 쏟아져 나왔단다. 극 중 파도처럼 밀려오는 사람들 사이 삼식이 삼촌의 시선은 차태민(지현준)을 향한다. 그 앵글이 제가 이 작품을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극 중 삼식이 삼촌이 어릴 적부터 보살피던 차태민과 강성민(이규형)은 테러조직범과 차기 대권을 노리는 국회의원으로 나뉘어 치열하게 대립한다. 딱한 사정을 알면서도 자신의 목표를 위해 한가지를 택해야만 했던 삼식이 삼촌은 나라의 역사가 될 시위 국면에서 자신의 역사에서 중요했던 강성민과 차태민의 끝을 목격하게 된다.“거시적 흐름 속에서 미시적 감정을 품은 인물을 담고 싶었어요. 차태민을 보며 삼식이 삼촌은 ‘그만해라’라고 말하죠. 그런 와중 김산은 주여진과 조카, 거기 모인 사람 하나하나를 봅니다. 그런 미시적 서사들이 이야기의 방향에 맞는 시퀀스들이었어요.”그가 생각하는 시대는 아래에서부터 구성된다. 사회 구성원 한 명 한 명의 감정이 얽히고설켜 영향을 주고받아 큰 흐름을 만든다는 것. 그 시선을 상징적으로 포착한 표현이 ‘천성과 관성’이다. 신 감독은 “단지 한국의 역사라서가 아니라, 각자의 천성과 관성이 쌓이고 모여 거대한 역사의 흐름에 작용되는 걸 조명하고 싶었다. 해외 시청자들도 그런 관점에서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우리가 살면서 마주하는 갈등의 원인을 살펴보면 상대가 옳고 그르기보단 개개인의 천성과 관성이 시시각각 작용해서 그런 거예요. 제 작품에서 악인이나 범인이 명쾌하지 않은 이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누가 범인인지 좇는 드라마는 아닌 거죠.” 그는 ‘삼식이 삼촌’을 시리즈물로 글로벌 OTT에 선보이게 됐지만, 처음부터 어떤 포맷으로 선보여야겠다는 계획은 없었다고 한다. 독립과 상업의 규모 또한 처음부터 선택하지 않는다는 신 감독은 그때마다 표현하고 싶은 메시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 감독은 “사실 제 작품의 엔딩은 다 똑같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런 줄 알았는데 아닐 수도 있네’ 부조리를 인식하는 순간을 짚는다”고 부연했다. “이번처럼 송강호 같은 톱배우나 많은 자본이 필요할 때가 있는가 하면 ‘동주’처럼 5억원으로 이준익 감독과 할 때가 좋을 때도 있는 거죠.”시나리오를 쓴 ‘거미집’ 이후 다시 함께한 송강호에게도 특별한 감사를 전했다. 신 감독은 “선배님께도 첫 드라마 타이틀이 붙을 테니 부담되기도 했다”면서도 “삼식이 만의 감정선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는 송강호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변요한과 진기주, 티파니 영을 비롯해 크고 작은 역할로 작품을 꽉 채워준 모든 배우들에게 “너무 좋은 배우들과 인연이 되어 호사같다”며 고마워했다.끝으로 신 감독은 “예산이 크든 작든 저는 늘 작품을 하는 이유와 목적이 선명하다. 거기 부합되게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다”며 첫 시리즈물 연출 도전을 마무리하는 소회를 전했다. “어떤 분들이 제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예상하는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어요. 시간을 갖고 저도 여러 반응들을 찬찬히 복기해보려 합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7.0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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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데드맨’이 ‘도그데이즈’(무더운 날)를 살아가는 방식

한국에서 영화감독의 세대 교체는 요원한 일인가.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도통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 그간의 정설처럼 굳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여전히 한국영화계는 박찬욱과 봉준호라는 큰 테두리에 ‘갇혀’ 있다. 그 둘을 중심으로 이준익 김성수와 허진호 김지운 류승완 등이 계속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지영 이창동라는 큰 그늘도 있다. 홍상수도 있다. 그를 빼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대때 일찌감치 영화계로 들어온 류승완을 빼면 이제 대부분 60대이다. 나이를 생각하면 이건 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든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라고 하지만 아무래도 시대 감각이 점점 둔해지기 때문이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진작부터, ‘권력’을 ‘이양’할 수 있고 또는 할 만한 감독들을 ‘일부러라도’ 발굴해야 하며 그것도 세대별로 단계적인 방식에 의해 이루어 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현재의 50대 감독들이 앞으로 한 몇 년 간이라도 중심에 서고 40대 감독들은 그 다음 순, 이런 식으로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영화가 문화적으로든 산업적으로든 물 흐르듯 갈 수 있을 것이라고들 본다. 그런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인위적으로 될 일은 더욱 아니다.그런 면에서 ‘데드맨’ 하준원 감독의 등장은 70년대 생 영화인으로서 올해 첫 등판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하준원은 1976년생이다. 