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36건
무비위크

[인터뷰②] '킹메이커' 설경구 "김대중役 부담돼 기피…감독 꿈쩍도 안해 참여"

설경구가 '킹메이커'에 참여한 비하인드 스토리와 함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 연기한 부담감을 털어놨다. 영화 '킹메이커(변성현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설경구는 18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팬데믹으로 영화 개봉이 늦어지면서 나는 지난해 기술시사회라는 이름으로 스태프들과 먼저 영화를 봤다. 그땐 전체는 못 보고 내 모습만 봐지더라. 아쉬운 부분만 계속 눈에 들어왔다. 나는 아직도 작품에서 내 모습이 막 편한 사람은 아니다. 모든 작품 늘 아쉬운 부분만 먼저 보여서. 이번에도 그렇더라"고 말했다. "실존 인물에, 많이 알려진 인물이라 연기적인 부담감이 컸을 것 같다"고 하자 설경구는 "처음에는 배역 이름이 아예 돌아가신 DJ, 김대중이었다. 변성현 감독에게 계속 '이름을 바꾸자. 실명 쓰지 말고'라는 말을 했고 이름이 바뀌면서 부담감이 조금은 나아졌다. 근데 너무 많이 알려지고 존경 많이 받은 인물, 영화 보면 누군지 다 알게되는 인물이다 보니까 처음에는 이 역할을 안하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설경구는 "왜냐하면 배우로서 크게 뭘 해야 할 부분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주도적으로 끌고 가는 인물 같지만 자기를 지키는 인물이어서 입체적으로 와 닿지 않았다. 변성현 감독에게도 다른 분을 추천하면서 '내가 서창대 하면 안되겠냐'고 했는데, 아무리 던져도 변 감독은 한번을 흔들리지 않더라. 꿈쩍도 안했다. 날 두고 '저 분은 무조건 김운범'이라고 생각하고 일을 추진했던 것 같다. 그래서 김운범이 됐다. 내가 수락한 적은 없다"고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런 부담이 큰 상태에서 촬영을 진행했고 지금도 관객 분들이 '어떻게 볼까' 걱정이 남아있다. 그만큼 어려운 인물이었다"며 "'자산어보' 정약전도 실존 인물이지만 다른건 아주 많이 안 알려진 인물이라는 것이다. '섬에 가서 시나리오가 주어진대로 잘 표현하고, 이준익 감독님과 교감하면서 잘 만들어내면 그게 정약전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DJ가 모티브가 된 김운범은 근대사부터 현대사까지 아울렀던 분이어서 그 부담이 더 컸다"고 강조했다. 또 "모사할 수도 없고, 모사 한다고 한들 되지도 않는 분이다. 만약 모사를 한다고 했으면 내가 더 부끄러운 부분이 많이 있었을 것 같다"며 "나와 실존인물과의 중간 지점에서 타협한 것 같다. 완전 무시할 수도 없지만 따라하는 것도 아닌 지점에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킹메이커(변성현 감독)'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다. 이번 작품에서 설경구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김운범 캐릭터를 맡아 수차례 낙선했음에도 세상을 바꾸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인물을 연기했다. 결단력과 리더십이 빛나지만, 독선적이고 강압적이지는 않은 카리스마 등 대범한 정치인의 면모가 믿고보는 배우 설경구를 통해 완성됐다. 영화는 26일 설 연휴 개봉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2022.01.18 14:10
무비위크

설경구,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남우주연상 '올해 5관왕'

진정으로 설경구의 해가 됐다. 설경구는 지난 17일 오후 열린 제8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에 참석, 영화 ‘자산어보’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이로써 설경구는 '자산어보'를 통해 남우주연상 5관왕을 달성하며 명실공히 올해의 최고의 배우로 우뚝섰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영평상)을 시작으로 대한민국대학영화제, 황금촬영상영화제, 청룡영화상 그리고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까지 5번 연속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되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설경구는 수상 후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오늘 아침에 고(故)이춘연 대표님이 생각이 났다. 이 자리에 온다니까 여기에 계실 것 같고 많이 보고 싶었다. 정말 어려운 시기인데 하늘나라에서 지켜봐 주실 거라 믿는다"고 먹먹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자산어보’는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배우들이 욕심을 비우고 좋은 마음으로 섬에 들어가서 찍었던 영화다. 오히려 지친 몸과 마음을 쉰다 생각하고 적은 예산으로 좋은 영화를 만들자는 좋은 의도로 참여를 했는데, 좋은 상까지 주시니까 영화를 할 때 어떠한 마음으로 일을 해야 할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감사하다"는 진심을 표했다. ‘자산어보’는 흑산도로 유배당한 정약전과 섬 청년 '창대'가 조선 최초의 어류도감 자산어보를 함께 집필하는 이야기로 설경구는 정약전 역으로 분해 캐릭터를 정교하고 섬세하게 완성하며 연기의 정점을 선보였다. ‘자산어보’ 개봉과 함께 잇단 수상소식을 전한 설경구는 영화 ‘킹메이커’를 통해 새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1.12.20 09:33
무비위크

