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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넥스트 삼성, 현대’ 꿈꾸는 국내 자율주행 선구자 서울로보틱스 이한빈

자율주행은 미래 산업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각광받고 있다.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모빌리티 전반에 큰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최첨단 기술로 테슬라를 비롯한 구글과 같은 글로벌 빅테크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신년을 맞아 자율주행이라는 ‘미래 산업의 경연장’에서 한국 기업으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뽐내고 있는 서울로보틱스의 이한빈 대표이사를 만났다. 서울로보틱스가 공략하는 B2B 자율주행 시장을 비롯해 이한빈 대표가 그리는 ‘자율주행 지향점’에 대해 들여다봤다. BMW도 반한 ‘자율주행 레벨5’ 기술최근 서울 서초구 서울로보틱스 본사에서 만난 이한빈 대표는 ‘혁신의 아이콘’인 애플의 스티브 잡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처럼 자신만의 확고한 스타일이 돋보였다. 그는 매번 공식 석상에 보스턴 레드삭스 모자를 쓰고, 크록스 신발을 신고 등장한다. 이 같은 차림은 잡스의 검은색 터틀넥, 저크버그의 후드티처럼 트레이드 마크가 되고 있다. 그는 “미국 보스턴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유지했던 아이덴티티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유지하고 싶어 마음을 다잡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와 관련한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도 지킨 정체성이었다.그는 “지난해 대통령 초청 행사에서 보스턴 모자에 크록스 차림으로 참석해 대통령실 비서실장에게 등짝 스매싱을 맞기도 했다. 그래도 잡스처럼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웃으며 넘겼다. 서울로보틱스는 2017년 출범한 B2B 자율주행 스타트업 업체다. 서울로보틱스가 유명해진 건 세계적인 완성차업체인 BMW가 선택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BMW는 완전한 자율주행이라 할 수 있는 ‘레벨5(인간의 개입 없이 모든 주행을 수행할 수 있는 단계)’ 기술을 갖고 있던 서울로보틱스를 선택했다. 이 대표는 “계약상 고객사를 밝힐 수 없는 입장인데 BMW의 경우 직접 우리와의 관계를 공개해서 알려지게 됐다”며 “BMW에서 우리를 선택한 건 실내가 아닌 실외에서, 눈과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2019년 BMW로부터 의뢰를 받았는데 당시만 해도 자율주행 분야는 태동기에 불과해 ‘레벨5’를 실현할 수 있는 기업이 거의 없었다. 서울로보틱스는 처음부터 ‘레벨5’를 겨냥하고 시작했기 때문에 BMW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서울로보틱스는 공장과 물류센터 같은 사유지 공간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B2B 자율주행의 예를 들자면 ‘자동차 탁송 서비스’ 같은 것이다. 완성된 차를 배에 실거나 원하는 장소에 옮기려면 사람이 직접 운전해야 하고 많은 인건비가 들어간다. 이런 탁송 서비스를 서울로보틱스가 자율주행 서비스를 통해 실현시켜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자동차 업체들은 모두 탁송 인력난을 겪고 있다. 인건비가 비싼 데다 계약직으로 고용하는 사람들조차 통계적으로 3개월 만에 그만두는 추세”라며 “이런 부족한 탁송 인력을 우리가 구독 서비스로 대체하고 있다. 서울로보틱스를 이용하면 기존 비용에 절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타깃 주행’ 오차 범위 10cm 정교함 업계에서 서울로보틱스의 ‘레벨5’ 구현 기술에 대한 입장 차이가 없진 않다. 이 부분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있는 이 대표는 “대학 교수분들이 레벨5 구현이 맞는지에 대해 비판할 수도 있다. 보통 자율주행 레벨5는 공도로에서의 구현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우리의 기술은 공도로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완벽히 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자율주행 분야에서 벌써 8년의 업력을 갖고 있는 서울로보틱스는 B2B 자율주행 분야에서 ‘세계 1위의 레퍼런스’를 가지고 있다고 자신한다.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절대적인 자율시장 분야에서 8년의 자체 인지 데이터는 독보적이다. 이 대표는 “자율주행의 경우 수평적 아이템들이 많다. 이와 달리 우리는 인지와 공장 인프라에 이은 물류까지 수직적으로 더 깊게 들어가고 있고, 하나로 연결되면서 딥포인트가 되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서울로보틱스는 시스템 노하우를 쌓으면서 빈틈없는 ‘군집 자율주행’을 자랑하고 있다. 오차범위가 10cm 정도로 정교하다. 