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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일반

전셋값 내렸는데 월세 부담은 커졌다

지난 두 달간 평균 전세와 월세 보증금은 2년 전보다 하락했지만, 월세 부담은 25%가량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2020년 8월 임대차 2법 시행 후 단기 폭등했던 전셋값이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하락한 가운데, 전세의 월세 전환이 늘어나고 전월세 전환율은 오르면서 월세 부담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달간 국토교통부의 전월세 실거래가 신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전국 아파트 월세 계약 총 7만510건의 평균 월세액은 65만원으로, 2년 전 동기간 평균 52만원(5만4490건)에 비해 24.9% 상승했다.이는 보증금을 제외한 순수 월세액만 집계한 것으로 이 기간내 계약한 임차인들이 2년 만에 평균 13만원의 월세를 더 부담하게 된 셈이다.반면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평균 월세 보증금은 1억2천224만원으로, 2년 전(1억3589만원)보다 10.0% 감소했다.조사 기간내 계약된 순수 전세 보증금 평균도 전국이 2년 전 3억1731만원에서 최근 두 달 평균은 3억566만원으로 3.7% 하락했다.전세와 월세 보증금은 줄었는데 월세액이 커진 것은 일단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며 임차인들이 월세 보증금을 줄이고, 일부를 월세로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또 2년 전보다 전셋값은 하락한 곳이 많아도 전월세 전환율이 상승하면서 실질 월세 부담액이 커진 측면도 있다.2020년 12월 전국 평균 4.5%였던 전월세 전환율(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하는 비율, 한국부동산원 기준)은 최근 금리 인상 여파로 작년 12월 기준 평균 5%로 상승했다.2년 전에는 1억원의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경우 4.5%의 전환율을 적용해 월 37만5천원(연 450만원)을 내면 됐지만, 지금은 5%의 전환율을 적용해 2년 전보다 11% 높은 41만7000원(연 500만원)의 월세를 내야 한다.조사 기간내 서울 아파트는 월세가 평균 85만원에서 92만원으로 8.1% 올라 임차인의 실질 월세 부담이 평균 100만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비해 이 기간 월세 보증금은 2억2805만원에서 2억105만원으로 11.8% 하락했고, 전세 보증금도 2년 전 평균 5억5222만원에서 현재 5억2151만원으로 5.6% 떨어졌다.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종전 2%대에서 금리 인상 이후에는 최고 연 6∼7%까지 치솟으면서 전세 보증금의 월세 전환이 가팔라졌다"며 "전월세 전환율이 상승한 것도 월세부담 증가의 원인"이라고 말했다.지역별로는 조사 기간내 주로 지방의 월세액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높았다.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2년 새 월세 상승폭이 가장 큰 곳은 울산광역시로, 2년 전 34만원에서 최근 58만원으로 70.6% 상승했다.또 경상북도가 62.1%(31만원→50만원), 강원도 45.7%(34만원→49만원), 충청북도 45.7%(31만원→45만원), 경상남도 42.9%(34만원→49만원), 광주광역시 41.7%(33만원→51만원) 등의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경기도(46만원→61만원)와 인천(44만원→62만원)은 각각 31.6%, 39.8% 상승했다.월세 부담이 커지면서 100만원 이상 고액 월세 비중도 크게 늘었다.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아파트 100만원 초과 월세 건수는 1만1668건으로 전체 월세 거래량(7만510건)의 16.5%에 달했다.고액 월세비중이 2년 전 10.2%에서 10%대 중반까지 오른 것이다.특히 서울은 전체 월세 낀 거래량 1만6558건 가운데 30.7%에 달하는 5076건이 100만원 초과 고액 월세였다.2년 전 10건중 2.6건(26.0%)이 100만원 초과였다면 지금은 10건중 3건 이상이 고액 월세다.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전셋값 하락에 따른 역전세난과 깡통전세 이슈로 보증금을 축소하려는 경향까지 늘면서 전반적으로 월세 비중이 커지는 추세"라며 "고금리가 지속되면 임차인이 보증금을 낮춰 대출액을 줄이는 대신 주거비 부담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3.01 12:24
부동산일반

23억 사채에 경매 파기까지....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급매물' 사연을 아시나요

