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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비하인드] "시즌 중에도 은퇴식 고민" 대전으로 떠난 김강민의 마침표는 '인천'에서

"시즌 중에도 관련 내용을 고민했던 적이 있다."외야수 김강민(42)의 은퇴식을 발표한 SSG 랜더스 구단 관계자의 말이다.SSG는 15일 김강민의 은퇴식을 진행한다고 공식화했다. 2021년 입단한 김강민은 2023년까지 무려 23년간 인천의 외야를 지킨 국가대표 출신이자 '원클럽맨'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열린 2차 드래프트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고 4라운드 전체 22순위로 한화 이글스(대전) 지명을 받으면서 '예상 밖' 이적이 이뤄졌다.김강민의 한화 생활은 오래가지 않았다. 시즌 성적은 41경기 타율 0.224(76타수 17안타). 6월 초 김경문 한화 감독이 부임한 뒤에는 1군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고 결국 시즌 뒤 선수 은퇴를 결정했다. 세대교체를 단행한 팀 사정상 많은 경기를 뛰기 어려웠다. 불혹을 넘긴 적지 않은 나이도 고려해야 했다. SSG는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 포함 은퇴식에 인색한 구단은 아니었다. 최근만 하더라도 2013년 박재홍, 2014년 박경완, 2016년 전병두, 2017년 박재상, 2018년 조동화, 2021년 박정권과 채병용, 2023년 김태훈 등이 은퇴식으로 팬과의 마지막을 추억했다. 특히 김태훈은 다른 팀 기준으로는 은퇴식을 하기 애매한 성적일 수 있지만 내부 결정에 따라 일정을 잡기도 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 김강민의 마지막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은퇴 선언은 한화에서 했지만 선수 생활의 대부분을 보낸 곳은 '인천'이었기 때문이다.구단 관계자는 "(시즌 중 고민했을) 당시에는 김강민 선수가 한화 소속 선수였기에 구단이 할 수 있는 부분은 없었고 나중에 혹시 한화에서 은퇴식을 하지 않게 되면 우리 쪽에서 은퇴식을 개최하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고민했었다"라고 말했다. 은퇴 소식을 접한 뒤 내부 논의를 거쳐 결론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김재현 SSG 단장이 선수를 직접 만나 의사를 전달했다. 김강민의 통산 성적은 1960경기 타율 0.273 139홈런 681타점. 폭넓은 수비와 강한 어깨가 트레이드 마크이다. 특히 2022년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선 5-6으로 끌려가던 9회 대타 동점 솔로 홈런, 5차전에선 2-4로 뒤진 9회 말 무사 1,3루에 끝내기 스리런 홈런으로 팀의 통산 다섯 번째 KS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기자단 투표 77표 중 42표(54.5%)를 받아 팀 동료 3루수 최정(21표) 오른손 투수 윌머 폰트(14표)를 제치고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은퇴식 일정은 추후 결정할 계획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15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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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만 면했으면 좋겠다" 최정과 홈런 더비, 그리고 인천 올스타전 [IS 인터뷰]

"꼴찌만 면했으면 좋겠다."2024 프로야구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 출전하는 최정(37·SSG 랜더스)의 '작은 바람'이다.최정은 오는 5일 열리는 KBO리그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 나선다. 그는 "작년엔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해 아쉬웠다. 올해는 홈구장(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만큼 다른 선수보다 유리한 점이 있을 거 같다. 다만 배팅볼 투수와의 합도 중요하고 당일 운도 많이 작용한다. 큰 욕심은 내지 않겠다"라며 멋쩍게 웃었다.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해 올스타전 홈런 더비 출전 선수(총 8명)를 사상 첫 100% 팬 투표로 가렸다. 최정은 12명의 후보 중 유일하게 2만 득표를 넘겼다. 지난 4월 KBO리그 통산 홈런 1위(479개)로 올라선 그가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초미의 관심사. 최정은 "(팬 투표 결과) 내가 1등이어서 사실 많이 놀랐다"며 "한 번도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마지막 문학(인천) 올스타로 많은 기대를 하시고 있는 만큼 집중해서 출전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올스타전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최정은 팬 투표와 선수단 투표를 합산해 정한 베스트12에서 드림 올스타 3루수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통산 8번째 올스타전 베스트12로 선정, 한대화와 이범호(이상 7회)를 제치고 역대 3루수 부문 최다 기록을 세웠다. 