그는 “솔직히 자율주행 시스템이 저보다 주차를 더 잘 한다. 실외에서 공장 단위로 가동되는 시스템 중에서는 ‘넘사벽’이라고 할 수 있다”며 “수백, 수천대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정확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 오차범위를 2cm까지 줄여 셀링포인트가 될 수 있게 만들겠다”며 다부진 의지를 드러냈다. 2800억 기업가치, 2025년 상장 계획서울로보틱스는 B2B 자율주행 분야에서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인 보쉬, 콘티넨탈 등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보쉬와 콘티넨탈 등의 경쟁 업체는 주로 중국 자동차 기업과 계약을 맺고 있다. 반면 서울로보틱스는 유럽 무대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B2B 자율주행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자율주행 업체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자체 소스를 확실히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오픈 소스로는 절대 안 된다”며 “같은 데이터라도 결론이 다를 수 있는데 자체적인 소스로 어디에 무엇을 집중해야 하는지 확실히 알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 꾸준히 인지도를 쌓아올린 뒤 이제 ‘서울로보틱스 2.0’의 출발을 알리고 있다. 서울로보틱스는 B2B 자율주행의 타킷을 공장과 물류센터 등에 올인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8년 동안 사업을 진행하면서 ‘단단한 맷집’이 생겼다. 2023년 100명 규모에서 절반 수준으로 직원이 줄었지만 선택과 집중을 잘 하면서 매출이 2023년 대비 33%가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2017년 글로벌 자율주행차 경진 대회 라이다(LiDAR) 부문 1위를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외 혁신 기업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2023년 미 전문지 패스트 컴퍼니 선정,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꼽히기도 했던 서울로보틱스는 올해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시리즈B 유치 등 받을 수 있는 투자를 다 끌어냈고, 이제 상장만을 남겨두고 있다”며 “시장에서 28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고, 올해 3분기에 기술특례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보틱스 기업으로 넥스트 삼성, 현대의 꿈서울로보틱스는 현재 8곳의 글로벌 업체와 계약을 논의하고 있고, 4곳 업체와 상용화 직전 단계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파일럿 테스트(양산조건을 갖춘 예비시험 단계) 비용으로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금 고객들과 이야기가 잘 돼서 본계약을 맺게 되면 그 규모는 수백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을 비롯해 글로벌 업체들과의 본계약에 성공하면 서울로보틱스의 ‘글로벌 주행’도 본격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유럽과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 진출의 디딤돌을 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서울로보틱스의 엔지니어도 70%가 외국인으로 채워졌다. 언제든지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보름에 한 번꼴로 해외 출장을 다녀올 정도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이 대표는 국내 최대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인 ‘컴업(COMEUP)’의 단골 연사로 참여하는 등 라이징 기업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1991년생으로 글로벌 ‘영파워’를 뽐내는 데다, 정주영 현대 창업자가 롤모델이라는 이 대표의 꿈은 더욱 원대하다. 그는 “정주영 창업자는 당시 불가능으로 여겼던 자동차와 선박 사업에 뛰어들었고, 수출까지 성공한 입지적인 인물”이라며 “지속가능한 자율주행 로보틱스 회사로 성장하는 게 저의 꿈이다.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자금만 있으면 로보택시 사업도 진행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삼성과 현대처럼 한국의 산업을 책임질 수 있는 다음 세대의 한국 기업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올해 한국 경제의 키워드를 ‘생존’으로 꼽은 그는 “한국의 수출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소식이 들리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김두용 기자 2025.01.06 07:00
자동차

