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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최종 관문 넘어선 '통합 대한항공'…남은 숙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사실상 마지막 관문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최종 승인을 받아냈다. 이제 미국의 문제 제기가 없으면 합병은 이르면 연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번 합병은 단순한 두 항공사의 결합을 넘어 한국 항공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독과점으로 인한 항공권 가격 상승 우려와 마일리지 통합 문제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남아있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이목이 쏠린다.4년 끈 합병 마무리 임박2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EC는 지난달 28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위한 선결 요건이 모두 충족됐다고 판단해 심사를 종결했다.앞서 EC는 올해 2월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유럽 4개 중복노선(파리, 프랑크푸르트, 바르셀로나, 로마)에 대한 신규 진입 항공사의 안정적 운항과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업 매수자 승인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한 선행 조건으로 내걸었다.대한항공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객 부문 신규 진입 항공사로 티웨이항공을 선정해 유럽 4개 노선에 대한 취항·지속 운항을 위해 항공기, 운항승무원, 정비 등을 다각도로 지원했다. 또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업 매수자로 에어인천이 선정됐다. 산업은행을 비롯해 정부부처도 EC 승인을 위해 노력했다.EC의 최종 승인을 받으면서 두 항공사의 합병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마지막 남은 미국 법무부(DOJ)의 경우 별도로 심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는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만, 현재까지 DOJ 측에서 별도 소송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대한항공은 최근 DOJ에 EC의 승인 내용을 보고했다. 또한 이에 앞서 미 법무부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에어프레미아의 미국 5개 노선 운항을 지원하기로 약속한 상황이다. 가장 까다로운 EC의 심사가 통과됐고, DOJ 측의 별도 소송이 없기 때문에 기업결합을 위한 관문은 모두 통과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대한항공 측은 "EC의 최종 승인 발표 직후 DOJ에 해당 내용을 보고했다"면서 "이견이 없으면 이달 내로 최종 거래 종결 절차를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이로써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시한 이후 4년 만에 합병 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조원태의 꿈, '공룡 항공사' 눈앞이번 EC 승인으로 대한항공을 세계 10위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성장시키겠다는 조원태 회장의 꿈도 한층 구체화됐다는 평가다. 조 회장은 올해 1월 신년사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 스케줄은 합리적으로 재배치되고, 여유 기체는 새로운 취항지에 투입해 고객들에게 보다 넓은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통합 항공사 출범은 장기적으로 거대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양사가 통합되면 연 매출 22조원(대한항공 14조6000억원, 아시아나항공 6조5000억원), 보유자산 43조원(대한항공 31조원, 아시아나항공 11조8000억원), 임직원 3만명(대한항공 1만4500명, 아시아나항공 1만3000명) 시대가 열린다. 수송 규모가 세계 11위(대한항공 18위, 아시아나항공 32위)로 높아짐과 동시에 현재 한진그룹의 재계 순위(14위)도 10위권에 안착할 것으로 관측된다. 네트워크 역시 전 세계 100개국 250여개 도시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아시아의 허브 항공사로 자리매김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점쳐진다. 또 기업결합으로 이관하게 된 일부 노선은 포르투갈 리스본, 이집트 카이로 등 그간 취항하지 않았던 새 노선으로 채워지고 있어 소비자의 선택지가 넓어질 전망이다. 축포는 이르다'통합 대한항공'은 여러 기대 효과를 가져오지만 동시에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당장 국내 소비자의 관심이 쏠린 예민한 사안은 양사의 마일리지 통합이다. 합병 이후 2년 동안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운영된다. 이 기간에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는 독립적으로 쓸 수 있지만, 2년 후 통합 항공사가 출범하면 마일리지는 대한항공의 스카이패스로 단일화된다.다만 통상적으로 시장에서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더 높게 평가되고 있는 만큼 1 대 1 통합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한항공은 유관기관과 협의를 거쳐 양사 마일리지를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비율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많은 소비자들의 이해가 걸려 있는 사안이라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운영 체계와 조직 문화를 하나로 융합하는 '화학적 결합'도 큰 과제다. 업계는 현실적인 문제를 지목한다. 양사 조종사, 승무원 간 연차 차이가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하다.통합 과정에서의 인력 감축 우려에 대해 대한항공은 여러 차례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복 인력에 대해 대규모로 근무지나 부서 이동 등은 불가피하다.대한항공 관계자는 "통합 후 사업량이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필요한 인력도 늘기 때문에 인력 통합 운영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대형 국적항공사라는 위치에 따른 독과점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국항공대 연구팀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더해 산하 저비용항공사(LCC) 합병까지 이뤄질 경우 통합 항공사의 국제선 여객 수송 점유율을 73%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 항공사의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독과점 체제에 따른 운임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우려의 핵심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2032년까지 물가 상승률보다 높게 운임 인상을 할 수 없도록 공정거래위원회가 합병 조건을 달았다"며 "급격한 운임 상승을 억제하고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안민구 기자 2024.12.03 07:00
IT