그뿐만 아니라 2008년 이후 16년 만이자 SSG 창단 후 처음으로 인천에서 열리는 '별들의 무대'인 만큼 만감이 교차한다. 최정은 "올해가 어쩌면 (선수 생활을 하면서) 마지막 문학에서의 올스타전이 될 거 같은데 출전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 투표해 주신 팬과 다른 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선수들이 많이 뽑아준 만큼 아직 성적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기도 하다. 부상 없이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최정은 프로 4년 차였던 2008년 올스타전에서 박경완·채병용·박재홍을 비롯한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했다. 그는 "시간이 참 빠른 거 같다"며 "내심 우리 팀 선수들이 많이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에레디아 선수가 막판 부상으로 나가지 못하게 돼 아쉽다. (문)승원이와 둘이 출전하게 됐지만 영광스러운 자리인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최정은 2017년 '미스터 올스타'에 뽑혔다. 당시 전반기를 홈런 1위를 마친 뒤 올스타전에서 연타석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3타점 3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최정은 "전혀 생각하지 못 했는데 초반에 홈런을 기록하니 다들 (미스터 올스타) 가능성이 크다고 해서 설렜던 기억이 있다. 욕심이 없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이번에도 가능성 많은 선수가 적지 않은 만큼 그들이 수상할 때 옆에서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다"라며 몸을 낮췄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7.0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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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전례를 찾기힘든 '인천판 엑소더스'

프로야구 역사상 전례를 찾기 힘든 '인천판 엑소더스(대탈출·대이동)'가 가속화하고 있다.이번 오프시즌 KBO리그의 최대 화두는 SSG 랜더스다. 지난 10월 31일 김원형 감독을 경질한 SSG는 이후 대대적인 인적 쇄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세대교체라는 기치 아래 선수단은 물론이고 코칭스태프까지 대규모 물갈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이어온 인천 야구의 적통성마저 훼손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올 시즌 개막전 기준 SSG의 1군 코칭스태프는 김원형 감독 포함 10명이었다. 11월 말 현재 기준, 팀에 남은 코칭스태프는 조원우와 이승호, 조동화 코치까지 3명에 불과하다. 다년 계약(3년)을 맺은 조원우 코치를 제외하면 '생존 코치' 명단은 더욱 줄어든다. 이 과정에서 선수 시절 SK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정상호·조웅천·이진영 코치 등이 줄줄이 짐을 쌌다. 그뿐만 아니라 'SK 원클럽맨' 박정권·채병용 코치도 팀을 떠났다. 수년간 선수들의 부상을 관리한 박창민 1군 수석 트레이너도 KIA 타이거즈로 팀을 옮길 전망. 국제 스카우트까지 퇴사하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한 야구 관계자는 "꼴찌 팀도 이 정도로 바꾸진 않는다"며 "(코치의 능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람이 모여서 구단의 정체성을 만드는 거 아닌가. SSG의 상황은 선수들이 정체성에 혼란을 느낄 수준"이라고 우려했다.물갈이 기조는 라커룸까지 덮쳤다. SSG는 지난 22일 진행된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35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베테랑 선수를 대거 제외한 사실이 알려졌다. 관련 내용이 실명에 가까운 기사로 이어지면서 거센 후폭풍이 불었다. 최근 성적이 부진했더라도 선수단 내에서 신망이 두터웠던 A 선수의 보호선수 제외를 두고 구단 안팎에서도 볼멘소리가 크게 터져 나왔다. 해당 선수는 2차 드래프트 지명을 받지 않아 팀에 잔류했다. 그러나 앞으로 '불편한 동거'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아슬아슬하던 뇌관이 폭발한 건 프랜차이즈 스타 김강민의 2차 드래프트 이적이었다. SSG는 은퇴를 앞둔 김강민을 뽑지 않을 거라는 안일한 판단으로 그를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외야 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한화 이글스가 지명권을 행사, 이적이 성사됐다.눈여겨볼 부분은 선수들의 대응이었다. 팀의 간판 투수 김광현과 외야수 한유섬 등이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공개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내면서 팬들의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과거 김광현과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이재원은 지난 24일 방출됐다. 이재원은 최근 몇 년 성적이 급락했지만, 젊은 투수들이 믿고 던지는 안방마님이었다. 