금리가 치솟고 부동산 매매 시장이 가라앉으면서 '급매'보다 더 빠른 처분을 원하는 '급급매' 물건이 흔하게 나오고 있다. 급급매 물건은 집주인의 개인 사정으로 실거래가는 물론 경매 호가보다도 적게는 1억원, 많게는 5억원까지 낮춘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가 가격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무조건 급급매 물건을 잡으라"고 권한다. 그러나 일선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들은 "급급매 물건은 각종 권리관계가 얽혀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사연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A 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민 김 모 씨는 최근 동네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은 '급급매' 전단지를 보고 크게 놀랐다. 호가가 20억원대에 달하고, 실거래가도 18억원을 훌쩍 넘겼던 호실의 매매 가격이 14억원에 나와서다. 김 씨는 "급급매라고 써붙여져 있어 유심히 봤는데 너무 쌌다. 심지어 139.85㎡(43평), 로열동이었다"며 "개인적으로 정말 싼 좋은 기회라고 보고 욕심이 생겨 부동산에 해당 매물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고 했다. 상담을 받은 김 씨는 해당 호실의 매수를 포기했다. 그는 "(근저당권과 대출 등) 설정만 17억원이 넘었다“며 ”계약과 동시에 14억원을 모두 내야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매수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본지 확인에 따르면 해당 호실은 경매도 파기될 정도로 복잡한 권리관계를 안고 있었다. 김 씨는 "이런 집은 사지 않는 것이 정신 건강을 지키고 투자금 손실 위험을 줄이는 길"이라고 했다. 용산만이 아니다. 22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아이파크 삼성동 145㎡(44평)이 감정가 50억원에서 한 차례 유찰 끝에 51억원에 매각됐다.집주인 B 씨는 2019년 8월 35억원 상당의 소유권을 이전받으면서 1금융권에서 16억2800만원을 대출 받은 뒤 두 달 후에 대부업체에서 23억2700만원을 또 대출받았다. 이후 C 씨 등 2명에게 9억1000만원을 빌렸고, 대출금 상환에 허덕이다 지난해 8월 경매 시장에 넘겨졌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총 40억원가량의 대출을 통한 '영끌' 매수로, 감당이 안돼 경매로 넘어온 것"이라고 했다.심지어 집값의 90%를 대부업체를 통해 대출받아 산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있다.집주인 D 씨는 지난해 9월 집값 27억원의 88%인 24억원을 대부업체에서 빌려 매입했다. 결국 경매에 붙여진 이 호실의 감정가는 반복된 유찰 끝에 17억8560만원으로 결정됐다. 처음 매입할 때 수준인 27억9000만원에서 10억원 가까이 추락한 셈이다. 대치동 부동산 업자는 "대부업계 연평균 이자가 10%대"라며 "D 씨가 매달 내야 하는 이자만 2000만원에 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무척 고통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매를 통해 최저가에 주인을 찾더라도 대부업체가 6억원 가량을 밑지게 된다. 영끌족이 무너진 대표적 사례"라고 덧붙였다. 급급매 살 땐 꼼꼼히 따져야 영끌족의 비명은 대부업체들이 취급한 담보대출 연체율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22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대부금융협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대형 대부업체 25개사가 취급한 담보대출 연체율은 종전 6~7%에서 10.2%로 상승했다. 대부업체의 주택담보대출은 담보물이 된 주택 가격이 하락했을 때 더 취약하다. 선순위권자에 밀려 주도적으로 담보물을 경매에 넘길 권한도 없다.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연간 22.09%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연간 20% 넘게 떨어진 것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터진 2008년 -10.21%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 하락이다. 집값이 떨어질수록 영끌족의 고통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선 공인중개사들은 급매물에 관심이 있다면 꼼꼼한 분석과 공부, 주변에 휘둘리지 않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특히 급매물을 사들일 때는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가압류와 가처분 상태를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용산의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묻지 마 급매물 투자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이지만, 잘 알아보지 않으면 자칫 투자금을 날릴 수도 있다"며 "복잡한 사연과 권리 관계를 따져보고, 스스로 정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2.22 15:43
