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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합심] 휴 그랜트의 낮잠, 해커의 암막 커튼, 리허설

영국 신사가 깜빡 졸았습니다. 검은색 선글라스를 썼지만, 옆으로 고개를 떨군 모양새 등이 잠에 빠진 것이 틀림없습니다. 영국 출신의 영화배우 휴 그랜트(64)가 9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센터 코트에서 8강전 경기를 보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집요한 영국 언론이 중계 화면에 등장한 이 장면을 놓치지 않습니다. "조코비치(세르비아) 경기를 보다가 조는 게 말이 되냐"라며 비꼬는 말도 테니스 팬들로부터 나왔습니다. 그랜트가 앉는 자리는 돈으로 살 수 없는 특별 초대석이어서 그를 향한 조롱과 시샘이 더해지는 듯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건 눈꺼풀'이라는 조크를 떠올리며 오후의 노곤함을 이기지 못한 그를 동정해 봅니다. 사실 낮잠은 무죄입니다. 그때, 그 자리여서가 문제일 뿐입니다. 스포츠에서 잠을 잘 자는 선수가 운동도 잘하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합니다. 어린 선수라면 성장에도 도움 되는 것은 물론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잠입니다.제가 '병아리' 프런트 시절 일입니다. 외국인 선수들이 지낼 창원의 아파트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가전 기구나 생활용품을 마련하는 것도 운영팀 몫이었습니다. 사용법에 대해 영어 매뉴얼도 만들고, 집 가까운 마트로 가는 경로와 방법을 설명하는 안내서도 제작했습니다. 사소해도 구단으로서는 모두 처음 하는 일이라 챙기다 보면 빠진 게 꼭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도 요구하는 게 많았습니다.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투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에릭 해커 선수가 거처를 처음 둘러본 뒤 침실에 암막 커튼을 추가해 달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암막 커튼은 빛이 거의 들어오지 못하도록 일반 커튼보다 더 두텁게 만듭니다. 이미 설치한 커튼과 블라인드가 있었기에 추가 설치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창단 초기에 선수 지원 등 각종 내부 규정에 빠진 부분이 있어 "이걸 해줘야 해, 말아야 해" 같은 고민이 프런트 사이에 많았습니다. 첫 외국인 선수라는 상징성, 큰 비용이 들지 않는 데다 계속 사용이 가능한 일종의 장비 개념으로 보자는 해석에 따라 해커 선수의 아파트에 암막 커튼을 추가했습니다. 당시 저는 형평성이나 규정을 먼저 보는 편이었습니다. 비용 이슈가 아니라 선수 컨디션의 회복과 준비, 구단의 서비스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걸 배우는 계기였습니다. 관련 내용을 더 찾다 보니 테니스의 레전드 피트 샘프라스는 자신이 머무는 호텔방 TV 수신기의 작은 빨간색 불빛도 검은 테이프로 막을 정도로 숙면을 위해 완전한 암흑 상태를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다이노스에서 새 구장을 만들 때도 잠과 관련된 이슈가 있었습니다. 새 구장 설계 때 선수단의 많은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구단이 애를 썼습니다. 라커룸을 중심으로 선수단 동선을 짰고, 다양한 시설과 장비를 넣어 과학적인 관리와 편의성을 제공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딱 하나 선수단 의견에 맞춰주지 못한 것이 있었습니다. 수면실입니다. 베테랑 중심으로 낮잠 잘 공간을 마련해 달라고 했으나, 개장 초기에는 들어주지 못했습니다. 워낙 라커룸에 공을 들였기 때문입니다. 비행기 비즈니스석처럼 누울 수 있는 리클라이너 의자를 놓았기에 굳이 수면실이 필요하냐는 내부의 반대 의견이 있었습니다. 결국 몇 해 지나지 않아 선수들 공간을 마련하게 됩니다. 농구 황제 르브론 제임스는 "커리어 내내 하루 평균 12시간은 잠을 잔다"라고 말합니다. 경기 전 낮잠도 빼놓지 않습니다. 메이저리그 베테랑 투수 저스틴 벌랜더도 평균 10시간은 잠을 자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테니스 황제였던 로저 페더러 역시 평균 수면시간은 11~12시간이었습니다. 잠꾸러기들의 공통점을 찾으셨나요? 전성기를 길게 가져간 선수입니다.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는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연에서 "잠은 인생이란 무대의 리허설"이라고 말합니다. 바라는 일, 실수한 일이 있다면 인간은 잠을 자는 동안 뇌에서 현실처럼 시뮬레이션할 기회를 얻는다는 겁니다. 잠은 회복뿐만 아니라 성장과 발전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꾼다면 좋은 잠을 자야 할 이유가 많습니다.암막 커튼도 필요하고, 필요한 낮잠이라면 인정해야 합니다. 잠에 인색했던 저를 반성합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지메일닷컴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5.07.15 09:00
스포츠일반