현대차, 미래차에 120조 투자…"글로벌 톱 티어 목표"

현대차가 전동화 속도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내놨다. 향후 10년간 120조원을 투자해 전기차는 물론 하이브리드차,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 글로벌 판매 555만대를 달성, 글로벌 톱 티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현대차는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새로운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Hyundai Way)’를 발표했다.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이번 행사에는 장재훈 대표이사 사장과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호세 무뇨스 사장, GSO(GSO)본부장 김흥수 부사장, 글로벌상용&수소사업본부장 켄 라미레즈 부사장,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김창환 전무 등이 발표자로 나서 중장기 전략에 관해 설명했다.먼저 현대차는 현대 웨이를 통해 2030년 제네시스 포함 555만대의 연간 판매량을 올린다는 목표다. 이는 2023년 판매 실적 대비 약 30% 이상 많은 물량이다. 특히 전기차 모델은 2030년 200만대를 판매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약 36%를 채울 계획이다. 이중 주요 시장인 북미에서 69만대, 유럽에서 46만7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현대차는 또 자체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점차 증가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 수요에도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현대차는 준중형 및 중형 차급 중심으로 적용됐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형, 대형, 럭셔리 차급까지, 기존 7차종에서 14차종으로 확대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제네시스의 경우 전기차 전용 모델을 제외한 전 차종에 하이브리드 옵션을 제공하기로 했다.현대차는 전동화 속도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두 번째 방안으로 EREV도 선보인다. EREV는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각각 적용한 차량으로, 전기차와 같이 전력으로 구동하지만 엔진이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 충전을 지원한다. EREV는 2026년 말 북미와 중국에서 양산을 시작해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돌입한다.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는 EREV 중에서도 현대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D급(중형) SUV 차종을 우선 투입하기로 했으며 연간 8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다.현대차는 하이브리드와 EREV로 시장에 대응하며 수익성을 확보하는 한편, 전동화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2030년까지 점진적으로 전기차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경제형 EV에서부터 럭셔리, 고성능까지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하고, 전기차 모델을 21개까지 확대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며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에 시장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현대차는 전기차 성능과 안전,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터리 역량 강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유일하게 배터리 시스템 전 라인업을 확보한 글로벌 기업으로서 배터리 셀 경쟁력을 높이고 배터리 안전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방안이다.이를 위해 현대차는 2030년까지 보급형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신규 개발하기로 했다.배터리 안전 관련 기술의 고도화와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의 배터리 이상 사전진단 기술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현대차는 또 '모빌리티 게임체인저'를 제시하면서 자율주행차 및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개발과 다양한 모빌리티 신사업을 지속 추진키로 했다.자율주행 기술을 계속 고도화하면서 관련 데이터 수집과 동시에 자동으로 AI 모델을 학습하는 체계를 마련해나가겠다는 것이다.이와 함께 현대차는 수소에너지 기술과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에너지 모빌라이저' 구상도 공개했다.미래 에너지 패러다임이 수소로 전환되는 시기에 준비된 에너지 사업자로서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HMGMA에 친환경 물류체계를 올해 말까지 도입하고, HMGMA를 중심으로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나아가 현대차는 트램, 선박, 경비행기, 발전기, 중장비 등 다양한 분야로 연료전지 시스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현대차는 이러한 중장기 계획과 사업 확대에 따라 2024∼2033년 10년간 120조5000억원을 투자하는 동시에 203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달성하는 내용의 중장기 재무 전략도 내놨다. 구체적으로는 10년간 연구개발(R&D) 투자 54조5000억원, 설비투자(CAPEX) 51조6000억원, 전략투자 14조4000억원 등이다.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는 완성차 제조를 넘어 다양한 모빌리티로의 확장을 추진해 게임 체인저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에너지 사업자의 역할도 강화해 수소 사회를 실현함으로써 에너지 전환 시기에도 글로벌 톱 티어 리더십을 지속할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8.28 15:42
산업

이재용, 새해 첫 행보 '6G 현장' 찾아 "더 과감 더 치열하게 도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새해 첫 경영 행보로 ‘6G’ 택했다. 1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리서치를 찾아 6G를 포함한 차세대 통신 기술 동향과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삼성리서치는 삼성의 글로벌 연구개발(R&D) 허브다. 차세대 네트워크 통신기술, 인공지능(AI), 로봇, 헬스케어 등 최첨단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조직이다.이 회장은 이날 방문에서 6G 통신기술 개발 현황, 국제 기술 표준화 전망, 6G 및 5G 어드밴스드 등 차세대 통신기술 트렌드를 살펴보고, 미래 네트워크 시장 선점을 위한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이 회장은 "새로운 기술 확보에 우리 생존과 미래가 달려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선제적 R&D와 흔들림 없는 투자가 필요하다"며 "더 과감하게 더 치열하게 도전하자"고 말했다.글로벌 경기 침체와 산업 재편 가속화 등에 따른 복합 위기 상황에서도 선제적 투자 및 연구개발 확대를 통한 초격차 기술 선점과 미래 준비를 당부한 것이다.6G는 AI, 자율주행차, 로봇, 확장현실(XR) 등 첨단 기술을 일상생활에서 구현할 수 있게 해주는 핵심 기반 기술이다. 미래 신기술 경쟁 성패를 좌우하는 기술로 통하는 만큼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각국은 6G 기술 주도권 확보를 국가적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다.한국 정부도 작년 말 6G 기술을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로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육성에 나섰다.삼성전자는 "새해 첫 경영 행보로 이 회장이 차세대 6G 통신기술 개발 현장을 찾은 것은 6G 기술 선점 여부가 삼성의 미래는 물론 대한민국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이 회장이 새해 첫 경영 행보로 네트워크 통신기술 점검에 나선 것은 2019년 1월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 5G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 참가 이후 5년 만이다. 이번에 6G 기술 연구개발 현장을 방문, 5년 후 네트워크 사업의 주력 먹거리가 될 6G 시장을 선점하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5G 통신기술을 상용화한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6G 분야에서도 '초격차 리더십'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10 16:11
IT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서 '자동차'로 눈길 돌린 삼성·LG

