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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삼성SDI, 31개 분기 만에 첫 적자...연간 실적 76.5% 축소

삼성SDI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여파로 7년여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앞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등 차세대 제품을 앞세워 실적 돌파구를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SDI는 24일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3633억원으로 전년보다 76.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6조5922억원으로 전년 대비 22.6% 감소했다. 순이익은 5755억원으로 72.1% 줄었다.특히 4분기에 256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전년 동기(영업이익 2953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생산 세액공제(AMPC) 249억원이 포함된 수치다.삼성SDI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7년 1분기(-693억원) 이후 7년여 만이다. 4분기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3조7545억원과 2427억원이었다. 실적 저하로 인해 삼성SDI 배터리 사업부는 2024년 성과급을 0%로 책정하기도 했다. 전기차용 배터리와 전동공구용 배터리 등에서 매출이 줄어들었지만 ESS용 배터리는 미주 AI 호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 등으로 전력용 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용 판매가 증가하며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삼성SDI는 올해 경영 여건 역시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그나마 수요가 견조한 ESS를 통해 실적 개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박종선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이날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ESS는 현재 캐파(생산능력)의 90%에 해당하는 수주를 이미 확보했다"며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ESS 수요는 지속 성장이 예상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말 대비 20%의 캐파 증량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지난해 회사는 전력용 ESS 설루션인 삼성배터리박스(SBB) 1.5 공급을 개시했으며, 향후 SBB 2.0 제품의 수주 확대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대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대형 LFP 배터리 개발을 위한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올해 시설투자(캐펙스·CAPEX)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삼성SDI는 지난해 6조6000억원의 캐펙스 투자를 비롯해 연구개발(R&D)비 역시 1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투자를 집행해오고 있다.김윤태 삼성SDI 경영지원실 부사장은 "거점별 사업에 따라 신규 라인 증설 비용 줄이거나 시기를 조절하는 등 투자를 효율화하는 작업 진행 중"이라며 "이에 올해 캐펙스는 전년 대비 감소하나 미주 스텔란티스 JV, 전고체, LFP, 46파이 배터리와 같은 미래 성장 투자에 대해서는 기존 일정에 차질 없도록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2025.01.24 14:10
산업

삼성SDI, CES서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 공개

삼성SDI가 CES 2025에서 혁신 배터리 기술을 공개했다. 삼성SDI는 10일(현지시간)까지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서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등 혁신 제품과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윈 호텔에 '초격차 기술로 지속가능한 미래 실현'을 주제로 프라이빗 부스를 마련했다.전시에는 원통형 배터리, 전기차용 각형 배터리, 전력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솔루션인 삼성배터리박스(SBB) 1.5 제품 등 최신 제품을 대거 공개했다.이 가운데 혁신 설계와 공정 기술을 적용해 안전성과 성능을 동시에 잡은 고밀도 장수명 전기차용 각형 배터리 프라이맥스(PRiMX)680-EV)와 무선통신 기술로 구조를 단순화해 생산 효율과 품질을 높인 전기차 배터리 모듈(PRiMX680 Module+) 등이 호평을 받았다.또한 전력망에 연결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고 안전성도 대폭 향상된 컨테이너식 ESS 'SBB 1.5'와 고출력·고속충전 기술을 구형한 원통형 배터리(PRiMX50U-Power)도 전시됐다.이번에 처음 CES에 제품을 출품한 삼성SDI는 사업부문별 대표 제품 4개가 모두 혁신상을 받은 바 있다.삼성SDI는 전시장에 전문 도슨트를 운영, 해당 부스를 찾은 고객과 시장조사기관 관계자에게 사업 부문별 핵심 제품을 소개하며 이해도를 높였다.최근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정체)과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등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배터리업계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가운데 선제적인 기술 혁신으로 미래를 준비한다는 취지다.삼성SDI는 차별화된 기술 개발·혁신에 꾸준히 투자해 향후 다가올 '슈퍼사이클'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삼성SDI 관계자는 "초격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과 의지를 고객에게 선보이고자 했다"며 "배터리 기술력과 품질을 직접 확인한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한편 최주선 삼성SDI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슈퍼 사이클을 준비하고 올라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두용 기자 2025.01.10 15:01
산업