부동산

종부세·안전진단 등 규제 완화 움직임에 매물 회수 늘어나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보유세, 양도세 부담 때문에 집을 팔려던 다주택자들이 최근 정부의 잇단 규제 완화 정책에 일부 매도 계획을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총 5만1093건으로 한 달 전 5만4927건에 비해 7.0% 감소했다. 전국 광역 시도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서울 서대문구의 매물이 한 달 전 1933건에서 현재 1749건으로 9.6% 줄었고 관악구(-9.3%), 강남구(-9.0%), 구로구(-8.7%), 종로구(-8.6%), 도봉구(-8.4%) 등의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안전진단 규제 완화 혜택이 기대되는 양천구도 한 달 전 2523건에서 현재 2333건으로 7.6% 감소했다. 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지만 송파구 잠실동은 소폭의 상승 거래도 나오고 있다. 최근 하락폭이 크다보니 일부 '바닥' 인식에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일부 집주인들은 매물을 회수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잠실 리센츠 전용 84.99㎡는 이달 초 20억5000만원에 2건이 거래됐는데 이후 19억8000만원에 2건이 거래되며 실거래가가 내려갔다. 반면 엘스 전용 84.8㎡는 이달 1일 19억4500만원에서 7일 20억4000만원, 10일에는 21억3000만원에 팔리며 상승 흐름을 보인다. 전용 84.88㎡도 이달 5일 20억2000만원에 거래된 뒤 6일에는 이보다 높은 21억원에 거래 신고가 이뤄졌다. 이번 정부 세제개편안의 최대 수혜자는 조정대상지역내 2주택 보유자다. 정부가 내년부터 2주택자에 대해 종부세 중과세율(1.2∼6.0%)을 대신 일반세율(0.5∼2.7%)을 적용하기로 한 데다 2주택 이상자의 기본공제도 종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내년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추고, 집값 하락분까지 더해져 내년 공시가격은 올해보다 크게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시세보다 크게 낮은 '급급매' 물건이 다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내년에도 금리 인상기조가 이어지고,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당장 집값 상승이나 거래 증가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정부의 잇단 규제 완화 기조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금융시장 불안, 금리 인상, 고물가 등 악재들이 여전히 산재해있다"며 "2주택자들이 매도를 보류할 순 있지만 매수세가 당장 유입되기에는 시장 불안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2.25 14:42
부동산

'그사세' 월세4000만원+보증금 4억, 도대체 누가 살까?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는 가운데 월세만 1000만~4000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월세'도 증가하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초고가 월세에 거주하는 이들의 직업과 유형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보고 있다. 월세가 4000만원?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총 4만5085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월세 100만원 이상 거래량은 총 1만5788건으로 전체 거래비중의 35.0%였다. 지난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월세 100만원 이상 거래량 1만675건과 비교하면 1년 사이 47.9% 증가했다. 1000만원 이상 초고가 월세 거래도 74건(0.2%)에 달하면서 지난해 상반기(26건)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말이 1000만원이지, 내용을 들여다보면 2000만~4000만원 대도 적지 않다. 실거래가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최고 월세를 기록한 아파트는 강남구 청담동 PH129 전용면적 273.96㎡(6층)로, 지난 3월 보증금 4억·월세 4000만원에 신규 계약이 이뤄졌다. 이어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전용 241.93㎡(36층)이 4월 보증금 4억·월세 2600만원,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33㎡(6층)이 1월 보증금 5억·월세 2500만원에 거래됐다.