국내 가전 투톱이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에서 모빌리티 기술력으로 진검승부를 펼친다.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자율주행차가 예열을 마친 상황에서 미래 먹거리인 전장(자동차 전기 장치)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포부다.8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CES 2024'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전만큼 공들인 모빌리티 솔루션을 앞다퉈 선보인다.전장 매출 규모로 보면 추격자의 입장인 삼성전자는 이번에 테슬라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테슬라는 애플만큼이나 마니아층이 확고한 브랜드로, SNE리서치의 조사 결과 지난해 1~10월 80개국(중국 제외)에서 전기차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올해 2분기부터 테슬라 이용자들은 삼성의 스마트홈 솔루션 '스마트싱스'를 연동해 차량 태양광 패널로 생산한 에너지양과 전력 사용량, 잔여 에너지양, 배터리 충전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반대로 테슬라의 '스톰 워치' 앱과 연결하면 삼성 TV나 모바일로 태풍이나 폭설과 같은 악천후 알림을 받을 수 있다.또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전장 자회사 하만 인수 후 처음으로 관련 제품을 통합 전시한다.주력인 카오디오를 비롯해 삼성 네오 QLED TV 기술을 접목한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안전운전을 뒷받침하는 삼성 헬스 특화 기능 등을 소개한다.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만과 계속 협력해 스마트홈과 모바일, 모빌리티가 매끄럽게 연결되는 사용자 경험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일찌감치 전장 사업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LG전자도 모빌리티 경쟁력을 한껏 과시한다. 이번 행사에서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LG 알파블'을 처음 공개한다.LG전자는 변형·탐험·휴식을 테마로 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시한다. 관람객은 차 안에서 집처럼 휴식을 취하거나 업무를 보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회사를 함께 만든 마그나와 자율주행 통합 플랫폼도 선보인다. 이 플랫폼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과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을 하나의 부품으로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계기판·중앙정보디스플레이·보조석디스플레이 3개 화면을 하나로 합친 필러 투 필러 디스플레이와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첨단 자동차 디스플레이를 구현했다.이 밖에도 글로벌 자동차 유리업체 생고뱅 세큐리트와 개발한 차세대 차량용 투명 안테나도 소개한다. 기존 샤크핀 안테나와 달리 차량의 여러 유리 면에 부착할 수 있는 확장성으로 끊기지 않는 5G·위성통신·GPS 통신을 지원한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1.09 07:00
자동차

KG모빌리티 1년…전동화 시계 빨라진다

KG그룹에 인수된 지 1년 만에 경영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는 KG모빌리티가 2025년까지 친환경차 풀 라인업(상품군)을 완성하는 등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KG모빌리티는 21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곽재선 회장 취임 1년을 돌아보며 미래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는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과 정용원 대표이사, 노동조합 선목래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곽재선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회장 취임 후 지난 1년은 판매 물량 증대와 흑자 전환 그리고 자동차업계 최초 임단협 타결 등 협력적 노사 관계를 바탕으로 KG모빌리티의 경영정상화와 성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앞으로 KG모빌리티는 코리아 No.1 e-모빌리티 브랜드를 목표로 차별화된 상품 개발은 물론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들에게 가치 있는 삶을 지원하는 기업으로 성장 발전해 나갈 것”라고 강조했다.KG모빌리티는 지난해 9월 취임한 곽 회장의 진두 지휘 아래 사명 변경과 함께 전기차(EV) 전용 플랫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등 모빌리티 기술분야에 집중해 나갈 비전을 발표하며 발 빠른 경영 정상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토레스 판매 상승세에 힘입어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KG모빌리티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과 함께 7년 만에 상반기 흑자 전환을 기록했으며, 내수 시장의 성장 한계 극복을 위해 KG모빌리티 만의 차별화된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또한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의 성장 발전을 위해 지난 4월 특장법인인 KG S&C를 설립했으며, 중고차 사업은 물론 기업회생절차에 있는 에디슨모터스 인수 추진을 통한 KGM Commercial 출범 등 다양한 신규사업도 모색하고 있다.지난 8월에는 자동차업계가 임∙단협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협력적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업계 최초로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하는 등 노사간 상생의 협력 관계를 이었다.특히 KG모빌리티는 이번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 최고의 e-모빌리티 브랜드 달성을 목표로 'Korea No.1 SUV 브랜드' 'No.1 픽업 브랜드' 'No.1 버스 브랜드' 구축을 천명하며 차별화된 상품개발과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들의 가치 있는 삶을 지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그리고 이를 위해 지난 20일 출시한 토레스 EVX를 시작으로 EV 플랫폼을 활용한 SUV 전기차와 픽업 형 SUV는 물론 2025년 이후 고성능 하이브리드 SUV 출시 등을 통해 친환경차 풀 라인업을 완성해 나갈 계획이다KGM Commercial이 공식 출범하게되면 현재 SUV 승용 중심에서 중형 버스와 대형 시외 버스 등 상용차 라인업까지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또한 다양한 모빌리티 수단 이용이 가능하도록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 차량 공유 서비스, 전동화 부분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기존 모빌리티 기업과의 공조를 통해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를 실현해 사용자들에게 원스톱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용자 중심의 모빌리티 환경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KG모빌리티는 이러한 중장기 제품계획에 더해 수출 판매 네트워크 다변화와 함께 해외 시장 별 맞춤형 제품 개발과 신규 시장에 대한 진출 확대로 글로벌 판매 물량도 더욱 늘려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KG모빌리티는 지난 1월 아랍에미레이트 NGT사와의 수출 계약을 시작으로 3월에는 베트남 FUTA 그룹과 KD 계약을 체결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SNAM사와의 KD 사업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KD 물량을 선적할 예정이다.지난 7월에는 토레스 유럽 론칭 행사에 곽재선 회장이 직접 참석해 현지 대리점과 간담회를 갖는 등 글로벌 현장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9.21 13:09
IT