인천에서 은퇴하겠다는 의지가 강했으나 세대교체 바람에 밀렸다. 또 다른 야구 관계자는 "선수의 가치가 눈에 보이는 성적에만 있는 게 아니다. 이 부분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 같다"며 "(부진하니) 팀을 떠나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게 좋은 방법일 순 없다. 은퇴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구단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프시즌 SSG는 쑥대밭이 됐다. 김원형 감독 경질 뒤 이숭용 신임 감독을 선임하는 절차도 매끄럽지 않았다. 감독 후보군을 공공연하게 오픈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코칭스태프는 대부분 팀을 떠났고, 선수단의 구심점 역할을 한 베테랑도 사라졌다. SSG는 지난 25일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성용 단장을 R&D센터 센터장으로 보직 이동했다. 하지만 구단의 내홍은 여전하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1.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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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원클럽맨' 박정권 코치, SSG 떠난다

'미스터 옥토버' 박정권(42) SSG 랜더스 타격 코치가 팀을 떠난다.본지 취재 결과, 박정권 코치는 최근 SSG와 재계약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 내렸다. 지난달 25일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탈락한 SSG는 엿새 뒤인 31일 김원형 감독을 경질했고 주요 코치들마저 팀을 떠났다. 박정권 코치는 지난 1일 구단이 발표한 '재계약 불가 대상자' 명단에선 제외됐다. 당시 SSG는 '1군 및 퓨처스(2군)리그 코치 5명에게 내년 시즌 재계약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며 채병용 코치와 손지환 코치 등의 이름을 거론했다. 다른 팀으로 이직한 이진영·조웅천·정상호 코치까지 더하면 꽤 많은 코치가 자의 반 타의 반 SSG 유니폼을 벗었는데 박정권 코치도 결국 이탈자 명단에 추가됐다.박정권 코치는 SSG 전신인 SK 와이번스를 대표한 베테랑이었다. 2004년 데뷔부터 2019년 은퇴 시즌까지 SK 유니폼만 입은 '원클럽맨'이기도 하다. 통산 타격 성적은 타율 0.273(4150타수 1134안타) 178홈런 679타점. SK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네 시즌 중 세 차례 통합 우승을 차지, 왕조를 구축했을 때 주축 멤버였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가을 정권'이라 불릴 정도로 포스트시즌(PS) 활약도 두드러졌다. PS 통산 성적은 타율 0.296 11홈런 40타점. 2010년 한국시리즈(KS) 2011년 플레이오프(PO) 등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2020년 2군 타격 코치로 지도자 경력을 쌓았고 지난 9월엔 1군 코치로 보직을 변경했다. 2021년 10월에는 코로나 탓에 미뤄진 은퇴식을 치르기도 했다. 그만큼 인천 야구를 대표하는 상징성이 컸다.김원형 감독을 경질한 SSG는 대대적인 코칭스태프 개편까지 앞두게 됐다. 지난 4월 1일 개막일 기준 당시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코치 9명 중 조원우·조동화·이승호 코치만 팀에 남은 상황. 특히 이진영 코치에 박정권 코치마저 팀을 떠나 타격 파트의 공석이 늘었다. 감독 선임을 두고 여러 뒷말이 무성한데 코치진 이탈까지 가속해 어려움이 가중된 모양새다. 구단 관계자는 "박정권 코치에게 재계약 의사는 전달했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1.06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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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비하인드] 연수 코치와 접촉한 SSG, 지원금 반환하면서 떠나는 손시헌

손시헌(43) NC 다이노스 코치의 '인천행'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본지 취재 결과, 손시헌 코치는 현재 SSG 랜더스 퓨처스(2군) 감독으로 내정됐다. SSG는 올 시즌 2군 감독 역할을 한 이대수 2군 총괄 및 수비 코치가 1군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그의 공백을 채울 대안이 필요했는데 외부로 눈을 돌려 손시헌 코치와 접촉했다. 손시헌 코치가 SSG와 별다른 인연이 없다는 걸 고려하면 '파격'에 가까운 인사다. 2003년 두산 베어스에서 데뷔한 손시헌 코치는 2013년 11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NC 유니폼을 입은 뒤 2019년 은퇴할 때까지 소속팀을 바꾸지 않았다.이번 '이적'이 더욱 눈길을 끄는 건 그의 신분 때문이다. 2020년 NC 2군에서 수비 파트를 담당한 손시헌 코치는 두 시즌 코치 경력을 쌓은 뒤 2021년 12월 미국(필라델피아 필리스 산하 마이너리그)으로 연수를 떠났다. 연수 기간(예정 3년) 중 첫 1년은 NC에서 연봉 포함 전액 지원하는 조건이었다. 창원(마산)이 연고인 NC는 코치 영입이 쉽지 않아 매년 어려움을 겪는다. 그만큼 '코치 손시헌'에 공을 들였다. 