티맵 "여름방학 첫 주말, 공항·물놀이 인기"

여름방학 첫 주말 다수의 운전자들이 공항과 물놀이 장소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22일 티맵모빌리티가 대부분의 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간 지난 주말(19~21일) 티맵 이동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 3일간 인천국제공항(제1·2여객터미널) 및 인천국제공항 주차장을 목적지로 설정한 이용자가 6만5000여 명에 달했다.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올 상반기 국제선 여객 실적이 전년 대비 40% 증가한 데 이어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맞았다"고 했다.또 주말 동안 무더위가 지속된 만큼, 교통시설과 쇼핑센터를 제외하면 해수욕장과 워터파크들의 인기가 높았다.인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리조트를 방문한 차량이 5543대로 가장 많았고, 충남 대천해수욕장(5275대), 인천 을왕리해수욕장(5056대), 강원 비발디파크 오션월드(4573대), 부산 송정해수욕장(3957대), 부산 해운대해수욕장(3774대), 부산 광안리해수욕장(3694대)이 뒤를 이었다.야구 경기가 있었던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4555대)와 한화생명이글스파크(2840대), 잠실야구장(2177대)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지역 유명 축제 참여도 활발했다.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대천해수욕장에서 21일 개막한 보령머드축제를 목적지로 설정한 이용자는 1052명이었다.강철머드챌린지를 비롯해 블랙이글스 에어쇼, K팝 축하공연, EDM 파티, 머드 슬라이드, 머드 마사지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콘텐츠가 피서객들의 관심이 끌었다는 설명이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7.22 10:24
산업

대한항공·아시아나, 4월 국제선 승객 점유율 외항사에 역전 허용

지난달 국내 공항에서 외국 항공사를 국제선 승객이 이례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승객 총합을 상회했다. 26일 국토교통부·한국항공협회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외항사 국제선 승객 수는 225만3733명으로, 대한항공(136만1842명)과 아시아나항공(87만7470명)의 223만9312명보다 1만4421명 많았다.지난달 국제선 외항사 이용객은 1년 전(149만여명)보다 50.4% 증가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승객의 증가 폭(32%↑)을 크게 웃돌았다. 4월 전체 국제선 이용객(약 689만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외항사가 32.7%,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32.5%였다. 나머지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였다.국토부 항공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9년 1월 이래 외항사가 월간 국제선 이용자 수에서 국내 양대 항공사를 넘어선 것은 2021년 11월 이후 두 번째다. 코로나19 시기였던 2021년 당시 외항사 승객은 17만5000여명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17만4000여명)을 근소하게 앞섰다. 당시에는 특수한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었는데 외항사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보다 앞선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외항사 승객이 유독 증가한 것은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한국 국민의 해외여행도 증가하면서 외항사들이 노선을 늘린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기준 인천공항에서 여객 노선을 운항한 외국 항공사 수는 64개로, 2년 전(40개)보다 60% 증가했다.외항사들은 한국 하늘길을 더욱 넓히고 있어 승객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초에는 독일 루프트한자그룹의 스위스항공이 27년 만에 인천∼취리히 주 3회 직항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미국 델타항공도 인천∼애틀랜타 노선을 증편했다.외항사의 인기는 저렴한 항공권이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외항사는 같은 시간대의 항공편을 국내 항공사보다 수만원∼수십만원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5.26 11:40
생활문화