만약 그의 이번 데뷔작 ‘데드맨’이 성공적이란 평가와 그에 걸 맞은 흥행을 한다면 늦깎이 신인감독들에게 새로운 활로를 열어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여기에 같이 개봉하는 ‘도그데이즈’ 감독 김덕민도 있다. 그는 1974년생이다. 50살이다. 영화감독 데뷔 시기가 언제부터 나이 50을 넘기고 있다. 그리고 그게 그리 불편한 시대도 아니게 됐다. 그럼에도 너무 늦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감독에 관한 한 영화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어긋나도 한참이 어긋나 있다는 얘기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데드맨’과 ‘도그데이즈’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그 때문이다.늦은 데뷔 탓인지 이들 감독의 영화에는 올드패셔너블한 것과 트렌디한 무엇이 뒤섞인, 기묘한 하이브리드적인 느낌이 들어 있다. ‘데드맨’은 명의를 도용한 블랙 머니의 세계를 그리면서 동시에 현대 정치가 그리는 부조리극을 얹히는 식의 얘기이다. 비리의 권경 유착을 새로운 시선으로 그려 나가려 애쓴다. 나름 흥미롭다. 장르적으로도 이야기의 흐름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끌고 간다. 그런데 약점은 ‘말의 성찬’이다. 대사를 지나치게 고급스럽게 꾸몄다. 예컨대 베트남 전쟁영웅 지압 장군의 유명한 3불 전략을 여주인공 격 인물이 차 안에서 대사로 주고 받는 식이다. 상대가 원하는 시간에 싸우지 않는다. 상대가 원하는 장소에서 싸우지 않는다. 상대가 생각하는 대로 싸우지 않는다. 요 얘기만 대사로 치면 될 것을 굳이 장군의 이름을 들먹이고 그가 베트남의 이순신이라는 소리를 듣는다는 수사까지 덧붙인다. 과하다. 대사는 고급스러워야 하는 게 맞지만 가르치는 느낌이면 안된다. 그것도 김희애의 대사로 나온다. 김희애도 60살에 가깝다. 말이 많고 잘난 체 하는 느낌의 수사를 남발하는 세대는 ‘꼰대’, 구세대로 취급받는다. ‘데드맨’은 이런 대사를 조금 줄였으면 더 좋았을 걸 그랬다. 최근 깔끔하게 늦깎이에 데뷔한 50대 감독은 안태진이다. 그의 2022년작 ‘올빼미’는 장르적으로나, 서사의 전개 면에서나, 무엇보다 시대정신의 면에서나, 계급의 시선에서나 모자람이 없었다. 보다 정확하게 애기해서 과함이 없었다. 모자라지도 과하지도 않는 첫 데뷔작을 만드는 것이야 말로 50대 감독들의 사명과 같은 것이다. 그래야 비평과 흥행 모두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고 그래야 한 편 더, 한 편 더를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며 그래야 50대 감독들의 줄기를 만들고 그래야 가까스로나마 세대 교체를 이룰 것이다.그런 면에서 ‘도그데이즈’는 다소 지나치게 안정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일단 캐스팅을 스타 급으로 채웠다. 윤여정에 유해진, 김윤진, 김서형, 정성화가 나오고 다니엘 헤니에 탕준상이 붙는다. 거의 인해전술급이다. 여기에 스토리도 진부한 느낌을 줄 만큼 안정적이다. 건물주와 세입자의 갈등이 벌어지고 그 사이에 개가 있다는 식의 얘기가 도입부의 설정이다. 세입자가 수의사인데 건물주는 동물병원 개들 때문에 건물 전체가 지저분 해진다며 진저리를 치기 때문이다. 휴먼 코미디다. 예각이 강한 영화는 아니다. 배우와 배우들이 만들어 내는 캐릭터가 드라마의 재미를 끌어 가는 작품이다. 감독 김덕민이 성공할 수 있을까. 설날 연휴의 가족 관람객들에게 달렸다.영화감독 데뷔 연령대가 50대인 것은 다소 너무한 감이 있다. 전국의 수많은 영화과에서 연출 전공을 하고 있는 학생들을 좀더 북돋기 위해서라도 감독의 등용문이 좀더 넓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안태진에 이어 하준원과 김덕민 두 감독 모두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르기 바라는 마음들이 앞서고 있다. 두 사람도 초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두 작품 모두 2월7일에 개봉한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2.0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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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악’ 임성재 “뚝심 있는 위하준, 재발견 지창욱… 연극하듯 준비” [IS인터뷰]

흥행작에 이 사람 꼭 있다. 배우 임성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임성재는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시작으로 넷플릭스 ‘택배기사’, ‘D.P.2’, 디즈니플러스 ‘무빙’ 그리고 ‘최악의 악’까지 최근 장르를 불문하고 성공을 거둔 작품에서 신스틸러로 활약했다.임성재는 디즈니플러스 ‘최악의 악’에서는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최악의 악’은 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이 조직에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다. 임성재는 극중 예리한 통찰력을 지닌 강남연합의 간부 최정배를 연기했다.임성재는 최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연출과 연기에 대해 칭찬을 많이 해주더라. 또 ‘최악의 악’이 낭만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운을 뗐다. 임성재가 연기한 최정배는 강남연합의 보스 정기철(위하준)과 가족 같은 사이다. 강남연합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정기철의 옆에서 함께하며 성장했다. 