다양한 경험을 쌓은 뒤 팀에 합류하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SSG가 2군 감독 자리를 제시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주요 코치 자원을 뺏기게 된 NC는 미국 연수 비용에 대한 정산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연수 비용을 지원한 건 향후 구단으로 복귀하겠다는 암묵적 합의가 바탕에 있었기 때문이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으니 관련 사안을 매듭짓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거취를 고민하던 손시헌 코치는 연수 지원금을 반환하는 조건으로 인천행을 받아들였다. 김성용 SSG 단장에 따르면 '지원금 반환'은 구단이 관여하지 않고 코치가 직접 해결했다.오프시즌 코치 이동은 연례행사에 가깝다. 그만큼 적지 않은 코치가 팀을 떠나고 새 둥지를 찾는다. 관건은 어느 정도 적정선을 지키느냐다. 이에 대해 한 야구 관계자는 "(해외 연수를 보냈다는 건) NC가 애지중지 키웠던 코치라는 의미 아닌가. 그걸 인터셉트(가로채기)한 거"라면서 "연수 중인 코치와 접촉한 뒤 (지원금을 반환하면서까지) 영입하는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코치를 빼가는 건 상도의 어긋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는 관계자도 있다.현재 SSG는 '코치 엑소더스'가 가속화하고 있다. 채병용·이진영을 비롯해 팀을 대표한 주요 핵심 코치들이 자의 반 타의 반 팀을 떠나고 있다. 1·2군은 물론이고 투·타 가리지 않고 이탈자가 생겨 '코치 수혈'이 오프시즌 중요 과제로 떠올랐다. KBO리그의 다른 구단들이 SSG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좋은 의미는 아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1.0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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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SK 코치 대거 정리, 김원형 감독까지 아웃…SSG의 '색깔 지우기'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를 시리즈 스윕으로 탈락한 SSG 랜더스의 처방은 SK 와이번스 색깔 지우기다.SSG 구단은 지난달 31일 김원형(51)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2020년 11월 2년 계약(총액 7억원)으로 부임한 김원형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도중 3년, 총액 22억원에 재계약했다. 팀을 통합 우승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지만, 재계약 기간 중 1년만 채우고 팀을 떠나게 됐다. 김성용 SSG 단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경질이 아니라 계약 해지"라고 말했다.SSG는 올해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다. 6월 말 리그 선두였으나 한때 5위까지 추락, 포스트시즌(PS) 마지노선에 턱걸이하기도 했다. 뒷심을 살려 3위로 준PO에 직행했지만, NC 다이노스에 3전 전패로 탈락했다. 김성용 단장은 "차기 감독을 내정한 건 아니다"라면서 "자체적으로 (시즌을) 리뷰하면서 앞으로의 방향성을 공유했다. 세대교체나 이런 게 절실하지 않나. 누가 가장 잘할 수 있는지, 누가 리더십이 있는지 논의하다가 결정했다. 이제 발표했으니까 (차기 감독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SK 출신 코칭스태프가 크게 물갈이됐다. SSG는 지난 28일 일부 코치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SK 왕조 시절 활약한 채병용 코치를 필두로 이진영 코치, 손지환 코치, 박주언 코치 등이 팀을 떠나게 됐다. 구단 의사가 전달되기 전 정경배 코치와 김민재 코치는 각각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조웅천 코치와 정상호 코치도 두산 베어스와 롯데로 팀을 옮겼다.한 야구 관계자는 "구단이 재계약 불가 의사를 통보하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낌새를 느끼고 팀을 옮긴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트레이닝 파트에도 칼바람이 불었다. 코치진에 이어 김원형 감독까지 정리돼 구단 분위기가 더욱 뒤숭숭하다. "성적 부진의 책임을 SK 출신 코치들에게 묻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신세계그룹 이마트는 SK텔레콤이 운영하던 SK를 2021년 1월 1352억8000만원에 인수했다. 김원형 감독은 2020년 11월 SK 제8대 감독으로 선임됐는데 팀이 매각돼 SSG에서 사령탑 경력을 시작했다. 2021시즌 6위로 가을야구 문턱을 넘지 못한 SSG는 지난해 통합 우승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런데 우승 직후 SK에서 잔뼈가 굵었던 류선규 단장이 물러나고 야탑고 감독 출신 김성용 단장이 자리를 물려받았다. '우승 단장 교체'는 현장에서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1년 만에 감독과 코칭스태프까지 모두 물갈이되면서 SSG의 SK 색깔은 더욱 희미해졌다.SSG는 야구단 운영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관심이 크다. 