여행사 항공권, 휴일에도 당일 취소 가능해진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8개 국내 주요 여행사의 국제선 항공권 온라인 판매 약관을 심사해 영업시간 외 취소 업무 처리 불가 조항 등 불공정약관을 시정했다고 12일 밝혔다.공정위는 영업시간 외 당일 취소 및 24시간 내 취소를 제한하는 조항을 부당한 약관으로 보고 여행사들에게 시정을 요청했다. 이에 여행사들은 항공사의 취소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도록 조치했다.취소 확정 후 환불을 받는 기간이 접수일로부터 영업일 기준 최장 4개월 이상 소요된다는 조항도 부당하다고 판단해 여행사들이 환불 기간을 14~15일 이내로 단축해 정산금을 반환하도록 했다.공정위는 항공사와 여행사 간 환불시스템 자동화 등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해 이행 기간을 내년 6월 말까지로 정했다.공정위는 "여행사를 거친 항공권 구매는 저렴한 가격 등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항공사에서 직접 구매할 때보다 소비자가 불리해지는 경우가 있었다"며 "앞으로도 항공, 여행 등 레저 분야의 불공정약관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2.12 12:25
경제일반

대한항공, 겨울 외투 무료 보관 서비스 시작

대한항공은 오는 12월 1일부터 내년 2월 29일까지 3개월간 승객의 겨울 외투를 무료로 보관해주는 ‘코트룸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1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인천국제공항(T2)을 통해 출국하는 대한항공 국제선 항공권 구매 승객이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승객 1인당 외투 한벌을 최대 5일동안(접수일 포함) 무료로 맡길 수 있다. 이후에는 하루당 2500원의 보관료가 부과된다.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은 탑승수속후 3층 H지역 한진택배 접수처 및 A20 카운터에서 탑승권을 보여주고 외투를 맡기면 된다. 보관된 외투는 인천국제공항(T2) 1층 중앙에 위치한 한진택배 매장에서 다시 찾으면 된다. 맡기고 찾는 것은 24시간 가능하다. 다만 A20 카운터는 오전 5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하므로, 카운터 운영 외 시간에는 한진택배 접수처 및 매장을 이용하면 된다. 추가 보관료 대신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마일리지(1일 350마일)로 결제할 수도 있다. 대한항공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 접속하여 ‘마일리지 몰’을 통해 ‘코트룸 보너스’ 쿠폰 발급 후 코트 수령 시 모바일 쿠폰을 제시하면 된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11.21 15:46
경제일반

다시 훨훨 나는 국제선…코로나 전 여객 85% 회복

올해 3분기 국적 항공사의 여객편으로 출국한 승객 수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의 8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19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 7∼9월 국적사 국제선 노선 이용객은 총 1287만2321명으로, 지난 2019년 3분기(1515만518명)의 85% 수준을 회복했다. '항공 최대 성수기'인 3분기를 맞아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주로 공급을 확대한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중장거리 노선의 인기에 힘입어 회복률도 크게 높아졌다는 것이 항공 업계의 분석이다.실제 일본 노선은 515만명이 이용해 2019년 3분기(439만명)보다도 많았다. 베트남 노선에서는 234만명이 오가며 4년 전(244만명)의 96% 수준까지 회복했다. 필리핀, 태국 등 다른 동남아 노선은 70∼80%대 회복률을 나타냈다.지난 8월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 빗장이 풀린 영향으로 중국 노선의 3분기 여객은 259만명을 기록했다. 2019년 같은 기간의 52% 수준이며, 상반기 회복률(21%)의 두 배를 넘었다.3분기 국제선 여객 회복세는 중장거리 노선에 집중하는 LCC를 중심으로 두드러졌다. 2019년 동기와 비교한 올해 3분기 여객 회복률은 티웨이항공이 126%로 국적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에어부산(122%)과 진에어(113%)도 코로나 이전 실적을 웃돌았다. 이어 에어서울(95%)과 제주항공(89%) 순이었다.다만 올 4분기에는 이같은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고유가다. 3분기 평균 항공유 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약 20% 상승한 배럴당 11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분기 평균 가격 대비 약 4% 높은 수준이다.항공사들은 유류할증료를 인상해 대응하고 있지만 이는 항공권 값이 올라 여행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료비 상승이 결국 소비자한테 전가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고금리·고환율 기조에 고유가가 겹치면서 다시금 여행 수요가 감소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10.19 17:55
산업

지금도 비싼 항공료...더 오른다고?