심상치 않은 국내 배터리 3사 점유율 하락...20%로 '털썩'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글로벌 점유율이 20%까지 하락했다. 9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작년 동기 대비 3.5%포인트(p) 하락한 20.2%를 기록했다.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2021년 1∼10월 31.7%에서 3년 만에 20.2%까지 내려앉았다.같은 기간 중국 CATL과 비야디(BYD)의 합산 점유율은 39.7%에서 53.6%로 상승하며 국내 기업의 점유율을 가져갔다.중국 기업은 자국의 강력한 지원책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며 내수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 화재 등 안전 문제가 부각되면서 완성차업체(OEM)의 관심이 중국 기업이 주력하는 각형 배터리로 쏠렸다.배터리 폼팩터(형태) 중 하나인 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캔에 셀을 넣어 외부 충격에 강하고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좋다는 장점이 있다.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각형 배터리의 점유율은 작년 연간 70.9%에서 올해 1∼10월 78.3%로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각형 배터리를 공급하던 삼성SDI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이 각형 배터리 개발을 공식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각형 배터리를 개발하고 향후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SK온도 각형 배터리 개발을 마치고 양산 시기 등에 대해 다수의 OEM과 논의 중이다. SK온의 각형 배터리는 지난 6월 '전략적 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중국 저장지리홀딩그룹에 공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리그룹은 산하에 지리자동차, 스웨덴 볼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 영국 고성능 차량 로터스 등 약 10여개 브랜드를 두고 있다. 배터리 3사는 그간 주력해 온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더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LFP 배터리 생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FP 배터리는 NCM 배터리 대비 30%가량 저렴해 캐즘 장기화로 보급형 전기차에 눈을 돌리는 OEM의 요구에 적합하기 때문이다.SEN리서치는 "가격 경쟁력과 높은 열안전성의 LFP가 NCM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의 시장 점유율이 급성장했다"며 "중국 OEM 외에도 다수의 글로벌 OEM이 LFP를 도입하면서 3사 역시 빠르게 LFP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그러나 LFP 시장 역시 중국 기업이 탄탄한 공급망을 기반으로 활발하게 생산하고 있어 국내 기업의 뒤늦은 진입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다.국내 기업은 LFP에 망간을 추가해 에너지 밀도를 개선한 LFMP(리튬인산망간철) 배터리를 개발하고, 저온 성능을 개선한 LFP 배터리를 선보이는 등 기술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2.09 08:59
산업