1위 신네르, 1-2세트 내주고 상대 부상으로 기권승 "이겼다고 생각하지 않아"

얀니크 신네르(1위·이탈리아)가 1, 2세트를 내줘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상대 부상으로 8강에 진출했다. 신네르는 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8일째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그리고르 디미트로프(21위·불가리아)에게 세트 스코어 0-2로 뒤진 상황에서 기권승을 거뒀다. 신네르는 이날 1세트 3-6, 2세트 5-7로 연달아 내줬다. 3세트는 게임스코어 2-2로 맞서 상황, 디미트로프가 오른쪽 가슴 근육 통증을 호소하며 경기를 포기했다. 디미트로프는 지난해 윔블던부터 올해 윔블던까지 최근 5차례 메이저 대회 모두 경기 도중 부상으로 기권패 했다. 신네르는 가슴 통증에 힘들어하는 디미트로프가 자기 가방을 정리하는 것을 직접 도와주기도 했다.신네르는 "그는 정말 대단한 선수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 지켜봤다"라며 "빠른 회복을 바란다. 제가 오늘 이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팬들이나 우리 모두에게 불행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유독 윔블던에서만 단식 결승에 오른 적이 없는 신네르는 대회 우승을 위한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8강전 상대는 벤 셸턴(10위·미국)으로, 신네르가 맞대결에서 5승 1패로 앞선다.노바크 조코비치(6위·세르비아)는 앨릭스 디미노어(11위·호주)와 16강전에서 3-1(1-6, 6-4, 6-4, 6-4)로 역전승했다. 조코비치는 8강에서 플라비오 코볼리(24위·이탈리아)와 준결승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신네르와 조코비치가 나란히 8강을 통과하면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이형석 기자 2025.07.08 08:44
스포츠일반

‘Mr.100’ 조코비치, 윔블던 통산 100승 고지…단식 16강 진출

노박 조코비치(6위·세르비아)가 윔블던 테니스 대회(총상금 5350만 파운드·약 997억원)에서 통산 100승에 성공했다.조코비치는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2025 윔블던 테니스 남자 단식 3라운드에서 미오미르 케츠마노비치(49위·세르비아)를 3-0(6-3 6-0 6-4)으로 꺾었다.조코비치는 이날 승리로 윔블던 남자 단식 통산 100승 고지를 밟았다. 이 부문 1위는 로저 페더러(은퇴·스위스)가 기록한 105승이다. 만약 조코비치가 올해 윔블던에서 우승하면 페더러와 함께 윔블던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8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조코비치의 16강 상대는 앨릭스 디미노어(11위·호주)다. 지난해 이 대회 8강에서 조코비치가 디미노어에게 기권승을 거둔 기억이 있다.남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도 페드로 마르티네스(52위·스페인)를 3-0(6-1 6-3 6-1)으로 꺾고 16강에 올랐다.신네르는 이번 대회 3회전까지 자신의 37차례 서브 게임을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이번 대회 3라운드까지 상대에게 단 17게임만 허용하며 놀라운 상승세를 뽐냈다.신네르는 그리고르 디미트로프(21위·불가리아)와 8강 진출을 다툰다.여자 단식에서는 이가 시비옹테크(4위·폴란드)가 대니엘 콜린스(54위·미국)를 2-0(6-2 6-3)으로 꺾었다.지난해 윔블던서 3라운드 탈락했던 시비옹테크는 2023년 8강 이후 2년 만에 대회 16강에 복귀했다. 시비옹테크는 16강에서 클라라 타우손(22위·덴마크)과 격돌한다.김우중 기자 2025.07.06 07:58
스포츠일반