코로나19 이후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제 항공 요금이 이미 많이 오른 상태지만, 앞으로 10~15년간 항공 요금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수요는 많지만 비행기가 부족해서다. 기존 항공유보다 비싼 친환경 연료의 전환 역시 항공료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항공료, 내려갈 줄 알았는데…21일 여행 정보 조사 업체 포워드키스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권 가격은 2019년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서울∼싱가포르 노선의 올해 1분기 가격은 2019년 1분기에 비해 13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영국 런던∼미국 뉴욕(80%), 런던∼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128%), 뉴욕∼멕시코 칸쿤(191%) 등의 항공권 가격이 크게 올랐다.국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운임 상승 폭은 더 크다.대한항공에 따르면 2019년 1분기 1인당 평균 국제선 요금은 약 32만원이었는데, 올해 1분기에는 62만원으로 2배가량 올랐다. 코로나 여파로 일본 여행이 금지되며 가격이 더 비싼 장거리 노선 승객이 많았던 지난해 1분기에는 1인당 평균 국제선 요금이 약 83만원이었다.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은 항공기 부족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제한과 국경 폐쇄로 전 세계에서 최대 1만6000대의 항공기가 운항을 중단하고 창고에 보관됐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 상업용 항공 운송량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물량이다.더욱이 항공기는 한 번 세워 두면 다시 띄우기 위해 정비 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에어버스의 대형 항공기 A380의 경우 1대를 정비해 노선에 투입하기까지 최소 100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팬데믹 기간 여행 수요가 줄면서 항공사가 직원 상당수를 해고한 것도 수요 회복을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항공사가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고임금을 제시하는 상황은 또 그대로 항공료에 반영된다.급증한 항공 수요도 높은 항공요금을 떠받치는 힘이다.여기에 우리나라의 경우 지정학적 요인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주노선의 경우 미중 갈등으로 미국과 중국을 오가는 직항편이 크게 줄어든 대신 인천공항을 거쳐 미주로 가려는 해외 환승 승객이 늘었다.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미국을 오간 환승객은 약 79만명이다. 이미 지난해 환승객 숫자(88만명)에 근접하고 있으며, 지금 추세로는 2019년 전체 환승객((17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인천에서 미국으로 가는 승객에 더해, 인천을 거치는 환승 수요까지 늘면서 높은 항공운임이 유지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인하 가능성 낮다? 문제는 당분간 항공료가 인하될 가능성은 낮다는 점이다.여전히 여행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여행 수요가 몰리며 고운임이 계속되는 일본 노선이 대표적이다. 2019년 1∼4월까지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항공기에는 평균 164명(환승 승객 제외)이 탔다. 2023년 같은 기간에는 170명이 탑승했다. 현재 인천∼도쿄 왕복 운임은 40만원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는데 코로나19 기간에는 20만∼30만원대였다.이에 더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국제 항공 요금이 향후 10~15년 동안 현재 최고 수준에서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특히 IATA는 "항공사가 항공의 탄소 배출을 줄이라는 정부 명령에 대응해 친환경 연료(SAF) 사용을 늘림에 따라 소비자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SAF는 폐식용유, 동·식물성 기름 등 친환경 연료로 만드는 대체 항공유다. 기존 제트 연료 대비 탄소 배출량이 최대 80%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은 오는 2025년부터 SAF 사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EU 회원국은 기존 항공유에 SAF를 최소 2% 섞어 사용해야 한다.앞서 유럽 최대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는 지난해 초저가 운항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당시 라이언에어의 마이클 올리리 CEO는 "1유로는 물론 10유로짜리 판촉용 초저가 항공권을 앞으로 몇 년 동안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항공 업계 관계자는 "현재 운임이 높게 받아도 탑승률이 유지되다 보니, 항공사들도 높은 운임을 굳이 내릴 필요는 상황"이라며 "일본 등 일부 노선의 요금엔 등락이 있겠지만, 코로나 이전 수준처럼 항공료가 낮아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이 관계자는 이어 "보다 저렴한 항공권 구매를 위해서는 항공사별 할인과 특가 판매, 저가운임 노선, 마감 항공권 정보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며 "보통 비행기 티켓 값은 출발 6주 전이 가장 낮다"고 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6.22 07:00
경제일반