'자산어보' 변요한, 부산영평상 남자연기자상 "열심히 살겠다"

배우 변요한이 올해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남자연기자상을 수상했다. 변요한은 지난 10일 개최된 제22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시상식에서 영화 '자산어보'로 남자연기자상을 받았다.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은 국내 유일의 지역비평가그룹인 부산영화평론가협회가 수여하는 상으로, 지난 1년간 한국에서 제작된 우수한 작품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시상식이다. 변요한은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우선 자산어보로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자산어보를 찍으면서 너무 행복했던 시간들이 생각이 난다. 지금도 눈을 감고 가만히 떠올리면 그 바닷소리와 스태프들의 뜨거웠던 열정이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이 영화를 찍으면서 사소한 이야기도 진정한 벗과 함께라면 위대한 기억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는 말로 작품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어 "요즘 연기가 너무 재밌다. 물론 힘들 때도 있지만 더욱 더 열심히 하는 배우 되겠고, 열심히 살겠다. 상 주셔서 감사하다. 연말 잘 보내시길 바란다"고 진심어린 감사인사를 전했다. '자산어보'는 조선 시대 학자 정약전을 조명한 이준익 감독의 시대극으로, 변요한은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를 연기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흑백 영화에 도전한 변요한은 학자 정약전(설경구)과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는 과정에서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은 창대의 뜨거운 열망과 진심을 섬세한 내면 연기로 표현, 극 중 전라도 사투리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흑백에 색채를 입힌 연기라는 반응을 불러 모았다. 더불어 변요한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깊이 있는 연기는 관객들에게 강렬한 울림을 전달했다는 큰 호평을 얻었다. 그동안 변요한은 드라마 '미생', '육룡이 나르샤', '미스터 션샤인', 영화 '소셜포비아',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뮤지컬 '헤드윅' 등 다채로운 작품에서 무대와 스크린을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해왔다. 특히, 최근 영화 '보이스'의 주연으로서 몰입도 높은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명실공히 대체 불가한 원톱 주연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장르 불문, 매 작품마다 뛰어난 연기와 남다른 캐릭터 해석으로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 온 배우 변요한. 그가 보여줄 앞으로의 행보에도 많은 기대와 관심이 쏠린다. 한편, 변요한은 영화 '한산: 용의 출현', '그녀가 죽었다' 촬영을 마친 뒤 개봉을 기다리고 있으며,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촬영 중에 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1.12.13 09:20
무비위크

'모가디슈'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작품상…고두심·설경구 주연상(종합)

제8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수상자와 작품이 발표됐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6일 제8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수상작(자)를 공개했다. 영화 '모가디슈'와 이준익·이승원 감독, 배우 고두심, 설경구가 5대 상 수상의 영예를 누린다. 작품상 수상작은 '모가디슈'다.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 내전을 배경으로 한국과 북한 대사관 직원·가족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렸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협) 회원들은 “4개월간의 아프리카 모로코 올 로케이션을 통해 실화 소재 전쟁·휴먼드라마의 격조를 높였다”고 평했다. 감독상 수상자는 '자산어보' 이준익 감독이다. 이준익 감독은 '동주'(2016)의 시인 윤동주, '박열'(2017)의 독립운동가 박열에 이어 '자산어보'에서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전의 삶을 극화했다. 제협은 “역사적 사건을 스토리의 동력으로 삼는 여느 시대극과 달리 한 세상을 몸부림치며 산 사람들의 흔적을 보여주고 싶다는 연출의도를 흑백영상에 깊이 있게 담았다”고 전했다. 각본상은 '세자매'의 이승원 감독이 수상한다. 제협은 “개성도 삶도 제각각인 세 자매의 캐릭터 대결을 강렬하고 의미심장하게 풀어냈다”고 각본의 매력을 손꼽았다. '세자매'는 '소통과 거짓말'(2015), '해피뻐스데이'(2016)를 잇는 이 감독의 세 번째 각본·감독 작품이다. 여우주연상은 '빛나는 순간'의 고두심에게 돌아갔다. 고두심은 이 영화에 평생을 바다에서 해녀로 살아온 70대 여성으로 출연했다. 물질은 물론 성질도 이길 사람이 없다는 그는 70 인생에 처음으로 찾아온 사랑이라는 감정에 휩싸인 한 여인의 희로애락을 섬세하면서도 절절하게 연기했다. 남우주연상은 '자산어보'의 설경구다. 설경구는 '자산어보'에서 신유박해로 인해 흑산도에서 유배 생활을 하는 정약전을 맡았다. 유배길에 오른 복잡한 심경부터 사람들과 섬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 바다 생물 연구와 집필에 몰두하는 모습까지 입체적인 캐릭터의 변화를 다채롭게 펼쳐냈다. 여우조연상은 '세자매'의 김선영, 남우조연상은 '모가디슈'의 허준호가 받는다. 김선영은 극중 항상 “미안하다” “괜찮다”라면서 아픔을 속으로 삼키며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첫째 희숙을 연기, 허준호는 생사의 기로에서 정치적·인간적 문제로 줄다리기를 하는 북한 대사의 면면을 깊이있게 그려냈다. 촬영상과 조명·미술·기술상 수상자는 '모가디슈'의 최영환 감독과 이재혁, 김보묵, 특수효과의 이희경이다. 편집상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허선미·조한울, 음악상은 '자산어보'의 방준석, 음향상은 '서복'의 김창섭이 받는다. 올해 신설한 신인감독상과 신인배우상은 '소리도 없이' 홍의정 감독, '어른들은 몰라요'와 '인질'의 이유미가 첫 수상의 영광을 차지한다. 특별공로상 수상자는 고(故)이춘연 대표다. 제작사 씨네2000의 대표로서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제2대 회장을 역임한 고인은 '여고괴담'(1998)부터 '여고괴담 리부트:모교'(2021)까지 6편의 '여고괴담' 시리즈로 한국 공포영화의 지평을 열었다. 또 '손톱'(1994) '미술관 옆 동물원'(1998) '인터뷰'(2000) '중독'(2002) '황진이'(2007) '더 테러 라이브'(2013) 등 모두 37편의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기획·제작했다. 스크린쿼터감시단공동위원장, 영화인회의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 영화계의 갖가지 현안에 앞장서는 등 영화인들 간의 연대를 도모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올해의 클로즈업상 수상자는 배우 신혜선이다. 선정사인 IOK Company는 “2013년부터 다양한 작품활동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최근 수년간 영화와 TV드라마를 통해 참신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소화하는 최고의 여배우로 사랑받고 있다. 항상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배우”라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한편,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은 1편 이상의 장편을 만든 제작가 회원들이 예심을, 협회 임원들이 본심을 맡았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가 주관하고 IOK Company와 영화진흥위원회가 후원한다. 8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시상식은 17일 오후 6시부터 서울 강남구 논현동 SJ쿤스트할레에서 진행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1.12.06 19:10
무비위크