그는 어느 날 죽은 친구의 사촌 권승호(지창욱)와 정기철의 첫사랑 유의정(임세미)이 정기철 앞에 나타나자 의구심을 갖는다. 최정배는 두 사람을 신뢰하는 정기철에게 너무 쉽게 믿지 말라고 경고하며 감정적으로 부딪힌다. 임성재는 이런 최정배 캐릭터를 능숙하게 그려내며 자신의 진가를 또 한 번 입증했다.“기철이랑 나온 장면은 찍을 때 말이 필요 없었어요. 그 마음이 뭔지 아니까요. 정배가 서운한 듯 바라보면 기철이가 알아서 리액션을 다 해줬어요. 민망한 듯 고개 떨군다던가, 당당히 고개를 든다던가. 사소한 디테일이 연기할 때 큰 힘이 돼줬죠.”임성재에 따르면 최정배 캐릭터는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역할이 커진 케이스다. 초반에는 정기철을 배신하는 장면도 없었다고. 임성재는 “감독님이 강남연합 조직 자체를 하나의 유기체로 생각하시더라. 최정배는 의심하는 쪽, 홍희성(차래형)은 단순하게 행동하는 쪽, 그걸 총괄하는 게 정기철이었다. 임무 분담을 정확히 해주셨다. 그래서 배우들이 연구하면서 좋은 신들, 대사를 만들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임성재는 함께 출연한 위하준, 지창욱의 연기에 연신 감탄했다. 그가 뽑은 위하준의 장점은 ‘뚝심’이다. 임성재는 “위하준은 뚝심 있는 연기를 잘한다. 연기에 집중하거나 재주를 부리다 보면 흐트러지고 지저분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하준이는 뚝심 있게 중심을 잡고 마음껏 연기하더라. 합이 잘 맞는 관계였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지창욱이 연기한 권승호에 대해서는 “강남연합이 평온한 갈대숲이었다면 권승호는 메테오(운석)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그는 “떨어지는 걸 막을 수 없지 않나.(웃음) 권승호는 지능적으로 움직이는 인물이다. 정기철도 유의정 때문에 권승호를 빨리 믿게 되고, 그야말로 막을 수 없는 존재였다”고 말했다.“지창욱은 진짜 재발견이죠. 원래 잘하는 친구인데 이번엔 합이 너무 잘 맞았어요. 젊고 동년배 배우들이 많다 보니 서로 어색하지 않게 아이디어를 제안했어요. 그걸 다들 적극적 수용하더라고요. 연기 리허설해 보는 시간이 다른 작품에 비해 많았어요.” 오랫동안 연극 무대에서 활동해 왔던 임성재.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시작한 지 올해로 6년이 됐다. 임성재는 2016년 영화 ‘순정’에서 박정민의 친구 역할로 잠시 등장했던 적 있는데, 이 덕분에 이준익 감독의 ‘변산’에 출연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박정민이 ‘변산’ 오디션을 볼 수 있게 추천해 줬어요. 그전까지 알고 지내는 사이는 아니었고요. ‘순정’ 때 우연히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번호도 모른 채로 헤어졌는데 ‘변산’쪽에서 전화가 왔죠. 오디션 영상 하나 보내달라고 해서 보냈는데 됐다고 서울 올라오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처음엔 안 간다고 했어요. 전 광주에서 연극 멀쩡히 하고 있었고 그때 광고 회사도 다니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회사 직원들이 ‘너 없어도 회사 굴러간다’고 다녀오라더라고요. 그렇게 6년이 지났습니다.”임성재는 2017년 ‘변산’ 이후 끊임없이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임성재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귀여운 캐릭터를 맡아본 적이 없다며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죠. 휴가는 어림없어요. 쉬고 싶어 하면서도 불안해하거든요. 배우라면 인정받고 싶은 게 당연하잖아요. 남은 연말도 다치지 않고 촬영하는 게 유일한 목표예요.”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11.0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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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태현 이준익 등 변산해수욕장에 뜬다… ‘팝업 시네마: 부안 무빙’ 개최

배우 차태현과 이준익, 김성수, 곽재용, 배창호 등 감독이 변산에서 관객들과 만난다.오는 25일부터 3일간 변산해수욕장에서 ‘팝업 시네마: 부안 무빙’이 개최된다.‘팝업 시네마: 부안 무빙’은 늦여름 저녁, 아름다운 노을로 물들어가는 변산의 바닷가에서 5편의 영화를 무료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청춘’을 테마로 내건 5편의 영화와 그 주역들이 무대에 올라 관객과 직접 대화를 나눈다.‘팝업 시네마: 부안 무빙’에는 영화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을 비롯해 ‘아수라’의 김성수 감독,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과 주연 차태현, ‘델타 보이즈’의 주연 김충길, 백승환 그리고 ‘기쁜 우리 젊은 날’의 배창호 감독이 참여한다. 이들은 이번 무대를 직접 찾아 청춘의 희망과 열정, 사랑과 우정을 그린 자신들의 영화를 소개하고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개막작은 이준익 감독의 ‘변산’이다. 오는 25일 오후 6시 30분 개막식과 함께 상영된다. ‘변산’은 배우 박정민과 김고은이 주연한 작품. 래퍼를 꿈꾸는 지망생이 고향 변산으로 향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변산의 붉은 낙조와 그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담뿍 담아냈다. 