LG에너지솔루션, GM 지분 인수로 미시간주 단독공장 설립

LG에너지솔루션이 제너럴모터스(GM)의 지분 인수로 미국 미시간주에 단독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게 됐다. GM은 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건설 중인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배터리 제3공장 지분을 합작 파트너사인 LG에너지솔루션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GM은 "랜싱에 거의 완공돼 가는 얼티엄셀즈 배터리 공장의 지분을 조인트벤처(JV) 파트너사인 LG에너지솔루션 매각하기로 구속력 없는 합의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LG에너지솔루션도 "북미 공장의 투자 및 운영 효율화, 가동률 극대화 등을 위해 미국 미시간주 랜싱 지역에 위치한 얼티엄셀즈 제3공장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확정되는 대로 공시 등을 통해 소통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두 회사는 현재 인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현지 자회사가 얼티엄셀즈 3공장 자산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인수가 이뤄지면 LG에너지솔루션은 3공장을 북미 주요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LG에너지솔루션은 인수 후 구체적 활용 방안은 밝히지 않았지만 도요타 등 단독 수주 물량 중 일부를 3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과 도요타는 지난해 연간 20GWh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얼티엄셀즈 3공장 매각·인수 건은 전기차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두 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윈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여파로 완성차 업체들은 잇따라 수요에 맞춰서 전기차 생산 속도 조절에 나섰다. GM도 지난 6월 올해 전기차 생산량 목표를 기존에 발표한 20만∼30만대에서 20만∼25만대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당시 GM이 자본의 효율적인 배치를 통한 전기차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이번 매각도 수익성 개선의 일환으로 업계에서는 본다. GM은 공장 지분 매각으로 투자금 약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회수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캐즘이 장기화하고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얼티엄셀즈 3공장 인수로 투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GM 발표에 따르면 3공장은 대부분 건설된 상태로 즉각 설비 구축이 가능한 상태다. 향후 시장 수요 대응을 위해 신규 공장을 증설하거나 기존 공장을 새롭게 증설하기보다 완공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 절감된다.또 GM과의 협력이 굳건한 상황에서 한 고객사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고객사를 유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이 아닌 단독 공장에서 생산하는 만큼 수익의 100%를 가져갈 수 있다.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세우고 랜싱에 3공장을 건설해왔다. 현재 얼티엄셀즈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1공장, 테네시주에 2공장을 두고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얼티엄셀즈 3공장은 총 26억달러(약 3조6500억원)가 투입되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로, 2022년 착공해 올해 하반기 준공하고 내년 초 1단계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었다.그러나 전기차 수요의 정체로 자동차 제조사들이 속도 조절에 나선 가운데 얼티엄셀즈 3공장도 가동 계획이 지연된 상태다.한편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각형 배터리 공동 연구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지난 14년간 이뤄진 파트너십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을 밝혔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2.03 17:55
자동차

현대차·기아 "전기차 배터리 100% 충전해도 안전"

최근 전기차 화재가 잇따르며서 소비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기아가 배터리 충전량과 화재 발생과는 관계가 없다고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현대차·기아는 20일 배포한 참고자료에서 "전기차용 배터리는 100% 충전해도 안전하도록 설계됐고, 문제 발생 시 '배터리 두뇌' 역할을 하는 BMS가 이를 차단·제어한다"고 밝혔다.배터리 화재 발생과 충전량과는 관계가 없다는 해석에 힘을 보탠 것으로, 국내 배터리 전문가인 윤원섭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는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현대차·기아는 "안전성이 검증된 범위 내 배터리 충전 용량이 산정된다며 실제로 소비자가 완충을 하더라도 전기차 배터리에는 추가 충전 가능 용량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일례로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의 경우 g당 최대 275mAh(밀리암페어시)의 에너지를 담을 수 있지만, 배터리 제조사는 이보다 낮은 g당 200∼210mAh만 사용될 수 있도록 한다.자동차 제조사도 베터리 제조사와 마찬가지로 사용 가능 용량을 일부 남겨두고 100% 충전치를 설정한다.소비자가 내비게이션 화면 등을 통해 볼 수 있는 충전량 수치는 배터리 셀 제조사와 자동차 제조사가 각각 설정한 마진(용량 차이)을 제외한 것으로, 100% 충전이 배터리 용량 최대치까지 충전한다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여기에다 BMS가 사용 가능 용량을 재산정하는 리밸런싱 과정에서도 일부 용량이 제외된다.또 배터리 충전량은 배터리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내부 물리적 단락이나 쇼트를 발생시키는 핵심 요소가 아니라고 현대차·기아는 강조했다.일반적으로 배터리 화재는 제조 불량, 외부 충돌 등에 따른 내부 단락으로 양극과 음극 간 전류가 흘러 열이 발생하며 시작된다. 여기에 분해된 화학물질로 생성된 산소 등이 더해지면서 발화로 이어진다.다만 실제 발열과 화재는 충전량이 아닌 단락 위치와 면적, 사용되는 내부 물질 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다시 말해 적은 충전량이라도 단락에 따른 화학물질의 반응 정도가 크면 화재 발생 가능성은 높아진다는 것이다.결국 배터리 제조 결함이 없도록 철저히 품질관리를 하고, BMS를 통해 사전 오류를 진단해 화재위험 요소를 미리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현대차·기아는 전했다.특히 현대차·기아의 BMS는 다중안전 체계를 바탕으로 총 3단계의 과충전 방지 기술이 적용돼 현재까지 관련 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두 업체는 강조했다.BMS가 모니터링하는 항목은 전압편차, 절연저항, 전류 및 전압 변화, 온도, 과전압 및 저전압 등으로, 최근에는 순간 단락과 미세 단락 감지 기능도 추가됐다.현대차·기아 BMS는 감지한 배터리 셀 이상 징후를 고객에게 문자메시지로 통보하는 시스템도 갖췄다.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고객에게 보이는 완충(100%) 상태는 안전성이 검증된 구간 내에서의 충전량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불안감을 갖지 않아도 된다"라며 "배터리 사전 진단과 화재 전이 방지 기술을 보다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8.20 16:34
자동차