'자산어보' 설경구, 황금촬영상 남우주연상 "큰 마음으로 만든 영화"

누적 3관왕이다. 배우 설경구가 '자산어보'로 황금촬영상 남우주연상을 또 하나 추가했다. 설경구는 21일 열린 제41회 황금촬영상 영화제에서 영화 ‘자산어보(이준익 감독)'를 통해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 19일 16회 대한민국대학영화제에서도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평론가협회(영평상)까지 올해 남우주연상 3관왕을 차지했다. 설경구는 수상 직후 “집에서 나오면서 생각을 해보니 2000년도에 영화를 하면서 첫 상이 황금촬영상이었다. 20년이 지나도 꾸준히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 ‘자산어보’는 적은 예산으로 만든 흑백영화다. 하지만 스탭, 배우들이 큰 마음으로 크게 만든 영화다. 극장에서 기회를 놓치신 분들은 집에서 관람하시면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 좋은 자리 좋은 상 주셔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황금촬영상 영화제는 한국영화 촬영감독 협회가 주최가 돼 수상자를 선정하는 자리로, 설경구는 데뷔 이후 황금촬영상 신인남우상, 인기남우상, 남우주연상을 꾸준히 수상하며 인정받아 왔다. 또한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대한민국대학영화제는 전국 대학생들이 해당년도 개봉작품을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선정하는 뜻 깊은 상이다. 설경구는 '자산어보'에서 유배지 흑산도에서 바다 생물에 눈을 뜬 호기심 많은 학자 정약전을 연기했다. 데뷔 후 첫 사극 영화 도전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설경구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고 선 굵은 존재감으로 영화를 이끌었다. 장르와 캐릭터를 불문하고 압도적인 열연을 펼쳐온 설경구, 깊은 내공과 섬세한 연기로 대체 불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1.11.21 11:24
연예

[57회 백상] 공정한 결과 공감 받은 시상식(종합)