LGU+ 직원들, 일본서 로봇 신기술 벤치마킹

LG유플러스는 자사 직원들이 일본을 방문해 로봇 선진 기술을 벤치마킹했다고 14일 밝혔다.LG유플러스는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7월 14일까지 자체 기준으로 선발한 18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우수 사원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중단했다가 올해 재개했다.연수에 참여한 직원들은 일본 통신 기업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소프트로보틱스가 운영하는 페퍼 팔러 카페와 혁신 기업이 모여 협업을 전개하는 하네다 이노베이션 시티 등을 찾았다.먼저 페퍼 팔러 카페에서 서비스 로봇이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을 관찰했다. 로봇 '페퍼'는 카메라와 스피커로 손님의 얼굴과 음성을 인식하고 메뉴를 추천한다. 주문한 음식을 고객의 자리까지 운반하는 '서비'와 자동 운전 기술로 살균 청소를 하는 '위즈'도 있다.하네다 이노베이션 시티는 운전사가 없는 자율주행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버스는 카메라를 탑재해 장애물을 감지할 수 있고 특정 경로를 따라 이동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LG유플러스도 로봇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지난해 11월 서빙로봇을 출시했으며, 향후 물류·안내·배송 등 다양한 분야의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엘지에릭슨와 손잡고 5G 차세대 코어 네트워크 활용 방안으로 자율주행차량의 주차 시연을 선보이기도 했다.LG유플러스는 연수 프로그램을 3년 만에 재개한 만큼 앞으로도 여러 프로그램을 발굴해 직원들이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희성 LG유플러스 노경·지원 담당은 "앞으로 더 많은 직원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창의성 향상을 돕고 나아가 혁신적인 신사업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6.14 16:59
자동차