'지긋지긋한 전기차 화재'...배터리 내재화 속도 내는 현대차

현대차그룹이 배터리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잇따른 전기차 화재로 배터리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직접 배터리를 만들어 안전도를 높이고 비용도 줄이겠다는 심산이다.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26년까지 배터리 기술 내재화가 포함된 연구개발 분야에 31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현대차그룹은 앞서 2020년 남양기술연구소에 배터리 연구조직을 만들었으며, 지난해 7월에는 서울대와 배터리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지난해 8월에는 싼타페 하이브리드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하이브리드 전용 배터리를 장착하기도 했다.현대차그룹은 무엇보다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의 단점인 화재 위험성을 해결하고 배터리 용량을 비약적으로 늘린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이미 전고체 배터리 샘플 개발에 착수했으며, 성과도 서서히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여러 업체들과의 협업으로 기술력과 제조 경쟁력을 확보해 2025년 전고체 배터리 탑재한 전기차를 시범적으로 선보일 것"이라며 "2030년부턴 대규모로 양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더 나아가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를 확보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원료망 확보를 위해 이달 중순 세계 2위 리튬 생산 업체인 칠레 SQM과 수산화리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초에도 중국의 성신리튬, 간펑리튬에너지와 각각 4년간 수산화리튬 구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리튬은 전기차용 배터리에 사용되는 주요 원료 중 하나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내재화에 앞서 기존 배터리 회사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완전한 배터리 내재화 전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배터리 기술 일부도 공유 받기 위해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에 합작 배터리공장인 'HLI그린파워'를 완공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곳에서 생산한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는 최근 출시된 '캐스퍼(EV)일렉트릭'에 탑재됐다. 조만간 판매에 들어가는 기아의 'EV3'에도 합작공장에서 만든 배터리가 들어갈 예정이다.현대차그룹이 이처럼 배터리 내재화를 서두르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경쟁력과 납기 안정성에 있다. 전기차는 원가의 40% 이상을 배터리가 차지하는 만큼 배터리 가격이 차량 소매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기차 캐즘의 해법으로 저가형 전기차 전략이 힘을 받는 만큼, 배터리 공급망 안정화는 필수적이다. 여기에 최근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와 같은 대형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도 명확해질 수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가 잇따르며 배터리 안전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며 "자동차 기업이 안전성과 더불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8.13 07:00
산업