수상 결과는 공정했고 무대는 위로가 됐다. 13일 열린 57회 백상예술대상의 수상 결과에선 지난 1년간의 한국대중문화 흐름을 읽을 수 있었다. TV 부문 대상은 유재석에게 돌아갔다. 2013년 이후 8년만에 다시 대상을 받은 유재석은 지친 대중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현재의 자리에 머물기보다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며 유재석 표 예능의 영역을 확장했다. 대상 수상의 가장 큰 이유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고, 전문 지식과 다채로운 인생 이야기를 전달했다. '식스센스' '놀면 뭐하니?' '범인은 바로 너' 등 장르나 플랫폼을 구분 짓지 않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몸으로 맞서며 웃음을 책임졌다. 영화 부문 영광의 대상 트로피는 거장 이준익 감독에게 돌아갔다. 이준익 감독은 정약전과 정약용의 학문과 사연을 얽어내 현 사회로 동화시킨 것은 물론, 한 편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아름다운 영상미를 담은 흑백 사극으로 좋은 영화, 의미있는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자산어보'를 선보였다. 이번 대상 수상으로 이준익 감독은 지난 5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대상에 이어 5년 만에 또 한번 대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42회에선 그의 작품 '왕의 남자'가 대상작에 선정됐다. TV 작품상 드라마는 JTBC '괴물'이 차지였다. 1회부터 종영하는 순간까지 '웰메이드 수작'이라는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한동안 답보된 상태였던 TV 장르극에 신선한 화두를 던지며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영화 작품상은 더 램프 제작·이종필 감독의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었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90년대 대기업 비리와 능력있는 말단 사원들의 이야기를 여성 영화로 재치있게 풀어내면서 현실 공감을 높이는 상업 영화의 좋은 예를 보여줬다. 백상연극상은 작품이 차지했다. 트랜스젠더 당사자의 삶과 내면을 그리면서 이성애 중심주의와 규범적 몸을 강요하는 우리 사회에 질문을 던진 극단 여당극의 '우리는 농담이 (아니)야'가 두 번째 백상연극상 수상작이 됐다. TV 연출상은 '악의 꽃' 김철규 PD에게 돌아갔다. 복합 장르 간 결합은 느슨함을 주기 쉽지만 '악의 꽃'은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하는 전개와 이준기·문채원의 멜로도 놓치지 않은 탁월한 연출력이 돋보였다. TV 극본상은 '괴물' 김수진 작가가 선택 받았다. 매회 촘촘한 복선은 결과를 가져왔고 꼼꼼한 스토리라인에 구멍은 없었다. 범죄 스릴러의 뻔함은 없었고 매회 시청자들의 허를 찌르는데 성공, 김수진 작가의 필력이 돋보였다. 영화 감독상과 신인감독상, 시나리오상은 향후 충무로를 이끌어나갈 신인 여성 감독들의 힘이 돋보였다. 감독상은 신선한 도전과 반전 스토리, 보는 맛 있는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까지 모든 박자가 어우러진 '소리도 없이' 홍의정 감독이 수상했다. 신인감독상은 국내외 호평을 이끈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감독, 시나리오상은 '내가 죽던 날' 박지완 감독이 능력을 인정받았다. TV 부문 최우수 연기상은 신하균과 김소연에게 돌아갔다. 두 사람 모두 백상예술대상 첫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괴물'에서 연기 괴물로 변신한 신하균은 대체불가 그 자체였고 김소연도 '악역'임에도 연민이 생기는 미친 연기력으로 트로피를 가져갔다. 영화 부문 최우수 연기상은 '소리도 없이' 유아인과 '콜' 전종서가 영예의 주인공이 됐다. 유아인은 52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최우수연기상에 이어 영화부문까지 수상하며 동년배 중 가장 주목받는 배우임을 증명했다. 전종서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한국영화 중 첫 연기상을 받은 배우로 기록되게 됐다. 연극 부문 남녀연기상은 '우리는 농담이 (아니)야' 최순진, '햄릿' 이봉련에게 돌아갔다. '우리는 농담이 (아니)'야'는 백상연극상에 이어 남자연기상까지 배출하며 진정한 올해의 작품으로 주목도를 높였다. 또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열일 행보를 펼치고 있는 이봉련은 연극상으로 백상과 첫 인연을 맺으며 진정한 종합예술시상식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조연상은 늘 그랬듯 이번에도 쟁쟁했다. TV 부문에서는 오정세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염혜란은 '경이로운 소문'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그간 후보에만 오르고 수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설움을 풀었다. 영화 부문 남녀 조연상은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역대급 연기와 캐릭터로 기억 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박정민, '세자매' 김선영이 수상했다. 5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동주'로 영화 부문 남자 신인 연기상을 받았던 박정민은 5년만에 다시 한번 백상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또한 지난해 TV 부문 여자 조연상을 수상한 김선영은 올해 영화 부문 여자 조연상까지 2년 연속 기쁨을 누렸다.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은 이도현·박주현·홍경·최정운에게 돌아갔다. '18 어게인'으로 주연으로 올라선 후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이도현과 넷플릭스 '인간수업'으로 혜성같이 등장한 박주현이 박수를 받았다. 영화 부문 신인 연기상은 '결백' 홍경, '남매의 여름밤' 최정운이 생애 단 한 번 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연기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특히 홍경과 최정운은 나란히 생애 첫 장편 영화로 신인 연기상까지 받으면서 향후 행보에 기대감을 높였다. 예능상은 진행 솜씨가 돋보인 이승기와 장도연이 가져갔다. 다년간 '집사부일체' 리더로 활약 중이며 '싱어게인'의 성공을 이끈 이승기와 예능 뿐 아니라 다방면에서 웃음과 정보를 전달하는 장도연이 수상자로 선정, 무대에 당당히 서 눈시울을 붉혔고 바라보는 동료 개그우먼들도 눈물 지었다. TV 부문 김옥영 심사위원장은 "수상 결과가 흐름과 분위기, 유행 등을 모두 담을 수 있도록 심사숙고해서 결정했다. 한 발 나아가는 백상예술대상을 만들기 위한 결과가 고스란히 반영됐다"고 말했다. 영화부문 심사위원장 강제규 감독은 "영화 규모의 크고 작음과 상관없이 모든 면을 살펴 공정하게 심사했다. 종합적인 결과가 반영되도록 꼼꼼히 살펴 결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대상 = 유재석 △작품상(드라마)=JTBC '괴물' △작품상(예능)=MBC '놀면 뭐하니?' △작품상(교양)=KBS 1TV '아카이브 프로젝트-모던코리아2' △연출상=김철규('악의 꽃') △극본상=김수진('괴물') △예술상=조상경('사이코지만 괜찮아' 의상) △최우수 연기상(남)=신하균('괴물') △최우수 연기상(여)=김소연('펜트하우스') △조연상(남)=오정세('사이코지만 괜찮아') △조연상(여)=염혜란('경이로운 소문') △신인 연기상(남)=이도현('18 어게인') △신인 연기상(여)=박주현('인간수업') △예능상(남)=이승기 △예능상(여)=장도연 △대상=이준익('자산어보') △작품상='삼진그룹 영어토익반' △감독상=홍의정('소리도 없이') △신인 감독상=윤단비('남매의 여름밤') △각본상(시나리오상)=박지완('내가 죽던 날') △예술상=정성진·정철민('승리호' VFX) △최우수 연기상(남)=유아인('소리도 없이') △최우수 연기상(여)=전종서('콜') △조연상(남)=박정민('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조연상(여)=김선영('세자매') △신인 연기상(남)=홍경('결백') △신인 연기상(여)=최정운('남매의 여름밤') △백상 연극상='우리는 농담이 (아니)야' △젊은 연극상=정진새('2021 대학수학능력시험 통합사회탐구 영역') △연기상(남)=최순진('우리는 농담이 (아니)야') △연기상(여)=이봉련('햄릿') △틱톡 인기상(남)=김선호 △틱톡 인기상(여)=서예지 2021.05.14 09:57
무비위크