[카 IS 리포트] 곧 도로 누빌 EV9...손과 눈 자유로워지나

기아가 연내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에 '고속도로 자율주행(HDP)' 기술을 탑재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개발한 HDP 기술은 자율주행 '레벨3' 단계로,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 본선 주행 시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운전대)을 잡지 않아도 된다. 잠들지 않는다면 영화를 보거나 책을 보는 등 '딴짓'을 하는 게 가능하다는 얘기다. 레벨3 자율주행이 본격 도입되면서 '운전'이라는 개념도 한 차원 달라지질 전망이다. ‘진짜’ 자율주행차 시대 성큼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기아 EV9은 국내 첫 대형 SUV 전기차라는 점과 함께 국내 완성차 중 처음으로 레벨3 자율주행(HDP)을 탑재한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기아 관계자는 "환경부의 주행거리 인증이 끝나면 EV9의 본격적인 판매에 나설 예정"이라며 "일반 모델인 EV9은 이르면 6월, 자율주행 레벨3 단계인 HDP가 장착된 EV9 GT라인은 올해 하반기 중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HDP 기능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분류한 자율주행 0~5단계 중 3단계에 해당하는 기술이다. 현재 완성차 업체들이 양산차에 탑재한 자율주행 기술은 대부분 레벨2(부분 자동화) 수준이다. 앞차 간격 유지, 차선 이탈 방지 등으로 운전자의 주행을 보조한다.업계에서는 레벨3부터 본격적인 '자율주행차'로 평가한다. 실제 레벨3 단계인 HDP는 운전 주도권이 자동차에 있다. 자동차가 최고 시속 80㎞까지 스스로 주행하고 운전자는 비상 상황에만 개입한다. 운전대에서 손을 떼도 경고음이 울리지 않는다. 차 안에서 영화를 보거나 책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레벨3 차량을 시장에 내놓은 곳은 벤츠(S클래스)와 혼다(레전드) 정도다. 테슬라 차량의 자율주행은 레벨 2~2.5 수준이다. 어떠 기술이 적용됐나현대차그룹이 HDP를 구현한 건 전면부에 장착된 2개의 라이다 센서 덕분이다. 자율주행차의 눈으로 통하는 라이다 센서는 사양에 따라 1000만원이 넘는다. 가격대가 높지만 주행 안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이다 센서는 초당 수백만 개의 레이저 빔을 쏜 뒤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주변 물체와의 거리를 감지한다.EV9의 경우 라이다를 포함해 총 15개의 센서와 정밀 지도, 통합 제어기 등이 적용됐다.기아 관계자는 "고속도로 부분 자율주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위험 상황에서 탑승자의 안전을 가장 먼저 고려해 대응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기술 개발 비용 탓에 아직은 상당한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다. EV9의 레벨3 자율주행은 최상위 트림인 GT라인에서만 옵션으로 적용할 수 있는데, HDP 옵션 가격은 750만원이다. EV9에 적용된 HDP 기술이 궁금하면 체험관을 찾으면 된다. 기아는 서울 성수동에 있는 전기차 특화 복합 문화공간에 EV9의 HDP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실제 도로를 주행하는 것은 아니다. 시뮬레이터 방식이다. 실제 매장을 찾아 EV9 운전대에 있는 HDP 활성화 버튼을 누르자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편안한 드라이빙을 느껴보라”는 안내 글자와 함께 시속 80㎞ 속도로 스스로 주행하는 모습이 눈앞에 나타났다.기아 관계자는 "현재는 최대 시속 80㎞ 내에서 HDP를 쓸 수 있다"며 "향후 무선업데이트를 활용해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향후 HDP는 현대차·기아 신모델에도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또 현대차그룹은 HDP 제한 속도를 시속 100㎞로 높이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미 기술 개발은 완료하고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 논의만 남은 상태다.현대차 관계자는 "우리나라 고속도로에서 시속 80㎞ 제한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현재 국토부 등과 자율주행 제한 속도를 시속 100㎞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나면 책임은 누가?다만 레벨3 자율주행차의 흥행 여부는 향후 발생할 '교통사고 처리 문제'가 될 전망이다.제조사들은 레벨3가 도입되면 마치 운전자가 운전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것처럼 마케팅하고 있다. 하지만 운전자는 사고 시 과실에서 자유로우려면 레벨2 자율주행 때와 마찬가지로 주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에 맞춰 자동으로 주행하며, 앞차와의 간격과 차로도 알아서 유지해 주지만, 보조 기능에 불과해 운전대에서 손을 떼서는 안 된다.따라서 사고 책임도 모두 운전자에게 있다. 하지만 기술 결함으로 드러날 경우 보험사가 제조사에 구상권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관계 기관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자배원)과 경찰대학교 치안정책연구소는 최근 자율주행시대 교통안전 확보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양 기관은 레벨3의 자율주행량 상용화 등 자율주행 시대에 맞는 교통안전 정책 및 표준을 발굴하고 교통안전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자율주행 자동차 사고조사 및 예상 유형 연구, 자율주행 자동차 사고조사 방법 표준화, 자율주행 자동차 사고와 관련한 교육 지원, 자율주행정보 기록장치 정보 수집·분석을 통한 사고원인 조사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이와 더불어 경찰이 자율주행 자동차 교통사고의 형사 책임 소재를 가리는 사고 재현 소프트웨어 개발에 착수했다. 자율주행차의 사고 책임 등에 대한 규정이 현재로서는 전무한 만큼, 이를 명확히 정리하기 위한 차원이다.공식적인 연구개발 과제명은 ‘자율주행차 교통사고 조사·분석 기술 개발을 위한 교통사고 재현 소프트웨어(S/W) 개발’이다.연구기간은 이달부터 2026년 12월까지 3년8개월로, 연구비는 총 41억원이 지원된다.이와 함께 경찰은 도로에서 운행하는 '레벨4' 단계 자율주행차량의 운전능력 평가 기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레벨4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시스템이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하는 완전자율주행 단계다. 기술 개발이 완료되면 레벨4 자율주행 차량을 개발 중인 완성차업체들이 치러야 할 일종의 'AI(인공지능) 운전면허 시험'이 될 전망이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5.18 07:00
IT