류선규 단장이 물러나는 과정에선 '비선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김성용 단장은 "오늘 오전에 회의하면서 내부적으로 얘기가 정리됐다"며 "(세대교체가 중요하면 감독의 나이가 젊어질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 어떤 타깃을 두고 한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본지 취재 결과, SK 출신 코치진을 대거 정리한 SSG는 율곡고 코치를 2군 코칭스태프로 영입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0.3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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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천] 3위 자리도 쫓기는 SSG, 1군 투타 코치 개편

3위 자리마저 위태로운 SSG 랜더스가 1군 투타 주요 보직의 코치진 개편을 단행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최근 팀 분위기가 너무 좋지 않다. 8월부터 투타 모두 너무 침체여서 고민을 많이 했다"며 "분위기를 한번 바꿔보려고 코치진을 개편했다. 어제(2일) 경기 종료 후 최종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SSG는 이날 정경배 퀄리티컨트롤 코치를 1군 메인 타격, 박정권 퓨처스팀 타격 코치는 1군 보조 타격 코치로 승격했다. 마운드에선 이승호 1군 불펜코치가 메인 투수 코치, 채병용 퓨처스팀 투수 코치가 1군 불펜 코치로 이동한다. 반면 이진영 1군 메인 타격 코치, 오준혁 1군 보조 타격코치, 조웅천 1군 메인 투수 코치는 퓨처스팀으로 옮겼다. 최근 성적 부진에 대한 조처다. SSG는 후반기 14승 18패로 주춤하다. 7월 말까지 LG 트윈스를 바짝 추격하며 선두 경쟁을 펼치다가 KT 위즈에 2위를 내준 SSG는 어느덧 3위 자리도 위태로운 상황까지 맞게 됐다. 지난 2일 기준으로 4위 NC 다이노스에 1.5경기 차 바짝 쫓기고 있다. 김원형 감독은 "코치진을 바꾼다고 선수들이 기술적으로 갑자기 향상되거나 경기력이 급상승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선수들의 마음의 변화, 분위기 전환 차원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정권 코치의 경우 (2021년) 내가 부임한 이후 처음 1군에 올라왔지만 계속 이 팀에서 활약했고, 선수들의 장단점을 많이 파악하고 있어 팀 분위기를 비롯해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인천=이형석 기자 2023.09.0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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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의 신(信)] 박경완 "공 3개로 아웃 카운트 3개 잡는 게 최고의 공 배합"

‘야신’ 김성근 감독은 쌍방울 레이더스 사령탑(1996~1999년)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애제자’ 박경완(51) LG 트윈스 배터리 코치를 자주 칭찬했다. “팀 전력 50% 이상 차지하던 선수였다. 특히 투수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리드하는 능력이 탁월했다”라며 말이다. 박경완 코치와 초·중·고교 시절, 그리고 프로 무대에서도 배터리 호흡을 맞췄던 ‘영혼의 단짝’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은 “(실점) 위기에서 투·포수가 같은 방향성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한데, (박)경완이의 사인에 두 번 고개를 흔든 기억이 없었다. 그만큼 나를 잘 알았던 포수”라고 돌아봤다. 신인 시절부터 박 코치의 리드 속에 성장하며 메이저리그(MLB) 무대까지 밟은 김광현(SSG)은 “박경완이라는 위대한 포수를 만난 건 내 야구 인생 가장 큰 행운”이라고 했다. 지도자·동료의 평가가 박경완 코치가 어떤 포수였는지 설명한다. 그는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고 중 한 명이었다. 영민한 리드로 투수의 능력을 극대화했고, 포구·블로킹·도루 저지 등 포수가 갖춰야 할 기본 능력도 정상급이었다. 1991년 프로 무대에 데뷔, 23시즌 동안 뛰며 우승 반지 5개를 끼었고, 4번이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홈런왕도 두 번 차지할 만큼 타격도 뛰어났다. 2000년엔 이만수 전 SK 감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포수 최우수선수(MVP)에 오르기도 했다. 상황·타자에 맞춰 공 배합 변주 줘야 김성근 감독의 ‘절대 신뢰’를 받던 선수 시절을 돌아본 박경완 코치는 “남들은 부러워했지만, 나는 솔직히 정말 큰 부담을 느꼈다. 감독님께서 투수코치 대신 나와 (투수 운영에 대해) 상의할 때도 있었다”라고 돌아보며 “감독님 물음에 답하기 위해선 내가 명확한 생각을 갖고 있어야 했다. 그러니 머리를 얼마나 많이 싸맸겠나”라고 웃어 보였다. 박경완 코치는 선수 연차가 꽉 찬 베테랑 시절에도 경기 복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는 사우나에 앉아 다음 경기를 머릿속에 그리는 게 스트레스 해소법이 됐다고. 박경완 코치는 얘기를 나눈 레전드 포수 중 유일하게 ‘좋은 공 배합’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명확하게 밝혔다. 