"자만심 버리고 도전과 혁신 DNA 살려야" LG엔솔 김동명 이례적인 메시지 이유는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하반기를 맞아 구성원들에게 이례적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김동명 사장은 4일 CEO 메시지에서 "'질적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1등'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미래를 대비할 근성과 체력을 길러야 할 뿐 아니라 자만심을 버리고 우리만의 도전과 혁신의 DNA를 되살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선두주자로 업계를 주도해왔지만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시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김 사장은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히지 말고 사업과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전면적으로 개편해 나가며 조직 전체의 혁신을 가속해 나가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배터리 산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급격한 변화의 양상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캐즘으로 배터리 산업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이 많이 변했고, 배터리 외 산업에서도 '최고'라 인정받던 기업들이 변화의 방향성과 속도에 맞춰 제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큰 어려움에 봉착하기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우리 역시 공격적 사업 확장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사와 차별화된 글로벌 생산 역량을 확보했지만 과거 우리의 강점이었던 소재·기술·공정 혁신이 더디어졌고 구조적 원가 경쟁력도 부족해 매출 성장에도 불구,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라고 분석했다.그는 "모든 것을 어려운 업황 탓으로 돌리거나 미래 성장 전망이 밝다는 이유만으로 막연히 미래를 낙관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과거 배터리 분야의 혁신을 주도하며 자리 잡은 1등이라는 자신감이 오히려 자만심으로 변한 것은 아닌지 냉정히 반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 사장은 구성원에게 '펀더멘탈(기초체력) 강화'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기존 관행을 과감하게 바꾸고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낭비 요인은 없는지 점검해봐야 한다는 것이다.그는 "지금까지 공격적인 수주와 사업 확장을 추진하며 인력, 설비, 구매 등 분야에서 많은 비효율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며 "누구보다 먼저 시장을 개척하며 생긴 일이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되며 실패 경험을 자산화하고, 축적된 운영 역량과 결합해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지금은 투자의 속도 조절이 필요한 시기"라며 "꼭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민첩성(Agility)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조직별로 투자 유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깊게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전용 생산 공장 건설을 착공 두 달 만에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한편 지난 1일 르노 전기차 부문 암페어와 전기차용 파우치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해서는 "어려운 시기 이룬 고무적인 성과이며 이 같은 성공 경험을 하나씩 쌓아 나가야 한다"고 했다.이번 계약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르노에 2025년 말부터 5년간 약 39GWh 규모의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이에 대해 김 CEO는 "LG에너지솔루션만의 독보적인 제품 경쟁력과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인정받은 사례"라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7.04 10:10
산업

LG에너지솔루션, 미 애리조나 ESS 전용 공장 건설 중단 왜?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효율성 강화를 위해 미국 애리조나주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전용 생산 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했다.28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지난 4월 착공한 ESS 전용 생산 공장 건설을 2개월 만에 중단했다. 함께 착공한 원통형 배터리 공장 건설은 계속 이어간다.LG에너지솔루션은 당초 총 7조2000억원을 투입해 원통형 배터리 36기가와트시(GWh), ESS LFP 배터리 17GWh 규모로 공장을 건설 중이었다. ESS 전용 배터리 공장의 건설 비용은 3조원 규모로 책정됐다. 여기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독자 개발한 파우치형 LFP 배터리가 생산될 예정이었다. LFP 배터리는 한국 업체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 삼원계 하이니켈 배터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저가용으로 분류된다. 해당 공장은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었으나 건설 중단에 따라 완공 시점에도 영향이 생길 전망이다.이번 공장 건설 중단은 전기차 캐즘에 따라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급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자 공장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유럽 폴란드 공장과 미국 미시간주 공장 EV용 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ESS 전용 공장의 필요성이 시급하지 않다고 보고, 투자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애리조나주 ESS 공장 건설을 잠시 중단한 것으로 분석된다.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최근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예정된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기존 생산시설의 최적화된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며 "미국 ESS 시장은 지속 성장이 예상되므로 애리조나 공장이 향후 북미 ESS 사업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건 변함없다"고 밝혔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6.28 14:23
산업