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35.312㎡(3층)은 올해 3월 종전 계약금액인 보증금 2억·월세 1300만원보다 700만원 오른 보증금 2억·월세 2000만원에 갱신계약이 이뤄졌다. 5월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169.31㎡(3층)는 직전 거래가인 보증금 3억·월세 600만원에서 보증금 3억·월세 1100만원으로 갱신됐다.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 84㎡도 보증금 3억원에 월세 1000만원 거래가 이뤄졌다. 초고가 월세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달 관리비가 수백만 원 이상인 곳도 적지 않다. 아파트 실거래가 조회 앱 등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 위치한 갤러리아포레 전용면적 195㎡(81평) 매물의 한 달 평균 관리비는 110만원이었다. 에어컨 등 전력 소비가 늘어나는 여름에는 14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 더힐' 전용면적 206㎡의 한 달 평균 관리비는 97만원이다. 여름에는 약 110만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는 평균 관리비와 실제 관리비 사이에 약 100만원가량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평균 관리비에는 각종 커뮤니티 시설 사용료가 제외됐기 때문이다. 물론 월세든 관리비든 비싼 이유가 있다. 그만큼 시설이 좋다.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갤러리아포레나 한남동 소재 고급 빌라 등에 갖춰진 각종 편의 시설과 서비스 내용이 공유되고 있다. 수영장과 골프장, 영화관, 고급 사우나가 딸린 헬스장은 기본이다. 삼시 세끼를 한식과 양식 등 다양한 코스로 선택할 수 있고, 언제든 청소와 세탁 서비스도 전화 한 통이면 이용할 수 있다. 더 놀라운 곳도 많다. 지난해 11월 건축 허가가 난 워너청담은 국내 최초로 주택 내부에 자동차를 세워놓고 감상할 수 있는 '스카이 가라지'가 있다. 각 세대에 자동차용 엘리베이터를 갖춰 거실에 포르쉐나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를 관상용으로 주차할 수 있다고 한다. 거주자들은 월 관리비가 아깝지 않다는 분위기다. 성수동 트리마제에 살고 있다고 밝힌 한 입주자는 부동산 커뮤니티에 "관리비에 사우나와 헬스가 포함돼 있다. 여기에 별도로 전기세와 청소, 식사 비용이 사용하면 부과된다"며 "단지에 상주하며 근무하는 직원만 어지간한 중소기업 수준으로 관리가 잘 된다. 관리비가 적지 않지만, 서비스 품질 대비 만족스러운 수준"이라고 만족스러워했다. 도대체 누가 살까 월 2000만원을 5년 동안 모으면 약 12억원이 모인다. 10년이면 24억원이다. 월 수백만 원에 달하는 관리비를 모으면 1년이면 어지간한 중형차 한 대 가격이 나온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월세와 관리비 낼 돈을 모아 착실하게 집을 사는 편이 낫다고 볼 수 있다. 부동산 업계는 집을 사지 않고 막대한 월세와 관리비를 내면서 사는 사람들의 직업군과 유형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다국적 회사의 CEO나 임원급 직원으로 파견을 온 외국인, 이미 자가가 있지만 편리하고 입지가 좋은 집에 살고 싶어하는 신흥 자산가, 법인 등이 월세를 부담하는 회사의 고위 직급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서울 청담동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이런 집은 평범한 사람은 못산다. 보통 내국인의 경우 이런 집은 실거주 목적보다는 향후 부동산 가격 상승이나 월세 수입 등 투자 수익을 목적으로 매매를 선택한다"며 "외국인 CEO나 임원이나 자산가는 투자가 목적이 아니라 거주 편리성에 목적을 둔다"고 했다. 최근에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나 주식으로 큰돈을 번 젊은 층이 초고가 월세에 거주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영 앤 리치'로 불리는 연예인도 막대한 월세나 관리비를 내며 살고 있다. 서울 한남동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꼭 유엔빌리지나 한남더힐이 아니어도 이 일대에 연예인이 많이 거주한다. 한강 뷰로 한남동과 이태원이 가깝다. 그런데 자가가 아닌 월세인 경우가 많다. 세금 문제나 절세 때문일 수도 있고, 소속사와 계약 사항일 수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커뮤니티 시스템이 잘 돼 있는 주상복합이나 케이터링 서비스가 되는 대형 오피스텔은 월 관리비가 당연히 많이 나온다. 월 100만~200만원 수준인 곳도 있는데 여기 사는 분들한테는 많은 액수가 아니고, 연예인 거주자의 경우 소속사에서 내주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한남동 인근 한 오피스텔에 유명 걸그룹 출신 멤버가 오랜 시간 같은 곳에서 세입자로 살았는데, 관리비가 100만원가량 되지만 단 한 번도 밀린 적이 없다고도 했다. 엄청난 관리비와 월세로 대중을 놀라게 한 갤러리아 포레는 김수현, 인순이, 지드래곤, 한예슬 등 유명 연예인이 많이 사는 아파트로 더욱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년 전망해도 월 1000만원씩 내고 사는 '월천족'이 화제가 됐다. 그런데 이제는 '월이삼천족'이 적지 않다. 금리 인상으로 월세가 올해만 20~30% 급등하면서 '월사천족'도 더 생겨날 것"이라고 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도 지속할 것으로 보이자 세입자들이 전세자금 대출이자보다 정해진 월세를 내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돼 월세 수요가 늘어났고 가격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1.07 07:00