그는 “어떤 공이든 3개로 아웃 카운트 3개를 잡는 게 최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투수와 타자 그리고 상황을 전방위로 파악해서 가장 적은 개수로 최대한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는 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데이터, 팀 투수의 장단점, 상대 타자의 대응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 사실 얘기를 나눈 다른 레전드들도 비슷한 생각을 전했다. 박경완 코치의 생각은 조금 더 세밀하다. 그는 “몸쪽 공을 못 치는 타자라고, 눈에 익을 만큼 계속 (공이) 들어오면 못 치겠는가. 투수가 그날따라 포크볼을 잘 던진다고, 포수가 계속 같은 구종 사인을 내면 결국 한 번은 (안타나 홈런을) 맞는다. 그게 야구”라며 “공 배합이 결과론으로 평가받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야구가 확률 게임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더 디테일 하게 분석하고 대응해야 한다”라고 했다. 정석·공식을 따라야 할 때도 있지만, 상황이나 타자에 맞춰 변주를 주는 공 배합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는 얘기였다. 박경완 코치는 이해를 돕기 위해 몇 년 전부터 어퍼컷 스윙을 선호하는 타자들이 많아진 추세를 전제로 승부 사례를 예로 들었다. 1사 3루 위기에 빠진 배터리가 끌어낼 수 있는 최선의 결과는 삼진 또는 내야 땅볼이다. 낮은 코스로 공을 던져 땅볼을 유도하는 게 정석이지만, 박경완 코치는 하이 패스트볼로 어퍼컷 스윙의 약점을 파고 들어 내야 뜬공을 유도하는 것도 돌파구라고 본다. 타자의 눈을 현혹하기 위해, 때로는 어퍼컷 스윙을 하는 타자가 강한 낮은 코스를 보여주기도 해야 한다고. 포수가 많이 아는 만큼 타자를 제압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게 박경완 코치가 말하는 이상적인 공 배합의 핵심이다. 그는 “포수는 바깥쪽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타자가 있어도, 정확히 어느 구속이나 코스에 약한지 꿰고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투수 육성은 포수의 사명감 박경완 코치는 선수 시절 당대 최고의 포수이자, 통산 314홈런을 기록한 ‘거포’였다. 좋은 포수 한 명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몸소 보여줬다. 그런 그조차 "야구는 포수 놀음이 아닌가"라고 물음에 "야구는 (흔히 말하는) 투수 놀음이 맞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타격도 좋아야 하지만, 마운드에 전력이 힘을 갖춰야 강팀이 될 수 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박경완 코치는 투수가 제 실력을 발휘하고, 성장하는 데 포수 역할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투수 관리’ ‘투수 육성’을 사명으로 여겼다. 프로 입문부터 조범현, 김성근 감독에게 지도를 받으며 새긴 야구 가치관이기도 했다. 박경완 코치는 “포수는 특별한 조연 역할을 하는 포지션이다. 투수가 마치 엄마같이 의지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선수 생활을 했고, 지도자인 지금도 후배들에게 그런 조언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호흡을 맞춘 투수가 승리·세이브·홀드를 기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어떤 타자의 타점이 결승타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 그게 포수”라고도 힘주어 말했다. 젊은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을 땐 책임감은 더 강해졌다고 한다. 대체로 경험이 적은 투수들이 패전·추격조로 나서 1군 무대에 적응하는데, 박경완 코치는 그 투수들이 성장해야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젊은 투수는 무실점 등 성공하는 경험이 계속 쌓여야 ‘내 공도 통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생긴다. 상대 팀과의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이라고 해도, (투수의 성장을 위해) 일단 나부터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전병두·송은범·윤길현 등 2000년대 후반 SK 마운드 주축이 되는 투수들이 저연차 시절 박경완의 배려 속에 성장했다. 물론 사명감만 동기부여가 된 건 아니다. 김성근 감독이 종종 투수 이름을 직접 꺼내며 “투수 한 번 만들어 봐라”라고 당부하면 호기심을 갖고 그 선수를 지켜봤고, 소통하고 조언했다. 박경완 코치는 “직접 표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선수 기량이 좋아지면 ‘많이 컸네’하며 뿌듯했고 나름대로 성취감도 생겼다”라고 했다. 포수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승부를 꼽아 달라고 하자, 박경완 코치는 SK 소속 시절 두산 베어스와의 2008년 한국시리즈(KS) 5차전 9회 말 1사 만루에서 채병용과 배터리를 맞춰 김현수(현 LG 트윈스)를 병살타(투수-포수-1루수) 처리하며 우승을 확정한 순간을 꼽았다. 박 코치는 “(채)병용이가 시리즈 초반, 잘 안 던지던 싱커를 보여줬다. 공이 좋았는데, 만루 위기에서 그 싱커가 생각나서 (김)현수에게 활용한 게 통했다. 타자 스윙 궤적, 공의 궤적이 선명하게 기억 난다”고 돌아보며 “공(채병용 싱커)이 정말 좋았다”라고 했다. 박경완 코치는 자신의 최고의 순간에도 조연이었다. 그는 "때로는 ‘감초’ 역할이면 충분한 게 포수다. 하지만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다 보면, 나중에 돌아오는 것도 있더라”라고 웃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0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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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어렵다 어려워' 너클볼은 왜 자취를 감췄을까