[57회 백상] "믿고 보는 배우들"…스크린 최고의 주인공은 누구

두 배의 박수를 받아야 하는 배우들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어렵게 관객을 만나 작품으로 소통한 이들이다. 57회 백상예술대상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오른 10인의 배우 모두 이 박수의 주인공이다. 남자 최우수 연기상 부문의 경우 '자산어보(이준익 감독)'의 두 주인공 모두 후보에 올랐다. 그리고 백상예술대상의 단골들이 대거 포진했다. 여자 최우수 연기상은 신예와 베테랑이 조화롭게 노미네이트돼 아름다운 경쟁을 펼친다. 새로운 얼굴이 주인공이 될지, 믿고 보는 얼굴이 트로피를 추가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어떤 수상의 결과가 나오든 이들은 모두 지난 한 해를 멋지게 빛낸 최고의 주인공들이다. 치열한 논의 끝에 선정된 10인의 주인공 가운데, 백상의 밤을 만끽할 주인공은 누구일까. 5월 13일 오후 9시부터 JTBC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5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는 작년에 이어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후보 최다 배출 '자산어보'·백상의 명품 단골들 '자산어보'로 한층 더 성장한 배우 변요한이 올해 백상 남자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올랐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흑백 영화에 도전했다는 그는 색채에 기댈 수 없기에 더욱 섬세한 표정과 눈빛으로 연기했다. 이 작품을 통해 스크린에 4년 만에 복귀, 짧지 않은 공백기를 무색하게 만든 활약을 펼쳤다. 변요한이라는 배우의 진가를 제대로 입증했다. 변요한이 처음으로 흑백 영화에 도전했다면, 설경구는 '자산어보'로 데뷔 후 처음 사극 그리고 흑백 영화에 도전했다. 장르가 바뀐다고 설경구가 아닐 리는 없었다. 도포를 입고 갓을 쓴 그는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기대보다 더 톡톡히 이름값을 했다. 역사 속에 존재하던 정약전이라는 인물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2021년 바로 지금 살아 숨 쉬게 만들었다. 유아인은 백상의 단골이지만, 올해는 더 특별한 작품으로 백상을 찾아온다. 그 또한 '최초'에 도전했기 때문. 영화 '소리도 없이(홍의정 감독)'에서 대사가 한 마디도 없는 역할을 맡으며 한계 없는 연기 내공을 보여줬다. 대사가 사라지고 비언어적 표현에 집중했더니 연기력을 더욱 정확히 드러냈다. 이미 최고의 배우이지만,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홍원찬 감독)'는 이정재에게 맞춤으로 짜인 무대였다. 장르적 쾌감을 최대한 끌어올린 이 작품에서 관객의 시각과 청각을 장악했다. '관상'의 수양대군, '암살'의 염석진 등 시간이 지나도 회자되는 인생 캐릭터를 이미 여럿 가진 이정재.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레이로 인생 캐릭터 목록에 한 줄을 또 추가했다. 조진웅은 몽환적인 작품 '사라진 시간(정진영 감독)'을 관객이 더욱 잘 받아들일 수 있게, 명확하게 만든 일등 공신이다. 처음엔 날카로운 눈빛으로 압도하고, 이후엔 떨리는 눈빛으로 미스터리를 선사했다. 영화가 담고 있는 철학적 질문까지 던지는 쉽지 않은 임무까지 완수했다. 명품 배우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은 활약을 펼쳐 보였다. 여성 영화인의 활약…신예VS베테랑 여성 영화인의 활약이 돋보였던 지난 한 해, 이 흐름의 한 가운데에 고아성이 있다. 여성 후배들과 호흡을 맞추며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종필 감독)'을 훌륭하게 이끌었다. 사랑스러운 연기로 사회적 메시지와 상업 영화의 틀, 두 가지를 잘 섞이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55회 백상에서 영화 '항거' 속 유관순 열사 역할로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올랐던 그는 2년 만에 180도 달라진 새로운 얼굴로 변신해 백상을 찾는다. 김혜수라는 베테랑 배우의 가치에 더 보탤 것이 있을까. 영화 '내가 죽던 날(박지완 감독)'을 통해 김혜수는 이 물음에 답했다. 더 보여줄 것이 남았다고. 잔잔하게 흘러가는 '내가 죽던 날'에서 휘몰아치는 인물의 내면을 잘 버무려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특별한 사건 없이 감정 연기만으로 영화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에 성공했다. 말미엔 따뜻한 위로까지 선물했다. 116분의 시간을 뚝심 있게 끌고 나간 김혜수가 있기에 지금의 '내가 죽던 날'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세 자매(이승원 감독)'는 참 묘한 영화다. 가정 폭력과 가족애를 동시에 담아내며, 처절하고 끔찍한데 또 한편으론 장난기가 넘친다. '세 자매'의 주인공 문소리는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리얼한 생활 연기로 관객을 '세 자매'의 세계관 속 깊은 곳으로 안내하기도 했다. 독특한 영화, 쉽지 않은 연기, 어려운 도전이었지만 해냈다. 여성 영화인의 활약을 선도하고 있는 그는 백상 트로피를 받을 자격이 충분한 배우다. 베테랑 배우 예수정은 신예의 도전 정신까지 갖췄다. 노인 성폭력 피해를 소재로 한 영화 '69세(임선애 감독)'를 통해 아무나 할 수 없는 역할과 연기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과거 신스틸러로 불리던 그는 '69세'에서 선보인 열연으로 신이 아닌 영화 한 편을 모두 '스틸'했다. 특유의 백발 헤어스타일, 깊게 내려앉은 눈빛, 앙다문 입술만으로도 '69세'가 가진 진짜 가치를 전달할 수 있었다. 데뷔작 '버닝'으로 등장했을 때 전종서는 '이창동 감독의 뮤즈'로 불렸다. 거장 이창동의 이름은 한동안 그를 따라다닐 것이라 예상됐다. 그러나 전종서는 두 번째 영화 '콜(이충현 감독)'로 단숨에 이름 세 글자를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전에 없던 여성 살인마 캐릭터를 무시무시한 연기력으로 창조했다. 파격적이며 섹시했고 묘한 에너지가 넘쳤다. 전종서는 명실상부 최근 한국 영화계가 발견한 최고의 신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5.10 08:00
무비위크