부동산

어느 영끌러의 하소연…"우리 집 가격 결정하는 '그 집'이 두렵습니다"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영끌러'들의 마음고생이 깊어지고 있다. 집값 급등기였던 최근 1~2년 사이에 주택을 매수했는데 실거래가를 밑도는 거래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설상가상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급매' '급급매' 매물이 종전 실거래가 보다 수 억원 이상 떨어진 호가를 부르면서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영끌러도 늘어나고 있다. 잠 못 드는 영끌러들 "뚝뚝 떨어지는 호가만 보면 밥맛도 뚝뚝 떨어져요." 40대 회사원 A 씨는 요즘 들어 주기적으로 포털사이트 부동산 카테고리를 검색하는 습관이 생겼다. 지난해 서울 마포구에 18억5000만원대에 장만한 아파트의 실거래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A 씨는 "사실 내가 아파트를 산 뒤 약 1억원 더 높은 가격에 거래가 성사된 적도 몇 번 있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몇천만 원씩 야금야금 떨어지더니 내가 산 가격대까지 내려왔다"며 씁쓸해했다. A 씨를 더 속상하게 하는 건 더 있었다. 실거래가를 크게 밑도는 호가다. 그는 "단지가 커서 매물도 많다. 그중에는 '급급매'를 달고 호가가 17억원 수준인 것도 있다. 이 가격에 실거래가 된다면, 아직 입주도 못 했는데 손해를 봤다는 생각에 멘탈 관리가 잘 안 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A 씨처럼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내려가면서 불안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소위 말하는 다주택자도 아니라 '평생을 살 자가'라면서 마련한 1가구 1주택자인데도, '내가 최고점에서 집을 샀다'는 허탈감을 떨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상에서는 이런 세태를 반영한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유머도 돌고 있다. '내 아파트값은 내가 산 가격도 아니고, 내가 부르는 호가도 아니고, 우리 단지에서 제일 빚 많은 세대의 이자 지불 능력에 달렸다'는 것이다. A 씨는 "이 글을 읽고 '현타'가 왔다. 나도 대출을 받아 집을 사서 금리 인상 부담이 큰데, 나 혼자 허리띠 졸라매고 이자 내면 뭐하나 싶다"며 "우리 단지 사는 누군가가 빚 감당 못 하고 싼 가격에 던지면 그게 내 집 가격이 되는 판"이라고 했다. 그는 이 유머가 인터넷상에 떠도는 명언을 뜻하는 '띵언'이라면서 친구들 사이에 돌려봤다고도 했다. 본지가 확인한 결과, 종전 최고가를 크게 밑도는 실거래가 속출하는 데 이어 이 가격이 해당 단지의 평균 호가가 되는 상황이 적지 않았다. 서울 송파구 대표 아파트인 '잠실엘스'는 이달 초 전용면적 84.8㎡가 19억5000만원에 계약이 성사됐다. 지난해 10월 같은 면적이 27억원에 실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7억5000만원이 떨어졌다. 23억1000만원에 거래된 지난 8월과 비교해도 3억6000만원이 하락했다. 실거래 가격이 대폭 낮아지면서 이 단지의 호가도 더 떨어지는 모양새다. 매물로 나온 전용면적 84.8㎡ 중에는 최저가인 19억5000만원에 나온 세대도 있다. 잠실엘스는 '리센츠' '트리지움'과 함께 송파구를 대표하는 아파트다. 그러나 잠실 일대에서는 이러다가 '엘리트'로 불렸던 잠실엘스의 30평대 가격이 20억원 선도 지키지 못하는 분위기가 완전히 자리 잡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급급매' 호가가 우리 집 시세 전문가들은 영끌러들의 이런 자조의 목소리가 현실을 일부 반영한다고 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우리 단지에서 제일 빚 많은 세대의 이자 지급능력에 우리 집값이 달렸다'는 말들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급매 가격이 우리 집 시세인 것은 맞다"라고 했다. 