올해 가장 화젯거리인 구종은 스위퍼(Sweeper)이다. 변형 슬라이더 일종인 스위퍼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에서 오타니 쇼헤이가 마이크 트라웃(이상 LA 에인절스)을 헛스윙 삼진 처리한 결정구로 화제가 됐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선 스위퍼를 하나의 구종으로 인정, 현재 공식적으로 집계까지 한다. 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번 시즌 스위퍼를 던진 빅리그 투수는 136명에 이른다.스위퍼와 대척점에 있는 구종을 꼽으라면 너클볼(Knuckleball)이다. 지난해 MLB에 공식 집계된 너클볼은 총 19개. 공교롭게도 19개 모두 야수(어니 클레멘트·잭 메이필드·프랭크 슈윈델)가 기록했다. 승부가 크게 기운 상태에서 마운드에 오른 야수들이 쇼맨십 차원에서 던진 게 전부였다. 그런 면에서 지난 25일(한국시간) 매트 월드론(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MLB 데뷔전은 흥미로웠다. 이날 워싱턴 내셔널스를 상대한 월드로의 투수 수 62개 중 13개(21%)가 너클볼이었다. 미국 CBS스포츠는 '월드론이 2021년 미키 자니스(당시 볼티모어 오리올스) 이후 처음으로 빅리그 너클볼러가 됐다'고 전했다. 2021년 스프링캠프에서 동료 투수들과 장난삼아 던진 몇 개의 너클볼이 월드론의 야구 인생을 바꿨다. 미국에선 너클볼의 명맥이 이어졌지만, KBO리그에선 아니다. 2019년 채병용(전 SK 와이번스)이 은퇴한 뒤 자취를 감췄다. 채병용은 2013년 가을 미국 애리조나 교육리그에서 가이 콘티 전 뉴욕 메츠 불펜 코치를 만나 너클볼을 연마했다. 전문 너클볼러는 아니었지만, 투구 레퍼토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무기'로 활용했다. 외국인 투수로 너클볼을 던진 크리스 옥스프링과 라이어 피어밴드(이상 전 KT 위즈)도 비슷했다. 축구의 무회전 킥과 비슷한 너클볼은 회전 없이 날아가면서 공기 저항에 따라 흔들린다. 구속이 느려도 공략이 까다롭다. 생소한 만큼 잘만 구사하면 효과적이다. 너클볼은 어깨나 팔꿈치에도 거의 무리가 가지 않는 구종이만, 프로야구 현장에선 '수요'가 거의 없다. 이유는 뭘까. 너클볼은 손가락 관절(Knuckle)을 구부린 채 손가락의 힘만으로 밀어 던져야 한다.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너클볼은 투구 메커니즘이 공을 미는 동작이다. 팔을 휘둘러야 하는 (다른 구종의) 동작과 다르다"며 "너클볼을 구사하려면 (다른 구종과 섞는 게 아니라) 너클볼 위주로만 던지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김경태 LG 트윈스 코치는 "팔 스윙은 똑같은데 (너클볼은) 마지막 단계에서 공을 강하게 민다. 손가락 관절을 구부리는 각도가 중요하고 그만큼 손톱도 강해야 한다. 만약 손톱이 약하면 공에 회전이 걸려버린다"며 "직구나 슬라이더는 공을 눌러줘야 하는데 너클볼은 반대로 손가락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2008년 영상을 찾아보면서 집중적으로 너클볼을 연마했다. 2009년 LG에서 방출당한 뒤 너클볼을 무기로 일본 독립리그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독립리그에서 기록한 너클볼 최고 구속은 114㎞/h였다.너클볼은 나비가 춤추듯 날아간다고 해서 '버터플라이(나비)'라고 부른다. 관건은 나비를 제어하는 능력이다. 너클볼 궤적에 맞게 투구 자세도 바꿔야 한다. 김경태 코치는 "국내에선 지도자들이 (너클볼을) 선호하지 않는 거 같다. 너클볼을 전문적으로 던지는 투수가 나오면 전담 포수가 있어야 한다"며 "(너클볼은 구속이 느린데) 미국과 다르게 뛰는 야구가 많은 리그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전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6.2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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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0년 The moment] 40홈런 유격수, 200안타 서건창…'야신'의 복귀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 찰리 노히트 노런 NC 외국인 투수 찰리 쉬렉은 6월 24일 잠실 LG전에서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다. 9이닝을 소화하며 안타 없이 볼넷 3개만 내주고 삼진 7개를 잡아냈다. 리그 노히트 노런은 2000년 5월 송진우(당시 한화) 이후 14년 만이자 역대 11번째. 외국인 투수로는 사상 처음이었다. 다만 결말이 좋지 않았다. 