"낭만적 시간"…'자산어보' 설경구X변요한 자발적 '섬 고립'

영화와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영화 '자산어보(이준익 감독)'가 촬영 중 배우 설경구와 변요한이 자발적으로 섬에 갇힌 특별한 사연을 공개했다.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자산어보'는 유배지 흑산도에서 정약전이 느낀 감정을 보다 현실감있게 담기 위해 흑산도 인근 섬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정약전으로 분한 설경구와 창대 역으로 출연한 변요한은 도초도와 비금도 등의 섬에 함께 머물며 촬영에 임했다. 설경구는 태풍으로 인해 변요한과 섬에 고립된 에피소드를 밝히며 “태풍으로 제작진이 육지로 철수했을 때에도 변요한과 섬에 남았다. 태풍을 함께 바라보며 영화 속 정약전과 창대처럼 서로 우정을 나눴는데 상당히 낭만적이었다”고 말해 눈길을 끈다. 또한 영화 속 좋은 호흡의 비결 중 하나로 섬 촬영을 꼽으며 “촬영이 끝난 후에도 계속 호흡을 맞추고 있는 느낌이다. 벗으로서 아직도 ‘진짜 우정’을 나누고 있다”고 전해 '자산어보' 촬영장 밖에서도 돈독한 우정을 다진 설경구와 변요한의 특별한 관계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또한 변요한은 스스로 집에 가지 않았던 ‘자발적 고립’의 이유에 대해 '자산어보' 속 캐릭터 창대를 언급하며 “창대라는 인물을 한 순간도 놓고 싶지 않았고, 캐릭터에 집중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고 밝혀 캐릭터의 내면을 진정성있게 표현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을 짐작케 한다. 한편, 설경구는 섬에서 생활하는 배우들을 살뜰히 챙긴 이정은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정은은 정약전이 흑산도로 유배생활을 할 때 거처를 제공하며 물심양면 돕는 가거댁 역으로 설경구와 호흡을 맞췄다. '자산어보' 촬영 당시 이정은은 다른 일정으로 인해 섬과 육지를 오고갈 때마다 다양한 식재료와 음식들을 챙겨오며 현장에서도 가거댁스러운 면모를 보였다고. 이렇듯 설경구와 변요한을 비롯한 배우들이 섬 생활을 하며 만들어간 화기애애한 촬영장 분위기는 영화에도 고스란히 녹여져 관객들을 흥미롭게 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4.16 08:24
무비위크