이준익 감독은 상영 직후 무대에 올라 관객과 청춘에 관한 다채로운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다음 날인 오는 26일 오후 5시에는 ‘엽기적인 그녀’의 주연 차태현과 곽재용 감독이 함께 관객을 만난다. ‘엽기적인 그녀’는 평범한 대학생 견우(차태현)와 그녀(전지현)의 좌충우돌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한국영화의 새로운 여성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흥행했다. 최근 넷플릭스 ‘가장 많이 본 영화’ 5위권에 오르며 새롭게 인기를 얻고 있다. 차태현과 곽재용 감독은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관객 앞에서 상세히 풀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뒤이어 같은 날 오후 8시에는 김성수 감독이 ‘태양은 없다’를 소개한다. 영화는 정우성, 이정재가 주연해 돈과 성공을 둘러싼 두 청춘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여전히 젊은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는 김성수 감독과 두 배우가 불안하지만 결국 또다시 떠오를 내일의 태양을 향해 달려 나아가는 청춘의 모습으로 1990년대의 공기를 담아냈다. 김성수 감독 역시 관객과 얼굴을 맞대고 청춘에 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델타 보이즈’의 두 주역 백승환, 김충길은 오는 27일 오후 5시 무대에 선다. 고봉수 감독이 연출한 ‘델타 보이즈’는 아무런 열정도 없이 살아가던 청춘이 친구의 제안을 따라 남성 4중창 대회에 참가하기로 하고 그룹 ‘델타 보이즈’를 결성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6년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 수상작이기도 하다.한국영화의 또 다른 대표적 연출자로 꼽히는 배창호 감독이 ‘팝업 시네마: 부안 무빙’의 마지막 순서를 맡는다. 배 감독은 오는 27일 오후 8시 무대에 오른다.또 배우 이정재에게 대종상과 청룡영화상 신인남자배우상을 안겨준 ‘젊은 남자’의 리마스터링 버전을 새롭게 상영한다. ‘X세대’로 불린 당대 청춘의 희망과 좌절, 욕망을 담아낸 배창호 감독은 ‘고래사냥’ ‘젊은 우리 기쁜 날’ 등을 통해 흔들리면서도 나아갈 줄 아는 젊은 나날들의 이야기를 서정적인 맛깔스러움으로 연출해냈다.‘팝업 시네마: 부안 무빙’은 전북 부안군이 주최 및 주관한다. 서울과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글로벌 무대에 영화를 비롯한 전시·공연 등 다양한 한국문화를 소개해온 기획사 카다 크리에이티브 랩(대표 전혜정), ‘영화 중심’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맥스무비’, 헤리티지 아웃도어 브랜드 스노우피크(Snow Peak)가 함께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8.1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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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스타] 박정민, 겸손하단 말로는 모자라

재조명, RE(Re examination). 일이나 사물의 가치를 다시 들추어 살펴본다는 이 말을 스타에 대입해 보려 합니다. 아니, 스타보다는 한 인물을 재조명한다는 말이 더 적합하겠군요. TV·영화·연극·뮤지컬·OTT·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에 등장한 인물 중 왠지 모르게 자꾸 생각나고, 떠오르는 사람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소개하려 합니다. 리(re)스타? 이 스타! <편집자주> “제가 만든 건 거의 없어요. 70%가 시나리오에 있었고 29%는 감독님이, 잘 찾아보면 제가 만든 건 1% 정도예요.”여기, 연기에 목마른 자가 있다. 한 신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매달리지만, 아직도 부족하다고 느낀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올랐을 말도 이 사람이 하면 다르다. 겸손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배우 박정민 이야기다. 지난 26일 영화 ‘밀수’가 개봉했다. 박정민은 밀수를 배우다 야망을 갖게 되는 막내 장도리로 분해 생애 첫 악역을 맡았다. 카리스마 있는 춘자(김혜수)와 진숙(염정아) 사이에서 막내 역할에 충실해 온 장도리. 한 사건을 계기로 밀수판에 공백이 생기자 자신도 인생을 바꿔볼 수 있겠다는 야망을 갖게 된다.박정민은 순박한 시골 청년에서 야망을 갖게 되는 장도리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뱃사람 역을 위해 10kg을 찌워 캐릭터와 싱크로율도 높였다. 류승완 감독이 “굉장히 영리하고 지혜로운 배우인 것은 물론, 나와 코드도 잘 맞는다”고 칭찬했을 정도로 ‘밀수’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특히 밉지만 밉지 않은 장도리의 매력을 십분 살려내 인생 캐릭터로 남았다는 평을 받는다. 박정민은 올해 데뷔 12년이다. 지난 2011년 영화 ‘파수꾼’의 백희준(배키) 역으로 데뷔했다. 이후 ‘감기’, ‘전설의 주먹’, ‘들개’, KBS2 ‘사춘기 메들리’,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 등에 출연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2015년에는 ‘응답하라 1988’에서 성보라(류혜영)의 전 남자친구 박종훈 역으로 출연했다. 