'최강 2000년대생' 신네르-알카라스, 프랑스 오픈서 결승 맞대결…조코비치는 은퇴 시사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와 디펜딩 챔피언 카를로스 알카라스(2위·스페인)가 프랑스오픈(총 상금 약 876억7000만원)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우승을 다툰다.신네르는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13일째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노박 조코비치(6위·세르비아)를 3-0(6-4 7-5 7-6<7-3>)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메이저 대회 3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신네르는 메이저 20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다른 준결승에선 알카라스가 로렌초 무세티(7위·이탈리아)를 상대로 기권승을 거둬 결승전에 진출했다. 이로써 프랑스오픈 결승은 두 2000년대생 선수의 맞대결로 펼쳐진다. 두 선수는 지난해부터 올해 호주오픈까지 5차례 열린 메이저 대회의 남자 단식 우승 트로피를 모두 나눠 가진 바 있다. 2001년생 신네르는 통산 4번째 메이저 대회에 우승하고, 2003년생 알카라스는 통산 5번째 메이저 트로피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두 선수의 맞대결에서는 알카라스가 7승 4패로 우세하다. 알카라스가 최근 4연승 중이다. 메이저 대회에선 알카라스가 2승 1패로 앞서 있다. 알카라스는 2022년 윔블던 16강전에서만 패했고, 이후 2022년 US오픈 8강전, 지난해 프랑스오픈 준결승전에선 승리했다. 메이저 대회 결승에서 이들이 맞붙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한편, 조코비치는 이날 신네르에게 패하면서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인 단식 25회 우승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이게 이곳에서 내가 펼치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내 경력에서 이 시점에 '12개월 뒤'는 꽤 긴 시간"이라면서 "더 뛰고 싶지만, 내가 12개월 뒤에 여기서 또 뛸 수 있을지는 나도 잘 모른다"고 말하며 은퇴를 시사하기도 했다. 윤승재 기자 2025.06.07 11:42
스포츠일반

알카라스, 3년 연속 프랑스오픈 4강 진출...무세티와 결승행 두고 격돌

프랑스오픈 '디펜딩 챔피언' 카를로스 알카라스(2위·스페인)가 3년 연속 대회 4상에 올랐다. 알카라스는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11일째 남자 단식 8강전에서 토미 폴(12위·미국)을 3-0(6-0 6-1 6-4)으로 제압했다. 프랑스오픈에서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다음 해 4강에 오른 건 2021년 라파엘 나달(스페인·은퇴) 이후 4년 만이다.알카라스가 이번 대회를 통해 통산 5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이룬다면, 2000년 이후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세 번째 선수가 된다.앞 서 나달이 5연패 한 차례와 4연패 두 차례를 일구며 롤랑가로스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고, 구스타부 키르텡(은퇴·브라질)이 2000년과 2001년에 연달아 정상에 올랐다. 앞서 나달이 5연패 한 차례와 4연패 두 차례를 일구며 롤랑가로스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고, 구스타부 키르텡(은퇴·브라질)이 2000년과 2001년에 연달아 정상에 올랐다.알카라스는 이날 위너에서 40-13으로 앞서는 등 폴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1시간 34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알카라스는 "눈을 감고 쳐도 모든 샷이 들어갔다. 완벽한 경기였다. 완벽한 샷을 치려고 했고, 결과엔 신경 쓰지 않았다"며 경기력에 자신감을 보였다.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로렌초 무세티(7위·이탈리아)가 프랜시스 티아포(16위·미국)를 3-1(6-2 4-6 7-5 6-2)로 물리치며 먼저 4강에 올랐다. 지난해 윔블던에 이어 통산 두 번째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오른 무세티는 알카라스와 결승행 티켓을 두고 겨룬다. 상대 전적에서는 알카라스가 5승 1패로 크게 앞선다. 3년 전 치러진 첫 대결에서만 알카라스가 패했다. 8강 대진표 반대편에는 얀니크 신네르(1위·이탈리아)-알렉산드르 부블리크(62위·카자흐스탄), 조코비치-알렉산더 츠베레프(3위·독일) 경기가 남아있다.안희수 기자 2025.06.04 07:48
해외축구