[인터뷰③] "올바른 눈 갖고싶다" 변요한, 연기에 美친 시간

약 4년만의 스크린 복귀, 인생작·인생캐릭터로 돌아온 변요한이다. 심신의 안정을 위해 가졌던 공백기는 명약이 된 셈. 대표 필모그래피를 또 한 줄 채우게 만든 영화 '자산어보(이준익 감독)'에서 변요한은 조선의 어부 창대 옷을 입고 훨훨 날아다녔다. 뜨거움에 울컥하고 감사함에 눈물을 흘리게 만든 배움의 시간이자 작품은 변요한을 또 한번 성장하게 만드는 절호의 기회가 되기도 했다. 바다를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해 글 공부에 몰두하는 청년 어부 창대는 나라의 통치 이념인 성리학을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것이 백성을 위한 길이라 믿으며 물고기를 잡는 것보다 글 공부를 더욱 중시한다. 유배지 흑산도에 도착한 사학죄인인 정약전을 멀리하려는 고지식한 면모를 보이던 창대는 결국 서로가 가진 지식을 나누자는 정약전의 제안을 따르게 되면서 진정으로 백성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성장해나간다. 정약전이 집필한 '자산어보'에 이름은 명확하게 적시돼 있지만 실제로 어떤 인물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그 빈틈의 길을 이준익 감독과 변요한이 함께 완성했다. 창대의 모든 것을 습득하기 위해 대내외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인 변요한은 특히 창대의 변화하는 감정선을 온전히 이해하고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데 온 정신을 쏟았다. 시대를 넘어 '청춘'을 대변할만한 창대이기에 더 잘해내고 싶었다는 변요한. 흑백영상 속 저만의 색으로 빛나는 창대는 그냥 탄생한게 아니다. 창대에게 물고기가 업이었다면, 변요한에게는 연기가 업이다. 여전히 목마르고, 끝없는 고민을 샘솟게 한다. 이준익 감독은 "포텐 터졌다"는 극찬도 아끼지 않았지만, 단순한 표현이 아닌, 누군가의 삶을 대변하며 희로애락을 느끼게 만드는 연기의 무게감을 변요한은 시간이 지날 수록 더 깊이 체감하고 있다. 살면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을 연기에 투영시키고 싶다는 욕심. "해야 할 고민이라면 즐겁게 하고 싶다"는 변요한이 기꺼이 즐겨낼 연기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이준익 감독은 "포텐 터졌다"는 극찬도 했다. "감독님이 그런 말씀을 해주시면 나에겐 제일 기쁜 말이다. 하하. 감독님은 객관적인 눈과 주관적인 눈이 분명히 있으실 것이다. 때문에 결과물로 그렇게 말씀해 주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배우로서 그것만큼 기쁜 칭찬이 없다. 사실 감독님이 다 하신거라 생각한다. 나는 그냥 상상력과 몸땡이와, 그런 것들로 작품이 끝날 때까지 움직였을 뿐이다.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활동 중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 "알게 모르게 조금은 지쳤던 것 같다. 많은 생각을 하면서 보냈고 '미스터 션샤인'으로 복귀 후 '자산어보'를 비롯해 여러 영화를 촬영했다. '자산어보'는 그런 나에게 마법같은 작품이다. '자산어보'를 찍고 실질적으로 내 삶에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겼고, 스스로 노력하려는 부분들도 있다. 많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표현하고 싶은 마음도 더 커졌다. 그게 배우가 가장 해야 할 일이기도 하고." -변요한의 성장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게 되는 것 같다. "멀었다. 연기는 늘 목마르다. '연기' 딱 두 글자지만, 그것을 통해 누군가의 삶을 대변할 수 있고 아픔·기쁨 등 희로애락을 느낄 수도 있다. 그것을 내가 어디까지 담을 수 있는지, 스스로의 그릇을 체크하는 순간이 많은 것 같다. 누군가는 '편하게, 쉬엄쉬엄해라'라고 말하지만 나는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앞으로는 어차피 해야하는 고민이라면 조금 더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배우라는 '업'은 어떤가. "아주 과거에는 '여보세요'라는 말 조차 쉽게 하기 힘들 정도로 말을 더듬게 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러다 중학교 때 처음 연극을 접했고, 그 때부터 한번도 배우라는 꿈이 변한 적은 없다. 부모님은 다른 꿈이 있으셨지만.(웃음) 잘 살면서, 많은 좋은 경험들을 하면서 올바른 눈을 갖고 싶다. 말은 쉽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 여전히 큰 고민이다." -최근 가장 큰 기쁨을 느꼈던 순간은. "'강아지 교육 잘 시켰다'는 말을 들을 때. 하하. 우리 강아지 이름이 복자인데, 쉴 때도 복자와 거의 매일을 함께 했다. 복자를 통해 배우고 느낀 것도 많다. 모든 것을 기회가 닿을 때마다 연기에 녹여내고 싶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2021.04.11 14:00
무비위크