본인이 바람을 피웠으면서 오히려 화를 내는 장면을 통해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 10분 남짓의 짧은 출연임에도 지질함의 극치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지금이야 대한민국 대표 감독들이 먼저 찾는 배우가 됐지만, 박정민이 처음부터 인정을 받았던 건 아니다. 박정민이 무명 생활을 청산할 수 있었던 데는 2016년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의 역할이 컸다. 모든 걸 접고 유학을 떠나려던 그때, 이준익 감독에게 연락이 왔다. 힘든 시기에 만난 ‘동주’에서 박정민은 윤동주(강하늘)의 사촌이자 독립운동가 송몽규 역을 맡았다. 작품에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는 데 성공한 그는 그 결과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백상예술대상 남자신인상, 춘사영화상 남우조연상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그 후 박정민의 커리어는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그것만이 내 세상’(2018), ‘사바하’(2019), ‘타짜: 원 아이드 잭’, ‘시동’,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이상 2020), ‘지옥’(2021) 등에 출연했다. 특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는 트랜스젠더 유이 역으로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황정민(김인남 역)과 티키타카는 물론 새침한 말투와 몸짓, 외형 등으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 결과 코로나19로 정체됐던 극장에 435만 명의 관객을 부르는 데 성공, 2020년 흥행작에 등극했다. 이후에도 왓챠 ‘언프레임드 프로젝트’(2021)를 통해 감독에 도전했고, 박찬욱 감독의 ‘일장춘몽’(2022), ‘헤어질 결심’(2022)에 특별출연하며 연기 영역을 넓혔다.박정민은 최근 개봉한 ‘밀수’ 외에도 공개를 앞둔 작품이 많다. 송강호와 함께한 ‘1승’을 비롯해 현빈과 출연하는 ‘하얼빈’, 박찬욱 감독의 ‘전, 란’ 등을 앞두고 있다. ‘밀수’를 통해 첫 악역에 도전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박정민. 이쯤 되면 믿고 보는 배우를 넘어 천의 얼굴이 아닐까.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7.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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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연말결산] 넷플릭스 주춤, 디즈니+ 반짝, 토종 OTT 분전

코로나19 이후 다시 예년의 정상 수준을 회복하기 시작한 연예계. 영화계에서는 새로운 ‘천만영화’가 탄생했고 K팝 스타들은 다시 월드투어에 돌입, 세계 곳곳에서 활발하게 글로벌 팬들과 만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콘텐츠를 감상하는 새로운 창구로 자리를 잡으면서 다양성도 눈에 띄었다. 법정물과 리얼리티 연애물이 TV에서 강세를 보이는 사이, OTT에서는 ‘시맨틱에러’를 위시한 BL과 ‘약한영웅’ 등 장르물이 급부상했다. K콘텐츠가 회복세에 들어서는 한편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이승기, 츄, 오메가엑스 등이 소속사와 갑질, 출연료, 전속계약 등의 갈등을 빚었고, 르세라핌 전 멤버 김가람, ATBO로 데뷔 예정이었던 양동화 등이 ‘학폭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팬데믹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다이내믹한 한 해를 보냈던 2022년의 연예계를 일간스포츠가 돌아봤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이후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인 OTT는 콘텐츠를 감상하는 일반적인 방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시청자들은 TV 편성표를 보고 방영 시간을 기다리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콘텐츠를 감상한다. 이 같은 편리성에 힘입어 굴지의 글로벌 대기업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토종 OTT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올해 국내 OTT 시장은 지각변동이란 말이 어울린다. 2021년 ‘오징어 게임’으로 큰 재미를 봤던 넷플릭스가 기대만큼의 작품을 내지 못 하는 사이 또 다른 글로벌 OTT인 디즈니+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웨이브, 티빙 등 토종 OTT들도 화제작들을 내놓으며 분전했다. #가입자 감소한 넷플릭스, 계정 공유에도 제약 팬데믹이 끝나면서 OTT계는 위기를 맞았다. 집에서 주로 콘텐츠를 보던 시청자들이 공연장, 극장 등으로 발길을 옮기기 시작했기 때문. 계속해서 콘텐츠 공급자로서 톱의 자리를 지킬 것인가 수많은 채널 가운데 하나로 남을 것인가. 넷플릭스의 구독자 감소는 이 같은 위기감에 쐐기를 박는 사건이었다.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에 2011년 서비스 개시 이후 처음으로 전 분기 대비 구독자 감소를 겪었다. 이 같은 감소세는 2분기까지 이어졌고, 주가는 하락했다. 결국 넷플릭스는 콘텐츠에 광고를 포함하는 대신 월정액을 기존 요금제보다 낮게 책정한 광고 요금제를 도입했다. 저렴한 요금제로 신규 가입자를 늘리고 광고 수익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 달간 미국에서 넷플릭스에 가입한 신규 고객 가운데 광고요금제를 선택한 비율은 9%에 불과하다. 