다만 윤 수석연구원은 '묻지마식' 문어발 투자로 대출 금리를 감당하지 못하는 다주택자가 아니라면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봤다. 1주택자의 경우 대출 금리 인상이 부담돼 매도를 택하더라도, 그에 준하는 월세를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수석연구원은 "현재는 시스템적인 위기로 1주택자보다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다주택자들이 물건을 던지는 사례가 많다"며 "만약 1주택자가 이자 부담 때문에 하락기에 급매를 선택한다면 그건 애초부터 본인의 소득 수준을 넘는 집을 샀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날마다 집값 하락이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 공포에 떠는 1주택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른바 '영끌' '빚투' '패닉바잉'으로 집을 무리하게 사들였지만, 집값이 급락하면서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다. 집을 새로 사기는커녕 트라우마와 싸우기도 벅찬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이어 "금리 충격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모두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런 공포 심리가 스마트폰을 타고 급속히 전염되고 있다. 모두 스마트폰만 쳐다보면서 서로 눈치를 보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 21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1년 동안 집값이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69%에 달했다. 이는 지난달 조사보다 3%포인트 오른 것으로 이 업체가 2013년 9월부터 조사한 이래 가장 높다. '내릴 것'이라는 응답은 6월 조사에서 44%로 역대 최고치를 깬 후 5개월째 상승하고 있다.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12%로 역대 최소에 그쳤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내리는 중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이달 19일 기준 555건으로 지난해 9월(2691건)의 약 5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강북이 가장 먼저 떨어진다. 구별로 노원구(-0.41%)와 도봉구(-0.42%)가 0.4% 이상 떨어졌고, 성북구(-0.37%)·서대문구(-0.31%)·금천구(-0.30%) 등도 낙폭이 컸다. 강남권에서는 송파구의 아파트값이 지난주 -0.31%에서 금주 -0.38%로 낙폭이 커졌고, 강남구(-0.20%)·서초구(-0.16%)도 지난주보다 하락 폭이 확대됐다. 수도권 아파트값이 0.3%대의 하락률을 보인 것은 한국부동산원이 시세 조사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서울에 있는 아파트 단지마다 급매가 없는 경우는 드물다"며 "사정이 급하다 보니 '급급매', '초급매'에 '초초급매'까지 써 붙이고, 경매 직전 단계로 보일 정도의 제2금융권 대출승계를 내거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0.24 07:00
부동산

거래 '단절'·금리 폭등 시대…그래도 부동산 투자를 원하는 당신에게

부동산 '불장'의 시대가 끝나고 거래 '단절'의 시기가 시작됐다. 한때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수천만 원씩 치솟던 호가는 온데간데없고, 종전 실거래가 보다 가격을 끌어내린 급매물만 쌓이는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리고 한국은행의 추가 인상도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 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 일간스포츠는 창간 53주년을 맞아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한문도 연세대학교 정경대학원 교수·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등 4명의 부동산 전문가에게 향후 국내 부동산 시장 전망 및 투자 방향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다. 암울…올해 전망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국내 부동산 시장이 적어도 내년까지 시장 침체 속에 가격 하락세 또는 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주택 시장이 금리 쇼크로 더욱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며 "금리 충격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공포가 빠르게 전염되면서 모두 두려움에 떨고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문도 연세대학교 정경대학원 교수는 집값 폭락 추세가 훨씬 심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문도 교수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 인상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버블 사태 등으로 인한 영향이 미치지 않은 상황"이라며 "본격적 하락은 시작도 안 했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주택 시장을 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문도 교수는 2006년부터 지난 6월까지 월평균 6000건에 달했던 거래가 9월 들어 600건으로 줄었다는 부분에 주목했다. 