[인터뷰①] 또 인생작…성장한 변요한, 눈물의 '자산어보'

약 4년만의 스크린 복귀, 인생작·인생캐릭터로 돌아온 변요한이다. 심신의 안정을 위해 가졌던 공백기는 명약이 된 셈. 대표 필모그래피를 또 한 줄 채우게 만든 영화 '자산어보(이준익 감독)'에서 변요한은 조선의 어부 창대 옷을 입고 훨훨 날아다녔다. 뜨거움에 울컥하고 감사함에 눈물을 흘리게 만든 배움의 시간이자 작품은 변요한을 또 한번 성장하게 만드는 절호의 기회가 되기도 했다. 바다를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해 글 공부에 몰두하는 청년 어부 창대는 나라의 통치 이념인 성리학을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것이 백성을 위한 길이라 믿으며 물고기를 잡는 것보다 글 공부를 더욱 중시한다. 유배지 흑산도에 도착한 사학죄인인 정약전을 멀리하려는 고지식한 면모를 보이던 창대는 결국 서로가 가진 지식을 나누자는 정약전의 제안을 따르게 되면서 진정으로 백성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성장해나간다. 정약전이 집필한 '자산어보'에 이름은 명확하게 적시돼 있지만 실제로 어떤 인물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그 빈틈의 길을 이준익 감독과 변요한이 함께 완성했다. 창대의 모든 것을 습득하기 위해 대내외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인 변요한은 특히 창대의 변화하는 감정선을 온전히 이해하고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데 온 정신을 쏟았다. 시대를 넘어 '청춘'을 대변할만한 창대이기에 더 잘해내고 싶었다는 변요한. 흑백영상 속 저만의 색으로 빛나는 창대는 그냥 탄생한게 아니다. 창대에게 물고기가 업이었다면, 변요한에게는 연기가 업이다. 여전히 목마르고, 끝없는 고민을 샘솟게 한다. 이준익 감독은 "포텐 터졌다"는 극찬도 아끼지 않았지만, 단순한 표현이 아닌, 누군가의 삶을 대변하며 희로애락을 느끼게 만드는 연기의 무게감을 변요한은 시간이 지날 수록 더 깊이 체감하고 있다. 살면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을 연기에 투영시키고 싶다는 욕심. "해야 할 고민이라면 즐겁게 하고 싶다"는 변요한이 기꺼이 즐겨낼 연기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완성된 영화를 보며 울었다고. "눈물을 참으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내가 내 모습을 보다 보니 여러가지로 촬영 때 기억들이 떠올랐다. 감사함의 눈물이었던 것 같다. 찍고 나서 엄청 오랜시간이 지난 후에 봤기 때문에 더 감사했던 것 같다. 결과물을 봤을 때 정말 좋은 영화라는 큰 울림이 있어서 슬픔을 참으려고 했는데 결국 흘려버렸다. 여운이 깊었다." -어떤 지점에서 깊은 여운을 느꼈나. "뜨거움이었던 것 같다. 정신차리고, 냉정하게 생각했을 때 모든건 '뜨거움'이었다는 생각이 들더라. 정약전 선생님과 창대도 뜨겁지만 주민들도 뜨겁고 사랑이 많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웃음이 끊기지 않고, 묘하게 여러가지가 복합적인 감정들이 보여진다. 결국에는 약전과 창대만의 벗 이야기가 아니라 정약전 선생님 옆에 계셨던 모든 분들이 벗이지 않았나 싶다. 그게 참 따뜻했다. '그쪽 사람들이 다 여운을 만들었구나' 생각이 들더라." -흑백 사극이다. "흑백영화를 찍는 것에 대한 감사함의 감정도 있었다. 흑백은 배우의 목소리와 눈빛으로 연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은 서툴러도 모든 것을 진실되게 표현하고 싶었다." -힘든 점은 없었나. "사투리를 쓰거나 생물을 손질하는 것들은 전혀 어려운 과정은 아니었다. 주변에 든든한 선배님들이 계셨기 때문에 즐겁게 촬영했다. 많은 선배님들이 나를 지켜주셨다.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공부가 되겠구나' 싶으면서 창대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근데 막상 연기를 하려니 막막하더라. '표현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한데' 싶은 고민 끝엔 내가 있었다." -창대와 변요한은 꽤 닮은 듯 하다. "확실히 나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그리고 많은 젊은이들을 닮아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좀 더 잘하고 싶었다. 창대 자체가 너무 아름다운 사람이라 그 친구를 응원하고 싶고, 그 친구의 행동을 모두 예뻐하고 싶었다. '그 시대 창대가 어떤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어떤 마음으로 학문에 대해 갈증을 느낄까' 고민했다. 좋은 어른이 되고자 창대의 10대, 20대, 30대 시각과 가치관을 확장시키고 싶었다." 〉〉②에서 계속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2021.04.11 14: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