기존 이용자를 포함한 전체 미국 이용자 가운데 광고요금제를 선택한 비율은 약 0.2%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는 결국 계정 공유 제한이라는 새로운 수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2022년 현재 넷플릭스는 한 사람이 가입하면 서로 다른 2~3명과 계정을 공유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IP 주소와 ID 계정 활동 기반으로 동거인이 아닌 다른 사람과 계정을 공유하는 것에 제약을 거는 방안을 이르면 내년 초 도입할 예정이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는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반발 우려에 대해 “사용자가 서비스 비용을 더 지불할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회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디즈니+, K콘텐츠로 무장하고 아태지역 공략 넷플릭스가 구독자 감소세를 겪으며 주춤하는 사이 디즈니+는 야금야금 몸집을 부풀리고 있다. 디즈니의 OTT 서비스인 디즈니+를 포함, 역시 디즈니 소유인 ESPN플러스와 훌루까지 합치면 구독자 수는 약 2억 3400만 명이다. 이는 2억 2300만여 명인 넷플릭스보다 더 많은 숫자다. 특히 디즈니+는 거대한 인구를 가진 아시아 시장을 노리는 모양새. 인구가 약 3억 명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등은 아태 지역은 현지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상황. 이에 따라 방탄소년단 다큐멘터리, ‘커넥트’ 및 ‘카지노’와 같은 굵직한 K콘텐츠를 선두에 세워 아시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즈니+는 지난달 말 싱가포르에서 아태지역 콘텐츠 쇼케이스를 열고 2023년 신작 라인업을 소개하고 기대감을 높였다. 코로나19 이후 주가 부진을 겪고 있는 디즈니는 최근 디즈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밥 아이거를 최고경영자로 복귀시켰다. 밥 아이거는 디즈니에 수많은 IP를 안겨준 인물. 그는 디즈니+에 대해 “구독자 확대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찍겠다”고 밝혔다. #韓 OTT 자존심 세운 ‘약한 영웅’·‘술도녀2’ 국내 OTT 사이에서도 지각변동이 있었다. 토종 OTT의 선두주자였던 왓챠가 위기에 빠지며 구조조정 수순에 들어갔고, 웨이브는 해외 사업을 키우기 위해 미주권의 유력 K콘텐츠 플랫폼인 코코와(KOCOWA)를 인수했다. 티빙은 시즌을 품고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콘텐츠적 측면에서도 주목할 작품들이 나왔다. 왓챠는 지난 2월 공개한 ‘시맨틱 에러’를 크게 성공시키며 국내에서 BL 붐을 일으켰고, 웨이브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약한 영웅 클래스1’로 하반기를 뜨겁게 달궜다. 티빙은 이준익 감독의 첫 OTT 시리즈인 ‘욘더’와 단편영화를 시리즈로 각색한 ‘몸값’으로 화제 몰이를 했고, 상반기 ‘술꾼도시여자들’의 큰 성공에 힘입어 ‘술꾼도시여자들2’까지 론칭하는 데 성공했다. 예능에서는 ‘환승연애2’와 ‘서울체크인’ 등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티빙은 오는 30일에는 김남길, 이다희, 차은우, 성준이 의기투합한 ‘아일랜드’라는 대작으로 열기를 이어간다. 왓챠는 웹툰을 서비스하기 시작,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12.2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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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더’ 충무로 거장 이준익 감독이 말하는 좋은 영화란 [일문일답]

“좋은 영화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말이 있듯 ‘욘더’가 끝날 때 이야기가 시작됐으면 했습니다.” 충무로 대가 이준익 감독이 자신의 첫 OTT 작품이자 드라마이기도 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를 소개하며 꺼낸 말이다. ‘황산벌’, ‘왕의 남자’, ‘라디오스타’, ‘사도’, ‘동주’, ‘박열’ 등 이준익 감독은 그동안 대중성, 작품성을 모두 잡은 작품으로 대한민국 영화계에 굵직한 한 획을 그었다. 그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드라마 ‘욘더’는 세상을 떠난 아내 이후(한지민 분)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남자 재현(신하균 분)이 아내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 욘더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2032년 근미래를 배경으로 SF와 멜로를 결합한 이준익 감독의 새로운 시도는 그만의 견고한 연출력과 만나 다시 한번 독보적인 장르를 탄생시켰다. 이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인간 누구에게나 주어진 삶과 죽음을 되새기게 하고 진일보한 과학과 죽은 자의 기억으로 설계된 욘더를 통해 ‘영원한 행복이 진정한 행복인가?’ 자문하게 했다. SF보다는 인물의 내면과 심리에 집중했다는 이 감독은 “생각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전 세계에 공개됐을 때 망신만 당하지 말자는 마인드였다”고 작품의 기획의도와 의미를 조목조목 짚었다. -첫 OTT 작품으로 글로벌 팬들을 만나게 된 소감이 궁금한데. “티빙과 파라마운트+가 공동제작을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연출을 시작했다. 