[IT IS리포트] 카카오T, 전방위 규제에 '숨이 턱'…돌파구는

국내 차량 호출 1위 카카오모빌리티가 서비스 전반에 영향을 줄 규제 지뢰밭 때문에 조만간 발목이 잡힐 전망이다. 지난해 가까스로 매각 위기를 넘기며 한숨을 돌리나 했는데,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과징금 철퇴에 이어 정부와 국회의 대대적인 제도 손질 움직임에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일단 해외 사업과 미래 모빌리티 등 불확실성이 그나마 덜한 성장 영역에 꾸준히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목적지 미표시 두고 택시·플랫폼 '온도 차'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11일에 이어 25일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에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상정해 논의할 예정이다.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목적지 미표시'와 '호출료 정부 승인제' 도입이다.작년 방역 조치 완화로 수요가 폭증하면서 택시 대란이 일어났을 때 일부 기사들이 장거리 손님만 태우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에 플랫폼은 손님이 택시 타기 전에 기사에게 도착지를 사전에 고지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를 위반하면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올 초 원희룡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장관도 KTV 토론회에서 "문제는 골라잡는 것이다. 단거리 이동은 기피 손님이 된다"며 "이 부분을 없애기 위해 목적지 미표시를 법으로 강제하려고 한다. 역점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현재 카카오T는 추가 요금을 내고 무조건 배차를 보장하는 '블루'나 '부스터 호출'은 목적지를 표시하지 않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하면 무료까지 대상을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국토교통위 의원 대부분은 이 개선안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수익성을 따져 앱 대신 배회영업을 택하는 사례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김수상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은 앞서 소위에서 "공급이 부족할 때가 되면 기사들이 단거리 손님이 많은 지역 근처에 가지 않는다"며 "(목적지 미표시를 확대하면) 앱을 꺼서 공급량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국토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절충안을 이르면 이달 말까지 마련해 다시 머리를 맞댈 방침이다. 택시 4개 단체(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일단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다. 호출료를 전면 유료화하고 거리에 따라 차등을 두는 방식을 제안했다. 강제 호출을 수용하되 택시가 출발지까지 가는 비용을 고객이 부담하는 게 골자다.몇몇 승객의 부당한 호출 취소 방지를 위한 제약과 보상도 이뤄져야 하며, 대기시간 등에 따른 기회비용의 대가는 승객이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기사가 아닌 승객이 갑이 돼야 한다"며 "카카오모빌리티 등에 방향성을 공유했는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승객이 많지 않은 시기에는 콜을 받기 위해 (카카오T 등) 가맹에 가입했다가 공급이 모자랄 때 배회영업으로 전환할 목적으로 탈퇴하는 기사들을 강력히 제재하는 장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카카오모빌리티 등 플랫폼 사업자들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표정이 어둡다. 기사들의 배회영업은 열악한 처우가 근본적인 원인이었으며, 목적지 미표시를 강제한다고 해도 새로운 형태의 승차 거부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또 가뜩이나 택시요금이 올라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호출료까지 정착하면 플랫폼 중개 서비스 이용자들이 이탈하는 현상이 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T의 월간 활성이용자 수는 1000만명대 초반을 유지하다 지난 2월부터 900만명대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온라인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법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플랫폼 사업자가 스스로 고객들과 접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비스 출시 때도 정부 허가받아야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설계할 때는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행법은 플랫폼 사업자가 중개요금을 정할 때 국토부 장관에게 신고만 하면 됐다. 개정안은 기본요금의 100분의 50의 범위 안에서 정하고, 국토부 장관 및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유료 서비스나 수수료로 인한 실질적 택시 요금 인상 효과를 막기 위한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년 전 프리미엄 호출 서비스의 가격을 기습 인상하려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한 바 있다.지금은 신고제로 완화했지만 국민 생활 밀접도가 높은 이동통신사가 과거 신규 요금제를 발표할 때마다 정부의 승인을 얻어야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나 우티 등에게는 업무 복잡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플랫폼업계 관계자는 "사업자가 경영상 판단해서 정해야 할 내용들을 사전에 법으로 규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수요에 맞춰 대응할 수 있는 여지가 없어진다. 신규 플랫폼 사업자도 진입을 망설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런 와중에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정위와의 법적 다툼도 앞두고 있다.공정위는 올해 2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의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가맹택시를 우대했다고 판단하고 25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회사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인 195억원을 웃도는 규모다.당시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 사업을 시작할 때 수익성이 낮은 1㎞ 미만 단거리 배차는 제외하거나 축소한 것으로 봤다. 수락률이 높은 기사에게 더 많이 배차하는 정책은 비가맹택시에게 불리한 구조였다는 지적이다.행정소송을 예고했던 카카오모빌리티는 신중하게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공정위의 의결서를 받아봐야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카카오T, 규제 걱정 없는 해외로카카오모빌리티는 이처럼 규제 가시밭길이 예상되는 국내 차량 호출 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2022년 매출 약 7915억원 중 택시·버스·기차·항공·렌터카 등 MaaS(서비스형 모빌리티)를 비롯한 모빌리티 서비스의 비중이 59.1%로 압도적이었다. 직영 택시 및 주차 사업 등 모빌리티 인프라가 20.8%, 물류·배송·대리 등 라이프스타일 서비스가 17.8%로 뒤를 이었다.카카오모빌리티는 더는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한국을 넘어 글로벌 영토 확장에 사활을 걸었다. 자율주행과 UAM(도심항공교통) 등 미래 모빌리티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지난달 150개국 20억 이용자를 보유한 영국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 스플리트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스플리트가 진출한 나라에서도 카카오T로 택시를 부를 수 있게 됐다.특히 위챗·알리페이·트립닷컴 등 중국 대표 앱들과도 협업하고 있어 현지 이용자 확보와 신규 파트너 유치 등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는 미래 모빌리티 연구소 '네모개러지'를 열었다. 6개 층 2734㎡ 규모로, 자율주행차 성능 실험과 실내외 측위 기술 검증 등 설계부터 테스트까지 전 과정을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다. 플랫폼에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이동체도 연구한다.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월드컵과 이태원 참사로 성수기 효과를 보지 못해 부진했던 카카오의 모빌리티 매출은 다시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1분기 시행된 택시요금 인상으로 수요에는 타격이 있었지만 공급 측면에서는 가맹 문의가 늘어난 효과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4.25 07:00
자동차