승객 회복률 80%, 증편 나선 항공사…가격 언제 내리나

국내 항공사들이 앞다퉈 국제선 증편에 나서고 있다. 늘어난 해외 여행객 수요을 잡기 위해서다. 업계는 여행객 증가에 맞춰 항공 운항 편수가 늘면서, 천정부지로 치솟던 항공권 가격 역시 차츰 내림세로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아시아나항공은 국제선 항공편을 대폭 증편한다고 17일 밝혔다.증편은 중국, 미주, 유럽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를 통해 3월 말 기준 '50개 노선·주 355회 운항'을 10월 말까지 '54개 노선·주 413회 운항'으로 늘릴 계획이다.당장 이달에는 중국 항저우·난징·창춘 노선, 베트남 하노이 노선, 미국 뉴욕·시애틀 노선을, 6월에는 필리핀 세부·클락 노선, 튀르키예 이스탄불 노선, 몽골 울란바토르 노선, 카자흐스탄 알마티 노선을 각각 증편한다.일본 삿포로 노선은 6월부터 점진적으로 늘려 7∼8월에는 매일 운항하고, 나고야 노선은 주 7회에서 주 12회로, 오키나와 노선은 주 6회에서 주 7회로 운항을 늘린다. 사이판 노선과 호주 노선도 증편된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노선은 3년 만에 주 1회 부정기성 항공편을 운항한다.아시아나항공은 중국의 방역 완화와 관광비자 재개에 발맞춰 노선 정상화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7월에는 청두 노선을 주 5회로, 8월에는 하얼빈·선전 노선을 주 4회로 증편해 19개 중국 노선을 주 163회로 연말까지 확대 운항할 계획이다. 대한항공도 국제선 증편에 나서고 있다. 인천발 베이징·톈진·시안·선전 등 중국 노선도 증편하고, 미국 보스턴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일본 오사카 운항 횟수도 늘렸다. 지난달부터는 이스탄불과 마드리드 노선도 재운항했다. 또 오는 7월1일부터는 홍콩~인천 노선을 주 11회에서 14회로 늘릴 계획이다.티웨이항공은 지난달 말 청주~방콕, 인천~돈므앙 노선을 신규 취항한데 이어 6월엔 청주~오사카에 신규 취항하고, 하반기까지 노선 확대를 이어갈 예정이다.진에어 역시 지난달 인천~마카오 노선을 약 3년 만에 다시 열었고, 지난 8일에는 인천~기타큐슈 노선을 재개했다.항공사들이 앞다퉈 국제선 증편에 나서는 이유는 해외 여행객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공항 국제선과 국내선을 이용한 승객은 총 1035만4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월간 승객이 10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코로나19 이후 처음이다. 2019년 4월 전체 여객 수는 1286만6000여 명으로 이 시기 대비 올해 4월 승객 회복률은 80.5%에 달한다.특히 국제선의 경우 일본·중국 노선 이용객이 크게 늘었다. 대표적 일본 관광지인 인천~도쿄(나리타) 노선의 4월 이용객은 25만2000여 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 21만1000여 명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인천~베이징·광저우 등 중국 대도시 노선 이용객도 33.2%가량 돌아왔다. 문제는 국제선 여객 부문이 회복되고 있는 것과 달리 항공권 가격은 떨어질 기미가 안 보인다는 점이다.여행정보 업체 포워드키스에 따르면 서울∼싱가포르 노선의 올해 1분기 가격은 2019년 1분기에 비해 13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영국 런던∼미국 뉴욕(80%), 런던∼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128%), 뉴욕∼멕시코 칸쿤(191%) 등의 항공권 가격이 크게 올랐다.업계는 결국 '수요와 공급'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최근 항공 운항 편수가 늘어도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80% 수준에 머물러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업계 관계자는 "항공권 가격은 기본적으로 산출하는 방법에 수요와 공급 조건을 더해 도출된다"며 "지금은 항공 편수가 적고, 여행 수요는 많아 특가 항공권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어서 승객 입장에서는 항공권 가격이 너무 비싸졌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이 관계자는 이어 "결국 항공권 가격 안정 시기는 공급 운항률이 완전히 회복돼야 가능한 상황”이라며 “국내 항공사들은 올해 연말까지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의 90% 수준까지 회복을 목표로 잡고 있기 때문에 연말 이후나 돼야 가격 안정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5.18 07:00
산업