내년 상반기에 해외에서도 공개 예정이 되어있다고 한다. 살짝 걱정도 된다. 전 세계에 공개됐을 때 ‘적어도 망신만 당하지 말자’는 마인드였다.” -첫 드라마 연출 도전인데 영화와 다른 점이 있었나. “OTT, 드라마는 처음이다. 함께 영화를 찍던 사람들이 스태프라 그런지 현장에서 차이를 못 느꼈다. 인풋은 같았고 아웃풋인 플랫폼만 달랐다. 시청자가 불편해하지 않도록 현실에 있는 공간을 그대로 옮겨 기억과 감정의 연장선이 이격되지 않게끔 했다. 두 주인공의 감정이 더 밀도 있고 깊이 들어갈 수 있게 연출에 중점을 뒀다.” -미드 폼 형식의 드라마를 연출하게 된 계기가 따로 있나. “다양한 플랫폼이 관객에게 더 신선한 경험을 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러닝타임이 점점 짧아진다는 게 추세라는 걸 들었다. 좀 더 과감하게 시도해서 새로운 길을 찾고 싶은 의지가 있었다. 러닝타임과 회차에 구애받지 않았다. 영화가 가진 위대함도 있지만 한정성도 있는데 그게 러닝타임이다. 압축 스트레스가 심했다.” -SF라는 장르에 처음 도전했는데. “SF라는 그릇만 서양 것이지 ‘욘더’의 내용은 우리 것이다. SF, 즉 근미래에 대한 설정은 그들이 개발한 세계관이다. 흉내만 내면 분명히 조롱당할 것이지만 SF의 근거성을 배제하면 황당할 것이다. 애매한 경계선이 있다. 무리하지 않게 수용할 수 있는 경계는 어디인지 조심했다. 취향, 개인차도 많아서 아주 면밀히 고민해 결과를 냈다.” -후반부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중요한 소재로 등장하는데. “이 시는 재현의 이상, 낭만주의적 성향을 나타낸 것이다. 재현은 세상을 바라보는 이상주의적 자세가 있다. 이 시가 나오는 장면은 옳고 그름을 떠나서 재현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결정적인 순간이다. ‘동주’를 하면서 안도현 시인의 ‘백석평전’을 좋게 읽었다. 이후의 아픔을 같이하려는 재현의 낭만주의적 표현을 하고자 백석 시를 빌렸다. 백석에 죄송하고 감사하다.” -존재론과 인식론,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며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를 떠올리게도 하는데. “‘매트릭스’를 의식하진 않았다. 의식했으면 그렇게 안 했을 것이다. 모든 창작자는 선행된 결과물을 가능하면 피하려고 한다.” -재현과 이후의 이름에도 의미가 있나.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에 원작을 봤을 때 이런 과격한 설정을 소설의 소재로 다룬 게 신선했다. 원작에서 주인공의 이름은 김홀인데 작년에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서 주인공 이름이 뭔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현재를 재현으로 바꾸면 의미 있게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 변경했다.” -기획 의도는 무엇이었나. “맨 마지막 대사가 ‘아름다운 기억이 소중한 것은 그 순간이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다. 수천 년 전부터 종교에서 영생을 꿈꾸듯 인간은 불멸은 꿈꿔왔다. 차곡차곡 (이야기를) 밟아가다 보니 ‘불멸이 과연 행복한 것인가. 오히려 누군가의 소멸이 있어 우리는 존재한다면 누군가의 생성을 위해서 내가 소멸하는 것이 올바른 세상이 아닌가’ 생각했다. 이기심 때문에 인간은 더 불행해지고 불행을 끝내는 방법은 유한성에 기인한다는 어법을 작품에 펼쳤다.” -‘영원은 과연 아름다운가’, ‘소멸의 소중함’ 등의 이야기로 어떤 공명을 주고 싶었나. “최근에 OTT 작품이 대중에 많이 소개된다. 극장에서 보지 못했던 다른 이야기의 세계를 폭넓게 보고 있는 시대다. 생각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좋은 영화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말이 있듯 ‘욘더’가 끝날 때 이야기가 시작됐으면 했다.” -안락사 소재를 다루는데 조심스러운 부분은 없었나. “외국에서는 이미 안락사가 합법화되고 있다. 10년 후에는 내 문제로 다가올 것이다. 공포 영화라고 하는 사람들 반응도 기억에 남는다.” -CG 작업에 있어 어려운 점도 있었을 것 같다. “CG는 까다로운 작업이다. 잠수교 장면도 CG다. 만약 그 장면을 실제로 찍었다면 뉴스에 나왔을 것이다. SF라고 하면 긴 촬영 기간, 엄청난 볼거리, 큰 예산을 대게 떠올리는 데 ‘욘더’는 그런 걸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니다. 주제와 일치하는 CG가 정교하게 드러나야 한다. 인물의 감정을 CG가 방해하면 안 된다.” -이전에 ‘욘더’ 제작을 시도했을 때와 최종본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이었나. “7~8년 전에 작가와 함께 시나리오를 썼다. 그때는 완전히 SF, 판타지로 썼다. 망할 것 같아서 다 덮었다. ‘자산어보’를 찍고 난 이후 사극에서 멀어지고 싶어서 ‘욘더’를 다시 꺼내봤다. 초반의 시나리오와 지금의 ‘욘더’는 전혀 다른 작품이다. 욕심을 덜고 본질에 충실히 하는 것, 가장 작은 이야기 안에서 가장 깊은 것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또 한 번 느꼈다.” -가장 공들인 캐릭터는 누구인가. “당연히 첫 번째 주인공 신하균이다. 메인 주인공의 배역을 먼저 고민하는 게 감독으로서 가장 정직한 태도다. 시나리오를 쓸 때 재현이 나오지 않는 장면은 ‘욘더’에 없어야 한다고 기획했다. 실제로 신하균이 나오지 않는 신이 없다. 재현의 역할은 관찰자, 주체로 계속 변하지만 시청자가 그의 시선을 계속 따라가야 한다.” -공개된 이후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영화의 피드백과는 확실히 달랐다. 