쌍용차, 'KG모빌리티'로 새 출발…35년만에 사명 변경

쌍용자동차가 'KG모빌리티'로 회사명을 변경했다.쌍용차는 22일 평택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KG모빌리티로 사명 변경을 확정했다고 밝혔다.KG모빌리티는 1954년 1월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자동차 회사인 하동환자동차제작소로 출발해 1977년 동아자동차 그리고 1988년 쌍용자동차 이후 35년 만의 새 이름이다.모빌리티는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와 판매에 국한하지 않고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Connectivity) 등 미래지향적인 기술 개발과 적용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이동성 서비스 제공을 집약적으로 표현하고 있다.KG모빌리티는 앞으로 새로운 자동차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전기차 전용 플랫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자율주행차, AI 등 모빌리티 기술분야에 집중해 나갈 방침이다.당장 이달 말 열리는 2023서울모빌리티쇼에서 전기차 토레스 EVX를 비롯해 다양한 디자인 콘셉트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KG모빌리티는 사명 변경과 함께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 'Go Different. KG MOBILITY(고 디퍼런트. KG 모빌리티)'도 내놨다. 쌍용차가 앞으로 도전해 나갈 미래 방향성을 담았다.이와 함께 인증 중고차, 특장차 등 다양한 신규 사업 진출도 계획도 발표했다. 인증 중고차 사업은 5년·10만㎞ 이내의 KG모빌리티(쌍용차) 브랜드 차량을 매입해 성능 검사와 수리를 거쳐 품질을 인증한 중고차를 판매하는 사업이다.KG모빌리티는 올 상반기까지 판매와 정비 조직, 체계 등 준비를 끝내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현재 판매하는 전동 사이드스텝과 데크탑 등 자동차 커스터마이징(맞춤 제작)용품 사업 강화와 더불어 특수 목적으로 쓰이는 특장차 제작·판매 등을 위해 별도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KG모빌리티 관계자는 "35년 만에 사명을 변경하고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변화와 발전을 위한 첫발을 뗐다"며 "앞으로 새로운 자동차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EV 전용 플랫폼 개발과 SDV, 자율주행차, AI 등 모빌리티 기술 분야에 집중해 미래 모빌리티 동반자로서 존경 받는 기업, 자랑스런 회사로 성장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3.22 13:30
IT

전장 빛 본 LG전자, 부품 이어 자율주행 '시동'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모빌리티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 적자 늪을 빠져나와 빛을 보기 시작한 전장(자동차 전기장치)에 이어 자율주행까지 손을 뻗으며 가전·TV와 함께 핵심 수익원으로 키운다.LG전자는 4일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기업 중 한 곳인 마그나와 차세대 자율주행 솔루션 출시를 위해 협업한다고 밝혔다. 오는 8일(현지시간)까지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 참가해 글로벌 완성차 고객들을 만나 수요를 모색할 방침이다.현재 국내 자율주행차 시장은 초고속·초저지연 통신을 기반으로 한 이동통신 3사와 완성차업계가 시범서비스를 도입하며 주도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한 단계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공유할 내용은 없다"며 "마그나와의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캐나다 온타리오주에 본사를 둔 마그나는 2021년 LG전자와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출범한 회사다. 파워트레인 핵심 부품인 모터·인버터 등에 대한 기술력과 제조 경쟁력을 갖췄다.양사는 LG전자의 인포테인먼트와 마그나의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역량을 통합해 다가오는 자율주행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LG전자는 텔레매틱스·오디오 및 비디오·내비게이션 등 주행 관련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동시에 제공하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강자로 거듭났다.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 글로벌 텔레매틱스 시장에서 점유율 23%로 1위를 차지했다. 텔레매틱스는 이동통신망·위성 확인 시스템(GPS)·위치 기반 서비스(LBS)·지능형 교통체계(ITS) 등 다양한 시스템에서 취합한 데이터를 분석해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뒷받침한다. 이 시장의 규모는 2025년 70억 달러(약 8조80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에 LG전자 텔레매틱스가 들어갔다. 여기에 마그나는 ADAS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스웨덴 자율주행 전문 기업 비오니어의 ADAS 사업부를 약 2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LG전자는 이번 협업으로 전기차 파워트레인·차량 조명과 함께 전장 3대 축인 인포테인먼트의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방침이다.LG전자가 2013년에 뛰어든 전장 사업은 9년간 적자에 허덕이며 '미운 오리' 취급을 받았다. 그러다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2.5%를 기록하며 26분기 만에 흑자 전환한 데 이어 3분기 4.1%를 달성하며 제대로 성장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회사의 주력 사업인 가전과 TV가 3분기 연속 마이너스 곡선을 그린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증권가도 LG전자 전장 사업의 확장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연말 기준 수주잔고 80조원 확보가 예상되면서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눈높이를 상향할 필요가 있다"며 "2023년부터 분기 기준 1000억원이 넘는 흑자 기조를 지속할 전망이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1.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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