LG엔솔, '특허 무임승차' 580건 침해 확인 강경 대응 예고

배터리 업계의 선두주자인 LG에너지솔루션이 '특허 무임승차'에 강력 대응한다. 24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특허 중 경쟁사가 침해하거나 침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략특허'는 1000여개다. 이중 실제로 경쟁사가 침해한 것으로 확인된 특허만 해도 580건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IT 기기용 소형 배터리부터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이미 상업화돼 시장에 판매되는 경쟁사의 제품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고유 기술을 침해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실제로 유럽 각지에 전기차를 판매하는 A사의 전기차 배터리를 분석한 결과, LG에너지솔루션의 코팅분리막, 양극재, 전극·셀 구조 등 핵심 소재와 공정에서 특허 침해가 30건 이상 확인됐다.전 세계 굴지의 전자기기 제조 업체에 납품되는 B사의 배터리 역시 LG에너지솔루션의 특허를 무단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특허 침해만 50건 이상이라고 LG에너지솔루션은 전했다.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빠른 성장으로 배터리 기업 간 경쟁이 격화하면서 무분별한 기술 도용 사례도 급증했다.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15년 28GWh(기가와트시)에서 2023년 706GWh로 25배가량 성장했고, 2035년에는 5256GWh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이런 가운데 주요 기술 특허를 선점한 LG에너지솔루션과 달리 질적으로 우수한 특허를 확보하기 어려운 후발 기업들은 특허 무단 사용으로 유럽, 중국, 인도, 동남아 등으로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합리적인 라이선스 시장 구축을 주도하기 위해 특허풀(Pool)이나 특허권 매각 등 다양한 방식의 수익화 모델을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먼저 현재 시장에서 침해 중인 특허를 중심으로 글로벌 특허풀을 통해 주요 특허를 단계적으로 라이선스해 라이선스 사업과 관리를 효율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선도업체는 특허권에 대한 합리적인 로열티를 받아 기술 개발 등에 투자를 확대하고, 후발기업은 정당한 특허권 사용을 통해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정당한 라이선스 계약 없이 무분별한 기술 침해가 지속될 경우 특허침해 금지소송 등 강경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현지 전문가를 적극 확보해 글로벌 소송 역량을 강화하고 지적재산권(IP)을 관리하는 해외 IP 오피스를 확대해 글로벌 지적재산권을 체계적으로 관리·감독해 나갈 계획이다.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위한 필수 요소는 지적재산권 존중"이라며 "기업의 존속과 산업의 발전을 위해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고 무분별한 특허 침해에 엄중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배터리 제조에 상용화돼 쓰이는 기초 기술인 1세대 기술부터 첨단 3세대 기술까지 현재 등록기준 3만2000건, 출원기준 5만8000여건에 이르는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4.24 11:28
산업

'차세대 이차전지 대형 부문' 세계 1위 LS머트리얼즈, 11월 코스닥 상장 추진

LS전선이 LS그룹의 친환경 사업 영역에서 첫 상장에 도전한다. LS전선의 자회사인 LS머트리얼즈가 23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11월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LS그룹이 2003년 LG에서 계열 분리한 뒤 친환경 사업 영역에서 처음으로 추진되는 상장이다. 2016년 LS전선아시아에 이은 LS전선의 두 번째 자회사 상장이기도 하다.이번에 공모하는 주식은 총 1462만5000주, 공모 예정가는 4400∼5500원이다. 총 예상 공모 금액은 643억∼804억원이다.11월 8∼14일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같은 달 17일과 20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11월 말 상장 예정이며, 상장 주관은 KB증권과 키움증권이 공동으로 맡는다.LS머트리얼즈의 주요 사업은 크게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알루미늄 소재·부품 사업으로 나뉜다.특히 '차세대 이차전지'로 불리는 울트라 커패시터(UC) 시장에서 대형 제품 부문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출력 에너지 저장장치인 UC는 풍력발전기 터빈, 반도체 공장의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 공장자동화, 무인운반로봇(AGV) 등에 사용된다. UC는 고속 충방전과 긴 수명이 장점으로, 일차전지와 리튬이온배터리(LIB)를 대체, 보완하는 데 사용된다.LS머트리얼즈는 지난 2월 전기차용 알루미늄 부품 글로벌 1위 오스트리아 하이(HAI)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합작법인은 LS머트리얼즈의 고강도 경량 알루미늄 기술과 하이의 다임러, BMW 등에 대한 공급 경험을 바탕으로, 2025년부터 배터리 케이스 등을 양산해 2027년 약 200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LS머트리얼즈는 2002년 LS전선에서 연구개발을 시작, 20년간 전 세계 500개 이상의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북미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619억원, 영업이익 144억원, 당기순이익 8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액 708억원, 영업이익 82억원, 당기순이익 71억원을 기록했다.홍영호 LS머트리얼즈 대표는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창출, 성장성과 안정성을 갖춘 LS그룹 탄소중립 밸류체인(가치사슬)의 핵심 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2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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