그는 "거래 절벽이 아닌 멸종 수준"이라면서 "현 정부 초반 민간의 활성화와 시장 안정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했지만 잘못된 판단이다. 집값 하락 추세는 최소 2년에서 4년 정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지난 21일 세종시 등 지방 대부분의 조정 대상 지역을 해제하면서 시장 활성화를 노리는 정책을 내놨다. 그러나 박 위원은 이번 조치가 극도의 침체를 보이는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박원갑 위원은 "금리 인상 등 주택 시장을 누르고 있는 요인이 너무 강해 이번 규제 해제 정책이 시장 분위기를 상승시키거나 반전시키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규제 해제도 시장 분위기를 바꾸기보다는 시장을 정상화하는데 취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지방 중심 조정 대상 지역 해제는 가격 상승이 아니라 하방을 방어하는 수준에서 거래량 증가가 있을 것"이라며 "서울은 규제에서 빠진 지역이 없다. 올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못한 가운데, 지금의 하락 추세가 이어지며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역시 거래 침체와 가격 하향 조정이 지속되는 현재 주택시장의 상황이 단기간에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랩장은 "연내 가격 하락세가 뚜렷한 시장 상황이다. 향후 경기 위축, 수요 부재로 집값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 지방과 수도권 외곽에 규제지역 해제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시장 침체에 돌입한 지방에서 규제지역 해제를 적극적으로 요청한 부분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함 랩장은 "매수자 입장에서 이번에 해제된 지역의 주택을 매입하려는 의지는 높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단기 거래 증가나 다주택자의 주택 추가 매입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문도 교수는 "지방 중심 조정 대상 지역 해제는 어느 정도 효과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정부도 기본적인 기조는 추가 주택 가격 상승, 경착륙될 수도 있는 환경이다"고 했다. 그래도 투자를 원한다면…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투자하기에 적합한 상황은 아니라는데 뜻을 같이했다. 특히 다주택자의 경우 투자에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집값이 하락한다고 해서 무리하게 매수를 하거나, 매도를 선택할 경우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박원갑 위원은 "급매물이 나오고는 있으나 현재 상황에서 '묻지 마 식' 상급지 옮겨타기는 위험하다. 또 1주택자들이 무주택으로 가는 것도 반대"라고 잘라 말했다. 시장은 언제나 나의 결정보다 빠르고 더 영리하기 때문에 주택을 가지고 섣부른 재태크를 하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박 위원은 "자신이 대단한 '마켓 타이머(시장을 읽는 사람)'가 될 자신이 있다면 집 가지고 재주를 부려도 된다. 그렇지 않다면 1주택자는 집의 가격보다는 가치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무주택자 중 내 집 마련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적절한 시점이 왔을 때 매수를 하는 것은 나쁜 선택이 아니라고 보는 전문가도 더러 있었다. 박원갑 위원은 "무주택자라면 시세 대비 20~30% 저렴한 분양 물건을 노려야 한다"며 "요즘은 급매물도 경매도 매력적이지 않은 시기다. 다주택자의 경우 헐값에 나온 물건을 사들이고 싶으면 수도권 조정 대상 지역이 풀리거나, 내년 하반기에나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언제가 저점인지 가늠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다만, 주택 매수를 원하는데 하락기가 끝난 뒤 매수에 들어간다면 이미 늦은 것일 수도 있다. 