속도 내는 여행 정상화…승무원 복귀하고 흑자전환 기대감도

올해 1분기 여행업계가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관광도 문이 열리고 항공사 승무원들은 일터로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 여행사들은 일본과 동남아 수요가 폭발하면서 패키지 상품 판매에 숨통의 트였다.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개선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중국 열리고, 승무원 제자리로1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이날부터 외국인에 대한 관광비자 발급을 재개한다. 주한중국대사관은 전날 소셜미디어 위챗에 “주한중국대사관 및 총영사관들은 15일부터 관광비자의 심사 및 발급을 재개한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중국 노선에 대한 증편을 계획할 수 있게 됐다. 당장 제주항공이 오는 26일부터 인천~옌타이 노선의 재운항 및 인천~옌지∙웨이하이∙하얼빈 노선 증편에 나섰다. 이에 따라 한~중 노선을 현재 주 5회에서 주 16회로 확대 운항하게 됐다.제주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 규제로 운항이 어려웠던 중국 노선 운항 확대를 통해 항공교통 이동 편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대한항공도 현재 주 13편 이었던 중국 노선을 이달 말 84편, 5월부터는 주 99편까지 확대하고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주 10편인 중국 노선을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증편해 4월 주 89회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내달부터 코로나 사태 이전의 60% 이상 수준까지 운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달은 중국 노선을 비롯한 국제선 69개 노선에서 주 548회 운항하는데, 다음 달에는 인천과 마드리드, 브리즈번 노선 등 국제선 78개 노선에서 주 622회를 운항할 예정이다. 이는 67% 수준까지 운상 횟수를 끌어올린 것이다.아시아나항공도 다음 달에는 55개 노선에서 주 349회를 운항해 2019년 대비 62% 수준까지 회복한다. 대한항공은 승무원들의 일터 복귀도 상반기 내 마무리한다. 대한항공 측은 "2020년 5월부터 시행 중인 객실승무원 휴업을 종료한다고 전 객실승무원에게 공지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순환 휴업하던 20% 미만의 승무원들까지 다시 불러들이게 된 것이다.아시아나항공 역시 정상 근무 체제를 빠르게 진행하면서 현재 전체 인력의 90% 정도가 현업에 복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정상화가 완료될 전망이다.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서는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이 지난 1월부터 승무원 전원 근무 체제에 들어갔다.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선 노선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승무원들도 자리로 복귀해 필요한 교육을 받는 등 대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동남아 수요 폭발에 '미소'여행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가파르게 상승한 해외여행 수요로 활기를 되찾았다. 특히 일본 정부가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상품 판매가 폭발했다.하나투어의 항공권과 패키지를 포함한 2월 전체 송출객은 19만714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558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는 3045% 증가한 10만6850명을 기록했다. 노랑풍선도 지난 1월 한 달간 패키지 상품 모객률과 항공 발권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00%, 1300% 증가했다. 3년 만에 관광 비자 발급이 가능해진 중국에 대해서도 빠르게 나서고 있다. 하나투어는 이날 중국 관광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중국 ‘상해’와 장가계, 백두산, 태항산, 구채구 등 '중국 4대 풍경구' 지역부터로, 내달 16일 출발 일정이다.하나투어 관계자는 “올 여름부터 장가계, 백두산, 구채구, 하이난 등을 시작으로 중국 전 지역으로 상품을 재개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본격적인 여행 재개 신호탄에 여행사는 1분기 호실적도 기대하고 있다. 아웃바운드 상품을 중심으로 예약이 치솟으며,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실적을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726% 상승, 모두투어는 기대를 뛰어넘는 패키지여행 점유율 확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가 일본 송객 수 급증에 일본 항공권 가격이 높게 유지되면서 올해 1월 이미 손익분기점에 근접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1분기에는 하나·모두투어 모두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예상보다 2~3개월 정도 빠른 것"이라고 분석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3.03.16 07:00
산업