라우레우스 올해의 선수 후보에 알카라스·듀플랜티스·마르샹 등

전 세계 스포츠 전문가가 꼽는 ‘라우레우스 월드 스포츠 어워드’ 올해의 남녀 선수 등 주요 부문 수상자 후보가 공개됐다. 테니스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 장대높이뛰기 아먼드 듀플랜티스(스웨덴), 수영 레옹 마르샹(프랑스) 등이 올해의 남자 선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라우레우스 월드 스포츠 아카데미는 4일(한국시간) 올해의 남녀 선수 등 각 부문 수상자 후보들을 공개했다.라우레우스 월드 스포츠 어워드는 지난 2000년 창설됐다. 전 세계 스포츠 전문가 1300여 명의 투표로 수상자를 정하는 글로벌 시상식이다. 올해의 남자 선수 후보인 알카라스는 지난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우승자다.듀플랜티스는 지난해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장대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로 세계 신기록만 11번 작성했다.마르샹은 파리 올림픽 수영 4관왕이다. 타데이 포가차르(슬로베니아)는 지난해 투르 드 프랑스와 지로 디탈리아 등 세계적인 사이클 대회를 석권했다.막스 페르스타펀(네덜란드)은 자동차 경주 대회인 포뮬러 원(F1)에서 4년 연속 드라이버 챔피언에 올랐다.올해의 여자 선수 후보에는 시몬 바일스(체조·미국) 아이타나 본마티(축구·스페인) 시판 하산(육상·네덜란드) 페이스 키프예곤(육상·케냐) 시드니 매클로플린(육상·미국) 아리나 사발렌카(테니스·벨라루스)가 이름을 올렸다.지난해 이 부문에선 노바크 조코비치(테니스·세르비아)와 본마티가 수상 영예를 안았다.한편 올해의 팀 부문에선 보스턴 셀틱스(농구·미국), FC바르셀로나 페미니(축구·스페인), 맥라렌(자동차경주·영국) 레알 마드리드(축구·스페인), 스페인 남자 축구대표팀, 미국 남자 농구대표팀이 경합한다.올해 부문별 수상자는 오는 4월 2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시상식 때 발표된다.김우중 기자 2025.03.04 10:01
스포츠일반

'충격' 조코비치 1라운드 탈락....ATP투어 100회 우승 달성 실패

테니스 '전설' 노바크 조코비치(7위·세르비아)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카타르 엑손모바일오픈(총상금 303만5천960달러) 단식에 출전했으나 1회전에서 탈락하며 고배를 마셨다.조코비치는 19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단식 1회전에서 마테오 베레티니(35위·이탈리아)에게 0-2(6-7<4-7> 2-6)로 졌다.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전까지 ATP 투어 단식에서 통산 99회 우승을 이뤘다. 이번 대회까지 정상에 섰다면 지미 코너스(109회) 로저 페더러(103회)에 이어 100회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1라운드에서 떨어지며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조코비치는 지난해에도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파리 올림픽에서만 금메달을 획득했고, 일반 ATP 투어 대회에서는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우승과 인연이 없다는 걸 고려해도 다소 충격적이다. 조코비치가 대회 첫 경기에서 패한 것은 2022년 4월 몬테카를로 마스터스 이후 이후 대회가 약 3년 만의 일이다.조코비치는 베레티니에게 통산 4전 전승을 거두고 있었지만, 이날 첫 패배를 당했다. 둘은 2021년 윔블던 결승에서 만난 적 있는데, 당시엔 조코비치가 3-1(6-7<4-7> 6-4 6-4 6-3)로 이겼다. 조코비치는 지난 1월 호주오픈 4강에서 다리 근육 부상 때문에 기권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몸 상태가 좋아졌고, 거의 100% 회복됐다"고 자신했으나 오히려 1라운드 탈락에 그쳤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통증은 없었다. 그저 상대가 더 잘한 것"이라며 "내 경기력이 아직 기대만큼 올라오진 않았다"고 인정했다.조코비치는 오는 3월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개막하는 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에 출전할 예정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2.19 08:32
스포츠일반