원하는 주택이 있다면 시점을 잘 살피고 진입하는 것은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이미 집이 있다면 자금이 풍부하다는 전제 아래 상업용 부동산이나 토지에 관심을 둘 필요는 있으나, 이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자신의 자금과 목적을 두루 따지고 결정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토지는 환금성이 떨어져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영진 랩장은 "무주택자나 1주택자가 저렴하게 사거나, 상급지로 갈아탄다고 하면 급매나 경매 분양이 답이 될 수는 있지만, 대출을 받아서 투자할 때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함 랩장은 이어 "다만 무주택자이나 언젠가 내 집 마련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고, 전세 자금의 60%를 확보한 상황이라면 원하는 주택의 가격이 적절한 수준까지 내려왔을 때 매수를 하는 것은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에서 집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로 고점에 매수했는데, 하락할 경우 심리적으로 견디기 힘들다는 것이다. 박원갑 위원은 "집이 삶에 주는 가치적인 측면에 무게를 둬야지, 가격의 노예가 되면 하락기에 인생이 무너지기에 십상이다. 이미 고점에 사들였다면 내 집의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고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해야 현재와 같은 어려운 시기를 살아갈 수 있다. 버블이 형성되면 고점 회복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언젠가는 회복된다"고 말했다. 한문도 교수는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희망을 갖고 세상을 살 수 있는 날은 언제는 존재한다"며 "다만 집은 형태의 차이일 뿐 언제나 필요한 것이다. 무주택자라면, 하락기에 주저하다가 못 사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공부를 해서 매수를 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9.26 07:00
경제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하락세

최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하는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매매 가격이 단기 급등한 데다가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전세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전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최근 들어 종전 거래가격보다 신고금액이 하락한 전세 계약 사례가 늘고 있다. 잠실 리센츠 전용 59.99㎡는 지난해 8월 최고 11억8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그러나 12월 들어서 8억1900만원까지 떨어졌다. 아현동 소재 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1∼2월에 전세 만기가 도래하는 물건 중에는 최고가 대비 1억∼1억5000만원 이상 호가를 낮춘 것들도 있다"고 말했다. 보통 신학기가 시작되는 시즌에는 전세 계약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가격도 올라가는 추세와 상반된다.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4.5로 5주 연속 기준선(100)을 밑돌아 수요보다 공급이 많았다. 이는 2019년 9월 16일(92.2) 이후 약 2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아직 하락 지역은 없지만 지난해 9월 0.17%에서 지난주는 0.02%까지 상승률이 둔화했다. 정부가 매매 시장에 이어 전셋값도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는 배경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전세 시장을 두고 "입주물량 증가, 대규모 정비사업 이주 종료 등으로 지난해 8월 임대차법 시행 이후 최다 매물이 출회되고 가격 상승세도 지속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업계는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하고, 전셋값도 단기 급등하면서 이사를 선택하지 않고 계약갱신청구권을 이용하는 세입자가 늘었다고 진단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세입자들이 '어쩔 수 없이' 종전 전셋집에 재계약을 하는 분위기가 있다. 이동 수요가 줄어들면서 전세 물건이 쌓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소유주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이 종료되면 전셋값을 올리려고 할 것이라는 것이다. 서울 노원구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올해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물량이 줄어든다. 또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전세물건이 본격적으로 나오는 하반기 이후에는 전셋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1.0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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