합병 코 앞 '대한항공'…말 많은 마일리지 개편·기내 서비스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개편과 기내 서비스를 두고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향후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에 따른 '과점체제의 폐해'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개편과 함께 보너스 좌석을 확대하고, 보너스 좌석 비중이 높은 특별기를 운항하는 방안을 국토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앞서 대한항공은 오는 4월부터 마일리지 공제율을 조정하는 스카이패스 제도 개편안을 내놨다. 현재 국내선 1개와 동북아, 동남아, 서남아, 미주·구주·대양주 등 4개 국제선 지역별로 마일리지를 공제했지만, 앞으로는 운항 거리에 비례해 국내선 1개와 국제선 10개로 기준을 세분화한다는 내용이다.이에 따라 '미주' 구간으로 묶여 동일한 마일리지 공제해 갈 수 있던 미국 도시가 LA는 8구간, 뉴욕은 9구간으로 나뉘게 됐다. 이에 따른 공제율은 성수기 일반석 기준 LA는 6만마일리지, 뉴욕은 6만7500마일리지가 필요하게 됐다. 도시에 따라 마일리지 공제율이 줄어드는 곳도 있지만, 늘어나는 곳이 대부분이다. 특히 발리·나트랑·방콕 등 동남아 노선이나 뉴욕·시카고·토론토 등 장거리 노선은 2만 마일리지를 더 내야 보너스 항공권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한 여행 관련 커뮤니티에는 "발리는 보너스 항공권으로 지르는 것이 정석이었던 것 같은데, 일반석으로 가려고 해도 1만5000마일리지가 더 필요하게 됐다"고 푸념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항공사 마일리지는 적립은 어렵고, 쓸 곳은 없는 소위 '빛 좋은 개살구'"라며 "마일리지 사용 기준에 대한 합리적 검토와 진짜 개선이 필요하고, 사용 수요에 부응하는 노선과 좌석도 보완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하는 고객 중 국내선 이용 고객의 비중이 50%에 가깝고 국제선 중·단거리 고객까지 포함하면 76%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또 외항사와 비교해 개편 이후 마일리지 공제율이 낮은 수준이라는 주장이다.마일리지 개편안이 도마 위에 오른 데에 이어 한 대한항공 승무원이 사내 커뮤니티에 올린 고객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 대한항공을 비판한 글도 주목받고 있다.온라인 커뮤니티 '스마트컨슈머를 사랑하는 사람들(스사사)'에는 지난 16일 대한항공 고객 서비스의 질이 떨어졌다며 승객에게 제공하는 물, 기내식, 어메니티(편의용품) 등의 문제점을 거론한 글이 게재됐다.해당 작성자는 "요즘 비행이 총체적 난국"이라며 "중거리 이코노미 (고객에게) 물 330ml 주는 게 그렇게 아깝냐"고 비판했다. 어메니티에 대해서도 "중거리 노선 비즈니스는 왜 어메니티를 안 주냐. 티켓 값은 외항사보다 더 받으면서 수준은 점점 떨어지는지…"라고 저격했다. 이어 기내식에 대해서는 "코로나 이후 기내식 양도 줄고 맛도 없어진 거는 이미 다 아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금융·통신업계처럼 '과점체제의 폐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국토부는 대한항공의 추가 개선안도 미흡하다며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대한항공의 새 마일리지 개편안의 불공정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3.02.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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