영화는 시사회, 제작보고회도 가니까 개봉 전날 감독이 탈진할 정도다. ‘욘더’는 영화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 아직 성과가 나오지 않은 것 같다. 이제 시작이다.” -신하균, 한지민과 함께한 소감은. “가장 애정하는 장면이 바닷가 캠핑장에서 재현이 이후에게 ‘네 뒷모습이 제일 좋아’라고 말하는 대목이다. ‘신하균, 이거 멜로가 되네’ 싶었다. 두 사람은 현장에서 남매 같았다. 애정 어린 눈빛이 각자의 독립된 존재로서 빛났다. 내가 생각하는 멜로는 우회적으로 당신을 생각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후의 “나 여기 있어”라는 대사가 반복되는데 이를 심어둔 의도가 있나. “모든 생명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살아간다. 존재 증명의 방식은 다 다르다. 그 존재가 사라졌을 때 부재가 온다. 과거 오프라인 시대에는 존재가 사라지면 부재였지만 지금 세상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쪼개졌다. 이제는 스스로 기억 못 하는 것도 기억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욘더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0.2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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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사후 세계·죽지 않는 인류… OTT 가득 채운 SF 드라마

외계인 접촉자가 등장하고 죽음 이후의 세계로 빠져드는가 하면 죽지 않는 몸을 가진 새로운 인류가 등장한다. 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는 SF 드라마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외계인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 ‘글리치’에 이어 2032년을 배경으로 죽음 이후의 세계를 다룬 티빙의 ‘욘더’가 앞서 공개됐으며 연말에는 디즈니+가 죽지 않는 몸을 가진 새로운 인류를 주인공으로 삼은 ‘커넥트’를 선보인다. 일본 미이케 다카시 감독과 정해인, 고경표, 김혜준 한국 배우들이 합을 맞췄다. 현실이 아닌 상상력에 기반을 두기에 SF 드라마는 서사를 탄탄히 쌓아야 한다. 과학적인 논리에 비약이 없어야 하며 외계인이나 우주, 미래에 사용되는 장치, 소품 등을 실감 나게 구현해야 해서 작업이 까다로운 장르로도 꼽힌다. 특히 컴퓨터 그래픽(CG)이나 시각특수효과(VFX)의 정교성에 따라 극의 몰입도가 결정됨으로 후반 작업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쏟을 수밖에 없다. TV 드라마가 SF물을 선보이는 것에 소극적인 이유다. 하지만 최근 TV 드라마도 사전 제작 시스템이 보편화되어 도전할 상황은 충분하다. 오히려 소수의 마니아층보다는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는 작품을 편성해야 하는 TV 방송 특성이 도전을 막는 요소다. 반면 TV보다 후반 작업 시간에 여유가 있고 주제나 표현 방식에 제한이 덜해 창작자가 무한히 세계를 확장할 수 있는 OTT는 SF 드라마에 집중한다. 콘텐츠 범람 시대에 각 OTT 플랫폼이 새로운 시도를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입증하는 잣대로도 통한다. 넷플릭스는 지난 2021년 연말 한국 첫 우주 SF 드라마 ‘고요의 바다’를 선보였다. 이에 질세라 애플TV+와 디즈니+도 연이어 SF 드라마를 내놨다. 애플TV+는 첫 한국 콘텐츠로 뇌에 담긴 의식과 기억에 접속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소재로 한 ‘닥터브레인’을 공개했다. 디즈니+도 지난 2월 ‘그리드’를 선보였다. ‘그리드’는 태양풍으로부터 인류를 구한 방어막을 만든 유령에 관한 이야기다. 티빙도 파라마운트+와의 공동 투자 첫 작품으로 SF를 선택했다. 지난 21일 총 6부작이 모두 공개된 ‘욘더’다. 이준익 감독의 첫 드라마 도전작이기도 한 ‘욘더’는 기억으로 설계된 죽음 이후의 세계를 그린다. 이 감독은 11년 전 이 작품을 영화로 제작하고자 시나리오 작업을 했지만 포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시간이 흘러 눈에 띄게 발전한 시각효과 기술과 티빙과 파라마운트+의 투자를 받게 되면서 ‘욘더’는 OTT 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로 이끄는 SF 드라마가 새로운 시선과 신박한 재미를 더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 지금까지 선보인 SF 드라마들 또한 대중적으로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고요의 바다’는 시각 효과로 호평을 받았지만 달의 중력 등 우주 환경에 대한 연출이 미숙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닥터브레인’과 ‘그리드’는 마니아층 외에는 이렇다 할 반응이 나오기는커녕 시각 효과 역시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글리치’를 본 이들은 ‘4차원을 넘어 40차원’이라는 리뷰까지 달고 있으며 ‘욘더’는 전개가 느리고 죽음 너머의 세계를 다루는 것 보다 인물들의 관계를 더 중점적으로 다뤄 감각적으로 늘어지는 느낌이 난다는 반응이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0.2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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