찰리는 이듬해 6월 성적 부진에 심판 욕설 파문이 겹쳐 퇴출당했다. ② 아시안게임 2회 연속 금 류중일 감독이 이끈 야구 대표팀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결승에서 난적 대만을 6-3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회 선제점을 내줬지만, 5회 손아섭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뒤 경기를 뒤집었다. 원활한 선수 차출과 대회에 집중하기 위해 KBO리그가 9월 15일부터 30일까지 중단된 뒤 재개했다. ③ '타고투저'가 집어삼킨 리그 2014년은 역대급 '타고투저' 시즌이었다. 리그에 3할 타자가 36명.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타자가 무려 42명이었다. 삼성은 역대 두 번째 3할대 팀 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투수들은 어깨를 펴지 못했다. 리그 평균자책점이 5.21까지 치솟았고 단 한 명의 투수도 '규정이닝 2점대 평균자책점'을 달성하지 못했다. 그나마 승리, 평균자책점, 탈삼진 등 주요 투수 타이틀도 외국인 선수의 몫이었다. ④ 빅리그 진출한 윤석민 2월 오른손 투수 윤석민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3년 계약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MLB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윤석민은 류현진(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이어 KBO리그를 거쳐 빅리그에 직행한 역대 두 번째 투수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2014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4승 8패 평균자책점 5.74로 저조한 성적을 남긴 뒤 이듬해 친정팀 KIA로 복귀했다. ⑤ 40홈런 유격수 강정호 넥센 강정호는 정규시즌 최종전인 10월 17일 SK전에서 40홈런을 쏘아 올렸다. 1회 말 채병용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때려 리그 사상 첫 '유격수 40홈런' 금자탑을 쌓았다. 종전 유격수 최다 홈런은 1997년 이종범(당시 해태)의 30개였다. 한 시즌 40홈런은 역대 15번째. 국내 타자로는 역대 7번째 나온 대기록이었다. 강정호는 그해 겨울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빅리그에 도전, 피츠버그 파이리츠 유니폼을 입었다. ⑥ 거침없이 달린 NC NC는 정규시즌 70승 1무 57패(승률 0.551)를 기록, 리그 3위로 1군 진입 2년 만에 포스트시즌(PS) 무대를 밟았다. KBO리그 1군 참가 후 최단 기간 PS 진출 기록이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LG에 덜미가 잡혔지만,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타선을 이끈 쌍두마차 에릭 테임즈(타율 0.343 37홈런 121타점)와 나성범(타율 0.329 30홈런 101타점)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⑦ 사상 첫 200안타 대기록 넥센 서건창은 정규시즌 최종 SK전에서 200안타와 201안타를 차례로 때려 프로야구 33년 역사상 처음으로 200안타 고지를 정복했다. 그는 경기 뒤 "200안타를 치고 나서도 조금 얼떨떨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웃었다. 그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돼 겹경사를 누렸다. 2020년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당시 두산)가 역대 두 번째 200안타에 도전했지만, 199안타에서 멈췄다. 2014년은 정규시즌 팀당 128경기로 현행 144경기보다 16경기 적었다. ⑧ 사상 첫 900경기 출전 류택현 LG 왼손 불펜 류택현은 3월 29일 잠실 두산전에 등판, 사상 첫 투수 900경기 출전 대기록을 수립했다. 1994년 입단한 류택현은 42세 5개월 6일의 나이로 리그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하지만 그의 기록은 7년 만에 경신됐다. 2021년 6월 정우람(한화)이 36세 17일의 나이로 역대 두 번째이자 최연소 9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다. ⑨ '야신' 김성근 감독 복귀 3년 연속 정규리그 최하위에 머문 한화는 2014시즌 뒤 김성근 감독과 3년 총액 20억원에 계약했다. 김 감독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SK 감독으로 재임하며 세 차례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이 이끈 한화는 2015년 6위, 2016년 7위에 머물러 PS 진출에 실패했다. 2017년에도 시즌 초반 하위권으로 처지자 김성근 감독은 그해 5월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⑩ 통합 4연패 삼성 왕좌의 자리는 삼성의 차지였다. 한국시리즈에서 넥센을 4승 2패로 제압하고 4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통합 4연패를 이뤄내며 리그 최강 구단으로 군림했다. 마무리 투수 오승환의 일본 진출, 리드오프 배영섭의 입대가 맞물려 전력 약화가 우려됐지만 5월 중순 1위로 올라선 뒤 독주를 이어갔다. 외국인 투수 릭 밴덴헐크와 윤성환·장원삼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배중현 기자 사진=IS 포토 2022.12.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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