[김종문의 진심합심] 주저함, 상대가 아닌 나의 함정

새해를 여는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호주오픈 테니스입니다. 테니스 4대 그랜드 슬램 대회 중 하나로 1월 중순에 시작합니다. 남반구에서 진행돼 겨울을 보내는 북반구 스포츠 팬에게 태양의 기운을 만끽하는 즐거움을 줍니다. 프랑스 오픈·윔블던·US 오픈에 비해 호주 오픈은 훨씬 리버럴합니다. 규칙을 바꿔 팬들의 경기 중 자리 이동을 허용할 정도로 클래식한 다른 테니스 코트 풍경과는 다른 에너지가 넘칩니다. 이젠 전설이 된 로저 페더러가 이 대회를 “해피 슬램 (happy slam, 분위기 좋은 그랜드 슬램 대회라는 뜻)”으로 불렀다죠.저는 이번 대회를 OTT 중계로 봤습니다. 특히 노박 조코비치(38·세르비아)와 카를로스 알카라스(22·스페인)의 8강전이 재미있었습니다.2023년 윔블던 결승 때 둘의 팽팽한 풀세트 접전에 매료됐던 저는 윔블던을 2연패 한 알카라스의 승리를 점쳤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습니다. 경기 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2~3세트를 제대로 뛰기 힘들었던 조코비치의 역전승이었습니다. 아무리 관록의 베테랑이라지만, 다리를 절뚝거리는 상태로 어떻게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노리는 20대의 기세를 꺾을 수 있었을까요.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알카라스는 주저함이라는 자기 함정에 빠졌던 겁니다. 경기 후 알카라스는 대회 공식 인터뷰에서 "상대가 신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걸 보면서 평소 같이 내 플레이를 못했다. ‘더 쉬워질 거야, 내가 실수 안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게임을 컨트롤한다고 여긴 내 실수"라고 인정합니다. 반대로 조코비치는 "카를로스가 집중력을 잃었다는 걸 알아챘다. 랠리에서 그의 망설임이 있었고 나를 상대하는 게 편안하지 않다는 걸 느꼈다"라고 말합니다. 신예는 독하지 못했고, 라켓은 무뎠습니다. 노회한 상대는 그 틈을 간파합니다. 경기 중 메디컬 타임아웃을 예전부터 전술적으로 쓴다는 비판을 받는 조코비치여서 알카라스 팬이라면 얄밉다고 느낄 장면도 물론 있었습니다.제가 주목한 키워드는 알카라스의 망설임입니다. 상대의 느린 발과 밋밋한 리턴에 멈칫하고 위닝 샷 찬스에서 주저하는 그런 순간들입니다.저는 세트 스코어 1-1이던 3세트 조코비치가 앞선 5-3 세트 포인트 장면을 메모해 뒀습니다. 조코비치가 서브 게임에서 듀스를 만들고 브레이크로 연결시킬 찬스였습니다. 알카라스는 드롭샷으로 상대를 네트로 끌어들인 뒤 로브로 넘겨 조코비치의 발을 완전히 흔들어 놓습니다. 방향도, 중심도 잃고 곤경에 빠진 조코비치는 겨우 공을 띄워 보냅니다. ‘식은 죽 먹기’로 보이던 그 공을 알카라스는 지극히 평범한 포핸드로 칩니다. 스매싱 타이밍을 놓쳤더라도 코스조차 어정쩡했습니다. 움직임이 불편한 상대가 몇 발 옮길 필요 없이 백핸드를 때릴 수 있는 곳입니다. 조코비치는 놓치지 않고 날카로운 백핸드 한 방으로 세트를 가져옵니다. 알카라스의 쉬운 실수, 상대를 풀어주는 김빠진 샷의 전형을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세계 최고 수준의 스포츠 경기에서도 이런 일이 심심찮게 벌어집니다. 실력 대 실력으로 부딪히는 명승부도 볼거리지만 경기 중에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로 인해 스타 선수의 멘털이 흔들리고, 이를 이용하거나 또는 역이용하는 상대 선수와 팀, 갖가지 기지와 대응, 롤러코스터를 타는 경기 흐름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스포츠는 사람이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습니다. 찰나의 고민에 몸이 경직되고 힘을 써야 할 타이밍을 놓칩니다. 비슷한 모습을 우리 자신에게서도 발견하곤 합니다.여러분은 어떨 때 주저하거나 망설이게 되나요. 돌아보면 저는 의사결정을 할 때, 또는 협상의 자리에서 주저함을 경험했습니다. 스스로 불안하고 의심스러울 때가 있을 겁니다. 그런데 동료들과 그 과정을 잘 만들어 왔다면 충분히 좋은 선택이 될 걸 믿고 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도 어쩌면 완벽주의의 함정을 피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상대가 벌려 놓은 틀을 잠시 벗어나는 것도 다른 방법이겠고요. 내가 타임아웃을 걸고 숨을 돌리는 것도 필요합니다. 상대가 원하는 타이밍에 맞출 기회를 내주지 않는 것이죠. 위닝 샷의 순간, 망설이면 심리적으로 말립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지메일닷컴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5.02.10 07:30
스포츠일반

세계 1위 신네르, 2년 연속 호주오픈 우승…츠베레프는 3연 준우승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얀니크 신네르(24·이탈리아)가 2년 연속 호주오픈(총상금 9650만 호주달러·약 870억원) 정상에 올랐다.신네르는 26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25 호주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독일의 알렉산더 츠베레프(28)를 3-0(6-3 7-6<7-4> 6-3)으로 제압했다.신네르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호주오픈 정상을 차지했다. 그는 지난해 US오픈에서 우승한 데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신네르는 우승 상금 350만 호주 달러(약 31억 6000만원)를 받는다. 세계 1위 신네르는 이번 대회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7위·세르비아)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알카라스는 8강에서, 조코비치는 4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신네르는 세계 2위 츠베레프 결승에서 완파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그는 지난해 3월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와 ‘약물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신네르는 1세트에서 네 번의 듀스 끝에 앞섰다. 타이브레이크까지 간 2세트 4-4 동점 상황에선 샷이 네트 상단을 맞고 반대편 코트로 떨어지는 행운도 따랐다. 세트 스코어를 내리 따낸 신네르는 3세트에서도 분위기를 잡으며 2시간 42분 만에 우승을 확정했다. 한편 츠베레프는 2020년 US오픈, 지난해 프랑스오픈에 이어 메이저 대회 결승 3회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독일 남자 선수의 메이저 대회 단식 최근 우승은 34년 전인 1991년 윔블던의 미하엘 슈티히다.김우중 기자 2025.01.2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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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조코비치 vs 알카라스 호주오픈 8강전, 한 명만 대기록 도전 이어간다

남자 테니스의 '신구 라이벌' 노바크 조코비치(7위·세르비아)와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가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단식 8강에서 격돌한다.조코비치와 알카라스는 21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대회 10일째 남자 단식 8강전에서 맞붙는다. 두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나란히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남녀 테니스를 통틀어 역대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 신기록을 노린다. 지금까지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24회우승한 조코비치는 1960∼1970년대 선수 생활을 한 마거릿 코트(은퇴·호주)와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1987년생 조코비치는 역대 최고령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 기록에도 도전한다.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시작된 1968년 이후 최고령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 기록은 1972년 이 대회 정상에 오른 켄 로즈월(호주)의 37세 62일이다. 조코비치가 이번 대회 우승 시 37세 249일로 로즈월의 최고령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조코비치는 메이저 대회 통산 24차례 우승 중 10번을 호주 오픈에서 차지할 정도로 이 대회에서 강했다. 알카라스가 우승하면 1968년 이후 역대 남자 선수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완성한다. 이 부문 기록은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2010년 달성한 만 24세다. 2003년 5월생 알카라스는 현재 만 21세로 나달의 기록을 3년 가까이 앞당길 수 있다. 조코비치와 알카라스는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상대 전적은 조코비치가 4승 3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첫 맞대결이 열린 2022년 ATP 투어 마드리드오픈 준결승에서 알카라스가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듬해 프랑스오픈에선 조코비치가 3-1로 승리, 앞선 패배를 설욕했다. 2023년 윔블던 결승에선 알카라스, 같은 해 신시내티 오픈 결승과 니토 ATP 파이널 준결승에서는 조코비치가 각각 승리했다. 지난해 윔블던 결승에서 알카라스가 웃자, 조코비치는 파리 올림픽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하며 '커리어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호주오픈에서 두 선수의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주오픈과 같은 하드코트에서는 두 번 만났는데 조코비치가 모두 승리했다.이번 맞대결서 이긴 선수는 알렉산더 츠베레프(2위·독일)-토미 폴(11위·미국) 경기 승자와 4강전을 치른다.이형석 기자 2025.01.2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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